#1. "세상은 살아갈 만도 하지 않나. 세상에 맛있는 게 얼마나 많아. 여름엔 수박도 달고, 봄에는 참외도 있고, 목마를 땐 물도 달지 않나. 그런 것 다 맛보게 해주고 싶지 않아? 빗소리도 듣게 하고, 눈 오는 것도 보게 해주고". 한강 작가는 남편의 이 말을 듣고 아이를 낳기로 했단다. 그래. 이게 사랑이다. 행복하게 해주고 싶은 것. 한강 작가는 노벨상 수상 소식을 (그렇게 키웠을) 아들과 막 저녁 식사를 마친 후 들었단다. 수상 직후 노벨위원회와의 인터뷰에선 "오늘 밤 아들과 함께 차를 마시면서 조용히 자축할 것"이라고 했다. 그래. 이게 가족이다. 언제나 함께하는 것. #2. 딸네 부부가 해외파견 5년 만에 귀국했는데, 살 집이 없다. 파견 전, 아파트 전세자금을 당시 경영난에 시달리던 필자의 회사에 몽땅 털어넣었다. 이후 아파트 가격 폭등. 딸내미는 "전세 끼고 아파트 사놓고 간다고 했는데 엄마 때문에 망했다"고 원망이다. 에구, 내 팔자야. 집에 들어와서 살라고 했다. 이후 내 삶은 가사도우미(?). 주야장천 사위 옷 다림질에 이골이 났다. 다림질이 많아 허리가 아프면, 영화 닥터 지바고의 아내 토냐를 생각한다. 숯다리미로 라라와 불륜인 남편 옷도 다려줬는데, 뭘, 이까짓 것! 누가 다림질을 시키지도 않았다. 내가 좋아서 한다. 사위가 왜 이리 예쁜지. 같이 사니, 사위도 내 새끼다. 그래. 이게 식구다. #3. 철학자 키에르케고르는 '이것이냐 저것이냐'에서 "결혼하라, 그대는 후회할 것이다. 결혼하지 말라. 그래도 역시 그대는 후회할 것이다"라고 썼다. 너무도 강렬해서, 여기까지만 유명하다. 그런데 이건 단지 서론일 뿐. 2년 후, '인생길의 여러 단계' '결혼에 대한 약간의 성찰:반론에 대한 응답, 유부남씀'에선 "그래도 역시 결혼하라. 왜냐면 결혼은 인류가 떠맡은 가장 중요한 탐구여행이며, 또 여전히 그렇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인생의 탐구여행? 흥미진진하지 않은가. 그런데 그 탐구여행이 너무도 고달프다면? 아예 포기할 수밖에. 딸내미 부부를 봐도 서울에서 내집 마련은 요원해 보인다. 아이까지 생긴다면? 할머니가 될 필자도 겁이 덜컥 난다. 정부에선 일·가정 양립, 주거지원, 양육돌봄정책 등을 제공하고 있고 상당한 정책성과도 기대되지만 여전히 무한경쟁사회에 아이들을 내던지고 싶지 않다. 그런데도 필자는 딸네 부부가 아이 갖기를 원한다. 왜? 우리네가 죽은 후, 외롭게 두고 싶지 않아서다. 내 딸과 사위가 영원한 내 편이듯, 그들에게도 언제나 같은 편이 옆에 있는 것을 보고 눈감고 싶다. 내 편이 뭔가? 같이 밥 먹고, 스킨십하고, 웃고, 떠들고, 함께 싸워주고, 무조건 응원해주는 게 내 편 아닌가? 가족 아닌가? 그래서 가족의 가치가 중요하다. 가치를 먼저 세우고, 지원책을 제공하는 것이 순서 아닐까? #4. 지난 17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고독사 사망실태를 보면 고독사 사망자는 2021년 3378명, 2022년 3559명, 2023년 3661명이다. '1인가구의 급격한 증가가 원인'이다. 1인가구는 2021년 716만6000가구, 2022년 750만2000가구, 2023년 782만9000가구로 증가했다. 대한민국에선 15%가 혼자 산다. 고독사 감소지역도 있다. 세종, 광주, 경남이다. 비결은 지방자치단체가 주기적으로 안부를 확인하며 '일대일 사회적 가족관계'를 맺어 산책을 함께하는 등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젠 내 편을 만들어 주는 것도 정부 책임인 시대. 혈연이든 사회적 관계(반려인, 반려동물)로 맺어진 가족이든, 가족의 가치를 국가통치철학의 우선순위에 둔다면 저출산, 고독사, 자살은 물론 각종 범죄 등 사회적 병리현상도 줄일 수 있다. 영국엔 고독부 장차관까지 있고, '외로움 대처 네트워크'도 운영한다. 일본도 고립담당장관이 있다. 사람은 고독하면 죽거나 병든다. 사회도 국가도 마찬가지. 김행 전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장 전 청와대 대변인
2024-10-27 18:34:53[파이낸셜뉴스] 노년기에 음식을 씹는 횟수가 늘어나면 치매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음식을 오래 씹는 것이 건강에 좋다는 기존의 통념과는 달리, 과도한 저작 행위가 오히려 치매의 전조 증상일 수 있다는 내용이다. 30회 씹는 남성, 10회 씹는 사람보다 '치매 발생률 2.9배' 분당서울대병원, 서울대병원, 강북삼성병원 기업정신건강연구소 공동 연구팀은 대한의학회지(JKMS)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논문에서 저작(咀嚼)기능과 치매 위험 사이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60세 이상의 지역사회 거주 노인 5064명(남 2195명, 여 2869명)을 대상으로 씹는 기능의 저하가 치매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보기 위해 8년을 추적 관찰했다. 여기서 음식을 씹는 저작기능은 1년 동안 밥을 삼키기 전 평균적으로 씹는 횟수로 평가했다. 연구 결과, 남성의 경우 밥을 삼키기 전 30회 이상 씹는 사람이 10회 미만으로 씹는 사람에 비해 전반적인 인지기능과 기억력이 더 빨리 저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30회 이상 씹는 남성의 치매 발생률이 10회 미만인 사람보다 2.9배 높다고 추산했다. 알츠하이머 위험수치는 더 높아.. 여성은 연관성 없어 특히 치매 중 예후가 더 나쁜 알츠하이머병의 경우, 그 위험 수치가 3.2배까지 올라갔다. 평균적으로 평소보다 밥 씹는 횟수가 5회 늘어나면 치매와 알츠하이머병 발생률이 각각 16%와 23% 증가한다는 분석 결과도 나왔다. 남성 노인의 씹는 횟수와 치매의 연관성은 뇌 자기공명영상(MRI)에서도 뚜렷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씹는 횟수가 많은 남성일수록 저작 조절 및 치매 관련 뇌 영역(백질·측두엽·후두엽 등)의 용적이 감소한 상태였다. 그러나 여성 노인에게서는 저작 획수와 치매 위험, 그리고 뇌 용적 사이에 유의미한 연관성이 관찰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노년기 저작 횟수 증가가 치매 병리에 대한 보상 행동일 수 있다"라며 "나이가 들어 음식을 너무 오래 씹는 현상이 나타나면 가까운 보건소나 병원을 찾아 치매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라고 조언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2024-09-27 14:37:23[파이낸셜뉴스] 뇌 속 청소부 역할을 하는 별세포가 치매를 부르는 독성 단백질을 제거해 기억력과 인지 능력을 회복시켰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뇌질환극복연구단 류훈 박사팀은 기초과학연구원(IBS) 이창준 단장팀, 보스톤 의대 이정희 교수팀과 함께 별세포의 자가포식 작용이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 덩어리를 줄이며 동시에 기억력과 인지 기능을 함께 개선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이는 별세포를 활용해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 메커니즘을 규명하고 새로운 치료 표적을 제시한 것이다. KIST 류훈 박사는 25일 "별세포의 자가포식 기능을 강화해 치매 증상을 예방하거나 완화할 수 있는 약물을 탐색하고 이에 대한 전임상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알츠하이머 치매는 아밀로이드 베타와 같은 독성 단백질이 뇌 안에서 비정상적으로 뭉치고 쌓이면서 염증이 생기고 신경세포가 손상돼 나타나는 퇴행성 뇌 질환이다. 지금까지 학계에서는 별세포가 신경세포 주변의 독성 단백질을 제거하는 것에 주목했으나 그 과정은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세포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별세포의 자가포식 작용에 주목했다. 알츠하이머 환자의 뇌에서 독성 단백질 축적이나 뇌 염증 반응 발생 시 별세포가 자가포식 작용을 조절하는 유전자를 유도해 대응하고 있음을 관찰했다. 연구진은 이를 바탕으로 쥐에게 별세포의 청소 기능을 더 강하게 만들어 주는 방법을 실험했다.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쥐 뇌에 별세포에만 선택적으로 나타나는 자가포식 유전자를 주입해 손상된 신경세포가 회복되는 과정을 확인했다. 특히 뇌의 기억을 저장하는 해마 부위에서 자가포식 조절 유전자가 증가할 경우, 뇌 조직 내 병리 현상이 줄어드는 사실도 확인했다. 무엇보다 알츠하이머 치매의 주원인으로 알려진 아밀로이드 베타 올리고머 독성 단백질 제거에 별세포의 자가포식 기능이 활용될 수 있음을 입증함으로써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는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을 위해 진행된 신경세포 중심 접근법에서 벗어나, 비신경세포인 별세포를 새로운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 표적으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4-08-25 11:23:54문화체육관광부 유인촌 장관은 30일 연극배우 남경읍, 김병옥, 장영남, 오만석 등이 노인과 장애인들에게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와 데이비드 케슬러의 '인생수업'을 낭독하는 맞춤형 인문 프로그램 시연회 현장을 찾아가 참석자들을 격려했다. 서울 서대문구 모두예술극장에서 열린 이번 시연회에서는 배우들의 낭독 이후 노인, 장애인 참가자들이 배우들과 함께 직접 작품을 낭독해보고 작품에 담긴 의미와 가치와 각자의 인생 이야기를 진솔하게 나눴다. 문체부는 국정 목표인 ‘따뜻한 동행, 모두가 행복한 대한민국’을 실현하기 위해 올해부터 노인과 장애인 대상 맞춤형 인문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전국 100개 노인·장애인복지관에서 노인과 장애인의 자아존중감과 회복탄력성, 활력을 높이는 독서와 글쓰기, 체험·탐방 등 총 100개 이상의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특히 올해 맞춤형 프로그램의 하나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한국연극배우협회와 함께 ‘찾아가는 낭독 프로그램’을 100회 진행한다. 이번 시연회를 시작으로 연극배우들이 전국 20개 노인·장애인복지관을 찾아가 문학작품을 낭독할 예정이다. 유인촌 장관은 "문화는 소외된 이들을 보듬고 인간관계의 단절과 고립, 소외 심화 등의 문제가 병리 현상으로 악화되기 전에 이를 예방하고 치유하는 사회안전망 역할을 한다"며 "누구나 문화를 통해 삶의 의미를 되새기고 행복한 삶의 방향을 찾을 수 있는 보편적 문화복지 정책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라고 말했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2024-07-30 06:46:59[파이낸셜뉴스] 장과 뇌 건강 사이의 관계를 설명하는 개념이 관심을 끌고 있다. 장을 ‘제2의 뇌’라고 보는 ‘장뇌축(gut-brain axis)’ 이론에 따르면 장내 미생물 균형이 깨지거나 장 건강이 악화되면 뇌 기능과 감정 상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치매와 같은 퇴행성 뇌질환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란병원 신경과 이은주 과장은 “변비가 있으면 치매 위험이 2배 이상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는 우리 몸의 장과 뇌가 긴밀하게 상호작용한다는 주장을 뒷받침한다”며 “장 운동을 느리게 하는 지사제를 복용한 실험쥐는 알츠하이머 환자 뇌에서 발견되는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이 증가했다”고 11일 밝혔다. ‘장뇌축’ 이론은 장과 뇌의 상호작용을 설명하는 것으로, 장내 미생물이 뇌와 장을 연결하는 신호 전달 역할을 한다는 이론이다. 장내 세균의 불균형은 염증과 스트레스를 증가시키고, 신경전달물질의 생성과 조절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우울, 불안, 인지기능저하와 관련될 수 있다. 또 뇌신경 물질 중 편안함을 느끼게 하는 세로토닌을 포함한 많은 것들이 장내 미생물에 의해 만들어진다. ‘저널 오브 어드밴스트 리서치(IF=10.7)’에 게재된 광주과학기술원(GIST), 경희의료원 디지털헬스센터의 기초-임상 융합연구에서는 장 운동성 저하와 알츠하이머병 사이의 인과관계가 규명됐다. 알츠하이머 마우스 모델에 지사제의 일종인 ‘로페라미드’를 투여한 결과, 뇌 내의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과 뇌 내 면역세포가 유의미하게 증가했고 기억력 저하 등 병리현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했다. 또 약 313만명의 한국인과 약 438만명의 일본인에서 변비가 있는 환자의 경우,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알츠하이머병의 위험비가 한국 코호트에서는 2.04배, 일본 코호트에서는 2.82배 높은 경향을 확인했다. 이 과장은 “실제 환자들의 데이터를 살펴보면 장 운동 기능이 떨어지면 알츠하이머병이 악화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며 “치매 환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알츠하이머병은 인지 기능 장애가 서서히 일어나기 때문에 사전에 악화를 막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흔히 알고 있는 알츠하이머병은 원인 미상의 신경퇴행성 질환으로 전체 치매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두뇌의 수많은 신경세포가 서서히 쇠퇴하면서 뇌 조직이 소실되고 뇌가 위축되는 질환이다. 초기에는 최근 일에 대한 기억력에서 문제를 보이다가 점차 언어기능, 판단력 등 다른 인지기능의 이상을 동반하게 된다. 알츠하이머는 일반적으로 8~10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된다. 인지지능 저하뿐만 아니라 망상, 우울, 불안, 초조, 수면장애 등 정신행동증상에 대한 치료도 중요하다. 말기 치매의 경우 신경학적 증상과 기타 신체적 합병증이 생겨 독립적인 생활이 불가능하며 대소변실금, 욕창, 폐렴, 요로감염증 등 합병증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4-04-11 15:55:53필자는 얼마 전 놀랍게도 자신의 무서운 고정관념을 보았다. 3개월 동안 다이어트를 한 덕에 바지가 헐렁해졌고, 혁대를 채워도 바지가 흘러내릴 참이었다. 그런데 시간이 없어 그 혁대에 구멍을 뚫는 집을 찾아갈 틈이 없었다. 그러다 어느날 백화점에 들른 길에, 옷 가게에서 구멍을 뚫어 달라고 부탁을 했더니, 가게 주인이 "아니, 구멍을 뚫는 대신에, 혁대 버클 쪽을 풀어, 가죽 끝을 조금 자르고 다시 끼워 넣으면 쉽게 해결되는데요"라며 즉각 그것을 잘라 주었다. 저자는 "그 단순한 생각을 꿈에도 못 하고 있었다니…. 무조건 구멍을 뚫어야 한다는 그런 고정관념이 어디서 나왔지?" 하며 스스로 놀라고 말았다. 이처럼 우리의 일상생활에서는 착각 또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잘못 생각하거나 일을 그르치는 경우가 많다. 지식인일수록 자신의 틀에 박힌 고정관념의 노예가 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자신의 생각에 대한 확신이 큰 만큼 아집이 되어 웬만해서는 그를 바꾸기 어렵게 되기가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신발을 신고 사는 이유도 같은 고정관념 때문이 아닐까? '맨발로 걸으면 위험하다'는 고정관념이 평생 우리 뇌리에 박혀 있다. 그 고정관념 때문에 부도체인 고무 밑창을 댄 신발을 신고 살고 있고, 그 결과로 어느날 속병이 들어 시름시름 앓게 되거나, 근골격계의 각종 통증에 시달리는 등 인간이 창조된 태초 이후 불과 수백 년 전까지 없던 현대 문명병들로 고통 받고 살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신발을 벗고 맨발로 걸으라 권하면 많은 사람이 불안해 하고 두려워한다. 저 지저분한 길을 맨발로 걸어서 되는가라는 돌이킬 수 없는 고정관념 때문이다. 그런데 신발을 신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나면, 맨발로 걷는 가장 단순한 새로운 건강 세상이 열린다. 혁대에 한 구멍을 더 뚫어야만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혁대의 버클 쪽 끝부분을 그만큼 잘라내기만 하면 해결되는 그 단순한 사실을 필자가 오늘 깨닫게 된 것과 전혀 다를 바 없다. 그래서 저자는 만나는 사람마다 "맨발로 걸으세요. 그러면 건강하게 살 수 있고 지금 앓고 있는 모든 병들로부터 해방될 수 있습니다"라고 이야기한다. 그 사람의 건강한 삶을 위해서 우리는 맨발로 걸을 것을 강력하게 권유하는 것이다. 그것은 이타행의 실천이기도 하지만, 신발을 신어야 한다는 그 단순한 고정관념과 착각을 깨기 위한 노력이기도 하다. 그런데 세상에는 또 다른 고정관념들도 많다. 얼마 전 대학병원에서 은퇴한 한 암 전문의 친구를 만나 잠시 이야기했다. "자네는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로서 평생을 보냈고, 이제 은퇴하셨으니 마음을 열고 내 말을 한번 들어 보게. 최근에 맨발걷기로 각종 암들이 치유된 사례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어. 그 치유의 근거가 지난 2010년 미국에서 발견된 접지 이론에 따라 신발을 벗고 맨발로 걸으면 몸속의 활성산소들이 중화되고 소멸된다는 사실의 확인이야. 암의 원인을 제공하는 활성산소가 신발을 벗고 땅과 접지하게 되면 중화되고 소멸되는 동 과학적인 근거에 따라 우리 회원들의 암이 치유되고 있다네. 그래서 우리는 주변의 사람들에게 신발을 벗고 맨발로 걸음으로써 활성산소를 매일매일 중화시키도록 권하고 있어. 그리하면 암이 치유될 수 있고, 건강한 사람들은 암 발생 위험으로부터 예방될 수 있어." 그랬더니 그 친구의 표정이 굳어지더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그러한 예가 얼마나 된다고 그것을 일반화시켜 이야기하는가? 수많은 사례를 가지고, 실험을 통해 과학적인 입증이 돼야 그 주장이 근거가 있는 것이네. 암의 치유는 반드시 정확한 처방에 따라 정확한 약을 투여해야 하는 것이지 그렇게 맨발로 걷는다고 치유된다고 일반화시켜 이야기할 수는 없는 것이야. 그것은 마치 한 종교 집단의 이야기나 다를 것이 없네." 그 친구 의사의 이야기를 듣고 필자는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통상 암 환자에게 적합한 약의 처방이나, 수술 또는 방사선 치료를 하게 하는 것이 당연한 치료의 순서일 것이다. 평생 의사로서 환자의 처치를 해 온 당연한 결과이기도 하겠지만 환자는 반드시 약물로 치료한다는 고정관념이 그를 지배하고 있었던 것이다. 맨발로 걸으면 위의 접지 이론에 근거, 암이 자연스럽게 치유될 수 있다는 소리는 그에게는 아예 들리지 않는 것이었다. 옆에 있던 불면증을 앓고 있는 한 친구도 그러했다. 지독한 불면증으로 오랫동안 고생을 했다고 하여 저자가 맨발로 걸으면 좋다 했더니 그도 간혹은 혼자서 맨발로 걷지만 여전히 수면제에 의존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약 처방을 해주는 의사가 최고의 불면증 치료 권위자라고 했다. 그 의사로부터 두 가지 약을 처방받은 덕에 잠을 잘 수가 있다 했다. 그래서 "너무 약에 의존하면 자칫 그 약에 중독이 되어 평생 그 약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될 수도 있네. 그러니 맨발로 본격적으로 걸으면서 특히 밤에 까치발 걸음을 해보게. 그러면 약 안 먹고 잠을 편히 잘 수 있어"라고 말해주었다. 그랬더니, "무슨 소리를! 불면증에 대한 최고 권위 의사의 처방을 따라 조금이라도 잘 거야"라고 말했다. 병에 걸리면 무조건 약을 먹어야 된다는 생각이 그의 머릿속에 확고한 고정관념으로 자리 잡은 것이었다. 그 역시 다른 이야기에는 아예 귀를 닫았다. 최근 우리나라 노인들의 '메디컬라이제이션(medicalization)'이 사회적인 병리 현상의 하나로 대두되고 있다. 우리나라 노인들의 상당 부분이 몸이 조금만 이상하면 병원으로 달려가고, 마치 출근하듯이 병원에서 시간을 보낸다. 그리고 한의원에 가서 침 맞고 뜸뜨고, 약을 지어 먹고 하는 일들이 일상의 한 생활 패턴으로 굳어져 가고 있다. 많은 사람이 조금이라도 몸이 아프면 무조건 병원에 가서 처방을 받아야 살 수 있는 길이 열린다는 고정관념인 것이다. 한때 우리 보건당국도 일간신문에 "이제, 병원비 걱정은 싹~ 지우세요!", "병원비 걱정 없는 든든한 나라"라는 광고를 실은 적이 있다. 몸이 아프면 무조건 병원에 가서 치료받고, 그 비용의 대부분을 국가가 대주겠다는 광고였다. 거기에는 질병을 예방할 수 있는 근원적인 방법보다는, '병이 들면, 무조건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라는 고정관념이 있었다. 이에 다시 한번 확인한다. 그러한 고정관념을 깨어야만 맨발로 걷는 이 단순·용이·무해·무비용의 건강세상의 새로운 지평이 열린다. 박동창 맨발걷기국민운동본부 회장 jsm64@fnnews.com 정순민 기자
2024-04-04 18:09:24[파이낸셜뉴스] 성관계 도중이나 직후에 죽는 돌연사가 전체 돌연사 사례의 0.6%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학협회저널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현상은 중년 남성에게만 국한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연구진이 1994년 1월부터 2020년 8월까지 세인트 조지 병원 심장 병리학 센터에 의뢰된 돌연사 조사 결과 6847건 중 17건(0.2%)은 성행위 중 또는 1시간 이내에 발생했다. 평균 사망 연령은 38세였으며, 35%가 여성에서 발생했다. 특히 사망 원인은 일반적인 심장마비가 아니었다. 절반은 돌연부정맥사증후군(SADS)으로, 비정상적인 심장 박동이 원인이었다. 그 다음은 대동맥 박리다. 심장 대동맥 벽에 있는 층이 찢어지고, 층 사이에 혈액이 흐르면서 부풀어 오르고 터지는 것을 말한다. 나머지는 심근병증과 같은 구조적 이상이나 채널병증으로 알려진 희귀한 유전적 질환으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연구진은 "50세 미만 사람들의 심장 돌연사는 주로 부정맥 돌연사 증후군이나 심근병증으로 인한 것임을 시사한다"며 "이러한 질환을 진단받은 젊은 성인은 성행위와 관련된 위험에 대해 심장 전문의의 조언을 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2024-04-02 14:05:06[파이낸셜뉴스] 최근 간에서 생성된 혈청 아밀로이드 A가 혈관을 타고 관절에 도달해 류마티스 관절염을 일으키는 핵심 매개체로 작용한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발표됐다. 25일 가톨릭대의대 창의시스템의학연구센터 김완욱 교수팀은 연구를 통해 혈청 아밀로이드 A가 관절염을 악화시킨다는 병리기전을 학계 최초로 밝혔다. 연구팀은 신체의 염증이 지속되는 환경에서 간으로부터 과도하게 생성된 혈청 아밀로이드 A가 우리 몸의 면역시스템을 교란시킨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 물질은 혈액을 타고 멀리 떨어진 관절에도 영향을 끼쳐 류마티스 관절염을 일으키는 핵심 물질로 작용한다. 또 다양한 세포생물학적 실험을 통해 혈청 아밀로이드 A가 단핵구라는 면역세포를 혈액으로부터 관절 안으로 빠르게 이동시키고 이 세포를 강력하게 흥분시켜 사이토카인과 케모카인의 분비를 자극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혈청 아밀로이드 A에 의한 병리 현상이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의 진단과 치료에 응용이 가능한지 확인 연구에 돌입했다. 연구 결과, 혈액 내 혈청 아밀로이드 A의 농도에 따라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의 염증 상태가 잘 반영됐고 약물치료 후 염증이 감소됐다. 특히 IL-6를 억제하는 약물인 ‘악템라’로 치료 시 가장 뚜렷하게 혈청 아밀로이드 A가 줄어들었다. 실험용 생쥐에서 혈청 아밀로이드 A의 작용을 차단하는 중화항체를 혈관 내로 주입할 경우, 관절염의 진행이 억제됐다. 이는 혈청 아밀로이드 A가 류마티스 관절염의 새로운 타깃으로 치료에 응용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 성과는 간과 관절 간 상호교류가 면역세포 활성화와 만성 관절염의 원인으로 중요하다는 새로운 병리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며 "이를 기반으로 혈청 아밀로이드 A가 바이오 마커로서 류마티스 관절염의 진단과 치료에 새롭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4-03-25 09:46:13필자는 어린 시절 스스로 졸라 시골의 조부모님 밑으로 가서 자랐다. 당연히 매일 논두렁을 뛰고 산을 오르내리고 뛰어놀며 컸다. 그러다 보니 수시로 날카로운 칼이나 낫에 손가락을 베이고, 찢기는 일이 다반사였다. 하지만 당시에는 오늘과 같은 상처 치료용 연고 등이 있을 리 만무했다. 그래서 보드라운 흙을 한 줌 쥐어서 피가 나는 상처에 뿌리곤 했던 기억이 난다. 흙이 상처를 치유한다는 사실을 그 당시 어린 나이에 이미 알아차렸던 것이다. 그렇다면 과거 인류의 문명 전 고대에는 어떠했을까. 똑같은 자연치유의 방법이 있었을 것이다. 오랜 경험을 한 나이 많은 사람이나 제사장 또는 승려들이 원시적이나마 각종 상처와 질병에 대한 응급처치 요령을 익혀 주변의 어려운 사람들을 치유하게 했을 것으로 믿어진다. 2006년 이부영 박사가 쓴 '의학개론'은 "질병이 언제부터 있었는지는 확실치 않다. 병은 생명과 더불어 존재했을 것이라는 추정도 있다. 왜냐하면 병은 곧 생명 현상의 일부기 때문이다. 미셸 푸코는 구석기시대의 의학은 의사 없이도 있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것은 환자가 모두 스스로 의사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의술의 시작은 본능적인 행위이었을 것이다. 개들도 위가 불편하면 구토를 일으킬 때까지 풀을 먹고 토해내듯이, 또한 원숭이가 가시를 뽑고 피를 멎게 하듯이 인류도 단순한 본능적 행동으로 아픔을 완화하기 위해 손으로 비비거나 식물을 채취해서 쓰거나 해와 물 등을 이용하여 처치를 하고, 그것이 효과가 있으면 구전되어 치료법을 발전시켜 왔을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라고 선사시대의 의학을 정의하고 있다. 실제 약 4000년 전인 기원전 1750년 고대 바빌로니아의 인류 최초 성문법전인 함무라비법전에 이미 "의사와 의료행위에 대한 법적인 규정이 자세히 기록되어 있다. 특히 의사의 보수에 관한 조항이 있는데 법전 215장에 큰 수술로 환자를 고치거나 백내장을 수술해서 눈이 나으면 10제켈의 은(銀)을 받아도 좋다고 되어 있다. 5제켈은 1년간의 고급주택 임대료에 해당하며, 직공장(職工長)의 일당은 법전 274장에 의하면 1/30제켈이었다고 하니 막대한 돈이라고 할 수 있다"라고 서술하고 있음이 그를 증거한다. 3000년 전 중국의 황제내경도 "천인합일설(天人合一說), 음양오행설(陰陽五行說) 등 자연학에 입각한 병리학설을 주로 하고 실제 치료에 대한 기록은 적다. 영추는 침구(鍼灸)와 도인(導引) 등 물리요법을 상술하고 있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약 2500년 전 현인류의 의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그리스의 히포크라테스는 그의 저서에서 "대자연이 바로 의사다" "대자연은 스스로의 치유법을 찾아내는 능력이 있다"고 자연치유에 대한 믿음을 토로하면서, 주로 식이요법, 공기욕, 안마, 해수욕, 사혈 요법, 부항 등의 치료 방법을 사용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약은 주로 설사, 진정제 등에 사용했으며 약품의 종류도 그리 많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어디에도 맨발걷기로 건강해질 수 있다거나 병이 치유된다는 기록은 나오지 않는다. 고대의 말기와 중세시대를 지나 근대 초기까지 의학의 황제로 칭송을 받았던 인물인 약 2000년 전 이집트의 갈레노스(129~200)는 서양의학의 역사에서 해부학과 생리학, 진단법, 치료법에 이르기까지 의학의 모든 분야에 걸쳐 1000년 이상 오랫동안 큰 영향을 끼쳤고 그 역시 해부학자로서 위대한 해부학 저서인 '해부 방법에 관하여'와 '인체 각 부위의 유용성' 등 2권을 집필했다. 그 이후 이탈리아의 해부학자 모르가그니는 서양 해부병리학의 아버지로 불리며, 이탈리아 파두아대학교의 해부학 교수로 56년간 재직하면서 많은 나라의 수만 명 의과대학생을 가르쳤다. 그리고 약 350년 전인 1761년 서양 근대의학을 연 '질병의 자리와 원인에 대하여'라는 기념비적 의서를 남겼다. 한편, 약 500년 전 조선시대 태의(太醫) 허준은 1596년 선조의 왕명을 받아, 중국과 조선의 의서를 집대성하기 시작한지 15년만인 1610년에 그 유명한 '동의보감'을 펴냈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이 펴낸 한국민족문화대백과에 의하면, 동의보감은 기존 중국과 조선 의학의 핵심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였는 바, 중국의 한나라에서 명나라에 이르는 200여 종의 문헌과 '의방유취(醫方類聚)', '향약집성방'(鄕藥集成方), '의림촬요(醫林撮要)' 같은 수종의 조선 의서를 참고한 내용을 자신의 학식과 경륜에 결합해 집대성한 것이다. 당시 의학의 경전이었던 '영추(靈樞)'와 '소문(素問)'의 정신에 따라 의학의 줄기와 가지를 잡고, 다양한 학설과 처방을 병의 증상·진단·예후·예방법 등으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그 결과 '동의보감'은 출간 직후부터 조선을 대표하는 의서로 자리 잡았으며, 18세기 이후 국제적인 책이 됐다고 한다. 그러나 위의 다양한 기록들에서 '맨발걷기'의 효험과 중요성은 나타나 있지 않다. 서양 의학자들은 주로 해부, 병리학을 중심으로 의술을 발전시켜 왔기 때문에 질병이 생긴 후 그 대증적 치료요법을 중심으로 연구했던 것으로 보이고, 우리의 동의보감은 병의 치료보다 병을 예방하거나 건강을 추구하는 양생의 정신을 강조했다. 다만, 동의보감은 "약보(藥補)보다는 식보(食補), 식보보다는 행보(行補)"라고 하여, 걷는 것이 먹는 것은 물론 보약보다도 더 좋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하지만 그를 따로 맨발로 걸어 흙과 접촉해야 건강해진다는 점을 적시하지는 않았다. 결국, 그동안 수많은 의학자가 수천년 동안 인류의 무병장수를 위한 끈질긴 노력을 기울여왔지만, 놀랍게도 우리가 딛고 서 있는 이 땅, 대지를 맨발로 걷고 접지하는 것만으로도 에너지가 충전되고, 각종 질병이 치유된다는 이 놀라운 '단순·용이·무해·무비용'의 건강법을 주목하지 못했다. 따라서 '맨발걷기를 통한 질병 없는 건강 세상의 구축'이라는 인류사적인 큰 임무가 필자와 맨발걷기국민운동본부에 주어졌다고 생각하며, 그 점을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박동창 맨발걷기국민운동본부 회장 jsm64@fnnews.com 정순민 기자
2024-02-01 18:10:41소나무재선충병은 고사한 나무나 매개충(솔수염하늘소와 북방수염하늘소)에 기생하는 소나무재선충이 다른 소나무로 이동하면서 건강한 소나무를 시들어 죽게 만드는 병리적 현상이다. 소나무재선충병은 재선충과 매개충인 하늘소 그리고 이들의 먹이가 되는 소나무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유기적 관계를 형성하고 있어 이 세 가지 요소들의 연결고리 중 한 가지만이라도 완벽하게 단절시키면 발병을 막을 수 있다. 우리는 건강한 소나무를 지키기 위해 소나무재선충과 이들을 옮기는 매개충인 하늘소를 방제하는 것으로 소나무재선충병의 확산을 억제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소나무재선충병을 국가적 생태계 위협요소로 인식해 지난 2005년 '소나무재선충병 방제 특별법'이라는 법을 제정해 국가 차원의 노력을 이어오고 있다. 우리나라보다 늦게 소나무재선충병의 피해에 노출된 유럽에서는 유럽연합(EU) 차원의 소나무재선충병 확산 방지대책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스페인이나 포르투갈의 경우 정부 차원의 대응뿐 아니라 산림 소유주들이 소나무재선충병에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고 방제에 참여하고 있다. 이와 달리 우리나라는 소나무재선충병 관리의 상당 부분을 국가가 담당하고 있어 소나무재선충병 관리역량을 국가의 인적·물적 방제 자원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피해목 벌채와 훈증, 파쇄, 소각, 나무주사, 지상방제 등 다양한 방법으로 소나무재선충병을 방제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우리 산림의 소나무림을 건전한 상태로 유지시키기 위해 매진하고 있다. 제주도의 경우 집중적인 방제 활동을 통해 소나무재선충병을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안정화하고, 소나무림을 청정지역으로 환원하는 데 성공해 대표적인 우수 방제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이처럼 지방자치단체나 국가에서 소나무재선충병을 통제 가능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으며,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또한 우리나라의 소나무재선충병 방제는 정보기술(IT) 기술을 접목한 최첨단 관리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소나무재선충 피해 발생지 내 개별 고사목들에 대한 감염병 전이 여부, 맞춤형 방제 작업, 방제 작업 사후관리 등을 QR코드를 통해 전국 단위의 관리기술은 외국에서 도입하고 싶어 하는 선진화된 관리시스템이다. 이렇듯 소나무재선충병 방제 방법이나 관리 시스템 모두 세계 최고의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완벽하게 소멸되지 않는 소나무재선충병에 대해 일부에서는 방제 무용론까지 거론하는 등 안타까운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소나무재선충병과 같은 외래 유입 전염병을 관리하는 것은 오랜 시간과 노력이 수반돼야 하며, 이 노력에는 국민 관심과 재정지원이 필수다. 지금 우리에게는 소나무재선충병이라는 외래 침입자에 대해 무관심과 회피가 아닌, 우리 산림을 지키기 위한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 방제 작업을 담당하는 작업자나 방제기관 담당자, 지자체, 재정당국뿐만 아니라 모든 국민이 함께 우리 산림을 지키기 위해 노력할 때 소나무를 지키기 위한 지난 30여년간의 공든 탑이 더욱 견고해지고 우리나라 방제 역량이 더 높은 위상을 떨칠 수 있다.이동운 경북대 생태환경대학 학장
2024-01-30 18:0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