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반려견·반려묘 개체수는 700~800만으로 매우 많기 때문에 펫보험만 잘 운영해도 보험 회사가 먹고살기에 충분합니다. 미국, 일본처럼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습니다." 알렉스 렁 원디그리그룹(홍콩 디지털종합보험사) 공동창업자는 지난 8일 파이낸셜뉴스와 보험연구원이 공동 주최한 제16회 국제보험산업심포지엄에서 강연자로 나선 뒤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 펫보험 산업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며 이같이 밝혔다. 우선, 렁 공동창업자는 삼성화재가 스마트폰으로 반려동물 건강관리 서비스를 출시하는 등 펫 산업과 헬스케어를 접목해 펫보험 산업을 확대하려는 시도에 대해 "반려인들은 기본적으로 반려동물의 의료 서비스나 복지, 행복에 큰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으로 펫보험을 판매하며 부가가치를 제공하는 것은 굉장히 좋은 움직임"이라고 호평했다. 이어 "홍콩에서 창업 후 저가 펫보험 상품을 출시했을 때 아무도 가입하지 않았는데, 이는 반려인들이 보험상품의 가격(보험료)이 아닌 가치에 민감하기 때문"이라면서 "기본 가치에 더해 부가가치 서비스를 제공하면 차별화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현재 한국 펫보험 가입률은 0.9% 수준이다. 그러나 렁 공동창업자에 따르면 원디그리가 홍콩 펫보험 시장에 진입하기 전 홍콩 펫보험 가입률 역시 1%보다 낮았고, 반려동물 개체수는 50만에 불과했다. 홍콩 시장에서는 펫보험이 생명보험·건강보험 등 타 상품에 비해 보험료가 낮아 고객에게 보험 모델을 제시하는 에이전트들이 펫보험을 권하지 않았고, 이에 고객들이 펫보험을 인지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렁 공동창업자는 "3년에 걸쳐 가입률을 5%까지 끌어올릴 수 있었던 건 반려동물 커뮤니티를 통해 타깃 고객층을 선정 후 펫보험에 대한 인지도를 높였기 때문"이라며 "동물병원·이커머스 시장·동물 구조 단체들과 합심해 펫보험 생태계를 구축하고, 기술적 측면보다는 브랜딩과 마케팅에 힘썼다"고 설명했다. 또 "짧은 영상 콘텐츠를 제작해 반려인들에게 펫 케어 및 펫보험의 중요성을 알리려 시도하는 등 감정적으로 접근한 것이 펫보험의 안착에 크게 기여했다"고 덧붙였다. 렁 공동창업자에 따르면 현재 홍콩 반려인의 대다수는 현지의 높은 부동산 가격을 감당할 수 있을 만큼 풍족한 계층이다. 반면 반려동물을 키우는 문화가 보편화된 한국의 경우 서민들도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다. 이에 렁 공동창업자는 "모든 상황을 포괄적으로 아우르는 고가의 프리미엄 상품을 감당하기 힘든 일반·저소득층 반려인의 니즈도 고려한 상품 라인업을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렁 공동창업자는 "부동산 보험에서 시작해 펫보험으로 시장을 확장해 나가는 미국·유럽과 시작점은 다르지만 비슷한 전략으로 움직이는 상황"이라며 "한국의 경우 반려동물 개체수가 많기 때문에 펫보험에만 집중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2023-11-20 18:55:54"디지털은 수단 혹은 기술일 뿐이다. 디지털화 자체를 목표로 설정해서는 안 된다. 많은 기업이 디지털화를 위해 디지털을 도입하는 탓에 궁극적인 목표를 잊고 만다.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면서 기업이 쉽게 빠질 수 있는 함정이다." 차이 팅 평안생명보험 부사장은 지난 8일 파이낸셜뉴스와 보험연구원이 공동 주최한 '제16회 국제보험산업심포지엄'을 마치고 파이낸셜뉴스를 만나 디지털화에 대한 철학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평안생명보험이 디지털 전환을 통해 새로운 기술을 적용하거나 새로운 사업을 하려고 할 때 중요한 가치 판단 기준은 가치를 최대화할 수 있느냐"라며 "주주나 기업에게 최대의 가치를 디지털 전환이 가져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최대 민영보험사인 평안생명보험은 기존 대면 기반 산업이라고 여겨졌던 보험 영역에서 디지털을 효과적으로 접목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지난 2013년 글로벌 빅테크 기업인 알리바바, 텐센트와 손을 잡고 인슈어테크 중안보험을 설립했다. 평안보험그룹 내 기술개발 센터 '평안 테크놀로지' 기술력을 바탕으로 디지털 기반 보험 설계사 채용 및 교육, 자동차 보험비 청구 자동화 등 다양한 디지털 전략을 꾀하는 중이다. 차이 팅 부사장은 지난 2014년 평안보험그룹과 인연을 맺은 뒤, 평안은행 등 핵심 계열사를 두루 거치며 이 과정을 함께 했다. 현재는 지난 6월부터 평안생명보험 이사회 의장 특별 비서관을 맡고 있다. 그간 금융사의 강력한 경쟁 상대로만 치부됐던 빅테크와 협업은 당시 보험사로서 상당히 과감한 결단이었다. 차이 팅 부사장은 이런 배경에 대해 "평안보험그룹은 경쟁자를 통해서도 충분히 배울 것이 있고 또 협력할 수 있는 지점이 있다고 생각했다"며 "협력의 핵심은 어떻게 하면 고객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인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중안보험은 여러 회사가 합자로 설립한 보험회사라서 회사별로 분업을 명확하게 했다"면서 "예를 들어 빅테크는 온라인 리소스를 담당하고 저희(평안보험그룹)는 보험 분야에 필요한 전문적인 기술을 제공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모든 프로젝트가 성공했던 것은 아니다. 차이 팅 부사장은 "아주 실패한 프로젝트도 있었고 얼핏 보기에는 성공한 것 같았지만 사실 실패했던 사례도 있었다"면서 "큰 조직의 경우 많은 참여자가 다양한 단계를 거쳐서 결정을 내린다. 참여자들의 관점이나 시각이 각기 달랐던 게 문제였다"라고 진단했다. 이에 평안생명보험이 수립한 방식은 '가치의 최대화'라는 모두가 받아들이는 지표를 설정하는 것이다. 특히 평안생명보험은 대부분의 결정을 '상향식(bottom-up)'이 아닌 '상의하달식(top-down)'으로 내린다. 한 가지 공통된 목표 아래 전 조직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도록 하게 함이다. 이를 통해 경영 목표에 연관된 디지털 전략만을 경제적으로 취사선택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한 가지 예로 차이 팅 부사장은 평안생명보험이 가지고 있던 상품과 함께 지역사회 노인에게 여러 가지 서비스도 제공하는 '실버 집사' 서비스를 소개했다. 보험 가입 고객의 연령대가 높아지고, 고객이 보험의 보장성뿐 아니라 노후 서비스를 누리고자 하는 수요가 높아진 점에 착안했다. 앞으로도 평안생명보험은 고객의 수요 반영을 위해 디지털화를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차이 팅 부사장은 "디지털 전략을 펼 때 경영 목표와 연관이 중요하다"며 "내부 운영 효율을 높이고 고객 체험을 개선하는 게 궁극적인 목표였다. 투입 대비 산출이 어떻게 되느냐를 보는 게 평안생명보험 디지털화의 중요한 관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과 중국의 시장 환경은 비슷하다. 고령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를 차지해 10년 전보다 5.3%포인트(p) 올랐다"며 "어떤 양로 서비스는 보험사가 직접 하고 어떤 서비스는 아웃소싱해서 하기도 하는데, 보험과 접목도가 높다 보니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2023-11-20 18:55:47"향후 3년 내 한국 MDRT 협회의 사단법인화를 추진해 공식력있는 단체가 될 것이다." 박천국 한국 MDRT 협회장(사진)이 밝힌 일성이다. 박 협회장은 지난 8일 파이낸셜뉴스와 보험연구원이 공동 주최한 제16회 국제보험산업심포지엄에서 발표자로 나선 뒤 가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보험업계에서 제판분리(제품과 판매의 분리)가 가속화되면서 법인보험대리점(GA)화되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면서 "설계사가 자신의 실력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교육이나 세일즈 아이디어나 노하우를 공유하는 네트워크에 대한 니즈가 커지고 있는데 협회가 이 같은 교육·교류에 대한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MDRT는 백만 달러 원탁 회의(Million Dollar Round Table) 약자로 미국에서 시작된 보험재무설계사 모임이다. 세계 70개국에서 6만6000여명이 MDRT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특히 생명보험분야에서 MDRT 협회는 '명예의 전당'으로도 통한다. 메트라이프 생명에서 보험설계사로 출발한 박 협회장도 고객 1300여명을 관리하는 어느새 19년차 전문가다. 한국 MDRT 협회에는 지난 2020년부터 사무국장으로 시작해 지난 2021년 제2부회장, 지난해 제1부회장을 거쳐 지난 3월 회장으로 선임되며 중책을 맡았다. 박 회장은 일차적으로 전국 약 59만명에 달하는 보험설계사에게 MDRT 협회를 알리고 회원 간의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서비스를 기획하고 있다. 그는 "설계사 뿐만 아니라 보험업계 종사자들이 MDRT협회를 알고 협회원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 들도록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면서 "MDRT는 글로벌 조직으로 해외에 설계사로 롱런한 좋은 사례와 강사가 많아서 그런 강의를 많이 유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해외에서 보험설계사는 할아버지부터 손자까지 가족사업으로 하는 경우가 많을 정도로 오래 일할 수 있는 직업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국내의 경우 GA소속은 물론 대형사에 전속된 보험설계사의 경우에도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교육이 부족한 상황이다. 그는 "보험업계에서도 트렌드가 바뀌고 영업을 하는 사람들은 멘탈과 모티베이션 강의를 주기적으로 받아야 한다"면서 "협회에서는 국내 세미나 뿐만 아니라 아시아 글로벌 컨퍼런스, 북미지역 연차총회도 열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험설계사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는 무엇일까. 박 회장은 망설이지 않고 '신뢰'를 꼽았다. 그는 "보험 상품은 모든 가치가 동일하다"면서 "상품보다는 설계사와 고객과의 신뢰 형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신뢰를 쌓기 위해서는 △정직 △경청 △전문성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박 회장의 고객관리 노하우는 연 1회 모든 고객과 30분에서 1시간까지 리뷰미팅을 갖는 것이다. 그는 "1년 동안 근황을 포함해 변화된 사항과 보험상품을 설명한다"면서 "보험은 가입보다 유지가 중요한데 통상 5년 유지율은 40%에 그치지만 저는 리뷰 프로세스를 통해 고객 90%를 유지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 죽기 전까지 인연을 맺은 고객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건강하게 일하는 것이 목표"라면서 "특히 은퇴설계와 인출 전략 전문가로 업계에서 자리매김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소현 기자
2023-11-13 18:26:01"한국 인슈어테크 시장은 무한한 잠재력을 갖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혁신을 장려하는 유연한 규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보험사는 빅테크 기업과 파트너십을 통해 인슈어테크 붐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메리엄 두이건 영국 노팅엄대학교 금융회계학과 교수 겸 노팅엄대의 포용금융 기술 연구 허브인 '인피니티(INFINITY)' 공동이사(사진)는 지난 8일 파이낸셜뉴스와 보험연구원이 공동 주최한 제16회 국제보험산업심포지엄에 기조연설을 마친 뒤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 인슈어테크 시장과 한국 보험시장 발전을 위해 이 같이 조언했다. 우선 메리엄 두이건 교수는 한국은 △뛰어난 디지털 환경에 △강력한 기술 혁신과 혁신 문화를 갖추고 있고 △디지털 기술에 관심이 높은 소비자가 있어 인슈어테크 시장이 발전할 수 있는 잠재력이 크다고 높게 평가했다. 그러면서 보험사가 인슈어테크를 본격화하고 한국 정부와 영국이나 중국 '메이드 인 차이나 2025'처럼 인슈어테크 기업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고 국내 뿐만 아니라 글로벌 챔피언을 육성하는데 정책 목표를 두면 시장이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두이건 교수는 전통적인 보험사가 테크 기업과의 협력하는 '국제화 전략'을 펼쳐야 한다고 역설했다. 중국 생명보험사 2위였던 평안생명이 빅테크 알리바바, 텐센트와 공동으로 설립한 디지털 손보사 '중안보험'을 통해 중국 보험시장 1위로 올라섰듯이 한국도 인공지능(AI), 데이터, 플랫폼 분야에서 전문성이 있는 기술 기업과 파트너십을 모색하라는 조언이다. 이를 통해 국내 보험시장을 넘어 글로벌 보험시장에서 기회를 잡으라는 것이다. 두이건 교수는 "전통적인 보험사와 테크 회사 간 성공적인 파트너십 사례를 공유하면서 더 많은 국제 파트너십을 장려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성공적인 국제 협력 사례로는 신한은행과 인도네시아 파사르폴리스의 파트너십을 통한 자동차보험 상품 개발을 제시했다. 그는 "한국 회사가 파라스폴리스의 보험 생태계에 접근하면서 자동차보험에서 소액보험과 손해보험 상품에서 전문성을 접목할 예정"이라면서 "또 인도네시아 금융청에서 보험인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라이서스도 획득했는데 이는 인도네이사 최초"라고 설명했다. 두이건 교수는 신한은행과 파라스폴리스의 협력이 그의 주요 연구목표이자 최근 기조연설의 주제인 '포용보험(Intensive Insurance)'의 사례라고도 소개했다. 포용보험은 보험에 접근하기 힘든 '금융소외계층'을 위한 저렴한 비용의 보험으로, 금융위원회의 '포용금융' 정책과도 맞닿아 있다. 그가 생각하는 포용보험의 3대 과제는 △경제성(가격) △접근성 △인식 및 신뢰로, 보험 프로세스, 상품, 생태계에 인슈어테크가 적용되면서 금융 소외계층을 위해 보험료를 낮추고 보험 상품에 대한 접근성은 높이면서 신뢰도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를테면 보험금 청구 자동화를 통해 비용을 30% 절감하고 AI를 사용해 건강 보험료를 예측하는 등 사용량에 기반한 보험 상품을 개발하면서 보험료를 낮추는 것이다. 한국 보험사도 데이터를 기반으로 건강, 재산 등 특정 위험에 맞춘 '맞춤형 소액 상품'을 출시하면 포용보험은 물론 나아가 포용금융 정책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 두이건 교수의 조언이다. 그는 "기술 도입률 높고 포용금융에 대한 강한 추진력이 있는 한국에서 인슈어테크는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통찰력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가 직면한 기후위기에서도 인슈어테크는 기상 이변 위험을 반영해 재산 보험료를 더 정확하게 계산하거나 드론이 기상이변으로 인한 피해를 신속하게 평가하게 보험사가 가장 필요한 곳에 자금을 분배하는 '재난 대응 자원 할당' 방식으로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
2023-11-13 18:25:54국내 보험산업이 인슈어테크를 통한 혁신을 이루면서 '종합 금융 플랫폼'으로 진화를 적극 추진해야 한다는 조언이 제기됐다. 급속한 고령화와 저출산, 대내외적 리스크 확대로 국내 보험산업이 기로에 섰지만 인공지능, 블록체인 등 인슈어테크를 활용해 새로운 보험 수요층을 발굴하고 서비스 영역을 확대하면서 보험사의 역할과 비즈니스모델을 근본적으로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보험사가 인슈어테크 기업과 경쟁보다는 협력을 하면 글로벌 시장에서 굵직한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파이낸셜뉴스와 보험연구원이 8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개최한 제16회 국제보험산업심포지엄에서 국내외 보험 전문가들은 인슈어테크를 보험산업의 시대적 전환을 위한 모멘텀으로 삼고 보험사가 디지털 전환에 적응해야 성장을 지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축사에서 "보험사의 미래 경영환경은 매우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보험산업의 체질개선이 반드시 필요한데 인슈어테크는 그 성패를 가르는 핵심요소 중 하나"라고 밝혔다. 이어진 기조연설에서도 인슈어테크가 보험사 변화의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메리엄 두이건 영국 노팅엄대학교 금융회계학과 교수 겸 인피니티 공동이사는 기조연설에서 "사회적 변화에 빅데이터 등 새로운 기술과 자본의 가용성 등 요인들로 인슈어테크 혁명이 가능해졌다"면서 "인슈어테크가 보험상품에 접근할 수 없는 사람들에 대해 어려움을 해소하고 접근하는 기회는 '포용보험'에서 분명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차이팅 중국 평안생명보험 부사장은 기조연설과 패널토론에서 "이전에 우리가 생존했던 영업인력으로는 고속성장이 어렵다"면서 "시장을 개척하는 데 있어서 고객이 서비스, 상품에 대해 까다로운 요구를 하는데 우리는 디지털을 전환해야 이 변화에 적응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결국 종합 금융 플랫폼으로 보험회사의 진화를 고민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김석영 보험연구원 보험산업연구실장은 "미국의 어떤 회사가 헬스케어 서비스로 바뀌었는데 다양한 서비스 중 하나가 보험금을 주는 것"이라면서 "이제는 보험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한 게 바뀌어야 하고, 새로운 개념이 등장하기 위해서는 여러 인슈어테크 기술이 활용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중국 평안생명이 빅테크 알리바바, 텐센트와 경쟁이 아닌 협력을 통해 디지털 손해보험사 '중안보험'을 설립, 디지털 혁신에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와 같이 국내에서도 보험사와 빅테크가 글로벌 보험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협력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도 이어졌다. 두이건 교수는 "중기적으로 경쟁보다는 더 많은 협력이 인슈어테크와 보험사 간에 있을 것"이라면서 "시장이 좀 더 개방되고 있는 경향이고, 회사들이 세계화 전략을 더 많이 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별취재팀 박소현 팀장 박신영 서혜진 차장 김나경 이승연 박문수 김동찬 김예지 기자
2023-11-08 19:00:17"치료(cure)가 아니라 돌봄(care) 분야에서 인슈어테크의 수요를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요. 보험사의 보상을 현금 아닌 상품이나 서비스로 제공하면 어떨까요." 명기준 디레몬 대표는 8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제16회 국제보험산업심포지엄에 참석해 이 같은 의제를 제시했다. 디레몬은 지난 2016년 12월 론칭해 현재 7년차를 맞은 인슈어테크 회사다. 무엇보다 '소비자 관점에서 생각해보자'는 생각으로 명 대표는 이 회사를 설립했다. 그는 "보험사 접점에서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고객의) 페인 포인트가 많고 해결이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시작했다"며 "디지털화된 매니저가 이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앱에 빠르게 기능을 담아봤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명 대표는 최근 보험이 성장 포화를 맞았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헬스케어 영역을 건강, 돌봄, 치료로 구분한다면 치료로 갈수록 비자발적 경향이 강하다. 이보다 자발적인 영역에서 확장해야 새로운 가능성을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딥러닝과 이미징 프로세스를 적용해서 개인이 스마트폰으로 손쉽게 진단받을 수 있는 체계를 개발했다"며 "외부의 객관적 검증을 받았고 앞으로도 사업을 해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비슷한 관점에서 명 대표는 보험사가 보상을 현금이 아닌 상품이나 서비스로 제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시했다. 일반적으로 보험사는 경제적 형태로만 보상하는데 이게 과연 소비자에게 '가장 좋은 선택이냐'는 점에 의문을 표한 것이다. 예를 들면 암 진단을 받았을 때 명의가 누구인지 보험사가 소개해주는 식이다. 명 대표는 "소비자에게 가장 좋은 솔루션을 줄 수 있고, 기업 입장에서는 보험이라는 운송수단(vehicle)을 통해 유통 가능한 채널이 생길 수 있다"고 기대를 전했다. 특별취재팀 박소현 팀장 박신영 서혜진 차장 김나경 이승연 박문수 김동찬 김예지 기자
2023-11-08 18:35:27"평소에는 관심이 없던 보험 소비자들도 보험금 지급할 때는 보험에 대한 관심이 최고조로 높아지는 '기적적인 순간'입니다. 에임스는 고객의 진료세부내역서 등 고객이 사진 파일로 제출한 서류를 정형 데이터로 변환해서 보험사에 제공, 수작업과 기존 시스템의 단점을 보완합니다. 보험사는 시간과 비용을 아껴 고객가치 전달과 새로운 계약 발굴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임종윤 에임스 대표는 8일 제16회 국제보험산업심포지엄에서 디지털손해사정 인슈어테크 기업이 보험생태계에 이 같은 혁신을 가져올 수 있다고 밝혔다. 에임스는 애플리케이션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 기반 청구서류 데이터화 서비스를 제공한다. 보상(claim) 담당자의 수작업이나 광학문자인식(OCR) 프로그램보다 더 정확한 데이터를 제공하는 것이 장점이다. 임 대표는 "한 보험상품에 200~300개 특약, 400~500개의 담보가 있다. 약관을 자동으로 분석해서 언제 보험금을 얼마나 지급할지 데이터를 분석해주는 자동화된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며 "에임스는 소비자가 이미지로 제출한 서류를 텍스트 마이닝 기술을 통해 정형화된 데이터로 변환하고 시스템에 입력하는 기술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보험금 지급기준에 필요한 진단코드를 입력하고 어떤 특약의 어떤 담보가 보험금 지급을 위해서 활성화돼야 하는지 모두 '자동화'해서 처리하는 것이다. 데이터 입력부터 필요한 특약 산출까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자동화하고 정확성을 높이는 게 핵심이다. 임 대표는 보험금을 지급할 때가 보험상품 관심도가 가장 높아질 때라며 이때의 서비스를 '더 친절하게' 개편할 필요성이 있다고 했다. 그는 "고객이 내는 보험금 등을 생각하면 보험사도 서류 접수부터 보험금 지급까지의 상황을 보다 자세하게 안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특별취재팀 박소현 팀장 박신영 서혜진 차장 김나경 이승연 박문수 김동찬 김예지 기자
2023-11-08 18:35:208일 파이낸셜뉴스가 주최한 제16회 국제보험산업 심포지엄에서 김정은 스몰티켓 설립자 겸 대표이사는 "인슈어테크판의 플레이어로서 한국의 인슈어테크 기업들과 함께 글로벌 무대에서 뛰는 날을 기대한다"며 "고객·데이터·기술·자본이 유기적으로 연결될 때 인슈어테크 유니콘이 출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심포지엄 '인슈어테크 혁신 실제 사례 발표' 연사를 맡은 김 대표는 "7년간 인슈어테크를 운영하면서 한국에서 가능할까 굉장히 많이 고민했다"면서 "인슈어테크로 성장하기에 제도적인 한계와 자본시장의 규모 측면에서 국내는 불리하다"고 말했다. 그는 인슈어테크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대기업)자본의 진입장벽이 완화돼야 하고, 보험업권 자체의 매력도가 높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일본의 인슈어테크 산업 사례를 분석한 결과 대기업의 인슈어테크 진출이 새로운 혁신의 드라이버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이 대기업의 진입장벽을 완화시켰더니 부동산업이었던 요양원이 데이터업으로 바뀌는 혁신이 일어났다"며 "일본의 인슈어테크들은 요양산업을 고도화시켜 데이터 영양, 데이터 모니터링, 간병, 쇼핑 서비스까지 확장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 대표는 "한국에서 스타트업의 엑시트는 합병이나 상장 외 다른 옵션이 상대적으로 부각되지 않기 때문에 모두가 동일한 꿈을 꾸고 있고, 동일한 성장전략을 짜야만 한다"며 "국내외에서 스타트업을 바라보는 관점 자체가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다양한 국제 컨퍼런스에 참여한 결과 "기술, 아이디어,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한국의 기업들을 이렇게 성장을 못 시키는가 안타까울 정도였다"면서 "대주주 자원 요건, 현행 인적·물적 요건 등이 성장을 제한하는 제도적 한계라는 것을 이제는 인정하고 신규 플레이어의 진입을 굉장히 많이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별취재팀 박소현 팀장 박신영 서혜진 차장 김나경 이승연 박문수 김동찬 김예지 기자
2023-11-08 18:35:14"앞으로 보험 설계사들은 인슈어테크를 활용하는 설계사와 전통적인 설계사로 나눠질 것으로 예상된다."박천국 한국MDRT협회장은 8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제16회 국제보험산업심포지엄에서 "두 부류 간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이며 이미 각 보험사에서 보험 설계사 상위 20%가 회사 실적의 70~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험 설계사들은 영업뿐 아니라 고객관리가 필요하다. 박천국 협회장은 "세무, 법무, 부동산, 상속, 증여, 자녀, 헬스케어, 투자, 신탁 등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과 협업을 통해 토털 서비스를 하지 않으면 경쟁력이 없는 시대"라며 "이에 오랜 기간 뛰어난 업무능력을 보이는 설계사들은 개인비서를 고용하거나 가족들과 협업해 고객들을 잘 관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박 협회장은 "앞으로는 인공지능(AI) 또는 인슈어테크를 통해 고객관리가 보다 신속하고 정확하게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인슈어테크만으로는 고객관리에 한계가 있다. 박 협회장은 "예를 들어 50대 남자 고객에게 적당한 사망보험금을 산출할 때 소득, 가족 구성, 맞벌이 여부, 직장의 안정성 등이 고려될 수 있다"며 "그러나 이 같은 데이터보다 더 중요하게 고려해야 하는 것은 고객의 가치관"이라고 지적했다. 자산이 많지 않아 사망보험금을 준비하려는 경우도 있지만 자산이 많아 상속세 대비를 위해 사망보험금을 마련하려는 고객도 있다는 설명이다. 박 협회장은 "같은 자산·나이의 고객들도 보험과 돈을 대하는 태도가 다를 수 있다"며 "이 같은 내용을 어떤 기술로 파악할 수 있겠나"고 반문했다. 특히 최근 개인정보 공개에 대해 거부감이 커지고 있는 분위기에서 설계사가 고객정보를 더 많이 얻으려면 고객과 오래 접촉하고 세심하게 관리해야 한다. 박 협회장은 "이 점이 눈에 보이지 않는 설계사의 고유한 자산이고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 같은 공감능력과 전문성을 가진 설계사들이 인슈어테크 활용능력을 갖춘다면 앞으로 더 많은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국가 차원의 가치 창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특별취재팀 박소현 팀장 박신영 서혜진 차장 김나경 이승연 박문수 김동찬 김예지 기자
2023-11-08 18:35:08"마이데이터 시대에 보험사는 기술과 데이터에 기반해 고객들이 불만족한 부분을 해결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상품을 제공하거나 고객에게 서비스가 전달되는 방법 자체를 혁신하는 것부터 출발해야 한다." 정윤호 해빗팩토리 대표는 8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제16회 국제보험산업심포지엄에 참석, "보험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세대를 위한 새로운 방식의 보험 유통이 필요했다. 시그널플래너는 이들에게 익숙한 채널과 상담방식을 고안하기 위해 유통 과정을 인공지능 기반으로 자동화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대표는 "설계사 한 명이 보험사 42곳의 모든 상품 중 고객 상황에 딱 맞는 상품을 비교하고 제안하는 방식은 고객의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할 수 없었다"며 "특히 20·30 세대의 질병보장 가입의향이 40·50보다 높은 만큼 이들에게 집중한 새로운 방식의 보험 유통방식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이에 해빗팩토리는 보험·비교 추천 애플리케이션 '시그널플래너'를 통해 보험 상담에 필요한 질문 및 답변을 300개 이상의 템플릿으로 만들어 설계사가 판매 과정에 관여하는 비중을 낮췄다. 또 고객이 최적화된 템플릿을 추천받으면 위촉직이 아닌 정규직 설계사는 컨설팅에 집중해 정보 비대칭성을 최소화할 수 있게 했다. 이에 업계 평균 설계사의 1인당 월 초회보험료는 30만원 수준이지만 해빗팩토리의 경우 300만원에 달한다. 데이터 기반의 객관적인 분석에 의해 상품을 추천하면서 시그널플래너의 성사 계약 중 85% 이상이 30대 이하 연령대에서 창출되고 있다. 기존 보험 시장이 중년 이상 시장에 집중한 것과 달리 새로운 고객경험을 제공하며 20~30대 등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를 겨냥한 결과다.특별취재팀 박소현 팀장 박신영 서혜진 차장 김나경 이승연 박문수 김동찬 김예지 기자
2023-11-08 18:3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