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캄보디아에서 숨진 채 발견된 BJ아영(본명 변아영·33)의 유족이 부검을 반대하며 사인 규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12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캄보디아 경찰은 정확한 사인을 가리기 위해 부검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으나, 유족은 반대 의견을 표하며 조속히 장례 절차를 마무리하자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일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 인근 한 마을의 웅덩이 속 붉은 천에 싸인 채 발견된 변씨의 얼굴이 심하게 부어있어 폭행 의혹도 제기됐지만, 부검이 미정되면서 결국 사인 규명이 미궁에 빠지게 됐다. 변씨는 지난 2일 동행자와 함께 캄보디아에 들어온 뒤 이틀 후 병원에서 주사액을 맞고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가운데 변씨의 시신에는 심한 구타 흔적이 있었다는 현지 보도도 나왔다. '연예뒤통령' 이진호도 12일 유튜브 채널을 통해 "아영 씨는 혼자 현지에 간 게 아니다. 여성 지인과 함께 동행했다는데 함께 입국한 사이인데 아영 씨가 사라지고 난 뒤 사흘 동안 아무 신고도 없었다더라"라고 의문점을 제기했다. 이어 "수액 또는 혈청을 맞다가 사망한 경우는 의료사고이지 범죄가 아니지 않냐. 그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굳이 유기했다? 유기하는 방법 또한 의아한 점이 한두 개가 아니다. 시신을 유기해서 동네 도랑과 같은 곳에 유기를 했다. 캄보디아는 정글, 밀림과 같은 곳이 많다더라. 깊은 정글 속에 유기를 하면 모를 텐데 왜 이렇게 허술하게 했냐"며 "의아한 점 한가지가 더 있다. 단순 의료사고라면 대체 왜 발견 이후에 아영씨가 얼굴이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훼손이 됐냐"고 의혹을 품었다. 한편, 변씨의 시신 유기 혐의로 체포된 중국인 부부는 사인에 대해서 “지난 4일 자신들이 운영하는 병원을 찾은 변씨가 치료를 받던 중 갑자기 발작을 일으켜 사망했다”고 진술했다. 이들 부부는 변씨가 사망하자 시신을 차에 실어 유기한 혐의로 검거됐다. 경찰은 피해자의 시신을 둘러싼 천에 묻어있는 지문을 감식, 중국인들의 신원을 확인해 붙잡았다. 현재 캄보디아 경찰은 용의자 부부에 대해서 사법 처리 절차를 밟고 있다. 특히 이들이 운영하는 병원이 보건당국의 정식 허가를 받았는지와 진료 과정에서 과실 여부를 집중적으로 수사 중이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수사 결과는 아직 한국 경찰청과 외교부에 통보되지 않았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3-06-12 23:49:09경찰이 고 백남기씨 시신에 대한 부검영장을 재신청하지 않기로 했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검찰과 협의해 백남기씨에 대한 부검영장을 재신청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28일 밝혔다. 경찰은 백씨 유족이 앞으로도 부검을 지속해서 반대할 것이 예상되고, 영장을 재발부받는다고 해도 집행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 등 불상사가 우려돼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 9월 28일 법원으로부터 유족과 협의하라는 조건부 부검영장을 발부받아 유족 측에 6차례에 걸쳐 협의요청 공문을 보내고, 장례식장을 3차례 방문해 부검 협의·집행을 시도했다. 유족은 그때마다 부검을 전제로 한 협의에는 응하지 않겠다며 경찰의 요청을 거절했다. 경찰은 부검영장 시한인 이달 25일에도 장례식장을 방문해 영장 집행을 시도했으나 유족과 백남기 투쟁본부의 강력 반발로 3시간여 만에 철수한 바 있다. 경찰은 "백씨 사망 원인에 대해서는 검찰이 관련 고발 사건을 조사 중이므로 내사종결 처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백씨 유족은 백씨가 경찰 물대포에 맞고 쓰러진 직후인 지난해 11월 18일 강신명 당시 경찰청장 등을 살인미수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2016-10-28 21:55:32검찰이 2일 고(故) 최진실의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부검을 결정했으나 유가족이 강하게 반발해 사실상 오늘 부검 실시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은 최진실의 시신을 부검하기 위해 이날 법원에서 영장을 발부받았고, 서초경찰서 관계자들이 이날 오후 빈소가 마련된 삼성서울병원을 찾아 시신을 부검장소인 강남성모병원으로 옮기려 했으나 유가족이 강하게 시신 인계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진실의 어머니를 비롯한 유족들은 “딸이 죽은 것도 원통한데 부검까지 해서 두 번 죽일 이유가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앞서 최진실의 어머니는 딸의 사진을 가슴에 꼭 안은 채 링거를 맞으며 힘겹게 빈소를 나서는 모습이 포착돼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hong@fnnews.com 홍석희기자
2008-10-02 20:28:34[파이낸셜뉴스] 친구에게 청산가리를 넣은 커피를 먹여 살해한 인도네시아의 ‘커피 킬러’ 제시카 웡소(35)가 복역 8년여 만에 가석방됐다. 19일(현지시간) 일간 콤파스 등 복수의 인도네시아 현지 매체에 따르면 웡소는 지난 18일 수감 중이던 자카르타 동부 폰독 밤부 교도소에서 풀려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 법무인권부는 웡소가 수감 기간 다른 수감자를 상대로 영어와 요가를 가르치는 등 성실한 태도를 보였다고 가석방 이유를 밝혔다. 웡소는 2016년 1월 6일 자카르타 시내 한 커피숍에서 친구 와얀 미르나 살리힌을 살해한 혐의로 징역 20년 형을 받았다. 당시 살리힌은 약속 장소에 먼저 도착한 웡소가 주문한 커피를 마시자마자 그 자리에서 쓰러져 숨졌다. 인도네시아 검찰은 살리힌의 위에서 청산가리가 섞인 커피가 발견됐다며 웡소를 범인으로 지목했다. 검찰은 살리힌이 웡소에게 돈도 없고 마약을 하는 남자와 왜 만나냐며 헤어지라고 말했으며, 자신의 결혼식에 웡소만 부르지 않은 점에 대해 적개심을 품고 살인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웡소 측은 커피에 청산가리를 타는 장면을 목격한 사람이나 관련 영상 증거가 없다고 반박하며 혐의를 부인했다. 당시 이 사건은 재판 과정이 생중계될 만큼 관심을 모았는데, 웡소는 재판 중 미소를 띠거나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보여 대중의 분노를 샀다. 웡소 측은 이 재판에서 살리힌의 가족이 반대해 부검이 이뤄지지 않은 점, 검출된 청산가리가 치사량에 한참 못 미치는 점 등을 들어 무죄를 주장했다. 반면 검찰은 관상 연구가를 데려와 관상학적으로 볼 때 웡소가 질투심이 많은 얼굴이라고 주장하는 등 부실한 주장과 증거 등을 내세워 비난받기도 했다. 재판부 역시 명확한 증거가 없음에도 정황상 웡소가 범인이라고 판단해 논란이 됐다. 이 사건은 지난해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기업 넷플릭스가 ‘아이스 콜드’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 영화로 만들어 다시 주목받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웡소는 총 58개월 30일의 감형을 받아 8년여 만에 교도소를 벗어나게 됐다. 웡소는 출소 후 교도소 앞에서 기자들에게 "배고프다"며 "신선한 음료수와 초밥을 먹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웡소 측 변호인은 여전히 그의 무죄를 주장하며 재심 신청 등 사법적 대응을 계속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2024-08-20 07:59:35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대 정적인 야권 정치인 알렉세이 나발니가 러시아 시베리아 교도소 수감 중 의문의 죽음을 맞이했다. 나발니의 돌연사로 러시아에서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고 미국은 푸틴에 책임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외신들은 나발니 사망에 '시대 종말'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나발니 의문의 죽음 17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 연방교정당국은 나발니가 러시아 최북단 시베리아 지역의 야말로네네츠 자치구 제3 교도소에서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교정당국에 따르면 나발니는 산책 뒤 사망했다. 교정당국은 "나발니가 산책 후 몸이 좋지 않았다"면서 "거의 곧바로 의식을 잃어" 의료진이 응급조처에 나섰지만 사망했다고 밝혔다. 당국은 절차에 따라 정확한 사인을 조사 중이라고 덧붙였다. 나발니 측근들은 당국이 그의 사망 원인을 은폐하려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나발니 대변인 키라 야미시는 러시아 당국자들이 나발니의 모친에게 그의 사망 원인과 그의 시신이 어디 있는지에 대해 거짓정보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야미시에 따르면 나발니 모친 류드밀라는 소셜미디어 텔레그램을 통해 아들이 16일 오후 2시17분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 텔레그램 메시지는 러시아 북부 유형지인 카프의 당국자들이 보낸 것이었다. 이들은 모친에게 나발니가 '돌연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가족들은 아직 나발니 시신도 보지 못했다. 현재 그의 시신이 어디 있는지도 확인되지 않았다. 당국은 부검으로 사인을 밝혀내기 전까지 시신을 인도할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야미시는 "부검 결과는 다음주에나 나올 것"이라면서 "당국이 시신을 넘기지 않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비난했다. ■대규모 시위, 공격적인 진압 나발니 돌연사로 러시아에서는 대규모 시위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러시아 야권 인사들과 나발니 지지자들은 그의 사망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푸틴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야권, 해외 망명 인사들은 나발니 죽음과 푸틴 간에 직접적인 연관이 없을 수도 있지만 푸틴에게 책임이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석유재벌 출신의 반정부 인사 미하일 호도로콥스키는 나발니 사인이 어떻게 나오든 나발니 독살을 처음 승인하고 투옥한 푸틴이 나발니 죽음에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당국은 대규모 시위 조짐이 보이자 이를 불법이라며 사전에 경고하고 나섰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7일 경찰이 러시아 전역에서 나발니 추모행사를 막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과정에서 수백명이 체포됐다. FT에 따르면 특히 수도 모스크바 경찰의 대응이 16일과 17일 사이 매우 공격적으로 바뀌었다. 나발니 영정사진 앞에 꽃을 놓는 이들을 촬영하고, 구호를 외치거나 팻말 시위를 하는 이들을 체포하고 있다. 인권단체 OVD-인포에 따르면 나발니 사망 이후 러시아 31개 도시에서 벌어진 추모행사에서 284명 넘게 체포됐다. ■"반대 목소리 사라져" "푸틴 책임" 외신들은 나발니가 사망하면서 러시아에서 푸틴에 대한 정치적 반대 목소리는 함께 사라지게 됐다고 지적했다. CNN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 당국은 반전 시위를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는데, 나발니가 생전 주도했던 반부패 대규모 시위는 푸틴이 통치하는 생애 동안엔 재현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WSJ은 "24년 동안 러시아를 사실상 통치해 왔고 다음 달 대선에서 6년간 연임을 노리고 있는 푸틴에겐 이제 도전을 제기하는 인물이 사실상 없어졌다. 그를 반대했던 많은 사람들이 감옥에 갇히거나 죽음을 맞이했다"고 전했다. 이어 "푸틴 반대파가 이제는 설 자리를 잃었다"라고 덧붙였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긴급기자회견을 열어 나발니 옥중 사망은 푸틴의 책임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전세계 수백만명이 그렇듯 나발니의 사망 소식은 놀랍지도 않다"면서 "격분하고 있다"고 말했다. 푸틴이 직접 그를 살해하라고 지시했는지 여부는 알 수 없지만 그가 곧 죽을 것이라는 점은 모두가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바이든은 "푸틴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다른 나라 국민 뿐만 아니라 자국민을 상대로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4-02-18 18:27:08[파이낸셜뉴스] 러시아 경찰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최대 정적인 알렉세이 나발니의 수감중 의문사 이후 그를 추모하려는 이들을 체포하고 있다. 나발니 측근들은 러시아 당국이 나발니의 사망원인을 은폐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나발니 사망으로 러시아에는 푸틴 대통령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한 동안 나오지 못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300명 가까이 체포 파이낸셜타임스(FT)는 17일(이하 현지시간) 경찰이 러시아 전역에서 나발니 추모행사를 막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과정에서 수백명이 체포됐다. FT에 따르면 특히 수도 모스크바 경찰의 대응이 16일과 17일 사이 매우 공격적으로 바뀌었다. 나발니 영정사진 앞에 꽃을 놓는 이들을 촬영하고, 구호를 외치거나 팻말 시위를 하는 이들은 체포한다. 인권단체 OVD-인포에 따르면 나발니 사망 이후 러시아 31개 도시에서 벌어진 추모행사에서 284명 넘게 체포됐다. 푸틴과 측근의 부패행위를 폭로한 나발니는 극단주의 단체 조직, 횡령 등의 혐의로 수감생활을 하다 16일 러시아 교정당국이 사망 사실을 발표한 바 있다. 은폐시도 나발니 측근들은 당국이 그의 사망 원인을 은폐하려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그가 결국 러시아 당국의 손에 사망했다고 강조하고 있다. 나발니 대변인 키라 야미시는 러시아 당국자들이 나발니의 모친에게 그의 사망 원인과 그의 시신이 어디 있는지에 대해 거짓정보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야미시에 따르면 나발니 모친 류드밀라는 소셜미디어 텔레그램을 통해 아들이 16일 오후 2시17분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 텔레그램 메시지는 러시아 북부 유형지인 카프의 당국자들이 보낸 것이었다. 이들은 모친에게 나발니가 '돌연사'했다고 밝혔다. 나발니는 지난해 12월 이곳으로 이감됐다. 그러나 가족들은 아직 나발니 시신도 보지 못했다. 현재 그의 시신이 어디 있는지도 확인되지 않았다. 당국은 부검으로 사인을 밝혀내기 전까지 시신을 인도할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야미시는 "부검 결과는 다음주에나 나올 것"이라면서 "당국이 시신을 넘기지 않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비난했다. 푸틴 정치적 반대는 나발니 사망과 함께 끝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 나발니가 사망하면서 러시아에서 푸틴에 대한 정치적 반대 목소리는 함께 사라지게 됐다고 지적했다. 푸틴에게 반대하던 이들 대부분이 감옥에 갇히거나 사망한 가운데 이번에 푸틴 반대를 상징하는 구심점 역할을 하던 나발니마저 사망하면서 이제 푸틴 반대파가 설 자리를 잃었다는 것이다.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가 전시체제로 돌입하면서 정치적 반대 목소리가 나올 여지가 크게 좁혀지고, 반대파는 감옥에 갇히고 있다. 평화를 외치는 시위대는 '외국 스파이' 혐의를 받고 투옥되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무슨 짓을 벌이고 있는지 온라인에서 의문을 제기한 72세 할머니는 최근 징역 5년 6개월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나발니 사망 이전에도 실질적인 반대 목소리라곤 찾아볼 수 없었던 러시아에서 이제 푸틴 반대의 상징과도 같았던 나발니가 사망하면서 더 이상 푸틴에 반대하는 목소리는 나오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높아지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4-02-18 06:43:53[파이낸셜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대 정적인 야권 정치인 알렉세이 나발니가 러시아 시베리아 교도소 수감 중 의문의 죽음을 맞이했다. 나발니의 돌연사로 러시아에서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고 미국은 푸틴에 책임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외신들은 나발니 사망에 '시대 종말'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나발니 의문의 죽음 17일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 연방교정당국은 나발니가 러시아 최북단 시베리아 지역의 야말로네네츠 자치구 제3 교도소에서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교정당국에 따르면 나발니는 산책 뒤 사망했다. 교정당국은 "나발니가 산책 후 몸이 좋지 않았다"면서 "거의 곧바로 의식을 잃어" 의료진이 응급조처에 나섰지만 사망했다고 밝혔다. 당국은 절차에 따라 정확한 사인을 조사 중이라고 덧붙였다. 나발니 측근들은 당국이 그의 사망 원인을 은폐하려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나발니 대변인 키라 야미시는 러시아 당국자들이 나발니의 모친에게 그의 사망 원인과 그의 시신이 어디 있는지에 대해 거짓정보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야미시에 따르면 나발니 모친 류드밀라는 소셜미디어 텔레그램을 통해 아들이 16일 오후 2시17분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 텔레그램 메시지는 러시아 북부 유형지인 카프의 당국자들이 보낸 것이었다. 이들은 모친에게 나발니가 '돌연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가족들은 아직 나발니 시신도 보지 못했다. 현재 그의 시신이 어디 있는지도 확인되지 않았다. 당국은 부검으로 사인을 밝혀내기 전까지 시신을 인도할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야미시는 "부검 결과는 다음주에나 나올 것"이라면서 "당국이 시신을 넘기지 않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비난했다. 푸틴의 최대 정적, 숱한 암살 고비 나발니는 2011년 반부패재단을 만들어 러시아 고위 관료들의 부정부패를 폭로해 푸틴의 최대 정적이 됐다. 그가 설립한 반부패재단, 시민권리보호재단, 나발니본부 등은 러시아 당국이 '극단주의 조직'으로 지정해 탄압했다. 러시아 정부는 그의 도덕성에 치명상을 입히고, 입을 막도록 하는 올가미로 부패혐의를 그에게 덧씌웠다. 그는 극단주의 활동과 함께 불법 금품 취득, 사기 등 파렴치한 범죄도 저질렀다는 혐의를 뒤집어쓰고 30년이 넘는 징역형을 선고받아 2021년 1월부터 복역중이었다. 나발니는 그동안 숱하게 죽음의 고비를 넘겼다. 2020년 8월에는 러시아 국내선 비행기에서 독극물 증세로 쓰러져 사경을 헤매다 독일에서 치료받은 뒤 귀국했다. 당시 그가 중독된 독극물은 러시아 정보기관이 자주 사용하는 독극물이었고, 서방 정보기관들은 푸틴이 그를 독살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판단했다. 나발니는 치료 뒤 러시아로 귀국하자마자 곧바로 수감됐다. 이번에 그의 사망이 확인된 제3교도소는 추위와 같은 혹독한 환경으로 '북극의 늑대'라는 별명이 붙은 악명 높은 교도소다. 그는 모스크바에서 약 235km 떨어진 멜레코보 제6교도소에 수감됐다가 지난해 12월 시베리아 제3교도소로 이감됐다. 이 과정에서 가족들에게 통보하지 않아 실종 해프닝을 빚기도 했다. 대규모 시위, 공격적인 진압 나발니 돌연사로 러시아에서는 대규모 시위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러시아 야권 인사들과 나발니 지지자들은 그의 사망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푸틴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야권, 해외 망명 인사들은 나발니 죽음과 푸틴 간에 직접적인 연관이 없을 수도 있지만 푸틴에게 책임이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석유재벌 출신의 반정부 인사 미하일 호도로콥스키는 나발니 사인이 어떻게 나오든 나발니 독살을 처음 승인하고 투옥한 푸틴이 나발니 죽음에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당국은 대규모 시위 조짐이 보이자 이를 불법이라며 사전에 경고하고 나섰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7일 경찰이 러시아 전역에서 나발니 추모행사를 막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과정에서 수백명이 체포됐다. FT에 따르면 특히 수도 모스크바 경찰의 대응이 16일과 17일 사이 매우 공격적으로 바뀌었다. 나발니 영정사진 앞에 꽃을 놓는 이들을 촬영하고, 구호를 외치거나 팻말 시위를 하는 이들을 체포하고 있다. 인권단체 OVD-인포에 따르면 나발니 사망 이후 러시아 31개 도시에서 벌어진 추모행사에서 284명 넘게 체포됐다. "정치적 반대 목소리 사라져" "푸틴이 책임" 외신들은 나발니가 사망하면서 러시아에서 푸틴에 대한 정치적 반대 목소리는 함께 사라지게 됐다고 지적했다. CNN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 당국은 반전 시위를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는데, 나발니가 생전 주도했던 반부패 대규모 시위는 푸틴이 통치하는 생애 동안엔 재현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WSJ은 "24년 동안 러시아를 사실상 통치해 왔고 다음 달 대선에서 6년간 연임을 노리고 있는 푸틴에겐 이제 도전을 제기하는 인물이 사실상 없어졌다. 그를 반대했던 많은 사람들이 감옥에 갇히거나 죽음을 맞이했다"고 전했다. 이어 "푸틴 반대파가 이제는 설 자리를 잃었다"라고 덧붙였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긴급기자회견을 열어 나발니 옥중 사망은 푸틴의 책임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전세계 수백만명이 그렇듯 나발니의 사망 소식은 놀랍지도 않다"면서 "격분하고 있다"고 말했다. 푸틴이 직접 그를 살해하라고 지시했는지 여부는 알 수 없지만 그가 곧 죽을 것이라는 점은 모두가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바이든은 "푸틴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다른 나라 국민 뿐만 아니라 자국민을 상대로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4-02-17 03:54:31도쿄에서 개를 키운다는 것 【도쿄=김경민 특파원】 일본에서 고양이의 '집사', 개 반려인이 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보통 집들이 한국보다 작은 데다 입양부터 키우는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입니다. 일단 입양부터 쉽지 않습니다. 한국처럼 유기견이나 유기묘를 입양하는 경우에는 비용이 들지 않지만 일본에서는 애완동물 숍에서 구매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변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일단 입양하는 데만 200만~300만원은 싼 편입니다. 사람들이 선호하는 품종은 1000만원을 웃돌기도 한답니다. 여기다 예방접종을 비롯한 각종 의료비와 사료값 등을 고려하면 비용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도쿄 중심가에서 개를 키우면 부자'라는 인식도 있습니다. 그래도 반려동물에 대한 일본인의 사랑은 남다른 것 같습니다. 일본에는 현재 약 1600만마리의 개와 고양이가 있다고 추계되는데요. 이는 일본의 15세 미만 인구(1435만명)보다 많은 숫자라고 합니다. 일본에서 볼 수 없는 것 중에 하나가 '캣 맘'입니다. 한국에서는 캣 맘이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것 있잖아요. 일본에서는 남에게 피해를 주기 싫어하는 국민성 영향인지 캣 맘을 볼 수 없습니다. 또 철저한 등록제 덕분에 도심의 길거리에서는 유기견, 유기묘도 쉽게 볼 수 없습니다. 이런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반려견은 '충견 하치코(ハチ公)'이라고 불리는 개입니다. 지난해 11월 11일 오타테시에서는 하치 탄생 100주년을 축하하는 행사가 열렸습니다. 동상에 헌화한 한 초등학생은 "하치는 소중한 사람을 계속 기다리는 아름다운 마음을 주었다"는 내용의 편지를 낭독했습니다. 한 쪽 무대에서는 하치와 같은 아키타 한마리가 사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는 이벤트를 열어 행사장의 분위기를 띄웠습니다. 유난을 떤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한편으로는 하치코를 캐릭터화하고, 하나의 관광상품으로 만드는 것을 보니 대단하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일본이 사랑하는 '하치', 100살 되다 지난해 100살을 맞은 하치는 자타공인 일본이 가장 사랑하는 '국민 개'일 겁니다. 한국에 돌아온 백구(1993년에 대전으로 팔려갔다가 7개월 만에 약 300㎞의 거리를 되돌아 진도로 돌아온 진돗개)가 있다면 일본엔 하치가 있습니다. 일본 전통 아키타 품종인 하치는 지금으로부터 101년 전인 1923년 11월 10일에 아키타현 오타테시에서 태어났습니다. 사망한 주인을 시부야역 앞에서 끝까지 기다리다 죽은 '하치(ハチ)'에게, 충성심이 높다는 의미에서 '공(公)'을 붙여 '하치코(ハチ公)'라는 이름을 붙여준 것입니다. 하치는 생후 50일 정도에 도쿄 시부야에 살고 있던 우에다 에이자부로 도쿄대 교수의 집에 입양됐습니다. 당시 우에다 교수는 시부야역에서 전철을 타고 도쿄대학으로 출퇴근했습니다. 하치는 항상 역앞까지 교수를 배웅하고, 다시 주인이 올 때까지 시부야역에서 기다리는 것이 일과였습니다. 1925년 우에다 교수가 도쿄대에서 급사한 이후에도 하치는 10년 가까이 교수가 살아있을 때처럼 시부야역에 교수를 마중 나왔습니다. 이 스토리가 아사히신문에 실리면서 하치는 충견으로 일약 유명세를 치렀습니다. 1934년 기부금이 모여 청동상이 세워졌고, 화려하게 제막식도 열렸습니다. 청동상은 사실 하치가 살아 있을 때에 세워진 것이죠. 하치의 '충성'이라는 이미지가 당시 일본 제국주의 선전에 딱 맞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하치는 11살이 되던 그 이듬해에 죽었습니다. 당시는 제2차 세계대전을 치르고 있던 일본의 전세가 급격하게 꺾이던 때입니다. 전쟁 중 자원 조달에 시달린 일본군은 급기야 많은 시민들에게 사랑을 받던 하치의 청동상마저 군수물자로 공출했습니다. 종전 하루 전인 1945년 8월 14일의 일이었습니다. 우리가 지금 보고 있는 하치코 동상은 1948년 종전기념일(8월 15일)에 연합군 총사령부 관계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세워진 두번째 동상입니다. 하치의 두번째 동상은 패전국으로 전락한 일본의 부흥이라는 의미를 가졌다고 합니다. 하치의 사후 도쿄대학 농학부에서는 병리해부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사람의 부검도 흔하지 않던 시절, 단순한 개 한 마리가 아니라 '국민 개'로서 당시 하치가 얼마나 전폭적인 사랑을 받았는지 가늠케하는 대목입니다. 부검 결과 심장과 간에서 사상충이 대량으로 나왔습니다. 이로 인해 복수가 고여 고통 받았고, 결국 사인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 위에서는 닭꼬치의 꼬챙이가 3, 4개 발견됐는데, 이 꼬챙이에 의해 소화기관이 손상됐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부검 후 하치의 시신은 박제돼 국립과학박물관에 지금도 보존돼 있습니다. 하치 동상은 하치가 태어난 오타테시에도 하나 더 있습니다. 시부야역 동상과 비슷한 시기에 세워졌지만 이 동상 역시 태평양전쟁 당시 쇳물로 녹여졌다가 1987년에 지금의 자리에 다시 세워진 것입니다. 2012년에는 우에다 교수의 고향인 미에현 쓰시의 긴테츠히사이역 앞에 우에다 교수와 하치가 마주 보는 모습의 동상이 세워지기도 했습니다. 논밭에서 日트렌드의 성지로 하치가 다녀간 100년의 시간 동안 시부야 일대는 그야말로 천지개벽을 했습니다. 동상이 된 하치는 같은 자리에서 일본의 변화를 목도했습니다. 지금 시부야는 일본의 유행을 선도하는 화려한 문화 일번지인데요. 1885년에 일본 철도 시나가와 선(현재의 JR 야마노테 선)역이 개업했을 무렵의 시부야는 전원 지대였습니다. 당시 시부야역의 하루 이용객이 당시에는 겨우 십여명에 불과했다고 합니다. 현재 하루 260만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그 유명한 스크램블 교차로를 오가면서 시부야역을 이용하는 것과 비교하면 이 곳이 얼마나 변모했는지 실감이 납니다. 특히 일본의 부흥을 세계에 각인시킨 1964년의 도쿄 올림픽은 시부야에도 전기가 됐습니다. 그 때 도로 교통망, 인프라가 정비되면서 현재 기반을 구축했습니다. 1971년 11월에는 시부야 폭동 사건으로 전국이 떠들썩했습니다. 미군 주둔을 인정한 오키나와 반환협정 조인에 반대하는 학생들의 시위대가 폭도화해 기동대 등을 화염병과 쇠파이프로 습격한 사건입니다. 1973년 시부야는 대표 쇼핑몰인 '파르코', 1979년 '시부야 109'가 잇따라 문을 열자 유행에 민감한 10~20대가 모이는 젊은이들의 거리로 발전했습니다. 1980년대 시부야 캐쥬얼 스타일을 뜻하는 '시부카지', 'DC브랜드' 등 이른바 일본의 버블패션이 각광을 받았고, 진하고 검은 얼굴 화장을 드러냈던 '갸루패션'에 이르기까지 시부야는 시대를 대표하는 패션과 음악이 탄생하는 무대로 탈바꿈했습니다. 요즘 시부야-하라주쿠가 젊은이들의 패션 성지가 된 것도 이 때부터입니다. 1987년에는 영화 '하치 이야기'가 개봉하면서 잠시 기억에서 밀려났던 하치가 다시 언론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2009년에는 미국에서 리처드 기어가 주연을 맡은 영화의 모티브가 되는 등 하치의 스토리는 해외에서도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이 때부터 하치코 동상은 만남의 장소 뿐만 아니라 방일 외국인들이 찾는 관광지로 큰 인기를 끌게 됐습니다. "거긴 꼭 가야돼", 더 '힙'해진 시부야, 외국인·기업 '핫플'로 이제 시부야는 방일 외국인 10명 중 6명이 찾는 국제적인 관광 도시가 됐습니다. '2022년도 국가·지역별 외국인 여행자 행동 특성' 조사에 따르면 방일 외국인이 방문한 도내의 장소(복수 회답)는 시부야가 58.4%로 가장 많았습니다. 방문 장소 중 가장 만족한 장소로 응답률이 높았던 곳도 시부야였습니다. 특히 시부야는 이번 조사에서 처음으로 긴자를 누르고 1위가 돼 명실상부 도쿄 최대의 번화가로 자리잡았습니다. 시부야에서는 최근 100년를 내다보는 대규모 재개발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2018~2020년에 걸쳐 '시부야 스트림' '시부야 솔라스타' '시부야 후쿠라스' '미야시타 공원' 등의 상업 시설과 사무실이 연달아 개장했습니다. 향후 '시부야 사쿠라 스테이지' 등도 오픈을 앞두고 있습니다. 해외 스타트업들도 시부야로 모이고 있습니다. 시부야구는 지난해 8월까지 미국, 한국, 스웨덴 등에서 11개사를 유치했습니다. GMO 인터넷그룹, 사이버 에이전트, 구글 일본법인 등 정보기술(IT) 기업들이 대표적입니다. 국내외 스타트업과 글로벌 기업들이 속속 모여들면서 특유의 문화가 발산되고, 더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는 선순환이 시부야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고 있습니다. 다시 얼굴을 바꾸는 시부야를 향해 언론들은 '잘한 재개발'의 모범 사례로 꼽고 있습니다. 지난 100년간 격동의 세월을 보내면서 시부야는 옛 모습을 찾기 힘들 정도로 변화했습니다. 그러나 충견 하치만은 한 자리에서 변함 없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일본에는 '혼네'(本音)와 '다테마에'(建前) 문화가 있습니다. 혼네는 진짜 속마음이고, 다테마에는 밖으로 보여주는 겉마음입니다. 개인보다는 조직·사회적 관계를 중시하는 일본인들은 좀처럼 혼네를 드러내지 않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보는 일본은 다테마에의 파편에 불과할지도 모릅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2023-11-13 13:28:31[파이낸셜뉴스] 서울 강남의 한 초등학교 학부모들이 단톡방을 만들어 교사들에게 지속해서 갑질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27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전문매체 ‘교육언론 창’은 강남의 A초등학교 학부모 일부가 카카오톡 단톡방을 만들어 교장과 교사 등 교원들을 초대한 후 “교장 멱살 한 번 제대로 잡혀야 정신 차릴 듯” 등의 글을 올리며 교사와 학교에 협박을 가하고 있다고 지난 26일 보도했다. 현재 366명이 가입된 이 단톡방의 이름은 ‘A사모’다. 2021년 9월 3일에 개설됐으며, 이 학교 일부 학부모들이 ‘과밀학급 해소를 위한 모듈러(임시 조립식) 교실’ 반대 활동을 벌일 때 만들어졌다고 한다. 매체는 A사모에 학부모 등이 2021년부터 현재까지 올린 글과 사진 등을 공개했다. 2021년 9월 7일 학부모 B씨는 단톡방에 교장이 버젓이 들어와 있는 데도 “교장 멱살 한 번 제대로 잡혀야 정신 차릴 듯”이라고 으름장을 놓는 글을 적었다. 당시 교장이 충격을 받자 또 다른 회원은 “교장 선생님 몸이 많이 안 좋아졌네. 부검해봐야 할 듯”이라며 조롱했다. 이에 다른 학부모는 “부검하자”라고 호응했다. 또 ‘남편권력’을 내세우는 글을 통해 학교를 압박하는 일도 있었다. 학부모들은 “아빠들 나서기 전에 해결해라” “점잖은 아빠들 나서면 끝장 보는 사람들이다” “괜히 사회에서 난다 긴다 소리 듣는 거 아니다” “진짜 이런 분들 나서면 무서운 것 알아야 한다” 등의 글을 올렸다. 또 다른 학부모는 “여기 학부모들이 의사, 변호사 등 전문직만 있는 줄 아나 본데, 왜 친인척 중에 고위공무원이 없다고 생각하는 거지?”라면서 “조용히 정년까지 갈 마지막 기회”라고 협박하기도 했다. 같은 해 11월에는 교장에게 “미친 여자”라고 욕하며, 교장 실명을 거론해 “OOO씨, 동대문에서 장사하다 왔나?”라고 비꼬기까지 했다. 매체에 따르면 단톡방은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9일 한 교사가 병가를 내자 학부모는 “코로나? 식중독?”이라고 적었다. 또 다른 학부모는 “마음이 아파서 그런 건가?”라고 말하기도 했다. ‘익명’으로 운영되는 이 단톡방에 올라온 글 대부분은 교사와 교장 등 교원들을 저격하는 글이다. 한 교사는 매체에 “우리는 교사의 실명까지 거론되는 단톡방에서 언제든지 조리돌림을 당할 수 있기 때문에 학생 교육을 제대로 할 수가 없다”며 “이것은 교사 사냥이다”고 토로했다. 한편, 매체 보도 후 한 학부모는 “A초 학부모는 3000여명인데 이 단톡방에 들어와 있는 분들은 300여 명에 불과하다”며 “이들이 마치 학부모 전체를 대표하는 양 익명성 뒤에 숨어서 학교를 공격하는 바람에 우리 아이들이 큰 피해를 입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3-09-27 08:47:52[파이낸셜뉴스] 빗길에 왕복 4차로를 무단횡단하던 60대 남성이 차에 치여 사망했다. 이 남성은 차량에 한 차례 치인 뒤 반대편에서 오는 차량에 재차 깔렸다. 19일 경남 마산동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25분께 창원시 마산회원구 석전동에 위치한 왕복 4차로 도로에서, 서마산IC에서 석전 사거리 방면으로 직진하던 승용차가 무단횡단을 하던 보행자 A씨를 충격했다. 이후 A씨는 사고 충격으로 중앙선을 넘어 반대편 차로로 쓰러졌고, 마주오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다시 치였다. A씨는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경찰은 승용차 운전자 B씨와 SUV운전자 C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B씨와 C씨는 사고당시 음주와 무면허 상태는 아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부검을 통해 A씨의 정확한 사인을 조사할 방침이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2023-07-19 13:21: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