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23일 국회 탄핵결정 이후 처음으로 청와대 밖을 나와 국립현충원을 방문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이날 오후 서울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을 방문해 10분 가량 머무르며 부모인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의 묘소를 성묘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9일 국회의 탄핵소추 이후 박 대통령이 청와대 밖을 나와 외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실제 이날 오후 2시를 전후해 청와대 앞길은 5분 가량 통제됐다. 이 관계자는 박 대통령의 이날 외출에 대해 "명절을 앞두고 (부모의 묘소에) 다녀온 것"이라며 "최소한의 경호인력만 대동한 채 대통령 혼자 다녀왔다"고 전했다. 청와대 측은 명절을 앞둔 성묘라고 일축했으나 박 대통령이 이날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의 묘소를 찾은 건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는 특검수사와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으로 인한 심리적 압박을 이겨내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최근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에 관여한 혐의로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구속수감돼 특검수사를 받고 있는데다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정이 예상보다 앞당겨질 것이란 전망이 속속 제기되고 있어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를 자극, 보수층 결집을 통해 상황을 돌파해보겠다는 의지 역시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지난 주말 청와대 관저에서 촛불집회에 대해 보고 받으며 탄핵 반대 집회 참석자이 고령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얼마나 힘드실까"라며 걱정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2017-01-23 17:06:55[파이낸셜뉴스] 대구지검 안동지청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부모 산소를 훼손한 혐의를 받는 이모씨(80대) 등 4명에 대해 기소유예 처분했다고 2일 밝혔다. 기소유예는 형사사건에서 검사가 범죄의 혐의를 인정하지만, 범인의 성격·연령·환경·범행 후 정황 등을 참작해 공소 제기를 하지 않는 것이다. 이씨 등은 지난해 5월 경북 봉화군 명호면에 있는 이 대표의 부모 산소 주변을 훼손한 뒤 한자로 '생명기(生命氣)'라고 적힌 돌 6개를 묻은 혐의를 받았다. 검찰 조사 결과 이씨 등이 묻은 돌에 적힌 글은 이 대표를 해하려는 목적이 아닌 것으로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봉분 일부를 훼손했지만 피해자 측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말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2024-02-02 19:12:01[파이낸셜뉴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자신이 운영중인 경남 양산 '평산책방' 홈페이지를 통해 소설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축하했다. 文 "내가 추천했던 책이라 더 감회" 문 전 대통령은 '평산책방'의 유료 회원들이 이용할 수 있는 게시판을 통해 지난 11일과 13일 두차례 글을 올렸다. 평소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에 자주 글을 올리던 문 대통령의 공개 SNS에는 딸 다혜 씨의 음주운전 논란을 의식한 듯 지난 2일 이후 게시물이 없는 상태다.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발표 이튿날인 지난 11일 문 전 대통령은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책친구들과 함께 축하한다. 정말 자랑스럽고 기쁜 일”이라며 “노벨문학상과 가장 가까운 작가가 한강이라고 생각해 왔는데 드디어 이런 날이 오는구나 싶다"고 전했다. 이어 "나는 그의 소설 ‘소년이 온다’와 ‘작별하지 않는다’를 국민들에게 추천한 적이 있어서 더 감회가 깊다”고 덧붙였다. 한강, 노벨상 수상에 "역사의 피해자들에게 진정한 위로 되길" 문 전 대통령은 13일에는 5·18 민주화운동을 다룬 ‘소년이 온다’와 제주 4·3 사건을 다룬 ‘작별하지 않는다’에 대한 감상을 전했다. 그는 “‘소년이 온다’는 16세 고1의 나이에 5·18 광주항쟁에 참여해 끝까지 도청을 지키다 계엄군의 총에 사망한 문재학 열사가 실존모델”이라며 “그의 묘소는 상징성 때문에 정치인 등의 공식참배 때 들르는 묘소 중 하나가 됐다”고 했다. 문 전 대통령은 “나는 공식참배와 별도로 개인적으로 그의 부모와 함께 묘소를 참배한 적이 있다”면서 “(문재학군은) 나와 이름이 비슷하지만 친척이 아니고 달리 인연이 있지도 않다. (그의 묘소를 따로 찾은 건) 그 어린 소년에게 가해진 국가폭력이 너무나 미안해서 특별하게 추모하고 부모를 위로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어 “나중에 ‘소년이 온다’를 읽은 후 어머니 김길자 여사에게 ‘아들을 주인공으로 한 좋은 책이 나왔으니 위안 삼으시라’고 말했더니 어머니는 ‘아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았다’고 대답했다”며 “그 책이 노벨문학상 수상작이 됐으니 어머니에게 더 큰 위안과 해원이 됐을 것이다. 한강 작가의 수상을 보며 내가 느낀 또 하나의 감회”라고 덧붙였다. 문 전대통령은 자신이 추천한 ‘소년이 온다’와 ‘작별하지 않는다’를 읽기 어렵다는 독자들의 의견에 대해 “(두 작품의 내용이) 고통스러워서 읽을 엄두가 안 났다거나 읽기를 중단했다거나 하는 분들이 꽤 있어서 댓글 대신 글을 올려본다”면서 추가 글을 남겼다. 그는 “시대의 아픔 또는 역사 속에서 피해자들이 겪은 고통을 공감할 때 진정한 위로가 되고 피해자들의 해원이 되지 않을까. 그러니 고통을 회피하지 말고 직시하자고 생각하면 어떨까. 역사를 제대로 알고 부당한 역사에 분노하기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10-15 10:55:19모란흠향(牡丹歆饗). 방금 열린 모란꽃 봉오리 속으로 들어간 벌 한 마리가 나오지 않는다. 가까이 코를 대고 들여다보니 꽃술들 가운데 나둥그러진 벌 한 마리. 모란 향에 기절했다. 마당에 핀 모란이 재건축 과정에서 용케 살아남아서 스무 송이나 꽃봉오리를 맺었다. 개나리가 옆에서 노랑 꽃잎을 아직도 달고 있는데. 자연의 혼돈이 목전에서 진행되고 있음을 본다. 모란의 시계가 자연을 제대로 진단하고 있다. 선거판의 혼돈은 시간이 지나면 제자리를 잡을 것이지만, 자연의 혼돈은 어느 방향으로 어떤 속도로 진행되는 것인가? 아무도 가늠하지 못하는 것이 혼돈의 정도를 말해주는 지표다. 40년 전부터 나는 이러한 문제를 강연과 논문으로 소리 높여 거론했다. 자연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 삶을 모델로 살아보자는 일종의 생태환경운동이었다. 30년 전에는 '똥이 자원이다'라는 책을 발간했다. "원시시대로 돌아가자는 얘기냐"는 항의도 끊임없었고, '똥'을 입에 담는다는 조롱도 어지간히 뒤따랐다. 그래서 20년 전에는 다시 '똥도 자원이라니까'라는 제목의 책을 발행했다. 전자는 출판사 사장이 쌍수를 들고 환영했지만, 후자의 출판사 대표는 난색을 표시한 적도 있었다. 자연질서를 거스르는 삶이 가져올 파탄이 우리 집 마당에서만이 아니라 이제는 전 지구적으로 총체적인 자연에서 드러나 있다. 일부에서는 '지구탈출' 시험들을 하고 있지만, 그것도 모두 돈방석에 앉은 자들의 돈놀음일 뿐. 인류에게 적용되는 것은 무상(無常)과 필멸의 질서다. 군비경쟁과 인공위성 제작 과정에서 생산되는 엔트로피는 생각도 않는 것이 세계 과학계의 현실이 아닌가. 그 돈이면, 살림살이의 터전이 눈앞에서 수몰로 진행되고 있는 태평양 섬 사람들의 걱정을 덜어줄 수 있을 텐데. 학생들과 함께 뉴기니 섬을 찾은 적이 있다. 한반도의 3.5배나 되는 거대한 섬은 유럽이 식민지를 확장하던 시기 책상 위에서 삼등분으로 나뉘었고, 네덜란드와 독일 그리고 영국 차지가 되면서 외부지배의 가시밭길 역사가 시작됐다. 제2차 세계대전 동안 부분적으로 점령했던 일본은 이 섬을 신야마토(新大和)라고 작명하는 포부도 보였다. 태평양을 '대동아해'라고 개명한 것과 동일한 맥락이었다. 이 섬은 토레스해협을 격하여 호주 대륙과 마주 보고 있다. 그 토레스해협의 가운데 위치한 트로브리안드 섬에서 제1차 세계대전 동안에 인류학자 말리노브스키의 명작이 탄생했다. 내가 간 곳은 그 반대편 동북쪽의 비악섬이었다. 파푸아로 불리는 이 지역은 무장독립단체(OPM)의 활동을 탄압하는 인도네시아 군대가 주둔하는 곳이었다. 해변을 끼고 있는 마을의 풍광은 야자수 그늘이 울창하고, 물장구를 치는 아이들의 모습은 한없이 평화스럽게 보였다. 그곳 마을에서 여아가 탄생하면서, 아내의 이름을 여아의 이름으로 승계받아도 좋겠는가 하는 요청이 있었다. 학교 선생님인 움베르또의 딸 이름이 '누미'다. 이제 14세가 되었을 것이다. 해변가의 도로변으로 돌 무더기들이 쌓여 있었고, 한쪽에서는 긴 모래사장에 돌담 쌓는 공사를 하고 있었다. 정부가 시멘트를 보조해주고, 주민들이 동원돼 산으로부터 돌을 운반하고 인부들이 해안벽을 치고 있었다. 파도가 센 날은 바닷물이 마을 안으로 들어온다고 했다. 파푸아 사람들의 묘지는 집 주변의 마당이다. 오래전 작고한 조부모의 묘소와 최근 사망한 부모님 묘소들이 마당에 즐비하다. 밤에는 묘소마다 등불을 밝힌다. 그것이 악령 출현을 막기 위한 방법이란다. '까르와르'로 불리는 악령은 잘못된 조상신이라고. 사람들 눈에는 보이지 않는 '까르와르'는 개의 행동에 의해서 인지된다. 개는 '까르와르'를 볼 수 있다고. 그래서 개가 짖는 소리가 들리면, 사람들은 거의 자동적으로 "아, 까르와르!"라고 소곤대면서 몸을 움츠리는 시늉을 했다. 조상 묘소는 주민들의 일상생활 공간에 함께 있다. 묘소 주변은 시멘트로 되어 있고, 무덤과 무덤 사이에 밧줄을 걸어서 빨래를 널기도 하고, 아이들은 묘소 주변을 뛰어다니면서 숨바꼭질도 한다. 일상생활의 공간에서 함께 살고 있는 '죽은 자'의 집인 묘소가 바닷물에 잠기기 시작했다. 해수면 상승이 원인이고, 그렇게 해서 올라오는 바닷물을 막기 위해서 길고 긴 해안가에 돌담 시멘트를 구축하고 있었다. 태평양에 산재한 섬들 중에서도 바누아투 쪽이 해수면 상승의 피해가 가장 심각하다. 섬의 3분의 1이 잠기기 시작했다고 바누아투 총리가 유엔에 호소한 지가 오래되었다. 비악 사람들은 "산 사람은 산으로라도 도망을 가면 되지만, 조상들은 그대로 수장될 운명"이라고 한탄한다. 수장된 조상의 까르와르들은 악령으로 돌변할 것이고, 악령에 시달려야 할 사람들의 살림살이가 암담한 미래다. 파푸아 사람들은 그야말로 자연에 해를 끼치면서 살아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그들의 살림살이는 탄소의 '탄'자도 모르는 방식이다. 기름때가 바닷가의 돌바위에 여기저기 시커멓게 달라붙었다. 태평양을 지나는 선박들과 해상사고로부터 방출된 기름들이 파푸아 사람들의 살림살이를 위협한다. 잘 먹고 잘 사는 사람들의 살림살이 방식이 저지른 죄과를 엉뚱한 파푸아 사람들이 받고 있다. 알래스카의 이누이트도, 히말라야의 네팔과 랩랜드의 사미 사람들도, 아마존의 인디오들도 모두 기름 한 방울 안 만져보고 기후변화의 일차 피해자가 되어 버렸다. 서울의 누미가 비악의 누미를 생각한다. 모란흠향이 한 달이나 빨라진 서울 살림을 걱정하는 것이나, 비악 마을의 무덤들이 수장되는 것을 걱정하는 것이나 다 부자들의 탄소배출 때문에 일어난 결과인데. 이렇게 잘못 돌아가는 문제는 누구에게 손해배상 청구를 해야 하나.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가 기하급수적으로 누적되어 가고 있는 현상은 이미 과학적으로 증명됐고, 피해자도 속속 확인됐다. 피해보상을 위한 입법체계 앞에서 꿀 먹은 벙어리가 된 '가진 자'들의 행패를 바라보면서 속수무책인 나를 한탄한들 무슨 소용일까. 그래, 우리는 '법대로' 해야 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 입증책임을 물어야 할 대상도 분명하게 확정된 상태이거늘, 입법체계의 한계를 저주만 하고 있을쏘냐. 국제법이라는 법체계가 적용될 수 없는 대상이라면 우주법이나 세계법이라도 만들어야 할 것 아닌가. 인류일원론과 공생론에 대한 철학 빈곤의 비극이다. 전경수 서울대 인류학과 명예교수 jsm64@fnnews.com 정순민 기자
2024-05-13 18:24:43[파이낸셜뉴스] 일제강점기 미주 지역에서 조국의 독립운동을 지원했던 차보석·신달윤 선생의 묘소 위치가 최근 공식 확인돼 이들 선생의 유해를 국내로 봉환하기 위한 절차가 진행될 전망이다. 20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국가보훈부는 미국에 안장돼 있는 문양목 애국지사 유해를 봉환하기 위해 지난 10월 보낸 출장단을 통해 현지 독립유공자 묘소 실태조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두 선생의 묘소가 샌프란시스코 사이프러스 묘지에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앞서 보훈부는 미주지역 한인신문 등 자료 조사 결과와 관련 증언·제보를 토대로 차 선생 등이 사후 사이프러스 묘지에 안장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 이번에 처음 현장 조사를 벌였다. ■독립운동가에 자금 지원, 두 분 모두 미국서 타계 보훈부는 이들 두 선생의 미국 내 묘소가 확인된 만큼 앞으로 유족 등 직계후손을 찾아 유해의 국내 봉환 여부를 협의할 계획이다. 보훈부 관계자는 "해외에 있는 독립유공자 유해 봉환은 일반적으로 유족의 청원을 통해 진행된다"며 "만일 생존 유족이 없는 것으로 확인되면 교민사회의 청원을 통해 봉환을 추진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보훈부 관계자는 "충분한 준비를 거치되, 최대한 빨리 문 지사를 국내로 모실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1932년 3월 미국에서 타계한 차 선생은 1925~1932년까지 독립운동가들에게 자금을 지원했다. 1956년 7월 미국에서 타계한 신 선생도 1905~1945년 기간 조국 독립을 위해 힘쓰던 국내외 독립운동가들에게 여러 차례에 걸쳐 자금을 지원했다. 우리 정부는 이들의 공적을 기려 차 선생에겐 2016년 건국훈장 애족장을, 그리고 신 선생에겐 2015년 대통령표창을 각각 추서했다. 차 선생은 1892년 평안남도에서 태어나 1921년부터 중국 상하이(上海)의 재상해유일학생회에서 활동하다 미국으로 넘어가 1925년부터 대한여자애국단 샌프란시스코지부 단장, 총단장, 서기·재무담당, 그리고 1931년 대한인국민회 입회 뒤엔 1932년 '3·1절' 기념식 준비위원 등을 맡았다. 이 과정에서 차 선생은 샌프란시스코 국어학교의 교사, 재무담당으로 일하기도 했다. 또 신 선생은 1881년 평안남도 출생으로 역시 미국으로 건너간 뒤 1907년 공립협회 리버사이드 지방회 구제위원, 1908년 샌프란시스코 지방회원에 이어 1910년부터 대한인국민회 새크라멘토 지방회의 부회장·총무 및 재무담당을 맡았다. 또 그는 1919년 맨티카 지방회의 총무, 1927년 샌프란시스코 지방회 총무·법무, 1943년 샌프란시스코 한인경위대원 등으로 활동했다. ■미국서 타계한 문양목 지사도 국내 봉환 추진 진행 중 보훈부는 미 캘리포니아주 파크뷰 공동묘지에 안장돼 있는 문양목 지사 유해를 국내로 봉환하기 위해 현지 변호사를 선임하고 주(州) 법원에 문 지사의 유해 이장을 위한 파묘 청원 소송을 제기하기 위해 청원인 1만명의 서명을 받는 등 그 준비 작업을 진행 중이다. 문 지사 손자도 묘지 측에 문 지사 유해 이장을 신청했지만 주법률상 공동묘지에 매장된 유해는 그 부모나 배우자, 형제·자매의 신청이 있을 때만 이장이 가능하단 이유로 이장을 불허했다. 그러던 중 문 지사의 아들은 2020년 8월 타계했다. 1869년생인 문 지사는 1905년 을사늑약 체결 뒤 미국으로 건너가 1907년 대동보국회를 결성했고 1909년엔 네브라스카주에 한인소년병학교를 설립하는 등 미주 지역에서 국권회복 및 항일독립운동을 벌인 인물이다. 문 지사는 특히 1919년 '3·1운동'의 계기가 된 파리평화회의 청원대표 파견 결정 등에도 참여했고, 이후엔 멘티카 지방에 국어학교를 열어 한인 어린이들을 가르쳤다. 정부는 문 지사의 이 같은 공훈을 기려 1995년 건국훈장 독립장을 추서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3-12-20 12:32:35[파이낸셜뉴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묘소 훼손 사건이 벌어진 지 한 달이 지났지만 경찰은 아직 용의자를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28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경기도 남양주시 모란공원 민주열사 묘역에 있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묘소를 누군가가 검은색 스프레이로 훼손했다. 경찰은 사건 발생일 전후로 모란공원 묘역을 드나든 사람들을 추리고 행적을 파악했으나, 사건 발생 장소를 비추는 CCTV가 없어 뾰족한 단서는 나오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일대 CCTV를 모두 분석해 수상한 물건을 소유하거나 거동이 이상한 사람들의 행적을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 전 시장의 묘소는 2021년에도 한 번 훼손된 바 있다. 앞서 고인은 2020년 성추행 의혹으로 피소당하면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 유가족들은 고인의 "화장해서 부모님 산소에 뿌려달라"라는 유언을 통해 그해 7월 13일 고향인 창녕군 장마면의 선영에 묻었다. 이후 2021년 9월 한 20대 남성이 박 전 시장의 묘소 중앙 부분을 삽으로 파헤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현재 박 전 시장의 묘소는 4월 유가족이 지금의 모란공원으로 이장했다. 다만, 당시 국민의힘 등 보수 진영은 이를 두고 "민주화 성지를 모독하는 일"이라고 비판을 하기도 했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2023-09-28 11:46:55[파이낸셜뉴스] 배우 이영애가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인 이승만 전 대통령 기념관 건립 기금 조성을 위한 국민 모금 운동에 후원 의사를 먼저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이승만대통령기념관건립추진위원회’에 따르면, 이영애는 추진위원회가 발족하기 전인 지난 7월 후원 의사를 재단 측에 전했다고 한다. 재단 관계자에 따르면 이영애는 지인을 통해 “기념관 건립 취지에 뜻을 함께 한다”며 기부 의사를 전달했다. 위원회 측은 11일 '(재) 이승만 대통령 기념재단'을 통해 모금 운동을 시작했다. 첫날에만 2,052명으로부터 약 3억 원의 후원금이 모였다. 한편 이영애의 기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국내 뿐 아니라 해외 소외 이웃과 재난 사태에도 각별한 관심을 보여왔다. 지난 8월 미국 하와이 산불 피해 이재민을 위해 5000만원을 기부한 이영애는 그동안 구룡마을 화재, 충청지역 수해, 코로나19 및 우크라이나 분쟁 피란민 구호 등 도움이 필요한 이웃들을 위해 아름다운 선행을 펼쳐왔다. 앞서 2021년 1월에는 양부모 학대 끝에 16개월 짧은 생을 마감한 정인이의 묘소를 찾은 데 이어, 정인이 같은 아픈 어린이들을 위해 써달라며 1억원을 조용히 기부했다. 2014년에는 조산한 대만 임산부를 돕기 위해 병원비 1억원을 대신 납부했다. 또 2015년에는 ‘대한민국 부사관 사랑 음악회-더 히어로스’의 경비인 4억 원 전액을 후원한 바 있다. 그 해 8월에도 북한의 DMZ 지뢰 도발로 부상을 당한 김정원 하사와 하재헌 하사에게 위로금을 전달하고 전방에서 고생하는 부사관들을 위한 공연에 써달라며 5000만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지난해는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가 “이영애의 편지와 기부에 큰 감동을 받았다”며 1억원과 함께 위로의 편지를 보냈다는 사실을 밝히기도 했다. 이승만 전 대통령 기념관 사업은 독립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에 따라 전액 정부 예산으로 진행할 수 있다. 그러나 국민 참여 속에 추진하기 위해 70%를 국민 모금으로 충당하기로 했다. 건립 추진위원회는 김황식 전 국무총리가 위원장을 맡았으며, 이영일 대한민국역사와미래재단 고문, 주대환 조봉암기념사업회 부회장, 한화갑 한반도평화재단 총재 등 23명이 건립추진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3-09-12 13:54:36[파이낸셜뉴스] 군 복무 중 사망한 고인의 유족이 없어 국가유공자로 등록되지 못한 채 야산에 안치된 순직 군인이 66년 만에 국가유공자로 예우받는다. 국민권익위원회는 66년 전 군 복무 중 순직한 군인에 대해 국가유공자 등록 신청할 것을 국가보훈처에 권고했다고 13일 밝혔다. A씨(이하 고인)는 1957년 군에 입대했다가 순직했는데 유족이나 가족이 없어 고인의 삼촌이 경북 안동의 야산에 있는 묘소를 돌봤다. 고인의 삼촌은 “자신을 유족으로 등록해 주고 고인의 유해를 국립묘지에 이장해 달라”며 국민권익위에 고충민원을 제기했다. 국민권익위 조사 결과, 고인은 66년 전인 1957년에 21세의 나이로 군에 입대해 복무하던 중 순직했다는 사실을 육군본부로부터 확인했다. 순직 당시 고인은 유족이나 가족이 없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국가유공자로 등록되지 못한 채 야산에 유해가 안치됐다.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은 유족 또는 가족의 범위를 배우자, 자녀, 부모, 성년인 직계비속이 없는 조부모 등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삼촌은 포함되지 않는다. 국가보훈처는 이처럼 유족이나 가족이 없는 순직자 등을 보훈심사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국가유공자로 등록하고 예우 및 관리할 수 있도록 지난 2016년 5월 관련 법령을 개정했다. 이에 국민권익위는 국가보훈처에 고인에 대한 국가유공자 등록 절차를 진행할 것을 권고했다. 국가보훈처가 보훈심사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고인을 국가유공자로 등록하면 야산에 안치돼 있는 고인의 유해를 국립묘지에 안장할 수 있게 된다. 김태규 국민권익위 부위원장은 “유족이 없는 순직 군인 등 국가유공자를 적극 발굴해 합당한 예우를 해주는 것이 국가의 의무”라며 “나라를 위해 몸과 마음을 바쳐 희생하신 국가유공자를 잊지 않고 기억하는 것이 진정한 보훈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2023-04-13 13:39:37[파이낸셜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부모 묘 훼손’ 사건에 대해 이 대표가 자신을 겨냥한 ‘패가망신 저주·흑주술’이라고 주장했으나 이 대표 문중 인사의 호의에서 비롯된 일이었던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국민의힘은 “모든 사안을 자기중심으로 해석하는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이른바 ‘명(明)동설’이 또 하나의 웃지 못할 일화를 만들어 냈다”고 꼬집었다. 국민의힘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7일 논평을 내고 “지난달 이재명 대표는 자신의 부모 묘소 훼손 사건을 패가망신을 저주하는 ‘흑주술’이라 정의했고, 민주당은 신속한 수사를 촉구으나 사건의 진상은 전혀 달랐다”며 이같이 말했다. 유 수석대변인은 “어제 언론을 통해 이번 사건이 이재명 대표와 같은 경주 이씨 종친들의 요청으로, 이모 장인이 기(氣) 보충 작업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며 “이모 장인은 이재명 대표 부모 봉분 주변에 ‘생명기(生明氣)’라고 쓴 돌 5~6개를 묻었지만, 이재명 대표는 글자를 ‘생명살(生明殺)’라고 읽고는 저주 운운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유 수석대변인은 “이재명 대표에게 묻고 싶다. 어떤 양심의 가책이 있어 하루하루를 쫓기며 살고 있기에 저주까지 생각해야 하느냐”며 “이번 사건은 개인적 촌극에 불과하지만, ‘명(明)동설’이 대한민국 국정을 마비시키고 있는 것은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유 수석대변인은 “협치의 파트너가 되어야 할 제1야당은 이재명 대표의 방탄을 하느라, 국회가 매일매일 ‘의회폭거’에 희생되고 있다. 국민들 역시 이재명 대표가 선창하는 ‘죽창가’와 각종 ‘괴담’에 불안해하고 있다”며 “대한민국은 ‘민생’을 중심으로 돌아야 한다. 이것이 대한민국 정치가 추구해야할 진리”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장직을 맡고 있기도 한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이재명 의원이 부모님 묘소에 흑주술을 행하면서 자신을 저주했다고 주장했었다”며 “코미디도 이런 코미디가 없다”고 적었다. 같은 당 김웅 의원도 페이스북에 “체포동의안 부결시키고 비난 여론이 들끓자 이를 호도하기 위해 기 보충을 흑주술로 둔갑시키는 위대한 령(영)도자 동지”라고 이 대표를 비판했다. 한편 앞서 이 대표는 지난 3월 12일 경북 봉화에 있는 부모 묘소가 훼손된 사진을 공개하며 “무덤의 혈을 막고 후손의 절멸과 패가망신을 저주하는 ‘흉매’라고 한다”라고 참담함을 토로했다. 당시 민주당은 이와 관련해 경찰의 신속한 수사를 촉구했고, 경북경찰청은 전담팀을 꾸려 수사를 벌였다. 그러나 해당 의식은 이 대표의 문중 인사가 이 대표에게 호의를 가지고 이 대표를 도우고자 벌인 일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사실이 알려지자 이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복수난수라 했으니 악의 없이 벌어진 부분에 대해서는 해당 수사당국의 선처를 요청한다”고 썼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2023-04-07 14:24:23[파이낸셜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수사당국에 '선친 묘소 훼손' 건에 대해 선처를 요청했다. 묘소 훼손이 이 대표와 같은 경주 이씨 문중 인사들이 이 대표의 일이 잘 풀리도록 도우려 한 행위였음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지난 6일 오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복수난수(覆水難收·엎지른 물은 다시 담을 수 없다)라 했으니 악의 없이 벌어진 부분에 대해서는 해당 수사당국의 선처를 요청한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부모님 묘소를 훼손하는 행위는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벌어져서는 안 될 일이다. 깊은 유감을 표한다"라며 "정치를 한다는 이유로 돌아가신 부모님께 불효를 저지른 것 같아 죄송하고 가슴 아프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 이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3월 12일 경북 봉화에 있는 부모 묘소가 훼손된 사진을 공개하며 "무덤의 혈을 막고 후손의 절멸과 패가망신을 저주하는 '흉매'라고 한다"라고 참담함을 토로했다. 당시 민주당은 이와 관련해 경찰의 신속한 수사를 촉구했고, 경북경찰청은 전담팀을 꾸려 수사를 벌였다. 한편, 전남 강진군에서 고려청자요를 운영한다고 밝힌 이모씨(85)는 6일 "이재명 대표와 같은 경주 이씨 종친 등과 함께 경북 봉화군의 이 대표 부모 묘소를 찾아 기 보충 작업을 했다"라고 밝혔다. 이씨는 "지난해 6월 1일 지방선거 사흘 전인 5월 29일 이 대표 부모 봉분에 '생명기(生明氣)'라고 쓴 돌 5∼6개를 묻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생명기는 신명스러운 밝음, 밝은 기운이 모이는 곳이라는 의미를 가졌다"라며 "10년 전 특허청에 생명기 상표등록까지 마쳤다"라고 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3-04-07 05:40: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