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남자 개인전 결승전에서 치열한 접전 끝에 4.9㎜ 차이로 나란히 금메달과 은메달을 획득한 김우진(32·청주시청)과 브래디 엘리슨(35·미국)이 마이크가 켜진 줄 모르고 나눈 대화 내용이 공개돼 화제가 되고 있다. 5일 SBS 공식 유튜브에는 '김우진 손 번쩍 든 '양궁계 디카프리오'가 보여준 유머와 품격…누군가 했더니 '아~ 그 선수였어?' 나온 이유' 라는 제목으로 영상이 올라왔다. 해당 영상에는 김우진과 엘리슨이 공식 기자회견을 준비하는 모습이 담겼다. 두 선수는 전날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대회 양궁 남자 개인전 결승에서 슛오프 명승부 끝에 김우진이 엘리슨을 6-5로 제압하고 우승을 차지했다. 경기를 마친 뒤 엘리슨은 김우진의 팔을 들어 올리며 그의 우승을 진심으로 축하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이들은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였다. 기자회견 시작 전 두 사람은 마이크가 켜진 줄 모른 채 편하게 대화를 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아들 한 명을 키우고 있는 김우진은 엘리슨과 나란히 앉아있다가 그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아이가 몇살이냐"고 물었다. 이에 엘리슨은 "3.5살 한 명, 6개월 한 명 있다. 2명이다"라고 답하자 김우진이 고개를 끄덕이며 "와우"라고 감탄했다. 그 순간 현장 관계자가 이들에게 다가와 "마이크가 켜져있다"고 알려주자 이 사실을 몰랐던 두 사람은 민망한 듯 웃으며 대화를 멈췄다. 한편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서로를 치켜세우며 스포츠 정신을 보여줬다. 엘리슨은 "김우진이 걸어온 커리어를 보라. 그와 동시에 화살을 쏜다는 건 인상적인 일"이라면서 "우리는 아마 양궁 역사상 가장 위대한 듀오 중 하나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우진은 "엘리슨은 세계적으로 누가 봐도 완벽한 궁사"라며 "축구에 메시와 호날두가 있다면, 양궁에는 브레이디 엘리슨과 김우진이 있는 게 아닐까"라고 말했다. 다만 '누가 메시고, 누가 호날두냐'라는 질문에 김우진은 "그건 각자 생각하면 되겠다"며 웃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4-08-06 10:59:01[파이낸셜뉴스]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남자 개인전 결승에서 김우진과 최종전다운 경기를 펼친 미국의 브레이디 엘리슨이 국내 팬들 사이에서 '아재 디카프리오' '양궁 아재' 등 별명을 얻는 등 인기다. 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양궁 김제덕 꺾은 미국 양궁아재(아저씨) 과거’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게시물에는 미국의 ‘베테랑’ 양궁 선수 브레이디 엘리슨의 2008년 선수 시절 모습부터 2024 파리올림픽 경기 당시 모습이 담긴 사진이 담겼다. 글을 작성한 A씨는 “2008년에 20세, 2024년 36세. (16년 동안)무슨 일이 있었던 거냐"고 했다. 이에 누리꾼들은 “과거 시절은 디카프리오를 보는 것 같다”, “나이가 30대일 줄은 몰랐다”, "형인줄 알았는데 나보다 어리다니 충격", “외모에 어떤 급격한 변화가 온 것이냐”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엘리슨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부터 5개 대회 연속 미국 대표로 출전한 美양궁의 레전드다. 2008년 베이징 대회에서 올림픽 데뷔전을 치렀고 이후 파리 대회까지 연속 출전하며 은메달 3개와 동메달 3개를 따냈다. 2012 런던 올림픽 남자 단체 준결승에선 대한민국과 맞붙어 이겼던 적도 있다. 당시 결승에서 이탈리아를 만나 석패하며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파리 올림픽에선 케이시 코폴드와 혼성 단체전에 나서 동메달리스트가 됐다. 김우진은 지난 4일 프랑스 파리의 앵발리드에서 열린 양궁 남자 개인전 결승전에서 엘리슨을 물리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두 선수는 정규 세트에서 승부를 가리지 못해, 슛오프까지 대결을 이어갔다. 마지막 단 한 발의 승부에서 두 사람 모두 10점을 기록했으나 김우진이 쏜 화살이 엘리슨 것보다 과녁 중심에 더 가까워 승리는 한국팀이 거머줬다. 마지막 슛오프에서 쏜 화살은 둘 다 10점으로 인정됐으나 화살부터 정중앙까지 거리가 김우진은 55.8㎜, 엘리슨은 60.7㎜였다. 메달 수여식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엘리슨은 “우리가 펼친 슛오프는 양궁 역사상 최고의 승부일 것”이라면서 “김우진과 같은 시대에 활동할 수 있다는 건 정말 인상적인 경험”이라고 말했다. 엘리슨은 4년 뒤 홈에서 열릴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에서 김우진과 다시 맞붙기를 희망했다. 그는 “LA 대회에도 도전할 것 같다. 다음 대회에서 리턴매치를 벌이게 될 것”이라며 웃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8-05 15:39:37[파이낸셜뉴스] 2024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를 목에 걸며 한국 선수 최다 금메달리스트가 된 김우진이 자신이 역대 최고 양궁 선수임을 인정함과 동시에 은퇴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4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대회 양궁 남자 개인전 결승에서 브레이디 엘리슨(미국)와 슛오프 명승부 끝에 6-5(27-29 28-24 27-29 29-27 30-30 <10+-10>)로 제압하고 우승을 차지했다. 앞서 남자 단체전과 혼성전에서 금메달을 거머쥔 김우진은 올림픽 양궁 3관왕에 등극했다. 남자 선수만으로 한정하면 사상 첫 올림픽 양궁 3관왕이다. 통산 5번째 올림픽 금메달을 따낸 김우진은 동·하계를 통틀어 역대 최다 금메달을 따낸 한국 올림피언으로 이름을 올렸다. 앞서 4개씩을 따냈던 김수녕(양궁), 진종오(사격), 전이경(쇼트트랙)을 뛰어넘은 것이다. 김우진은 "많은 선배, 현역으로 있는 제 후배들 등을 다 통틀어서 가장 많은 메달을 보유하게 됐다.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역사의 한 페이지에 내 이름을 남길 수 있는 것 자체가 기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고트'(GOAT·Greatest Of All Time, 역대 최고 선수)라는 단어를 얻었다. 이제는 (내가 봐도) 조금은 고트라 봐도 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그는 "앞으로 더 나아가고 싶다. 은퇴 계획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4년 뒤에 있을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까지 또 정말 열심히 노력해서 출전하고 싶은 마음이니 오늘 메달은 오늘까지만 즐기겠다"면서 "내일부터는 다 과거로 묻어두겠다. 새로운 목표를 향해 나아가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우진은 한국 양궁의 '대성공'은 대한양궁협회의 공정한 국가대표 선발 시스템 덕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가 어느 날 선발전을 통해 국가대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도록 (협회가) 만들어준다"며 "공정하고 모두가 동등한 위치에서 경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초, 중,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넘어 실업팀까지 이어지는 시스템을 만들어준 게 한국 양궁이 계속 최강인 이유"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외국 선수들 기량이 많이 올라왔다. 그래서 우리는 안주하면 안 된다"며 "개척자는 앞에서 길을 만들어야 한다. 우린 계속 남들이 따라오는 길을 스스로 만들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우진은 자신의 꾸준함의 비결에 대해 "내가 딴 메달에 영향받지 않고, 나의 원래 모습을 찾아 계속 나아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림픽 금메달을 하나, 두 개를 땄다고 해도 운동하는 건 바뀌지 않는다"며 "대우야 바뀌겠지만 내가 양궁을 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린 선수들에게 해주고픈 말이 그거다. 메달 땄다고 (자만에) 젖어있지 말아라. 해 뜨면 마른다"고 힘주어 말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4-08-05 07:06:37[파이낸셜뉴스] 드라마도 이렇게 만들면 비현실적이라고 할지 모르겠다. 한국이 낳은 신궁 김우진이 백전노장 브레이디 엘리슨(미국)을 꺾고 대한민국 최초의 양궁 전 종목 싹쓸이를 이끌었다. 그것 뿐만 아니다.올림픽에서 5개의 금메달을 획득하며 진종오, 김수녕, 전이경 등을 제치고 대한민국 최다 금메달 리스트로 등극했다. 말 그대로 한국의 올림픽사를 새로 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우진은 한국 시간 오후 9시 50분 파리 앵발리드 경기장에서 펼쳐진 남자 양궁 개인전 결승에서 브레디 엘리슨을 5-5(27-29, 28-24, 27-29, 29-28, 30-30, <10-10>)으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엘리슨은 올림픽에 무려 5번이나 출전한 백전 노장의 선수다. 리우 올림픽에서는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이 올림픽에서는 최초의 결승진출이다. 김우진은 단체전에서만 4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개인전 금메달은 아직 없었다. 따라서 양 선수에게 모두 절실한 결승전이었다. 첫 세트는 아쉽게 패했다. 8점의 화살이 치명적이었다. 27-29로 패했다. 하지만 늘 그랬듯이 김우진이 2세트에서 감을 잡아가기 시작했다. 10-9로 한발 앞서가기 시작했다. 두 번째 발에서 양 선수가 8점을 쐈다. 그리고 마지막 화살에서 10점을 쏘면서 2세트를 잡아냈다. 세트 점수는 2-2가 됐다. 3세트는 27-29로 패했고, 4세트에서는 김우진이 2번의 10점을 쏘아내며 승리를 가져왔다. 결국 김우진은 또 다시 4-4에서 마지막 세트를 맞이하게 됐다. 이제 5세트를 맞이 한 두 선수에게 남은 화살은 딱 세 발씩. 김우진과 엘리슨은 나머지 세 발을 모두 10점에 명중시키며 경기는 슛오프로 향하게 됐다. 이제 진짜 마지막 남아있는 잔인한 화살 단 한 발. 양 선수는 똑같이 10점을 쐈지만, 김우진의 화살이 정중앙에 4.9㎜ 더 가까이 붙으면서 극적으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김우진이 55.8㎜, 엘리슨이 60.7㎜였다. 대한민국은 김우진의 금메달로 임시현, 김우진 등 2명의 3관왕을 동시에 배출하는 겹경사까지 맞이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4-08-04 22:01:14[파이낸셜뉴스] 태극 남 궁사 3인이 2024 파리 올림픽 전종목 석권을 향해 순항했다. 가장 먼저 8강에 선착한 선수는 이우석이었다. 이우석이 중국의 왕옌에게 6-2(30-29 29-29 30-28 30-30)로 이겼다. 왕옌은 세계 정상급의 기량을 보여줬다. 그런데 이우석을 만난 것이 불운했다. 이우석은 이탈리아의 마우로 네스폴리와 8강전을 치른다. 이번 대회 남자 단체전 금메달을 따낸 이우석은 2관왕에 도전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탓에 2021년 도쿄 대회를 놓친 경험이 있는 이우석은 이번이 첫 올림픽 무대다. 이번 대회 남녀 단체전과 혼성전, 여자 개인전 금메달을 모두 휩쓴 한국 양궁 대표팀은 사상 첫 금메달 5개 싹쓸이에 도전한다. 한국은 양궁에 금메달이 4개 걸려있던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서 한 차례 전 종목 석권을 이룬 바 있다. 왕옌은 세트 점수를 두 차례나 이우석과 나눠 가지는 등 선전했다. 왕옌은 단 한 번도 8점 이하를 쏘지 않았다. 하지만 2세트 첫발을 제외한 화살 11개를 10점에 꽂은 이우석을 당해낼 수 없었다. 이우석은 이탈리아의 마우로 네스폴리와 8강전을 치른다. 김우진은 4일 프랑스 파리의 앵발리드에서 열린 대회 양궁 남자 개인전 16강전에서 브라질의 마르쿠스 달메이다를 7-1(29-29 30-27 30-29 30-28)로 물리쳤다. 달메이다는 현재 세계랭킹 1위로, 2021년 양크턴 세계선수권 개인전 은메달, 2023년 베를린 세계선수권 개인전 동메달을 따낸 선수다. 같은 브라질 출신의 축구 스타 네이마르에게 빗대 '양궁 네이마르'라는 별명이 붙었다. 김우진은 세계랭킹 2위로 달메이다보다 한 계단 아래에 있다. 실력의 우열을 반영한다기보다는 달메이다가 국제대회에 적극적으로 출전한 결과다. 첫 고비를 넘긴 김우진은 2021년 도쿄 대회 챔피언 메테 가조즈(튀르키예)를 상대로 8강전을 치른다. 앞서 남자 단체전, 혼성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거머쥔 김우진은 이날 남자 개인전에서도 우승하면 도쿄 대회 안산(광주은행), 이번 대회 임시현(한국체대)에 이어 3번째 올림픽 양궁 3관왕에 오른다. 남자 선수로는 첫 올림픽 양궁 3관왕이 된다. 무엇보다 이우석과 김우진은 총 12발의 화살 중에서 무려 11발을 10점을 꽂아넣는 말도 안되는 실력으로 상대 선수들을 압도했다. 이우석은 이날 총 12발을 쐈는데 그 중에서 11발이 10점이고 그 중에서 6발을 엑스텐을 쏠 정도였다. 김제덕은 콜롬비아의 산티아고 아르실라와 진땀 승부 끝에 6-4(27-30 25-27 28-27 28-27 28-27)로 이겼다. 4-4로 맞선 마지막 세트에서 아르실라가 2번째 화살을 8점을 쏴주면서 기회를 얻은 김재덕은 마지막 화살을 10점을 꽂아넣으면서 1점차이로 8강행 티켓을 얻었다. 김제덕은 8강에서 미국의 베테랑 브레이디 엘리슨과 대결한다. 엘리슨은 베이징 대회부터 5차례 연속으로 올림픽 무대를 밟아 총 4개의 메달을 수확한 베테랑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4-08-04 18:32:32#. 한국 양궁을 이쯤이면 '신궁(神弓)'의 경지로 불러도 될 듯싶다. 파리올림픽에서 4일 현재, 4종목 금메달을 휩쓸었다. 남은 남자 개인전마저 휩쓸면 전 종목 석권이라는 전무후무한 대업을 이룬다. 각 종목마다 맘을 졸여야 하는 접전들이 있었지만 결과는 항상 한국의 승리였다. 직전 경기까지 펄펄 날던 외국 선수들은 한국 선수만 만나면 하나같이 맥을 못 췄다. 마치 중국 축구가 겪었던 '공한증'이 경기마다 반복됐다. 단연 여자 단체전이 압권이었다. 남수현·전훈영·임시현으로 구성된 여자 대표팀은 단체전 10연패의 신화를 일궜다. 88올림픽부터 무려 40년간 왕좌를 지켰다. 올림픽 역사상 10연패는 미국 남자 수영 대표팀의 400m 혼계영뿐이었다. 외신 기자들은 한국 양궁의 비결을 캐물었다. 남자 대표팀 맏형 김우진은 명쾌하게 답했다. "한국 양궁은 체계가 확실하게 잡혀 있다.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 실업까지 모든 선수가 체계적으로 양궁을 한다"고 했다. 아울러 양궁협회 회장인 정의선 현대차 회장의 깊은 관심과 지원도 빼놓지 않았다. 공교롭게도 현대차가 양궁을 지원한 기간도 40년이다. 경쟁을 펼친 미국의 양궁 선수 브레이디 엘리슨도 초등학교부터 대학까지 15년간 신궁을 키워내는 한국의 양궁 시스템을 부러워했다. 르몽드는 1988년 서울올림픽을 유치한 한국 정부가 국가 차원에서 양궁을 장려하는 정책을 펼친 걸 기원으로 분석했다. 한마디로 선수의 재능과 전문적인 육성 시스템, 기업의 적극적 후원, 정부의 의지라는 4박자가 맞아떨어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이런 사례가 또 있을까. '원팀'은 바로 이런 거다. #. 삼성전자 반도체 '구원투수'인 전영현 부회장이 최근 쇄신 카드를 꺼내 들었다. 쇄신의 대상은 조직문화다. 반도체 영업이익 6조원대를 회복한 시점에 생뚱맞을 일이다. 하지만 사정을 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전 부회장은 "2분기 실적개선은 근본적인 경쟁력 회복보다는 시황이 좋아진 데 따른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난 5월 반도체 수장 취임 후 두달여 만에 큰 폭의 실적개선을 이뤘지만 냉정한 평가를 내린 것이다. 평가 이후 대책이 더 와닿았다. "근원적 경쟁력 회복 없이 시황에 의존하면 작년 같은 상황(대규모 적자)은 되풀이될 것"이라는 대목이다. 반도체 고유의 치열한 토론문화를 재건하겠다는 속내를 내비쳤다. 한편으론 사상 초유의 '삼성전자 총파업'을 강행한 노조에도 던진 메시지일 것이다. 파운드리는 TSMC, 고대역폭메모리(HBM)는 SK하이닉스에 밀리는 '2등 삼성전자'의 굴욕을 벗어나려면 노조의 대승적 협조가 절대적이다. 다행히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은 한달간의 총파업을 풀었다. 조합원 차등 임금인상 등 무리한 요구는 수포로 돌아갔다. 막판 파업 기간 노조원들의 임금손실을 보상해 달라는 것도 협상력이 떨어졌다. 삼성전자가 이를 수용하면 또 다른 논란과 역차별만 낳을 뿐이다. 이제는 노조도 일터를 떠나지 말고 전 부회장이 말한 '치열한 토론'으로 답을 찾아야 한다. #.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2024년 하반기 산업 기상도 전망 조사'를 보면 반도체 산업만 '맑음'(매우 좋음)이다. 대한상의는 올해 하반기 반도체 수출이 전년동기 대비 17.7% 성장한 652억달러(약 90조6900억원), 연간 기준으로는 29.8% 성장한 1280억달러(약 178조원) 수준을 예상했다. 반면 수출역군인 철강, 석유화학, 건설 분야는 여전히 '흐림'(어려움)이다. 그런데 자동차, 조선, 2차전지 등 주력 수출업종을 '대체로 맑음'(좋음)으로 전망했다. 필자는 생각이 다르다. 반도체, 자동차, 조선 등 호황 업종 모두 파업이나 노조 리스크가 도사린다. 이들 업종은 노조가 이미 파업권을 확보했다. 언제든지 생산차질이 빚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미국발 경기침체론이 고개 드는 상황에서 우려가 더 크다. 파업이 아닌 '원팀'을 위한 노사 간 뜨거운 대화가 절실한 이 여름이다. cgapc@fnnews.com
2024-08-04 18:3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