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12일 "여러 정황을 살펴봤을 때 해병대원 사건 은폐 시도에 깊숙이 개입했을 것으로 보이는 김건희 여사에 대한 직접 조사가 불가피하다"며 특검법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 직무대행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든 의혹과 문제의 원인은 결국 윤석열 대통령 부부"라며 이같이 말했다. 박 직무대행은 "영부인 국정농단 게이트를 둘러싼 의혹이 파도 파도 끝이 없다"며 "보도에 따르면 아직 공개되지 않은 블랙펄인베스트 전 대표 이종호씨의 녹취록에는 이씨가 국방부 장관 인사에도 개입했다고 말하는 내용이 포함됐다"고 짚었다. 이어 박 직무대행은 "임성근 전 해병대 사단장 구병 로비뿐 아니라 장관 인선이라는 핵심 국정에도 비선의 검은 손길이 좌지우지했을지 모른다는 충격적 보도"라며 "사실이라면 일개 주가조작범에게 대한민국이 휘둘렸다는 소리가 된다"고 지적했다. 박 직무대행은 "영부인이라는 뒷배가 있지 않고서야 이런 이들이 어찌 가능했겠나"라며 "국정농단의 썩은 뿌리가 대체 어디까지 뻗어있는지, 이러다 대한민국이 어찌되는 것은 아닌지 국민들은 참담한 심정"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박 직무대행은 "시시각각 충격적인 뉴스가 쏟아지고 있다. 하나같이 특검을 해야 할 필요성을 더하고 있다"며 "국민의힘은 대오각성하고 특검법 재의에 협조해야 한다. 그것만이 정권이 살고 보수가 사는 길임을 부디 명심하라"고 일갈했다. act@fnnews.com 최아영 기자
2024-07-12 09:55:02[파이낸셜뉴스] 한밤중 서울 강남 도로에서 사고를 내고 달아난 가수 김호중(33)의 음주 여부를 둘러싸고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경찰은 사건 축소를 위해 소속사가 개입한 정황이 있다고 보고 관계자들을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 17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남경찰서는 생각엔터테인먼트 이광득 대표와 소속사 본부장, 매니저 등 3명을 범인도피교사 혐의로 입건했다. 허위 진술을 한 매니저에게는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제거한 본부장에게는 증거인멸 혐의도 적용됐다. 김씨는 지난 9일 오후 11시40분께 압구정동 한 도로에서 반대편 도로의 차량을 충돌한 뒤 달아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 도로교통법상 사고후 미조치 혐의로 입건돼 조사받고 있다. 김씨 매니저는 사고 3시간여 뒤 경찰을 찾아 자신이 사고를 냈다고 허위 진술했다. 김씨는 사고 직후 경기도의 한 호텔로 갔다가 17시간 뒤인 다음날 오후 4시 30분께 경찰에 출석, 자신이 운전한 사실을 결국 인정했다. 경찰은 소속사 차원에서 조직적 은폐가 있었는지 집중 수사할 예정이다. 아울러 사고 당시 김씨의 음주 여부를 두고 진실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김씨가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은 채 호텔에 피신한 뒤 음주 측정이 사실상 불가능한 사고 17시간 뒤에야 출석했고, 김씨가 사고 당일 유흥주점에서 나와 대리기사를 불러 귀가하는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가 공개됐기 때문이다. 다만 김씨 측은 음주운전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는 상태다. 소속사는 입장문을 통해 "김호중은 고양 콘서트를 앞두고 있어 음주는 절대 하지 않았다"며 "귀가 후 개인적인 일로 자차를 운전해 이동 중 운전 미숙으로 사고가 났다"고 했다. 전날 오후 서울 강남구에 있는 김씨의 집과 이 대표의 집,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한 경찰은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뺑소니 사고 전후 김씨와 소속사 관계자들의 행적도 구체적으로 확인할 방침이다. 한편 김씨 측은 대검찰청 차장 출신 조남관(59·사법연수원 24기) 변호사를 변호인으로 선임했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
2024-05-17 20:38:10[파이낸셜뉴스] 고(故) 이예람 중사의 강제추행 피해 사실을 보고하지 않거나 허위로 보고하는 등 사건 은폐를 시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대대장이 무죄를 선고받았다. 판결을 듣던 이 중사의 모친은 한 때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정진아 부장판사)는 15일 위계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대대장 김모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공소사실에 기재된 사항을 반드시 상관에 보고하거나, 관계 부서에 통보했어야 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피고인이 의식적으로 그러한 의무를 방임 내지 포기했다고 볼 수도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이 중사에 대한 부당한 압력이나 회유, 소문 유포를 방지하기 위해 나름대로 여러 조치를 취한 점에 비춰보면, 피고인이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볼 수 없다"고 부연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중대장 김모씨와 군검사 박모씨에게는 각각 징역 1년이 선고됐다. 다만 재판부는 증거인멸 염려가 없다고 보고 법정구속하진 않았다. 재판부는 김 중대장에 대해 "피고인의 발언은 피해자의 사회적 가치나 평가를 침해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발언을 하게 된 경위나 내용, 그 당시 상황 등에 비춰볼 때 해당 발언은 전파될 가능성이 매우 높았기 때문에 유죄가 인정된다"고 봤다. 그러면서 "피해자는 강제추행과 2차가해 등을 당한 뒤 제15특수임무비행단으로 전속을 가는 절박한 상황이었다"며 "피고인은 피해자가 무분별하게 고소한 사람처럼 허위 사실을 유포했고, 피해자는 희망을 품고 전속을 간 상황에서 마음의 상처를 얻고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고 지적했다. 박씨에 대해서는 직무유기,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비밀준수 등)을 제외한 공소사실에 대해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이 중사의 강제추행 사건을 송치 받은 이후 이 중사가 사망할 때까지 약 한 달 반 동안 별다른 수사를 한 적이 없고, 개인적인 편의를 위해 조사 일정을 연기했다"며 "이 중사가 사망한 뒤 사건 처리 지연이 문제되자 이를 숨기기 위해 공군본부 법무실에 거짓된 보고를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날 판결이 진행되는 동안 이 중사의 모친이 법정에서 실신해 잠시 재판이 중단되기도 했다. 유가족과 지인들은 "무죄 얘기가 나올 때부터 숨쉬기 힘들어했다"고 설명했다. 판결을 마친 뒤 이 중사의 부친은 피고인들을 향해 "잠깐 나 좀 보고 가라", "어떻게 무죄냐" 등이라 소리치기도 했다. 이 중사는 지난 2021년 3월 장모 중사에게 성추행 당한 사실을 신고했지만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2차 가해에 시달리다가 같은 해 5월 세상을 등졌다. 김 대대장은 사건 발생 후 장 중사와 이 중사가 분리되지 않은 것을 보고하지 않고, 징계 의결을 미뤄 직무유기 및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됐다. 김 중대장은 이 중사가 강제추행 피해 이후 전입하려던 제15특수임무비행단 소속 중대장에게 이 중사가 무분별하게 고소를 하는 사람인 것처럼 허위사실을 유포해 명예훼손한 혐의를 받는다. 박씨는 당시 이 중사 사건을 맡았던 군검사로, 조사를 미루는 등 수사를 소홀히 한 혐의로 기소됐다. jisseo@fnnews.com 서민지 기자
2024-01-15 16:16:12정통 관료 출신인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이 역사 인문서 '잘못 쓰인 한국사의 결정적 순간들'을 펴냈다. 저자는 승리자를 중심으로 쓰인 역사에는 수많은 은폐, 과장, 왜곡, 편견이 자리한다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기존 역사 인식에 의문을 제기한다. 이에 따라 이 책은 "잘못 쓰인 우리 역사를 제자리에 올려놓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전략적 사고능력 배양을 위한 역사 서술과 역사교육 혁신을 주창하는 저자는 기존의 역사 상식에서 벗어나거나 역사적 인물, 사건의 평가를 180도 달리하는 주장을 펼친다. 이를테면 백제 멸망 과정에서 최후의 전투가 황산벌 전투이며 계백의 결사대 규모가 5000명에 불과했다는 역사 서술을 믿기 어렵다는 것이다. 더불어 의자왕의 사치와 방종이 백제 멸망을 불러왔다고 하는데, 신라는 왜 자멸해가는 백제를 멸망시키고자 당나라에 도움을 청했을까? 백제 멸망 과정에서 뭔가 숨기고 있는 게 아닐지 의심되는 지점들이라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조선이 일본의 식민지가 되는 과정에서 고종에게 덧씌워진 독립 투사 이미지를 다시 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조정을 위협할 정도로 세력이 커진 동학군을 진압해 달라고 청군을 불러들여 일본군의 한반도 상륙 구실을 스스로 내준 이가 바로 고종이다. 자신과 외척 민씨 가문의 기득권을 유지하고자 무분별하게 외세에 의존하려 했던 용렬한 군주 말이다. 저자는 그 결과 청일전쟁의 도화선에 불이 붙었고 조선 몰락까지 이어졌다고 본다. 이명박정부 시절인 지난 2011년 지식경제부 장관을 지낸 저자는 현재 제8대 한미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 저서로 '역사가 당신을 강하게 만든다' '워싱턴에서는 한국이 보이지 않는다' '청개구리 성공신화' 등이 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3-11-30 18:54:04[파이낸셜뉴스] 현직 해양경찰관인 연인에 의해 목 졸라 살해당한 여성이 화장실에서 구토하다가 사고를 당한 듯한 모습으로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경찰은 범인이 범행을 은폐하기 위한 시도가 있었는지 등 정확한 사건 경위를 확인하기 위해 인근 폐쇄회로(CC)TV 자료 등을 토대로 사건 재구성에 나섰다. 16일 경찰과 소방 등에 따르면 이 사건에 피해 여성의 시신은 전날 오전 6시쯤 전남 목포시 한 상가건물 화장실에서 변기 안에 머리를 담근 채 엎드린 자세로 상점 관계자에게 발견됐다. 발견 당시 피해 여성에게선 코피 흔적 외에는 눈에 보이는 외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살인 혐의로 긴급 체포된 최씨는 목포해양경찰서 소속 현직 경찰관이다. 피해자는 남자친구인 경찰관에 의해 이미 살해당한 뒤였지만, 현장에 도착한 119구급대원은 이 여성이 구토 도중 불의의 사고를 당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심폐소생술을 시도했다. 사건 피의자인 경찰관 최모(30)씨는 경찰에서 “잦은 다툼이 있었다. 순간적으로 화가 나 가격하고 목을 졸랐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사건 당일 피해자가 남자친구인 최모씨와 함께 이 건물 내 음식점을 방문한 사실을 확인하고, 최씨의 행적을 파악했다. 최씨는 오전 3시 20분께 피해자를 뒤따라서 식당 밖으로 나와 화장실에 들어갔다. 약 30분 뒤 혼자 식당으로 돌아온 최씨는 음식값을 계산하고 다시 화장실로 향했고, 오전 5시 30분쯤까지 화장실 내부에 머물다 출입문이 아닌 창문을 통해 빠져나갔다. 경찰은 최씨의 이동 경로를 추적해 사건 당일 오후 4시 30분께 범행 현장에서 멀지 않은 모텔방에 숨어있던 최씨를 붙잡았다. 경찰은 범행 은폐 시도 여부 등 사건 전반을 재구성해 최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목포해경은 최씨를 직위 해제하고, 수사 결과를 지켜본 뒤 징계 수위를 정할 예정이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3-08-16 21:05:24[파이낸셜뉴스]경찰이 집중호우 피해가 발생한 경북 예천에서 실종자 수색작업을 하던 도중 급류에 휩쓸려 숨진 고(故) 채수근 해병대 상병의 사망 사건을 이첩받아 수사할 예정이다. 채 상병 사망 사건은 현재 군 차원에서 축소·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상황이다. 경북경찰청은 12일 "군사법원의 관할이 없기 때문에 이첩을 받아 수사할 예정"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경찰은 "국방부 조사본부에서 수사 결과까지 결론지어 경찰에 이첩하는 건 아니므로 (경찰에) 이첩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본다"며 "개정된 군사법원법상 결국에는 경찰에 이첩하게 돼 있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사건 발생 당시 직접 수사에 착수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 "군에서도 동시에 사건을 들여다보고 있어 자칫 이중 수사가 될 소지가 있다"며 "이 사건은 군과 경찰의 상호 협력 아래 진행해야 하며 그 근거는 '법원이 재판권을 가지는 군인 등에 범죄에 대한 수사 절차 등에 관한 규정' 3조"라고 했다. 이어 "지난 2일 오전 10시 30분경 해병대 수사단의 수사 기록이 경북경찰청에 사건 기록이 도착했고, 이첩 절차 도중 오후 1시 50분경 국방부에서 다시 가져가겠다고 연락을 해왔다"며 "그때까지 경찰은 수사 기록을 정확히 확인하지 못했으며, 실제 국방부 관계자가 경북경찰청에 찾아와서 서류를 가져간 건 오후 7시 20분경"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내용의 답변서는 최근 국회에도 제출됐다고 경찰은 밝혔다. 앞서 해병대 1사단 소속이던 채 상병은 지난달 19일 오전 9시께 경북 예천군 내성천 보문교 남단 100m 지점에서 구명조끼 착용 없이 호우·산사태 피해 등 실종자 수색작전을 수행하던 중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가 같은 날 오후 11시 10분 숨진 채 발견됐다. 이에 사건을 담당한 해병대 수사단은 지난달 30일 이종섭 국방부 장관에게 채 상병의 소속부대 지휘관인 임성근 해병대 1사단장 등 8명을 과실치사 혐의 등으로 경찰에 이첩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올렸다. 그러나 갑작스레 이첩을 중지한다는 지시가 내려왔고, 이에 초동 조사를 담당했던 박정훈 당시 해병대 수사단장은 지난 2일 경찰에 사건 자료를 넘겼다. 국방부는 박 단장을 해임한 후 집단항명수괴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에 이첩한 수사 자료도 회수했다. 국방부가 채 상병 사망 사건을 은폐하려 한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국방부는 지난 9일 채 상병 사건 자체를 직할 조사본부로 이관하고 해병대 수사단의 조사 결과를 재검토하도록 했다. 이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유승민 전 미래통합당 의원 등도 국회 차원에서 재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2023-08-12 10:36:18[파이낸셜뉴스] 법원이 '화성 초등생 실종사건' 살인범 이춘재에게 초등학생 딸을 잃은 고(故) 김용복(69)씨 유족에게 국가가 2억2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18일 법원에 따르면 수원지법 제15민사부(부장판사 이춘근)는 지난 17일 당시 경찰이 딸의 유골을 발견했음에도 이를 은닉하는 등 유족에게 장기간의 고통을 줘 위자료를 배상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부모 대해 각 1억원, 형제에 대해 2000만원 위자료를 인정했다. 다만 부모가 모두 사망해 형제에게 2억2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실종사건 수사에 관여한 경찰의 진술 내용, 당시 작성된 조사 보고서 등을 비춰보면 당시 경찰이 피해자의 사체를 발견해 살해 가능성을 인지했는데도 단순 가출 사건으로 종결하는 방식으로 실종사건 진상을 은폐·조작했다"라고 판시했다. 또 "경찰들의 위법행위로 인해 유족이 피해자에 대해 애도와 추모를 할 권리, 피해자 사인에 대한 알 권리 등 인격적 법익이 침해됐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국가는 유족에게 그 정신적 손해에 따른 위자료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도 했다. 한편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에서 발생한 '화성 초등생 실종사건'은 피해자 김모양이 1989년 7월7일 오후 1시10분께 학교가 끝난 뒤 집에서 600m 떨어진 곳까지 친구와 오다가 헤어진 뒤 실종된 사건이다. 이 사건은 단순 실종사건으로 분류됐다가 2019년 이춘재가 이 사건을 자백하면서 수사가 이뤄지기 시작했다. 수사본부는 이춘재로부터 "김양을 성폭행하고 살해했다"는 자백과 함께 "범행 당시 줄넘기로 두 손을 결박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수사본부는 경찰이 고의로 증거를 인멸한 것으로 보고 당시 사건 담당 형사계장 등 2명을 사체은닉 및 증거인멸 등 혐의로 입건했다. 30여년전 경찰은 김용복씨와 김양의 사촌 언니를 참고인으로 조사하는 과정에서 김양의 줄넘기에 대해 질문했다. 이후 사건 발생 5개월 뒤 인근에서 김양의 유류품이 발견됐는데도 경찰은 가족에게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경찰은 당시 담당 경찰의 혐의가 상당하다고 봤지만 공소시효 만료로 형사적 책임은 지지 않았다. 유족은 지난 2020년 3월 피해자의 사체와 유류품을 발견하고 이를 은닉하는 등 사건 은폐·조작한 경찰의 불법행위에 대한 국가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당초 손해배상 금액은 2억5000만원이었지만, 4억원으로 변경했다. 김양의 아버지 김용복씨는 선고를 불과 두 달 앞두고 지난 9월 숨졌고 어머니는 2년 전 소송을 제기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먼저 세상을 떠났다. 이날 법정에 출석한 김양 오빠 김씨는 "동생의 소식을 기다린 30년보다 소송 판결까지 2년 8개월을 기다리는 게 더 힘들었다"며 "당사자인 경찰들이 이 사건에 대한 사죄를 꼭 했으면 한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2-11-18 10:55:11[파이낸셜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은폐나 축소는 사건 자체보다 심각한, 정부에 대한 불신과 의혹을 부른다”며 “정부는 투명하게 사건 경과를 공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해보다 훨씬 많은 인원 참석이 명백한데 왜 현장에 혼잡 관리를 위한 교통 통제 경찰이 전혀 없었을까, 왜 경비 계획이 없어졌을까, 국민이 이런 의문을 가졌는데 아무도 답하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현장에 엄청난 혼란이 발생하고 압사 위험이 있다는 112 신고가 폭주했는데 왜 아무도 현장에 출동하지 않았나”라며 “그 순간에는 정부가 없었나, 경찰이 없었나, 위기관리는 사라졌던 것인가”라고 했다. 그는 “이 나라 주인은 국민이고 그 주인들이 고통을 겪고 사망하고 오열한다”며 “대리인들이 주인 일을 대신했는데 그 일이 어떻게 진행됐는지, 어떤 잘못이 있는지 당연히 보고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정부가) 국민 대리인인 국회에 관련 자료를 빠짐없이, 신속하게 제공하고 국민에게 공개하는 것이 이 문제를 풀어 가는 가장 바람직한 길”이라며 “그런 면에서 여야가 다 동의하는 국정 조사가 신속하게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연일 이어지는 북한의 미사일 포격 도발에 대해서는 “아무리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해도 대규모 참사로 온 국민이 슬픔에 빠져 있는 이때 이런 대규모 도발로 혼란을 초래하는 것이 과연 누구에게 도움 되겠는가”라며 “가히 반인륜적이라고 할 만한 무도한 도발에 대해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했다. glemooree@fnnews.com 김해솔 기자
2022-11-04 10:07:52감사원이 13일 문재인 정부 당시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처리와 관련, 국가안보실·통일부·국방부·국가정보원·해양경찰청 등 5개 기관에 소속된 20명에 대해 직무유기·직권남용·허위공문서 작성 등의 혐의로 검찰에 수사를 요청했다. 이들 가운데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서욱 전 국방부 장관 등 문재인 정부 핵심 안보라인이 수사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은 이날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지난 57일간 특별조사국 인력 등 18명을 투입해 감사를 벌인 결과 이같이 조치했다고 발표했다. 감사원은 지난 2020년 9월 22일 해수부 공무원이던 고(故) 이대준씨가 북한 해역에서 발견된 것으로 파악된 뒤에도 위기관리 매뉴얼에 따른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고, 관련 사실이 은폐됐다고 지적했다. 사건 발생 직후 안보실과 국방부, 국정원, 해경 등의 초동조치가 모두 부실했으며, 이러한 사이 이씨가 북한군의 총격에 의해 사망했다는 것이다. 감사원은 이씨가 피격돼 사망한 뒤에도 그의 자진 월북 여부와 시신 소각 여부 판단 과정에서 은폐 시도 등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안보실은 추가 첩보를 확인하겠다며 이씨가 피살, 소각됐다는 사실을 인지했으나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이 사실을 제외한 채 보고했다고 설명했다. 국방부가 애초 이씨의 시신이 북한군에 의해 소각됐다고 인정했으나, 안보실 방침에 따라 불확실하다거나 추가 조사가 필요한 것으로 답변했다. 해경도 확인되지 않은 증거를 사용하거나 기존 증거의 은폐, 실험 결과의 왜곡, 사건과 직접 관련이 없는 사생활 공개로 이씨의 월북을 단정하는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감사원의 이같은 조치에 대해 정치권도 들썩였다. 양금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감사원 감사로 밝혀진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진실, 국민의 이름으로 실체규명에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고,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처음부터 미리 결론을 정해놓고 사실관계를 비틀고 뒤집은 조작 감사로, 대통령실에 주파수를 맞추고 정권의 입맛에 맞는 결과를 만들어낸 청부 감사"라고 반박했다. 앞서 이날 국회에서 열린 해경에 대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감에서 해경이 해당 사건 수사 결과를 번복한 데 대한 질타가 줄을 이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김나경 김해솔 기자
2022-10-13 21:22:12[파이낸셜뉴스] 정의당은 17일 강민진 전 청년정의당 대표의 성폭력 피해 폭로에 대해 "당내 성폭력 사건이 재발한 데 대해 대단히 안타깝고 송구하다"며 공개 사과했다. 앞서 정의당은 지난해 1월에도 장혜영 의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당시 당 대표가 제명된 바 있다. 정의당은 대선 패배에 이어 지방선거를 앞두고 다시 성폭력 사건이 이슈가 되면서 최대 위기를 맞는 모양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박완주 의원이 성비위 의혹으로 제명된 사건이 선거 정국에 파장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같은 범 진보진영 정의당까지 성폭력 사건으로 얼룩지면서다. 정의당은 그동안 '데스노트'라는 정의당 자제 도덕성 기준을 정치권에 제시하며 비판을 해왔다. 정의당 이동영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브리핑을 통해 "강 전 대표가 당직자 성폭력 사건과 관련해 당기위원회에 제소한 건에 대해 무관용 원칙과 당규에 따라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엄정한 징계 절차를 밟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변인은 또 "당기위 절차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추가 피해 등 인권 침해가 없도록 하겠다"며 "당기위와 별개로 피해자의 동의를 얻어 고발 조치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강 전 대표는 전날 SNS에 올린 글에서 지난해 11월과 올해 두 차례 성폭력 피해를 당했다고 폭로하고 지난해 첫 성폭력때는 당 지도부의 은폐 시도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 대변인은 강 전 대표가 제기한 두건의 성폭력 폭로 중 한 건은 사실과 다르고 여기에 지도부의 묵살 및 은폐 시도가 있었다는 주장도 사실무근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대변인은 강 전 대표가 주장한 첫번째 사건에 대해 "해당 사건은 당 행사 뒤풀이 자리에서 광역시도당 위원장인 A씨가 옆자리에 앉는 과정에서 강 전 대표를 밀치면서 '불필요한 신체 접촉'이 있었던 사안"이라며 "강 전 대표는 이 사안을 성폭력으로 볼 문제는 아니지만 지방선거에 출마할 분이기 때문에 청년 당원에게 무례한 태도를 보인 것에 엄중 경고와 사과 조치가 필요하다고 당 젠더인권특위 위원장에게 전달해왔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정의당은 젠더인권특위 위원장이 사과문을 받아 강 전 대표에게 전달해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확인한 후 사건을 종결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 사건에 여영국 대표가 함구를 요구했다는 강 전 대표의 주장에 대해서도 "강 전 대표의 요구에 따라 비공개로 대표단 회의를 진행했고, 발언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고 반박했다. 이 대변인은 이어 "사실관계 확인 절차가 다소 지연됐다"며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국민과 당원 여러분께 불미스러운 일로 심려를 끼쳐 대단히 송구스럽다"고 거듭 사과했다. 한편 강 전 대표는 이날 다시 SNS에 올린 글에서 "성폭력을 '불필요한 신체접촉'으로 표현하고, 심지어 제가 그 용어를 썼다고 주장하는 것이 당의 공식 입장이라는 점이 경악스럽다"며 "당의 입장문 자체가 2차 가해"라고 반발했다. 강 전 대표는 또 "저는 그 사건에 대해 '성폭력이 아니다'라고 공식화한 적이 없다"며 "그리고 '불필요한 신체접촉'이라는 용어도 제가 아니라 가해자가 저에게 사과문을 보내오면서 쓴 말"이라고 했다. 아울러 당의 조치에 대해 "조사과정이 아니라 개인적으로 상의하는 과정으로 이해했고 당에서는 본 건에 대해 정식 진상조사를 진행한 적은 제가 알기론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지도부와 강 전 대표간 진실공방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cerju@fnnews.com 심형준 기자
2022-05-17 12:44: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