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은행들이 담보가치를 부풀려 적정 한도 이상으로 대출을 내준 사례가 없었는지 내부 감사를 통한 표본 조사에 나선다. 특히 상가 부동산 담보대출을 내줄 때 제대로 감정평가를 했는지, 내부통제 절차가 지켜졌는지 살펴보고 있다. 은행들이 오는 5월 말까지 감사 결과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할 예정인 가운데 은행과 감정평가법인이 부동산 활황기 담보가액을 높여 잡아 배임사고가 대거 적발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담보대출 과정에서 '내부통제 시스템 실패'가 발견될 경우 임원 제재 가능성도 제기된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은행들은 금융감독원과 협의해 1·4분기 내부감사 과제로 '부동산 담보대출' 관련 내부통제 적정성을 전격 조사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대출 시 부동산 담보가액을 적정하게 산정했는지 △부동산 감정평가 과정이 적절했는지 △담보평가 유효기간이 지켜졌는지 △권리보증 상태 변화에 따른 대출 회수에 문제가 없는지 △대출 과정에서 내부통제가 이뤄졌는지 등을 점검한다. 아울러 소호·중소법인 담보대출 취급 건에 대한 표본(샘플링) 검사를 실시한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개인사업자 대출 △중소법인 상대 부동산 담보대출 △지식산업센터 및 토지 등 외부감정평가가 이뤄진 대출에 대해 표본 검사를 진행 중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 금융사고들과 관련해 대출 부당취급이 우려되는 대상으로 중점으로 표본 검사를 요청받았다"라며 "5월 31일까지 부동산 담보대출에 대한 표본 조사와 제도 적정성을 점검 중"이라고 말했다. 이는 금감원이 '내부감사협의제'를 통해 은행들에 내부 감사를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내부감사협의제는 금감원의 정기·수사 검사를 보완하기 위한 것으로, 피감 금융회사와 금감원이 분기별로 감사 테마를 협의하고 금융회사들이 자체 조사를 통해 문제가 없었는지 살펴본다. 담보대출 건수가 방대한 데다 금감원 검사에도 물리적 한계가 있는 만큼 은행들은 다음 달까지 담보대출 내부 감사를 실시해 금감원에 결과를 제출키로 했다. 내부 감사 과정에서 담보가액 과다산정 유형의 금융사고가 대거 적발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경우 담당 직원 개인에 대한 처벌 뿐 아니라 내부통제 기준을 마련할 의무가 있는 임원 또한 제재 대상에 오를 수 있다. 소호대출과 중소법인 대상 부동산 담보대출 과정에서 내부통제 기준이 느슨해 '내부통제 시스템적 실패'라는 결론이 나올 경우 임원 책임론을 피할 수 없다. 그동안 시세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아파트나 주택과 달리 지식산업센터, 신축 상가의 경우 담보가치 산정에서 객관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문제가 지적돼 왔다. 상업용부동산 초과 공급, 경기회복 지연, 금리부담 등 리스크가 있는 만큼 금융사의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게 한국은행 분석이다.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은행권 상업용 부동산 담보대출잔액은 지난해 9월말 298조원으로 2017년말(175조원) 대비 70.6% 증가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2024-04-10 15:40:42[파이낸셜뉴스] 핀다가 공간의가치와 손잡고 비대면 대출 영역 확장을 위한 승부수를 띄웠다. 대출 전문 핀테크 기업 핀다는 인공지능(AI) 부동산 가치평가 전문 스타트업 ‘공간의가치’와 ‘비대면 상업용 부동산 담보대출 원스톱 중개 시스템 구축’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날 서울 강남구 핀다 오피스에서 열린 협약식에는 이혜민 핀다 공동대표와 서관수 핀다 파트너십 총괄, 박성식 공간의가치 대표를 비롯한 양사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공간의가치는 국내 유일 주거, 토지, 상업용 등 전국 모든 부동산 AI추정가를 개발해 KB국민은행, KSCI 등 국내외 금융기관에 서비스하고 있는 프롭테크 스타트업이며, 전문 감정평가사인 프라임감정평가사를 보유하고 있다. 핀다는 지난 2022년 12월 공간의가치 시리즈A 라운드에 투자사로 참여한 데 이어 사업 연계를 통한 시너지 극대화를 기대하고 있다. 핀다와 공간의가치는 이번 협약을 통해 △핀다의 상업용건물 대출 고객 및 공간의가치 개인대출 고객에게 비대면 원스톱 대출 구매 경험 제공 △비대면 부동산 대출 비교·중개 서비스 채널 확대 △신규 비즈니스 협업 모델 발굴을 통한 역량 및 시너지 강화 등의 상호 협력을 진행하기로 협의했다. 국내 대출비교플랫폼 업계에서 가장 많은 70개 제휴사를 보유한 핀다는 직장인·사업자·프리랜서 등 다양한 배경의 사용자를 대상으로 신용대출뿐만 아니라 주택담보대출, 전세대출, 자동차담보대출(오토론)까지 300여 개 대출 상품을 중개하며 현재까지 누적 대출 중개 금액만 약 10조 원에 달한다. 핀다는 이번 협약을 기점으로 기존 상품 라인업에 더해 상업용 부동산과 토지까지 비대면 대출 영역을 확장한다는 전략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서관수 핀다 파트너십 총괄은 “이번 협약을 통해 그동안 대출비교플랫폼을 통해 대출을 받기 어려웠던 상업용 부동산 및 토지 소유자와 법인임대사업자 등 비대면 대출 시장에서 소외받던 사용자들을 대거 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라며, “국내 프롭테크 업계에서 차별화된 전문성과 신뢰성을 자랑하는 공간의가치와 함께 대한민국 부동산 대출비교 시장에 큰 획을 긋는 시너지를 만들어가는 데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기자
2024-03-29 10:13:09은행권이 상업용부동산 담보대출 점검에 대대적으로 나섰다. KB국민은행·NH농협은행이 최근 부동산 담보대출에서 담보 가치를 실제보다 부풀려 대출금을 기준보다 많이 내준 '업무상 배임' 사고가 잇따라 자체 감사에서 적발됐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도 부동산 활황기에 상업용 부동산인 상가 담보대출 현황 자료를 요구하고 나서자 은행권은 상업용 부동산 담보 가치를 과도하게 설정하거나 여신 회수에 문제가 있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면서 담보 가치가 더 떨어지면 대출 상환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은행권, 상가 담보대출 자체 점검 나서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에서 최근 부동산 담보대출 가치를 실제보다 높이 설정해 대출금액을 과도하게 내준 업무상 배임 사고가 연이어 적발됐다. 국민은행에서는 지난해 하반기 경기 안양의 한 지점에서 직원이 지식산업센터 상가 가치를 부풀려서 적정 금액보다 대출을 더 내준 사고가 발생했다. 수년 간 미분양인 상가가 분양가보다 싼 값에 팔렸는데, 은행이 담보 가치를 산정할 때 원 분양가를 기준으로 계산한 것이다. 앞서 농협은행에서도 아파트 담보대출을 내줄 때 매매계약서 상 거래금액을 실제 거래금액보다 12억원 높여서 담보를 설정해 과당 대출을 내준 사고가 발생했다. 두 금융사고 모두 부동산 담보대출 과정에서 담보 가치를 실제보다 높여 잡았다는 것이 공통점이다. 이에 금융감독원이 상업용 부동산 담보대출(상가 담보대출) 담보가치 설정에 문제가 있었는지 점검에 나섰다. 은행들은 금감원이 상가 담보대출 현황에 대한 자료를 요구하자 △담보가액이 여신을 회수하기에 충분한지 △현재 권리 보증상태가 어떠한지 현황을 파악하고 있다. 금감원도 현황 파악을 통해 회수 중인 여신에 문제가 없는지 들여다볼 계획이다. ■'담보가치 산정' 세부기준 제각각 문제는 상업용부동산 담보를 산정할 때 가치 평가 기준과 방식이 은행마다 달라 객관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한 시중은행은 담보사정가격과 은행의 권리금액을 비율대로 나눠서 계산한 후에 작은 금액을 '담보가액'으로 설정하고 있다. 다른 시중은행은 한국부동산원 등 정보를 활용해 부동산의 추정가액을 조사하고 인근 건물에 대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확인·과거 평가자료와 비교를 통해 담보 가치를 산정한다. 또 다른 시중은행은 매매가, 분양가 등으로 담보 가치를 평가할 때 인근 부동산 시세와 비교하고, 신고된 실거래 가격으로 담보 가치를 평가하고 있다. 다만 은행들의 대출 심사 시 '회수 가능성 점검'이 기본 중의 기본인 만큼 객관성을 높이기 위한 절차도 마련하고 있다. 한 은행은 "부동산 가치에 따라 감정평가 주체가 달라지긴 하지만 일반적인 집합상가의 경우 외부 감정평가법인의 감정평가를 활용한다"고 설명했다. 다른 은행 또한 여신금액·담보가액에 따라 감정평가법인 소속 감정평가사를 통해 감정을 거친다고 밝혔다. ■상업용 부동산 부진에 잠재 리스크 ↑ 이런 가운데 상업용부동산 업황 부진이 계속돼 회수 가능성이 낮아질 수 있다는 점도 잠재적 리스크로 꼽힌다. 은행이 담보대출을 내줄 때보다 현재 시세가 급격하게 하락해 대출이 정상적으로 상환되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행 2023년 12월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은행권 상업용부동산 담보대출잔액은 지난해 9월 기준 298조원으로 2017년 말(175조원) 대비 70.6% 증가했다. 은행권의 연체율이 0.2%로 비은행(4.4%)에 비해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지만 상업용부동산 초과 공급, 경기회복 지연, 금리부담 등 리스크가 있는 만큼 금융사의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게 한국은행 분석이다. 실제 상업용부동산의 단위면적(㎡)당 평균 매매가격은 2019년 1·4분기 약 471만원에서 2022년 상반기 중 621만원까지 상승하다 같은 해 하반기 들어 큰 폭 조정됐다. 거래량 또한 지난해 3·4분기 중 5만8건으로 전년동기대비 26.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은행권은 여신 회수를 위해 담보인정비율(LTV)을 보수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대출 취급금액을 산정할 때 선순위 권리금은 대출한도에서 제외한 후에 산정하고, 회수율 관리도 권리보증 상태를 반영해 '보수적으로' 관리 중이라고 설명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2024-03-13 18:14:30[파이낸셜뉴스]KB국민은행에서 여신 담당 직원이 상업용부동산을 실제 분양가격보다 부풀려서 적정 한도보다 더 많은 대출을 내준 배임 사고가 발생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KB국민은행 경기도 모 지점에서 실제 분양가보다 담보가치를 더 높이 설정해 대출을 내준 '업무상 배임' 사고가 터졌다. 문제가 된 대출은 경기도의 한 지식산업센터 상가 관련 분양 대출이었다. 수년간 미분양 상태였던 상가는 원분양가보다 싼 값에 분양이 이뤄졌다. 국민은행에서는 원분양가를 기준으로 담보가치를 설정해 실제 분양가보다 더 많은 금액이 담보로 잡혔다. 이렇게 되면 여신 회수(대출 상환)에 문제가 있을 수 있어 업무상 배임사고에 해당된다. 국민은행은 자체 감사를 통해 담보 가치 부풀리기 문제를 발견했고 이번달 초 금감원에 금융사고를 보고했다. 금감원은 지난 11일 국민은행에 대한 금융사고 검사를 진행 중이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2024-03-13 09:38:05[파이낸셜뉴스]올해 1·4분기말 자영업자 대출잔액이 1033조 7000억원으로, 3년새 50%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인당 대출금액은 3억 3000만원으로 비자영업자의 3.7배 수준이었다. 상업용 부동산을 담보로 한 대출이 전체의 60%에 달해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인한 대출 부실이 우려된다. 2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4분기말 기준 자영업자대출 잔액은 1033조 7000억원으로 1년새 7.6% 증가했다. 코로나19 전인 2019년말(684조 9000억원)에 비해서는 50.9% 늘었다. 취약차주와 비은행권, 대면서비스업 위주로 대출이 더 늘어나 전반적인 부채의 질이 악화됐다는 게 한국은행 평가다. 연체율은 올해 3월말 기준 1.00%로 장기평균(2012년~2019년평균) 1.05%와 비슷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취약부문'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오르고 있다. 문제는 자영업자 대출이 상업용 부동산을 담보로 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부동산 하락으로 인한 리스크가 잠재돼 있다는 것이다. 1분기말 기준 비주택부동산 담보대출 비중은 58.6%로 비자영업자(15.1%)에 비해 비중이 약 4배에 달했다. 1인당 대출규모 또한 3억 3000만원으로 비자영업자(9000만원)의 3.7배 수준이었다. 부채 구조도 문제다. 자영업자 대출 중 일시상환방식 비중은 44.2%, 단기대출 비중은 73.2%에 달했다. 비자영업자의 일시상환방식 비중이 37.7%, 단기대출이 37.6%인 것과 비교하면 부채의 구조도 안정적이지 않은 것이다. 경기 회복이 늦어지고 상업용부동산 가격이 더 떨어질 경우, 취약 자영업자들의 연체 위험률은 연말 18.5%까지 치솟을 것으로 추정된다. 5영업일 이상 연체가 됐거나 세금을 체납한 자영업자가 보유한 대출잔액을 '연체위험대출'이라고 했을 때, 올해 말 취약차주 연체위험률은 18.5%로 오를 수 있다. 전체 자영업자 대출 연체위험률도 3.1%까지 상승할 걸로 추정됐다. 한국은행은 단기적으로 자영업자 취약차주에 대한 채무조정을 강조했다. 한국자산관리공사 새출발기금 등을 통해 부실채권은 얼른 정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한은은 "소득이 회복된 정상차주의 경우 자발적인 대출 상환을 유도해야 한다"며 "자영업자 부채 구조를 단기에서 장기로, 일시상환에서 분할상환 방식으로 전환하고, 자영업자의 비주담대에 대한 규제 체계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2023-06-21 14:44:28[파이낸셜뉴스]지난해부터 주택가격 하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한국은행이 부동산 관련 대출 부실 리스크를 전방위로 살펴봐야 한다고 금융권에 경고했다. 주택가격 하락으로 인한 역전세난과 취약차주의 대출 연체율 상승 등 눈에 보이는 리스크 외에도 비은행금융권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리스크와 상업용부동산을 담보로 한 자영업자 대출까지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은 8일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통해 "주택시장 부진에 따른 비은행금융기관의 부실 위험 확대,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이후 신용 긴축 심화 가능성 등 금융부문 리스크가 커졌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국은행은 부동산시장 부진 영향이 이와 관련된 대출 리스크로 번질 수 있다고 봤다. 규제 완화로 매매·전세가격 낙폭이 줄고는 있지만 금리가 높고 전세시장이 불안해 당분간 부동산 시장에 하방 압력이 이어진다는 게 한국은행 예상이다. 한은은 "전세가격은 2년 전과 비교할 경우 상당폭 하락한 수준"이라며 "역전세난 우려가 높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전세시세가 전세보증금보다 높은 역전세난이 하반기에 심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한은이 발표한 금융·경제 이슈분석 자료에 따르면 역전세 위험가구 비중은 지난 4월 기준 102만 6000호로 전체의 52.4%에 달했다. 2022년 1월 51만 7000호(25.9%)였던 것과 비교해 2배 이상 높아진 것이다. 올해 하반기 역전세 계약의 28.3%, 깡통전세는 36.7%의 계약 만기가 도래해 시장에선 경계감이 높아지고 있다. #OBJECT0# 상업용부동산 시장 부진으로 인한 파급효과도 심상치 않다. 한은은 "비은행금융기관의 부동산 관련 대출 연체율이 큰 폭으로 상승하는 등 부실 위험이 높아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올해 금융시장의 뇌관으로 꼽혔던 부동산 PF대출 리스크가 여전하다. 지난해 4·4분기 기준 비은행권의 부동산 PF대출 잔액은 86조 2000억원, 건설업 및 부동산기업 대출은 253조 6000억원에 달한다. 같은기간 비은행권의 PF대출 연체율은 1.03%로 직전분기(0.77%) 대비 0.26%p 올랐다. 건설업 및 부동산기업 대출 연체율은 1.80%로 한 분기 만에 0.20%p 상승했다. 상업용부동산 파급효과는 자영업자 대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게 한국은행 경고다. 한은은 "코로나19 이후 큰 폭으로 증가한 자영업자 대출 상당 부분이 상업용부동산을 담보로 하고 있다"라며 "향후 부동산시장 부진이 여타 부문으로 확대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말 기준 자영업자 대출잔액이 1019조 8000억원으로 늘어난 가운데 상업용부동산을 담보로 한 대출 부실 우려도 작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상형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설명회에서 "최근 주택가격의 급락세가 진정되는 모습이다. 시장이 연착륙하면 부동산 관련 대출 부실 위험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중장기적으로 주택가격이 다시 상승하면 가계부채가 늘어서 금융불균형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주택가격과 관련된 여러 가계부채 리스크를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김예지 기자
2023-06-08 15:52:10[파이낸셜뉴스] 한국은행이 최근 주택시장 부진과 신용 긴축에 따른 금융부문 리스크가 커졌다며 '3대 금융불안 요인'에 대해 8일 경고했다. 역전세난과 취약차주의 대출 연체율 상승, 비은행금융권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리스크와 상업용부동산을 담보로 한 자영업자 대출 부실 우려다. 한국은행은 이날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통해 "주택시장 부진에 따른 비은행금융기관의 부실 위험 확대,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이후 신용 긴축 심화 가능성 등 금융부문 리스크가 커졌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국은행은 부동산시장 부진 영향이 이와 관련된 대출 리스크로 번질 수 있다고 봤다. 규제 완화로 매매·전세가격 낙폭이 줄고는 있지만 금리가 높고 전세시장이 불안해 당분간 부동산 시장에 하방 압력이 이어진다는 게 한국은행 예상이다. 한은은 "전세가격은 2년 전과 비교할 경우 상당폭 하락한 수준"이라며 "역전세난 우려가 높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전세시세가 전세보증금보다 높은 역전세난이 하반기에 심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한은이 발표한 금융·경제 이슈분석 자료에 따르면 역전세 위험가구 비중은 지난 4월 기준 102만 6000호로 전체의 52.4%에 달했다. 2022년 1월 51만 7000호(25.9%)였던 것과 비교해 2배 이상 높아진 것이다. 올 하반기 역전세의 28.3%, 깡통전세 36.7%의 계약만기가 도래해 시장에선 경계감이 높아지고 있다. 상업용부동산 시장 부진으로 인한 파급효과도 심상치 않다. 한은은 "비은행금융기관의 부동산 관련 대출 연체율이 큰 폭으로 상승하는 등 부실 위험이 높아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올해 금융시장의 뇌관으로 꼽혔던 부동산 PF대출 리스크가 여전하다. 지난해 4·4분기 기준 비은행권의 부동산 PF대출 잔액은 86조 2000억원, 건설업 및 부동산기업 대출은 253조 6000억원에 달한다. 같은기간 비은행권의 PF대출 연체율은 1.03%로 직전분기(0.77%) 대비 0.26%p 가까이 올랐다. 건설업 및 부동산기업 대출 연체율은 1.80%로 역시 전분기대비 0.20%p 상승했다. 상업용부동산 파급효과는 자영업자 대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게 한국은행 경고다. 한은은 "코로나19 이후 큰 폭으로 증가한 자영업자 대출 상당 부분이 상업용부동산을 담보로 하고 있다"라며 "향후 부동산시장 부진이 여타 부문으로 확대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영업자 대출잔액이 1000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상업용부동산을 담보로 한 대출부실 우려가 작지 않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한국은행은 "SVB사태 이후 금융기관의 금리 리스크 관리 체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상황"이라며 "국내 금융기관은 SVB와는 사업모델이 달라서 비슷한 사례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지만, 향후 고금리가 상당기간 지속되는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잠재 리스크 요인들을 폭넓게 점검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2023-06-08 11:44:29【실리콘밸리(미국)=홍창기 특파원】 JP모건 체이스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중소형 지역은행 위기가 완전히 끝나지 않았다고 경고했다. 상업용 부동산 대출 리스크가 미국 소규모 은행의 건전성을 해칠 수 있다는 것이다. 그가 특정 지역의 특정 사무실을 직접 거론하지 않았지만 최근 JP모건이 인수한 샌프란시스코 지역 기반은행 퍼스트리퍼블릭뱅크가 위치한 샌프란시스코가 그가 거론한 위기 지역의 하나로 추정된다. 22일(현지시간) JP모건 체이스 애널리스트 컨퍼런스에서 다이먼 CEO는 "특정 지역, 특정 사무실 자산, 특정 건설 대출이 매우 고립될 수 있다"고 밝혔다. 다이먼 CEO가 상업용 부동산 대출 리스크를 거론한 것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기준 금리를 계속 인상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는 인식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은행들은 지난 몇 년간 저금리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쏟아진 경기 부양책으로 대출금 회수에 큰 차질이 없었다. 하지만 최근 연준의 기준 금리 인상이 지속되면서 대출금리를 버티지 못하는 대출자들이 생길 수 있는 상황이 조성되고 있다. 특히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고 있어 다이먼의 우려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 실제 광범위한 실리콘밸리에 속하는 샌프란시스코 지역에서는 원격 근무자들이 사무실 복귀를 꺼리면서 빈 상업용 건물이 늘어나고 있다. 이렇게 빈 상업용 건물이 늘어나면 상업용 건물에 대출을 해 준 은행들이 타격을 받을 것은 당연한 일이다. 다만 다이먼 CEO는 부동산 대출 리스크가 모든 은행에 해당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또 부동산 대출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대출은 매우 정상적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 은행권이 이미 신규 대출을 자제하면서 잠재적 리스크에 대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은행이 건전성을 유지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추가 여신을 집행하지 않은 것이다"면서 "이미 대출이 긴축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다이먼은 최근 중소형 지역은행 혼란으로 가장 큰 영향을 받은 미국의 소규모 은행들이 금리가 대부분의 예상보다 훨씬 더 많이 상승할 것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모든 사람들이 여기서부터 금리가 올라갈 것에 대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최대 6% 또는 7%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그는 미국의 실업률이 급격히 상승하면 신용카드 연체율이 6% 또는 7%로 급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렇지만 이같은 연체율도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미국 은행권이 경험했던 10%보다는 여전히 낮은 것이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2023-05-23 10:24:38최근 경기 악화로 공실률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임대업 이자상환비율(RTI) 규제도 강화되면서 부동산업 대출 증가율이 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올 들어 코로나19 사태로 상가 문을 닫는 자영업자들이 속출하면서 공실률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25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부동산업 대출 잔액은 255조4639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0.2%(23조6040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13년 4·4분기 말 이후 6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부동산업 대출은 2013~2018년 증가세를 유지하다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RTI 규제가 강화되면서 대출증가 속도가 둔화되기 시작했다. 12·16대책에서도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에 대해 주택임대업 개인사업자대출에 대해 RTI를 기존 1.25배에서 1.5배 이상으로 강화한 바 있다. 문제는 올해 코로나발 경기 악화로 인해 무너지는 자영업자들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공실률 문제가 더욱 불거질 것으로 전망된다. KB금융경제연구소도 2020 KB부동산보고서를 통해 "올해 상가 시장의 가장 큰 리스크는 수요 침체와 공급 과잉으로 공실이 늘어나고 장기간 임차인을 구하지 못하면서 악성 공실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으로 법 적용 대상이 전체 임차인의 95% 수준으로 크게 확대되고, 계약갱신 요구기한이 연장되면서 임대료 인상 제한과 함께 수익률 하락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시중은행들의 상업용 부동산 여신 증가폭도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시중은행 관계자는 "올 초부터 최근까지 상업용 부동산 여신 한도액의 연간 한도액 중 25% 정도만 판매된 상황"이라면서 "이는 지난해 소진 속도의 절반도 안되는 상황으로 규제 강화 등으로 전년도에 비해 부진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투자 수요가 줄면서 상가 공급이 집중된 지역은 상가분양시장 침체 우려가 커질 것으로 보이며, 거래 침체로 상가를 제때 매도하지 못해 유동성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2020-03-25 18:03:20[파이낸셜뉴스] 최근 경기 악화로 공실률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RTI(임대업 이자상환비율) 규제도 강화되면서 부동산업 대출 증가율이 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올들어 코로나19 사태로 상가 문을 닫는 자영업자들이 속출하면서 공실률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25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부동산업 대출 잔액은 255조4639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0.2%(23조6040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13년 4·4분기 말 이후 6년만에 최저 수준이다. 부동산업 대출은 2013~2018년 증가세를 유지하다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임대업 이자상환비율(RTI)규제가 강화되면서 대출증가 속도가 둔화되기 시작했다. 12·16대책에서도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에 대해 주택임대업 개인사업자대출에 대해 RTI를 기존 1.25배에서 1.5배 이상으로 강화한 바 있다. 문제는 올해 코로나발 경기 악화로 인해 무너지는 자영업자들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공실률 문제가 더욱 불거질 것으로 전망된다. KB금융경제연구소도 2020 KB부동산보고서를 통해 "올해 상가 시장의 가장 큰 리스크는 수요 침체와 공급 과잉으로 공실이 늘어나고 장기간 임차인을 구하지 못하면서 악성 공실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으로 법 적용 대상이 전체 임차인의 95% 수준으로 크게 확대되고, 계약갱신 요구기한이 연장되면서 임대료 인상 제한과 함께 수익률 하락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시중은행들의 상업용부동산 여신 증가폭도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올초부터 최근까지 상업용부동산 여신 한도액의 연간 한도액 중 25%정도만 판매된 상황"이라면서 "이는 지난해 소진 속도의 절반도 안되는 상황으로 규제강화 등으로 전년도에 비해 부진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투자 수요가 줄면서 상가 공급이 집중된 지역은 상가분양 시장 침체 우려가 커질 것으로 보이며, 거래 침체로 상가를 제때 매도하지 못해 유동성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2020-03-25 16: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