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장마전선으로 인해 전국적으로 집중호우가 내리는 가운데, 차오르는 빗물을 피하기 위해 자동차 위로 올라간 남성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남성이 선루프 위로 오르는 모습이 마치 지난해 차량 위에서 비를 피하던 이른바 '서초동 현자'를 떠올리게 해 많은 이들이 관심을 보였다. 기상청에 따르면 13일부터 이틀간 300~400㎜의 물폭탄이 쏟아질 전망이다. 13~15일 예상 강수량은 중부 지방, 전북, 경북 북부 내륙이 100~250㎜, 충남권과 전북에서 400㎜ 이상, 경기 남부 및 강원 남부 내륙, 산지, 충북, 경북 북부 내륙에서도 300㎜ 이상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폭우로 침수된 차량 위 빗물을 피하기 위해 올라선 남성의 사진이 올라와 화제다. 사진 속 지하차도는 빗물이 꽤 차오른 모습이며, 도로 위 차량은 이미 반쯤 잠긴 상태다. 운전자로 추정되는 한 남성이 선루프를 통해 지붕 위로 올라서있다. 해당 사진이 실시간 침수 차량 모습을 찍은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해당 운전자의 모습이 지난해 여름 화제가 된 '서초동 현자'를 연상케 해 신기하다는 반응이다. 앞서 지난해 8월 서울을 중심으로 기록적인 물폭탄이 쏟아진 바 있다. 이로 인해 강남 일대가 침수됐는데, 이때 제네시스G90 차량 위에 올라탄 남성의 사진이 화제를 모았다. 차량 앞유리를 의자인 것 마냥 여유롭게 앉아 있는 모습에 누리꾼들은 그를 '서초동 현자'라고 불렀다. 실제로 이 남성의 행동은 많은 전문가들이 훌륭한 대처 방법이라며 평가하고 있다. 당시 사진을 접한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침수 상황에서 차 안에 있기보다는 이들처럼 차 밖으로 나와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정부 역시 차량 침수 시 창문, 선루프 등을 개방해 탈출로를 확보하라고 권고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8월 행정안전부가 공고한 '차량 침수 시 이렇게 행동하세요' 자료에는 △침수된 도로·지하차로·급류 하천에 절대 진입하지 말고 우회할 것 △타이어 높이의 2/3 이상 잠기기 전 차량을 안전한 곳에 옮길 것 △차량을 옮길 수 없는 상황이면 미리 창문, 선루프를 열것 △지하차도 침수 시 탈출 후 물보다 높은 곳이나 몸을 지지할 곳을 찾고 119 연락 후 구조를 기다릴 것 등의 지침이 담겼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2023-07-14 08:51:56[파이낸셜뉴스] 수도권에 폭우로 인한 침수 피해가 이어지는 가운데 웃지 못할 해프닝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 8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신림동 일대에서 수영을 하는 시민의 모습이 영상으로 올라와 화제가 됐다. 영상이 실제 이날 신림동에서 찍힌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한편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감전 사고와 같은 2차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까닭이다. 인명사고까지 난 재해급의 상황을 장난으로 받아들이냐는 지적도 있었다. 이외에도 큰 피해를 입은 강남권에선 차들이 물에 잠겨 움직이지 못하자 차 위에 올라앉아 휴대폰을 보며 비가 멎기를 기다리는 시민의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비를 맞으면서도 독서를 하는 듯 휴대폰을 보고 있는 모습에 네티즌들은 이 시민을 '서초동 현자'라고 부르기도 했다. 한편, 이날 신림동과 신대방 등 도림천 인근 지역에는 여러 침수 피해가 이어졌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8시를 전후해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 인근에는 시간당 130mm의 폭우가 내렸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2-08-09 06:21:21[파이낸셜뉴스] 지난 20일부터 남부지역에 내린 역대급 폭우로 부산과 경남 곳곳에서 일 강수량 기록을 갈아 치운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한 남성이 침수된 차량 위에 고립됐다 구조된 사연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화제가 됐다. 2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김해 실시간 제네시스 아재'라는 글과 함께 사진 한장이 게시됐다. 사진에는 침수된 차량 위로 한 남성이 대피한 모습이 담겨있다. 도로는 바닥이 보이지 않을 만큼 물이 차오른 상태로 차량 대부분이 잠겨 있는 모습이다. 게시물을 올린 누리꾼은 "도로 앞은 지하차도, 옆은 산이라 물이 갑자기 불어나 피해를 입은 것 같다"고 했다. 이 게시물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확산했다. 사진을 본 누리꾼들은 2022년 서울 강남 침수 피해 당시 한 남성이 침수된 제네시스 차량 위에 체념한 듯 앉아 있던 모습과 비슷하다고 입을 모았다. 당시 이 남성에겐 '서초동 현자'라는 별명이 붙었다. 누리꾼들은 해당 장면을 떠올리며 '김해 제네시스', '제2의 서초동 현자'라는 반응을 보였다. 또 "너무 위험해 보인다", "구조됐는지 궁금하다"는 반응도 쏟아졌다. 이후 사진 속 남성의 친구라고 밝힌 A씨는 "119 구조대원이 신속하게 구조해줬다"며 "친구의 차는 떠내려가 분실돼 추후에 찾아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친구가 차와 같이 떠내려가다가 주차된 차 위로 올라탄 상황이었다"며 "멋대로 차 위로 올라가 죄송하다. 덕분에 친구가 살았다"고 전했다. 한편 기상청에 따르면 기록적인 가을 폭우 원인은 '태풍급 열대저기압'의 영향 때문이다. 중국 내륙에서 서해로 다시 진출한 뒤 제주 남쪽 해상을 지날 것으로 예상됐지만 제주와 남해안 사이를 지나며 집중적으로 비를 뿌렸다. 지난 21일 일 강수량은 경남 창원 397.7㎜, 부산 378.5㎜, 김해시 368.7㎜, 거제 348.2㎜ 등을 기록했다. 일 강수량은 0시부터 하루 동안 내린 강수량으로 강수가 없는 시간도 포함해 연속되는 24시간 총강수량을 의미한다. 경남 김해에서 기록된 368.7㎜는 김해 기상 관측 사상 하루 최대 강수량이다. 20~21일 누적 강수량은 431.1㎜로 기상청은 200년에 한 번 내릴 수 있는 정도의 강수량이라고 설명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9-23 05:28:29아워타운 "사람들은 자신이 살아 있을 때, 삶을 이해할 수 있을까요. 매 순간의 소중함을?" 생전 세 차례나 퓰리처상을 수상했던 미국 작가 손턴 와일더(1897~1975)의 연극 '아워타운' 중 맨 마지막 대사다. 세계에서 하루도 빠지지 않고 무대에 오를 정도로 인기가 높은 작품. 여기엔 비극적인 줄거리는 없다. 일상의 생활, 그 자체가 주인공이다. 미국 뉴햄프셔주 그로버스 코너스의 작은 마을, 평범한 이들의 삶을 무대로 옮겨오면서 덧없이 흘러가는 인생, 그 배후의 진리를 캐내는 것이 이 연극의 힘이다. 연극계 코드도 '힐링'일까. 비슷한 시기에 두 편의 연극이 이런 테마로 무대에 오른다. 손턴 와일더의 '아워타운'과 윤영선의 '여행'이다. '아워타운'은 18일부터 내달 14일까지 서울 명동예술극장 무대에 올려진다. '오이디푸스' '레이디 맥베스' 등 인간 본성의 밑바닥을 들춰내며 묵직한 주제를 다뤄온 실력파 연출가 한태숙이 작품을 맡았다. 그는 자신의 전작을 의식해 이런 말을 했다. "나이가 들면서 아껴두기만 하고 못했던 작품을 이제는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와 안 맞을 것이라는 생각을 이기고 싶어요. 인생이란 걸 따분하지 않게 보여줄 겁니다." 그는 "삶은 결국 죽음을 위한 연습이라는 메시지를 던질 것"이라고도 했다. '아워타운'은 반복되는 일상을 그저 무대 위에 나열하는 방식은 아니다. 무대 위의 연극이 연극이라는 사실을 관객들에게 주지시키면서 일상을 다시 한번 환기시킨다는 점에선 독창적인 실험극이다. 이 과정을 설명해주는 사람이 따로 무대에 있다. 전지적 능력의 해설자인 무대감독이다. "M…은, N…과 결혼합니다. 수백만명이 그렇게 하지요. 작은 집, 유모차가 있고 일요일 오후에 포드 차를 타고 드라이브를 하고…" 이 무대감독은 사건을 관찰하고 정리하고, 연극의 허구 속으로 직접 들어가 현자의 말을 내뱉기도 한다. "천년 후의 사람들이나 지금 여기 우리들이나 자라서, 결혼하고, 살다가, 죽는 거 그거 다 마찬가지 아닐까요." 무대감독 역은 흡입력이 강한 연기파 배우 서이숙이 맡는다. 여행 1901년 5월 평범한 아침으로 시작되는 평범한 마을의 일상을 보여주는 1막, 1904년 성장과 어른이 되는 과정으로서의 결혼을 다룬 2막, 1913년 죽음을 통해 삶을 재인식하는 3막으로 구성된 원작을 한태숙은 부분적으로 손을 댔다. 1막은 배우들의 공연 연습, 2막은 다소 발전한 연습, 3막은 실제장면으로 이어진다. 박용수, 김세동, 박윤희, 정운선 등이 출연한다. 올해 타계한 지 5주기를 맞은 작가 윤영선의 '여행'은 예술의전당 명품연극시리즈로 오는 21일부터 내달 7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된다. 오랜만에 만난 초등학교 친구들이 하룻밤 동안 죽은 친구의 문상을 다녀오면서 겪게 되는 에피소드를 다룬 내용이다. 실제로 작가가 친구의 장례식에 다녀오면서 쓴 작품이기도 하다. 중년의 나이로 만난 이 사내들의 기억 속에 그들의 추억은 저마다 다른 형태를 띤다. 뭐 굳이 같아야 할 이유도 없지 않은가. 죽음이라는 불편한 진실과 대면해 쏟아내는 하룻밤 이야기다. 2005년 초연됐다. 연출을 맡은 이성열은 "죽음에 대한 문제는 따로 시의성이 있는 게 아니다. 갈수록 팍팍해지는 삶에 고단한 사람들의 느낌을 진솔하게 담고 싶다"고 했다. 장성익, 이해성, 임진순, 박수영 등이 출연한다. jins@fnnews.com 최진숙 기자
2012-09-12 17:08:06더 이상의 ‘마술피리’는 없다. 모차르트 최후의 오페라 ‘마술피리’가 10월 8∼11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오른다. 파이낸셜뉴스가 베세토오페라단과 함께 독일 도르트문트 국립오페라극장을 초청해 선보이는 이번 무대는 그동안 ‘어린이 오페라’나 ‘가족 오페라’라는 문패를 달고 만들어졌던 여타의 ‘마술피리’들과는 차원을 달리하는 고품격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공연을 준비해 온 베세토오페라단 강화자 단장은 “이번에 독일 도르트문트 국립오페라극장과 함께하는 모차르트의 ‘마술피리’는 신비스러운 무대 분위기나 독특한 의상, 무대 세트, 조명 등에서 최고의 무대를 선사하게 될 것”이라면서 “모차르트의 ‘마술피리’ 하면 베세토오페라단, 베세토오페라단 하면 ‘마술피리’가 연상될 만큼 오페라의 브랜드화에도 힘을 쏟았다”고 말했다. 사실 모차르트의 ‘마술피리’는 지난 2001년부터 예술의전당이 오페라 초심자들을 위해 자체 기획한 ‘가족오페라-마술피리’ 이후 어린이나 가족단위 관객이 즐겨 찾는 오페라 무대로 널리 알려져 왔다. 유쾌한 새잡이 파파게노 등 동화를 연상시키는 캐릭터나 선과 악의 대결에서 선이 최후의 승리를 거두는 이야기 등이 초심자용 오페라로 만들기에 적합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차르트의 ‘마술피리’는 심오한 철학과 상징을 품고 있을 뿐 아니라 음악적으로도 다양한 양식을 선보이고 있어 어렵게 보자면 한없이 어려울 수 있는 작품이라는 것이 오페라 전문가들의 중평이다. ‘오페라, 행복한 중독’ 같은 책을 쓰기도 했던 오페라 평론가 이용숙씨는 “모차르트의 ‘마술피리’는 복잡한 상징과 알레고리로 가득해 마치 비밀암호를 해독하는 작업처럼 숱한 해석들이 쏟아져 나왔다”면서 “오페라 속에 등장하는 ‘3’이라는 숫자를 통해 18세기 유럽 지식인 사회에서 맹위를 떨쳤던 프리메이슨(Freemason)의 흔적을 발견할 수도 있고 사악한 밤의 여왕과 현자(賢者) 자라스트로를 각각 왕당파와 혁명파의 상징으로 파악하는 등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마술피리’는 아주 진지하고 심오한 오페라 세리아(정가극)에 오페라 부파(희가극)가 결합됐는가 하면 독일풍의 종교음악과 민요, 기교적인 콜로라투라(coloratura) 등이 혼재돼 있어 음악적으로도 ‘잡탕’에 가깝다. 새잡이 파파게노로 대표되는 오페라 부파에 방점을 찍으면 한없이 즐겁고 유쾌한 드라마가 만들어지지만 타미노와 파미나로 대표되는 오페라 세리아에 중점을 두면 한없이 장중하고 진지한 작품이 된다. 이용숙씨는 또 “모차르트의 ‘마술피리’뿐 아니라 세상의 모든 오페라는 아는 만큼 들리고 들은 만큼 즐겁다”면서 “극장을 찾기 전 오페라의 줄거리 정도는 파악하고 집을 나서는 것이 좋고 여유가 있다면 유명 아리아 몇 곡은 미리 들어보는 것이 오페라 관람에 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이번 무대는 독일 성악가들로 구성된 독일팀(10월 8·10일 공연)과 국내 성악가들로 이뤄진 한국팀(10월 9·11일 공연)이 선의의 경쟁을 펼친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독일팀에는 도르트문트 국립오페라극장 소속의 안드레아스 샤이데거와 김석철(타미노 역), 에스테르 힐스베르그(파미나 역), 안냐 마리아 카프탄(밤의여왕 역), 게랄트 쇤(파파게노 역), 비다르 귄나르손(자라스트로 역) 등이 무대에 서고 한국팀에는 소프라노 박혜진(파미나 역), 박미자·우정선(밤의여왕 역), 바리톤 공병우(파파게노 역), 베이스 양희준(자라스트로 역) 등이 캐스팅됐다. 타미노 역으로 유럽 무대에서 각광받고 있는 테너 김석철이 독일과 한국 양팀을 오가며 공연한다는 사실도 흥미롭다. 또 지휘봉은 독일 도르트문트 국립오페라극장 상임 지휘자인 에카르트 뷕크가 잡고 연출은 도르트문트 국립오페라극장 상임 연출가 출신으로 현재는 독일 바이케르하임 캐슬 극장장을 맡고 있는 패트릭 비알드리가 맡았다. 3만∼31만원. (02)3476-6224 /jsm64@fnnews.com 정순민기자 ■사진설명=오는 10월 8∼11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공연되는 모차르트 오페라 '마술피리'에는 독일 도르트문트 국립오페라극장 소속 성악가들이 출연한다.
2009-09-16 17:06:29▲ 오페라 '마술피리' 모차르트 최후의 오페라 ‘마술피리’가 오는 10월 8∼11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오른다. 파이낸셜뉴스가 베세토오페라단과 함께 독일 도르트문트 국립오페라극장을 초청해 선보이는 이번 무대는 그동안 ‘어린이 오페라’나 ‘가족 오페라’라는 문패를 달고 만들어졌던 여타의 ‘마술피리’들과는 차원을 달리하는 고품격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공연을 준비해온 베세토오페라단 강화자 단장은 “이번에 독일 도르트문트 국립오페라극장과 함께 하는 모차르트의 ‘마술피리’는 신비스런 무대 분위기나 독특한 의상, 무대 세트, 조명 등에서 최고의 무대를 선사하게 될 것”이라면서 “모차르트의 ‘마술피리’ 하면 베세토오페라단, 베세토오페라단 하면 ‘마술피리’가 연상될 만큼 오페라의 브랜드화에도 힘을 쏟았다”고 말했다. 사실 모차르트의 ‘마술피리’는 지난 2001년부터 예술의전당이 오페라 초심자들을 위해 자체 기획한 ‘가족오페라-마술피리’ 이후 어린이나 가족단위 관객이 즐겨찾는 오페라 무대로 널리 알려져 왔다. 유쾌한 새잡이 파파게노 등 동화를 연상시키는 캐릭터나 선과 악의 대결에서 선이 최후의 승리를 거두는 이야기 등이 초심자용 오페라로 만들기에 적합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차르트의 ‘마술피리’는 심오한 철학과 상징을 품고 있을 뿐 아니라 음악적으로도 다양한 양식을 선보고 있어 어렵게 보자면 한없이 어려울 수 있는 작품이라는 것이 오페라 전문가들의 중평이다. ‘오페라, 행복한 중독’ 같은 책을 쓰기도 했던 오페라 평론가 이용숙씨는 “모차르트의 ‘마술피리’는 복잡한 상징과 알레고리로 가득해 마치 비밀암호를 해독하는 작업처럼 숱한 해석들이 쏟아져 나왔다”면서 “오페라 속에 등장하는 ‘3’이라는 숫자를 통해 18세기 유럽 지식인 사회에서 맹위를 떨쳤던 프리메이슨(Freemason)의 흔적을 발견할 수도 있고 사악한 밤의 여왕과 현자(賢者) 자라스트로를 각각 왕당파와 혁명파의 상징으로 파악하는 등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마술피리’는 아주 진지하고 심오한 오페라 세리아(정가극)에 오페라 부파(희가극)가 결합됐는가 하면 독일풍의 종교음악과 민요, 기교적인 콜로라투라(coloratura) 등이 혼재돼 있어 음악적으로도 ‘잡탕’에 가깝다. 새잡이 파파게노로 대표되는 오페라 부파에 방점을 찍으면 한없이 즐겁고 유쾌한 드라마가 만들어지지만 타미노와 파미나로 대표되는 오페라 세리아에 중점을 두면 한없이 장중하고 진지한 작품이 된다. 이용숙씨는 또 “모차르트의 ‘마술피리’ 뿐 아니라 세상의 모든 오페라는 아는 만큼 들리고 들은 만큼 즐겁다”면서 “극장을 찾기 전 오페라의 줄거리 정도는 파악하고 집을 나서는 것이 좋고 여유가 있다면 유명 아리아 몇 곡은 미리 들어보는 것이 오페라 관람에 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이번 무대는 독일 성악가들로 구성된 독일팀(10월 8·10일 공연)과 국내 성악가들로 이뤄진 한국팀(10월 9·11일 공연)이 선의의 경쟁을 펼친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독일팀에는 도르트문트 국립오페라극장 소속의 안드레아스 샤이데거와 김석철(타미노 역), 에스테르 힐스베르그(파미나 역), 안냐 마리아 카프탄(밤의여왕 역), 게랄트 쇤(파파게노 역), 비다르 귄나르손(자라스트로 역) 등이 무대에 서고 한국팀에는 소프라노 박혜진(파미나 역), 박미자·우정선(밤의여왕 역), 바리톤 공병우(파파게노 역), 베이스 양희준(자라스트로 역) 등이 캐스팅됐다. 타미노 역으로 유럽 무대에서 각광받고 있는 테너 김석철이 독일과 한국 양팀을 오가며 공연한다는 사실도 흥미롭다. 또 지휘봉은 독일 도르트문트 국립오페라극장 상임 지휘자인 에카르트 뷕크가 잡고 연출은 도르트문트 국립오페라극장 상임 연출가 출신으로 현재는 독일 바이케르하임 캐슬 극장장을 맡고 있는 패트릭 비알드리가 맡았다. 3만∼31만원. (02)3476-6224 /jsm64@fnnews.com정순민기자
2009-09-16 10:38: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