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잠든 여성의 나체 사진을 찍어 유포하겠다고 협박한 40대 남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울산지법 형사11부(이대로 부장판사)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A씨에게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도 함께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3월 경북 의성군의 한 모텔에서 잠들어 있는 성매매 여성 B씨 나체를 휴대전화로 몰래 촬영했다. 자신의 휴대전화로 B씨의 나체 사진과 동영상을 찍은 A씨는 B씨가 성매매 대금을 요구하자 이를 유포하겠다며 협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또 경남 양산시의 한 노래방에서 "3일 전 마신 술값 65만원을 되돌려 주면 오늘 마신 술값 37만원과 함께 카드로 계산하겠다"고 업주를 속이는 등 노래방에서 두 차례 무전취식을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외에도 A씨는 음주운전으로 실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또 술을 마신 채 운전했으며, 노래방 기기를 파손해 75만원의 상당의 피해를 입히고 계산을 요구하는 업주를 폭행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14회에 이르고, 사기와 음주운전 등으로 실형을 선고받은 전력도 있다"며 "누범 기간에 다시 범행한 점,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하면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3-08-14 08:03:27[파이낸셜뉴스] 경찰이 해외 통신사를 통해 보이스피싱과 도박사이트, 성매매 등 불법 문자를 대량전송한 국제 문자 발송업체 대표 3명을 붙잡았다. 7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형사기동대는 지난달 말께 전기통신사업법과 정보통신방법 위반 등 혐의로 A문자 업체 대표 B씨(39) 등 3명을 구속 송치했다. 이들은 지난 2015년부터 최근까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대량 문자 발송 업체 등록을 하지 않고 해외 통신사를 경유해 불법 문자를 대량전송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보이스피싱 미끼문자나 불법 의약품, 도박사이트와 성매매 광고 등 정보통신망법 상 발송 금지된 불법 문자 전송을 의뢰받아 건당 14~20원씩 받고 문자를 전송했다. 이들 6개 업체가 지난 9년여간 발송한 불법 국제 문자 수는 약 28억건으로, 국내 휴대전화 가입자 1인당 50건씩 수신한 양에 달한다. 특히 구속된 B씨는 지난 2015년 A문자 사이트 개설 후 지난달까지 총 21억건의 불법 문자를 전송해왔다. A문자는 사이트 서버를 해외에 두고 해외 SNS로만 문자 전송을 의뢰받고, 가상자산을 해외 거래소를 통해 대금받는 수법으로 경찰의 단속을 피해왔다. 경찰은 지난 5월부터 지난달까지 A 문자를 포함, C문자 등 6개 업체를 특정해 사무실과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해 증거를 확보했다. 이들 중 혐의가 중한 A문자 대표 B씨, C문자 대표 D씨, E문자 대표 F씨 등 3명을 구속하고 1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B씨 등이 취득한 범죄수익에 대해 경찰은 기소 전 몰수 보전을 통해 환수할 방침이다. 경찰은 B씨가 보유한 현금 3.8억원과 보증금 25억원, 가상자산 20억, C문자의 개발자인 G씨의 7500만원가량의 차량을 압수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기관사칭형 보이스피싱은 카드 배송기사를 사칭하거나 피해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속이는 방식으로 수법을 변경한 만큼,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고 강조했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
2024-11-06 15:33:08[파이낸셜뉴스] 성인용 영상물(AV) 배우 등 일본인 여성 수십 명을 섭외해 회당 최대 수백만 원대 성매매를 알선한 일당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은 온라인 사이트에 ‘열도의 소녀들’이란 문구로 광고, 서울 강남구 등에서 조직적 성매매 알선 활동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AV 배우의 경우 성매매 대금이 최대 250만 원에 달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6단독(이경선 판사)은 성매매처벌법상 성매매알선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모 씨에게 29일 징역 2년과 벌금 5000만 원을 선고했다. 약 2억9000만 원 추징도 명령했다. 함께 기소 된 넘겨진 박모 씨에겐 징역 1년 8월과 벌금 3000만 원이 선고됐다. 이들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5월까지 경기 성남 사무실에서 온라인 성매매 사이트에 ‘열도의 소녀들’이라는 제목으로 광고 글을 올려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를 받는다. 특히 이들은 조직적으로 일본인 여성을 국내로 입국시켜 성매매를 알선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이 반 년간 80여 명의 여성을 고용해 서울과 경기 일대에서 벌어들인 수익은 약 3억 원에 달했다. 가담한 여성 중엔 일본 AV 배우도 있었다. 성매매 대금은 회당 130만~250만 원 수준이었던 것으로 알렸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원정 성매매를 하는 일본 여성들을 고용해 장기간 대규모 성매매 업소를 운영해 죄질이 좋지 않고, 박 씨는 동종 범행으로 2017년, 2018년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데도 자중하지 않고 재범을 저질렀다"고 질타했다. 재판부는 "다만 두 사람이 범행을 인정하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10-30 05:39:32[파이낸셜뉴스] 자신의 아내를 폭행하고 성매매를 강요한 남성 등 20대 일당 4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19일 대구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최희정 부장검사)는 숙식·일자리 제공 등을 미끼로 여성들을 꾀어 성매매를 강요하고 성매매 대금 1억원가량을 가로챈 혐의(성매매 알선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여성 A씨와 남성 B씨 등 20대 남녀 4명을 구속기소 했다, 검찰에 따르면 A씨 등은 2022년 9월부터 지난 8월까지 대구 지역 아파트 등을 옮겨 다니며 함께 살던 피해 여성 C·D씨 등 2명에게 폭행·협박 등을 일삼고 1000회 이상 성매매를 강요해 성매매 대금 1억원가량을 갈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수사 결과 피고인 B씨는 피해 여성 C씨와 실제 부부 사이로 둘 사이에는 어린 딸도 1명 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B씨는 공범들과 함께 부인을 폭행하며 성매매를 강요했고, 한부모자녀 지원 혜택을 받기 위해 이혼신고를 하면서 친권과 양육권자를 자신으로 지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뿐만 아니라 A씨는 병원비 등을 명목으로 또 다른 피해 여성인 D씨 부모에게서 1억원가량을 뜯어내고, 피고인 가운데 남성 1명은 신혼부부 전세자금 대출을 위해 허위로 D씨와 혼인신고 한 사실도 밝혀졌다. 대구지검은 "피해 여성들을 위해 혼인 무효확인 소송과 친권 회복 등 법률지원을 의뢰하고 생계비 등도 지원했다"며 "인간 존엄성과 신체 안전을 위협하는 범죄에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2024-09-20 07:38:28[파이낸셜뉴스] 성매매 업소에 간 남성이 대금을 지불하지 않고 도망가자 업소 여성이 "경찰 불러서 자폭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해당 남성은 과거 다른 업소에서도 ‘먹튀’를 한 적이 있는 상습범으로 전해졌다. 지난 9일 KNN 뉴스에 따르면 성매매 업소에서 일하는 여성 A 씨는 최근 한 남성으로부터 ‘먹튀’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A 씨는 온라인에 올린 게시글에서 폐쇄회로(CC)TV에 찍힌 한 남성의 모습을 공개했다. 영상 속 남성은 건물 안 모퉁이를 후다닥 돌아 나오더니 엘리베이터에 탑승했다. 성매매 후 A 씨에 대금을 지불하지 않고 도망가는 모습이다. A 씨는 "처음에 실장님이 사비로 (비용을) 메꿔준다고 했는데, 다 필요 없고 경찰 불러서 자폭하겠다고 했다"면서 "성매매 후 대가 지불 안 하는 거 사기 행위고 강간 미수에도 해당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A 씨는 "물론 성매매도 처벌받지만 정상참작된다"고 덧붙였다. A 씨는 이후 업소 측이 남성에게 전화하자 도리어 "경찰에 성매매 사실을 자폭하겠다"고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업소 측은 "우리도 성매매 자수할 테니까 당신도 상습 성매매 사기로 처벌받아라"라고 대응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성은 그제야 사과하고 돈을 보내면서 "제가 다시 갈 수 없는 위치다. 대단히 죄송하다. 피차간에 피곤해지는 데 돈 보내드렸으니 죄송하다고 전해달라"고 했다고 한다. 이에 A 씨는 "‘피차간에 피곤해지는데’라는 말을 듣고 화가 났다. 피의자, 피해자가 명백한 사건이지 않으냐"며 "먹튀할 때 결국 ‘너도 성매매한 거 아니냐? 신고 못 하겠지?’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박혀서 이런 일을 저지른 거 아니냐"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남성을 대상으로 형사 고소, 손해배상 청구를 진행하고, 동시에 그 부모와 회사에도 해당 사실을 알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8-12 22:02:00[파이낸셜뉴스] 일본 성인물(AV) 배우 등을 섭외해 회당 최고 250만원에 성매매를 알선한 일당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18알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1부는 일본인 여성들을 국내에 입국시켜 성매매를 알선한 일당을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30대 업주 윤모씨와 30대 관리자 박모씨는 성매매 사이트에 '열도의 소녀들'이라는 제목으로 성매매 광고 글을 올리고 일본인 여성들 80여명을 국내에 입국시켜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교복을 입거나 나체에 가까운 여성들의 사진을 올리고 신체 치수나 한국어 가능 여부 등을 적어 광고한 것으로 조사됐다. 성매매는 서울과 경기 일대 호텔 등에서 이뤄졌다. 일본 성인물 배우의 경우 1회당 130만∼250만원의 성매매 대금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성매매 업소를 운영하면서 취득한 약 3억원의 범죄 수익을 환수하기 위해 임대차 보증금, 차량 등 재산을 몰수 및 추징보전 조치했다. 검찰 관계자는 "죄질에 상응하는 처벌과 범죄수익 몰수 및 추징 판결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고 앞으로도 성매매 알선 관련 범죄에 엄정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2024-06-19 10:37:09#. 최근 9만명이 동시 투약할 수 있는 양의 마약을 화장품으로 속여 국내 밀반입해 유통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 등으로 총책 A(36)씨와 상습 투약자 등 총 9명과 단순 투약자 등 25명을 체포했다. A씨 등은 지난해 8월부터 약 8개월 동안 합성 대마(액상형) 원액, 필로폰, 케타민 등 각종 마약을 화장품 용기에 넣어 국제 택배로 밀반입한 뒤 유통했다. 이들은 밀수한 마약을 야산에 묻은 후 유통책에 연락했다. 유통책은 이를 소분한 뒤 텔레그램을 통해 판매했다. 판매책은 개인에게 전달할 마약을 다시 '드라퍼'에게 건내주고, 드라퍼들은 전기단자함, 소화전 등에 마약을 숨겨 놓고 구매자가 찾아가도록 정보를 주는 '던지기'를 했다. 대금은 코인으로 주고받아 추적을 피해왔다. 마약 유통과 판매가 대면 방식에서 비대면 방식으로 급속히 발달했지만 국내 수사 기법은 낙후돼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코인 결제와 텔레그램 등의 SNS, 던지기 수법 등으로 이루어지는 비대면 마약 판매는 현행 수사 체계로는 효과적으로 피의자 적발이 쉽지 않다. 적발 되더라도 총책을 잡기는 어려워 위장수사 범위를 넓히는 등 법 개정도 필요하다는게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 위장·잠입수사 법안 또 폐기11일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1대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강준현 의원이 마약류 관리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폐기됐다. 강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은 잠입 수사를 도입하는 내용을 담았다. 추적이 쉽지 않은 마약류 범죄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다른 방법으로는 죄의 실행을 저지하거나 범인의 체포 또는 증거 수집이 어려운 경우에 한해 잠입수사를 허용해야 한다는 얘기다. 개정안은 수사기관이 수사의 종류·목적·대상·기간 등을 서면으로 기재해 법원에 신청서를 제출하고, 허가를 취득받아 신분위장 수사를 도입할 수 있게 하고 있다. 현행법은 마약류 범죄에 대해 신분위장수사 관련 규정이 없다. 경찰이나 검찰이 잠입수사에 성공하더라도 이에 대한 적법 여부는 법원 판결에 따라 결정된다. 형사들이 마약조직에 잠입해 조직을 일망타진하는 방안은 국내법상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수사 관계자들은 신분 위장수사나 잠입수사가 도입돼야 마약범죄의 수괴를 잡기 수월해진다고 입을 모은다. 마약유통은 총책이 중간유통책, 드라퍼 등 세부 하부 조직을 꾸려 유통하기에 수사기관에서 하부 조직원을 체포해도 수괴들까지 적발하여 체포하기까지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총책의 경우 국외에서 활동하는 경우가 많아 이들은 통상 신분을 드러내지 않는다. 현재 미국·독일 등의 선진국에서는 마약류 범죄 수사를 위해 신분을 위장하는 위장수사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도 신분위장 수사를 허용하고 있지만 마약수사에서는 여전히 적극적인 위장수사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강 의원의 개정안뿐만 아니라 33개 마약 관련 계류 법안이 있었지만, 이번 21대 국회가 끝남에 따라 모두 폐기 수순을 거쳤다. 따라서 새롭게 개원한 22대 국회에서 다시 발의해야 한다. ■ 주변국 비해 처벌도 약해법조계 일각에서는 위장수사 허용도 문제지만 국내 마약 사범들에 대한 처벌이 경미하다고 지적한다. 대법원 양형기준표에 따르면, △투약과 단순소지 최대 4년이하 △매매·알선 최대 14년이하 △수출입·제조 최대 14년이하의 징역에 처하게 되어 있다. 최대 14년 이하의 징역형은 중국, 베트남, 싱가포르 등 주변 국들과 비교해 처벌이 약하다. 중국, 베트남 등 인근 국가의 경우 마약사범에 대해 사형에 처하는 등 마약사범에 대한 처벌 수위가 매우 높다. 최근 마약범죄의 대량화 추세를 반영해 대량범의 권고 형량범위를 상향하고, 특정 마약범죄에 대한 마약가액이 10억원(필로폰 약 10kg, 33만회 투약 분량) 이상인 구간을 신설해 최대 무기징역까지 권고하도록 일부 개정됐지만 여전히 처벌이 상대적으로 경미하다. 이처럼 처벌이 타국 대비 경미하다는 이점 때문에 최근엔 해외 마약사범들이 한국을 마약제조 및 유통 거점으로 삼고 활동하다가 적발되기도 한다. 최근 해외에서 제조·밀수·유통을 벌여온 외국인 마약사범이 싱가포르 수사기관이 추적해오자 한국으로 피신, 마약거점을 차렸다가 최근 검거됐다. 이들이 한국에 거점을 차린 이유가 싱가포르 등 주변국에 비해 한국의 마약처벌 수위가 낮았기 때문이라고 진술해 이러한 우리사회 마약사범 처벌 문제를 단면적으로 나타내기도 했다. 미래로 법률사무소 이은성 대표 변호사는 "최근 마약사범이 급증하고, 그 수법이 교묘해지고 있다"면서 "늘어나는 마약범죄를 막기 위해서는 범의유발형 위장수사를 마약범죄에 한하여 합법화하고, 처벌수위 또한 단순 투약이라도 강하게 처벌할 수 있도록 법률과 양형기준 모두 개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wschoi@fnnews.com 최우석 변호사·법조전문기자
2024-06-11 18:55:23[파이낸셜뉴스]#. 최근 9만명이 동시 투약할 수 있는 양의 마약을 화장품으로 속여 국내 밀반입해 유통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 등으로 총책 A(36)씨와 상습 투약자 등 총 9명과 단순 투약자 등 25명을 체포했다. A씨 등은 지난해 8월부터 약 8개월 동안 합성 대마(액상형) 원액, 필로폰, 케타민 등 각종 마약을 화장품 용기에 넣어 국제 택배로 밀반입한 뒤 유통했다. 이들은 밀수한 마약을 야산에 묻은 후 유통책에 연락했다. 유통책은 이를 소분한 뒤 텔레그램을 통해 판매했다. 판매책은 개인에게 전달할 마약을 다시 '드라퍼'에게 건내주고, 드라퍼들은 전기단자함, 소화전 등에 마약을 숨겨 놓고 구매자가 찾아가도록 정보를 주는 ‘던지기'를 했다. 대금은 코인으로 주고받아 추적을 피해왔다. 마약 유통과 판매가 대면 방식에서 비대면 방식으로 급속히 발달했지만 국내 수사 기법은 낙후돼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코인 결제와 텔레그램 등의 SNS, 던지기 수법 등으로 이루어지는 비대면 마약 판매는 현행 수사 체계로는 효과적으로 피의자 적발이 쉽지 않다. 적발 되더라도 총책을 잡기는 어려워 위장수사 범위를 넓히는 등 법 개정도 필요하다는게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위장·잠입수사 법안 또 폐기11일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1대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강준현 의원이 마약류 관리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폐기됐다. 강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은 잠입 수사를 도입하는 내용을 담았다. 추적이 쉽지 않은 마약류 범죄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다른 방법으로는 죄의 실행을 저지하거나 범인의 체포 또는 증거 수집이 어려운 경우에 한해 잠입수사를 허용해야 한다는 얘기다. 개정안은 수사기관이 수사의 종류·목적·대상·기간 등을 서면으로 기재해 법원에 신청서를 제출하고, 허가를 취득받아 신분위장 수사를 도입할 수 있게 하고 있다. 현행법은 마약류 범죄에 대해 신분위장수사 관련 규정이 없다. 경찰이나 검찰이 잠입수사에 성공하더라도 이에 대한 적법 여부는 법원 판결에 따라 결정된다. 형사들이 마약조직에 잠입해 조직을 일망타진하는 방안은 국내법상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수사 관계자들은 신분 위장수사나 잠입수사가 도입돼야 마약범죄의 수괴를 잡기 수월해진다고 입을 모은다. 마약유통은 총책이 중간유통책, 드라퍼 등 세부 하부 조직을 꾸려 유통하기에 수사기관에서 하부 조직원을 체포해도 수괴들까지 적발하여 체포하기까지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총책의 경우 국외에서 활동하는 경우가 많아 이들은 통상 신분을 드러내지 않는다. 현재 미국·독일 등의 선진국에서는 마약류 범죄 수사를 위해 신분을 위장하는 위장수사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도 신분위장 수사를 허용하고 있지만 마약수사에서는 여전히 적극적인 위장수사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강 의원의 개정안뿐만 아니라 33개 마약 관련 계류 법안이 있었지만, 이번 21대 국회가 끝남에 따라 모두 폐기 수순을 거쳤다. 따라서 새롭게 개원한 22대 국회에서 다시 발의해야 한다. 주변국 비해 처벌도 약해법조계 일각에서는 위장수사 허용도 문제지만 국내 마약 사범들에 대한 처벌이 경미하다고 지적한다. 대법원 양형기준표에 따르면, △투약과 단순소지 최대 4년이하 △매매·알선 최대 14년이하 △수출입·제조 최대 14년이하의 징역에 처하게 되어 있다. 최대 14년 이하의 징역형은 중국, 베트남, 싱가포르 등 주변 국들과 비교해 처벌이 약하다. 중국, 베트남 등 인근 국가의 경우 마약사범에 대해 사형에 처하는 등 마약사범에 대한 처벌 수위가 매우 높다. 최근 마약범죄의 대량화 추세를 반영해 대량범의 권고 형량범위를 상향하고, 특정 마약범죄에 대한 마약가액이 10억원(필로폰 약 10kg, 33만회 투약 분량) 이상인 구간을 신설해 최대 무기징역까지 권고하도록 일부 개정됐지만 여전히 처벌이 상대적으로 경미하다. 이처럼 처벌이 타국 대비 경미하다는 이점 때문에 최근엔 해외 마약사범들이 한국을 마약제조 및 유통 거점으로 삼고 활동하다가 적발되기도 한다. 최근 해외에서 제조·밀수·유통을 벌여온 외국인 마약사범이 싱가포르 수사기관이 추적해오자 한국으로 피신, 마약거점을 차렸다가 최근 검거됐다. 이들이 한국에 거점을 차린 이유가 싱가포르 등 주변국에 비해 한국의 마약처벌 수위가 낮았기 때문이라고 진술해 이러한 우리사회 마약사범 처벌 문제를 단면적으로 나타내기도 했다. 미래로 법률사무소 이은성 대표 변호사는 “최근 마약사범이 급증하고, 그 수법이 교묘해지고 있다”면서 “늘어나는 마약범죄를 막기 위해서는 범의유발형 위장수사를 마약범죄에 한하여 합법화하고, 처벌수위 또한 단순 투약이라도 강하게 처벌할 수 있도록 법률과 양형기준 모두 개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wschoi@fnnews.com 최우석 변호사·법조전문기자
2024-06-11 07:43:32[파이낸셜뉴스] 지인에게 '돈을 빌려주면 늑대 전매사업을 해 갚겠다'고 속여 수억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형사5단독 전진우 부장판사는 지난해 10월 사기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 A씨에 대해 징역 2년을 선고했다. A씨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지만, 이후 항소를 취하해 형이 확정됐다. A씨는 B씨에게 "늑대를 구매한 뒤 되팔아 수익을 남기는 사업을 하려고 하는데, 비용을 빌려주면 수익을 내 변제하겠다"는 거짓말을 해 총 2억5160여만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투견장에서 서로를 알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총 54회에 걸쳐 투자금을 입금 받았으며, 2020년 11월부터 약 한 달 동안 계속해서 말을 바꿔가며 B씨로부터 돈을 갈취한 것으로 조사됐다. 구체적으로는 "늑대를 매수한 사람이 수표로 1억원을 지급했는데 거스름돈을 줘야 수표를 지급받을 수 있으니 천만원을 빌려달라", "구입한 늑대를 옮기는데 필요한 인건비와 이동비를 빌려달라", "늑대 검사를 하러 온 수의사가 늑대에게 물려 다쳐 치료비를 물어줘야 하니 이를 빌려달라" 등의 거짓말을 치며 B씨로부터 돈을 입금 받았다. 그러나 A씨는 사실 늑대를 전매하는 사업을 하지 않은 채 받은 돈을 도박 자금 등으로 사용할 생각이었을 뿐 이를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노래방을 처분해 돈을 변제하겠다고 하며 B씨로부터 돈을 빌리기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유흥업소를 관리하는 조직폭력배인 큰형님에게 돈을 줘야한다", "유흥업소를 관리하는 큰형님에게 돈을 줘야 피고인이 운영하는 노래방을 매도할 수 있으니 돈을 빌려달라", "큰형님이 내가 운영하는 노래방에서 성매매를 하다 적발됐는데 이를 해결해야 한다"는 등의 거짓말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밖에도 A씨는 다수의 피해자로부터 돈을 갈취한 혐의도 받는다. A씨는 "둘째를 출산하는 과정에서 아이에게 장애가 생겨 이를 치료할 병원비가 필요하니 돈을 빌려주면 월급일에 갚겠다"고 거짓말을 하거나, 당근마켓에서 만난 피해자에게 "사료업을 하고 있는데 먼저 대금을 주면 대형견의 귓병을 예방할 사료를 주겠다"는 취지로 피해자를 속여 돈을 지급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 과정에서 구체적인 거짓말을 하고 문자메시지를 조작하는 등 치밀한 방법을 사용했다"며 "피해 규모가 상당히 크고 대부분 피해가 회복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다만 "피고인이 자신의 잘못을 모두 인정하며 반성을 하고 있고 아무런 범죄전력이 없고, 그밖에 피고인의 연령, 범행의 경위, 범행 후의 정황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
2024-05-24 15:57:26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오는 17일 열린다. 후보자 본인과 가족을 둘러싸고 불거진 의혹은 물론 현재 공수처에서 수사 중인 '채 상병 수사외압 의혹'의 특검을 야권에서 거세게 요구하고 있는 만큼, 이에 후보자의 입장에 대해서도 공세가 이뤄질 전망이다. ■ 세테크 논란 등 쟁점 전망15일 법조계에 따르면 국회는 지난 7일 법제사법위원회 전체 회의를 열고 오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안, 인사청문회 실시계획서 채택의 건, 자료제출 요구의 건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여야는 오늘 17일 오전 10시 오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진행하게 된다. 공수처가 채 상병 수사외압 사건의 수사 주체인 만큼, 인사청문회에서는 야권을 중심으로 채 상병 특검에 대한 오 후보자의 입장과 수사 방향성과 관련한 질문이 줄을 이을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오 후보자는 기자들과 만나 채 상병 사건에 대해 "아직 보고받지 못했다"며 "법과 원칙에 따라 성실히 수사하겠다"고 원칙적인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오 후보자와 가족을 둘러싼 논란이 우선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가장 주목 받는 쟁점은 '세테크' 의혹이다. 국회에 제출된 인사청문요청안에 따르면 오 후보자의 딸 오씨는 스무 살 때 어머니로부터 성남시 땅 60㎡와 건물을 4억2000만원에 사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매입 부지는 재개발 예정으로, 부동산 가격 상승 전에 자녀에게 재산을 증여해 세금을 줄이려고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이에 대해 오 후보자는 "매매대금 3억원을 딸에게 증여했고 나머지는 은행 대출로 충당했으며, 증여세도 납부했다"고 해명했다. 배우자와 자녀를 둘러싼 논란도 풀어야 할 숙제다. 자녀 오씨는 스무 살이던 2020년 8월부터 지난해까지 아버지의 사법연수원 동기 등이 재직하는 법무법인 아인, 삼우, 율성 등에서 3748만원의 급여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오 후보자의 부인 김씨도 4년간 오 후보자가 소속된 법무법인 금성에서 일하며 1억9977만원의 급여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법관 재직중 정치운동에 관여했는지 여부도 공방 대상이다. 1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답변서에 따르면 오 후보자는 지난 2004년 3월 29일 당시 이근식 열린우리당 서울 송파병 선거구 국회의원 후보자에게 300만원을 후원했다. 법원조직법은 법관이 재직 중 '정치운동에 관여하는 일'을 할 수 없도록 금지하고 있다. 당시 판사 재직중이던 오 후보자는 후원금을 기부하며 자신의 직업을 법관이 아닌 '자영업'이라고 기재한 것으로 드러났다. ■ "아빠찬스 비치게 된 점 송구"오 후보자는 최근까지 제기된 쟁점에 대해 법에 저촉되지는 않는 취지로 해명해왔다. 후보자는 지난 14일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 서면 답변서에서 "결과적으로 '세(稅)테크·아빠찬스'로 비치게 된 점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는 점에서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대학생 딸이 지인의 로펌에서 사무보조 아르바이트를 한 것과 배우자를 로펌 운전기사로 채용한 것에 대해서도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지 못한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다만 오 후보자는 가족을 둘러싼 여러 논란에 대해 "당시 민간인 신분으로 법의 테두리 내에서 처리했던 일"이라며 위법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또 "변호사로서 자유롭게 경제활동을 하면서 행해진 것에 대해 양해를 바란다"며 "앞으로 공인으로서는 엄정하게 사생활과 가정생활을 챙기겠다"고 했다. 정치 후원금 논란에 대해선 "20년도 지난 일이라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아는 분에게 정치후원금을 낸 적이 있는 것 같다"며 "법 규정에 위배되는 부분이 없어서 그리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공수처장 자리는 지난 1월 20일 이후 4개월 가까이 공석인 상태다. one1@fnnews.com 정원일 기자
2024-05-15 19:47: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