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가 이탈리아 정부가 수여하는 친선 훈장과 기사(Cavaliere) 작위를 받는다고 주한이탈리아 대사관이 6일 밝혔다. 해당 훈장은 문화, 학술, 기술과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탈리아와의 교류 활성화에 이바지한 이들에게 수여하는 것으로, 세르지오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이 서명했다. 조수미는 로마의 음악 명문 산타체칠리아 음악원을 졸업하고, 이후 오랜 기간 로마에서 활동하며 이탈리아와의 연을 맺어왔다. 대사관 측은 "조수미씨는 이탈리아 오페라를 훌륭하게 해석했을 뿐만 아니라 한국과 이탈리아의 오페라 공동 제작, 성악가 간 교류에도 크게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훈장은 이날 오후 6시 30분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주한이탈리아대사 관저에서 페데리코 파일라 대사가 전달할 예정이다. #조수미 #소프라노 #오페라 #훈장 sunset@fnnews.com 이혜진 인턴기자
2019-05-06 16:24:16▲ 사진=SBS‘영재발굴단’ 성악 영재 리사가 세계적 소프라노 신영옥과 만나는 모습이 그려졌다. 29일 방송한 SBS ‘영재발굴단’에서는 사상 최초로 16세의 나이로 한예종 성악과에 도전하는 성악 꿈나무 리사 양의 이야기가 담겼다. 이날 성악을 시작한 지 2년 만에, 나가는 대회마다 상을 휩쓸었다는 이리사 양은 19세 이하 학생 중에는 단 한 번도 입학한 학생이 없었던 한국예술종합학교 성악과에 도전장을 내밀어 놀라운 실력을 자랑했다. 또한 이날 리사는 “그냥 무시당했어요. 살고 싶어서 사는 게 아니라, 살아 있어서 사는 것 같았어요”라며 혼혈인으로써 서러운 시절을 회상했다. 한편 이날 한예종 시험을 앞두고 긴장한 리사를 위해 제작진은 세계적인 소프라노 신영옥 씨와 만남을 주선해 행복한 시간이 이어졌다. / parksm@fnnews.com 박선민 기자
2016-06-29 22:13:10[파이낸셜뉴스] ‘트바로티’ 김호중이 세계 4대 필하모닉 멤버 연합과 합동 공연을 펼친다.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클래식' 공연의 일환이다. 27일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는 김호중이 오는 5월 23~25일 세계 정상급 오케스트라 멤버들의 연합 공연인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클래식 김호중&아이다 가리풀리나’ 무대에 오른다고 전했다.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는 오스트리아의 빈 필하모닉과 독일 베를린 필하모닉, 미국 뉴욕 필하모닉, 네덜란드의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의 현역 악장과 수석, 핵심 정단원들로 구성됐다. 이렇게 4개 악단의 현역 단원들이 함께 연주하는 것은 이번이 세계 최초다. 한국인 단원으론 베를린필의 비올리스트 박경민, 뉴욕필의 바이올리니스트 최한나와 첼리스트 패트릭 지가 참여한다. 한국 출신 뉴욕필의 부악장 미셸 김이 악장을 맡는다.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클래식'은 2개 프로그램으로 총 5회 열린다. 5월 19일 아트센터인천(예정)과 20일 롯데콘서트홀에서는 영화음악 거장 존 윌리엄스의 작품들을 연주한다. 지휘는 오페라 전문 지휘자 로렌츠 아이히너가 맡는다. 오케스트라의 부족한 파트는 서울시립교향악단과 KBS교향악단 단원들이 채운다. 김호중이 참여하는 공연은 5월 23·24·2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체조경기장 특설무대에서 진행된다. KBS 주최로 열리며 소프라노 아이다 가리폴리나가 함께한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4-03-27 15:40:31김지현 교수 김태정 교수 정형수 교수 한양대는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의 소프라노 김지현씨를 음대 성악과 교수로 영입하는 등 모두 28명의 신임 교원에 대한 인사를 1일 단행했다. 김태정(38) 전 전북대 교수를 물리학과 교수로, 미국 아마존의 소프트웨어개발 엔지니어였던 정형수씨를 컴퓨터공학부 교수로, 로봇공학자로 로보티즈 수석연구원이었던 한재권씨를 로봇공학과 교수로 각각 영입했다. 김지현 교수는 세계 3대 오페라극장으로 손꼽히는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뉴욕메트)에서 활약했던 재원이다. 뉴욕메트에서 한국인 소프라노가 주역으로 데뷔한 것은 홍혜경, 조수미, 신영옥씨에 이어 김 교수가 네 번째다. 미국 맨해튼음대와 대학원에서 공부한 뒤, 시카고 릴릭오페라에서 활동했다. 김태정 교수는 우주 생성의 비밀 파헤치는 스위스 제네바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에서 활약했다. 정형수 교수는 최근까지 약 3년간 아마존 웹서비스사(社)의 소프트웨어개발 엔지니어로 활동해왔다. 한재권 교수는 2011년 '최고발명품 50'에 선정된 휴머노이드 로봇(인간형 로봇)을 설계한 것으로 유명하며, 최근에는 재난구조로봇 '똘망'을 제작해 화제를 모았다. 한양대는 이밖에 길종철 전 CJ엔터테인먼트 E&M 대표를 연극영화학과 교수로 임명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2015-09-01 09:46:39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61)가 다가오는 연말 한국의 신예 스타들과 국내 콘서트 무대에 오른다. 31일 공연기획사 크레디아는 오는 12월 1일 오후 5시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조수미 콘서트 '윈터 로맨스'(Winter Romance)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공연에서 조수미는 소프라노 박소영과 테너 손지훈, 바이올리니스트 대니 구 등 클래식계 후배들과 새로운 무대를 꾸민다. 또 조수미와 오래 호흡을 맞춰 온 지휘자 최영선이 이끄는 디토 오케스트라와 탄탄한 시너지를 보여줄 예정이다. 1부는 구노, 도니체티, 레하르, 벨리니의 오페라 아리아 등으로 구성됐다. 이어 2부는 영화음악, 한국 가곡, 탱고, 뮤지컬 메들리 등 다양한 레퍼토리로 설레는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킬 예정이다. 티켓 판매는 11월 1일에 시작된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2024-10-31 16:16:4210월 28일부터 11월 1일까지 오스트리아 빈에서 개최되는 제28차 세계한인경제인대회는 한국 기업들에겐 유럽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가 될 전망이다. 유럽에서 월드옥타 대회가 치러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종범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 회장은 22일 "유럽은 한국 기업들이 활발히 진출해야 할 중요한 시장 중 하나"라며 "이번 대회를 통해 유럽 바이어들과 실질적인 비즈니스 상담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대회의 핵심 이벤트인 '코리아 비즈니스 엑스포'에는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등 주요 대기업들과 300여개의 국내 중소기업들이 참여할 예정이다. 약 3000명의 국내외 비즈니스 관계자들이 교류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 회장은 "유럽 시장 진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세미나와 포럼을 준비해 참가자들이 최신 시장 동향과 전략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겠다"며 "이번 대회에는 조수미 소프라노와 최영선 지휘자, 박주성 바리톤 등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의 공연도 준비했다"고 전했다. 박 회장은 이어 "유럽은 국가별로 경제 환경, 문화, 비즈니스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이를 모두 고려해 한국 기업들이 효과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데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면서 "현지 전문가들과 협력을 강화하고, 각국 바이어의 요구를 사전에 분석해 맞춤형 상담 프로그램을 짜주는 등 세세한 부분에서 신경을 많이 썼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럽 시장에서 주목받을 한국 제품으로 음식, 화장품, 의료 등을 꼽으며 "월드옥타를 통해 한국 기업들이 전 세계에서 더 많은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고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지속적으로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지난해 11월 제22대 회장으로 취임 후 100년 비전을 세우고, 글로벌 네트워크 강화와 차세대 경제인 양성에 주력하고 있다. 차세대 경제인 양성을 위한 구체적인 프로그램으로는 글로벌 창업 아카데미와 무역스쿨이 있다. 월드옥타는 전 세계에서 개최하는 다양한 경제인 대회에서도 젊은 경제인들이 글로벌 비즈니스 환경을 직접 경험하고, 성공적인 기업인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전 세계 151개 지회의 협력도 중요한 부분이다. 본부는 각 지회가 독립적으로 운영되면서도 서로 긴밀하게 협력할 수 있도록 정기적인 국제 회의와 교류 프로그램 지원 중이다. 박 회장은 "지회들이 필요로 하는 재정적, 교육적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며 "각 지회가 현지에서 더 많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세진 파이낸셜뉴스재팬 기자
2024-10-22 14:23:37대한민국예술원 회원인 원로 소프라노 박노경 서울대 음대 명예교수(사진)가 20일 별세했다. 향년 89세. 1935년 전북 익산에서 출생한 고인은 서울대 음대 성악과와 독일 뮌헨대 대학원 성악과를 졸업했다. 1970년부터 2000년까지 모교인 서울대 음대에서 소프라노 임선혜 등 후학을 양성했다. 또 1965년부터 1980년까지 국립오페라단 단원으로도 재직하며 오페라 '라보엠'과 '아이다', '리골레토', '투란도트', '논개' 등에서 주연으로 활약했다. 불모지로 여겨졌던 한국 성악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옥조근정훈장을 받았고, 2007년 예술원 회원이 됐다. 유족으로는 아들인 김승근 서울대 음대 국악과 교수와 손자인 클라리네티스트 김한(프랑스 파리 오페라 오케스트라 클라리넷 수석)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1호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22일 오전 11시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2024-10-21 13:35:13101년 역사의 야외 오페라 축제 '아레나 디 베로나'의 2024년 개막작 '투란도트'가 지난 12일 국내 초연됐다. 세계적인 영화감독·오페라 연출가 고(故) 프랑코 제피렐리의 2010년 프로덕션을 그대로 재현한 이날 공연은 마치 한편의 블록버스터급 시대극을 보는 듯했다. 50·20m에 달하는 압도적인 무대 규모부터 화려하면서도 섬세한 무대 의상·미술로 눈이 즐거웠다. 성악가·합창단·연기자·무용수 등 500여명 출연진이 함께 만든 춤과 곡예, 연기, 노래의 향연까지 기존 실내 오페라 공연에선 느껴보지 못한 웅장함과 극적 재미를 줬다. 다소 우려가 따랐던 공연장 음향은 공중에 마이크를 설치해 뒷좌석까지 닿게 했다. 푸치니 예술세계의 정점으로 평가받는 '투란도트'는 냉혹한 공주 투란도트가 통치하는 중국 전설시대 북경을 무대로 한다. 침략자 손에 희생된 선대 공주로 인해 남성을 증오하는 '투란도트'와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수수께끼를 풀어 사랑을 쟁취하려는 칼라프 왕자의 이야기다. 칼라프를 사랑하는 시녀 류의 희생적 사랑과 칼라프의 용기가 마침내 얼음공주의 마음을 녹인다는 내용이다. 이날 '투란도트'를 연기한 우크라이나 소프라노 옥사나 디카의 날카로운 고음은 호불호를 낳았으나, 투란도트가 지닌 신비로운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낭만적 영웅 '칼라프' 역의 독일계 브라질 테너 마틴 뮐레는 거침없는 고음과 뛰어난 표현력으로 극의 중심을 잡았다. 유명 아리아 '아무도 잠들지 말라'를 가창했을 때는 객석에서 우레와 같은 박수와 환호가 터졌다. 희생의 아이콘 류를 연기한 이탈리아 소프라노 마리안젤라 시칠리아는 천상의 목소리를 뽐냈다. 캐릭터의 감정에 따라 섬세하게 달라지는 소리의 크기와 높낮이로 듣는 이의 애간장을 녹이며 청중과의 '밀당'에서 승리의 깃발을 들어올렸다. 이날 딸이 합창단 일원으로 무대에 올랐다는 한 여성 관객은 "정말 웅장했다"며 "특히 성악가들뿐 아니라 대규모 출연진과 함께 만드는 무대가 정말 장엄하고 멋졌다"고 말했다. 그는 "평소 딸과 함께 뮤지컬·연극은 즐겨봤는데 솔직히 오페라는 본 적도 관심도 없었다"며 "이번 공연을 보고 오페라의 매력에 눈떴다"고 만족해했다. 한 30대 관객은 "'아레다 디 베로나' 오리지널 공연이라고 해 관심이 갔다"며 "야외 원형극장인 '아레나 디 베로나'는 음향 효과가 뛰어나지만 이곳은 그 정도가 아닐 텐데, 가수들의 목소리가 맨 뒷자리까지도 잘 들려서 신기했다. 무대도 너무 예뻤다"고 감탄했다. 한편, '2024 오페라 투란도트 아레나 베로나 디 오리지널'은 오는 19일까지 이어진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4-10-14 18:20:48[파이낸셜뉴스] 101년 역사의 야외 오페라 축제 ‘아레나 디 베로나’의 2024년 개막작 ‘투란도트’가 지난 12일 국내 초연됐다. 세계적인 영화감독·오페라 연출가 고(故) 프랑코 제피렐리의 2010년 프로덕션을 그대로 재현한 이날 공연은 마치 한편의 블록버스터급 시대극을 보는 듯했다. 50·20m에 달하는 압도적인 무대 규모부터 화려하면서도 섬세한 무대 의상·미술로 눈이 즐거웠다. 성악가·합창단·연기자·무용수 등 500여명 출연진이 함께 만든 춤과 곡예, 연기, 노래의 향연까지 기존 실내 오페라 공연에선 느껴보지 못한 웅장함과 극적 재미를 줬다. 다소 우려가 따랐던 공연장 음향은 공중에 마이크를 설치해 뒷좌석까지 닿게 했다. 푸치니 예술세계의 정점으로 평가받는 ‘투란도트’는 냉혹한 공주 투란도트가 통치하는 중국 전설시대 북경을 무대로 한다. 침략자 손에 희생된 선대 공주로 인해 남성을 증오하는 ‘투란도트’와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수수께끼를 풀어 사랑을 쟁취하려는 칼라프 왕자의 이야기다. 칼라프를 사랑하는 시녀 류의 희생적 사랑과 칼라프의 용기가 마침내 얼음공주의 마음을 녹인다는 내용이다. 이날 ‘투란도트’를 연기한 우크라이나 소프라노 옥사나 디카의 날카로운 고음은 호불호를 낳았으나, 투란도트가 지닌 신비로운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낭만적 영웅 ‘칼라프’ 역의 독일계 브라질 테너 마틴 뮐레는 거침없는 고음과 뛰어난 표현력으로 극의 중심을 잡았다. 유명 아리아 ‘아무도 잠들지 말라’를 가창했을 때는 객석에서 우레와 같은 박수와 환호가 터졌다. 희생의 아이콘 류를 연기한 이탈리아 소프라노 마리안젤라 시칠리아는 천상의 목소리를 뽐냈다. 캐릭터의 감정에 따라 섬세하게 달라지는 소리의 크기와 높낮이로 듣는 이의 애간장을 녹이며 청중과의 '밀당'에서 승리의 깃발을 들어올렸다. 이날 딸이 합창단 일원으로 무대에 올랐다는 한 여성 관객은 “정말 웅장했다”며 “특히 성악가들뿐 아니라 대규모 출연진과 함께 만드는 무대가 정말 장엄하고 멋졌다”고 말했다. 그는 “평소 딸과 함께 뮤지컬·연극은 즐겨봤는데 솔직히 오페라는 본 적도 관심도 없었다”며 “이번 공연을 보고 오페라의 매력에 눈떴다”고 만족해했다. 한 30대 관객은 “‘아레다 디 베로나’ 오리지널 공연이라고 해 관심이 갔다”며 “야외 원형극장인 ‘아레나 디 베로나’는 음향 효과가 뛰어나지만 이곳은 그 정도가 아닐 텐데, 가수들의 목소리가 맨 뒷자리까지도 잘 들려서 신기했다. 무대도 너무 예뻤다”고 감탄했다. 한편, '2024 오페라 투란도트 아레나 베로나 디 오리지널’은 오는 19일까지 이어진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4-10-14 10:24:29[파이낸셜뉴스] 지난해 ‘이탈리아 오페라 성악 관행’이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지정된 가운데, 현지 101년 역사의 세계적인 야외 오페라 축제 ‘아레나 디 베로나’의 2024년 개막작 ‘투란도트’가 12일 성황리에 개막했다. 제피렐리 버전 오페라 ‘투란도트’ 한 편의 블록버스터급 시대극 보는 재미 "수수께끼는 셋, 목숨은 하나", "수수께끼는 셋, 생명은 하나" 세계적인 영화감독 겸 오페라 연출가 고(故) 프랑코 제피렐리의 2010년 프로덕션을 그대로 재현한 이날 공연은 마치 한편의 블록버스터급 시대극을 보는 듯했다. 너비와 높이가 각각 50·20m에 달하는 압도적인 무대 규모부터 뛰어난 색감의 화려하면서도 섬세한 무대 의상과 미술로 눈이 즐거운 프로덕션 그리고 성악가·합창단·연기자·무용수 등 500여명 출연진이 함께 만든 춤과 곡예, 연기, 노래의 향연까지 기존 실내 오페라 공연에선 느껴보지 못한 웅장함과 극적 재미를 줬다. 다소 우려가 따랐던 공연장 음향은 공중에 마이크를 설치해 뒷좌석까지 닿게 했다. 푸치니 예술세계의 정점으로 평가받는 ‘투란도트’는 냉혹한 공주 투란도트가 통치하는 중국 전설시대 북경을 무대로 한다. 침략자 손에 희생된 선대 공주로 인해 남성을 증오하는 ‘투란도트’와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투란도트가 낸 수수께끼를 풀어 사랑을 쟁취하려는 칼라프 왕자의 이야기다. 칼라프를 사랑하는 시녀 류의 희생적 사랑과 칼라프의 용기가 마침내 얼음공주의 마음을 녹인다는 내용이다. 이날 ‘투란도트’를 연기한 우크라이나 소프라노 옥사나 디카의 날카로운 고음은 호불호를 낳았으나, 투란도트가 지닌 신비로운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낭만적 영웅 ‘칼라프’ 역의 독일계 브라질 테너 마틴 뮐레는 그야말로 거침없는 고음과 뛰어난 표현력으로 극의 중심을 잡았다. ‘투란도트’의 가장 유명한 3막 아리아 ‘아무도 잠들지 말라’(네순 도르마)를 가창했을 때는 객석에서 우레와 같은 박수와 환호가 터졌다. 희생의 아이콘 류를 연기한 이탈리아 소프라노 마리안젤라 시칠리아는 천상의 목소리를 뽐냈다. 캐릭터의 감정에 따라 섬세하게 달라지는 소리의 크기와 높낮이로 듣는 이의 애간장을 녹이며 청중과의 '밀당'에서 승리의 깃발을 들어올렸다. 칼라프 아버지 역 ‘티무르 왕’을 연기한 이탈리아 유명 베이스 페루초 푸를라네토의 원숙한 가창도 주목됐다. 여기에 “사랑에 눈먼 놈이 왜 이렇게 많냐” "결혼식, 장례식을 준비하겠다”며 극에 활기를 불어넣는 중국 관리 ‘핑’ ‘팡’ ‘퐁’ 그리고 공연의 시작을 여는 ‘만다리노’까지 나무랄데 없는 캐스팅으로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드라마적으론 1막과 2막의 대비가 흥미롭다. 핍박하는 민중들 사이 중국문화를 엿볼수 있는 기예와 탈춤, 숯돌을 돌리는 사형집행관, 등불을 든 동자승들의 행렬과 같이 다양한 인간 군상의 모습을 보여준다면 2막은 등장인물 수를 줄이고 인물에 더 집중하게 한다. 동시에 어둡고 차분한 톤의 1막과 달리 2막에서 굳게 닫혀 있던 성문이 열리면서 원색의 화려한 색감을 펼쳐보이며 완벽한 대비를 이룬다. 음악을 책임진 다니엘 오렌의 지휘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뉴서울필하모닉 오케스트라 100여 명의 연주자와 위너오페라합창단, 송파구립소년소녀합창단, 송파소년소녀합창단 어린이반 등으로 구성된 대규모 합창단을 능숙하게 이끌며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1975년 베를린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국제 지휘 콩쿠르에서 1위한 그는 현재 ‘아레나 디 베로나’ 오페라 페스티벌의 음악감독을 맡고 있다. 관객들 “오페라의 매력에 눈떴어요.” 이날 송파구립소년소년합창단의 일원인 딸의 무대를 보러 왔다는 한 여성 관객은 “정말 웅장했다”며 “특히 성악가들뿐 아니라 대규모 출연진과 함께 만드는 무대가 정말 장엄하고 멋졌다”고 말했다. “투란도트가 사랑을 끝까지 거부할 줄 알았는데, 마침내 사랑을 받아들이는 결말도 감동적이었다. 특히 류가 노래를 너무 잘하고, 너무 멋졌다”고 감탄했다. 평소 자녀와 함께 뮤지컬과 연극을 즐겨봤다는 그는 "솔직히 오페라는 본 적도 관심도 없었다. 근데 오늘 공연을 보고 오페라의 매력에 눈떴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또 볼까 생각이 들었다”며 만족해했다. 중국 자금성에서 한 ‘투란도트’를 DVD로 본 적 있다고 밝힌 한 50대 여성 관객은 “평소 오페라를 즐겨 보는 편은 아니나, ‘투란도트’는 실제로 한번 보고 싶어 오게 됐다”며 “무대와 의상이 화려하고 가수들의 성량도 정말 안정적이었다. ‘아무도 잠들지 말라’를 직접 들으니 짜릿했고 감동적이었다”고 말했다. 한 30대 여성 관객은 “아레다 디 베로나‘ 오리지널 공연이라고 해 관심이 갔었다”며 “야외 원형극장인 ‘아레나 디 베로나’는 음향 효과가 뛰어나지만 이곳은 그 정도가 아닐 텐데, 가수들의 목소리가 맨 뒷자리까지도 잘 들려서 신기했다. 무대는 정말 너무 너무 예뻤다”며 감탄했다. 한편 오페라 '2024 투란도트 아레나 디 베로나 오리지널'은 한국-이탈리아 수교 140주년을 기념해 솔오페라단이 주최한 공연이다. 솔오페라단의 이소영 단장은 앞서 "오페라 연출의 대가 프랑코 제피렐리의 무대를 볼 굉장한 기회”라며 “뛰어난 연출력 덕에 그의 작품만 골라 보는 팬덤이 있을 정도다. 제피렐리 재단과 별도 계약을 맺고 소품 하나까지 전부 다 그대로 사용한다”고 말했다. “정교한 조명, 화려한 의상까지 이 모든 것을 다 실어 나르는 데 40피트 컨테이너 55개 필요했다”라며 "국내 최대 규모 실내 공연장인 KSPO돔이 공연 장소로 낙점된 것도 이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12-13일 뮤직페스티벌 개최로 관람 방해 등 불만 한편 이날 공연 진행에 대해서는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워낙 대규모 공연이라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했는데 그중 하나가 다른 공연장 소리가 새어들어온 것이다. 12~13일 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에서 뮤직페스티벌이 열렸는데, 좌석에 따라 이곳 소리가 공연장 안으로 들어와 관람에 방해가 된 것이다. 무대 크기에 비해 자막 스크린이 작은 것도 아쉬웠다. 일부 관객들이 무대 전환 등을 틈타 더 좋은 좌석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발생했는데, 좌석에 따라 티켓값이 다른데, 이를 저지하지 않은 것에 대한 불만도 제기됐다. 한 네티즌은 13일 온라인에 “무대 규모나 오케스트라의 연주력, ‘투란도트’ 맡은 소프라노의 다소 아쉬움에도 류를 담당한 가수의 가창력, 쉴틈 없이 돌아가는 서사 구조와 화려한 볼거리, 한편의 꿈을 꾼 듯한 공연이었다”며 “다만 체조경기장 주변 행사에서 뿜어져 나오는 스피커 소리에 위대한 작품과 출연진의 연기가 잠식당하는 기분이었다. 공연의 가치는 별 다섯 개지만 심각한 외부 소음 통제를 고려하지 못한 점에 별 다섯 개 중 두 개를 뺀다”고 적었다. 작품의 높은 완성도 덕분인지 12일 커튼콜 반응은 뜨거웠다. 오는 19일까지 서울 송파구 KSPO돔.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4-10-13 18:5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