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옆집 여자와 바람이 난 남편이 "우리부부는 섹스리스였기 때문에 잘못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2일 이혼전문 양소영 변호사의 유튜브 채널 '양담소'에 사연을 올린 A씨는 "섹스리스면 바람을 피우는 게 당연한 건가요?"라는 질문을 했다. A씨는 "결혼 3년 만에 첫 아이를 낳았는데, 난산으로 낳다 보니 이후 남편과의 성관계를 하고 싶지 않았다"라며 "그렇게까지 큰 문제라고 생각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A씨는 아이 클 때까지 주택담보대출 받은 거 갚자면서 먹고 싶은 거 안 먹고, 하고 싶은 거 참아가면서 열심히 일했다고 했다. 이어 "친정 엄마 한 번 뵈러 가지도 못하고 일만 하다가 친정엄마가 돌아가셨는데, 세상에 홀로 된 것처럼 우울함이 몰려왔다"고 말했다. A씨는 "이런 상황에서 옆집이 이사를 왔는데요. 옆집도 우리 아이 또래의 아이가 있었다"라며 "아이들을 같은 어린이집에 보내다 보니 옆집 가족과 가깝게 지냈다. 두 가족이 함께 나들이를 가기도 하고 바쁜 일이 있을 땐 서로 아이도 돌봐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기막히게도 A씨의 남편은 옆집 여자와 바람이 났다고 한다. A씨는 "저는 전혀 눈치 채지 못하다가 3년이나 지나서 알게 됐다"라며 "회사 창사기념일이라 일찍 퇴근했는데, 옆집 여자가 속옷 차림으로 우리 집에 있었다. 회사에 육아에 정신없어 회사에서 일찍 올 수도 있다는 걸 남편한테 말하지 않았는데, 내가 집에 없을 때 둘이서 이런 짓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라고 분노했다. A씨는 "더 화가 나는 건, 남편의 행동이다"라며 "십년을 부부로 지내왔는데 마지막 예의라곤 전혀 없었다. 오히려 시댁과 주변 친구들에게도 '아내가 섹스리스라서 바람을 피웠다'며 본인이 더 힘들었다고 말을 하고 다닌다"고 억울해했다. 끝으로 A씨는 "부부가 섹스리스면 바람을 피우는 게 당연한 건가요? 제 잘못이 더 큰 건지 궁금하다"라고 했다. 이에 양소영 변호사는 "부부관계가 일정기간 없었다는 사유만으로는 혼인 생활이 파탄됐다고 볼 수 없다"면서도 "하지만 부정행위는 민법 제840조가 정하는 명백한 혼인파탄 사유에 해당한다. 부부 간에는 상호 애정과 신뢰로써 상대방을 이해하며 보호하여 혼인 생활을 위한 노력을 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했다. 이어 "아내가 육아는 물론 대출을 갚느라 바쁘게 지내던 중, 친정 어머니까지 돌아가시면서 우울감이 찾아왔는데. 남편의 모습은 아내의 어려움을 풀기 위해 함께 노력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라며 "섹스리스 또한 아내의 일방적인 책임이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더욱이 부정행위가 정당화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섹스리스 부부에 대한 정의는 다양하다. 뉴욕에서 활동하는 섹스 테라피스트 스티븐 스나이더는 "1년에 4차례 이하의 성관계를 갖는다면 '섹스리스'로 볼 수 있다"고 했다. 또 UCLA 의대 정신과 교수인 킴벌리 앤더슨은 연간 25차례 미만의 성관계를 갖는다면 '성관계가 적은' 부부로 볼 수 있다고 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6-02 11:36:47“2개월 동안 각방을 썼다.” “그러다 10년 각방 쓰고 있다. 돌이킬 수 있을 때 얼른 해결하라.” “나는 전문의에게 상담 받아 보고 싶은 생각이 들 만큼 우리 부부 섹스리스 문제가 심각하다고 여기는데 배우자는 전혀 이상하게 생각하는 것 같지 않아서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모르겠다.” “내 얘긴 줄 알았다.” 한창 깨소금 쏟아질 신혼 때 섹스리스가 웬 말이냐고 생각하겠지만, 유명 인터넷 커뮤니티에 끊이지 않고 올라오는 하소연들을 보면 신혼기 섹스리스 고민은 일부만의 이야기가 아닌 듯하다. 신혼시절 섹스리스에 대한 고민 글이 올라오면 공감을 표하거나 충고를 전하는 댓글이 금세 이어진다. 인터넷 커뮤니티 글을 자세히 보면 장기 연애 후 결혼해 서로 신혼 같지 않은 신혼을 보내고 있다거나 직장일이 바빠 부부 모두 집에서는 골아떨어지기 바쁘다는 등 특별히 사이가 나빠서 섹스리스가 되는 것만은 아니다. 처음에 매우 작은 것 같았던 틈이 어느 덧 커져버렸다는 게 섹스리스 경험자들의 공통의 하소연이다. 섹스리스는 외도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초기에 적극적으로 해결책을 찾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충고한다. ◇ 신혼 섹스리스, 그들의 사정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신혼기 섹스리스를 야기하는 가장 대표적인 원인은 맞벌이다. 시간과 에너지가 부족해 둘만의 시간을 보낼 기회 자체가 부족한 것이 섹스리스의 원인이 되고 있는 것. 직장 여성의 경우 회사일과 집안일을 동시에 하다보면 몸과 마음이 지치기 마련이다. 일과 가정에 에너지를 쏟다보면 섹스마저 피곤한 일 중 하나가 돼 가는 것이다. 야근, 잦은 술자리 등이 많은 직장 남성도 피로와 스트레스가 누적되다보니 성욕은 더욱 둔화된다. 잠자리 습관도 섹스리스를 부르는 원인이 된다. 요즘 늦은 나이에 결혼하는 커플이 많은데, 오랜 시간 동안 고착된 상대방의 잠자리 습관에 서로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서로 적응하지 못한 채 ‘한 침대에서 둘이 자는 게 불편해서’, ‘TV 소리가 없으면 잠들기 어려워서’를 이유로 따로 잠들다보면 어느 순간부터 섹스리스로 이어지는 것이다. ‘코골고 이가는 소리가 싫어서’, ‘땀 냄새가 싫어서’, ‘잠드는 시간이 서로 안 맞아서’ 등 아주 사소한 이유 때문에 각방을 선택했다는 이들도 있다. 룸살롱, 안마시술소, 단란주점, 노래방 등 남성들이 쉽게 성을 살 수 있는 환경도 문제의 원인이다. 포르노를 보면서 혼자 성욕을 해결하는 것에 중독됐거나 직업여성과의 관계가 익숙해지는 등 자극적인 성에 노출돼 온 이들이 정작 아내에게는 흥미를 갖지 못하거나 만족을 느끼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육아에 과도하게 신경 쓰는 아내에게 소외를 당해서’, ‘발기부전 등으로 인한 자신감 상실로 시도를 꺼리다가’, ‘고부갈등 때문에 남편까지 미워져서’, ‘술?담배 냄새 때문에 스킨십이 혐오스러워져서’ 등도 섹스리스를 호소하는 이들이 주로 말하는 문제의 원인이다. ◇ 마음이 아직 가까운 때 원인 찾고 해결해야 김미영 서울가정문제상담소 소장은 “섹스리스는 어느 날 어떤 하나의 일이 원인이 되는 게 아니다. 진행형으로 발전되는 것이 특징으로 종국에는 서로 단순한 피부접촉도 어색해하는 사이를 만든다. 욕구불만이 이어지면 서서히 마음도 벌어지고 관계가 틀어진다. 후에 자녀에게 ‘사랑 없는 형식적인 부부 모습’을 학습시켜 세대 전수되기에 이른다”고 섹스리스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김 소장은 “섹스리스 때문에 상담하러 오는 이들은 한결같이 ‘이렇게 될 줄 몰랐다. 문제라고 생각했을 때 바로 해결했어야 했다’는 말을 한다. 오랫동안 섹스리스를 겪은 부부들은 몸이 멀어져 마음도 멀어진 경우가 아주 많다. 마음이 열려야 몸이 열리고, 몸이 닫히면 마음도 닫힌다. 만약 신혼인데 우리 부부 사이에 문제가 있다, 해결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 마음이 아직 가까운 때 하루빨리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두 사람만의 시간을 방해하는 요소들을 차단하거나 없애는 노력이 먼저 필요하다. 적당한 에너지를 서로에게 전환해야 하고, 시간과 공간을 확보해 두 사람이 마음을 가까이 나눌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언제부터인지, 그동안 서로 잃은 게 무엇인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가 원하는 것을 교환, 부탁해야 한다. 사과할 부분이 있다면 진심으로 용서를 구하고 또 용서해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 책임을 배우자에게 전가해선 안 돼 프랑스의 박물학자이자 진화론자인 라마르크가 제창한 ‘용불용설(用不用說)’이라는 것이 있다. 사용하지 않는 기관은 퇴화한다는 것인데, 이 용불용설이 부부관계에도 적용된다는 게 김 소장의 설명이다. 김 소장은 “부부 관계 자체에 부담을 갖고 실행하는 것을 망설이다가 점차 흥미와 기량을 잃고, 배우자와의 스킨십이 어색해지는 상황으로 번질 수 있다. 특히 남편은 발기부전 등 남성 기능에 문제를 겪고 있다면 버티지 말고 꼭 클리닉을 다니길 바란다. 아내는 남편이 자신의 컨디션만 맞춰줬으면 하는 고집은 버려야 한다. 배우자가 요구하는 데 맞춰주지 못하는 것은 잔인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이어 “행복은 누가 주는 게 아니고 스스로 만들어 누려야 하는 것이다.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모르는 것도 불행한 것이고 알아도 실천하지 않는 것도 불행을 이어가는 행동이다. 책임을 배우자에게 전가하거나 ‘성적 매력이 없다’, ‘사랑받고 있지 않다’고 오해하며 우울해하지 말고, 서로가 행복해 질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몸도 마음도 행복한 신혼을 누리기 바란다”고 전했다. /wedding@fnnews.com 파이낸셜뉴스 웨딩뉴스팀 김고은 기자
2013-06-28 08:39:2020여년 동안 성관계를 하지 않은 사실만으로는 이혼 사유가 될 수 없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서울고법 가사3부(이승영 부장판사)는 부인 A씨(여·68)가 남편 B씨(71)를 상대로 낸 이혼 소송에서 "두 사람은 이혼하라"고 판결한 원심을 깨고 이혼 청구를 기각했다고 11일 밝혔다. 1960년대 후반 결혼한 A씨와 부인 B씨는 재산을 수십억대로 불리며 풍족한 생활을 해왔지만 1980년께부터 성관계를 하지 않았다. A씨는 설상가상으로 전립선비대증을 앓았고 칠순이 넘어서는 전립선암 진단을 받았다. 남편의 가부장적 태도도 불만이었던 B씨는 2004년 남편과 다투다가 모욕적인 말에 화를 참지 못해 환갑을 눈앞에 두고 집을 나와 별거를 시작했고 결혼한 지 40여년이 지난 2011년 이혼소송을 냈다. 앞서 1심은 A씨의 "'성적 유기'와 장기간의 폭언·폭행 등으로 혼인이 파탄에 이르렀다"며 이혼과 함께 B씨에게 위자료를 지급하고 재산도 나눠주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성관계를 중단할 무렵 이미 쉰 살에 가까웠고 전립선 질환 때문에 성관계를 하기 어려웠다는 A씨의 주장은 수긍된다"며 "성관계 부재가 부당한 대우라거나 이 때문에 혼인관계가 파탄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A씨의 폭행·폭언에 대한 B씨의 주장에 대해서도 "진술이 엇갈리거나 증거가 부족하다"며 이혼사유로 인정하지 않았다. mountjo@fnnews.com 조상희 기자
2013-11-11 11:14:53결혼 후 10년 가까이 성관계가 없었던 부부가 이혼소송을 냈다면 이들의 혼인관계가 회복될 수 없는 파탄에 이르렀는지 등을 반드시 가려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김지형 대법관)는 A씨(38)가 아내(37)를 상대로 낸 이혼청구 소송에서 원고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가정법원 합의부에 돌려보냈다고 20일 밝혔다. 재판부는 “A씨 부부가 7년 이상 한 차례도 성관계를 갖지 못하다가 결국 별거하게 됐다면 이들의 부부공동 생활관계는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됐다고 볼 여지가 있다”며 “부부 양쪽에 성적 결함 등 정상적인 성생활을 방해하는 원인이 있는지, 당사자의 노력으로 극복될 수 있는지 등을 더 심리한 뒤 혼인관계의 파탄정도 와 당사자의 책임 정도를 가리지 못한 원심은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1999년 결혼한 A씨 부부는 성관계를 몇 차례 시도했으나 실패한 뒤 ‘성교’ 없는 부부생활을 이어오다 2007년 별거에 들어갔고, A씨는 “아내가 정당한 설명 없이 관계를 거부했고 안일한 경제관념과 사치 때문에 고통 받았다”고 주장하며 이혼 소송을 냈다. 이에 원심은 부부 사이에 성관계가 없었던 점은 인정했지만 이것이 B씨의 책임이라고 볼 아무런 자료가 없고 B씨가 문제를 극복하려는 강한 의사를 밝힌 점 등을 고려해 이혼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jjw@fnnews.com정지우기자
2010-07-20 13:23:09부부관계를 회복하려는 노력 없이 성관계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이혼을 요구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양승태 대법관)는 6일 A씨가 부인 B씨를 상대로 낸 이혼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판결문 등에 따르면 지난 2005년 혼인한 A씨와 B씨는 미국으로 함께 출국했다가 A씨가 경영학 전문 학위과정을 마친 뒤 귀국해 A씨의 본가에서 부모와 함께 생활해왔다. 이들은 신혼여행 기간은 물론 미국에서 함께 생활하는 동안 부부관계를 하지 않았고 이같은 사실을 알게 된 A씨의 부모가 부부관계를 갖도록 노력해 보라고 했지만 그 후에도 맺지 않았다. A씨는 2007년 이혼소송을 냈고 1심 재판중 진행된 조정이나 화해절차에서 B씨와의 관계 개선을 위해 아무런 노력이나 시도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1심 법원의 권유에 의한 심리상담 절차에서도 A씨는 B씨와 혼인관계를 유지하게 하거나 개선하기 위한 별다른 노력이나 의지를 보이지 않은데다 소송 진행중 A씨는 강력하게 이혼의사를 밝히고 있는 반면 B씨는 절대로 이혼할 수 없다고 맞섰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전문적인 치료와 조력을 받으면 정상적인 성생활로 돌아갈 가능성이 있는 경우 일시적인 성기능의 장애가 있거나 부부간 성적인 접촉이 단기간 없어도 그 정도의 성적 결함만으로는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될 수 없다”고 판시했다./yccho@fnnews.com조용철기자
2010-01-06 15:07:57주말을 낀 연휴가 총 4일에 불과해 올 설 극장가에는 100억원대 이상의 대작 한국영화는 없다. 대신 아이와 부모가 함께 보기 좋은 중소 규모의 다양한 장르 영화가 눈에 띈다. 반면 넷플릭스 등 OTT는 20~30대가 선호하는 스타 배우 출연작이 주를 이룬다. 올 설에 볼만한 영화와 OTT 시리즈를 살펴봤다. ■아이와 함께라면 '웡카'...부모와 '도그데이즈' '소풍' 할리우드 젊은 스타 티모시 샬라메( 사진)가 주연한 '웡카'는 아이와 보기 딱 좋은 영화다. 가진 것이라곤 달콤한 꿈과 낡은 모자뿐인 마법사이자 초콜릿 메이커 윌리 웡카(티모시 샬라메)가 온갖 역경을 이겨내고 꿈을 이루는 과정은 '모든 위대한 일은 상상에서 출발했다'는 희망적 메시지와 함께 어른들의 잃어버린 동심마저 한껏 자극한다. 로얄드 달의 원작소설 '찰리와 초콜릿 공장' 속 캐릭터들을 바탕으로 새롭게 창조한 이야기로 조니 뎁 주연의 영화와 이야기 자체가 다르다. '올리버 트위스트' '애니' 등 고전 명작처럼 불행한 고아를 주인공으로 한 다소 어두운 드라마면서 웡카의 낙관적인 성격과 특별한 능력 덕분에 동화적인 세상이 공존한다. 곳곳에 배치된 뮤지컬 장면에서 흐르는 노래가 귀를 사로잡고, 전설적 캐릭터 '움파룸파'의 춤은 중독성이 있다. 할리우드로 진출한 '올드보이' '아가씨' 정정훈 촬영감독이 작업했는데, 자신의 세 살 된 쌍둥이가 태어나서 처음 본 영화라며 "가족영화"로 추천했다. 전체 관람가. 3세대가 출동한다면 '도그데이즈'가 적격이다. 윤여정·유해진·김서형·김윤진·정성화·이현우·다니엘 헤니·탕준상 등 반려견을 키우는 노인부터 아이, 청춘, 싱글 남녀, 부부까지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친숙한 옴니버스 식의 예상 가능한 이야기나 다양한 인물들의 관계가 유기적으로 잘 연결돼 결국은 훈훈한 미소를 자아낸다. 특히 윤여정이 자신과 똑닮은 건축가 캐릭터를 통해 20대 청춘에게 건네는 조언과 친절은 쿨하면서도 따뜻하다. 또 부모님과 함께라면 70대 배우 나문희, 김영옥, 박근형의 '소풍'을 추천한다. 세 노인이 고향 남해에서 재회해 삶을 반추하는 이야기로 잔잔한 감동을 준다. 12세 이상 관람가. 조진웅·김희애가 주연한 '데드맨'은 색다른 소재의 스릴러로 눈길을 끈다. 빚더미로 궁지에 몰려 자기 이름을 판 바지 사장 이야기로 봉준호 감독의 '괴물' 각본을 공동집필한 하준원 감독의 연출 데뷔작이다. 하 감독이 실제로 돈을 받고 이름을 판 사람들을 5년간 취재해 시나리오를 썼다. 15세 이상 관람가. 스펙터클과 웃음이 필요하다면 영화 '킹스맨'을 만든 매슈 본 감독의 신작 '아가일'이 제격이다. 한 여성 스파이 소설 작가가 킬러들의 추격을 받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이야기와 웃음 유발 코미디가 강점이다. 이밖에 미취학 아동을 뒀다면 '아기상어 극장판: 사이렌 스톤의 비밀'을, 영화팬이라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쥐스틴 트리에 감독의 '추락의 해부'를 눈여겨볼만하다. ■'살인자ㅇ난감' vs 'LTNS' vs '킬러들의 쇼핑몰' OTT는 손석구·최우식 주연의 넷플릭스 시리즈 '살인자ㅇ난감'과 디즈니플러스의 '킬러들의 쇼핑몰' 그리고 티빙의 'LTNS'가 화제작으로 손꼽힌다. 오는 9일 첫 공개되는 8부작 '살인자ㅇ난감'은 동명 웹툰 원작으로 '타인은 지옥이다'의 이창희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청소년관람불가인 이 드라마에서 최우식은 우연히 살인을 저지르게 된 대학생을 연기했고, 손석구가 그를 지독하게 쫓는 스타일 좋은 형사를 연기했다. 편의점 알바생인 이탕(최우식)은 진상 손님을 의도치 않게 죽이게 되는데 알고 보니 그는 연쇄살인범이었다. 이창희 감독은 이 드라마에 대해 "캐릭터가 곧 장르"라며 "이탕의 판타지와 장난감(손석구)의 추리극, 송촌(이희준)의 누아르가 부딪힌다"고 전했다. 지난달 공개된 디즈니+의 8부작 드라마 '킬러들의 쇼핑몰'은 이동옥·김혜준·서현우의 액션물로 3주 연속 디즈니+ TV쇼 부문 1위를 차지했다. 한국 뿐 아니라 일본, 홍콩, 대만, 싱가포르 등 아시아 5개국에서도 톱10에 올라 있다. 마지막화가 7일 공개되는 이 드라마는 알고 보니 킬러들에게 무기를 팔던 용병 출신 삼촌 '진만'이 죽고 난 뒤 그의 유산 때문에 표적이 된 조카 '지안'의 생존기를 다룬다. '구해줘2'의 이권 감독이 기획·각색·연출했으며, 매력적인 캐릭터 설정과 제작진이 '히든카드'로 꼽은 금해나의 창고 액션신 등이 호평을 얻고 있다. 이솜·안재홍이 섹스리스 부부를 연기한 'LTNS(Long Time No Sex)'는 티빙의 6부작 드라마다. 지난달 공개된 이 작품은 "어디서도 본 적 없는, 어른들의 현실적인 19금 드라마"라는 호평을 얻고 있는데, 각박한 현실 속에서 부부관계마저 소원해진 5년차 부부 우진과 사무엘이 돈을 벌기 위해 불륜 남녀의 뒤를 쫓으며 일어나는 일을 그린다. 19금 드라마답게 대사도 설정도 뜨거운데, 그 밑바닥에는 삶과 사람에 대한 연민이 깔려있다. 서로 너무 달라 끌렸으나, 또 너무 달라 삐걱대는, 동지애가 뜨거운 두 부부는 때론 귀엽고 때론 안타깝다. 결국 자신들의 문제에 직면하는 둘의 불륜 추적 활극은 애잔하고도 쓰라린 블랙코미디다. 영화 '소공녀'의 전고운 감독과 '윤희에게'의 임대형 감독이 함께 각본과 연출을 맡았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4-02-05 18:55:04[파이낸셜뉴스] 남편 가방에서 중요 부위에 구멍이 난 여자스타킹이 발견돼 이혼을 고민한다는 결혼 25년차 아내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린 A씨는 “결혼 25년 차인 ‘섹스리스’ 부부”라며 “남편의 지방발령 직후 돈 문제로 큰 싸움이 있었고 이후 남편이 집을 나가버렸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별거에 들어갔다”고 운을 뗐다. A씨는 “그때 큰아이가 15살 작은아이가 13살이었고, 나는 전업주부였다”며 “남편이 매달 한 달도 빼먹지 않고 10년간 보내 준 생활비 250만원으로 아이들을 키웠고, 나도 중간중간 직장생활을 했다”고 설명했다. A씨는 “최근 남편이 서울로 발령을 받고, 본가에서 생활을 했는데 회사에서 큰 사고를 쳐서 징계위원회가 열렸다”며 “이 일로 남편이 몸과 마음이 지쳤고, 거리 등을 고려해 다시 함께 살게 됐다”고 밝혔다. 아파트 청약을 넣기 위해 남편의 공동인증서를 얻은 A씨는 남편이 모텔과 고급 호텔을 수시로 오간 사실을 알게 됐다. 남편 가방에서 여자 스타킹도 나왔다. A씨는 “남편의 가방에서 여자 스타킹까지 발견했다. 스타킹은 성기 부문과 항문 부분이 찢겨 있더라. 정말 너무나 큰 충격을 받았다”며 “우리 부부는 결혼하자마자 섹스리스였고, 남편에게 여자가 있는 건지 뭔지도 아직 모르겠지만 ‘나를 너무 능멸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제와서 따지는 것이 무의미해 보일 수 있지만 남편의 정체가 궁금하다”고 허탈해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3-09-06 07:00:09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설거지론, 퐁퐁남 등의 신조어가 등장하면서 네티즌들이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그동안 젠더 관련 이슈가 남녀 간의 논쟁이 주류였다면 이번 사안은 미 혼남성, 기혼 남성 간의 갈등으로 확대되면서 후끈 달아올랐다. 지난 주말 온라인 커뮤니티인 디씨인사이드, MLBPARK, 에펨코리아 등을 비롯해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설거지론과 관련된 글들이 쏟아졌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24일 페이스북을 통해 “설거지론이 뭐예요? 여기저기 논쟁 중이네”라며 “나도 나이가 먹어서 이제 못 알아듣는 얘기와 표현이 늘어나네”라며 궁금증을 나타냈다. ■ 설거지론 뭐길래? 기혼 남성 반발 “도태남 주제.. ” 설거지론은 연애 경험이 없거나 적은 남성이 젊은 시절 성적으로 문란하게 놀았던 여성과 결혼해 사는 것을 남이 먹었던 음식 그릇을 설거지만 한다는 것에 비유하는 여성혐오적 뜻을 지녔다. 더 나아가 조건만 보고 결혼한 아내의 사랑과 관심을 받지 못한 채 집에서 돈 벌어오는 기계로 여겨지는 경우도 설거지에 해당한다고 설거지론을 제기한 이들은 말한다. 설거지론자들 중 다수는 미혼 남성으로 추정된다. 이에 여성들보다 더 반발하고 나선 것이 결혼한 남성 네티즌들이다. 기혼남들은 설거지론을 외치는 이들을 향해 “연애도 못하는 애들이 결혼해서 사는 사람 보고 열폭(열등감 폭발)하네”라며 설거지론을 주장하는 미혼 남성들을 ‘도태남(도태된 남성)’이라고 비난한다. 또 기혼남들은 설거지론자들이 이솝우화 ‘여우와 신포도’의 여우와 같다고 지적한다. 포도밭을 지나던 여우는 포도를 따 먹으려고 했지만 손이 안 닿자 어차피 그 포도는 신 포도라고 말하며 자리를 떠난다. ■ “퐁퐁남처럼 살 바엔 결혼 안해”.. 일부 유부남은 공감도 이에 설거지론자들이 새로 들고 나온 표현이 ‘퐁퐁남’, ‘퐁퐁단’이다. 퐁퐁남은 설거지론에서 설거지 중인 유부남이며 퐁퐁단은 퐁퐁남 집단을 말한다. 퐁퐁남은 그동안 외벌이를 하면서 전업주부인 아내에게 집안 경제권을 맡기고 용돈을 받아 쓰면서 눈치를 본다거나 상대방의 거부로 섹스리스가 된 남편을 말한다. 외벌이임에도 가사 분담을 강요당해 주방세제인 퐁퐁을 사용해 설거지를 한다며 비아냥거리는 의미도 있다. IT 대기업이 많아 다수의 퐁퐁남이 있는 도시를 ‘퐁퐁시티’라고 부르며 경기도 동탄을 예시로 들었다. 설거지론자들은 아내를 ‘내무부 장관’이라며 부르던 퐁퐁남들이 팩트 폭력(반박할 수 없는 팩트로 충격을 주는 행위)을 당하자 반발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 퐁퐁남들과 같은 삶을 살 바엔 결혼을 안 하는 게 낫다는 입장이다. 일부 유부남은 설거지론에 공감하며 ‘설투’(나도 설거지 중이다 고백)를 하고 있다. 남중, 남고, 공대를 거쳐 공기업에 재직 중이라는 네티즌 A씨는 “인생 처음인 연애를 즐기고 있었는데 갑자기 결혼 얘기를 꺼내 3달 만에 결혼했다”며 “애 낳고 와이프가 (직장을) 그만 두고 반찬은 가게에서 사먹고 부부관계도 거부한다”고 하소연했다. 하지만 다수의 기혼 남성들은 미혼이 중심인 설거지론자들을 향해 “설거지, 퐁퐁 타령할 시간에 부모님과 함께 살면 부모님 대신 설거지나 하라”며 설전을 이어가고 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2021-10-24 21:16:12[파이낸셜뉴스] '사짜'를 경계한다. 시덥지 않은 이야기를 그럴듯하게 포장해 팔아먹는 지적사기꾼을 경멸한다. 언론이나 출판물을 통해 수도 없이 접해온 가짜 지식인과 거짓 전문가를 혐오한다. 아주 오랫동안 그러했고, 지금도 그렇지 않다고는 말할 수 없다. 그들이 이 세상에 끼친 폐해를 알고 있는 사람으로 어찌 그렇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 자기계발서와 흔한 상식서적을 의식적으로 피해온 건 그래서다. 대중문화평론가나 문화비평가 같은 이도 저도 아닌 직함을 꺼려온 것도 마찬가지 이유에서다. 뚜렷한 전문성 없이 그럴듯한 이야기를 묶어 풀어놓는 이들을 나는 너무나 많이 만나왔던 것이다. 나의 이런 편견을 페이퍼로드에서 나온 책 한 권이 조금쯤 허물어줬다. 김헌식 평론가가 지은 <남의 불행을 보면 왜 기분이 좋아질까>란 책으로, 일상에서 쉽게 맞닥뜨리는 스물아홉 가지 궁금증을 짧은 칼럼으로 풀어나갔다. 대중문화평론가란 직함부터 어디서 많이 접한 소재에 이르기까지 온통 끌리지 않는 구석뿐이었으나, 나는 읽을 책을 고르는 나만의 규칙에 따라 이 책을 읽을 수밖에 다른 방법이 없었다. 내가 책을 고르는 규칙 여기서 잠깐, 이해를 돕기 위해 내가 책을 고르는 규칙을 소개한다. 내 집에는 책장이 두 개 있는데, 하나엔 읽은 책이 다른 하나엔 읽지 않은 책들이 꽂혀 있다. 책장 하나는 언제고 다시 꺼내볼 만한, 쉽게 말해 소장할 가치가 있는 책들의 것이다. 이곳에 들지 못한 책은 관심을 보이는 주변 사람들에게 처분되거나 헌책방에 팔려나가는데 이런 책장은 누구나 하나쯤 갖고 있을 것이다. 내게 더 중요한 건 읽지 않은 책들이 꽂혀 있는 책장이다. 여기엔 가족들이 사온 책이나 여기저기서 보내온 책들이 특별한 규칙 없이 마구잡이로 꽂혀 있다.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나는 이곳에서 새로 읽을 책을 정하는데, 이 책장에서 가장 읽고 싶지 않은 책이 나의 선택을 받는다. 난 내가 가진 몇 안 되는 훌륭함 가운데 상당수가 이 규칙으로부터 잉태됐다고 믿는다. 보통 사람은 나이가 들며 자기가 무얼 좋아하고 싫어하는지를 알게 된다. 그리고 대부분 좋은 것은 가까이 하고 싫은 것을 멀리하며 차츰 자신의 취향을 발전시킨다. 이건 반대로 자신의 경계를 굳게 하는 일이기도 한데, 취향이 굳어질수록 새로움을 받아들이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내가 책장에서 가장 읽고 싶지 않은 책을 고르는 건 일종의 고행이며 훈련이다. 이 규칙을 고수하는 한 나는 가장 원하는 책을 평생 읽지 못할 것이니 고통스럽지만, 내가 원치 않는 세상과 꾸준히 마주하는 혜택을 누리기도 한다. 그리고 운이 좋다면 이번에 그러했듯 책을 읽기 전의 나와 달라지는 기분 좋은 경험도 하는 것이다. 흥미로운 시각으로 사고의 지평을 넓혀준다 다시 책 이야기로 돌아가자. <남의 불행을 보면 왜 기분이 좋아질까>를 쓴 김헌식은 정책학을 전공한 박사 출신으로 다수 매체를 통해 사회문화현상을 풀이한 평론가다. 여기저기 제가 쓴 칼럼을 묶어 몇 차례 책도 출간했는데, 이 역시 그 연장선상에 있다고 봐도 될 듯하다. 책은 크게 다섯 개의 장으로 구분된다. 제각기 '일상과 편견' '현상과 내막' '문화와 심리' '유혹과 의혹' '사회와 굴레'라는 그럴듯한 이름을 달고 있지만, 뚜렷한 지향 없이 쓰인 단발성 칼럼 모음집에 가깝다. 각 칼럼은 혈액형 성격론과 섹스리스 증가현상, 탈모증 환자를 조롱하는 분위기, 일간베스트의 동력, 한류의 실체, 복권을 사는 이유 등 누구나 쉽게 접하는 주제와 관심사를 대상으로 했다. 잡지나 신문 한 귀퉁이에서 가볍게 읽을 만한 내용이다. 쉽고 재미있는 주제에 다양한 통계와 사례인용이 설득력을 더한다. 그리고 가끔은 흥미로운 시각으로 사고의 지평을 넓혀준다. 바로 이것이 이 책이 지닌 가장 큰 미덕이다. 뒷담화는 평판 퍼트리기의 심리와 닿아 있다. 진화생물학의 관점에서 볼 때, 평판 퍼뜨리기는 공동체의 원활한 유지와 관련이 있다. 존 휘트필드는 <무엇이 우리의 관계를 조롱하는가>에서 선행을 장려하고 악행을 방지해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것이 평판의 힘이라고 했다. 평판은 칭찬, 소문, 뒷담화 등으로 퍼져 나간다. 그런 뒷담화의 내용을 가만히 들어보면, 조직이나 공동체의 가치 및 규범이 들어 있는 경우가 많다.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 그리고 사람에 대한 품성이나 인격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거꾸로 알 수 있는 것이다. 미국의 사회심리학자인 조너선 하이트가 바로 이 부분을 예리하게 지적하고 있다. "한담은 대단히 중요한데, 주로 타인의 도덕적, 사회적 위반 행위에 관한 것이 대부분이다. 타인의 선행에 관한 한담은 10%에 지나지 않는다. 한담은 타인의 관심을 협력의 위반과 사회적 규범의 훼손으로 이끈다는 점에서 '경찰이나 교사'와 같은 역할을 한다. 직접적 징벌은 비용이 많이 드는 데 반해 소규모 사회의 경우 한담은 저비용으로도 비협력자 무리의 행동을 변화시키기에 충분하다." -57, 58p 위는 집단주의 문화와 뒷담화에 대한 글의 일부다. 뒷담화를 도덕적으로 옳지 못한 행위로 바라보던 기존의 시각을 뒤집고 사회적 의미를 끌어냈다. 뒷담화와 평판을 연결 짓고 평판을 퍼뜨리는 행위가 가져오는 사회적 의미를 도출해냄으로써 읽는 사람이 뒷담화의 긍정적 효과를 생각하게 한다. 미국의 정신과 의사 나시르 가에미는 <광기의 리더십>에서 위기 시에는 정상에서 벗어난 리더가 큰 역할을 한다고 주장했다. 영국의 처칠 총리 역시 심각한 우울증과 가벼운 조증을 반복적으로 앓았다. 그는 '다가올 독일의 위협에 대처해야 한다'며 영국의 재무장을 주장했지만, 주변국의 극심한 반대에 부딪혔다. 정치적으로 따돌림을 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앞날에 대비한 그의 현실 판단은 정확한 것이었다. 정신의학자 앤서니 스토는 그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1940년의 위협적인 여름, 우리를 결집시키고 격려하는 처칠의 저항적 언어에는 정서적 진실성이 담겨 있었다. 절망을 극복할 수 있다는 그의 말이 설득력 있었던 것은 그가 평생 동안 자기 자신의 절망과 싸워왔기 때문이다." -128, 129p 안정되지 않은 리더가 반대의 경우보다 도리어 훌륭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다는 주장 역시 흥미롭다. 저자는 처칠과 같은 사례는 물론, 안정된 심리상태의 리더들이 잘못된 결단을 내린 사례를 제시해 독자의 통념에 반하는 진실을 들려준다. 익숙한 것을 더욱 익숙하게 하는 통념에 저항하여, 책은 독자들을 불편함이 주는 이로움으로 이끈다. 그리고 이건 아주 특별한 즐거움을 동반한다. 읽기 싫은 책을 꺼내들며 내가 기대하는 것도 바로 이것이다. pen@fnnews.com 김성호 기자
2020-04-29 21:58:39이혼 전 부부 사이에 뭔가 조짐이 있기 마련이다. 남녀가 느끼는 이혼의 징조는 무엇일까? 남성은 '상대가 자신을 무시할 때', 여성의 경우에는 '상대가 배우자로서 역할을 제대로 안할 때' 각각 이혼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을 실감한다고 답했다. 재혼전문 결혼정보회사 온리-유·결혼정보업체 비에나래는 13일 이같은 내용의 설문조사를 발표했다. 업체는 전국 재혼희망 돌싱남녀 532명(남녀 각 266명)을 대상으로 이혼이 현실화하기 전 부부 사이에 어떤 현상이 자주 발생했는지 물었다. 그 결과 남성은 ‘상대의 무시’(28.6%), 여성은 ‘(배우자로서의) 역할 태만’(31.2%)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남성은 ‘섹스리스’(23.7%), ‘시비조 말투’(18.1%) , ‘역할 태만’(15.0%) 등의 순으로 답했다. 여성의 경우에는 '외면’(26.3%), ‘외박’(18.4%), ‘시비조 말투’(12.0%) 등의 순을 보였다. 온리-유 측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남성들은 사회활동이 위축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상황에서 여성들의 지위가 상대적으로 높아지면서 남편을 무시하는 현상이 자주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편 남성들은 부부사이가 악화되면 생활비를 주지 않는 등으로 상대방에 대한 노여움을 표출한다"고 덧붙였다. #결혼 #이혼 #부부 #중년 #황혼이혼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2019-05-14 08:3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