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중국이 국내 예능 포맷을 시작으로 드라마, 뮤직비디오, 무대 연출, 게임, 웹소설 등 전방위적인 표절이 이뤄지고 있다. 게다가 베끼기의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 한국방송통신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중국 표절 시비가 일었던 국내 예능은 '꽃보다 누나' '1박2일' '개그콘서트' '무한도전' '히든싱어' '안녕하세요' '윤식당' '쇼미더머니' '냉장고를 부탁해' '런닝맨' '너의 목소리가 보여' '효리네 민박' 등 총 29건이다. 콘텐츠의 기반 산업이라고 볼 수 있는 웹소설, 웹툰 분야도 표절로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웹소설은 표절작이 이미 중국어로 번역이 된 상태라 당한 줄 모르는 경우도 허다해 대응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최근에는 한국 인기 웹소설의 표지 삽화를 제목만 바꿔치기해 무단으로 도용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웹소설 업계는 현재 최소 수백 개의 표지 삽화가 중국 웹소설 플랫폼에서 불법 도용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중국 웹소설 플랫폼 두웨싱쿵에 올라온 웹소설 '섭정왕의 마음을 읽다'의 표지는 네이버웹소설에 연재 중인 한국 웹소설 '동백꽃 스며들어, 눈'의 삽화를 불법 도용해 만들었다. 제목만 다를 뿐 황제가 황후를 품에 안고 있는 모습은 물론이고 구도와 색감이 정확히 일치한다. 해당 삽화는 국내 웹소설 일러스트레이터 이랑이 직접 그려 저작권을 갖고 있다. 그럼에도 중국 웹소설 작가가 불법적으로 표지 삽화를 베껴 것이다. 또 다른 중국 웹소설 플랫폼 A1웨두왕에 올라온 웹소설 '환생한 아내가 유혹한다'의 표지 삽화는 카카오페이지에 연재 중인 국내 웹소설 '격렬한 청혼'을 그대로 베꼈다. A1웨두왕에 게재된 '악역 여주인공이 집착한다'의 표지 역시 2018년부터 1년여간 카카오페이지에 연재돼 미국 일본 등에 수출됐던 '악녀는 두 번 산다'의 삽화와 똑같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작가나 소규모 제작사에서 대응할 게 아니라 플랫폼 기업들이 공동 대응해 국내 웹소설 창작 생태계를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의 한국 콘텐츠 불법 도용 사례가 늘면서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중화권 등에서 불법 번역된 웹툰 콘텐츠를 감시하는 '글로벌 불법 유통 대응 태스크포스(TF)'를 발족했다. 지난해 11월부터 5개월간 영어 및 중국어권 내 불법 유통된 번역 웹툰 224만7664건을 적발하고 이 가운데 11만1889건을 차단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2-08-16 09:52:11[파이낸셜뉴스] 2018년 백마문화상을 받은 단편소설 '뿌리'의 김민정 작가가 제기한 무단도용 의혹의 당사자가 본인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다만 작품 표절이 문학상의 결격사유가 되는지 몰랐다는 납득하기 어려운 주장을 펴면서 비판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19일 의혹의 당사자인 A씨는 전날(18일) 영남일보를 통해 “김민정 작가에게 많이 미안하고 스스로 잘못했다고 생각한다”며 “두말 할 것 없이 죄송스럽다. 김 작가에게 사과를 전하고 대화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공모전 출품을 위해 준비했는데 글이 잘 써지지 않아서 구글링 하던 중 한 편의 글을 발견해 그 글로 여러 곳의 문학상에 공모했다”며 “김민정 작가의 것인지 몰랐으며, 작품 표절이 문학상 수상에 결격 사유가 되는지도 몰랐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다만 이 일로 인해 내 페이스북 계정을 비롯해 개인신상이 다 털렸다”며 “작품 표절에 대해선 반성하고 있고 죄송스럽게 생각하지만, 과도하게 내 신상이 공개되고 허위 사실이 무분별하게 퍼져나가 피해를 입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 작가는 지난 16일 본인의 SNS에서 “제 소설 ‘뿌리’의 본문 전체가 무단 도용됐으며 도용한 분은 2020년 무려 다섯 개의 문학 공모전에서 수상했다는 것을 제보를 통해 알게됐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그는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다. jihwan@fnnews.com 김지환 인턴기자
2021-01-19 07:45:19▲ 쇼박스미디어플렉스 제공영화 '관상'의 제작사가 드라마 '왕의 얼굴'에 제작 및 방송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지난 25일 '관상'의 제작사인 주피터필름은 KBS 드라마 '왕의 얼굴'의 제작사인 KBS미디어를 상대로 주피터필름의 저작권 침해 및 부정경쟁행위를 금지할 것을 요구하는 가처분을 신청하고,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소장을 제출했다. 주피터필름은 소장에 "시나리오 '관상'의 저작권자이자 영화 '관상'의 제작사인 주피터필름은 처음 영화를 기획하던 2010년 12월부터 원소스 멀티유즈 전략으로 소설과 드라마 제작 준비를 동시에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2013년 9월 영화 개봉일에 맞춰 '소설 관상'을 출간했고, 영화가 913만5540명의 관객으로 역대 박스오피스 12위를 기록하면서 소설 '관상'도 2만권 이상 판매됐다"며 "소설 '관상'은 24부작 지상파 드라마 제작을 위한 사전 밑작업의 일환으로 기획됐다"고 경위를 설명했다. 또한 "오랜 시간 탄탄한 사극팩션을 집필해온 소설가 백금남 작가가 시나리오와 영화에는 묘사되지 않았던 주인공 내경의 내경의 어린시절과 그의 가족 이야기, 김종서 집안과 한명회와의 오랜 악연 등 수많은 인물들의 인연과 인과관계를 다양하고 독특한 관상학적 에피소드들로 결합해 모두 2권 분량의 소설로 출간했다"고 밝혔다. 주피터필름은 '관상'의 드라마 제작 및 편성을 위해 2012년 공동제작사 파트너로 KBS미디어와 접촉해 협의하던 당시 시나리오 '관상' 및 드라마 기획안을 KBS미디어에 넘겼고, KBS미디어는 드라마 작가로 이향희 작가를 언급하기도 했지만 상호 계약 조건이 합의되지 않아 결국 협상이 결렬됐다고 전했다. 이후 주피터필름은 드라마 '관상'의 제작을 위해 다른 드라마 제작사 및 방송사와 협의를 진행하면서 2013년 10월 9일경 '관상'이 지상파 24부작 드라마로 제작될 예정임을 언론을 통해 공개하기도 했다. 그런데 최근 KBS가 편성을 확정한 드라마 '왕의 얼굴'은 2012녀 주피터필름이 접촉했던 KBS미디어가 제작하고, 접촉 당시 드라마 작가로 언급됐던 이향희 작가가 집필한 것으로 당시 협상이 결렬됐던 팀이 그대로 제작진으로 구성돼 '관상'만의 독창적인 창작 요소들을 그대로 모방했다고 밝혔다. 영화가 나오기 전 영화 및 드라마 등 다른 작품들에서 조선시대 왕조 역사를 '관상'이라는 소재로 풀어낸 창작물은 없었다며 조선시대 왕위 쟁탈전이라는 배경에 허구의 관상가가 등장하고, 주요인물들의 관상과 등장인물들의 갈등 및 역사적 배경을 관상으로 관점으로 풀어가는 창작물들은 '관상'이 최초였다고 강조했다. 주피터필름은 KBS와 KBS미디어가 제작하는 '왕의 얼굴'은 그런 '관상'의 독창성을 그대로 모방한 것은 물론 심지어 침을 통해 주요 등장인물의 관상을 변형시키는 장면이나 관상을 이용해 진짜 범인을 찾아내 억울한 누명을 풀어주는 장면 등은 '관상'의 독창적인 표현방식을 그대로 도용하고 있는 저작권에 대한 중대한 침해행위라고 비판했다. 더우기 공영방송인 KBS와 그 자회사인 KBS미디어가 방송 드라마에 있어 타사가 사용한 소재와 동일 유사한 소재는 상당 기간 사용하지 않는 것이 불문율이자 오랜 관례임에도 부정경쟁행위를 하고 있다며 '관상'을 모방한 '왕의 얼굴'을 방영할 경우 원작인 '관상'은 드라마 제작 및 방영 기회를 상실하게 된다고 성토했다. 주피터필름은 타인의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 등을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영업을 위해 무단으로 사용해 타인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하는 부정경쟁행위와 함께 '왕의 얼굴'에 대한 제작 및 방송 중단을 주장했다. /온라인편집부 news@fnnews.com
2014-08-27 07:33:13국회 정무위의 25일 금융감독위원회·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는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 후보의 BBK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놓고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대통합민주신당은 이 후보가 BBK 주가조작 사건에 깊숙이 개입돼 있고 이 후보 친인척이 연루된 사건이 또 있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은 정치공작이라고 반박하며 신당 정동영 대선 후보의 주가조작 의혹 제기로 맞불을 놨다. 신당 의원들은 이명박 후보가 BBK가 운용한 역외펀드인 마프(MAF)의 실질적인 지배력을 행사하면서 옵셔널벤처스의 주가조작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특히 신당 의원들은 김경준씨는 소환조차하지 않았다며 금감원의 부실조사를 집중적으로 부각시켰다. 신당의 서혜석 의원은 “이 후보가 소유회사인 LKe뱅크를 통해 마프의 주식과 채권을 사고 그 돈이 다시 AM파파스라는 페이퍼컴퍼니를 거쳐 LKe뱅크로 송금되면서 돈세탁이 이뤄졌다”며 “추가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명박 후보 친인척에 대해 추가 의혹도 제기됐다. 신당 김영주 의원은 “현재 금감원이 조사 중인 현대상선 주가조작 사건에 이명박 후보의 셋째 사위인 조현범 한국타이어 부사장이 연루돼 있다는 소문이 있다”고 주장했다. 신당 김현미 의원도 “현대상선 주가조작 사건에 재벌 2∼3세의 개입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며 “구모씨와 정모씨, 조현범씨와 그 부친이 관계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용덕 금감위원장은 “현재 조사중인 사안이고 곧 혐의자를 선정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김경준씨가 죽은 친동생의 여권까지 도용한 사기경력 등을 예로 들어 ‘김경준=사기범’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이 후보와 무관함을 주장했다. 한나라당 김양수 의원은 김경준씨에 대한 미 캘리포니아법원의 범죄인 인도청구 소송에 대한 판결문을 공개하며 “미 법원은 이 후보가 김씨의 BBK 정관 위조 계획에 공모하지 않았고 옵셔널벤처스 주가 조작 사건과 관련해 어떤 금전적인 이득도 취하지 않은 것은 물론 김씨와 그의 누나 에리카 김이 금전적 이득을 얻기 위해 모든 범죄를 저질렀을 개연성이 크다고 명백히 밝히고 있다”고 반박했다. 또 “마프의 입출금은 김경준씨가 직접 집행하고 회계처리해 이 후보와는 무관하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차명진 의원은 “이 후보가 주가조작 연루의혹은 호텔 직원에게 자동차 키를 맡겼는데 이 차가 범행에 동원된 사례와 비슷하다”며 “이 후보가 마프에 대해 지배력을 행사했다는 주장은 소설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한편 한나라당 의원들은 신당 정동영 후보의 처남 민준기씨의 코스닥사 주가조작 연루설로 맞불을 놓기도 했다. /mirror@fnnews.com 김규성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07-10-26 07:51:51지난 1980∼90대 세계 극장가에서는 ‘빅 4’라는 말이 널리 통용됐다. 다른 작품에 비해 월등한 대중적 인기와 흥행을 기록했다는 의미에서 붙인 네 편의 뮤지컬을 일컫는 말이었다. 방대한 내용이 담긴 빅토르 위고의 원작소설을 원형세트 위에서 끊임없이 이어가는 ‘레 미제라블’, 고양이를 의인화한 T S 엘리엇의 시에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곡을 붙여 만든 ‘캣츠’, 오페라 ‘나비 부인’을 월남전에 맞춰 현대적으로 각색한 ‘미스 사이공’ 그리고 지난 6월초부터 국내 공연을 갖고 있는 ‘오페라의 유령’이 그 주인공들이다. 마니아들의 큰 관심을 모았던 ‘오페라의 유령’이 오는 9월1일 종연을 앞두고 95%에 가까운 객석 점유율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져 놀라움을 자아내고 있다. 석 달 동안 열의 아홉 자리 반에 가까운 표가 모두 팔려나갔다는 이야기다. 예술의 전당 오페라 극장의 객석수가 2300석 내외인 것을 감안한다면 그야말로 경이로운 기록이 아닐 수 없다. 마지막 공연을 앞둔 요즘에는 입장권 구하기가 더 더욱 어려워 인터넷을 통해 고액을 호가하는 암거래까지 등장하고 있다는 소문도 들린다. ‘유령’의 짓이 아니면 불가능해 보이는 인기다. 파리 오페라 하우스를 배경으로 아리따운 오페라 여가수와 수려한 귀족청년 그리고 흉측한 외모를 가진 사내가 펼쳐내는 사랑 이야기가 담긴 이 뮤지컬은 가스통 를루라는 프랑스 추리소설 작가가 1900년대 초 신문에 연재했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사실 이 이야기는 뮤지컬 이전에도 여러 차례 영상화가 시도된 적이 있을 정도로 많은 예술가의 상상력을 자극했다. 뮤지컬 제작에 영감을 주었다는 1925년작 론 채니 주연의 무성영화를 비롯, 대 여섯 차례에 걸쳐 스크린을 통해 때로는 괴기물로 때로는 멜로드라마로 대중에게 선뵌 전력을 갖고 있기도 하다. 일반에겐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요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작품 이전에도 역시 뮤지컬로 만들어졌던 기록이 있다. 로이드 웨버가 뮤지컬을 선보이기 10여년 전인 1976년 미국 극작가인 켄 힐이 먼저 뮤지컬로 만들어 발표한 바 있기 때문이다. 오펜바흐나 모차르트, 베르디, 베버 등 유명 오페라 작곡자가 만든 음악 멜로디에 영어로 가사를 붙여 만든 이 뮤지컬은 조악한 구성에 완성도는 낮았지만 나름대로 관객들의 상상력을 자극할 만한 신선함을 갖고 있었고 후에 로이드 웨버와 카메론 매킨토시로 하여금 그들만의 뮤지컬을 만들게 되는 동기를 제공해 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켄 힐은 아직도 로이드 웨버와 매킨토시가 자신의 아이디어를 무단으로 도용했다고 주장한다). 옛 문화상품을 재활용해 다시 태어난 ‘오페라의 유령’은 신화를 창조한 뮤지컬로도 통한다. 지금까지 20여개국 110여개 도시에서 공연됐는데 가장 오래 공연을 계속한 곳은 런던의 허 머제스티스 극장으로 지난 86년 초연 이래 오늘날까지 19년 동안 약 7000여회의 공연을 이어가고 있다. 런던 초연 이듬해부터 시작된 브로드웨이에서는 2005년 현재 ‘캣츠’에 이어 두 번째로 가장 오랜 기간 공연돼온 뮤지컬로 기록돼 있는데 종연된 ‘캣츠’와 달리 여전히 인기리에 상연중이어서 내년이면 ‘캣츠’의 최장 공연 기록마저 추월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전세계에서 벌어들인 돈만 해도 약 4조원에 달해 인류 역사상 모든 영화와 연극, 뮤지컬을 통틀어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한 작품으로도 통한다. 물론 이번 내한 공연을 포함해 아직도 이 매출액은 완료형이 아닌 현재 진행형이어서 아직도 그 마지막 수치를 정확히 알 길은 없다. 여기에 음반 수입이나 기념품, 영화 판권 등 부가가치를 창출해낸 관련 산업까지 포함하면 매출 규모는 어마어마한 수준으로 늘어난다. ‘오페라의 유령’은 현대 문화 산업의 방향성을 제시해주는 전형적인 사례다. 한번 만들어 생명을 다하면 사라지고 마는 제조업과 달리 문화산업은 재생산과 재활용의 과정에서도 여전히 위력을 발휘하는 시장 속성을 지니고 있다. 관건은 옛것을 가져다 얼마만큼 요즘 기호와 입맛에 맞게 재가공해낼 것인가 하는 지혜와 그에 따른 충실한 완성도의 구현에 달려있다. 베트남 언론의 시기어린 오보가 등장하는 등 요즘 ‘한류’ 열풍이 사라질지 모른다는 우려가 있다. ‘한류’는 문화적 우월감의 산물이 아니라 끊임없이 가꾸고 발전시켜야하는 소재이자 기회다. 서구 뮤지컬 극장가의 성공 사례를 우리에게도 접목시켜볼 수 있는 발상의 전환이 절실한 요즘이다.
2005-08-22 13:35: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