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귀농귀촌을 돕는 통합정보플랫폼 '그린대로'가 운영 시작 1년만에 회원 4만명을 돌파했다. 이 가운데 1000명은 실제 귀농귀촌까지 이어지며 인구 유입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은 귀농귀촌통합플랫폼 ‘그린대로’ 운영 첫해에 4만 명이 회원으로 가입하고 이 중 1000명이 귀농했다고 9일 밝혔다. ‘그린대로’는 귀농귀촌 정책, 농지·주거, 일자리 등 관련 정보와 서비스를 모아서 개인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지난해 7월에 운영을 시작했다. 지난달까지 1년간 ‘그린대로’의 방문자 수는 총 592만명으로, 일 평균 방문자수는 1만6397명에 이른다. 그린대로 구축 전 기존 시스템인 '귀농귀촌누리집'의 1년간 방문자 수와 비교하면 55% 증가한 수치다. 메뉴별 조회수는 '농촌에서 살아보기' 등 체험정보가 31.5%로 가장 많은 가운데 가이드(21.6%), 지자체관(17.3%), 교육정보(13.4%), 종합정보(8.4%) 순이었다. 신규 회원 가입자 수는 총 4만308명으로, 일 평균 112명이 가입한 꼴이다. 연령대별로는 30대 이하 청년이 34.7%로 가장 많았으며, 회원들의 거주지는 수도권이 과반수(52.8%)를 차지했다. 시골을 새로운 '일터·쉼터'로 여기는 청년의 비중은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귀농 인구 중 청년이 차지하는 비중은 처음으로 10%를 넘어섰다. 전체 인구가 줄어들며 귀농인구의 규모는 줄었지만, 청년층 비중 증가로 귀농·귀촌 평균 연령은 젊어지고 있다. 지난해 귀농인의 평균 연령은 56.2세로 전년(56.4세)보다 0.2세 낮아졌다. 귀촌인의 평균 연령도 43.4세에서 43.2세로 0.2세 내려갔다. 윤원습 농식품부 농업정책관은 “지난 5월에 빅데이터 분석 기반을 도입하고, 청년농통합플랫폼 ‘탄탄대로’를 구축해 정보제공 기능을 한층 고도화했다”며 “귀농귀촌 희망자들의 체계적인 준비와 정착을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
2024-07-09 10:20:37【 군마현(일본)=이창훈 기자】 일본 도쿄에서 두시간 정도를 차로 달리다 보면 휴게소가 마을 크기로 펼쳐져 있다. 평일 오후에도 지역 농산물이나 특산물을 사러 온 쇼핑객을 비롯해 소풍이나 외식을 하러 온 관광객으로 시설이 가득 찼다. 매년 250만의 방문객이 몰리는 '미치노에키(길의 역)'의 모습은 '가와바 마을'이 선택한 소멸 위기의 극복 방안이다. 지난 6월 26일 찾은 일본 군마현의 가와바 마을은 인구 3100명의 작은 시골 마을인 동시에 인구 94만에 육박하는 도쿄 세타가야구의 '제휴 고향'이다. 1980년대 도쿄에서 실시한 '제 2의 고향찾기' 프로젝트를 통해 시골과 도쿄 구 사이 교류 프로그램이 시작됐지만, 지금까지 지속해 성공사례로 남은 곳은 가와바 마을이 유일하다. 올해로 45년째 이어지는 도농교류는 가와바 마을이 소멸위기를 이겨낸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쓰노다 게이이치 가와바 마을 부촌장은 "세타가야구 조례에 교류 관련 내용을 명기해 선거로 대표가 바뀌더라도 정책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었다"며 "세타가야 구에서 마을에 농촌 프로그램 관련 시설과 보조금을 지원하면 마을에서 체험 프로그램과 특산물 등을 제공하는 형태"라고 설명했다. 세타가야-가와바 교류 프로그램은 이미 60개 공립 초등학교의 정식 과정으로 자리 잡았다. 아이들의 방문이 늘어나며 자연스럽게 부모의 방문이 증가하고, 나아가 미래에도 20·30대가 된 초등학생들이 다시 가와바 마을을 찾는 선순환 구조가 생긴 셈이다. 이 날도 직접 수확한 토란으로 만든 카레로 저녁 식사를 하는 나카마츠 소학교 학생들로 마을 뒤편이 시끌시끌했다. 단순히 추억만으로 지역 소멸을 이겨낸 것은 아니다. 19개 점포가 자리잡은 마을기업 '전원플라자 주식회사'는 자체적으로 연간 27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가와바 마을의 수입원이다. 특히 지역 농산물을 유통과정 없이 직접 구매할 수 있는 '파머스마켓'에서만 3분의 1에 해당하는 90억원의 매출이 창출되고 있다. 도농교류와 마찬가지로 가와바 마을은 방문객의 지속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일회성 관광에 그치는 명소가 아니라 마을을 계속해서 찾는 '관계인구' 수준의 방문이 소멸극복의 핵심이라는 의미다. 지난해 기준 가와바 마을을 1년 안에 다시 찾은 비율은 약 60%, 1년에 10번 이상 방문을 기록한 비율도 28.1%에 달하고 있다. 임기확 가아봐코리아 대표는 "가와바 마을은 40% 이상이 65세인 고령화 마을"이라며 "파머스마켓과 교류프로그램, 맥주 등 특산물 생산을 위한 노동 인구도 주변 누마타 등 도시에서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연구위원 자격으로 가와바 마을 연구 보고서를 작성했던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도 '지속가능성'을 벤치마크할 요인으로 꼽았다. 송 장관은 "가와바 마을의 성공 키워드 중 하나는 지속 가능성"이라며 "우리 농촌 마을들도 각자 특색 있는 자원을 활용해 도시와 함께 지속 가능한 성공 모델을 찾을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chlee1@fnnews.com
2024-07-08 18:24:001947년 이탈리아에서 태어난 살보는 1956년 가족이 토리노로 이주하기 전까지 시칠리아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이때부터 예술에 대한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살보는 1960년대 후반부터 1970년대 초반까지 이탈리아의 주요 예술운동 아르떼 포베라(Arte Povera)를 전개하며 텍스트와 이미지의 관계와 상징성, 더 나아가 예술의 본질적인 요소를 연구했다. 1970년대부터는 미국의 개념미술가 조셉 코수스, 로버트 배리, 솔 르윗과 교류하며 활동하기 시작했다. 1970년대는 살보에게 중요한 시기였는데, 이때 전통적인 기법을 사용해 회화로 복귀하고, 1976년부터 밝은 색상으로 구성된 단순한 풍경화를 작업하며, 건축물의 유적과 고전적인 기둥의 환상을 묘사했다. 1972년 카셀 도큐멘타, 1976년과 1984년에는 베니스 비엔날레 등 세간의 이목을 끄는 전시에 초청됐을 뿐 아니라 이탈리아 밀라노, 제노바, 로마와 뉴욕, 슈투트가르트, 쾰른 등 해외 전시를 통해 유럽에서 광범위한 명성을 얻었다. 그의 작품은 뉴욕 현대미술관(MoMA), 로테르담 보에이만스 판 뷔닝언 박물관, 토리노 시립현대미술관 등에 소장돼 있다. 케이옥션을 통해 국내 경매에 처음 소개되는 살보의 작품 '노벰버(Novembre)'는 이탈리아의 시골 풍경을 주제로 작업했던 살보의 후기 대표작이다. 1980년대 들어 살보는 능숙한 자연광과 생동감 넘치는 표현으로 자연과 도시의 풍경을 그리는데, 특히 새벽, 일광, 황혼, 밤 등 빛과 시간의 흐름에 따른 색감의 다채롭고 경쾌한 표현을 통해 놀라운 작품세계를 펼친다. 특히 살보의 몽환적 풍경은 니콜라스 파티와 조나단 몽크 같은 현대작가들에게도 영감을 주었고, 2021년 로마 현대미술관에서 열린 전시회에선 살보의 작품이 파티와 몽크의 작품과 나란히 걸리기도 했다. 이번 경매에 출품된 '노벰버'(추정가 9800만~1억5000만원)는 선선한 바람이 부는 듯한 고풍스러운 풍경을 목가적으로 묘사했는데, 관람자를 평화롭고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몽환적인 작품세계로 이끌어간다. 케이옥션 수석경매사·이사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4-04-22 18:16:14【파이낸셜뉴스 강릉=김기섭 기자】 자율주행차 메카 강릉시가 전국에서는 처음으로 시골 벽지까지 다니는 '자율주행 마실버스'를 도입키로 했다. 27일 강릉시에 따르면 국토교통부 자율차 시범운행지구 서비스 지원사업에 강릉시를 비롯해 서울, 대구, 충남, 제주, 전남 순천이 최종 선정됐으며 강릉시는 국비 4억원을 투입해 전국에서 처음으로 벽지를 운행하는 자율주행 마실 버스를 오는 11월부터 운영할 예정이다. 자율주행 마실버스는 지난해 말 자율차 시범운행지구로 신규 지정된 연곡면사무소에서 삼산보건진료소까지 13㎞ 구간을 운행하며 중도도시에 특화된 첨단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시는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어려운 소외지역을 대상으로 운행하고 있는 마실버스에 자율주행차를 투입할 예정이며 주 사용자인 고령자와 교통약자에 차별 없는 이동권을 보장하는 등 벽지 노선의 주행환경을 개선할 계획이다. 또한 고령자 편의를 위해 콜센터를 운영하고 지역내 운수사업자가 직접 운영토록 할 방침이다. 한편 강릉시는 2022년 6월 자율차 시범운행지구로 지정된 후 3개월 동안 테스트 운행을 거쳐 2023년 1월부터 현재까지 3개 노선 15.8㎞ 구간에 자율차 5대를 운영하고 있다. 강릉시 관계자는 “현재는 국비만 확보가 된 상태로 향후 자율주행차를 구입하고 시범 운행을 거친 후 올해 11월쯤에는 실제 노선에 투입될 수 있을 것"이라며 "강릉 ITS 세계총회가 열리는 2026년 전까지 자율차 시범운행지구로 지정된 53.5㎞ 구간 전체로 자율주행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kees26@fnnews.com 김기섭 기자
2024-03-27 09:24:04시로와 탄은 동갑내기 부부다. 시로는 주로 꿈을 꾸는 Dreamer이고 탄은 함께 꿈을 꾸고 꿈을 이루어주는 Executor로 참 좋은 팀이다. 일반적으로 배우자에게 "세계여행 가자!" 이런 소리를 한다면 "미쳤어?" 이런 반응이겠지만 탄은 "오! 그거 좋겠는데?" 맞장구를 친다. 그렇게 그들은 캠핑카를 만들어 ' 두번째 세계여행'을 부릉 떠났다. 우리는 러시아 친구 이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그의 말에 의하면 러시아여행은 9월이 가장 좋다고 한다. 러시아어에 대해서도 많이 물어보고 배웠는데 발음을 따라하기가 무지무지 어려웠다. 하루는 이반이 자기 친구들이 다차에서 모여 바베큐파티를 하는데 같이 가겠냐고 물어보았다. 눈이 휘둥그래졌다. 러시아사람들의 리얼한 삶을 볼 수 있는 멋진 기회다. "그럼~ 너무너무 가고싶지!" 비가 보슬보슬 오고 있었지만 그깟 날씨가 대수랴. 우리는 이반에게 초대 받으면 빈손으로 갈수는 없다며 중간에 과일 파는 곳에 들러달라고 부탁했다. 작은 시장에서 수박과 이반이 좋아하는 처음보는 베리류를 샀다. 과일값이 한국의 반의반이다. 시내를 조금 벗어나자 금새 시골풍경이 나온다. 어떤 시골 길가에 차를 세우고 진흙탕길을 꽤 걸어들어가자 이반 친구 니콜라이의 다차가 나왔다. 나무집 옆에 텃밭 키우는 어르신들 "우리와 똑같네" 다차란 소비에트 시절 부족한 배급과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개인에게 작은 땅과 나무집을 나눠준 것을 말한다고 한다. 그래서 젊은 사람들은 별로 없고 주로 나이드신 분들이 다차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으며 자식들을 위해 채소와 곡식 등을 농사지어 열심히 나누어주신다고 한다. 우리네 시골 부모님들과 다를 바 없다고 느꼈다. 오래 보이는 2층 나무집이 있었고 주변에 채소들이 이것저것 자라고 있었다. 마당에는 친구들이 일찌감치 도착해 피운 모닥불과 페치카에서 바베큐가 익어가고 있었고 테이블에는 벌써 음식이 한상 가득 차려져 있었다. 근육질이지만 상냥한 빅토르, 다정한 이고르와 베카부부, 덩치 크고 산적같은 인상의 니콜라이, 그리고 많은 꼬맹이들. 다 모이니 열댓명이 다 되는 대가족이다. 너무 친절한 그들.. '러시아 사람' 선입견 확 깨는 순간 다들 처음 봤지만 너무너무 친절하게 우리를 환영해주고 마치 오랜 친구처럼 마음을 열어 대해주었다. 러시아 사람들에 대한 선입견이 완전히 깨지는 순간이었다. 특히 릴리아라는 11살 소녀는 계속 내 주변을 맴돌며 나와 이야기를 하고싶어 했는데 번역기로 소통하기엔 한계가 있어 안타까웠다. 계속 나를 따라다니며 먹을 것과 모기약 등을 챙겨주고 흙바닥에서 덤블링을 하는 것을 보여주기도 했다. 나를 많이 좋아해주는 것이 느껴져 내가 뭐라고 이리 잘해주나 너무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음식도 좋고 사람들도 다 좋았는데 한가지 시로의 취약점 곤충, 특히나 질색하는 모기가 많아도 너무 많았다. 릴리아가 가져다준 몸에 뿌리는 모기기피제를 온몸에 잔뜩 뿌리고 연기나는 모닥불 앞에만 딱 붙어있었지만 새로온 동양인의 피맛 소문이 쫘악 퍼졌는지 모기들은 맛집을 찾아 몰려왔다. 내가 모기때문에 힘들어하는 것을 눈치챈 아이들이 돌아가며 열심히 연기를 퍼트리거나 해서 모기를 쫓아주려 해서 무척 고마웠다. 마당 한켠에는 도끼와 모닥불에 사용하는 나무들이 쌓여있었는데 탄이 장작을 패보겠다며 도전한다. "익!, 잇!" 기합만 잔뜩 들어가고 나무는 도끼에 박혀 콩콩 찧기만 한다. 그걸 본 빅토르가 뛰어들어 도끼를 넘겨받고 자기가 하는 것을 보라는 듯 친절하게 시범을 보인다. 두번만에 시원스레 쩍 갈라지는 나무토막. 역시 경험이 중요하다. 탄이 요령을 배운뒤 다시 도전했는데 다섯번 찍은 후에 겨우 성공했다. 괜찮아, 처음인데 그만하면 잘했어! 밤늦게까지 친구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영어를 잘 하는 사람은 이반 밖에 없어서 주로 그가 통역해주었다. 이런저런 이야기 중, 니콜라이가 "왜 이런 여행을 하기로 결심했냐?"고 물어왔다. 순간 머리속에 '한살이라도 어릴때 하려고?, 원래 여행을 좋아해서?, 배울 것이 있어서?' 등등 여러가지 생각이 스치고 지나갔지만 갑자기 내 입에서 불쑥 "Why not?" 이라는 대답이 나왔다. "왜 이런 여행을 하기로 결심했냐?" "Why not?" 왜 이런 여행을 하기로 결심하지 않겠어. 라는 대답이었지만 그 안에 여러 의미가 함축되있었다. 다행히 우리에게는 이 여행을 하지못할 이유가 없었다. 많지 않지만 여행이 가능할 만큼의 돈이 있었고 직장과 자녀에 매어있지도 않았고 둘다 여행에 문제없을 만큼의 건강도 있었고 여러 새로운 것들을 받아들일 마음이 있었고 매일 생길 문제들을 감당할 각오도 되어있었다. 갑작스런 질문에 즉흥적으로 한 대답이었지만 꽤나 만족스러운 답변이었고 이 말을 들은 친구들 모두 환호하며 멋지다고 말해주었다. 마음이 통한것 같았다. 저녁 늦게 깜깜해지도록 샤슬릭, 바베큐, 샐러드등 먹을 것과 보드카, 맥주등 술도 배가 터지도록 맛있게 먹었다. 어두워지자 스파클라(손에 드는 작은 불꽃놀이)를 들고 즐겁게 놀았다. 정말 돈주고 살 수 없는 너무도 따뜻하고 멋지고 행복한 경험이었다. 샤슬릭을 비롯 다양한 음식이 차려졌다. 팔뚝보다 큰 연어로 만든 요리.. 운 좋게 '카나페'까지 몇일 후 이반이 팔뚝보다 큰 연어를 한마리 사왔다. 러시아 생선요리를 맛보게 해준다고 한다. 직접 커다란 연어를 손질하는데 섬세한 정성이 느껴졌다. 연어를 얇게 잘라 해바라기씨유, 소금, 그리고 양파를 켜켜이 쌓아 냉장고에 몇시간 둔다. 일부는 식초물을 제조해서 연어살을 덩어리째 담궈둔다. 두가지 방법으로 만든 연어를 맛보고 맛을 비교해보라고 했는데 초절임도 나쁘지 않았지만 양파와 함께 먹는 것이 더 입맛에 맞았다. 운이 좋게도 연어가 암놈이어서 연어알 카나페도 만들어 먹었다. 이반의 여자친구인 아냐도 함께 요리하고 같이 식사를 즐겼다. 아냐는 영어를 못해 소통은 어려웠지만 수줍어하면서도 우리에게 예의있고 친절하게 대해주는 것이 느껴져 참 고마왔다. 남친집에 온 군식구때문에 더블침대를 못쓰고 간이침대에서 둘이 불편하게 자야하는게 불만스러울 수도 있을텐데 그런 내색은 전혀 없었다. 오히려 민망해서 모른척 지나가는 우리를 발견하고는 씨익 웃어주기도 했다. 집에 손님만 두고 여행 떠난 이반.. 놀랍도록 서로 믿는 '카우치서퍼'들 밀린 유튜브영상작업도 하고 잘 쉬며 일주일쯤 되었을 때 이반이 갑자기 다른 손님이 더 온다고 한다. 예전에 카우치서핑으로 알게 된 부인과 아이들이 하바롭스크에 오는데 재워달라고 요청을 해서 그러기로 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기가 우리가 있는 큰 방 바닥에서 자고 자기가 쓰던 공간을 그들에게 빌려준다고 하는 것이었다. 우리 상식으로 잘 이해되지 않는 상황이었지만 이 친구는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사람들을 재워주곤 하는 것 같았다. 처음엔 잠깐 '우리에게 이만 나가라고 하는 건가?'하고 생각했지만 전혀 그런게 아니었다. 그래서 주인이 바닥에서 자는건 표트르때로 충분하다 싶어 "아니야 네가 이 집의 주인이잖아. 우리는 차에서 매트리스를 가져올테니 네가 침대를 사용해."라고 했다. 그렇게 한지붕 세가족의 희안한 동거가 이틀정도 지났을때 이반이 또 갑자기 여행을 떠난다는 이야기를 했다. 늦은 여름휴가로 블라디보스톡에 간다고 하는 것이다. "어? 그럼 우린? 우리는 그 다음날 떠날 예정이었는데?" 이반은 아무렇지 않은듯 예정대로 하라며 집에 우리와 새 손님가족만 남기고 기차를 타고 떠났다. 카우치서퍼들의 신기하리만큼 서로를 신뢰하는 일들을 예전에도 겪어본 적이 있지만 이반은 정말 뭐라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우리를 믿어주고 여행자를 돕고 하는 모습이 그냥 살아있는 천사 같았다. 이반이 여행가는 날 까브리로 역까지 바래다주었다. 이반은 집을 낯선이들에게 맡기고 떠나는 데 마냥 해맑았다. 어떻게 이렇게까지 믿어주는지 고마울 따름이다. 이별의 포옹을 하고 언젠가 한국에서 꼭 다시 만나자고 하자 우리에게 "좋은 여행이 되기를, 너희가 계획한 세계의 모든 나라들을 방문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해주었다. 러시아에서 참 신기한 좋은 친구가 생겼다. 글=시로(siro)/ 사진=김태원(tan) / 정리=문영진 기자 ※ [시로와 탄의 내차타고 세계여행 365일]는 유튜브 채널 '까브리랑'에 업로드된 영상을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내 차 타고 세계여행' 더 구체적인 이야기는 영상을 참고해 주세요. <https://youtube.com/@user-hb5up3dh1o?si=4LHlTLkQKDiU4cLz>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2-28 15:54:02[파이낸셜뉴스]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시골 농지에 직접 농막을 짓고 수년간 가입 회원 32만 명 규모의 불법 성매매 광고 사이트를 운영하며 수십억원을 챙긴 일당이 검거됐다. 6년간 성매매 광고사이트로 76억 범죄수익 1일 경기남부경찰청 풍속수사팀은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범죄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총책인 50대 A씨와 사이트 관리·개발자 40대 B씨, 자금 인출책 40대 C씨 등 3명을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인출책 1명과 범행 초기 사이트 개설에 협조한 1명 등 2명도 함께 불구속 송치했다. 이들은 지난 2017년부터 올해 10월까지 6년간 불법 성매매 광고 사이트를 운영하며 약 75억7000만원의 범죄 수익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이들이 운영한 사이트는 가입 회원 32만 명 규모로 확인됐으며, 이들은 게시글 작성 등 활동 실적에 따라 할인권과 무료 쿠폰 등을 제공하며 사이트 이용을 유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들은 전국 5482개 성매매 업소와 제휴를 맺고 매월 20만원의 광고비를 받으며 범죄 수익을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경북 영천 농지에 농막 짓고 사무실로 A씨는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일반 시민이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영천 소재 외진 농지에 직접 농막을 짓고 사무실로 사용했는데, 이곳에 장기간 숙식을 해결할 수 있도록 물과 음식을 갖추고 컴퓨터와 노트북, 외장하드 등을 구비해 범행을 이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범죄 수익금을 전하기 위한 모든 연락은 텔레그램 등 익명성이 보장되는 통신수단을 사용했으며, 서버 IP 추적을 피하기 위해 해외 서버 대여 업체를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범죄 수익금 세탁을 위해 전문 자금 세탁조직에 매달 3000만원의 수수료를 내며 수익금 인출을 의뢰했고, 여기에 사용된 대포통장은 약 22개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지난 7월 단속에 적발된 한 성매매업소의 계좌를 조사하던 중 A씨 일당과의 거래 내역을 확인하고 수사한 끝에 이들을 순차적으로 검거해 지난달 8일 송치했다. 경찰은 A씨 주거지에서 현금 약 9억7000만원을, B씨가 사용한 사무실에서 현금 1억원을 발견해 총 10억7000만원을 압수했다. 경찰은 나머지 범죄수익금 약 65억원에 대해 법원으로부터 기소 전 몰수·추징보전 인용 결정을 받아 환수 조치했으며, 추후 국세청에도 관련 과세 자료를 통보할 방침이다. 조사 결과 이들은 벌어들인 범죄 수익금 일부를 주식 투자와 아파트·토지 매입, 고가의 외제차량 구입 등에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앞으로도 온라인상에서 이뤄지는 성매매 광고 행위에 대해 계속해서 수사하고, 적발 시 사이트를 즉각 폐쇄할 것"이라며 "일반인이 불법 사이트에 가입해 이용할 경우 성매매 혐의로 처벌될 수 있다"고 엄중히 경고했다. 이어 "보이스피싱 등 다른 범죄에 개인정보 등이 악용될 수 있으니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3-12-01 08:53:13인구가 줄면 지방은 소멸할 수밖에 없을까. 지역발전 불균형과 인구절벽 이슈가 대두된 후 지방소멸은 백약이 무효한 난제가 됐다. 그동안 셀 수 없는 토론과 지역활성화 시도에도 번번이 실패했고, 아직도 정답 찾기는 요원하다. 하지만 우리보다 먼저 고민한 일본에서 괜찮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일본은 시골 마을을 휴게소로 만들면서 새 길을 찾았다. 한국처럼 고속도로 휴게소를 만든 것이 아니라 국도변의 마을 자체가 여행의 경유지가 되는 개념이다. 일본에서는 이를 '미치노에키'(道の驛·길의 역)라고 부른다. 미치노에키가 등장한 건 1990년대 중반부터다. 약 30년의 세월 동안 열도의 1200개가 넘는 미치노에키들은 일본 지역활성화의 거점이 되고 있다. 그중 수도권 북부 군마현에 있는 가와바무라는 민관 공동 프로젝트 중에서도 가장 큰 성공을 거둔 미치노에키로 유명하다. '덴엔플라자카와바'라는 이름의 이 휴게소는 도쿄 신주쿠역에서 130㎞, 차로 2시간 남짓 떨어져 있다. 연간 240만명의 방문객이 찾고, 27억엔(약 240억원)을 소비한다. 웬만한 테마파크와 맞먹는 사업성이다. 2021년 일본 정부는 마을기업 전국 1위 모델로 선정했다. 마을은 작년에 150명을 직접고용했다. 1000여명의 마을사람이 이 휴게소와 관련한 직간접적 경제활동에 엮여 있다고 한다. 마을 전체 인구(약 3000명)의 3분의 1에 달한다. 항상 일손이 부족한 상태로 "언제든지 이사만 오면 일자리를 주겠다"고 할 정도니 그야말로 '농촌 유토피아'다. 무엇보다 파산 위기까지 갔던 흔한 마을이 아무것도 없는 바닥에서 '규모의 경제'를 이뤄낸 스토리가 놀랍다. 인근 유명 관광지와 특산물로 승부를 보는 보통의 미치노에키와 달리 가와바무라는 내세울 아이템이 없었다. 인구소멸 지역이 된 것도 50년이 훌쩍 넘은 1971년의 일로, 그대로 두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동네였다. 하지만 마을은 도쿄 세타가야구와 고향공사를 합작 설립하면서 제2막을 열었다. 결과는 대성공. 도쿄의 구민들에겐 가와바무라는 '제2의 고향'으로 인식됐다. 1981년 3만명이던 교류인구는 2021년 200만명을 돌파했다. 지방 부활의 아이콘으로 매스컴을 타자 마을은 휴게소가 아닌 여행 목적지로 위상을 높였다. 이제 이곳은 10명 중 3명이 10회 이상 재방문하는 만족도가 높은 관광지로 자리 잡았다. 생존전략은 민간 경쟁과 다를 게 없었다. 판을 까는 것을 지자체가 도와줬을 뿐 이후엔 철저한 무한경쟁을 이겨냈다. 질 좋은 제품이 강점인 가와바무라는 '도쿄 1%가 소비하는 물건을 만든다'는 고급화 전략이 적중한 케이스다. 최근에는 대기업들이 돈을 싸들고 와 호텔·관광사업을 제안하는 곳도 여러 곳이라고 한다. 몇 년 전부터 한국의 지자체들도 이곳을 잇따라 방문, 벤치마크 의사를 밝혔다. 조만간 지방소멸을 타개할 한국형 '길의 역' 1호가 나오기를 기대해 본다. km@fnnews.com 김경민 도쿄특파원
2023-11-21 18:33:59【파이낸셜뉴스 무안=황태종 기자】"시골 감성 가득한 전남서 촌캉스 즐기세요" 전남도가 한적한 시골서 휴양을 만끽할 수 있는 촌캉스 명소로 고흥 해창만오토캠핑장, 나주 목사내아, 장성 청백한옥, 함평 주포한옥마을 등 4곳을 6월 추천 관광지로 선정했다. 10일 전남도에 따르면 고흥 해창만 오토캠핑장은 간척지에 조성한 수변공원에 자리 잡고 있다. 오토캠핑장 21면, 일반캠핑장 27면, 글램핑장 14동이 조성됐다. 특히 캠핑장이 넓은 간척지와 바다 사이에 위치해 마치 바다 한가운데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바다를 둘러싼 산책로는 해창만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산책 명소다. 가까운 선착장에서 낚시를 즐기며 어촌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나주 목사내아 금학헌(琴鶴軒)은 조선시대 나주를 다스리던 목사가 살았던 가옥을 지난 2009년 복원해 전통문화체험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금학헌은 '거문고 소리를 들으며 학처럼 고고하게 살고자 하는 선비의 정신이 깃든 집'이라는 뜻이다. 하룻밤 머물며 조선시대 상류층의 생활을 엿볼 수 있다. 특히 목사내아를 500년간 지킨 팽나무는 소원이 이뤄진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면서 좋은 기운을 받고자 찾는 관광객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목사내아 바로 앞 곰탕거리에선 곰탕의 원조 '나주곰탕'을 맛볼 수 있다. 장성 청백한옥은 '맑을 청(淸), 흰 백(白)'이라는 이름처럼 '맑고 깨끗한 집'이라는 뜻으로 조선 3대 청백리로 알려진 박수량 선생의 청빈함을 전해 들은 명종이 후손들에게 하사한 집을 지난 2010년 중건한 한옥체험관이다. 안채, 사랑채, 행랑채 등 15객실로 이뤄졌다. 홍길동테마파크에 위치하고 있어 홍길동 생가, 산채체험장, 전통 무술 국궁체험 등을 즐길 수 있다. 함평 주포한옥마을은 주포항과 돌머리해수욕장 근처에 위치하고 있어 서해안의 정취를 느끼며 한옥 민박 체험이 가능하다. 마을에서 보이는 함평만의 낙조는 낭만적 분위기를 연출한다. 잘 가꿔진 꽃, 나무와 돌담을 따라 산책을 하며 고즈넉한 한옥마을의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인근에서 달군 유황 돌을 바닷물에 넣어 만든 수증기를 쐬는 함평의 전통해수찜질로 일상의 피로를 날려버릴 수 있다. 조대정 전남도 관광과장은 "전남은 아름다운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캠핑장, 숙소 등 체류형 관광자원이 많다"면서 "어느때보다 청량감이 넘치는 계절 6월에 전남의 푸른 바다와 산을 배경으로 촌캉스를 만끽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2023-06-10 10:52:18[파이낸셜뉴스] 신화 김동완이 6일 방송된 채널A '고두심이 좋아서'에 출연해 자연인처럼 사는 이유를 밝혔다. 고두심은 이날 춘천의 김유정 역에서 김동완과 만나 춘천 명물 닭갈비와 막국수를 먹으러 갔다. 너무 이른 나이에 가평으로 귀촌해 6년째 전원생활 중인 김동완. 고두심이 귀촌 이유를 묻자 "오랜 가수 생활을 하다 보니 지쳤다"며 "강박증과 불면증이 심하게 왔다. 그런데 지방에 가면 희한하게 잠이 잘 오더라"라고 답했다. "흙냄새 맡고 새소리 들으면 잠이 잘 왔다. 불면증 약, 수면제도 가끔 복용했는데 이제는 필요 없다. 그래서 너무 멀리는 못 가고 가평 지역에 마음에 드는 펜션이 있어서 1년간 왔다 갔다 하다가 살게 됐다"고 털어놨다. 귀촌 초기에는 마치 밀린 잠을 몰아자듯, 자도 자도 잠이 왔다고. 그는 "요즘은 (몸이) 충전돼 무리하게 일하고 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장가는 왜 안 가냐"는 물음에 김동완은 "몇 번 시도를 하다가 잘 안돼서 저도 모르게 비혼주의자가 돼버리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이제는 갔던 애들도 많이 돌아오고"라고 덧붙이며 웃었다. 김동완은 시골에서 같이 살 여자가 있다면 아이 낳고 살 마음이 있다고 했다. 그는 "여기서 같이 살 수 있는 여자와 결혼해서 아이를 키우는 게 꿈"이라고 밝혔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3-06-07 08:49:44[파이낸셜뉴스] 일본 나가노현의 시골마을인 나카노시에서 흉기를 휘두르고 총을 쏴 4명을 숨지게 한 30대 용의자가 범행 이유에 대해 입을 열었다. 30일(현지시간) 일본 마이니치신문과 산케이신문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25일 일본 나가노현의 시골 마을인 나카노시에서 흉기를 휘두르고 총을 쏴 4명을 숨지게 한 용의자 아오키 마사노리(31)가 '외톨이'라고 놀림을 당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아오키는 이번 사건으로 숨진 60대와 70대 여성으로부터 '외톨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아오키와 피해자들 사이에 과거에 특별한 문제는 없던 만큼 아오키가 일방적으로 앙심을 품고 사건을 일으킨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아오키는 지난 25일 낮 흉기로 두 명의 여성을 숨지게 한 뒤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 2명을 상대로 엽총으로 추정되는 총을 발사해 총 4명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아오키는 범행을 저지른 뒤 자신의 집에 들어가 경찰과 대치했으나 경찰의 설득 끝에 이튿날 새벽 집을 나와 체포됐다. 한편 아오키의 아버지는 나카노시 시의장으로 알려졌으며, 그는 아버지와 어머니, 고모 등과 함께 이 집에 살면서 부모의 농사를 거들며 생활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3-05-30 09:3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