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정지우 특파원】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민영기업들에게 ‘공동부유’(부의 재분배)를 위해 기여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3기 출범과 함께 ‘충성심 시험’으로 인식되면 2021년에 이어 민영기업들의 기부 행렬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7일 펑파이신문 등 중국매체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날 중국민주건국회와 공상업연합회 관계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중국식 현대화는 전 국민의 공동부유 현대화”라며 “국유기업이든 민영기업이든 다 공동부유를 촉진하는 중요한 힘이며 공동부유를 촉진하는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부대후부(먼저 부유해진 뒤 타인도 함께 부유해지도록 이끄는 것)’를 강화하고 공동부유의 책임감과 사명감을 촉진해야 한다”며 “사회공익 및 자선사업에 적극 참여해야 하고 부의 책임, 부의 의리, 부의 사랑을 실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공동부유는 시 주석이 2021년 8월 열린 제10차 중앙재경위원회 회의에서 전면화한 통치 이념이다. 덩샤오핑 전 국가주석의 선부론(먼저 부유해진 뒤 확산)과 달리, 말 그대로 ‘다 함께 잘 살자’라는 의미다. 시 주석이 공동부유를 꺼내든 이후 중국 최대 인터넷 플랫폼 텐센트 1000억위안(약 18조원), 전자상거래 업체 핀둬둬 100억위안(약 1조8000억원) 등 기업들의 기부 발표가 잇따랐다. 중국은 10여일 뒤 시 주석 주재로 핵심 지도부 다수가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열고 알리바바·텐센트 등 인터넷 공룡을 포함한 민영기업에게 복종을 요구하기도 했다. 단어는 복종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사실상 충성하라는 경고로 받아들여졌다. 중국 상업경제연구센터 관저우자오 주임은 당시 “기부는 정부에 대한 충성심을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에 중국 정부는 거대 기업들의 기부를 원한다”고 분석했었다. 앞서 리커창 중국 총리의 지난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 개막식 업무보고에선 ‘공동부유’가 한 차례도 언급되지 않았다. 이를 근거로 경기 부양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이 고려됐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하루 만에 시 주석이 직접 공동부유를 다시 꺼내들며 민영기업들을 압박하는 모양새가 됐다. 다만 시 주석은 이날 민영기업 재산권 보호와 민영경제 지원 등 당근책도 함께 제시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2023-03-07 09:36:34【베이징=정지우 특파원】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고품질 발전을 위해 취업 우선 정책을 강화하고 중소기업 발전을 지원하며 실물경제를 키워내고 노동자의 자질을 향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16일 출판된 중국공산당 이론지 치우스(求是) 최신호 ‘발전의 중대한 이론과 실천’이라는 제목의 기고에서 이 같이 밝혔다. 그는 또 “공공서비스 정책을 보완하고 수준을 향상하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며 “교육, 의료, 양로, 주택 등 인민대중이 관심을 두는 분야에서 공공서비스를 정확하게 제공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시 주석은 공동부유와 관련해선 “공동부유를 실현하기 위한 전략적 목표와 실천 과정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파악해야 한다”면서 “중국 특색 사회주의의 본질적인 요구”라고 설명했다. 그는 “공동부유를 실현하려면 먼저 모든 인민의 공동 분투로 케이크를 크게 만들고, 그런 후에 합리적인 제도로 케이크를 잘 나눠야 한다”며 “이것은 장기적인 역사의 과정으로, 우리는 제도를 보완해 이 목표를 향해 안정적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2022-05-16 09:19:31【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 정부가 ‘공동부유’(다함께 잘 사는 것)를 달성하기 위해 부동산 세제를 개혁하고 고소득자 세금을 늘리는 등 2025년까지 주민 간 소득과 소비 격차를 줄여 나가기로 했다. 또 2035년까지는 기본적인 공공서비스 균등화를 완성한다는 방침이다. 17일 중국공산당 이론지 치우스에 따르면 시진핑 국가주석은 지난 8월 중순 베이징에서 열린 제10차 중앙재경위원회 회의에서 공동부유의 단계별 이행 목표를 담은 이 같은 시간표를 제시했다. 연설문은 부동산, 소득 불평등, 교육, 반독점 개혁 등 시 주석의 구체적인 구상을 제시했다. 시 주석은 우선 자본소득 관리를 규범화하고 부동산 세제 개혁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부동산 세제의 경우 구체적인 세목에 대해선 언급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중국은 △상속세가 없고 △부동산 보유세(한국의 종합부동산세)도 상하이와 충칭 등 일부 도시에서 시범적으로 시행한 점 △이마저도 과세기준이 시세가 아니라 취득금액이라서 부담은 크지 않은 점 △10여년간 수차례 개혁 시도에도 실행에 옮기지 못했던 점 △중국 정부가 부동산 정상화 고삐를 당기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하면 '개혁'은 빈부격차 해결 수단으로 부동산 세금을 더 걷겠다는 의미가 될 가능성이 있다. 시 주석은 “집은 거주하는 곳이지 투기의 대상이 아니다”라면서 주택공급 및 장기임대 정책 개선 의지를 명확히 했다. 반면 내년 10월 당대회에서 3연임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상속세와 보유세는 중국공산당에 대한 반발정서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민감하지 않는 세목을 손보는 방향으로 부동산 세제 개혁을 추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시 주석은 또 양극화와 분배 불공평을 없애기 위해 과도한 고소득을 합리적으로 조정하고 개인소득세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공동부유가 재분배를 내포하고 있는 만큼 고소득자를 언급한 것은 이들에게 개인소득세를 확대한 뒤 여기서 걷은 자금을 상대적 빈곤층에게 지원하겠다는 취지가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개인소득세는 한국의 소득세과 유사한다. 개인이 얻는 소득에게 부과하는 직접세다. 시 주석은 단계적인 공동부유 실현목표도 제시했다. 14차 5개년 계획(2021∼2025년) 기간 말까지 주민 간 소득 및 실제 소비수준의 차이를 점차 줄이고 2035년까지는 뚜렷한 실질적 진전을 이뤄 기본 공공서비스의 균등화를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21세기 중반에는 전체 인민의 공동부유를 기본적으로 실현하며 주민 간 소득과 실제 소비수준의 차이를 합리적 구간 내로 줄이겠다고 약속했다. 시 주석은 “빈곤가정의 교육 부담을 효과적으로 줄이고 저소득층 자녀의 교육수준을 높여야 한다”면서 “자본의 무질서한 확장에 단호히 반대해야 하고 반독점 관리도 강화해야 한다. 탈세나 주가조작 등 경제범죄에 대한 엄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2021-10-17 12:52:25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올 들어 '공동 부유'란 수사를 부쩍 자주 거론 중이다. 2012년 집권할 당시 내건 국정운영의 핵심 슬로건으로 '다 같이 잘살자'는 구호다. 23일 미국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올해 이를 65차례나 입에 올렸다. 2016년 16회, 2019년 6회, 2020년 30회 언급한 것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시 주석은 내년 가을 공산당 당대회에서 세 번째 집권에 도전한다. 종신집권한 초대 주석 마오쩌둥 이래 유례없던 일이다. 마오에 이어 실권자가 된 덩샤오핑은 주석·총리가 연임만 가능한 집단지도체제를 꾸려 개혁·개방을 이끌었다. "먼저 부자가 될 사람은 되라"는 선부론(先富論) 깃발을 들고 이른바 낙수효과를 기대하면서다. 이후 중국은 경제대국으로 발돋움했으나, 소득이 기대만큼 낙숫물처럼 고루 퍼지진 않았다. 4세대 지도자 후진타오 주석은 극심한 소득격차를 해소하겠다며 균부론(均富論)을 표방했다. 이보다 더 분배를 강조하는 '공동부유론'은 마오가 제창한 공부론(共富論)의 시즌2인 셈이다. 앞으로 소득격차를 줄이는 1차 분배뿐 아니라 "세금과 사회보장제도를 통한 2차, 부유층·기업의 자발적 기부를 통한 3차 분배 등이 이어질 것"(딩솽 스탠다드차타드 수석이코노미스트)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부유층·기업 재산의 사회환원이란 방편이 시 주석의 장기집권과 맞물려 있음을 눈치챘음일까. 텐센트 등 6대 빅테크 기업들은 '자발적으로' 약 30조원을 기부했다. 파장은 해외 기업들에도 미쳤다. 명품시장을 단속한다는 소문에 부유층이 몸을 사리면서다. 일주일 새 LVMH, 에르메스, 케링의 시가총액 약 75조원이 사라질 정도로…. 이를 보면 마오 시절의 실패경로를 답습하는 느낌이다. 모든 인민이 잘살도록 한다며 대약진운동을 펼쳤지만 수백만명이 아사하는 참사를 불렀듯이 …. 시장경제가 만능일 수 없지만, 중국이 개혁·개방 이전으로 돌아가는 게 답은 아닐 듯싶다. kby777@fnnews.com 구본영 논설위원
2021-08-25 18:27:46【베이징=이석우 특파원】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8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앞서 브라질에서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 국가들의 단합과 세계 질서 개편을 강조하면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글로벌 사우스는 남반구에 위치한 신흥국과 개도국을 통칭한다. 페루 리마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마치고 이날 브라질에 도착한 시 주석은 도착 연설문에서 "나는 G20 정상회의에 참석해 각국과 함께 커다란 계획을 협의하고 평등하고 질서 있는 세계 다극화와 보편적으로 이로운 경제 세계화를 함께 제창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G20이 국제 경제 협력의 중요 플랫폼으로 계속해서 더 큰 역할을 하도록 이끌 것"이라고 세계 질서 주도에 의욕을 보였다. 시진핑, "개도국 이익 지키고, 글로벌시스템 더 공정하고 합리적인 방향으로 개편" 브라질 일간지에 발표한 기고문에서도, 시진핑 주석은 "글로벌 사우스가 집단적으로 굴기하고 있으나 그 목소리와 요구는 국제 거버넌스 시스템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고 있다"면서 "세계 주요 개발도상대국인 우리는 역사가 우리에게 준 책임을 다해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과 함께 개도국의 공동이익을 단호히 지키고 글로벌 거버넌스 시스템이 더 공정하고 합리적인 방향으로 발전하도록 이끌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브라질과의 양자 관계에 대해서도 시 주석은 "중국과 브라질은 지향하는 바가 같은 좋은 친구이자 함께 손잡고 전진하는 좋은 파트너"라면서 "최근 양국의 정치적 상호 신뢰가 깊어졌고, 실무 협력의 결실이 쌓이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국제적으로 글로벌 사우스의 정의로운 목소리를 함께 내 세계 평화와 발전에 중요한 공헌을 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브라질과 중국은 시종 평화 발전과 정의를 견지하면서 수많은 국제·지역 문제에서 동일하거나 유사한 견해를 갖고 있다"면서 "얼마 전 중국과 브라질은 우크라이나 위기의 정치적인 해결을 추동하는 '여섯 가지 공동인식'을 함께 발표했고, 국제 사회의 긍정적 반응을 얻었다"라고 말했다. 중국과 브라질, 국제 다자 협의체 등에서 공조 강화하며 급밀착 올해로 수교 50주년을 맞은 중국과 브라질은 최근 브릭스(BRICS) 등 국제 다자 협의체에서 공조를 강화하고 있다. 양국은 지난 5월 우크라이나 전쟁 해결 방안으로 전장의 외부 확산 방지와 러시아·우크라이나가 모두 인정하는 국제평화회의 소집, 대량살상무기 사용 반대, 에너지 인프라 안전을 위한 국제 협력 등을 골자로 하는 '여섯 가지 공동인식'을 함께 발표하기도 했다. 이번 G20 정상회의에서 중국·브라질 주도의 우크라이나전 해결 방안이 거듭 논의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내년 1월 취임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우크라이나 지원에 부정적 입장을 여러 차례 표명해왔고, 중도 '트럼프 2기'를 앞두고 자국의 국제 영향력을 다지는 데 주력하고 있어 협의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G20 정상회의는 18∼19일(현지 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현대미술관에 마련된 특별 행사장에서 열린다. 이번 회의에는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의장국인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등 G20 정상이 대부분 참석한다. 러시아에서는 불참 의사를 밝힌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대신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이 대표단을 이끈다. 유럽연합(EU)에 이어 두 번째로 '단체 회원국'에 이름을 올린 아프리카연합(AU)도 처음으로 대면 회의에 자리할 예정이다. 이번 회의, 국제기구개혁 및 '자유무역지지', 부유세 및 공정한 국제질서 재정립 논의 국제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협의체로 출범한 G20 정상회의의 이번 공식 주제는 '정의로운 세계와 지속 가능한 지구 구축'이다. 사회적 포용과 지속 가능한 에너지 전환을 촉진하기 위한 논의를 비롯해 '기아와 빈곤 퇴치 글로벌 동맹' 결성을 위한 별도 세션 등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라고 브라질 정부는 밝혔다. 이번 회의에서는 APEC 이어 '자유무역 지지' 입장이 나올 지 여부가 주목된다. 부유세 및 공정한 국제질서의 재정립 여부도 주목된다. 유엔,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WB), 세계무역기구(WTO) 등 주요 국제기구 현대화 방안을 모색하는 글로벌 거버넌스 개혁도 이번 정상회의 의제 중 하나로 제시됐다. G20 회원국은 또 우크라이나 전쟁 및 중동 갈등 등 글로벌 분쟁과 관련한 평화 촉구 메시지를 공동 선언문에 담기 위해 막판 조율을 하고 있다고 브라질 현지 매체 G1은 보도했다. G20 정상회의 준비 작업을 총괄하는 셰르파 회의 브라질 대표인 마우리시우 리리우 차관(외교부)은 지난 9일 브리핑에서 "전례 없는 기후 위기 속에서 에너지 전환 문제 역시 이번 G20 회의 핵심 주제 중 하나"라며 "탄소 배출에 책임 있는 G20 국가들은 더 친환경적이고 지속 가능한 세계 경제를 촉진하기 위한 전략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2024-11-18 14:16:37[파이낸셜뉴스]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대만의 정·재계가 긴장하고 있다. 중국의 침공 위협에 시달리고 있는 대만 정부는 방위를 위해 돈을 더 내라는 트럼프의 주장에 즉각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자유시보 등 대만 언론들에 따르면 17일 줘룽타이 대만 행정원장(총리)은 기자 간담회에서 트럼프의 발언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트럼프는 16일(현지시간) 미 언론에 공개된 인터뷰를 통해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와 양안 관계를 겨냥해 입을 열었다. 그는 "난 대만 사람들을 매우 잘 알고 그들을 매우 존중한다"면서도 "그들이 우리 반도체 사업의 약 100%를 가져가기는 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만이 방어를 위해 우리에게 돈을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우리는 보험회사와 다를 바가 없다. 대만은 우리에게 아무것도 주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난 중국을 매우 존경하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매우 존경한다"며 "그는 힘 센 사람이지만 나는 그를 매우 좋아한다"고 말했다. 줘룽타이는 트럼프의 인터뷰에 대해 "대만해협과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전은 대만과 미국의 공동 책임이자 목표"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 몇 년간 대만과 미국의 관계가 매우 굳건했다"면서 "우리는 스스로를 방어하고 안보를 보장하기 위해 더 많은 책임을 부담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는 만약 트럼프가 11월 미 대선에서 승리한 다음 방위비 추가 부담을 요구할 경우 응할 수 있다는 뜻으로 추정된다. 트럼프는 16일 인터뷰에서 이미 미국에 공장 신축을 선언한 TSMC에 대해서도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대만이 우리 반도체 사업을 전부 가져갔다. 대만은 엄청나게 부유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 우리는 대만이 미국에 새로운 반도체 공장을 짓도록 수십억달러를 주고 있으며 이제 그들은 그것도 가져갈 것"이라면서 "그들은 (여기에) 짓겠지만 이후에 다시 자기 나라로 가져갈 것"이라고 말했다. TSMC 주가는 트럼프의 발언이 알려진 17일 전장보다 2.37% 하락한 1030대만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TSMC가 대만 증시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30%에 달한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4-07-17 16:30:32[파이낸셜뉴스] 중국의 경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중산층 소비자들이 씀씀이를 줄이면서 명품 브랜드들이 반값 할인 행사를 펼치는 등 적극적인 공세에 나섰다. 경기 둔화와 균등한 부의 분배를 강조하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공동부유'(共同富裕) 정책 추진 등의 여파 때문으로 분석된다. 버버리·베르사체, 중국 내 평균 할인율 50% 올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6일 정보제공업체 럭셔리사이트 집계를 인용해 베르사체와 버버리의 중국 내 평균 할인율이 지난해 각각 30%, 40% 수준이었지만 올해 들어서는 50% 이상을 기록 중이라고 보도했다. 알리바바와 자회사인 티몰(天猫·톈마오)에서는 마크제이콥스가 이달 초 핸드백·의류·신발 등을 50% 이상 할인했고, 보테가베네타는 가방 구매 시 24개월 무이자 할부를 제공하기도 했다. 컨설팅업체 베인앤드컴퍼니에 따르면 중국인들의 해외여행이 막혔던 코로나19 확산 당시 중국 국내시장에서의 고가품 매출이 급증, 2019년 대비 2021년에 약 2배를 기록한 바 있다. 고가 브랜드들은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재고를 늘리는 한편 매출을 늘리기 위해 티몰·징둥닷컴 등 이커머스 플랫폼에서도 판매를 시작했고, 유럽·미국 등에서의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중국 내 판매가격을 올리기까지 했다. 中 소비심리 위축·엔화 약세 겹쳐…온라인 판매 취소율까지 급등 문제는 2022년 들어 중국 내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베이징·상하이 등 대도시 봉쇄가 장기간 이어졌고 이후 '위드 코로나' 정책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경기 둔화, 실업률 상승 등으로 소비 심리가 살아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고가 브랜드들이 과잉 재고로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 중국인들은 해외여행 재개 이후 엔화 약세를 이용해 일본에서 제품을 구매하기도 했다. 게다가 이커머스 업체들이 경기 둔화 속에 트래픽을 늘리기 위해 가격 할인에 나섰고, 온라인 판매에 따른 반품률 증가도 골칫거리가 됐다. 마크제이콥스의 중국 내 반품·취소율은 지난해 30%에서 올해 40%로 올라갔다는 게 럭셔리사이트의 설명이다. "명품 브랜드 가치에 대한 中 부유층 인식 변화…'악재'" 모닝스타의 옐레나 소코로바 애널리스트는 "중국에서 도매업체에 제품을 판매할 경우 통제할 수 없는 가격 할인이 이뤄질 위험이 있다"면서 대중에게 노출되는 온라인 할인은 특히 브랜드에 악영향을 끼친다고 평가했다. 한 패션 큐레이터는 일부 브랜드가 40∼60% 할인하는 것을 보면서 해당 브랜드 가치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다면서, 고가 브랜드 소비자들은 가격이 어느 정도는 방어가 될 것으로 기대하면서 제품을 구매한다고 지적했다. 럭셔리사이트의 조너선 시보니는 과거와 달리 이제 중국 고가 브랜드 시장에서 승자와 패자 간의 양극화가 진행 중이라면서 "충분히 싸지도 않고 생존할 만큼 크지도 않은 중간 수준의 브랜드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봤다. 베인앤드컴퍼니는 경기 둔화 속에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미국·유럽에서와 마찬가지로 중국 부유층 사이에서 사치를 부끄러워하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도 고가 브랜드들에 악재라고 봤다. 중국 당국이 분배를 강조하는 공동부유를 내세우는 가운데, 올리버와이먼의 케네스 차우는 "중국 정부가 공동부유를 추진하면서 배금주의를 막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rainbow@fnnews.com 김주리 기자
2024-07-17 07:01:18[파이낸셜뉴스]【베이징=이석우 특파원】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대외정책의 주요 방향으로 주창해 온 '인류운명공동체 건설'을 중국 대외관계 기본원칙인 '평화공존 5원칙'과 같은 반열에 올려놓았다. 시 주석은 28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평화공존5원칙 발표 70주년 기념대회' 연설에서 "인류 운명공동체 건설' 이념은 새로운 형세에서 평화공존 5원칙을 가장 잘 계승·발양·승화한 것"이라면서 "중국은 오늘 인류 운명공동체 건설이라는 시대적 답안을 내놨다"라고 말했다. 그는 "인류 운명공동체 건설 이념과 평화공존 5원칙은 일맥상통하는 것으로서 모두 이웃과 잘 지내고, 신용과 화목을 중시하며, 모든 국가들과 협력하는 중화의 우수한 전통문화에 직접 뿌리를 두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는 "70년 전 전쟁의 비극과 냉전의 분열·대립을 맞아 당시 중국은 평화·주권 수호를 위해 평화공존 5원칙이라는 역사적 답을 내놨다"라면서 70년 뒤, 자신이 이에 이은 인류운명공동체 건설 사상을 내어놓았음을 강조했다. 시 주석의 대외관계론인 인류 운명공동체, 2018년 중국 헌법에 삽입 인류 운명공동체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대외관계론이다. 2013년 처음 언급된 뒤 위상을 높여 2018년 중국 헌법에까지 삽입됐다. 세계금융위기 등을 거치며 발생한 글로벌거버넌스 위기에 대한 정답을 중국식 국가관계로 제시하겠다는 적극적인 외교 노선의 하나이다. 이날 시 주석의 언급은 '시진핑 사상'의 지위를 외교 영역에서도 '절대적' 수준으로 높이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중국공산당은 항구적 평화, 보편적 안보, 공동 번영, 개방·포용, 청결·아름다움 등을 키워드로 제시해왔다.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나 '공자학원', '중국몽' 등 중국 정치·경제·문화적 팽창 시도의 뿌리가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평화공존 5원칙은 1953년 중국 초대 총리 겸 외교부장(외교장관) 저우언라이가 인도와 국교 수립을 준비하는 과정에 확립한 외교 강령이다. 1954년부터 정식으로 적용됐고 이듬해 5월 미소 냉전에 맞서 '비동맹' 노선을 제시한 인도네시아 '반둥회의'의 정신적 기초가 됐다. 다섯 가지 원칙은 상호 주권·영토 완전성 존중, 상호 불가침, 내정 불간섭, 평등·호혜, 평화 공존이다. 중국 당국은 물론 '제 3세계' 로 통칭되는 국가들도 이 원칙들을 지금까지도 강조하고 있다. 시 주석의 미국을 겨냥한 비판, "누구의 팔이 굵다고 해서 그의 말을 들어야 하는 법이 없다" 한편, 시 주석은 이날 연설에서 사실상 미국을 겨냥해 비판했다. 그는 "세상일은 각국이 상의하면서 처리해야 하고 누구의 팔이 굵다고 해서 그의 말을 들어야 하는 법이 없다"면서 "진영 대결과 각종 '작은 그룹' 형성, 다른 국가에 대한 줄 세우기 강요에 반대해야 한다"라고 했다. 또 "강한 것으로 약한 것을 괴롭혀서는 안 되며, 부유한 것으로 가난한 것을 못살게 굴어선 안 된다"면서 "각국의 상이한 역사·문화 전통과 발전 단계, 서로의 핵심 이익과 중대한 우려, 각국 인민이 자주적으로 선택한 발전의 길과 제도 모델을 존중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중국이 관계 강화를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글로벌 사우스'(신흥국과 개도국) 국가들을 향해 향후 5년 동안 1000개의 '평화공존 5원칙 장학금'과 10만개의 연수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중국이 2030년까지 개발도상국으로부터 8조달러(약 1경1000조원)어치 이상을 수입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해찬 전 국무총리, 지우마 호세프 전 브라질 대통령, 호소가와 모리히로 전 일본 총리 등 해외 각국 인사들도 참석했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2024-06-28 16:22:47[파이낸셜뉴스] 중국에서 400만명이 넘는 팔로워를 거느렸던 인플루언서의 SNS 계정이 갑자기 차단됐다. 22일 관찰자망 등 중국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돈 자랑을 자주 하던 중국의 인플루언서 왕훙취안싱의 모든 SNS계정이 전날 저녁 갑자기 차단됐다. 그는 중국판 틱톡 더우인에서 437만4000명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더우인 측은 '더우인 커뮤니티 자율 협약'의 관련 규정 위반을 이유로 들었다. 왕훙취안싱이 더우인에 마지막 영상을 올린 것은 지난 3월30일이다. 웨이보(중국판 엑스)와 샤오훙 수(중국판 인스타그램)에서도 그의 이름이 검색되지 않는다고 매체들은 전했다. 왕훙취안신의 본명은 왕훙취안이다. 1993년 12월 허베이성 탕산에서 출생한 그는 SNS에 부를 과시해왔다. 특히 한 매체 인터뷰에서는 "명품 옷 등 도합 최소 1000만위안(약 19억원)어치를 몸에 치장하지 않으면 외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베이징 호화 아파트 단지에 집 7채를 갖고 있고, 가장 큰 아파트의 면적은 991㎡(약 300평)에 이르는데 햇볕이 들지 않는 위치에 있어 비운 상태라고 말하기도 했다. 앞서 더우인 등 중국 SNS들은 지난 15일 향락사치, 부 과시 등 건전하지 못한 가치관을 가진 콘텐츠 유포를 엄격히 금지한다는 내용의 공동 공지문을 발표했다. 이어 수천 개의 관련 콘텐츠 삭제와 규정 위반 계정 폐쇄 작업에 나섰다. 왕훙취안신과 함께 측백나무공자(柏公子), 전복집언니(鮑魚家姐) 등 여러 인플루언서가 타격을 받았다. 중국 SNS들의 이러한 단속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강조한 '공동부유'(함께 잘 살자) 화두와 관련이 깊다는 분석이 나온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5-23 05:11:18[파이낸셜뉴스] 【베이징=이석우 특파원】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국방비 지출국인 중국의 올해 국방 예산이 한화 기준으로 처음으로 300조원을 넘어섰다. 경제 둔화 속에서도 '2035년 국방 현대화 목표'를 향한 행군은 계속되고 있다. 중국 재정부는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연례회의에 보고한 올해 예산안에서 국방비 지출을 지난해 대비 7.2% 늘어난 1조6700억 위안(약 309조원)으로 설정했다. 이는 지난해 증가율 7.2%와 같지만, 지난 2020년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중국 국방 예산 증액률은 2019년 7.5%에서 2020년 6.6%로 하락한 뒤 2021년 6.8%, 2022년 7.1%를 기록했다. 중국 국방예산은 1994년 60억달러(8조1300억원) 수준이었지만 2001년부터 2010년까지 연평균 증가율 15%를 기록하면서 대폭 증가했다. 최근 30년간 중국의 국방예산 평균 증가율은 6.6%에 달한다. 30년 사이 38배 이상이 증가한 셈이다. 대만 문제와 국제 문제에 대해서는 미국 등 관련 국가들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듯 원론적인 입장을 펴는 데 그쳤다. 대만과 관련해서 리 총리는 "'하나의 중국 원칙'과 '92 공식‘을 지키며 외부 세력의 간섭과 분리세력의 분열 시도를 단호히 반대한다"라고 밝혔다. 92 공식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인정하되 각자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 내용을 골자로 한 중국과 대만 국민당 정부간의 구두 합의다. 리 총리는 이어 "양안간 평화 발전, 조국 통일 대업을 변함없이 추진하고 중화민족의 근본이익을 수호하며 양안 간 융합 발전을 심화하고 양안 동포의 복지를 증진하며 민족 부흥의 위업을 한마음으로 이뤄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외 관계에 대해선 "질서 있는 세계 다극화와 포용적인 경제 세계화를 선도한다"면서 "국제사회와 함께 세계 거버넌스 체계의 변혁을 추진하고, 인류 운명공동체 구축을 이끌겠다"라고 다극화에 대한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한편 올 전인대에서는 고품질 발전을 강조하는 공동 부유 정책 의지가 부각되는 등 시진핑 국가주석의 의지가 더 두드러졌다. 리창 총리는 업무 보고에서 당 중앙 및 신시대의 시진핑 사상 등을 각 분야에 걸쳐 반복적으로 여러 차례 강조했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2024-03-05 16:16: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