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미국 시카고 경찰이 13세 용의자를 사살한 현장 동영상이 공개됐다. 사건이 일어난 지 17일 만인데, 영상에는 경찰의 당초 설명과 배치되는 장면이 담겨있었다. 독립 수사기관 ‘COPA’(Civilian Office of Police Accountability)는 15일(현지시간) 경찰의 총격에 사망한 피해자 애덤 톨리도(13) 사건 현장에서 녹화된 경찰 보디캠과 제3자 카메라 등에 담긴 동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동영상은 앞서 지난 13일 톨리도 유족에게 먼저 전달됐다. 이번 사건은 지난달 29일 오전 2시 35분경 시카고 서부 라틴계 밀집지 리틀빌리지에서 일어났다. 톨리도는 또 다른 용의자 루벤 로먼(21)과 함께 길을 걷다가 순찰 중이던 경찰 검문에 달아났고 결국 경찰은 그를 향해 발포했다. 경찰은 톨리도가 총을 소지한 채 도망치다 뒤돌아서서 대항하는 등 위협적 태도를 취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그날의 현장을 기록한 동영상은 다른 말을 하고 있었다. 영상에는 톨리도가 멈춘 채 두 손을 들고 돌아선 순간 경찰이 총을 쏜 장면이 들어있었다. 톨리도 손에 총이 들려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라이트풋 시장과 톨리도 유가족 변호인은 이날 공동성명을 내고 “동영상 공개가 유가족·지역사회·시카고시의 치유를 향한 첫 단계가 될 것으로 믿는다”며 “영상을 보는 사람에게 엄청난 고통을 안기고 감정적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알지만, 각자의 감정을 평화적인 방식으로 표현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톨리도와 사건 현장에 같이 있었던 로먼은 지난 9일 붙잡혔고, 검찰은 그를 불법 무기 사용, 무분별한 발포 및 아동을 위험에 빠뜨린 혐의 등으로 기소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2021-04-16 08:54:11[파이낸셜뉴스] 미국 민주당이 19일(현지시간)부터 나흘간 시카고에서 열리는 민주당 전당대회(DNC)를 통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공식으로 대선 후보로 지명하면서 11월 대권 경쟁에 들어간다. 대선 후보 토론회 부진 여파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결국 출마를 포기한후 민주당은 그후 기록적인 선거후원금을 거두고 설문조사에서도 해리스의 지지율이 상승하고 있어 기대 속에 이번 전당대회를 맞게 된다. 그러나 행사가 열리는 시카고에 가자지구 전쟁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예상되고 있으며 해리스는 앞으로 자신의 정책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해리스는 지난 6일 비대면으로 실시된 롤콜(roll call·공개투표)을 통해 사실상 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상태다. 경합주인 오하이오가 11월 선거에 출마하는 모든 후보들의 등록 마감일을 8월7일로 일찍 잡아놓자 민주당은 전당 대회가 열리기 전에 대의원 4700여명이 온라인으로 선출한 것이다. 따라서 민주당은 이번 전당 대회에서 형식적인 롤콜을 통해 해리스의 선출 분위기를 띄울 예정이다. 해리스의 대선 후보 공식 수락 연설은 마지막 날인 22일 잡혀있다. 대선을 약 80여일을 남겨두고 민주당은 바이든의 후보직 사퇴후 살아난 투표에 대한 관심과 열기를 이어가 최초의 여성이자 아시아계 대통령 탄생을 기대하고 있다. 쿡폴리티컬리포트에 따르면 해리스는 7개 경합주 중 6곳에서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와 지지율이 동률이거나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민주당은 안심만은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선거전문가들은 해리스 지지 열기가 얼마든지 식을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당 내부에서도 경제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같은 문제를 놓고 분열된 상태다. 해리스는 지난 16일 세금 감면과 주택 공급 계획을 공개하는 한편 식료품 업체들의 가격담합을 비판하며 방지책을 제시했다. 비록 현재 미국의 소비자물가가 많이 떨어졌다지만 코로나19 대유행때부터 급격히 오른 물가에 바이든 행정부의 인기를 끌어내렸다. 여전히 많은 미국의 일반 소비자들은 높은 금리로 인해 주택 구매가 힘들며 식료품 가격이 오른 것에 대한 불만이 높다. 공화당에서는 이 같은 약점을 놓치지 않고 공략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선거진영은 “카멀라 해리스는 지난 3년반동안 한 것이라고는 경제를 망쳐놓은 것”이라며 “미국 가족들에게 인플레이션 악몽을 안겼다”라고 공격했다. 앞으로 해리스 진영은 자신의 각종 정책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요구받을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 정책을 놓고는 당내 중도와 진보 성향 당원들을 모두 만족시켜야해 이 부분에 있어서는 발언을 피할 가능성이 높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 정부의 지원을 놓고 민주당 내 갈등도 해소해야할 문제다. 이번 전당 대회 행사장 밖에는 200여개 사회 단체들이 바이든 행정부의 이스라엘 지원을 반대하는 집회를 가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시카고 방송국 WGN은 4개 이슬람 단체 지도자들을 인용해 10만명이 시위에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시카고 지역은 미국에서도 팔레스타인계 인구가 가장 밀집된 곳으로 알려졌다. 또 낙태와 동성애권리 지지 단체들도 집회 승인을 받아놓고 있다. 18일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출마를 포기하고 해리스가 후보직를 이어받자 친팔레스타인 단체들이 해리스에 대한 지지를 한때 검토했다가 보류하고 시위를 강행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미시간과 미네소타, 위스콘신주 등지에서 시위자들이 버스를 이용해 이동할 예정이며 멀리 뉴욕과 캘리포니아주에서도 원정 시위를 위해 몰려올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팔레스타인 커뮤니티 네트워크 회장 하템 아부다예는 “우리는 현재 행정부를 대표하는 해리스라고 달라질 것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자신이 속한 단체는 해리스 부통령을 “킬러 카멀라”라고 이미 부르고 있다고 밝혔다. 폴리티코는 친팔레스타인 시위가 부통령 러닝메이트 팀 월즈가 연설하는 21일과 해리스가 대선 후보 수락 연설을 하는 22일에 절정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또 올해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지지후보 없음’이라고 표기한 민주당 대의원 30여명이 해리스의 수락 연설 때 야유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미국 도시 중 당 전당대회를 가장 많은 25회 개최한 시카고는 지난 1968년 민주당 전당대회 당시 베트남 전쟁 반대 시위로 인한 대규모 충돌로 수백명이 부상을 입는 악몽을 기억하고 있다. 시카고 경찰은 대규모 시위에 대비해 경찰관 1만2000명을 대기시키고 있다. USA투데이 등 미국 언론들은 시카고 시내 일부 지역에는 담장과 바리케이드가 설치돼 출입을 차단시키고 있으며 헬기들이 순찰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업소들은 전당대회 기간동안 휴점에 들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4-08-19 08:21:58[파이낸셜뉴스] 미국 국경일인 독립기념일(7월 4일) 미 전역에서 총격 등 폭력 사태로 100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해마다 이맘때면 급증하는 비극이 올해에도 반복된 것이다. 5일(현지 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공휴일인 4일을 전후로 일리노이주 시카고 등에서 총격과 흉기 공격으로 최소 26명이 숨졌다. 부상자도 80명 이상으로 알려졌다. 시카고에서만 총격 사건이 잇따라 벌생해 11명이 사망하고, 55명이 다쳤다. 이날 오전 6시 15분쯤 시카고 사우스사이드 지역 그레이터 그랜드 크로싱의 한 가정집에서 발생한 총격으로 8세 어린이 등 3명이 숨졌다. 또 다른 어린이 2명도 중태에 빠졌다. 한 이웃은 "(독립기념일을 축하하는) 불꽃놀이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며 "얼굴이 안보일 정도로 마스크를 쓴 2명이 베란다에서 뛰어내렸다"고 말했다. 경찰은 개인간 다툼이 번진 것으로 보고 총격범을 추적 중이다. 이날 자정을 갓 넘긴 0시 14분쯤에는 시카고 리틀이탈리아 지역에서 총격이 발생해 70대 여성 등 8명이 다쳤다. 약 1시간 30분 후에는 시카고 오스틴에서도 총격 사건이 일어나 6명이 다쳤다. 브랜든 존슨 시카고 시장은 "일련의 폭력 사태가 우리 도시를 비통한 상태로 만들었다"면서 "엄청난 충격을 받았으며, 피해를 본 가족과 지역 사회에 진심 어린 애도를 표한다"고 말했다. 다른 지역에서도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 오후 11시쯤 캘리포니아주 헌팅턴 해변에서 발생한 흉기 공격으로 2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오하이오주 나일스시에서는 10대가 쏜 총에 20대가 머리를 맞아 사망했다. 같은 주 클리블랜드에서도 10세 소녀가 총에 맞아 숨졌다. 필라델피아에서는 총격으로 19살 남성이 숨지고 6명이 다쳤고, 보스턴에서는 3건의 총격 사건으로 1명이 사망했다. 코네티컷주에서는 한 여성이 차 안에서 총에 맞아 숨진 채 발견됐다. 세인트루이스에서는 2건의 총격 사건으로 2명이 사망하고 5명이 다쳤다. 미국 독립기념일은 연중 미 국내에서 총격 사건이 가장 많은 날로 꼽힌다. 지난해는 이날을 전후해 총격 사건으로 최소 12명이 숨지고 60명이 다쳤다. 2022년에는 시카고 인근에서 퍼레이드 도중 총기 난사 사건이 일어나 7명이 사망했다. unsaid@fnnews.com 강명연 기자
2024-07-06 10:44:10[파이낸셜뉴스] 5살 때 어머니를 찾겠다고 집을 나갔다가 실종된 뒤 미국으로 입양된 한인이 유전자 검사를 통해 40년 만에 친모를 찾았다. 경찰청과 재외동포청·아동권리보장원은 미국 일리노이주에 거주하는 박동수씨(45)가 친모 이애연씨(83) 등 친가족과 화상으로 상봉했다고 18일 밝혔다. 정부는 2020년부터 34개 재외공관을 통해 무연고 해외 입양인의 유전자를 채취해 한국 실종자 가족과 대조하는 유전자 검사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이 제도를 통해 가족을 찾은 사례는 이번이 다섯 번째다. 이씨는 1980년 박씨를 포함한 4남매를 경남 김해의 큰집에 맡겼다. 그런데 박씨는 1984년 '엄마를 찾으러 간다'며 집을 나갔다가 실종돼 보호시설과 입양기관을 거쳐 이듬해 미국으로 입양됐다. 2001년 대학교 3학년이던 박씨는 입양 후 한국을 처음 방문해 헤어진 가족을 찾기 위해 한국 입양기관을 방문했지만 정보를 얻지 못했다. 미국에 돌아갔던 박씨는 2012년 재입국해 계명대 어학당에 다니면서 경찰서를 방문해 유전자를 채취했다. 그러나 당시에는 유전자가 일치하는 가족이 없어 박씨는 결국 2016년 미국으로 귀국했다. 그로부터 5년이 흐른 2021년 10월, 박씨의 친형 진수씨가 '실종된 두 남매를 찾고 싶다'고 실종신고를 하면서 모친의 DNA를 등록했다. 이듬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박씨와 모친이 친자관계일 가능성이 크다는 감정 결과를 내놓았다. 그러나 박씨가 미국으로 떠난 지 오래돼 남은 연락처가 없는 상황에서 제주경찰청은 박씨의 소재를 확인하기 위해 미제수사팀으로 사건을 이관했다. 수사팀은 출입국관리청의 협조와 누리 소통망 조사를 통해 박씨의 미국 거주지를 확인했다. 주 시카고 대한민국 총영사관과 협조한 끝에 유전자 재감정을 실시, 지난 2월 모자 관계가 최종 확인됐다. 당장 입국하기 어려운 박씨 사정을 고려해 요양시설에 입소 중인 모친 이씨와 화상 상봉이 이뤄졌다. 박씨는 "친가족과 재회하게 된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가족을 찾을 수 있게 도움을 주신 경찰, 영사관, 아동권리보장원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한국의 유전자 검사제도를 모르는 해외입양인들에게 내 사례를 널리 알려 가족을 찾지 못한 입양인들이 오랜 염원을 이룰 기회를 얻게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친형 진수 씨도 "하루빨리 동생을 찾을 수 있게 해달라며 날마다 기도했는데, 유전자검사 제도 덕분에 소원을 이룰 수 있었다. 도와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며 "아직 찾지 못한 여동생 박진미(47)도 찾을 수 있도록 희망을 잃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유전자 분석은 첨단 유전기술을 통해 장기실종아동 등을 신속하게 발견할 수 있는 효과적인 제도로 더 많은 실종아동을 찾는 기폭제가 되길 바란다"며 "장기실종아동 발견을 위해 유전자검사 고도화 등 다양하고 효과적인 방법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unsaid@fnnews.com 강명연 기자
2024-03-18 17:05:47[파이낸셜뉴스]우리나라 운전면허를 소지한 오하이오주 거주자는 시험 없이 면허 취득이 가능해진다. 경찰청은 지난 13일 0시(현지시각 12일 오전 11시)를 기점으로 미국 오하이오주와 ‘한-오하이오주 운전면허 상호인정 약정’을 체결했다. 경찰청은 국내 기업의 국제화 추세에 발맞춰 재외국민을 지원하기 위해 2023년부터 외교부(주 시카고 대한민국 총영사관)와 합동으로 오하이오주 측에 운전면허 상호인정 약정 체결을 요청 및 협의를 진행했다. 이로서 오하이오주는 우리나라와 미국 내 25번째 운전면허 상호인정 약정 체결 주가 됐다. 체결 7일 후인 오는 20일부터 대한민국에서 발급받은 유효한 운전면허증을 소지한 사람은 미국 오하이오주에서 별도의 운전면허 시험 없이 오하이오주 운전면허(Class D)로 교환 발급받을 수 있다. 우리나라에 합법적으로 체류하면서 외국인 등록을 마치고 오하이오주 운전면허증(Class A, B, C, D)을 소지한 사람도 마찬가지로 별도 필기 및 기능시험 없이 적성검사만 받고 우리나라 운전면허증(제2종 보통면허)을 취득할 수 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이번 약정 체결을 계기로 미국 오하이오주에 진출한 우리 기업 관계자들의 편익 증대 및 양국 간 우호 증진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2024-03-14 09:50:21[파이낸셜뉴스] 남자 마라톤 세계기록 보유자인 켈빈 키프텀(25·케냐)이 교통사고로 숨졌다. 12일 AP, AFP 등 주요 외신은 키프텀이 11일(현지시간) 오후 11시쯤 장거리 육상 훈련 기지인 케냐 고지대의 엘도렛과 캅타가트 사이 도로에서 교통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고 전했다. 당시 승용차 안에는 3명 타고 있었으며, 키프텀과 그의 코치 제르바이스 하키지마나까지 2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키프텀이 운전을 했으며, 운전미숙으로 차량이 통제력을 잃고 도로를 이탈해 60m 떨어진 도랑에 빠지면서 큰 나무를 들이받았다"고 밝혔다. 키프텀은 마라톤 풀코스를 2시간 1분 이내에 완주한 첫 마라토너다. 1999년생인 키프텀은 지난해 10월 열린 시카고 마라톤 풀코스 42.195㎞에서 2시간 00분 35초에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 기록은 지난주 세계육상연맹이 공식 승인해 남자 마라톤 세계기록으로 인정됐다. 이후 그는 인류 최초로 2시간대 벽을 돌파할 마라토너라는 기대를 한 몸에 받아왔었다. 실제 지난주 그의 팀은 다가오는 로테르담 마라톤 대회에서 2시간의 벽을 무너뜨리겠다고 선언했었다. 그러나 그가 허망한 교통사고로 사망, 인류의 마라톤 1시간대 진입은 당분간 연기될 전망이다. 세바스탄 코 세계육상연맹 회장은 “놀라운 유산을 남긴 놀라운 선수를 우리는 몹시 그리워할 것”이라며 조의를 표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2-12 21:29:54[파이낸셜뉴스] 10년 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남자친구와 함께 친모를 살해·유기한 혐의로 약 7년간 복역한 헤더 맥(28)이 미국에서 다시 실형을 선고받았다. 2014년 '발리 여행가방 살인 사건'으로 유명 17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시카고 연방법원은 이날 ‘발리 여행가방 살인사건’의 공범이자 피해자 쉴라 본 위스-맥(당시 62세)의 외동딸인 맥에게 징역 26년형을 선고했다. 맥은 2014년 인도네시아 유명 휴양지 ‘발리’에서 친어머니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재판부는 헤더에게 어머니의 돈 26만달러(약 3억5000만원) 반환 및 벌금 5만달러(약 6700만원) 납부도 명령했다. 맥은 법정 최후진술에서 “딸을 낳아 기르면서 비로소 어머니가 내게 준 사랑을 깨닫게 됐고, 지난 10년간 많이 성장했다”며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표하고 가족들에게 사죄했다. 하지만 피해자의 남동생인 외삼촌 빌 위스는 “맥은 거짓말에 능수능란한 괴물”이라며 “법원이 맥의 계산된 거짓 발언에 속지 말고 충분한 죗값을 치르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맥은 2014년 8월 남자친구 토미 섀퍼(30), 어머니와 함께 발리의 호화 리조트 ‘세인트 레지스’로 여행을 가서 어머니를 살해한 후 여행가방에 넣어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건 직후 맥은 어머니가 납치·살해됐다고 주장하다가 살인 혐의를 인정했다. 그는 자신의 임신 사실을 알게 된 어머니가 낙태를 종용하며 다그치자, 섀퍼가 우발적으로 살인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이와 관련 인도네시아 법원은 2015년 섀퍼에게 징역 18년 맥에게 징역 10년을 각각 선고했다. 맥은 7년 2개월 복역 후 가석방돼 2021년 11월 미국으로 송환됐다. 맥의 변호인단은 “일사부재리 원칙에 따라 미국 법원이 맥을 다시 처벌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발리에서 7년여 복역 후 美서 또 실형 그러나 맥을 다시 기소한 미 연방 검찰은 “미국이 아닌 나라에서 처벌받았기 때문에 일사부재리 원칙이 적용되지 않고 공소 사실도 다르다”고 강조했다. 맥과 섀퍼는 인도네시아 법원에서 우발적 범행을 주장했으나 미국 검찰은 “이들이 위스-맥의 신탁기금 150만 달러(약 20억원)를 노리고 여행 전부터 살인을 계획한 정황을 포착했다”며 ‘고의 살인 및 사법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결국 맥은 미국 송환과 동시에 체포돼 시카고 연방 교도소에 수감됐고, 작년 6월 혐의를 인정했다. 미국 검찰은 헤더에 양형 기준 최대 형량인 징역 28년을 구형했으나, 재판부는 26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맥이 2015년 인도네시아 교도소에서 출산해 키우다가 여섯살 때 미국에 함께 온 딸은 이제 아홉살이 됐고 현재 친척 손에 자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모가 각각 60대와 40대에 만나 얻은 외동딸인 맥은 흑인 아버지에게 집착을 보이며 백인 어머니에게 반발했다. 맥이 어머니에게 폭력을 써 경찰이 집에 출동한 일도 86차례나 된다. 맥의 아버지 제임스 L.맥(1929~2006)은 저명한 재즈 작곡가로, 30년간 시카고 해롤드 워싱턴 칼리지 음대 학장을 지냈다. 그는 맥이 열 살 때인 2006년 8월 그리스 아테네 휴양지로 가족여행을 갔다가 폐색전증으로 쓰러져 사망했다. 한편, 맥의 남자친구 섀퍼는 아직 인도네시아에서 복역 중으로 2026년 미국 송환 가능성이 있으며 미 연방검찰은 섀퍼에게도 동일한 혐의를 적용해 기소한 상태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1-18 09:48:54[파이낸셜뉴스] 미국인들이 피부로 느끼는 범죄율은 높아지고 있지만 실제 살인율은 사상최대 낙폭을 기록하며 급격히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비즈니스인사이더(BI)는 2023년 12월 30일(이하 현지시간) ABC방송을 인용해 법집행당국의 예비집계 결과 살인율이 2023년 한 해 1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13% 감소율은 역대 최대 감소폭이다. 1년 전에 비해 살인이 2000건 넘게 줄어든 것으로 범죄가 기승을 부린다는 통념과 다른 결과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인 75% 이상은 지난 1년 간 범죄가 크게 늘었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통념과 달리 살인을 비롯한 강력범죄는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공동체 단위의 협력을 통한 범죄예방, 범죄율 높은 지역내 총기 소유 제한, 경찰의 도보·자전거 순찰 등이 강력범죄를 낮춘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아울러 고공행진하던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둔화되고, 미 경제가 연착륙하고 있다는 낙관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강력범죄가 줄어든 배경 가운데 하나로 보인다. 먹고 사는 것이 큰 문제가 없으면 강력범죄도 누그러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범죄 분석가인 제프 애셔는 ABC뉴스에 미 강력 범죄율이 도시, 교외, 농어촌, 대도시 지역 등 전역에서 역대 최대폭으로 하락했다고 말했다. 지역별로는 동부 뉴욕시 살인율이 11%, 서부 로스앤젤레스 살인율은 16%, 그리고 중서부 시카고 살인율은 13% 각각 하락했다. 또 2022년 살인율 1위라는 불명예를 안았던 남부 뉴올리언스는 2023년 살인율이 25%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3-12-31 04:19:41[파이낸셜뉴스] 미국 인디애나주의 한 고속도로 교량에서 추락 사고를 당한 픽업트럭 운전자가 파손된 차 안에 끼인 채 6일을 버티다가 구조됐다. 27일(현지시간) 시카고 트리뷴과 ABC·CNN 방송 등에 따르면 사고를 당한 매슈 리움(27)은 지난 20일 픽업트럭을 몰고 인디애나 북부 포티지 카운티에서 시카고 방향으로 운전하며 솔트 크리크 위를 지나다 차선을 벗어나 교량 아래로 추락했다. 그의 트럭은 전복되면서 교량 아래 개천에 처박혔고, 리움은 중상을 입은 채 찌그러진 차 안에 껴 옴짝달싹할 수 없는 상태가 됐다. 설상가상 휴대폰이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떨어져 구조 요청도 하지 못하고 일주일 가까이 방치됐다. 그러나 지난 26일 오후 물고기를 찾아 솔트 크리크의 둑을 따라 걷던 2명의 낚시꾼이 우연히 사고 차량을 발견해 구조될 수 있었다. 장인과 사위 사이로 알려진 두 낚시꾼은 “차량 가까이 다가갔는데 차 안에 사람이 있었다. 이미 숨진 것으로 생각했지만 (혹시나 하는 생각에) 차 안에 손을 넣어 어깨를 건드렸더니 그가 의식을 되찾으며 머리를 움직였다”고 설명했다. 두 사람은 즉각 911에 신고했고, 인근 2개 지역의 소방대에서 구조요원들이 급파됐다. 차에서 구출된 리움은 다중골절 등 중상을 입은 상태로 헬기에 실려 인근 사우스벤드의 병원으로 이송됐다. 시카고 NBC방송은 리움이 27일 오전 병원에서 왼쪽 다리 정강이 아래를 절단하는 수술을 받았으나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찰은 “교량 위에서는 사고 차량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리움이 살아남은 것은 기적 같은 일이다”라며 “강한 의지가 그를 살게 한 것 같다. 비가 계속 내려 차 안으로 흘러드는 빗물로 수분 섭취를 할 수 있었던 것도 주요인”이라고 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3-12-29 10:16:44[파이낸셜뉴스] 배우 고(故) 이선균씨의 생전 마지막 인터뷰가 공개됐다. 이씨는 인터뷰에서 "연기는 일기 같다"라며 "앞으로 또 다른 일기를 써나가고 싶다"라고 말했다. 뉴스매거진 시카고는 지난 27일 공식 유튜브 채널에 '나의 일기는...故 이선균의 생전 마지막 인터뷰'라는 제목으로 이씨 출연 영상을 게재했다. 전체 인터뷰의 마지막 부분을 약 5분 분량으로 편집한 영상이다. 당시 이씨는 제17회 '아시안팝업시네마영화제'에 초청돼 '최우수 성취상'을 수상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했다. 영상에서 이씨는 "배우의 길을 걸어간 지 20여년이 넘어가고 있는데, 처음 연기를 시작했을 때와 지금, 본인은 어떻게 발전하고 있다고 생각하냐"라는 질문에 "너무 잘 됐죠"라며 웃었다. 그는 "초반을 생각하면 꿈도 꾸지 못할 일을 경험했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받아 많은 할리우드 셀럽들한테 박수받았는데, 꿈꾸는 것 같았다. 꿈에서 좋은 패키지여행을 다닌 그런 느낌이었다. (연기) 시작할 때 비하면 정말 용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열심히 한 거에 대해 상 주신 것 같아 굉장히 뜻깊고 의미 있다"라며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이씨는 다양한 배역을 경험하는 배우 생활이 자신에게 매우 소중하다고 말했다. 이씨는 "인물이 어떻게 (영화에서) 피어날까 고민하는 과정이 저를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다"라며 "제가 느끼지 못했던 간접 경험을 통해 그 감정을 고민하고 또 나라면 어떻게 할까 가정해 보는 과정들이 많기 때문에 매우 소중하고 재밌다"라고 전했다. '앞으로 어떤 연기를 펼치고 싶느냐'는 질문에는 "앞으로도 또 다른 일기를 써나가겠다"라고 했다. 그는 "어떤 거를 굳이 하고 싶다고 욕심을 부리는 게 아니고 한 작품, 한 작품 캐릭터 하나가 또 하나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니까 헛되이 하지 않고 감사히 여기면서 만들어가고 싶다"라고 답했다. 끝으로 '지금 이 순간 이선균 배우에게 연기란?'이라고 묻자 이씨는 "이런 질문을 받으면 그전에는 제게 계속 주어지는 숙제라고 생각했다"라며 "제가 계획적인 인간이 아니라서 예습이나 복습은 잘 안 하지만 저한테 주어진 숙제는 잘하고 싶다는 욕심이 있다. 숙제만 잘해도 풍성해지고 커지지 않나. (연기가 제 삶을) 그렇게 만들어 준 것 같다. 제 삶의 동력과 양식을 주는 게 연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시점으로 보면 연기는 '일기' 같다"라며 "이번에 상을 받은 것도 어느 일기장에 겹겹이 쌓인 것들을 보고 '지금까지 한 게 나쁘지 않다' '그래도 열심히 했다'라고 주는 상 같다. 그렇다면 또 다른 일기를 잘 써나가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이씨는 앞서 지난 10월부터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아오다 지난 27일 서울 한 공원 인근에 주차된 차량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씨는 전날 오후 집을 나서면서 "어쩔 수 없다", "이것밖에 방법이 없는 것 같다"라는 내용의 메모를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그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 중이다. 이씨의 발인식은 29일 오후 12시 서울 종로구 소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비공개로 진행된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3-12-29 07:1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