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자전략이 바뀌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소수 우량주를 매수해 오래 보유하는 가치투자 대신, ‘고빈도 알고리즘 매매(HFT)’로 불리는 초단타 매매를 선택했다는 주장이다. 12일 한국증권학회지 최근호에 실린 ‘외국인 주도세력의 투자전략 변화: 가치투자에서 고빈도 알고리즘’에 따르면 한국거래소 시장감시부 우민철 팀장과 한성대 엄윤성 교수는 지난 2005~2022년 코스피·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전 종목을 대상으로 외국인 매매내역을 분석해 이 같은 결론을 제시했다. HFT는 기업의 적정가치를 분석하기보다 종목의 단기 등락에 초점을 맞춰 인공지능(AI) 기반의 알고리즘을 이용한이다. 적은 종목에 집중하는 가치투자와 달리, 조건에 맞는 다수 종목을 사고파는 것이 특징이다. 해당 연구는 2005~2022년을 5개 구간으로 나눠 시기별 거래대금 상위 10개 외국인 계좌의 매매 양태를 분석했다. 상위 10개 계좌는 각각 하루 평균 최대 120개 미만의 종목을 거래했고, 거래금액은 29조~47조원이었다. 해당 연구에 따르면 2012~2016년 종목 1000개 이상을 거래하는 계좌가 상위 10위권 안에 포함되기 시작했고, 이들은 2016~2019년, 2020~2022년 구간에서도 상위권을 유지했다. 각 시기 상위 10개의 외국인 계좌가 매매한 종목둘의 시가총액이 감소하는 추세도 감지됐다. 구간별 상위 10개 계좌에서 거래한 종목들 시총을 단순 평균한 결과 2005~2008년 8조7125억원에서 2020~2022년 2조2231억원으로 줄었다. 상위 계좌 집중 현상도 심화됐다. 첫 시기(2005~2008년) 상위 10개 계좌의 당일 매수·매도 비중은 5.02%에 그쳤으, 가장 최근 구간(2020~2022년)에선 9.97%로 뛰었다. 특정 계좌는 비중이 23.21%에 달했다. 우 팀장과 엄 교수는 “외국인 주도세력이 거래한 종목들의 시총 급감을 근거로 외국인 주도세력이 교체됐다고 단정할 순 없다”면서도 “상위 10개 계좌가 거래한 종목 수가 소수 우량주에서 다수 종목으로 확장됐고, 거래 종목들의 시총이 빠르게 줄었다는 사실은 ‘가치투자자’ 외국인이 ‘고빈도 알고리즘 투자자’로 바뀐 경우 나타날 수 있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외국인은 대규모 자금을 소수 우량주에 투자해 중장기로 운용하는 정보거래자로 인식되고 있다”며 “이번 연구는 외국인의 매매 양태가 초단기 알고리즘을 이용한 단기성 매매전략으로 전환되고 있는 시점에 거래대금 기준으로 주도세력이 변하고 있음을 입증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국내에선 지난 2017년 시타델증권의 시장질서 교란행위가 첫 HFT 사례로 알려져 있다. 시타델증권은 2017년 10월부터 2018년 5월까지 메릴린치증권 서울지점을 통해 국내주식 총 264개 종목(총 6796개 매매구간)에서 대규모 허수성 주문을 쏟아내 호가 상승을 유발한 뒤 단시간에 주문을 취소하는 행위를 반복하다 적발됐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1월 시타델증권이 초단타 매매로 시장질서 교란행위를 했다고 보고 과징금 119억원을 부과한 바 있다. 시타델증권은 이에 불복해 그해 5월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며 현재는 4차 공판을 앞두고 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2024-05-12 13:40:39[파이낸셜뉴스] 글로벌 사모펀드운용사 아담스 스트리트 파트너스(Adams Street Partners)가 마이클 컬랜더(Michael Kurlander)(사진) 쎄를 파트너 겸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임명했다. 11월 30일 아담스스트리트파트너스에 따르면 마이클 컬랜더 신임 CFO는 2024년 1월 3일자에 회사 집행위원회 일원으로서의 임기를 시작할 예정이며, 제프 디엘(Jeff Diehl) 매니징 파트너 겸 투자 대표에게 업무를 보고한다. 제프 디엘 매니징 파트너는 "마이클 CFO가 민간기업과 공기업에서 쌓아온 경험은 아담스스트리트의 사업과 상품을 확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며, “예리한 지성과 성실함, 그리고 전문성에 대한 열정을 독려하는 아담스스트리트의 조직 문화와도 잘 조화를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클 컬랜더 신임 파트너 겸 CFO도 "세계적인 명성에 더해 뛰어난 성장성이 점쳐지는 아담스스트리트에서 일하게 되어 매우 기쁘고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며, "뛰어난 역량을 갖춘 파트너 및 동료들과 협력해 계속해서 아담스스트리트가 성공의 역사를 써 내려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마이클 CFO는 아담스스트리트에 합류하기까지 총 25년의 경력을 쌓았으며, 골드만삭스(Goldman Sachs)에서 17년간 근무하며 재무 및 운영 분야에서 다양한 리더급 직책을 맡았었다. 골드만삭스에서는 재무 및 규제 의무를 관리하는 컨트롤 그룹(Controller group)에서 시작해 유동성, 자금, 자본 및 재무 자원 배분을 관리하는 기업재무(Corporate Treasury) 부문으로 이동한 바 있다. 자금 및 유동성 부문 총괄 책임을 맡았었으며, 재직 당시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유동성 및 규제 관련 문제를 처리하는 데 기여했다고 알려졌다. 이어 글로벌 운영 부서의 최고 재무 책임자 및 최고 운영 책임자를 역임했다. 골드만삭스에서 맡은 마지막 직책은 골드만삭스의 미국 은행 사업부 최고운영책임자였다. 이후 세계 최대 규모의 명망 높은 글로벌 헤지펀드 중 하나인 시타델(Citadel)에서 4년간 재직하며 글로벌 재무 담당 부대표를 맡아 헤지펀드와 시타델 증권(Citadel Securities)을 이끌었다. 마지막으로, 지난 2년간 소비자의 신용 대출을 지원하는 상장 핀테크 기업이자 미국 최대의 개인 대출 유동화 증권 발행사인 파가야 테크놀로지(Pagaya Technologies)의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지냈다. 한편 아담스 스트리트 파트너스는 5개 대륙 30여 개국에 진출해 있는 세계적인 사모펀드 운용사다. 1972년 미국 시카고에서 시작했으며, 프라이머리 및 세컨더리 사모펀드 투자, 공동투자, 사모채권 투자, 성장주식 직접투자 등을 비롯한 부문에서 총 520억 달러(약 67조 6000억 원) 규모의 자산을 운용 중이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
2023-11-30 14:54:52[파이낸셜뉴스] 고빈도 알고리즘 매매 혐의로 119억원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 받은 시타델증권이 항소 의지를 밝히고 나섰다. 국내 법과 규제를 어긴 사실이 없단 입장이다. 반면 금융위원회는 다각도 검토를 거쳐 나온 조치로, 시타델증권이 시장질서 교란행위를 저질렀다고 판단하고 있다. 시타델증권은 지난 2002년 설립된 증권사로, 미국 마이애미에 본사를 두고 있다. 시타델증권은 27일 공식입장을 내고 “당사 거래가 한국 법과 국제 규범을 모두 준수했다고 확신한다”며 “5년여 전 진행한 거래 관련 증권선물위원회 결정에 동의하지 않으며, 항소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전날 금융위 산하 증선위가 시타델증권의 고빈도 알고리즘 매매가 시장질서 교란행위라고 판단해 과징금 118억8000만원 결정을 내린 데 따른 대응이다. 자본시장법 제429조의2 규정을 어긴 혐의다. 고빈도 알고리즘 매매는 금융상품에 대한 주문 생성·가격·시점, 주문 제출 후 관리방법 등을 컴퓨터 알고리즘을 통해 자동 결정하는 거래 형태를 뜻한다. 일반 투자자에 비해 신속하게 호가·체결 정보를 입수·분석하고 매매주문을 제출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이 행위로 과징금을 부과하는 첫 사례로 기록됐다. 증선위는 시타델증권이 지난 2017년 10월부터 2018년 5월까지 총 264개 종목, 총 6796개 매매 구간에 대해 시장질서를 교란했다고 봤다. 이 기간 동안 일평균 1422개 종목에 대해 5000억원 넘는 규모 거래를 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2019년 4월부터 조사를 시작해 자본시장심의위원회(자조심), 증선위 회의를 각각 7회, 5회 실시한 후 최종 의결했다는 게 금융위 설명이다. 증선위에 따르면 시타델증권은 ‘IOC조건 주문’으로 최우선 매도호가 전량을 반복 소진(고가·물량소진 매수)해 호가 공백을 만들고, 그 틈에 지정자 매수주문을 제출해 호가 상승을 유발하는 동시에 이를 취소하는 주문행위를 단시간 내 집중·반복적으로 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결국 증선위는 인위적 요인으로 다른 투자자로 하여금 오해하도록 하고, 해당 주식 가격 등을 왜곡할 우려가 있다고 결론 내렸다. 실제 시타델증권은 A주식에 대해 2018년 5월 어느 하루 10시경 고가·물량소진 매수주문 19회, 호가공백 메우기 15회 등 총 34회 매수주문을 제출했고 약 60초 새 해당 종목 주가는 3.5%가량 뛰었다. 증선위 관계자는 “시타델증권 행위는 정상적 수요·공급에 의해 자유경쟁시장에서 형성될 시세 및 거래량을 인위적으로 변동시킬 가능성이 있다”며 “일반투자자들에겐 해당 주식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단 오해를 유발할 여지도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2023-01-27 13:59:30의도가 선하다고 선한 결과가 나오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사람들은 의도가 선했다면 후한 점수를 준다. 비록 기대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하지만 최근 경제 관련 법안을 다루는 국회를 보면 과연 선한 의도를 가지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 대표적인 것이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도입 논란이다. 금투세는 금융투자로 국내 상장주식 5000만원, 기타 250만원이 넘는 소득을 올린 투자자에게 20%(3억원 초과분은 25%)의 세금을 매기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정부와 여당은 물론 다수의 투자자들은 도입을 유보하자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회원들은 이달 중순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 앞에서 금투세 도입 유예를 촉구하는 촛불시위를 열기도 했다. 하지만 민주당과 정의당은 '부자감세'라며 반대한다. 다만 증권거래세율을 0.23%에서 0.20%로 낮추기로 한 것을 0.15%까지 더 낮추고, 현행 양도소득세 대주주 과세기준을 종목당 1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완화하기로 한 것을 철회하면 협조하겠다고 제안했다. 거래세를 낮추면 개인투자자에게 이득이 되는 것은 물론 대주주 과세기준을 10억원으로 낮춰도 개인투자자에게는 영향이 별로 없다는 게 야당의 논리다. 부동산 시장에서 실패한 부자와 서민의 편 가르기를 주식시장에서도 대주주와 개인을 나눠 또다시 편 가르기 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주식투자를 조금이라도 해본 사람이라면 야당의 주장이 설득력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거래세를 낮추는 것은 컴퓨터 알고리즘을 이용한 초단타매매를 하는 세력들에 고속도로를 놔주는 꼴이다. 실제 지난해 미국계 시타델증권이 초단타매매를 통한 시세조종·시장교란 혐의로 금융감독원의 조사를 받았다. 장기투자한 사람에게는 세금을 물리고, 단기투자자에게는 오히려 세금을 깎아주는 앞뒤가 맞지 않는 법안이다. 선한 의도로 포장된 법안은 여지없이 큰 후유증을 남기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은 결국 한국전력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다. 대규모 적자가 났는데도 서민을 위한다며 전기요금 인상을 미뤘다. 결국 현금 마련이 급한 한전이 대량의 채권을 쏟아내며 회사채 시장을 초토화했다. 건강보험 적용대상을 대폭 확대한 '문재인 케어'는 과다의료와 과잉진료를 부추겨 건보재정 악화를 가져왔다. 2017년까지 꾸준히 당기 흑자를 기록한 건강보험 재정은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 연속 당기 적자를 기록했다. 법정 최고금리도 지난해 연 20%로 인하되면서 오히려 저신용자들이 불법사금융으로 밀려나고 있다. 이를 목격하고도 국회에는 오히려 법정 최고금리를 좀 더 인하해야 한다는 법안이 5건이나 발의된 상태다. 정치가 49대 51의 싸움이라고는 하지만 부자와 서민, 대주주와 개인주주, 기업과 국민 등으로 편 가르기 하며 정치적 이득을 취하는 것은 이제는 끝내야 한다. 아무리 선한 의도로 포장해도 이제 그걸 믿어줄 국민은 없기 때문이다. courage@fnnews.com 전용기 금융부장
2022-11-30 19:20:26지난주 미국 증시를 불태웠던 헤지펀드와 소규모 개인투자자(개미)의 공매도 전쟁이 쉽사리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공매도에 나섰던 헤지펀드들은 수백억달러의 손실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주가 하락을 기대하고 있으며 이제는 정치권에서도 개입할 기세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지난달 게임스톱 주식 공매도를 주도했던 헤지펀드인 멜빈캐피털은 1월 한 달간 운용자금의 53%를 잃었다. 멜빈캐피털의 운용자금은 지난달 초 약 125억달러(약 14조원)였으나 지난달 25일 기준 80억달러 언저리로 감소했다. 남은 80억달러에는 다른 헤지펀드인 포인트72와 시타델이 투자한 27억5000만달러가 포함돼 있다. 관계자에 따르면 포인트72와 시타델은 지난 1개월 동안 각각 10%, 3%의 손실을 봤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의하면 게임스톱 공매도에 참여했던 헤지펀드 메이플레인캐피털 역시 45%의 자산을 잃었다. 미 금융정보업체 S3파트너스는 게임스톱 관련 공매도 계약자의 손실액이 지난달 29일 기준 197억5000만달러(약 22조686억원)였다고 계산했다. 공매도는 없는 주식을 먼저 빌려 팔고 나중에 빌린 주식을 갚는 계약으로 갚을 주식 가격이 떨어질수록 이익을 본다. 게임스톱은 37년 역사의 게임 유통기업으로 경영난에 시달리면서 공매도 세력의 표적이 됐다. 이에 미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게이머를 중심으로 게임스톱 주가를 올려 기업을 살리자는 운동이 시작됐고, 향후 개미들의 공매도 세력 타도 운동으로 번졌다. 게임스톱 주가는 지난주에만 400% 올랐고 올해 들어 1625% 상승했다. 이 와중에 증권사 로빈후드는 개미들의 추가 매수를 제한해 세력을 보호한다는 비난을 받았다. 현지 전문가들은 개미와 공매도 세력의 전쟁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본다. S3파트너스는 지난달 29일 기준으로 게임스톱의 공매도 주식 총액이 112억달러에 달했다고 전했다. 이는 미 증시에서 테슬라와 애플 다음으로 많은 금액이다. 이호르 두사니브스키 S3 이사는 지난 1주일간 게임스톱 공매도 규모가 578만3000달러 줄어들어 약 8% 감소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미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지난달 31일에도 멜빈캐피털이 2015년 공매도로 거둔 수익률(47%)을 언급하며 "47%밖에 안 남았다"는 글들이 올라왔다. 시장 전문가들은 게임스톱 주가(지난달 31일 기준 325달러)가 투자자들의 전염효과로 인해 30~75달러는 더 오른다고 내다봤다. 공매도 세력과 개미들의 싸움은 게임스톱에 이어 미 영화관 체인 AMC 엔터테인먼트 홀딩스 주식으로 번졌고, AMC 주식 또한 폭등세를 보였다. 이번 사태는 정치 문제로 번질 전망이다. 미 좌파 진영의 대표 인물인 무소속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주)은 지난달 31일 ABC 방송에 출연, 공매도 세력을 비난하며 "헤지펀드와 다른 월가 세력의 불법행위 및 터무니없는 짓을 날카롭게 들여다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좌파 아이콘인 민주당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매사추세츠주) 역시 같은 날 CNN 방송에 출연,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증시가 "조작된 게임이며 시장 내 몇몇 플레이어들이 시장을 조종한다"고 강조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1-02-01 18:24:09[파이낸셜뉴스] 지난주 미국 증시를 불태웠던 헤지펀드와 소규모 개인 투자자(개미)의 공매도 전쟁이 쉽사리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공매도에 나섰던 헤지펀드들은 수십억달러의 손실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주가 하락을 기대하고 있으며 이제는 정치권에서도 개입할 기세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지난달 게임스탑 주식 공매도를 주도했던 헤지펀드인 멜빈 캐피탈은 1월 한 달간 운용 자금의 53%를 잃었다. 멜빈 캐피탈의 운용 자금은 지난달 초에 125억달러(약 14조원) 수준이었으나 지난달 25일 기준으로 80억달러 언저리로 감소했다. 남은 80억달러에는 다른 헤지펀드인 포인트72와 시타델이 투자한 자금 27억5000만달러가 포함되어 있다. 관계자에 따르면 포인트72와 시타델은 지난 1개월 동안 각각 10%, 3%의 손실을 봤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의하면 게임스탑 공매도에 참여했던 헤지펀드 메이플레인 캐피탈 역시 45%의 자산을 잃었다. 미 금융정보업체 S3파트너스는 게임스탑 관련 공매도 계약자의 손실액이 지난달 29일 기준 197억5000만달러(약 22조686억원)였다고 계산했다. 공매도는 없는 주식을 먼저 빌려 팔고 나중에 빌린 주식을 갚는 계약으로 갚을 주식 가격이 떨어질수록 이익을 본다. 게임스탑은 37년 역사의 게임 유통기업으로 경영난에 시달리면서 공매도 세력의 표적이 되었다. 이에 미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게이머를 중심으로 게임스탑 주가를 올려 기업을 살리자는 운동이 시작되었고 향후 개미들의 공매도 세력 타도 운동으로 번졌다. 게임스탑 주가는 지난주에만 400% 올랐고 올해 들어 1625% 상승했다. 이 와중에 증권사 로빈후드는 개미들의 추가 매수를 제한해 세력을 보호한다는 비난을 받았다. 현지 전문가들은 개미와 공매도 세력의 전쟁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본다. S3파트너스는 지난달 29일 기준으로 게임스탑의 공매도 주식 총액이 112억달러에 달했다고 전했다. 이는 미 증시에서 테슬라와 애플 다음으로 많은 금액이다. 이호르 두사니브스키 S3 이사는 지난 1주일간 게임스탑 공매도 규모가 578만3000달러 줄어들어 약 8% 감소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미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지난달 31일에도 맬빈 캐피탈이 2015년 공매도로 거둔 수익률(47%)을 언급하며 "47% 밖에 안남았다"는 글들이 올라왔다. 시장 전문가들은 게임스탑 주가(지난달 31일 기준 325달러)가 투자자들의 전염효과로 인해 30~75달러는 더 오른다고 내다봤다. 공매도 세력과 개미들의 싸움은 게임스탑에 이어 미 영화관 체인 AMC 엔터테인먼트 홀딩스 주식으로 번졌고 AMC 주식 또한 폭등세를 보였다. 이번 사태는 정치 문제로 번질 전망이다. 미 좌파 진영의 대표 인물인 무소속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주)은 지난달 31일 ABC방송에 출연해 공매도 세력을 비난하며 "헤지펀드와 다른 월가 세력의 불법행위 및 터무니없는 짓을 날카롭게 들여다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좌파 아이콘인 민주당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매사추세츠주) 역시 같은날 CNN에 출연해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증시가 "조작된 게임이며 시장 내 몇몇 플레이어들이 시장을 조종한다"고 강조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1-02-01 13:26:32[파이낸셜뉴스] 정부가 개미들의 '성난 민심'을 잠재우지 못했다. 국내 상장 주식 등에 양도소득세 기본공제액을 연간 2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올려주는 등 개선책을 내놓았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증권거래세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거래세 폐지로 초단타매매 등이 성행해 시장교란 행위가 늘어날 것이라 지적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27일 "거래세 존치는 해외 초단타매매(고빈도매매) 투기 세력을 막기 위한 최후의 보루"라며 "거래세 폐지를 강행할 경우 득보다 실이 크다"고 말했다. 고빈도매매(HFT : High Frequency Trading)는 대량주문을 1주 단위로, 1000분의 1초까지 분할하여 끊임없이 매수와 매도 주문을 넣었다 빼는 초단타매매다.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통해 일정한 가격이 되면 자동 매수·매도 주문을 내도록 조건을 설정해 전산에 의해 매매가 이뤄진다. 이들은 매수와 매도를 반복하며 단 1~2호가의 이익을 반복적으로 낸다. 미국 헤지펀드를 중심으로 거액의 슈퍼컴퓨터와 초고속 네트워크 회선을 동원한다. 그동안 한국 주식시장은 고빈도매매의 '무풍지대'로 통했다. 세계 최고 수준인 거래세(0.25%) 때문이다. 헤지펀드 입장에서는 거래세가 포함되는 호가까지 이익을 봐야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에 한국 시장은 매력적이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해 7월 한국거래소가 미국 초대형 헤지펀드 그룹인 시타델의 위탁 증권사인 메릴린치에 대한 제재안을 확정하면서 고빈도매매의 위협이 현실로 다가왔다. 시타델증권은 코스닥시장을 중심으로 80조원 규모의 거래를 일으키면서 시장교란 행위에 참여했다. 구체적으로 시타델증권은 고가로 허수성 매수 주문을 내놓아 다른 투자자의 추격 매수세를 끌어들인 뒤 시세가 오르면 보유물량을 매도해 시세차익을 얻고 이미 제출한 허수성 호가를 취소하는 방식을 반복했다. 시타델증권은 이를 통해 2200억원의 매매차익을 얻은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거래세가 완전 폐지되면 고빈도매매가 대폭 늘어날 것이라며 관리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김준석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거래세가 인하되면 고빈도매매가 늘어나는 것은 확실하다"며 "시장 교란의 위험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시장관리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김 실장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 등에서 초단타매매 업체는 자신들의 알고리즘을 등록하는 등 관계당국의 관리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김 실장은 고빈도매매를 '악마화'하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고빈도매매는 시장의 유동성을 공급하는 등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며 "거래세가 인하하는 만큼 다양한 방식의 고빈도매매가 늘어날 것이다. 결국은 정부 당국이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2020-07-27 15:14:54미국에서 오는 7월 개장을 목표로하는 새 증권거래소 설립에 JP모간과 골드만삭스가 동참한다고 21일(현지시간) 야후파이낸스 등이 보도했다. 월가의 금융회사들이 뜻을 모으고 있는 새로운 증권거래소의 이름은 '멤버스 익스체인지'(Members Exchange·MEMX)다. MEMX의 조너선 켈너 최고경영자(CEO)는 20일 "골드만삭스, JP모간, 제인스트리트캐피털이 투명성 증대, 수수료 인하, 시장의 기술적 개혁에 집중하기 위한 우리의 노력에 동참했다"고 밝혔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나스닥 등 기존 증권거래소가 각종 수수료를 비싸게 받고 있다며 월가 금융사들이 지난해 1월부터 MEMX 설립을 추진해왔다. 이미 모간스탠리,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 찰스슈왑, 이트레이드 파이낸셜,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 TD아메리카트레이드 홀딩, UBS, 시타델 증권, 버투 파이낸셜 등 9곳이 참여했다. 확보된 자금은 7000만달러(843억원) 수준이다. MEMX는 오는 7월 24일 출범할 계획이다. 다만 아직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승인을 받지는 않은 상태다. 기존 증권거래소들은 경계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홍예지 기자
2020-02-21 17:45:52[파이낸셜뉴스]미국에서 오는 7월 개장을 목표로하는 새 증권거래소 설립에 JP모간과 골드만삭스가 동참한다고 21일(현지시간) 야후파이낸스 등이 보도했다. 월가의 금융회사들이 뜻을 모으고 있는 새로운 증권거래소의 이름은 '멤버스 익스체인지'(Members Exchange·MEMX)다. MEMX의 조너선 켈너 최고경영자(CEO)는 20일 "골드만삭스, JP모간, 제인스트리트캐피털이 투명성 증대, 수수료 인하, 시장의 기술적 개혁에 집중하기 위한 우리의 노력에 동참했다"고 밝혔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나스닥 등 기존 증권거래소가 각종 수수료를 비싸게 받고 있다며 월가 금융사들이 지난해 1월부터 MEMX 설립을 추진해왔다. 이미 모간스탠리,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 찰스슈왑, 이트레이드 파이낸셜,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 TD아메리카트레이드 홀딩, UBS, 시타델 증권, 버투 파이낸셜 등 9곳이 참여했다. 확보된 자금은 7000만달러(843억원) 수준이다. MEMX는 오는 7월 24일 출범할 계획이다. 다만 아직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승인을 받지는 않은 상태다. 기존 증권거래소들은 경계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는 지난달 15일 SEC에 보낸 서한에서 "MEMX 소유자들이 MEMX 거래 자료에 접근해 다른 시장 참여자와 비교해 불공평하게 이점을 취할 수 있다"면서 "상당한 이해상충을 초래할 것"이라고 밝혔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2020-02-21 14:14:35한국거래소가 초단타 매매 거래창구 역할을 한 미국계 증권사 메릴린치증권에 제재금 1억7000만원을 부과했다.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는 16일 메릴린치증권에 대해 허수성 주문 수탁을 금지하는 시장감시규정을 위반했다는 사유로 회원제재금 1억7500만원을 부과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거래소에 따르면 메릴린치증권은 2017년 10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위탁자인 미국 헤지펀드 시타델증권으로부터 430개 종목에 대해 6220회, 847억원 규모의 허수성 주문을 수탁했다. 이 기간 메릴린치증권은 약 80조원의 거래를 수탁했으며, 위탁자인 시타델증권은 약 2200억원대의 매매차익을 시현한 것으로 추정됐다. 메릴린치증권의 허수성 주문은 DMA(Direct Market Access)를 이용한 알고리즘 거래를 통해 시장 전반에 걸쳐 대규모로 광범위하게 이뤄졌다. 최우선매도호가의 잔량을 소진해 호가공백을 만든 뒤 일반 매수세를 유인하고, 이어 보유물량을 매도해 시세차익을 획득한 뒤 이미 제출된 허수성 호가를 취소하는 행위를 반복하는 방식으로 매매차익을 챙겼다고 거래소는 설명했다. 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 감리부는 지난해 6월부터 메릴린치증권에 대해 감리를 실시했으며 거래소 시장감시규정 제4조(공정거래질서 저해행위의 금지) 제3항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다. 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는 "향후에도 시장건전성을 저해하는 행위에 대해 지속적으로 시장감시를 강화할 계획"이라며 "이번 제재조치가 DMA를 이용한 알고리즘 매매주문의 수탁행위에 대해 회원의 주의를 촉구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map@fnnews.com 김정호 기자
2019-07-16 18:0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