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결혼식장에서 신부가 던진 부케를 놓고 신부 친구들이 치열한 쟁탈전을 벌이는 모습이 공개돼 화제다. 뉴욕포스트는 지난 11일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의 한 결혼식장에서 생긴 일이라며 SNS에 올라온 영상을 소개했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신부가 친구들에게 부케를 던지자 던지자 8~9명의 친구들이 이를 잡으려고 동시에 몸을 날리는 장면이 고스란히 찍혔다. 신부의 친구들은 서로 자신이 부케를 갖겠다며 쟁탈전을 벌였다. 사회자가 마이크를 잡고 말렸지만 여성들은 개의치 않고 몸싸움까지 벌였다. 여성 3명은 꽃다발 양 끝을 꼭 쥐고 끝까지 팽팽하게 맞섰고, 급기야 바닥에 드러누워 서로의 몸에 올라타는 등 격렬하게 맞붙었다. 이들 모두 드레스를 입고 있어 몸싸움에 치마 속이 드러나 보이기도 했으나 게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바닥에는 떨어진 꽃잎이 어지럽게 흩어져 있었다. 결혼에 참석한 하객들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된 현장을 보며 손으로 입을 가리고 놀라는 모습도 찍혔다.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친구 결혼식장에 와서 뭐하는 짓인가” “저게 뭐라고 몸싸움까지” “한심하긴 한데 최후의 승자가 궁금하다” "그냥 모두에게 부케 다 줘라"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9-13 13:51:18[파이낸셜뉴스] 최근 중국에서 신부의 몸을 더듬으며 돈 봉투를 찾는 문화가 확산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9일 중국 허난성의 한 결혼식 풍습 영상이 SNS를 통해 공유됐다. 영상 속 신혼부부는 결혼식을 마치고 이동 중이었고 갑자기 신랑 친구로 추정되는 남성들이 차를 막아섰다. 차 문을 연 이들은 신부의 가슴, 팔, 배 등을 만지며 무언가를 찾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신부는 “만지지 마세요!”라고 소리쳤다. 하지만 남성들은 신부를 보호하려는 신랑도 결박한 채 한참 동안 신부의 몸을 뒤졌다. 신부의 외침에도 주변 이들은 지켜볼 뿐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다. 남성들은 축의금 봉투를 찾은 후에야 행동을 멈췄다. 이 영상이 온라인에서 확산하자 네티즌들은 "이 정도면 바로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 "이건 명백한 성추행이다", "진짜 혐오스러운 악습이다" 등의 비난을 쏟아냈다. 중국에서는 결혼을 요란하게 축하해 주면 신랑, 신부가 잘 산다는 의미에서 이러한 풍습이 이어지고 있다. 신랑을 전봇대에 결박시키고 신랑 친구들이 계란을 던지거나 몽둥이로 두드려 패는 등의 영상이 결혼 철마다 수십 건씩 발견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3-02-12 11:40:10부산사람이태석기념사업회는 제12회 이태석봉사상 수상자로 '캄보디아의 친구들'을 선정했다고 12일 밝혔다.캄보디아의 친구들(대표 정효경)은 치과의사와 교사가 주축이 된 단체로, 2007년 캄보디아 의료봉사를 계기로 설립됐다.정 대표는 "캄보디아의 친구들은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한 단체로 헌신적이고 훌륭한 삶과는 거리가 있다. 이 수상이 이태석봉사상의 영예에 누가 되는 건 아닌지 두려운 마음"이라며 "늘 부족하고 잘하고 있는지 되묻는 마음이었는데 단체 활동을 높이 평가해 주셔서 감사하고 위로가 된다"는 수상 소감을 밝혔다. 이태석봉사상은 아프리카 남수단 톤즈에서 사랑과 나눔을 실천한 이태석 신부를 기억하고 그 정신을 이어가기 위해 제정됐다. 봉사상 시상식 외에도 청소년 교육, 예술인 재능기부 음악회, 의료봉사 사업 등으로 국내외에서 활동하며 지역의 나눔문화 확산에 힘쓰고 있다.시상식은 내년 1월 부산시청 국제회의장에서 열린다. bsk730@fnnews.com 권병석 기자
2022-12-12 18:12:03아무도 못 받는 부케(사진=해당방송캡처) 일명 ‘아무도 못 받는 부케’가 화제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아무도 못 받는 부케’라는 제목으로 동영상 하나가 게재돼 눈길을 끌었다. 공개된 영상은 외국의 한 야외 결혼식 현장이 담겨 있으며 신부의 친구들이 부케를 받기 위해 신부 뒤로 나란히 서서 부케를 던지기를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너무 힘이 넘친 신부는 부케를 아무도 받지 못하는 지붕위로 올려버렸고 이 모습에 결혼식 현장은 웃음바다가 됐다. 이에 ‘아무도 못 받는 부케’ 영상을 접한 네티즌들은 “진짜 아무도 못 받는 부케네”, “힘이 넘치는 신부 완전 웃긴다”, “얼마나 힘이 세면 지붕까지”, “아무도 못 받게 일부러?”, “신부님 과거에 운동 좀 하셨나?”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파이낸셜뉴스 스타엔 jypark@starnnews.com박주연 기자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starnnews.com
2012-11-23 01:49:05우리나라 1인 가구는 전체 가구 중 34.5%입니다. 1인 가구의 급격한 증가는 1인 시대의 도래를 예고하는데요. [혼자인家]는 새로운 유형의 소비부터, 라이프스타일, 맞춤형 정책, 청년 주거, 고독사 등 1인 가구에 대해 다룹니다. <편집자주> [파이낸셜뉴스] 또, 청첩장을 받았다. 몇 번째인지도 모른다. 친구, 친척, 직장 동료까지, 몇 달에 한 번씩 청첩장이 날아온다. 문구는 정중하다. “저희 두 사람의 소중한 만남이 결실을 맺게 되었습니다. 소중하고 힘찬 내디딤이 될 수 있도록 귀한 발걸음 하시어 축복해 주시면 큰 기쁨이 되겠습니다.” 솔.직.히 축하보단 축의금 걱정부터 앞선다. 얼마짜리 관계인지 늘 고민이다. 사회적 관계를 가늠해줄 액수. (물가를 반영해) 친하면 20만원, 안 친한데 자주 보면 10만원, 안 친한데 잘 안 보면 5만원을 낸다. 최근 1인 가구와 비혼주의자가 늘어남에 따라 ‘축의금’ 관련 논쟁도 뜨겁다. 고물가에 결혼식장 식대까지 오르면서 예비부부와 하객 모두 부담이 커지고 있는 상황. 이에 누리꾼들 사이에선 “이해된다”, “서운할 것 같다” 등 다양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비혼이라 축의금 10만원으로 통일했다는 절친이 제 결혼식에도 10만원만 하겠대요“ 서울 서초구에 거주하고 있는 30대 여성 A씨는 오는 12월 3년 동안 교제한 남자친구와 결혼을 앞두고 있다. 식장 예약은 물론 스튜디오 촬영까지 주요한 일정을 모두 마친 이들 부부는 친한 지인들과 식사자리를 마련하며 청첩장을 나눠주고 있다. 문제는 최근 A씨의 오랜 절친 B씨와 ‘청첩장 모임’을 가지면서 일어났다. “나 축의금 10만원으로 통일해서 내는 거 알지?” 오래 전부터 비혼을 선언해 온 B씨가 지인들 결혼식에 10만원으로 축의금을 통일한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이것이 절친 사이에도 적용될 줄 꿈에도 몰랐다는 게 A씨 반응이다. 그는 “본인이 결혼 생각 없어서 다른 지인들 결혼식에 10만원 하는 건 알겠는데 절친하다고 믿어왔던 우리 관계에도 똑같이 적용되니 기분이 묘하다”라고 하소연했다. 불만은 비혼자들도 많다. 5만원이든, 10만원이든 결과적으로 돌려받지 못할 돈이기 때문이다. “10년간 열심히 냈는데 나는 결혼 못 하면 기부천사 꼴이네”라는 푸념도 들린다. 급기야 혼자 웨딩드레스, 턱시도를 입고 비혼식을 하는 젊은이들이 생겨나기도 했다. 또 비혼을 선언한 친구가 결혼한 친구들에게 여행비용을 보태달라고 했다는 사연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알려져 눈길을 모으기도 했다. 67.4% “결혼식 참석할 경우 축의금 10만원”... 키오스크까지 등장 지난 4월 신한은행이 발간한 ‘2024년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에 따르면 지인의 결혼식에 가지 않는다면 축의금으로 5만원을 낸다는 사람이 전체의 52.8%로 가장 많았다. 이어 10만원을 낸다고 답한 사람이 36.7%, 20만원이 3.3% 순이었다. 결혼식에 직접 참석하는 경우는 10만원을 낸다는 의견이 67.4%로 가장 많았다. 이어 5만원이 16.9%, 20만원이 8.6%, 15만원이 1.5% 순이었다. 봉투만 보내는 경우 평균 축의금은 8만원이었고, 결혼식에 참석하는 경우에는 11만원이었다. 결혼식 장소가 호텔이라면 평균 축의금은 12만원으로 올랐다. 호텔 결혼식에서는 축의금으로 10만원을 낸다는 응답이 57.2%로 가장 많았고, 20만원을 낸다고 응답한 비중도 15.6%에 달했다. 반면 5만원을 낸다는 응답은 10.8%에 불과했다. 최근에는 축의금을 편리하게 받기 위해 키오스크까지 등장해 눈길을 모았다. 신랑, 신부를 선택한 뒤 축의금을 넣으면 식권이나 주차권이 발급된다. 하객별 축의 금액과 총금액에 대한 데이터도 엑셀로 제공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축하의 의미를 그저 돈으로, 기계적으로 상대한다는 부분에서 부정적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축의금 문화가 엉뚱한 방향으로 변질됐다는 것. 결혼이라는 게 하객들에게 감사함을 표하는 자리인데 어느 순간부터 상대에게 비용을 떠넘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뿐만 아니라 지나치게 비싼 값을 매기는 웨딩업계가 문제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실제 웨딩업계는 코로나19 사태가 끝난 직후부터 식대나 웨딩홀 대여 등의 가격을 일제히 인상했다. 식장마다 요일별, 비성수기 ·성수기 등에 따라서 가격도 천차만별인 데다 대략적인 표준 가격을 알 수 없는 깜깜이 풍토도 문제라는 의견이다. 축의금 문화는 우리나라에만 국한되는 것일까 중국과 일본은 한국과 유사하게 결혼식에 금전적 선물을 주는 전통이 있다. 중국에서는 홍바오(붉은 봉투)에 돈을 넣어 주고, 일본에서는 ‘고슈기’라는 봉투에 돈을 넣어 신랑 신부에게 전달한다. 특히 일본은 하객 수가 평균 65명 정도로 비교적 적지만, 축의금 액수는 상당히 높다. 주로 새 지폐로 3만 엔(약 30만원)을 주며, 이 중 1만 엔은 축하의 의미로, 나머지 2만 엔은 음식값과 선물비에 대응하는 금액이다. 반면 서양인들에게 축의금은 낯설다. 작은 결혼식이 일반적인 영미권에서는 신랑·신부에게 선물을 줄 뿐, 돈을 건네지 않는다. 부부가 원하는 물품을 미리 목록으로 등록해 두면 하객들이 그 물품을 사주는 ‘레지스트리’ 문화가 일반적이다. 우리나라는 언제쯤이면 허례허식을 걷어내고, 진정으로 축하 받는 결혼식의 의미를 되찾을 수 있을까.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2024-10-16 09:52:49[파이낸셜뉴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차녀 민정(33)씨가 중국계 미국인 케빈 황(34)씨와 지난 13일 결혼식을 올렸다. 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열린 결혼식에는 이혼 소송 중인 최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양가 친인척과 재계 인사 등 500여명의 하객이 참석했다. 외국인을 포함한 신랑과 신부의 친구들도 다수 참석했다. 이에 예식에는 통역이 제공됐으며 사회도 신랑과 신부의 지인이 나란히 맡아 각각 한국어와 영어로 진행했다. 신부대기실에서 민정씨 곁을 지키던 반려견 '후추'도 하객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후추는 민정씨의 웨딩 화보에도 모습을 보인 바 있다. 민정 씨와 신랑은 미국 워싱턴 D.C.에서 살면서 이웃 주민으로 처음 만나 '군'이라는 공통점을 계기로 가까워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식에 앞서 한미 전우를 기리는 묵념의 시간을 가졌으며, 하객석 뒤편에는 미국 전통의식에 따른 빈 테이블을 마련했다. '실종자 테이블'로 불리는 이 테이블은 실종 또는 전사한 용사를 추모한다는 의미가 담긴 곳으로, 테이블 위에는 전사자의 피를 상징하는 장미 등 추모 물품이 놓였다. 예식은 3시간 동안 비공개로 진행됐다. 신랑과 신부는 차례로 식장에 입장했고, 신부 민정씨는 부친 최 회장의 손을 잡지 않고 혼자 식장에 들어섰다. 주례 없이 신랑과 신부가 결혼을 기념하는 각자의 메시지를 낭독했다. 축사는 최 회장의 장녀이자 민정씨 언니인 최윤정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과 신랑의 남동생이 했다. 축가는 JTBC '팬텀싱어3'에 출연했던 존노가 '오솔레미오'를 부른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결혼식은 엄중한 경호 속에 열려 눈길을 끌었다. 재계 총수들을 비롯한 일부 하객은 지하 3층 주차장을 거쳐 식장으로 향했고, 비스타홀로 통하는 지하 1층 출입로 또한 엄격히 통제됐다. 경호원들은 명부를 들고 차량 한 대 한 대 확인하며 비스타홀로 들여보냈다. 경호원들은 초청장이 없거나 사전에 초대 명단에 이름이 오르지 않은 사람은 입장을 철저히 막았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10-15 09:25:55[파이낸셜뉴스] 중국 결혼식 피로연에서 신랑 친구들이 신부를 테이프로 감아 전봇대에 매달아 놓은 영상이 공개되며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중국 북부 산시성에서 열린 결혼식 뒤풀이에서 신랑의 친구들은 중국 전통 결혼 의상을 입은 신부를 테이프로 칭칭 감아 전봇대에 묶어 놓았다. 신부는 "살려달라"며 주위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다. 결혼식의 관습이라는 이유에서다. 시간이 한참 지난 후에야 신랑이 겨우 신부를 데려갈 수 있었다. 이는 ‘훈나오’(混闹)라고 불리는 중국 결혼 뒤풀이 문화로 알려졌다. 훈나오는 결혼식 당일 신랑과 신부의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지인들이 농담하는 중국의 고대 관습이다. 최근 들어서는 신랑과 신부에게 골탕을 먹이는 짓궃은 장난으로 변해 공분을 사고 있다. 신랑의 친구라는 남성 A씨는 현지 매체를 통해 “결혼식에서 즐거운 장면을 만드는 건 우리 지역의 관습”이라며 “(이러한 행동은) 신랑과 신부가 사전에 합의한 일종의 장난이며, 피해 입은 이가 아무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당시 신랑도 현장에서 신부의 안전을 살폈다”면서 “다른 사람들이 이 상황을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하지만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이 중국 현지 SNS로 확산되면서 누리꾼들의 공분을 샀다. 누리꾼들은 “이러한 천박한 결혼 관습은 구시대의 유물이다” “타인의 고통을 재미로 여기는 것은 잘못됐다” “신부에게 진짜 위험한 일이 생기면 누가 책임질 것이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 논란이 커지자 신랑 측 친구들은 SNS를 통해 지나친 행동이었다며 사과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10-07 07:20:30【파이낸셜뉴스 의정부=노진균 기자】 경기 양주시 소재 한마음청소년수련원은 8월 30일 '2024 한마음여름신앙캠프(이하 캠프)'에 참가한 어린이들이 모은 기부금 (150만2000원)을 사회복지법인 대건카리타스에 전달했다고 7일 밝혔다. 한마음수련원에 따르면 이번 캠프는 '땅끝에 이르기까지 나의 증인이 될 것이다.(사도1,8)'를 주제로, 주일학교 3~6학년 어린이 1297명과 함께 6차수를 진행했다. 수련원은 캠프를 통해 2박 3일 간 박해와 역경 속에서 그리스도의 제자이자 사도로서 살아간 성인들의 삶을 배우고, 그리스도의 사도로 살아가기 위해 다짐하는 시간을 제공한다. 수련원은 캠프에 참가한 어린이들dl 프로그램을 통해 얻은 '데나리온'을 자발적으로 저금통에 기부했으며, 이는 150만2000원의현금으로 환산돼 사회복지법인 대건카리타스에 전달했다. 기부금은 지역 사회 내 어린이들을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 노경득 블라시오 원장 신부는 "작년보다 더 많은 아이들이 기부에 참여해주어 더 큰 사랑을 전할 수 있었다. 이번 기부가 단발적인 경험이 아니라 일상에서도 기부문화가 이어지길 기대해본다"고 말했다. 캠프에 참가한 어린이는 "프로그램에 열심히 참여해 받은 데나리온을 통해 다른 친구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게 돼서 뿌듯하다"는 소감을 전했다. 한편, '한마음여름신앙캠프'는 매년 2월께 다음해 참가자를 모집하고 있다. 자세한 사항은 한마음청소년수련원 활동운영팀으로 문의하면 안내받을 수 있다. njk6246@fnnews.com 노진균 기자
2024-09-07 12:42:49빗속 7월 여행을 다녀오신 분들은 조금 부산스러웠지만 지금은 즐거운 추억으로 남아있을 겁니다. 여행은 번개처럼 지나가고 오래 추억으로 남는 것이 아닌지요. 8월 여행이야말로 여름여행이지 않을까요. 여행은 무조건 즐거운 것이니까 여행하면 콧노래부터 나오는 것 아닐는지요. 그런데 극한폭염입니다. 그러나 "떠난다는 것"은 리듬을 높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신의 여행가방은 지금 어디쯤 있는지요. 높은 선반 위에, 어두운 창고 속에 아니면 숨 쉬지 못하고 쟁여있는 물건들 속에 가슴 답답하게 숨 쉬지 못하고 누워있지는 않는지요. 아니면 아예 지난여름 여행이 끝나고 넣어둔 그대로 단 한 번도 그 가방의 얼굴을 본 적이 없으신지요. 아, 내가 너무 미련스럽게 말했나요. 어쩌면 당신은 이미 여름이 오기 전에 가방을 꺼내 바람과 햇살을 조금 먹이고 그리고 탈탈 먼지도 떨어서 눈에 보이는 곳에 잘 놓아두고 여름여행을 꿈꾸고 있었는지 모릅니다. 녹음의 계절을 지나는 지금, 우리의 마음속에는 폭염보다 뜨거운 것이 일궈지고 있지요. 그것은 가을의 열매를 거둘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아니겠는지요 어쩌다 생각이 나면 여행에 필요한 물건들을 하루 하나씩 넣어두면서 벌써 여행이 시작되었다고, 곧 출발할 것이라고 여행의 준비는 지금 되어 가고 있는 중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그래요. 거기서부터 여행이지요. 갈 곳을 정하고, 날짜를 정하고, 가방을 꺼내고 아니면 오래전 준비된 가방을 더 빠른 속도로 점검하는 그 순간이 얼마나 가슴 뛰는 시간입니까. 여행은 아직 떠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카메라를 준비하고 약과 화장품을 챙기고 그리고 옷을 수북이 꺼내놓고 가져갈 옷을 고르는 그 순간 여행은 오히려 절정이 아닌가 합니다. 기차나 비행기를 타는 시간은 사실 절정은 아닐지 모릅니다. 마치 결혼식이 절정이 아니듯이 말입니다. 결혼의 절정은 결혼식이 아니라 서로 결혼하기로 마음을 정하고, 부모님을 만나고, 예물이 오가고, 친구들을 만나고, 신혼여행지를 정하고, 돈을 내고, 여행가방을 챙기는 그 순간들일 것입니다. 결혼식장까지 오는 데 너무나 많은 감정과 마음 쓸 일들과 시간이 흘러가서 결혼식장까지 오는데 다 늙어버렸다는 신부도 본 적이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무엇인가를 하기 위한 준비만큼 중요한 것은 없는지 모릅니다. 오늘 우리가 아무 일도 없다고 어떤 중요한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고 생각들 하지만 바로 오늘 이 시간이 지나가면서 우리는 새로운 일들을 만나지요. 그러므로 지금 이 시간은 두렵고도 감사한 시간이라는 것을 우리가 느껴야 하지는 않을까요. 다만 앞으로의 행운이 보이지 않을 뿐이지요. 그래요, 그렇게 생각하기로 합시다. 우리는 지금 짙푸른 녹음의 계절을 지나가고 있습니다. 어디를 봐도 수북한 녹음이 꿈틀거리고 있습니다. 마치 살아있는 짐승 같기도 합니다. 그 푸른 짐승은 도도한 힘을 가지고 우리에게 힘있는 계절을 살게 합니다. 그리고 극한폭염의 뜨거운 계절이지요. 기온이 뜨거운 것 그 속에 우리들 마음이 뜨겁게 달아올라 더위라는 물리적인 방해꾼을 밀쳐내고 땀을 흘리며 무엇인가를 일구어내는 농작의 시간을 보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여름은 위대합니다. 그래서 그 여름의 위대함이야말로 가을의 열매를 거둘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아니겠는지요. 그 마음속 열정을 꺼내 짐을 챙겨보세요. 어디든 떠나야 하니까요. 푸른색 안경, 비키니… 그리고 시집 한권이 있다면 더 좋겠지요. 당신의 길에 이 계절의 찬미가 가득하기를 천마리의 새끼를 한꺼번에 낳았는지 살냄새가 진동하는 여름짐승 헐떡 헐떡 7월 지나 8월 낮 오를대로 오른 본능의 짙푸른 질주가 검푸르게 출렁거린다 초록이 무거워라 산벗 나무 잎 하나가 늙은 여자 하나를 쓰러트린다. '여름산'이란 졸시의 한 부분입니다. 짙푸르게 검푸르게 익어가는 초록잎이 무거워 보이고, 힘찬 질주가 진행되고 있는 힘의 여름산을 읊은 한 부분입니다. 이 여름은 날씨의 온도를 뛰어넘어 그야말로 자신의 뜨거움으로 한 계절을 살아야 할 때입니다. 더위, 폭우, 장마 그런 따위를 거론하지 말고 자신의 가슴속 열정을 여름보다 더 뜨겁게 높여 당신이 하고 있는 그 일에 땀 흘려야 하는 것이지요. 여름엔 나를 위하여, 타인을 위하여 땀 흘리는 경험을 쌓는 일이 바로 우주를 들어올리는 힘을 기르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열정으로 당신의 가방을 지금 꺼내 보세요. 지난여름 다녀온 여행의 기억이 그 가방에 그대로 남아있기도 할 것입니다. 어둠 속에서 다른 물건들에 짓눌려 있던 가방은 다시 활기를 찾고 노래를 부를 것입니다. 여행은 소비가 아니라 경험이며 위로입니다. 시간과 사유를 함께 거느리며 낯선 경험에 자신을 즐기는 일입니다. 그러면 놀랍게도 은총이 놀라운 방식으로 개입하여 새로운 변화를 일으키게도 됩니다. 따라서 모든 물건들도 계절에 따라 순환하게 되는 것이지요. 지금 우리들의 겨울 외투가 장롱 깊은 곳에 걸려 고요하지 않겠습니까. 지금은 여행가방이 주인공입니다. 여름엔 어딘가로 떠나야 하지요. 그곳이 어디라도. 가능한 한 당신의 여행가방 속에 푸른색 안경과 비키니와 여권과 잠옷과 샌들과 잡다한 물건들 외에 반드시 필기도구와 메모를 할 수첩이 있기를. 그리고 빗속 여행을 떠나신 분들도 시집 한 권이 들어 있다면 가방의 노래는 더욱 맑아질 것입니다. 그리고 리듬이 그 방에 파도를 치며 바다를 먼저 듣게 하지는 않을까요. 그래요. 여름엔 지금 현주소를 떠나며 새로운 힘을 길러내야 하는 거지요. 당신의 여행에 여름의 풍성한 찬미를…. 신달자 시인
2024-08-20 18:08:48대만의 겨울은 습도가 높아서 춥다. 타이베이의 중앙연구원 아파트에서 겨울 한 달을 지내는 동안 벽에서 흘러내리는 곰팡이가 무서워 남쪽의 핑동현 우타이향(屛東縣 霧台鄕) 루카이(魯凱)족 지대로 피신하였다. 대만의 선주민들은 남쪽으로부터 올라온 오스트로네시안이다. 10여종의 선주민들 중에서도 루카이의 인구수가 가장 적고(약 2만명), 목자르기(馘首)로 이름난 종족이었다. 해발 1000m의 산으로 오르자 선주민들이 산에서 거주하는 이유를 알았다. 따뜻하고 건조한 겨울을 맞이하였다. 곳곳에 지진으로 무너진 산사태가 심각하였고, 동네 전체가 무너지기도 했다. 찾아간 우타이촌도 산비탈에 제비집처럼 대롱거린다고나 할까. 지붕부터 벽채와 바닥까지 몽땅 산에서 채취한 석판을 이용하였다. 돌집의 처마 밑 장식은 사람 얼굴로 둘렀다. 1897년 대만을 찾았던 동경제국대학의 인류학자 도리이 류조(鳥居龍藏)의 보고서에는 잘라 온 사람의 산발머리를 마당의 거치대에 올려두고 입에 밥을 넣은 사진이 선명하다. 수호신을 모시는 방법으로 동네 입구에는 해골들을 가득히 진열한 두골가(頭骨架) 사진도 있었다. 불과 백 년 전까지도 이러한 관습은 지속되었다. 방바닥은 한 장의 크기가 50×30㎝ 정도의 직사각형 석판으로 정교하게 짜여져 장기판처럼 반들거린다. 루카이족은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실내장(室內葬)을 하던 사람들이다. 조상 시신 한 분 한 분이 석판 한 장 밑에 굴신으로 매장되었다. 과거에는 동네 하나의 규모가 작았다. 산비탈의 손바닥만 한 땅에서 화전을 일구어 조와 고구마를 심었기 때문에, 사자 공간의 별도 마련은 상상도 못했다. 멧돼지로부터 보호를 위해서도 실내장이 안성맞춤이다. 과거에는 수십년 또는 백년에 한 번씩 동네 전체가 이동하였다. 방바닥의 무덤이 꽉 차는 시기가 도래하기 때문이었다. 선교사들과 일치기(日治期)의 위생정책이 그 풍습을 정지시켰고, 모두 기독교도가 된 루카이 사람들은 교회 옆에 방바닥처럼 조성한 공동묘지를 이용한다. 그림을 그리는 아내가 옆에서 몸서리를 친다. 한쪽 벽에는 멧돼지의 해골을 진열한 수골가(獸骨架)가 자리하는 게 현재진행형이다. 사람을 포함한 동물 해골이 집의 안팎과 동네에 가득하다. 수령(獸靈)에 의지하는 토템신앙이다. 집주인은 평생 동안 120여마리밖에 잡지 못했다고 부끄러워한다. 루카이족 내에서 으뜸 사냥꾼은 사십대 중반인데, 평생 천마리를 잡았고, 최근 사냥 중 맷돼지의 공격으로 사망하였다. 남자들의 위세는 잡은 멧돼지의 숫자로 가름된다. 집주인의 루카이 이름은 띠부랑안느(1927년 8월 10일생)인데 일치기에는 기도 코지(木藤宏二)로, 1946년 대륙으로부터 국민당이 온 후 커어꽝얼(柯廣二)로 변하였다. 전동 휠체어를 탄 84세의 혼다 아키코가 다가와서 자신의 일본어 실력을 뽐낸다. 아키코의 남편이 토무(頭目)였다고. 그녀의 집으로 가는 길가 집집마다 외벽 처마에는 사람 얼굴 부조와 벽채에는 멧돼지 해골을 가득하게 걸어 두었다. 그녀의 마당에는 내 키보다도 훨씬 큰 석판에 무장한 루카이 남성이, 옆으로는 백보사(百步蛇)와 항아리의 부조로 장식하였다. 결혼식으로 동네 전체가 들썩거린다. 한족의 친영(親迎) 흉내도 내고, 신부를 가마에 태운 신랑친구들이 이리 뛰고 저리 뛴다. 축하연의 군무는 거룩하다 못해 성스럽다. 남녀노소가 하나의 커다란 동그라미를 형성하고, 서로의 팔을 겹쳐 잡아서 연결된 원무(圓舞)다. 미끄러지듯이 사뿐히 내딛는 두 발의 박자와 율동에 감동한다. 여성들의 옷장식에 달린 조개들의 살랑거리는 소리뿐 아니라 멧돼지 상아들을 걸어올린 남성용 장식모자의 모습은 위엄스럽다. 전문외식업체가 음식을 대접하고, 한쪽에서는 돼지 멱따는 소리도 혼례 축원의 연출로 전해진다. 13마리의 돼지가 이미 분배되었고, 두 마리가 철망에 갇혀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피비린내가 진동한다. 하객들을 위한 빈랑과 생고기를 담은 비닐주머니가 즐비하다. 동네 전체가 결혼식으로 들썩거림에는 이유가 있다. 인구가 늘어갈 계기를 축원함이다. 잠자리에 누웠더니, 지붕을 마당 삼은 쥐들의 축제가 벌어졌는지 요란스럽기 이를 데 없다. 다음날 아침 띠부랑안느에게 불평하였더니, 그날 저녁 주메뉴로 잘 구운 고기가 꼬리를 매단 채 통으로 나왔다! 루카이족의 인구수는 지난 백년 동안 거의 변함없이 일정하다. 동네의 규모와 숫자는 크게 줄었지만, 전체 인구수는 그대로다.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한 호미오스테시스(항상성)를 유지한다. 그러나 언제까지 이 상태일지는 아무도 모른다. 루카이족 내부에서는 여태까지 인구수가 준다고 걱정해본 적이 없다. 숫자가 균형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감지하지 못하는 것 같지만, 내가 보기엔 위험수위에 달했다. 임계치를 모르기 때문에 더욱 아슬아슬하다. 과거 타스마니아의 경험이 떠오른다. 인구절멸 위기를 처음 감지했던 1824년에 340명, 1834년에 111명, 그리고 1942년에 51명, 현재 타스마니아 섬에는 소위 '순종' 타스마니아 사람은 없다. 백년 전 캘리포니아 버클리대학의 알프레드 크로버 교수가 마지막 남은 인디언 집단의 '이시(Ishi)'에 대한 기록은 인류학 교과서의 한 페이지다. 마지막 남았던 청년 남녀 한 쌍을 매개로 재생산을 시도하였지만, 두 사람은 한마디의 교환으로 서로는 결혼할 수 없는 구조적 관계임을 알았다. 세상의 인구절멸사(人口絶滅史)를 들여다보면 외부든 내부든 외세 간섭이 관건이었고, 그 외세는 근대국가란 괴물의 권력을 말한다. "저출산 저주" "인구절벽" "돈은 있는 대로 부어라". 호들갑 짱이다. 1970년대 '둘만 낳아 잘 기르자'는 산아제한 캠페인은 정부의 창작이었다. 그 여파로 아이가 셋이면 셋방 얻기가 어려웠다. 임신을 두려워해야 하는 부부 잠자리의 왜곡도 국가권력 개입 때문이다. 우리 세대가 체험한 바다. 40년 만에 정부가 앞장서서 돈다발을 흔든다. 언제는 "낳지 마라" 했다가, 이제 와서는 "낳으라"고 한다. 사람이 기계인가? 국민이 졸인가? 국권만능주의와 황금만능주의에 중독된 어리석음이렷다. 대자연의 섭리를 거역하고 혈세 낭비의 방자함이 드러났는데, 이 방자함의 입증책임을 누가 져야 하나? 결자해지라고 했다. 국정 최고책임자가 국민 앞에 석고대죄 의식으로 공감대를 형성하는 장이 첫 단추다. 감히 '자연을 거스르고 사람을 농락한 죄'임을 고해야 저출산망국 문제의 물꼬가 트일 것 같다. 부분적 선택과 집중의 기능적 사고가 아니라 총체적이고 구조적인 사고로 접근해야 한다. 전경수 서울대 인류학과 명예교수 jsm64@fnnews.com 정순민 기자
2024-07-08 18:47: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