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최근 미국 내 아시아계 증오 범죄가 계속되는 가운데 뉴욕에서 80대 한국계 할머니가 40대 남성으로부터 폭행을 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13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를 포함한 외신들에 따르면 지난 9일 뉴욕주 화이트플레인스의 한 쇼핑몰에서 병과 캔을 줍던 낸시 도(83)씨에게 한 남성이 다가와 얼굴에 침을 뱉었다. 이어 남성으로부터 코를 맞은 도씨는 쓰러지며 머리를 부딪혀 잠시 기절했고 주변은 피로 흥건해졌다. 지나가던 행인의 도움을 받아 의식을 찾았을 때 용의자는 이미 도망간 상태였다. 가해 용의자인 글렌모어 넴허드(40)는 지난 11일 체포돼 65세 이상의 사람을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폭행이 증오 범죄에 해당하는지 조사하고 있다며 "사법당국이 이런 끔찍한 행위를 추적하고 예방하는데 힘쓸 수 있도록 피해자가 아니더라도 모든 증오 범죄를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피해자인 도씨는 진료비가 걱정돼 병원에 가지 못했으며, 외출을 두려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도씨는 살면서 세 번의 전쟁을 겪어 평화를 원한다며 선처를 바란다고 했다. 도씨의 딸 린다 도씨는 "우리는 기독교인이기 때문에 이 남성을 용서하고 싶다"고 했다. WP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중국 바이러스'라고 칭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롯해 코로나19에 대해 잘못된 정보를 퍼뜨린 지도자들이 반아시아 정서를 촉발해 증오 범죄를 키웠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아시아계를 향한 증오 범죄에 반대하는 시민단체 '스톱 AAPI 헤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3~12월 아시아계 인종차별 사건이 2808건 보고됐다. 언어나 문화적 장벽으로 일부 아시아계 피해자들이 보고하지 못한 것을 고려하면 실제 피해자가 더 많을 것으로 파악된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1일 대국민연설에서 코로나19 사태 이후 아시아계 미국인들을 향한 증오 범죄가 급증했다며 "매우 잘못된 일이고 미국인답지 않은 행동"이라고 규탄한 바 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1-03-14 13:17:37[파이낸셜뉴스] “정말 영광이라고 밖에 말씀 드릴 수가 없습니다.” 디즈니·픽사 최초 한국계 애니메이션 감독, 피터 손이 하늘로 떠난 부모에게 바치는 애니메이션 영화 ‘엘리멘탈’ 개봉을 앞두고 벅찬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엘리멘탈’은 지난 27일(현지시간) 막을 내린 제76회 칸영화제 폐막작에 선정돼 프랑스 칸에서 첫 선을 보였으며, 다음달 14일 국내 개봉을 앞뒀다. 칸에서 부모의 고향인 한국으로 넘어온 그는 30일 열린 언론시사회 후 기자간담회에서 “우선 우리 부모님께 감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 영화를 만드는 동안 두 분께서 하늘 나라로 가셨다”며 “부모님이 제게 보여준 모든 사랑을 이 영화에 담아냈기 때문에 정말 남다른 느낌이다. 이 자리에 함께할 수 있게 돼 정말 기쁘다”라며 감격해했다. 이 작품의 애니메이션을 담당한 이채연 애니메이터 또한 “아무래도 이민자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라 (이민자인) 제게도 특별한 의미가 있다”라며 “이 작품을 홍보하기 위해 손 감독님과 함께 한국에 와 있다는 게 굉장히 영광스럽고 마냥 설렌다”라고 말했다. ■ 서로 상극인 불의 여자와 물의 남자의 러브 스토리 ‘엘리멘탈’은 불, 물, 공기, 흙 4원소를 애니메이션 캐릭터로 만들어 기존에 보지 못한 독특한 캐릭터와 새로운 비주얼로 시각적 즐거움을 안긴다. 또 서로 상극인 불의 여자와 물의 남자의 러브 스토리라니, 이보다 기발할 수 없다. 서로를 죽이는(?) 속성 때문에 행여 몸이라도 닿을까봐 조마조마한데, 예측불가 두려움을 극복하고 서로 손을 잡게 된 순간, 흐뭇한 미소와 뭉클한 감동이 밀려온다. 영화에서 구현한 가상 도시, '엘리멘트 시티'는 마치 이민자의 나라인 미국처럼 불, 물, 공기, 흙의 속성을 지닌 다인종이 어우러져 산다. 이민자 구역인 파이어타운에 사는 정열적인 불의 여자 '앰버'는 이민 2세대로 아버지가 평생을 꾸린 잡화점을 이어받으려 고군분투한다. 화려한 고층빌딩이 밀집한 시내 중심가에 사는 물의 남자 웨이드는 느긋하고 감성이 풍부한 인물로 곤란에 처한 엠버를 도와주다 사랑에 빠진다. ‘엘리멘탈’은 부모와 자식 세대의 갈등을 중심 축으로 서로 상극인 두 남녀의 러브스토리를 통해 부모와 자식, 남녀의 사랑 그리고 다양성의 공존을 이야기한다. 남녀 주인공이 거주하는 도시 풍경이 다르고, 이민자인 앰버가 특정 구역에 출입하지 못하는 등 차별을 당하는 에피소드도 있지만, 이 작품은 아시아인 차별과 혐오보다는 서로 다른 문화의 만남과 풍요로운 도시 풍경을 보여주며 포용과 화합의 가치에 방점을 찍는다. 내면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고 자신의 길을 열어가는 이민 2세대 엠버의 성장도 눈에 띈다. 실제로 장남이라 극중 앰버처럼 아버지의 식료품 가게를 이어 받을 뻔 했다는 손 감독은 처음에는 자신의 진로에 대한 부모의 반대가 심했다고 한다. 어릴 적부터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다는 손 감독은 "공부는 하지 않고 그림만 그리는 나를 많이 혼내셨다"며 "그러다 아버지께서 가게 손님으로 온 애니메이션 종사자에게 업계 연봉을 물어본 뒤 내 길을 지지해줬다"라고 말했다. 예술적 재능은 모친에게 물려받았다. 손 감독은 "1945년생인 어머니는 예술적 재능이 뛰어났으나, (남존여비사상이 심했던 과거 한국에서 딸로 태어난 죄로) 재능을 펼칠 기회를 갖지 못했다"고 했다. 모친에게 예술은 아들을 먼저 챙긴 외할머니의 행동으로 한국전쟁 당시 다리에 입었던 깊은 상처와 같아 특히나 반대가 심했다고. ■ 다양한 문화적 배경 지닌 감독의 개인사, 픽사의 경쟁력 픽사는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지닌 감독의 개인사에서 독창적 스토리를 뽑아내는 경우가 많다. '엘리멘탈' 역시 마찬가지다. 손 감독은 (자신의 첫 연출작) ‘굿다이노’(2016) 개봉 당시 제가 나고 자란 뉴욕에 초청돼 무대 인사를 한 적이 있다"며 "그때 무대 위에서 객석에 앉아 있는 부모님과 남동생을 보는데, 갑자기 감정이 북받쳐서 울었던 적이 있다"고 돌이켰다. "그때 부모님의 희생과 고생에 감사해하며 정말 많이 울었습니다. 이후 회사로 돌아와 뉴욕에서 있었던 일을 얘기했더니 프로듀서와 동료들이 그 이야기를 내 영화로 만들라고 조언했죠. 그게 '엘리멘탈'의 시작입니다." 손 감독의 부모는 1960대 말~1970년대 초 미국으로 건너왔다. "부모님이 식료품 가게를 했는데, 외국인 혐오도 있었지만 부모님을 도와주는 사람들도 있었죠. 당시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가게를 찾았어요. 아버지는 공감 능력이 뛰어나 영어가 서툰데도 손님들의 욕구를 금방 이해하고 필요한 것을 찾아주셨죠. 그런 공감 능력과 다양성의 가치를 피부로 느끼면서 자랐습니다." 이민 세대로서 겪었던 차별의 경험도 녹아 있다. 그는 "차별의 경험은 물론 싫고 불쾌했다"면서도 "하지만 나를 더 잘 이해할수 있는 계기가 됐다"라고 돌이켰다. "차별을 겪게 되면 처음에는 놀라죠. 또 굉장히 이방인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많은 것들을 겪으면서 오히려 제 정체성에 대해 더 많이 이해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내 안에 있는 어떤 것들이 나를 구성하고 있는가, 좀 더 나를 반추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라고 부연했다. "저는 100% 한국인의 피를 가졌지만 미국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래서 얼만큼이 내가 한국적이고 얼만큼이 내가 미국적인가, 어떤 것들이 나를 나로 만드는 원소일까? 그런 사건들이 있을 때마다 조금씩 제가 저를 더 알게 된 것 같아요. 물론 싫죠. 불쾌합니다. 하지만 나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해줬습니다." 손 감독은 타인의 딱한 사정에 귀기울이고, 감성이 풍부한 웨이드처럼 자신 역시 눈물이 많다고 했다. 그렇다면 열정적이면서 부모의 마음을 헤아리는 앰버는 누구를 모델로 했을까? 이 또한 부모의 희생에 보답하고 싶으면서도 자신의 재능을 펼치며 살고 싶었던 손 감독의 분신처럼 느껴졌다. 앰버는 웨이드의 투명한 몸을 통해 자신을 마주한다.뒤늦게 자신의 재능도 알게 된 그는 말한다. "난 지금까지 한번도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내 꿈이 무엇인지 생각해본 적이 없었어." 부모의 희생을 보고 자란 이민 2, 3세대의 부채의식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3-05-30 15:00:40[파이낸셜뉴스] 미국 인디애나주에서 한 여대생이 아시아인이라는 이유로 버스에서 흉기 공격을 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15일 NBC 등 외신들은 "지난 11일 인디애나주 블루밍턴 지역을 운행하는 버스 안에서 용의자 빌리 데이비스(56)가 인디애나대에 재학 중인 여대생(18)의 머리를 여러 차례 흉기로 찔러 살인미수 및 가중폭행 혐의로 기소됐다"고 보도했다. 현지 경찰은 버스 내부 CC(폐쇄회로)TV에 담긴 영상을 확인한 결과 데이비스와 피해 학생 사이에는 별다른 접촉이나 대화가 없었던 것으로 파악했다. 현지 사법 당국은 피해 학생이 머리에 자상을 입고 병원에 옮겨졌다고 전했다. 현지 매체들은 데이비스가 자신의 범행 동기에 대해 "우리나라를 날려버릴 사람을 한 명이라도 줄이려고"라고 경찰에 진술했다고 전했다. 인디애나대는 성명을 내고 "이번 주 블루밍턴은 슬프게도 아시안 혐오가 실재한다는 점을 일깨웠다"라며 "그 누구도 배경과 민족, 소속 등을 이유로 괴롭힘이나 폭력을 당해선 안 된다"고 13일 입장을 밝혔다. 존 해밀턴 블루밍턴 시장도 이날 "모든 형태의 인종차별을 규탄한다"며 아시아 지역사회를 향한 연대를 표명했다. 한편 코로나19 이후 아시아계 미국인을 대상으로 한 증오 범죄가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아시아계 미국인의 차별을 막기 위해 설립된 비영리 인권 단체 '스톱 에이에이피아이 헤이트'(STOP AAPI HATE)는 지난 2020년과 2021년에 1만 건 이상의 증오 범죄가 발생했으며, 보고된 사건의 절반가량은 공공장소에서 일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3-01-15 23:36:25[파이낸셜뉴스] 독일 내륙항구 도시 뒤스부르크에서 한국인 20대 유학생이 신원 미상의 남성 2명으로부터 아시아인이라는 이유로 인종차별적인 모욕과 함께 폭행을 당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지난 2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피해 유학생 하모 씨는 24일(현지시간) 오후 1시경 뒤스부르크 시내 주택가에서 반려견과 산책하다 신원 미상의 남성 2인에게 폭행을 당했다. 하씨는 가해 남성 2명으로부터 "혐오스러운 중국인", "중국인은 다 죽이겠다" 등의 인종차별적 발언을 들었고, 얼굴 등을 폭행 당해 왼쪽 눈과 머리 등에 상처를 입었다. 하씨는 폭행을 당할 당시 주위 시민들에게 도움을 요청해 경찰에 신고했다고 한다. 하지만 가해 남성 2명은 경찰이 오기 전 도주했고, 하씨는 현지 경찰이 도주한 남성을 쫓지 않는 등 미온적인 대응을 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현지 경찰은 상해 혐의와 더불어 인종차별 혐의도 있어 수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하씨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강아지를 데리고 집 앞 산책하러 나갔다가 남성 두 명에게서 폭행당했다"며 "강아지를 보호하기 위해 꼭 끌어안고 주먹세례를 받아 왼쪽 눈과 머리에 상처를 입었다. 너무 억울하고 분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유학생들에게 이런 일이 밥 먹듯이 일어난다는 게 문제다. 살해 협박까지 받은 만큼 또 다른 피해자가 안 생기도록 가해자가 잡혀 처벌받기를 원한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주독일대사관 측은 뒤스부르크와 관할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경찰에 미온적 행동에 엄중하게 항의하고 수사를 조속히 해 범인을 잡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한 서한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2022-12-28 08:45:41[파이낸셜뉴스] 지난해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과 흑인 시위를 함께 겪은 미국에서 아시아인과 흑인을 겨냥한 증오범죄가 급증했다. 지난해 증오범죄 건수는 12년 만에 가장 많았다.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미 연방수사국(FBI)는 30일(현지시간) 연례 증오범죄 보고서를 공개했다. 해당 보고서는 전국의 약 1만5000개 사법 기관에서 제출한 범죄 현황을 바탕으로 제작됐다. 현재 FBI는 증오범죄를 “인종과 민족, 혈통, 종교, 성적 편향성, 장애, 성별, 성적 자아에 대한 편견으로 저지른 범죄”라고 정의하고 있다. 해당 분류에 따르면 지난해 미 전역에서 7759건의 증오범죄가 발생했다. 지난해 수치는 2008년 이후 가장 많은 규모인 동시에 팬데믹 이전인 2019년에 비해 6% 늘어났다. 증오범죄와 연관된 것으로 추정되는 범법행위도 1만532건이었다. 증오범죄 가운데 가장 많은 범죄는 인종 혹은 민족 혐오와 관련된 범죄였다. 해당 범죄는 전체 61.9%였다. 아시아계 인종을 공격한 행위는 2019년 158건에서 지난해 274건으로 73.4% 급증했다. 이는 중국이 코로나19의 발원지로 알려지면서 아시아계 전반에 대한 공격성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흑인을 노린 공격도 2019년 1930건에서 지난해 2755건으로 42.7% 늘었다. 미국 내에서는 지난해 흑인들이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M)’ 시위를 벌이며 약탈과 방화를 일삼자 흑인에 대한 반감 역시 증가했다. 이외에도 지난해 성적 지향과 종교적 편견에 따른 범죄는 각각 20.5%, 13.4%였다. 범죄 유형 별로는 협박이 53.4%로 가장 많았고 단순 폭행(27.6%)과 가중폭행(18.1%)이 뒤를 이었다. 아울러 증오범죄와 결부돼 22건의 살인과 19건의 성폭행도 발생했다. FBI에 의하면 지난해 작년 증오 범죄 피해자는 1만 명이 넘었고 가해자의 절반 이상은 백인이었다. 메릭 갈런드 미 법무장관은 이번 발표와 관련해 "흑인 대상 증오범죄가 늘고 아시아계를 향한 범죄도 뚜렷하게 늘었다"며 "지난해 증오범죄 통계는 포괄적인 대응이 긴급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자료에 대해 “신고가 들어오지 않은 범죄는 포함되지 않았다”면서 더 증오범죄가 일어났다고 추정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1-08-31 14:57:26[파이낸셜뉴스] 미국 조지아주에서 한국인들을 비롯한 아시아계 마사지 업소를 습격해 총으로 쏴 8명의 목숨을 앗아간 살인범이 27일(이하 현지시간) 4차례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조지아주 검찰은 이번 범죄가 인종차별에서 비롯됐다는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 폭스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총격 살해범인 로버트 애런 롱은 법정에서 유죄를 시인한 뒤 4차례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법정에서 자신의 성적 행동을 가능케한 이들을 응징하고자 했다고 주장했다. 섀넌 월래스 체로키카운티 지방검사는 애틀랜타 검찰과 달리 증오범죄 혐의로는 기소하지 않았다. 월래스 검사는 재판부에 "이는 어떤 종류의 증오범죄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폭스뉴스는 이같은 검찰측 논고는 애틀랜타 검찰의 주장과 배치되는 것이라면서 그가 명백히 아시아 여성들만을 목표로 삼았다는 점에서 방청객들을 분노하게 했다고 전했다. 체로키카운티 고등법원 수석판사인 엘렌 맥켈리는 희생자 가운데 2명은 아시안이 아니었고, 한 명은 남성이었다는 점을 들어 형량 합의를 받아들였다. 맥켈리 판사는 그렇지만 롱이 증오범죄를 저질렀을 것으로 판단했다. 판사는 "증오에 총이 들려지면 그 길에 누가 있는지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서 "우리가 그 그룹에 속해 있건 아니건 우리 모두는 증오범죄의 희생자가 된다"고 밝혔다. 롱의 4차례 종신형 선고는 사망자 8명 가운데 4건의 살인에 관한 것으로 그가 사형 판결을 받을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다른 희생자 4명은 애틀랜타에서 사망했기 때문에 애틀랜타 검찰이 기소 중이다. 애틀랜타 검찰은 체로키카운티 검찰과 달리 이를 증오범죄로 보고 있다. 애틀랜타에서 롱은 살인과 함께 국내 테러리즘 혐의로도 기소됐다. 롱은 다음달 풀턴카운티 법정에 선다. 애틀랜타 지방검사 패니 윌리스는 롱을 혐오범죄로 기소했고, 사형을 구형할 방침이다. 롱은 백인이고, 그가 살해한 희생자 8명 가운데 6명은 아시아계 여성들이다. 반면 체로키카운티의 월래스 검사는 재판에서 그의 동기가 '성중독'이었다면서 그는 아시아인 또는 여성들을 혐오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유혹 원천을 제거하려 범죄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검사는 체로키카운티에서 일어난 그의 범죄 증거들을 모두 종합할 때에도 같은 결론으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체로키카운트 검찰은 유족들도 신속한 법집행에 찬성해 범인의 유죄인정과 이에따른 형량합의를 받아들였다면서 롱은 악의적 살인, 중범죄 살인, 살인 미수, 가중처벌이 가능한 공격 등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에 따르면 범인은 지난해 3월 16일 체로키카운티의 마사지숍에서 아시아계 2명을 포함한 여성 3명과 남성 1명을 살해한 뒤 5번째 사람에게 총격을 가해 부상을 입혔다. 그는 그 뒤에 애틀랜타 남쪽으로 차를 운전해 여성 3명을 살해했고, 또 다른 곳에서 여성 1명을 살해했다. 애틀랜타에서 살해된 4명은 모두 한국계 여성들이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1-07-28 04:15:44"LA에 사는 아들이 아카데미 시상식을 위해 미국에 가려는 나를 걱정하고 있다. 경호원을 붙이자는 제안도 했다. 이건 정말 끔찍한 일이다." 13일 오스카 시상식 참석차 출국한 배우 윤여정이 앞서 미국 매체 포브스와 한 인터뷰 내용이다. 대낮에도 아시아 대상 혐오범죄가 자행되고 있는 가운데, 어느해보다 여성과 아시안 등 유색인종을 대거 후보에 올린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1주일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26일(한국시간) 전세계 225개국에 생중계되는 올해 시상식은 역사상 가장 많은 70명의 여성 감독·배우·제작진을 후보로 지명했고 전체 20명의 연기상 후보 중 9명이 유색인종이다. ■할리우드 내 '아시아 물결' 주목 지난해 비영어권 영화로는 최초로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기생충'을 정점으로 할리우드의 아시아 물결은 올해도 계속된다. 봉준호 감독의 존재감을 이어받을 주인공은 중국 출신인 '노매드랜드'의 클로이 자오 감독이다. 오스카 예측 전문매체 골드더비가 예상한 작품상·감독상 유력 후보인 그는 영국·미국에서 10대 시절을 보내고 미국 대학에서 정치학·영화학을 전공한 39세의 여성 감독이다. 지난해 '섬웨어'의 소피아 코폴라 이후 여성감독 사상 두번째로 베니스국제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사자장을 수상한 뒤 아시아계 여성감독 최초로 제78회 골든글로브 작품상·감독상, 제74회 영국아카데미시상식 작품상·감독상을 수상했다. 또 2010년 '허트 로커'의 캐스린 비글로에 이어 두번째로 제73회 미국감독조합 감독상도 받았다. '노매드랜드'는 올해 아카데미 작품상·감독상·각색상·여우주연상·촬영상·편집상 6개 부문에 호명됐다. 한국계 미국인 리 아이작 정 감독의 '미나리'도 작품상·감독상·각본상·남우주연상·여우조연상·음악상 등 6개 부문에 지명됐다. 정 감독은 클로이 자오 등과 감독상을 놓고 경합하는데, 봉준호 감독이 예상대로 감독상 시상자로 나서고 만약 둘 중 한 명이 수상한다면, 미국 내 아시아 커뮤니티가 다시 한번 들썩일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 배우론 네번째이자 한국배우론 첫번째로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윤여정의 수상도 유력한 분위기다. 특히 영국 아카데미시상식에서 '고상한 영국인'의 허를 찌른 윤여정의 강력한 입담에 세계 영화팬들이 매료된 상태다. 한 해외 누리꾼은 "윤여정이 진심으로 오스카를 타길 원한다"며 "그녀가 미국인들에게 뭐라고 한방 날릴지 너무 궁금하다"고 말했다. '미나리'의 스티브 연 역시 새 역사를 쓰고 있다. 아시아계 미국 배우로는 처음으로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라 '더 파더'의 안소니 홉킨스 등과 경합한다. 이밖에 올해 한국 작품으론 유일하게 한국계 미국인 에릭 오 감독의 '오페라'가 최우수 단편애니메이션 부문에 올랐다. ■미국의 정체성과 현실을 담은 두 아시아 감독 두 아시아인 감독이 만든 '미나리'와 '노매드랜드'가 역설적이게도 가장 미국적인 영화로 주목받고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포브스는 앞서 "미나리는 한국계 미국인 가족 이야기이지만, 이민자들이 어떻게 미국을 만들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라며 미국이 '이민자의 나라'라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특히 이 영화는 인종차별적 경험보다 바퀴 달린 집에 살면서 미국땅에 뿌리내려려고 고군분투하는 한 가족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면서 미국 이민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노매드랜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몰락한 중산층이 '하우스리스'로 사는 모습을 담고 있다. 동명의 논픽션을 영화로 옮긴 다큐멘터리에 가까운 극영화로 21세기 미국사회의 새로운 유랑(nomad)족의 사연을 생생히 전한다. 직장과 남편을 잃은 한 중년여성이 낡은 차에 몸을 싣고 일자리를 찾아 여기저기 떠다니는 모습은 사회급변에 따른 미국의 실업문제 등을 엿보게 한다. 인종차별적 시선에도 불구하고 아시아계 영화인들의 활약은 계속된다. 자오 감독은 마블 히어로 영화 최초로 성소수자 슈퍼히어로가 등장하는 '이터널스'의 연출을 맡으며 할리우드 주류에 진입했다. 스티븐 연은 내년 여름 개봉하는 '겟 아웃'의 조던 필 감독의 차기작 합류 소식을 전했다. 연은 중국계 미국인 앨리 웡과 함께 코미디 연기를 선보일 TV시리즈 '비프'의 주역도 맡았다. 윤여정 역시 재미 한인작가 이민진 원작의 재일 한인 가족 3대 이야기인 애플TV플러스의 '파친코'에 출연한다. 전찬일 영화평론가는 "미국사회 내 아시아인의 약진은 아시아계 대상 혐오범죄를 국가적 관심사로 확장하는데 기여했다"며 "특히 윤여정은 범죄의 우려 속에서 아카데미에 용기 있게 참석하며 연기뿐 아니라 삶의 태도 역시 큰 주목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인종차별주의자) 트럼프 집권 당시 오스카는 오히려 반트럼프 영화에 작품상을 안겼다"며 "미국의 극우는 아시아인의 수상을 여전히 못마땅해 하겠지만, 오스카 내 아시아 물결은 미국을 좀 더 건전한 사회로 만드는데 일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1-04-19 17:22:24"LA에 사는 아들이 아카데미 시상식을 위해 미국에 가려는 나를 걱정하고 있다. 경호원을 붙이자는 제안도 했다. 이건 정말 끔찍한 일이다." 13일 오스카 시상식 참석차 출국한 배우 윤여정이 앞서 미국 매체 포브스와 한 인터뷰 내용이다. 대낮에도 아시아 대상 혐오범죄가 자행되고 있는 가운데, 어느해보다 여성과 아시안 등 유색인종을 대거 후보에 올린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1주일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26일(한국시간) 전세계 225개국에 생중계되는 올해 시상식은 역사상 가장 많은 70명의 여성 감독·배우·제작진을 후보로 지명했고 전체 20명의 연기상 후보 중 9명이 유색인종이다. ■할리우드 내 '아시아 물결' 주목 지난해 비영어권 영화로는 최초로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기생충’을 정점으로 할리우드의 아시아 물결은 올해도 계속된다. 봉준호 감독의 존재감을 이어받을 주인공은 중국 출신인 ‘노매드랜드’의 클로이 자오 감독이다. 오스카 예측 전문매체 골드더비가 예상한 작품상·감독상 유력 후보인 그는 영국·미국에서 10대 시절을 보내고 미국 대학에서 정치학·영화학을 전공한 39세의 여성 감독이다. 지난해 ‘섬웨어’의 소피아 코폴라 이후 여성감독 사상 두번째로 베니스국제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사자장을 수상한 뒤 아시아계 여성감독 최초로 제78회 골든글로브 작품상·감독상, 제74회 영국아카데미시상식 작품상·감독상을 수상했다. 또 2010년 ‘허트 로커’의 캐스린 비글로에 이어 두번째로 제73회 미국감독조합 감독상도 받았다. '노매드랜드'는 올해 아카데미 작품상·감독상·각색상·여우주연상·촬영상·편집상 6개 부문에 호명됐다. 한국계 미국인 리 아이작 정 감독의 ‘미나리’도 작품상·감독상·각본상·남우주연상·여우조연상·음악상 등 6개 부문에 지명됐다. 정 감독은 클로이 자오 등과 감독상을 놓고 경합하는데, 봉준호 감독이 예상대로 감독상 시상자로 나서고 만약 둘 중 한 명이 수상한다면, 미국 내 아시아 커뮤니티가 다시 한번 들썩일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 배우론 네번째이자 한국배우론 첫번째로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윤여정의 수상도 유력한 분위기다. 특히 영국 아카데미시상식에서 '고상한 영국인'의 허를 찌른 윤여정의 강력한 입담에 세계 영화팬들이 매료된 상태다. 한 해외 누리꾼은 "윤여정이 진심으로 오스카를 타길 원한다"며 "그녀가 미국인들에게 뭐라고 한방 날릴지 너무 궁금하다"고 말했다. ‘미나리’의 스티브 연 역시 새 역사를 쓰고 있다. 아시아계 미국 배우로는 처음으로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라 ‘더 파더’의 안소니 홉킨스 등과 경합한다. 이밖에 올해 한국 작품으론 유일하게 한국계 미국인 에릭 오 감독의 ‘오페라’가 최우수 단편애니메이션 부문에 올랐다. ■미국의 정체성과 현실을 담은 두 아시아 감독 두 아시아인 감독이 만든 '미나리'와 ‘노매드랜드’가 역설적이게도 가장 미국적인 영화로 주목받고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포브스는 앞서 “미나리는 한국계 미국인 가족 이야기이지만, 이민자들이 어떻게 미국을 만들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라며 미국이 ‘이민자의 나라’라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특히 이 영화는 인종차별적 경험보다 바퀴 달린 집에 살면서 미국땅에 뿌리내려려고 고군분투하는 한 가족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면서 미국 이민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리 아이작 정 감독은 앞서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과거 아시아계 영화인들은 우리의 얼굴을 스크린에 비추기 위해 투쟁했다면, 지금은 한 '사람’으로서 우리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며 변화를 짚었다. ‘노매드랜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몰락한 중산층이 ‘하우스리스’로 사는 모습을 담고 있다. 동명의 논픽션을 영화로 옮긴 다큐멘터리에 가까운 극영화로 21세기 미국사회의 새로운 유랑(nomad)족의 사연을 생생히 전한다. 직장과 남편을 잃은 한 중년여성이 낡은 차에 몸을 싣고 일자리를 찾아 여기저기 떠다니는 모습은 사회급변에 따른 미국의 실업문제 등을 엿보게 한다. ‘노매드랜드’는 또한 자오 감독을 바라보는 미·중 양국의 서로 다른 시선이 마치 현실의 미·중 갈등을 보는 듯하다. 타임지는 올해 자오 감독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차세대 100인’ 중 한명으로 꼽으며 ‘혁신가’로 명명했다면, 중국은 이 여성감독을 배신자로 낙인찍고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 생중계를 하지 않기로 했다. 자오 감독이 과거 “중국은 거짓말이 도처에 널린 곳”이라고 인터뷰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여파다. 인종차별적 시선에도 불구하고 아시아계 영화인들의 활약은 계속된다. 자오 감독은 마블 히어로 영화 최초로 성소수자 슈퍼히어로가 등장하는 ‘이터널스’의 연출을 맡으며 할리우드 주류에 진입했다. 스티븐 연은 내년 여름 개봉하는 ‘겟 아웃’의 조던 필 감독의 차기작 합류 소식을 전했다. 연은 중국계 미국인 앨리 웡과 함께 코미디 연기를 선보일 TV시리즈 '비프'의 주역도 맡았다. 윤여정 역시 재미 한인작가 이민진 원작의 재일 한인 가족 3대 이야기인 애플TV플러스의 ‘파친코’에 출연한다. 전찬일 영화평론가는 “미국사회 내 아시아인의 약진은 아시아계 대상 혐오범죄를 국가적 관심사로 확장하는데 기여했다”며 “특히 윤여정은 범죄의 우려 속에서 아카데미에 용기 있게 참석하며 연기뿐 아니라 삶의 태도 역시 큰 주목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인종차별주의자) 트럼프 집권 당시 오스카는 오히려 반트럼프 영화에 작품상을 안겼다"며 "미국의 극우는 아시아인의 수상을 여전히 못마땅해 하겠지만, 오스카 내 아시아 물결은 미국을 좀 더 건전한 사회로 만드는데 일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1-04-19 12:08:59[파이낸셜뉴스] 이탈리아의 유명 TV 프로그램의 남녀 진행자가 방송 도중 눈을 가로로 찢는 등 동양인 비하 행위를 했다가 거센 질타를 받고 있다. 16일 외신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 지상파 채널 카날5에서 지난 13일 방송된 시사 풍자 프로그램 ‘스트리시아 라 노티치아’에서 남녀 진행자인 게리 스코티(65)와 미셸 훈지커(44)는 동양인이 잘 하지 못하는 발음을 흉내 내면서 두 눈을 가로로 찢으며 웃었다. 스코티는 이탈리아 현지 언론 ‘라이(RAI)’의 중국 베이징 지국을 소개하던 중 양손으로 눈을 찢으며 ‘RAI’를 ‘LAI’로 연달아 발음하며 웃었다. 훈지커 또한 눈을 찢고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를 냈다. 동양인이 알파벳 ‘R’ 발음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편견이 담긴 전형적인 비하 행위였다. 이 방송은 약 470만명이 시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패션업계 내부를 고발하는 인스타그램 계정 ‘다이어트 프라다’에 이 장면이 등장한 후 둘에 대한 질타가 쏟아졌다. 누리꾼들은 ‘이탈리아인으로서 부끄럽다’ ‘방송에서 정식 사과하라’ 등의 댓글을 달았다. 소셜미디어에도 ‘#아시아인 혐오를 멈추라(#StopAsianHate)’는 해시태그가 널리 퍼지고 있다. 배우 겸 모델인 훈지커, 과거 하원의원을 지낸 스코티는 모두 여성과 성소수자의 권리를 적극 옹호해 왔던 터라 둘의 행태에 분노를 표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훈지커는 지난 14일 인스타그램에 “고의는 아니었지만 사람들이 자신의 권리에 매우 민감한 시점임을 알고 있다. 이를 고려하지 못한 것은 내 잘못”이라고 사과했다. 하지만 지난달에도 이 프로그램에 등장한 한 출연자가 흑인 아동을 향해 ‘검둥이(N****)’란 표현을 사용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2021-04-16 06:46:59[파이낸셜뉴스] 한국 학술단체들이 혐오범죄의 심각성에 대해 한국을 넘어 전 세계적인 관심을 촉구했다. 이들은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는 혐오범죄를 차단하기 위해 국제 학술단체 및 인권단체와 연대해 해결방안을 모색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지난 3월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으로 아시아계 6명 등 8명이 숨진 사건을 두고 미국 검찰이 혐오범죄 기소 여부를 고심 중인 가운데, 학술단체들은 사건을 해당 혐오범죄라고 규정했다. 12일 재미한인범죄학회, 대한범죄학회, 한국경찰연구학회, 한국경찰학회, 한국공안행정학회, 한국범죄심리학회, 한국형사정책학회는 공동성명을 내고 "지속적인 글로벌 공동학술회의 및 공동연구를 도모하여 위와 같은 유사혐오범죄가 발생되지 않도록 실질적인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 뜻을 함께 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최근 발생한 애틀랜타 총기난사 사건이 범 아시아 이주자를 대상으로 한 혐오범죄라며 국제적인 인권운동을 전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성명에서 이들은 "한미 형사사법 및 범죄 관련 학술단체의 일원으로서 최근 미국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는 동양인에 대한 혐오범죄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며 "한인단체 뿐만아니라 다른 민족 그리고 인권단체들과의 연대를 통하여 다양하게 목소리를 높이는 등 이런 사태가 더 번지지 않도록 해결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지난달 16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마사지업소에서 발발한 총기난사 사건은 아시아계 이민자를 노린 혐오범죄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가해자는 "재수없는 날(having a bad day)"이었다는 이유로 사건을 저질렀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아시아계 이민자가 집중된 마사지업소를 테러대상으로 선정하는 과정에 인종과 젠더, 계급혐오가 작용했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해당 사건으로 아시아계 여성 6명 등 8명이 숨졌다. 이와 관련해 이들 학회는 "범행동기가 인종혐오로 발생된 살인사건인지에 대한 경위를 아직 수사중에 있기에 저희 학술단체들은 최종 수사결과와 혐오범죄 기소여부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면서도 "모든 인종차별 및 혐오범죄와 관련된 일련의 사건들에 대해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분노와 좌절이 극단적인 혐오범죄로 표출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왔다. 이들 단체는 "최근 55만명 이상의 코로나 바이러스 사망자를 낸 미국인들에게 내재하고 있는 분노와 아픔이 '차이나·차이니즈 바이러스'라는 인식과 더불어 극단적 인종혐오범죄로 표출되고 있다"면서 "사회적 약자인 노약자와 여성들을 대상으로 최근 빈번히 발생되고 있어 사회적으로 더욱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Stop AAPI Hate 자료에 따르면 미국 내에서 발생한 약 3800건(2020년 3월~2021년 2월)의 아시아계 대상 인종혐오 범죄사건 피해자 가운데 68%가 여성이다. 또한 아시아인이 많이 거주하는 미국 주요 16개 도시 범죄통계에선 코로나19 발생 이후 아시아인 대상 혐오범죄가 약 145% 증가했다는 보고도 있다. 이들 단체는 "관련 법령과 교육정책 등을 수립하기 위한 실증적 연구와 연구자료의 부족이 이번 사태를 통해 여실히 드러났다"면서 "관련 기관들의 지속적 관심과 지원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pen@fnnews.com 김성호 기자
2021-04-12 11:35: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