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쇼핑 중심지 왕푸징의 화웨이 플래그숍. 주말인 11일 발 디딜 틈 없이 고객들로 가득했다. 1~2층 전시장에는 스마트기기들을 작동 중인 아이와 젊은이들로 붐볐다. 다른 한쪽에는 화웨이가 베이징자동차 등과 공동개발한 '자율주행 레벨4'를 탑재한 전기자동차(EV) 아이토나 스텔라토 등을 타보고, 조작해 보는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현장 매니저 로즈 장씨는 "4월 출시된 퓨라70 모델의 인기가 뜨겁다"면서 "품절되기 일쑤"라고 말했다. 화웨이가 미국 제재 4년 만에 고급 스마트폰 등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퓨라70은 7나노미터(㎚·10억분의 1m) 프로세서 기린 9000S보다 나아진 기린9010을 기반으로 작동했다. 2023년도 화웨이의 이익은 전년도보다 두 배 넘게 커졌다. 순이익 870억위안(약 16조1500억원)에 총매출액은 9.6% 증가한 7042억위안(약 131조원). 올 1·4분기 순이익은 지난해보다 564% 늘어난 3조7395억원, 매출도 전년동기 대비 36.7% 증가한 34조2095억원. 애플의 중국 내 아이폰 판매는 같은 기간 19% 줄었다. 애플의 시장점유율 하락과 대조적이다. 화웨이는 5세대(5G), 스마트 운전시스템 등 사업다각화로 기술진화를 거듭하고 있었다. 매장에서 만난 30대 장전셩씨는 "국산이 기능도 좋고, 가격도 합리적"이라며 자국산 제품에 신뢰를 표시했다. 자국 브랜드에 대한 중국인들의 신뢰와 충성도는 상상 이상이다. 일본인들의 '메이드 인 재팬'에 대한 신뢰와 충성도가 중국으로 옮겨온 느낌이라고나 할까. 중국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업체 중신궈지(SMIC)는 올 4~6월 매출액은 22% 늘었다. 스마트폰 전용 반도체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 늘면서 성장을 이끌었다. 세계 1위 배터리업체 닝더스다이(CATL)의 올 상반기 순이익도 10%가량 늘어난 4조3000억원. 전체 매출의 30%는 해외매출이다. 비야디(BYD)의 7월 신차 판매대수는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31% 증가한 34만2383대로 5개월 연속으로 지난해 동기 실적을 뛰어넘었다. 이 기업들은 노동집약과 자본집약을 넘어 기술집약으로 이행 중인 중국 산업을 상징한다. 올 상반기 인공지능(AI) 기업은 23만7000개가 생기는 등 중국 AI 관련 기업은 167만개가 됐다. 전체 AI 기업 가운데 148만개는 중국 국무원이 '차세대AI발전계획'을 내놓은 2017년 이후 세워졌다. 지난달 세계지식재산기구(WIPO)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23년까지 중국의 생성형 AI 특허출원건수는 3만8000건으로 2위 미국보다 6배가 많았다. 국제 상위급 학술지에 실린 AI 논문점유율은 중국이 36.7%, 미국이 22.6%였다. 특허건수 상위 세계 10대 기관 중 텐센트 등 중국 기업은 6개였다. 전 세계 AI 유니콘기업 234개 가운데 중국은 71개로 미국의 120개를 뒤쫓고 있다. 중국은 산업고도화를 위해 뼈를 깎는 고통을 인내 중이다. 구조조정 속에 실업자가 속출해도 대대적인 부동산 부양 같은 쉬운 해결책을 마다하고 첨단기술 육성에 사력을 다하고 있다. 일관성 있는 중장기계획과 전략산업에 대한 집중투자는 EV, 2차전지, 태양광 등 '우위 산업'을 만들어 냈다. 중국은 11일 녹색·저탄소 전환을 위한 양적 지표를 공식화하는 등 국가 차원에서 구체적인 로드맵을 공개했다. 저고도경제 등과 함께 중국의 산업 지향점이 명확하게 나온다. 중국 산업의 첨단화는 우리 경제 기반을 흔들어대고 있다. 중간재를 팔던 우리는 중국에서 중간재를 수입한다. 중국 진출 우리 대표기업들의 고전은 따라잡힌 산업경쟁력과 무관치 않다. 스마트폰과 EV를 한 매장에서 함께 파는 왕푸징의 화웨이. 반도체를 뺀 산업분야에서 융합시대를 먼저 연 중국의 질주를 상징한다. "4~5년 후도 생각하기 두렵다"는 한 재중 한인 과학자는 우리 현실을 돌아보게 한다. 첨단기술 전쟁에서 패망하지 않으려면 범국가적으로 첨단산업 발전에 대한 태도와 전략 변화가 절실한 때이다. june@fnnews.com
2024-08-13 18:36:11【 베이징=이석우 특파원】 중국 베이징 수도공항 4층 대합실에 들어서면 '로봇 자동차'라고 쓰인 빨간색 자동차가 전시돼 있다. '자율주행을 위해 태어났다'라는 선전 문구가 눈에 들어온다. 자율주행 플랫폼 기능이 탑재된 커넥티드 전기자동차 '지위에' 브랜드 차량이다. 지난 15일 현장에서 만난 지위에의 멍위 매니저는 "지리차가 바이두의 자율주행 기술과 협력해 지난해 말 출시했다"면서 "자율주행 3단계(L3) 플랫폼을 장착하고 있어, 주차나 충돌 및 위험 회피, 핸들 조작과 가·감속 등에서 운전자에게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스마트 차량답게 멍위의 말에 따라 차는 자동으로 문이 열리고 닫히고, 차내 조명과 실내 온도 등도 자동 조절됐다. 중국 자동차시장은 자율주행 열풍이다. 일반 전기자동차(EV)이나 하이브리드 차에도 운행을 돕는 자율주행 2.5~3단계(L3) 플랫폼 정도는 기본으로 설치돼 있다. 같은 날 베이징 왕징의 쇼핑센터 카이더몰. 화웨이 매장에는 적잖은 사람들이 EV를 타보거나 자신의 핸드폰 등 모바일로 차량을 연동시키고 있었다. 판촉원 왕창링은 "자율주행과 지능시스템이 어느 수준으로 탑재돼 있는지를 많이 묻는다"라고 말했다. 중국 통신장비업체의 대표격인 화웨이는 10여년 전부터 EV와 자율주행에 쓰이는 운영 시스템 개발에 힘을 쏟았다. 운전 및 주차 지원, 자율주행 기능을 지원하는 소프트웨어 시스템을 출시해 중국 자동차 메이커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장링 자동차의 EV와 바이두의 자율주행 기술이 만나듯 차량 제조업체와 인터넷 대기업들의 짝짓기와 합종연횡이 대세다. 화웨이는 중견차 메이커 세레스 그룹과 지난해 말 출시한 공동 브랜드 아이토(AITO)로 큰 인기를 끌었다. 화웨이는 치루이 자동차와도 합작 브랜드 즈제의 첫 번째 모델 S7에 스마트 대리운전 등이 가능한 화웨이 스마트 드라이빙 시스템(ADS2.0)과 EV 운영시스템 하모니4 등을 탑재했다. 화웨이는 차량 제조업체들과 합작 회사 설립을 통한 차량 AI 개발과 자율주행 기술 협력에 속도를 내고 있다. 화웨이는 AI와 자율주행 기술을 중국 내 많은 자동차제조업체들에게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창안 자동차는 인공지능의 선두주자중 하나인 하오모와 자율주행 및 차량 지능화 고도화를 위해 전략적 협력을 진행중이다. 중국진출 외국계 차 제조업체들도 중국 인터넷 기업들과 AI 등 자율주행 기술 협력을 통한 짝짓기에 동참하고 있다. 현대차와 일본 닛산은 AI 분야에서 각각 바이두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도요타는 AI 모델, 클라우드 서비스, 빅 데이터 지원을 위해 게임 업체 텐센트를 선택했다. 도요타는 샤오마 즈싱(포니AI)에도 초기부터 자금을 대왔다. 포니AI가 광저우 등 4개 도시에서 운영중인 무인 택시도 도요타 차량을 쓰고 있다. 포니AI는 도요타의 사이나 델을, 바이두는 베이징자동차의 아크폭스를 자율주행차로 이용하고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도 텐센트의 모바일 레이싱 게임이 포함된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을 갖춘 차량 모델을 만들고 있다. 테슬라도 바이두와 완전자율주행(FSD) 기능 적용을 위한 지도 제작 및 내비게이션 부문에서 협력중이다. 바이두, 포니AI에서 보듯, 중국은 이미 자율 주행 양산과 유료 서비스 체제에 들어섰다. june@fnnews.com
2024-06-16 19:13:33【베이징=이석우 특파원】 중국 베이징 수도공항 4층 대합실에 들어서면 '로봇 자동차'라고 쓰인 빨간색 자동차가 전시돼 있다. '자율주행을 위해 태어났다'라는 선전 문구가 눈에 들어온다. 자율주행 플랫폼 기능이 탑재된 커넥티드 전기자동차 '지위에' 브랜드 차량이다. 지난 15일 현장에서 만난 지위에 멍위 매지저는 "지리차가 바이두의 자율주행 기술과 협력해 지난해 말 출시했다"면서 "자율주행 3단계(L3) 플랫폼을 장착하고 있어, 주차나 충돌 및 위험 회피, 핸들 조작과 가·감속 등에서 운전자에게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스마트 차량답게 멍위의 말에 따라 차는 자동으로 문이 열리고 닫히고, 차내 조명과 실내 온도 등도 자동 조절됐다. 중국 자동차시장은 자율주행 열풍이다. 일반 전기자동차(EV)이나 하이브리드 차에도 운행을 돕는 자율주행 2.5~3단계(L3) 플랫폼 정도는 기본으로 설치돼 있다. 같은 날 베이징 왕징의 쇼핑센터 카이더몰. 화웨이 매장에는 적잖은 사람들이 EV를 타보거나 자신의 핸드폰 등 모바일로 차량을 연동시키고 있었다. 판촉원 왕창링은 "자율주행과 지능시스템이 어느 수준으로 탑재돼 있는지를 많이 묻는다"라고 말했다. 중국 통신장비업체의 대표격인 화웨이는 10여년 전부터 EV와 자율주행에 쓰이는 운영 시스템 개발에 힘을 쏟았다. 운전 및 주차 지원, 자율주행 기능을 지원하는 소프트웨어 시스템을 출시해 중국 자동차 메이커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장링 자동차의 EV와 바이두의 자율주행 기술이 만나듯 차량 제조업체와 인터넷 대기업들의 짝짓기와 합종연횡이 대세다. 화웨이는 중견차 메이커 세레스 그룹과 지난해 말 출시한 공동 브랜드 아이토(AITO)로 큰 인기를 끌었다. 화웨이는 치루이 자동차와도 합작 브랜드 즈제의 첫 번째 모델 S7에 스마트 대리운전 등이 가능한 화웨이 스마트 드라이빙 시스템(ADS2.0)과 EV 운영시스템 하모니4 등을 탑재했다. 화웨이는 차량 제조업체들과 합작 회사 설립을 통한 차량 AI 개발과 자율주행 기술 협력에 속도를 내고 있다. 화웨이는 AI와 자율주행 기술을 중국 내 많은 자동차제조업체들에게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창안 자동차는 인공지능의 선두주자중 하나인 하오모와 자율주행 및 차량 지능화 고도화를 위해 전략적 협력을 진행중이다. 중국진출 외국계 차 제조업체들도 중국 인터넷 기업들과 AI 등 자율주행 기술 협력을 통한 짝짓기에 동참하고 있다. 현대차와 일본 닛산은 AI 분야에서 각각 바이두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도요타는 AI 모델, 클라우드 서비스, 빅 데이터 지원을 위해 게임 업체 텐센트를 선택했다. 도요타는 샤오마 즈싱(포니AI)에도 초기부터 자금을 대왔다. 포니AI가 광저우 등 4개 도시에서 운영중인 무인 택시도 도요타 차량을 쓰고 있다. 포니AI는 도요타의 사이나 델을, 바이두는 베이징자동차의 아크폭스를 자율주행차로 이용하고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도 텐센트의 모바일 레이싱 게임이 포함된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을 갖춘 차량 모델을 만들고 있다. 테슬라도 바이두와 완전자율주행(FSD) 기능 적용을 위한 지도 제작 및 내비게이션 부문에서 협력중이다. 바이두, 포니AI에서 보듯, 중국은 이미 자율 주행 양산과 유료 서비스 체제에 들어섰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2024-06-16 12:03:55[파이낸셜뉴스] 중국 고속도로에서 추돌사고로 화재가 발생한 화웨이 기술지원 전기차에서 탑승자 3명이 사망한 사고를 두고 전기차 업체가 12일 만에 해명을 내놨다. 지난달 26일(현지시각) 오후 산시성 윈청시 인근 고속도로에서 중국 전기차 브랜드 아이토(AITO)의 SUV M7이 앞서 달리던 화물차를 들이받았다. 사고 직후 차량은 폭발과 함께 불길에 휩싸였고, 차에 타고 있던 일가족 3명이 사망했다. 유족은 사고 당시 차량 열리지 않았고, 탑재된 제동장치와 에어백도 작동하지 않았다며 차량 결함을 주장했다. 안전성 논란이 제기되자 아이토 측은 6일 웨이보를 통해 입장을 밝혔다. 회사는 자동긴급제동장치(AEB)로 충돌을 피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 "사고 차량의 제동 장치는 충돌 전 정상이었으나, 사고 전 5분 이내에 두 번의 제동이 있었고 차량은 정상적으로 감속할 수 있었다"며 "자동긴급제동 작동 범위는 4~85㎞/h다. 충돌 당시 차량 속도는 시속 115㎞로, 그 범위를 초과했다"고 해명했다. 충돌 후 차량 문이 열리지 않은 부분에 대해선 "충돌 시 트럭 후미의 철제 구조물이 앞좌석까지 침범했고, 이로 인해 엔진룸과 조수석의 전력선이 파손돼 충돌 신호가 전달되지 않은 게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에어백은 정상 작동했다"고 덧붙였다. 해명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긴급 상황에 대처한 보조 장치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여전히 나온다. 충돌 시 전력이 끊어지면 다른 대안이 있어야 한다는 점과 자동 긴급 제동이 사고차량(아이토 M7) 등 일부 모델에서는 시속 85km까지만 작동한다는 점 등이 지적됐다. 이와 관련해 화웨이는 해당 차량이 합작이 아닌 자사 기술 지원 등으로 제작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전기차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차량 속도가 85㎞보다 높으면 제동장치 작동을 멈춘다니. 장식 아니냐", "실제 사고 상황과 시뮬레이션이 일치하는지 확인해 봐야 한다. 만약 일치한다면 중국 전치가 산업 전반에 큰 문제가 있는 것" 등 반응을 보였다. rainbow@fnnews.com 김주리 기자
2024-05-09 08:59:44[파이낸셜뉴스]【베이징=이석우 특파원】전기자동차(EV)사업에 뛰어든 가전업체 샤오미가 25일부터 중국 29개 도시 59개 매장에 SU7을 전시하며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오는 28일 정식 출시 행사를 앞두고, 일단 매장에서 외관과 기본적인 성능 등에 대해 사전 설명 형식의 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첫날인 25일과 26일 베이징 외곽 리좡의 샤오미 자동차 슈퍼팩토리 매장, 베이징 시내 동방신천지 샤오미의 집 등은 방문객들로 부적거렸다. 매장 직원들은 "하루 평균 1000여명 가량의 젊은 남자들을 중심으로 많이 다녀갔다"라고 전했다. 28일 이전까지는 차의 외관 만을 보여주고 있지만, 중국 가전의 큰 손인 샤오미의 첫 EV 사업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뜨겁다. 방문객들은 차량 창문에 얼굴을 가져다 대고 운전석과 실내 장식, 뒷 좌석 공간 등을 세밀하게 살펴봤다. 28일 출시 앞서 중국 전역 59개 매장에서 전시 매장 직원들은 "시승은 블라인드로 신청을 받았다. 28일 이후 시승이 시작된다"라고 설명했다. 샤오미 창업자인 레이쥔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3일 웨이보에 "28일 SU7 공식 출시 이후 이뤄지는 시승 예약자는 예약 첫 날 이미 10만 명을 넘어섰다"라고 전했다. 가장 큰 관심 가운데 하나인 가격. 샤오미 SU7은 중형 세단형이다. 레이쥔 회장은 "SU7은 강력한 성능으로 200만∼300만 위안(약 3억7000만∼5억6000만원)대의 고급 내연차량에 뒤지지 않는다"라고 주장해 왔다. 그는 CCTV 등과 인터뷰에서 "생산 원가가 높기 때문에 판매 가격은 비싸다"라며 "가속력 등에서 포르쉐의 전기차 타이칸과 테슬라 모델S를 뛰어넘는다"라고 주장했다. 고급화를 지향하겠다는 의지이다. 중국 자동차 업계는 SU7의 최저 가격이 30만 위안(약 5600만원)부터 책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레이저 레이더 부착, 배터리 성능과 용량에 따라 가격 차이가 30% 이상 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SU7은 표준과 맥스, 두 사양으로 나뉜다. 모터, 배터리, 레이더, 스마트 드라이브 칩 등에서 차이가 난다. SU7 표준 버전은 싱글 모터와 73.6KWH의 배터리로 700km의 항속이 가능하다. 맥스 버전은 두 개의 모터와 101KWH 배터리로 항속 능력이 800km에 달한다. 최고 시속은 265㎞,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에 도달하는 제로백은 2.78초이다. 레이저 레이더가 하나 더 탑재됐다. SU7은 지능형 운행이 가능해 차량 시스템이 스스로 진입 차선을 유도하고 고속도로 및 도시에서 자동주행을 지원할 수 있다. EV로 승부수 건 샤오미, 향후 10년동안 13조 4000억원 투자 샤오미는 SU7을 위해 지난 3년 동안 100억 위안(약 1조 9000억원)을 투자했다. SU7의 가격대는 28일 저녁 때 이뤄지는 신차 공시 출시 행사에서 발표된다. 레이쥔 회장은 지난해 12월 기술발표회에서 EV시장이 승자 독식으로 흐르고 있다면서 앞으로 10년 동안 EV 개발에 724억 5400억 위안(약 13조 4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중국에서는 비야디(BYD)가 미국 EV업체 테슬라를 추월하며 독주 체제를 구축했다, 여기에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도 지난해 하반기 고급 EV 아이토(Aito) M9를 출시하며 뛰어들었다. 비야디는 지난해 한 해 302만4417대를 판매, 중국 신에너지차 판매의 31.8%를 차지하며 독주중이다. 지난해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수소차 등 중국의 신에너지 자동차는 949만5000대가 판매돼 전년 대비 37.9% 늘었고, 수출은 120만3000대로 전년보다 77.6% 급증하는 등 급성장을 보이고 있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2024-03-26 13:07:12베이징에서는 백화점과 고급 쇼핑센터 안에 쇼룸을 낸 중국 전기자동차(EV) 브랜드들을 자주 맞닥뜨린다. 귀금속 매장과 화장품 판매점, 고급 여성의류 매장 옆에 나란히 자리한 EV 쇼룸. 가전제품 매장을 찾듯이 부담없이 들어서게 된다. 쇼룸 한쪽에는 휴대폰과 태블릿 등 통신기기들이, 다른 한편에는 새로 출시된 EV를 전시해 놓은 화웨이의 쇼룸 같은 곳도 있다. "휴대폰을 바꾸러 왔다가 자동차를 바꿨다"는 말이 실감 난다. 베이징 왕징의 카이더몰 같은 쇼핑센터나 백화점 안의 자동차 쇼룸은 영역을 뛰어넘는 중국식 융합을 보여준다. 30년 전 중국 현지 자동차회사들이 해외 업체들과 합작을 통해 기술력을 흡수해 자체 기술력과 브랜드 파워를 끌어올리더니, 이제는 EV를 통해 세계 시장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유선을 건너뛰어 무선전화로 가고, 비디오테이프를 거치지 않고 CD·DVD를 거쳐 무선인터넷 플랫폼 시대를 연 중국. 내연기관 경쟁을 건너뛰어 배터리 구동의 EV 시대를 선도하고 있다. 점유율 세계 1위 닝더스다이(CATL) 등의 배터리산업, 화웨이나 알리바바, 샤오미로 대표되는 플랫폼기업 등 IT분야, 희토류 등 필수 원료들의 공급망. 중국 내 산업생태계는 애플이 10년간의 준비에도 EV 시장 진입을 포기했지만, 저가 휴대폰을 만들던 샤오미 같은 업체들은 왜 EV 시장에 뛰어들 수 있었는지를 보여준다. 샤오미의 오는 28일 출시 등 중국 IT업체들은 새 EV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투자부터 운영시스템 및 소프트웨어 개발 등도 주도한다. 화웨이는 자동차 스타트업 세레스와 함께 EV 아이토 M7 등을 내놓은 데 이어 치루이그룹과 함께 지난해 말에는 룩시드 브랜드 등을 출시하며 도전을 이어갔다. 알리바바그룹은 상하이자동차그룹(SAIC)과 함께 EV 즈지 LS6, LS7 등을 내놓았다. 리창 총리가 지난 5일 전인대 업무보고에서 미래산업 육성을 강조하며 한 첫 언급도 "스마트 커넥티드 신에너지 자동차산업의 선두 우위를 더 공고하게 확대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EV는 중국의 산업·디지털전환의 자신감과 성취를 상징한다. EV 한 대에 중국이 자랑하는 인공지능(AI)과 IT 기술들이 집적돼 있다. 차량 운행 소프트웨어를 휴대폰 소프트웨어 바꾸듯이 한 달에도 몇 차례 이상 바꿔야 한다고 집착하는 스타트업 방식의 사고가 중국 EV산업의 바탕에 깔려 있다. 플랫폼기업 등이 주도하다 보니 제작·판매 접근법도 내연기관에 익숙한 기존 업체들과는 사뭇 다르다. 경제침체 국면에서도 디지털 차이나는 또 다른 패러다임을 그려가면서 새로운 30년을 준비하고 있다. "'신형 거국체제'의 우위를 살려 첨단 과학기술의 자립자강을 더 서두르겠다"는 총리의 업무보고도 그냥 빈말은 아니다. 올해 과학기술 예산은 우리의 2.6배 정도인 3708억위안(약 68조7129억원). 전년도에 비해 10% 늘었다. 반도체 등에서 정부와 산학연이 일체가 된 '거국체제'로 "디지털 경제혁신을 이끌겠다"는 의지도 뜨겁다. 부동산 침체와 지방 재정위기 속에서도 첨단 산업·기술을 향한 구조조정은 속도를 냈다. 리 총리는 전인대 폐막 직후인 지난 13일 AI에 사활을 건 '중국의 구글' 바이두 등을 방문하고 AI 기업 대표와 전문가들을 모아 회의를 했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내세운 '신품질 생산력'의 실천과 '새로운 생산력의 가속화'를 위해 'AI'에 방점을 둔 것이다. 산업 전반에 AI 융합의 고도화로 EV나 배터리, 태양광처럼 다른 분야에서도 세계 선두를 차지하겠다는 야망과 기대가 전인대 목표에 담겼다. 시 주석은 지난 6일 전인대 일정 속에서도 정치협상회의 과학기술 분야 위원들을 따로 만나 첨단 과학기술입국에 대한 지도부의 비전과 의지를 다시 부각시켰다. 지도부의 강한 의지와 장기 비전, 일관되고 지속적인 정책 아래 한걸음씩 첨단화로 나아가는 'AI 차이나' '디지털 차이나'에 대해 우리는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 걸까. june@fnnews.com
2024-03-19 18:11:28베이징에서는 백화점과 고급 쇼핑 센터 안에 쇼룸을 낸 중국 전기자동차(EV) 브랜드들을 자주 맞닥뜨린다. 귀금속 매장과 화장품 판매점, 고급 여성 의류 매장 옆에 나란히 자리한 EV 쇼룸. 가전제품 매장을 찾듯이 부담없이 들어서게 된다. 쇼룸 한쪽에는 핸드폰과 태블릿 등 통신기기들이, 다른 한편에는 새로 출시된 EV를 전시해 놓은 화웨이의 쇼룸 같은 곳도 있다. "핸드폰을 바꾸러 왔다가 자동차를 바꿨다"라는 말이 실감 난다. 베이징 왕징의 카이더몰 같은 쇼핑 센터나 백화점 안의 자동차 쇼룸은 영역을 뛰어넘는 중국식 융합을 보여준다. 30년 전, 중국 현지 자동차회사들이 해외 업체들과의 합작을 통해 기술력을 흡수해 자체 기술력과 브랜드 파워를 끌어올리더니, 이제는 EV를 통해 세계 시장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유선을 건너뛰어 무선 전화로 가고, 비디오테이프를 거치지 않고 CD, DVD를 거쳐 무선인터넷 플랫폼 시대를 연 중국. 내연기관 경쟁을 건너뛰어 배터리 구동의 EV 시대를 선도하고 있다. 점유율 세계 1위 닝더스다이(CATL) 등의 배터리산업, 화웨이나 알리바바, 샤오미로 대표되는 플랫폼기업 등 IT분야, 희토류 등 필수 원료들의 공급망. 중국내 산업생태계는 애플이 10년 간의 준비에도 EV 시장 진입을 포기했지만, 저가 핸드폰을 만들던 샤오미 같은 업체들은 왜 EV 시장에 뛰어들 수 있었는지를 보여준다. 샤오미의 오는 28일 출시 등 중국 IT 업체들은 새 EV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투자부터 운영 시스템 및 소프트웨어 개발 등도 주도한다. 화웨이는 자동차 스타트업 세레스와 함께 EV 아이토 M7 등을 내놓은 데 이어 치루이 그룹과 함께 지난해 말에는 룩시드 브랜드 등을 출시하며 도전을 이어갔다. 알리바바 그룹은 상하이자동차그룹(SAIC)과 함께 EV 즈지 LS6, LS7 등을 내놓았다. 리창 총리가 지난 5일 전인대 업무보고에서 미래산업 육성을 강조하며 한 첫 언급도 "스마트 컨넥티드 신에너지 자동차 산업의 선두 우위를 더 공고하게 확대해 나가겠다"라는 것이다. EV는 중국의 산업·디지털전환의 자신감과 성취를 상징한다. EV 한 대에 중국이 자랑하는 인공지능(AI)과 IT 기술들이 집적돼 있다. 차량 운행 소프트웨어를 핸드폰 소프트웨어 바꾸듯이 한 달에도 몇 차례 이상 바꿔야 한다고 집착하는 스타트업 방식의 사고가 중국 EV 산업의 바탕에 깔려있다. 플랫폼 기업 등이 주도하다 보니 제작·판매 접근법도 내연기관에 익숙한 기존 업체들과는 사뭇 다르다. 경제 침체 국면에서도 디지털 차이나는 또다른 패러다임을 그려가면서 새로운 30년을 준비중이다. "'신형 거국체제'의 우위를 살려 첨단 과학기술의 자립자강을 더 서두르겠다"라는 총리의 업무 보고도 그냥 빈말은 아니다. 올 과학기술 예산은 우리 2.6배 정도인 3708억위안(68조7129억원). 전년도에 비해 10% 늘었다. 반도체 등에서 정부와 산학연이 일체가 된 '거국체제'로 "디지털 경제 혁신을 이끌겠다"라는 의지도 뜨겁다. 부동산 침체와 지방 재정 위기 속에서도 첨단 산업·기술을 향한 구조 조정은 속도를 냈다. 리 총리는 전인대 폐막 직후인 지난 13일 AI에 사활을 건 '중국의 구글' 바이두 등을 방문하고 AI 기업 대표와 전문가들을 모아 회의를 가졌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내세운 '신품질 생산력'의 실천과 '새로운 생산력의 가속화'를 위해 'AI'에 방점을 둔 것이다. 산업 전반에 AI 융합의 고도화로 EV나 배터리, 태양광처럼 다른 분야에서도 세계 선두를 차지하겠다는 야망과 기대가 전인대 목표에 담겼다. 시 주석은 지난 6일 전인대 일정 속에서도 정치협상회의 과학기술 분야 위원들을 따로 만나 첨단 과학기술입국에 대한 지도부의 비전과 의지를 다시 부각시켰다. 지도부의 강한 의지와 장기 비전, 일관되고 지속적인 정책 아래 한 걸음씩 첨단화로 나아가는 'AI 차이나', '디지털 차이나'에 대해 우리는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 걸까.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2024-03-19 13:19:13【파이낸셜뉴스 베이징=이석우 특파원】 중국 베이징 왕징의 고급 쇼핑센터 카이더몰. 귀금속과 화장품, 여성 의류 매장 등과 함께 전기자동차(EV) 상설 전시매장이 나란히 있다. 1층 EV 전시매장에는 상하이자동차그룹(SAIC)의 전기자동차(EV) 즈지 자동차 LS6와 LS7 등이 전시돼 있다. 17일 SAIC 매장에서 만난 추이자오잉 매니저는 "314마력부터 787마력까지 한번 충전으로 560㎞~702㎞까지 달릴 수 있는 여러 사양들을 선택할 수 있다"라며 특징을 설명했다. 가격도 21만9900위안(약 4064만원)부터 28만19만위안(5210만원)까지 다양한 선택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배터리 성능에 따라 성능과 가격이 큰 차이가 났다. 유리로 돼 있는 차체 지붕을 살피자 추이 매니저는 "우주선, 비행기 등에 사용되는 항공용 특수 유리"라고 말하면서 "알리바바 그룹이 차량의 스마트 제어와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자본을 투자했다"고 설명했다. 같은 1층 대각선 편에 중국의 대표적인 통신설비업체 화웨이 매장에도 여러 대의 자동차들이 진열돼 있었고 주말이어서인지 많은 사람들이 타보고 매장 직원들과 상담을 하고 있다. 다른 한편에서는 젊은이 여럿이 화웨이 핸드폰과 태블릿, 그리고 각종 통신 기기들을 사용해 보고 있었다. ■전자기기 매장에 들어온 화웨이 자동차 매장 한 가운데 있는 SUV 자동차 2대는 사람들에 둘러싸여 있었다. 화웨이가 자동차 스타트업 세레스 그룹과 함께 개발한 신형 전기차 브랜드 아이토(AITO) M7였다. 양사가 함께 개발한 중대형 다목적 스포츠차(SUV) M7의 가격은 약 25만위안(약 4631만원)부터 판매된다고 매장 매너지 양쉬펑은 설명했다. 배터리 성능에 따라 가격은 34만 98위안(6469만원)까지 올라갔다. 지난해 9월 공개된 플러그 인 하이브리드 차량(PHV)인 M7은 올해 1월에만 2만9998대가 판매, 누적 판매대수는 14만대를 넘어섰다. 화웨이가 치루이 자동차와 함께 만들어 지난해 말 출시한 룩시드도 방문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아이토처럼 즈지 모델도 상하이자동차그룹이 알리바바그룹, 장강하이테크 등과 3사 공동으로 만든 EV이다. "통신전자회사들이 EV 제조와 판매까지 뛰어들고 있는 것이 중국 EV 업계의 특징"이라고 매장 관계자들은 귀띔했다. 화웨이의 브랜드 파워와 신뢰를 기반으로 카이더몰의 화웨이 매장처럼 기존의 핸드폰과 통신장비를 팔던 매장에서 자동차를 전시하고 판매하고 있다. 판매망과 애프터서비스에까지 뛰어든 셈이다. 추이 매니저에게 현대자동차에 대해 물어보니 "제네시스에 대해서는 알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내연기관 차량은 별로 관심이 없어 아는 것이 많지는 않다"는 대답이 이내 돌아왔다. 베이징과 상하이 등 충전 설비들이 비교적 잘 설치된 도시 지역에서는 이미 내연기관차량은 소비자들의 관심 밖에 있는 구시대의 유물로 치부될 정도였다. 백화점과 쇼핑 센터 1층 한복판에 전시되고 있는 EV는 소비자들에게 파고 드는 중국 내 자동차 시장의 변화된 물결을 보여준다. 중국 EV 등 신에너지 차량의 약진 속에서 지난 30년 동안 중국 내 자동차 시장을 선도해 온 해외 자동차 메이커들은 입지가 좁아져 설 자리를 잃고 있다. EV를 앞세운 중국 토종 브랜드 자동차들의 급성장으로 중국 시장에서 세계적인 자동차 메이커들이 밀려나고 있는 것이다. ■중국 브랜드 강세, 56% 점유 지난 14일 중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내 승용차 판매에서 중국 브랜드차의 점유율은 56%까지 높아졌다. 2013년 중국 시장에서 중국 자체 개발 차량, 토종 브랜드가 시장 점유율 40%를 돌파하더니 2022년도 49.9%까지 육박했다. 지난해에는 크게 늘어난 EV 판매에 힘입어 결국 50%를 거뜬히 넘어서서 60%를 바라보게 됐다. 이에 반해 중국 시장에서 '빅 5'로 불리던 독일·일본·미국·한국·프랑스계열 자동차의 몰락은 거의 처참한 수준이다. 2020년까지만 해도 각각 중국 내 시장점유율이 20%를 넘었던 독일과 일본 자동차들의 점유율은 2022년 19.5%, 17.8%로 떨어졌다. 미국자동차와 한국현대차의 비율도 9.4%, 1.6%로, 프랑스차는 0.8%로 각각 추락했다. 국가별 승용차 브랜드 점유율이 2019년에 비해 현대차는 3.1%p, 독일은 6.4%p 각각 감소했다. 경험과 기술력이 부족했던 중국의 자동차업체들은 1990년대 해외 유수 자동차메이커들을 불러들여 지분 5대 5 합작으로 자동차를 만들기 시작했고, 수익도 반반으로 나눴다. 중국에 진출한 모든 해외 브랜드는 독자를 허가 받지 못해서 중국 측과 합작으로 진출해서 사업을 해 왔다. '베이징현대', '상하이GM', '둥펑닛산'이라는 명칭이 다 그렇게 시작했다. 그러다 해외 메이커들의 기술력을 흡수한 중국 자동차메이커들이 자체 브랜드를 만들기 시작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이제는 중국내 정보통신(IT) 업체 및 벤처들과 손을 잡고 EV 제조에서 약진하면서 중국 시장의 판도를 완전히 뒤집었다. 중국 측은 판매가 격감하고 있는 합작 사업보다 독자 브랜드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디젤과 가솔린 엔진 등 내연기관 차량의 수요가 추락하는 가운데, 수익을 절반밖에 가져갈 수 없는 합작 사업에는 관심을 덜 기울이면서 EV 차량 등 자체 브랜드 확산에 힘을 쏟고 있는 것이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2023년 수출을 포함한 중국의 신차 판매 대수는 2022년에 비해 12% 늘어난 3009만 4000대였다. 2위인 미국의 약 1.5배를 훨씬 넘는다. 그 가운데 EV 등 신에너지차의 비율은 5.9%p 증가한 31.6%였다. 시장 크기뿐 아니라 세계에서 EV가 가장 많이 보급됐다. 화웨이, 알리바바 같은 세계적인 통신정보업체들이 EV 등 자동차 산업에 뛰어들면서 스마트 자동차의 질주는 속도를 내고 있다. 세계 배터리점유율 1위인 닝더스다이(CATL)로 상징되는 배터리산업, 화웨이나 알리바바로 대표되는 통신정보산업, 거기에 각종 유리, 철강, 원부자재 공급망 등이 받쳐주는 중국의 EV 등 신에너지 자동차의 질주는 공급 과잉이란 우려속에서도 속도를 더하고 있다. 비야디(BYD) 등 현지 업체들의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디젤 엔진 자동차를 주로 생산해 온 해외 자동차메이커들은 가격 경쟁에 나설 수 없는 처지에 빠져 버렸다. 이 같은 상황에서 중국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자랑해 온 자동차왕국 일본 자동차업체들은 철수나 감산을 계획하고 있다. EV 등 신에너지차 개발에서 중국 메이커들에게 뒤처진 것이 중국 시장에서 퇴조하게 된 가장 큰 이유가 됐다. 일본의 미츠비시 자동차는 지난해 10월 중국에서 자동차 생산 철수를 발표했다. 마쓰다도 중국에서 합작 사업의 재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중국내 해외 자동차 공장들, 감산 또는 철수 닛산자동차는 중국내 자동차 생산능력을 최대 30%까지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닛산의 2023년 중국 생산량은 79만3000대로 2018년의 중국내 판매 대수 156만대의 절반 가량에 불과하다. 중국내 공장도 절반 정도만 가동되고 있다. 혼다도 중국의 생산능력을 20% 줄일 생각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은 최근 EV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 등 신에너지차에서 중국 자동차와 경쟁이 쉽지 않다고 판단한 일본 자동차업체들이 중국 사업을 축소해 대신, 북미와 동남아시아 시장에 주력하려고 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대자동차가 2017년 11억 5000만 달러(약 1조5000억원)을 투자해 중국 충칭에 내연기관 자동차 공장을 설립했지만, 약 6년 후인 지난해 12월 투자금의 4분의 1도 안 되는 가격에 매각을 결정한 것도 이 같은 상황 속에서 나왔다. 폭스바겐도 전기차 시장을 잡기 위해 최근 중국에 50억 유로(약 7조2000억원) 상당의 투자를 결정한 것도 중국 시장을 포기할 수는 없다는 판단에서 이다. 중국 소비자들의 가성비 높은 전기차 선호가 확산되면서 내연기관 자동차 공장의 자산 가치는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상하이 컨설팅업체 오토모빌리티에 따르면 2023년 중국의 내연기관 자동차 생산량은 1770만대를 기록했다. 이는 최고 수준을 기록했던 2017년에 비해 37%나 감소한 수준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4일 "중국에서 전기차 인기가 급증하면서 향후 10년 동안 생산이 중단된 내연기관 자동차 공장, '좀비 공장'이 수백개 쏟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2024-03-17 19:34:40[파이낸셜뉴스]【베이징=이석우 특파원】애플의 '애플카 프로젝트' 포기는 화웨이, 샤오미 등 중국의 통신전자업체들의 자율주행 전기자동차(EV) 분야 약진과 선명한 대조를 드러냈다. 애플은 지난 10년 동안 공들여 온 자율주행 전기차 애플카의 개발을 중단했다. CNBC와 뉴욕타임스(NYT) 등은 27일(현지시간) 애플이 '스페셜 프로젝트 그룹'이라는 전기차 개발팀의 업무를 중단하고, 이 사실을 구성원들에게 알렸다고 전했다. "애플카 프로젝트에 고용된 수천 명의 직원들은 사내 인공지능(AI) 부서 등으로 이동하기로 했다"라고 덧붙였다. CNBC 등은 애플의 핵심 사업인 전자제품·온라인 서비스와 애플카 프로젝트가 전혀 맞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전혀 맞지 않는다는 프로젝트를 중국의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은 자체 기술력으로 척척해 해결해 내며 눈부신 실적을쌓아가고 있다. 도로 아미타불이 돼 버린 '애플의 10년 공부'와 대조된다. 화웨이, 샤오미 등의 약진은 세계 시장을 석권할 기세인 중국 EV 분야의 성취와 위세를 상징한다. 화웨이와 자동차 중견제조업체 세레스 그룹이 함께 개발한 신형 전기차 브랜드 아이토(AITO) M7의 성공은 대표적이다. 양사가 함께 개발한 중대형 다목적 스포츠차(SUV) M7의 가격은 약 25만 위안(약 4631만원)부터 판매되고 있다. 플러그 인 하이브리드 차(PHV)로, 지난해 9월에 선보였다. M7의 판매 대수는 올 1월에만 3만 대에 육박하는 2만 9998대로 누계 수주 대수는 14만 대를 넘었다. M7의 1월 판매 대수는 테슬라의 EV 모델 Y(4만대), 비야디(BYD)의 EV 하이오(3만 6000대) 등을 추격 중이다. 한번 만 주차장에 들어가도 시스템이 지형을 기억해 두 번째 운전부터는 인공지능(AI)이 주차를 돕는다. 고속도로나 일반 도로에서 운전을 지원하는 기능이 탑재됐다. 무선을 통해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는 OTA에 의해 업데이트가 지속적으로 진행되어 시스템 업그레이드가 무제한 이뤄진다. 차량에서 이용하는 소프트웨어는 통신 사업과 스마트폰 개발로 세계적인 기업인 화웨이의 기술력이 활용됐다. 이 덕에 세레스는 중국 증시의 침체 속에서도 시가총액이 2022년 말 대비 70%가 뛰어오른 1066억위안(약19조7476억원)을 기록했다. 중국 자동차부문에서 세레스의 시가총액은 BYD, 리샹 자동차, 상하이 자동차, 창청 자동차 등에 이은 6위가 됐다. 2021년까지 세레스의 신에네지차 판매는 연간 4만 대에 불과했다. AITO를 위해 화웨이는 소프트웨어 뿐 아니라, 차량 디자인과 판매망 구축에도 관여했다. 화웨이 스마트폰 매장에도 AITO 차량이 전시돼 있다. M7는 화웨이의 지명도와 브랜드 파워에 힘입어 소비자의 신뢰 속에서 판매가 궤도에 올랐다. 샤오미도 뒤질세라 지난해 12월 28일 레이쥔 회장이 기술전시회를 열고 첫 양산 전기자동차인 샤오미 SU7를 선보였다. 고성능 세단으로 BMW 5시리즈를 벤치마킹했다. 경기 침체 속에 고사양 세단이어서 가격을 정하지 않고 시장 상황을 살피고 있다. 샤오미 SU7 최소 30만 위안~40만 위안대(5556만원~8000만원대)가 될 전망이다. 레이쥔 회장은 12월말의 기술전시회에서 샤오미가 포르쉐와 테슬라에 버금가는 자동차 산업의 새 시대를 여는 꿈의 차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선언했다. 샤오미는 자체 개발한 전기 슈퍼모터, 일체형 배터리 기술 등을 기반으로 새 EV를 만들었다고 선전하고 있다. 그동안 샤오미는 EV생산을 위해 자동차 연구 개발에 100억 위안(1조 8518억원) 이상 투자했다. 배터리 재료에서 각종 부품 등에까지 국내산 소재와 기술로 EV 완성차를 만들어낼 수 있는 완비된 중국 내 생태계가 화웨이의 약진과 애플의 포기 속에서 더 돋보이고 있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2024-02-29 11:48:24【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 뜨거운 관심을 받다가 잠시 잊혀진 애플카(자율주행 전기차)가 오는 2026년에 출시될 것이라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지난 2014년부터 애플카 사업을 추진하는 특별 프로젝트팀인 '프로젝트 타이탄'을 운영해 온 애플은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애플카를 출시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서다. 12월3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애플의 중국과 대만 공급업체들이 속속 전기차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애플의 에어팟 조립업체인 럭스쉐어는 최근 자동차 부품의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중국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인 BYD는 애플의 비즈니스 파트너로서 일부 애플 제품을 조립하고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최대 아이폰 조립기업인 폭스콘은 유명 자동차 제조업체의 계약 제조업체로 활동하기를 원하고 있다. 애플이 애플카를 양산하기로 결심하면 애플의 제조 파트너와 그 기술을 즉시 활용해 애플카를 생산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웨드부시증권 애플 담당 애널리스트 댄 아이브스는 "애플이 너무 오랫동안 (전기차 시장) 외부에 머물러 있기를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애플이 애플카 출시 시점을 더 이상 늦출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과 경쟁하고 있는 중국의 화웨이와 샤오미가 최근 나란히 전기차를 공개하면서다. 애플이 그냥 가만히 화웨이와 샤오미 두 회사가 애플이 전기차 시장 경쟁에 뛰어들기 전에 관련 시장을 선점하는 것을 보고있지는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미즈호은행의 수석 연구 책임자인 탕 진은 "중국의 거대 스마트폰 업체들은 이제 자동차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애플의 애플가 출시되기 전에 스마트카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아이폰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화웨이와 샤오미는 최근 나란히 최첨단 디지털 기능을 탑재한 전기차를 공개했다. 전 세계적으로 약 1억 5000만 대의 스마트폰을 출하한 샤오미는 지난 해 말 자체 생산 중인 첫 번째 전기 세단인 SU7(중국명 수치)를 공개했다. 내년 정식 출시될 예정이고, 판매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샤오미는 전기차 배터리를 중국 BYD와 CATL에서 공급받는다. BYD와 CATL 모두 애플카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기업 후보에 올랐던 곳들이다. 샤오미의 창업자인 레이쥔은 "칩, 스마트 제조, 로봇 공학 등 핵심 기술 분야에서 애플, 삼성, 화웨이와 같은 기업들과 정면으로 맞서고 싶다"며 화웨이가 전기차 분야에서 중국에서 애플보다 더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샤오미보다 이틀 앞서 화웨이는 고급 전기차 아이토(Aito) M9를 공개했다. 화웨이의 전기차 전략은 스마트폰에 기반을 두고 있다. 화웨이는 화웨이 브랜드로 자동차를 판매하지 않고 여러 자동차 제조기업과 함께 모델을 공동 설계한다. 이 모델에는 화웨이의 운영 체제(OS) 및 운전자 지원 소프트웨어가 함께 제공된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2024-01-01 09:49: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