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해양 방류로 인해 수산물 소비 둔화 우려가 일고 있는 가운데, 구독자 약 900만명을 보유한 유명 먹방(먹는 방송) 유튜버 쯔양(본명 박정원)이 연이어 ‘수산물 먹방’을 선보여 화제다. 일각에서는 국내 어민과 수산업자 살리기에 나선 ‘애국 먹방’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어민들 살리기 수산물 먹방" 쯔양에 응원글 쯔양은 지난 2일 유튜브에 ‘수산물 시장이 초토화됐습니다. 가락시장 킹크랩 8㎏ 먹방’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서 쯔양은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을 찾아 4.6㎏, 3.1㎏짜리 킹크랩 2마리와 가리비 500g가량을 구입해 ‘먹방’을 진행했다. 이는 16인분에 해당하는 양이었다. 쯔양은 “제가 본 킹크랩 중 제일 큰 것 같다” “역대급 크기”라며 킹크랩 두 마리를 찜 쪄먹고, 가리비와 서비스 전복도 남김 없이 해치웠다. 마무리로는 라면 2개를 끓여 먹었다. 이날 레드 킹크랩과 브라운 킹크랩을 한 마리씩 먹은 쯔양은 “사실 원래 레드가 비싸고 맛있다”라면서도 “브라운도 (맛이) 크게 차이가 없다. 둘 다 맛있다”고 평가했다. 해당 영상은 4일 오전 기준 조회수 82만회를 넘기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영상을 접한 국내 누리꾼들은 “요즘처럼 힘든 시기에 어민들 살리는 수산물 먹방이다. 역시 쯔양님의 따뜻한 마음에 감동하고 간다” “어려운 시국에 아름다운 모습이다” “아직 어수선한 분위기지만 수산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다” “먹방 안보는데 쯔양 수산물먹방 소식에 구독하러왔다. 수산물 주문하러 간다” “수산업자들에게 큰 힘이 된다. 감사하다” 등 쯔양을 응원하는 반응을 보였다. 일본 후원받은 '새우장 먹방'으로 악플테러 받기도 이번 영상은 특히 지난 25일 쯔양이 새우장과 연어장 먹방을 진행하는 영상을 올리고 악플에 시달린 뒤 일주일 만에 재차 올라온 수산물 먹방 영상이라 관심을 끌었다. ‘팔뚝만한 킹타이거새우장 5마리와 연어장 2kg 먹방’이라는 제목으로 공개된 해당 영상은 일본 주류업체 산토리로부터 후원을 받았다는 이유로 일부 시청자들에게 악플 테러를 당했다. 한편 일본이 지난달 24일부터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시작하고, 야권이 ‘핵폐수’ 주장을 이어가면서 국내 수산시장이 얼어붙을 것이란 우려가 컸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단식 나흘째인 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핵 오염수에 대한 맹목적 믿음을 국민에게 강요하는 것은 가장 비과학적인 여론 조작 선동”이라며 “국회 다수당인 민주당이라도 국민 안전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수산물 소비 위축 현상은 다행히도 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현상에는 이런 ‘애국 먹방’도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산 쇠고기를 먹느니 차라리 청산가리를 먹겠다’ 같은 연예인 주장처럼 괴담을 퍼뜨리는 것이 아니라 수산물을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긍정적인 효과를 주고 있다는 주장이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2023-09-04 06:52:15[파이낸셜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규탄대회를 마친 뒤, 민주당 의원들과 함께 횟집에서 식사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개딸'로 불리는 이 대표 강성 지지자들은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취지의 반응을 보인다. 하지만 민주당 지지자들은 앞서 유튜버 ‘쯔양’(본명 박정원)이 '수산물 먹방'을 했을 땐 ‘이 시국에 수산물 먹방을 하느냐’며 비판한 바 있어, '내로남불'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3일 민주당 등에 따르면 이 대표는 오염수 방류 일주일째 되는 날이자, 이 대표가 단식을 시작하기 하루 전날인 지난 8월 30일 목포시 소재 한 횟집에서 식사를 했다. 이 대표의 '횟집 식사'는 식당 사장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민주당 의원들의 기념사진을 올리면서 뒤늦게 알려졌다. 이 대표는 식사를 마친 뒤 남긴 방명록에 ‘함께 사는 세상. OO 횟집, 참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라는 글귀를 남기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김민수 국민의힘 대변인은 지난 11일 논평을 통해 “자기기인(自欺欺人). 이 대표는 자신도 믿지 않는 행동으로 국민을 속였다”며 “이재명의 ‘후쿠시마 오염수’는 자신의 범죄 혐의에 대한 방탄용이자 묻지마식 ‘윤석열 정권퇴진운동’을 위한 수단일 뿐이었다는 것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최현철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민주당 당대표와 지도부도 안심하고 먹는 수산물, 더 이상 걱정하실 필요 없다”며 “이 대표와 민주당은 수산물에 대한 괴담 선동에 열을 올리더니 정작 자신들은 규탄 시위 후 회를 먹고선 여유롭게 방명록까지 작성하는 앞뒤가 다른 모습에 말문이 막힐 지경”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비판에 대해 이재명 대표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 온라인 커뮤니티 이재명 갤러리 등에서는 "이재명은 오염수 방류를 반대한 거지 횟집 가지 말라고 한 적이 없다" 등 이 대표의 '횟집 식사'를 두고 사실상 문제가 없다는 취지의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앞서 친민주당 성향 일부 네티즌들은 지난 8월 25일 유튜버 ‘쯔양’이 수산물 먹방을 했을 때는 “일본이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버리는데 갑자기 해산물하고 일본 술을 마시면서 홍보하는 이유가?” 등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민주당 지지자들은 '수산물 먹방'을 두고 쯔양에게는 비난을, 이 대표에게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셈이다. 한편 쯔양은 이런 비난에도 지난 2일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을 찾아 킹크랩 먹방을 했다. 보수 성향 네티즌들은 국내 어민과 수산업자 살리기에 나선 ‘애국 먹방’이라고 응원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3-09-13 08:17:58'1·6 의사당 폭동(Capitol Riot).' 2021년 1월 6일(이하 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의 미국 의회 난입사건은 미국인들에게 깊은 트라우마를 남겼다. 민주주의의 꽃인 대선 결과에 불복하는 무장폭도들이 민주주의의 상징적 장소를 유린하는 광경은 '끔찍한 악몽'이었다. 이후 구성된 의회 특별조사위원회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무장폭동 가능성을 알면서도 이를 막지 않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1년여 동안 조사를 하고, 수차례 청문회를 개최한 끝에 내린 결론이었다. 특히 캐시디 허친슨 전 백악관 보좌관은 지난해 6월 28일 청문회에 출석하여 중요한 증언을 했다. 허친슨은 마지막 순간 트럼프의 필사적인 행동을 묘사하며 한 사람의 미국인으로서 이는 '비(非)미국적이고 비(非)애국적'이라고 생각한다고 증언했다. 위원회는 지난해 12월 트럼프 전 대통령을 내란선동 등의 혐의로 기소할 것을 권고하고 활동을 마감했다. 공화당 일부의 반발이 여전하지만 충격적 사건에 대해 의회 차원의 할 일을 일단 마무리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 참모진의 당일 행적에 대한 정보도 청문회를 통해 공개함으로써 국민 각자의 판단 근거를 제공한 점도 의미가 있다. 지난 9일 여야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 국정조사와 후쿠시마 오염수 검증을 위한 청문회 실시에 합의한 바 있다. 하지만 곧바로 이견이 노출됐다. 여당이 "선관위 국정조사는 감사원 감사 이후 실시하고, 오염수 문제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검증 결과가 나오면 과학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청문회를 해야 한다"고 밝힌 것이다. 선관위 국정조사 문제는 일단 제쳐놓자. 후쿠시마 오염수 검증 청문회는 당장 여야가 특위 구성 등 협상에 나서야 할 사안이다. 일부이지만 소금 사재기가 횡행하고, 어민과 수산물 판매상 등에 대한 구체적 피해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IAEA 보고서와 추가 시료 분석 결과만 기다리며 세월을 보낼 때가 아니다. 이게 시급한 민생현안이 아니면 무엇이란 말인가. 야당은 부산, 인천, 강릉 등지를 돌며 연달아 장외집회를 개최하고 있다. '핵폐수'라는 말로 국민불안을 부추기고 있다. 여당은 야당에 대해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 등을 가리기 위한 괴담 유포 선동세력이라고 비난한다. 광우병, 사드 전자파에 이은 제3의 괴담이라는 것이다. 국회에서는 처리된 오염수를 마실지 말지를 놓고 말싸움만 거듭한다. 야당의 장외집회와 여당의 횟집회식, 참외 먹방이 평행선을 긋고 있다. 우리 국회와 정치의 유치한 수준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모습이다. 여당은 야당을 장내로 끌어들여 과학적 논쟁을 벌여야 한다. 청문회가 개최되는 동안 야당이 어떤 명분으로 장외집회를 벌일 수 있겠는가. 야당은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와의 만남으로 사대주의 논란을 자초하는 등 탈국회 행보를 접어야 한다. 객관적이고 과학적으로도 얼마든지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논란과 진실'(백원필 등 공저)에서 저자들은 원전 사고에 관한 한 '안전과 안심'을 모두 잡아야 한다고 한다. '개인의 합리성'을 넘어 '사회적 합리성' 추구로 나아가야 한다는 말도 중요한 대목이다. 개인이 듣고 싶은 것, 믿고 싶은 것만 취사선택하는 시대에 한자리에서 모든 정보를 공개하는 청문회는 그만큼 중요하다. dinoh7869@fnnews.com 주필
2023-06-26 17:57:35간단한 퀴즈부터 하나 풀어보자. 애교(aegyo), 반찬(banchan), 동치미(dongchimi), 김밥(kimbap), 언니(unni), 오빠(oppa), 누나(noona), 한복(hanbok), 먹방(mukbang), 대박(daebak). 이들 10개 단어 중 영국 옥스퍼드 영어사전(OED)에 등재된 한국어는 과연 몇 개나 될까? 정답은 10개 모두 다다. 세계적으로 가장 권위 있는 사전의 하나인 OED가 이달 초 우리말 26개를 한꺼번에 새로운 표제어로 등재했다. 위의 10개 외에도 불고기(bulgogi), 잡채(jabchae), 갈비(galbi), 삼겹살(samgyopsal) 등 음식과 관련된 단어들과 K팝(K-pop), K드라마(K-drama), 한류(hallyu), 만화(manhwa) 같은 한국 대중문화와 연관된 말들이 추가됐다. 또 콩글리시(konglish), 스킨십(skinship), 파이팅(fighting)처럼 현지에선 쓰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한국식 영어 표현도 이번에 정식 등재됐다. 핸드폰, 오피스텔, 아이쇼핑 같은 콩글리시를 더 이상 '반쪽짜리 영어, 쭉정이 영어'라고 깎아내리지 않아도 되게 생겼다. 더욱 흥미로운 건 지난 1976년 김치(kimchi)가 처음 등재된 이후 45년 동안 OED에 오른 우리말이 불과 20개였는데 이번에 무려 26개 단어가 한꺼번에 등재됐다는 사실이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 OED가 이번에 새로운 한국어 단어들을 무더기로 올리면서 발표한 글 '정말 대박이다(Daebak! The OED gets a K-update)'에 그 해답이 있다. "1990년대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에서 시작된 한국문화의 인기는 2010년대에 전 세계적인 현상이 됐다. 전 세계 영어 사용자들이 사용하는 K팝, K드라마, K뷰티, K푸드, K스타일을 아우르는 'K트렌드' 어휘 26개를 이번에 보강했다." 결국은 '한국문화의 힘'이 이번 일을 만들어낸 원동력이라는 얘기다. 빌보드 차트를 휩쓸고 있는 방탄소년단(BTS)을 비롯해 영화 '기생충',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등이 이룬 놀라운 성과를 생각하면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OED 편집자들이 스스로 밝혔듯이, 이 정도면 가히 대박(daebak!)이다. 언어를 수용한다는 것은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한류가 단순한 유행을 넘어 한국을 선호하는 단계에 이르렀음을 의미한다. 이 단계에 이르면 단순한 문화상품 소비가 아니라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에 대한 소비도 늘어나게 마련이다. 좀 오래되긴 했지만 몇 해 전 현대경제연구원이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영화·방송·음악·만화·게임 등 문화콘텐츠 수출이 1% 증가할 때마다 소비재 수출 및 외국인 직접투자가 0.04~0.09% 늘어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애국자가 아니더라도 코리안 웨이브, 즉 한류의 지속화와 세계화는 가슴 뿌듯한 일이다. 자동차, 조선, 철강, 화학 같은 분야에서도 대박 사건이 벌어지길 기대해본다. jsm64@fnnews.com 정순민 문화스포츠부장
2021-10-24 18:36: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