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아이가 사용하는 기저귀에서 갈색 벌레가 나왔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새로 뜯은 기저귀에서 벌레가 나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작성자 A씨는 "공포 그 자체"라며 "아이 기저귀 채우려다가 기절초풍했다. 집에 있는 기저귀를 다 뜯어서 확인했는데도 여전히 불안하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게재된 영상에는 갈색 벌레가 기저귀 위를 꿈틀꿈틀 기어가는 모습이 담겼다. 이에 A씨는 "아이가 쓰는 용품이라 보관을 잘해두고 있었다. (벌레가 나온) 기저귀는 새것을 뜯자마자 나온 거다"라며 "자세히 알아보니 유통과정에서 벌레가 들어갔을 수도 있다고 한다. 아이에게 기저귀 채워주기 전 한 번씩 확인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영상 속 벌레는 자나방의 애벌레인 자벌레로 추정된다. 자벌레는 먹이나 종류에 따라 색상이 달라지며 위장할 때는 주로 몸을 비스듬한 일자(一)로 쫙 피고 움직이지 않는다. 국내는 4월이나 7~8월에 주로 나타나며, 토양 속에서 번데기로 월동한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아기가 쓸 건데.. 소름 끼친다" "어떻게 기저귀에서 벌레가 나오냐" "어느 회사 제품인가요" "쓰기 전에 꼭 확인해 봐야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기저귀에서 이물질이 나왔다는 주장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지난 2018년에는 국내 유명 업체에서 제작된 기저귀에서 애벌레가 나와 배상을 하기도 했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2024-06-13 15:50:19[파이낸셜뉴스] 하림의 닭고기 제품에서 벌레로 추정되는 이물질이 발견돼 식품의약안전처가 조사에 나섰다. 31일 쿠키뉴스에 따르면 지난 28일 이마트 동탄점에서 ‘하림 동물복지 통닭’ 제품을 구입한 A씨는 목 부위 근육층에서 수십마리의 벌레로 보이는 이물질을 발견하고 이마트와 하림 측에 해당 사실을 알렸다. 당시 촬영된 제품 사진상에는 통닭의 목 아래쪽 부위에 애벌레 뭉치로 보이는 이물질이 잔뜩 고여 있었다. A씨는 “생닭 목 부위에 뭉쳐진 지방 덩어리 같은게 보였다”며 “께름칙해 지방을 제거하려고 뜯어보니 애벌레 수십마리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마트 CS팀에서 연락이 와 제품을 수거해 갔다”며 “하림 영업사원도 마트 쪽에서 제품을 인계받아 이물질 성분을 분석해 볼 예정이라는 답변을 들었다”고 말했다. 식품의약처는 A씨의 신고를 받고 지난 30일 전라북도 정읍에 위치한 하림 공장에 대한 현장 조사를 벌였다. 식약처 축산물안전정책과 관계자는 “전라북도 정읍의 한 공장에서 유통 과정 도중에 벌어진 일로 파악하고 있다”며 “정읍시에서 오늘 조사에 착수했고, 이물 개체도 현장에 도착돼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현장 조사는 오늘 중으로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며 “일반적인 상황은 아니라 사료 등을 전반적으로 조사를 해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조사 결과가 나와 봐야 알겠지만 관리가 안 된 부분이 어느 단계인지 종합적으로 판단할 예정”이라며 “사람들에게 혐오감 줄 수 있는 사안이 기업 자체의 시정 차원에서 끝나면 안 된다고 보고 재발방지 대책이 적합한지도 따져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마트는 제보자의 민원을 받고 바로 환불을 제의했지만 제보자는 이를 거절한 상태다. 해당 제품은 이마트 주말 세일 행사에서 팔린 것으로 거의 소진됐다. 추가 민원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림 관계자는 “농장에서 닭을 출하하기 전 사료를 먹지 않는 절식 시간이 있는데 쪼는 습성이 있다 보니 바닥에 있는 유충을 섭식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로 인해 소낭이라는 주머니에 남아있게 됐고 도계 과정에서 완벽하게 제거돼야 하는데 미흡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추가 피해 우려에 대해서는 "연간 2억 마리 이상을 도계하면서 벌레가 나온 것은 정말 이례적인 일"이라며 "보통 내장을 제거하고 벌레는 완벽하게 제거가 된다. 발견된 건 (해당 생닭) 딱 한마리로 과도하게 유충을 많이 먹어 걸러지지 못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마트측은 “고객의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원칙 하에 제조업체와 발생원인에 대해 조사 후 재발하지 않도록 품질 관리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3-10-31 05:59:59[파이낸셜뉴스] 햄버거를 먹던 중 벌레가 나와 항의한 소비자에게 업체가 흰봉투를 건네며 외부로 발설하지 않겠다는 각서에 사인을 요구한 사실이 알려졌다. 11일 세계일보 보도에 따르면 대전 중구에 거주하는 소비자 A씨는 버거킹 매장에서 햄버거를 포장해 집으로 가져와 먹던 중 손가락 두 마디 길이의 살아있는 초록색 애벌레를 발견했다. 곧장 구입 매장으로 연락을 한 A씨는 해당 매장에서 “교환 또는 환불을 해주겠다”는 입장만 전했다고 했다. A씨는 “환불이나 보상을 원하는 게 아니다”라며 “품질 관리를 어떻게 하기에 이 정도 크기의 벌레가 나왔는지 의문이다. 원재료를 어떻게 관리하는지 알려달라”고 항의했다. 이후 A씨 버거킹에 양상추를 납품하고 있던 신세계푸드와 버거킹측과 만남을 가졌는데, 이들은 만나자마자 흰색 봉투를 건네며 “사례를 받으면 이 서류에 사인하셔야 하고, 외부로 사진과 내용을 발설하지 않는다는 조건이 있다”며 종이문서를 제시했다고 한다. 보상을 요구한 적이 없었던 A씨는 “돈이나 보상은 필요 없고, 앞으로 원료 관리를 잘 해달라”며 “다만 앞으로 버거킹에서 유사한 위생 관련 문제가 나왔을 시 저도 다시 문제 제기를 하겠다”고 말한 뒤 매장을 나왔다고 한다. A씨는 “최근 또다시 버거킹에서 패티 포장용 비닐이 함께 조리됐다는 소식에 저도 과거 위생 문제를 알리기로 결심했다”며 “이런 문제가 더 이상 반복되지 않게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의 철저한 위생 점검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A씨가 버거킹을 이용한 시기는 2019년 7월쯤으로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신세계푸드는 매체에 “먼저 애벌레가 나와 놀라셨을 소비자에게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 이후 양상추 위생 관리에는 더욱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봉투를 건넨 것은 맞지만 정식적 위로금 명목이었다”고 해명했다. 다만 “소비자가 주장하는 각서는 우리 측 각서가 아닌, 버거킹에서 제시한 브랜드 각서”라고 덧붙였다. 버거킹 측은 “당시 소비자에게 죄송하다는 입장을 전하며 상품권을 건넸던 것이고, 외부 발설 금지 각서는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며 “더욱 품질 관리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달 26일에는 버거킹 햄버거 고기 패티에서 기름에 녹은 포장용 테이프 이물질이 발견됐다. 매장 측은 상품권을 제안하고 사건을 무마하려고 했지만, 피해자는 공익을 위해 관계 당국에 신고하고 언론에도 이 사실을 제보했다고 밝혔다. 2021년 11월 세종 조치원에서도 햄버거에서 비닐 조각 이물질이 나와 논란이 된 바 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3-09-11 20:36:09[파이낸셜뉴스 남양주=노진균 기자] 경기 남양주시는 수동면 물맑음수목원 내 반딧불이 생태공원에서 청정지역에 서식하는 반딧불이 인공 사육에 성공했다고 7일 밝혔다.남양주시에 따르면 반딧불이는 최근 급격한 산업화와 환경 오염으로 인해 반딧불이의 서식지가 훼손돼 개체수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이에 시는 지난해 6월부터 반딧불이 생태공원에서 반딧불이 인공 사육을 시작했으며, 올해 6월부터 알, 애벌레, 번데기 과정을 거쳐 어른벌레가 나와 생태공원 내 반딧불이 생태계 복원 등 밝은 전망을 제시할 수 있게 됐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애반딧불이, 늦반딧불이, 운문산반딧불이 등 주로 3종이 관찰되고 있으며, 이중 애반딧불이가 반딧불이 생태공원에서 인공 사육되고 있다. 시는 반딧불이 인공 사육 성공을 통해 앞으로 생태공원에서 많은 시민이 반딧불이를 볼 수 있도록 대량 사육을 본격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며, 나아가 자연 적응과정을 거쳐 인공 사육된 반딧불이를 생태공원에 방사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반딧불이 인공 사육 조건이 정립돼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대량 사육을 시작할 예정이며, 향후 반딧불이 축제 등을 열어 실제 반딧불이를 볼 수 있는 기회를 점차 확대해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2022년 6월부터 시범운영 중인 반딧불이 생태공원은 반딧불이 인공 사육과 함께 나비·귀뚜라미 관찰, 숨은 곤충 찾기, 스탬프 투어 등 여러 곤충 체험 프로그램을 상시 운영하고 있으며, 올해 상반기 반딧불이 생태공원에는 단체 방문객 27팀 약 1000명이 다녀간 것으로 나타났다. njk6246@fnnews.com 노진균 기자
2023-07-07 17:40:58"내 뱃속에 나비가 있어"는 영어 "I have butterflies in my stomach"를 잘못 번역한 말이다. 원래 뜻은 매우 긴장되고 마음이 조마조마하다는 뜻이다. 한국말이 감성적이라면 영어는 어쩐지 이성적인 언어라고 생각했는데, 이 문장을 보면 영어도 '나름 낭만적이네'라는 생각이 든다. 봄과 함께 시작되는 나비의 날개짓은 가슴을 설레게 하는 뭔가가 있다. 이 겨울, '영원한 땅(에버랜드)'에 가면 수천마리의 나비들이 내 손가락 위에, 내 머리 위에 앉는 환상적인 경험을 할 수 있다. ■나비의 일생 볼 수 있는 '나비 연구소' "나비는 알에서 애벌레, 번데기, 나비 성체가 된 후 짝짓기를 하고 죽을 때까지 보통 45~50일정도 일생을 삽니다. 지구에는 약 2만종의 나비가 있고, 한반도에는 200종의 나비가 살고 있어요." 1월 중순,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 인근에 있는 나비연구소를 찾았다. 에버랜드는 2019년부터 우리나라 나비를 보전하기 위해 '나비 연구소'를 개관해 운영하고 있다. 나비연구소는 온실 2곳과 먹이식물 자생지를 합쳐 약 2700㎡ 규모로 조성됐다. 나비 생장에 필요한 최적화된 온돈, 습도, 조도 등을 맞추기 위한 첨단 시설을 갖췄다. 가장 먼저 들어간 채란장에서는 수십, 수백 마리의 나비들이 먹이식물과 함께 날아다니고 있었다. 화려한 무늬의 호랑나비 한 쌍은 몸을 겹쳐 짝짓기를 하며 날아가고 있었다. 먹이식물의 잎 뒤에는 짝짓기를 마친 나비의 알이 붙어있기도 했다. 나비연구소에는 큰흰줄나비, 남방노랑나비, 암끝검은표범나비, 긴꼬리제비나비, 호랑나비 등 총 5종의 나비를 번식해 키우고 있다. 김선진 사육사는 "모시나비는 짝짓기를 마치면 수컷이 암컷의 생식기를 막아버린다"며 "큰흰줄나비는 암컷을 유혹하기 위해 꼬리에서 레몬향이 난다"고 했다. 실제로 채란장에 있는 큰흰줄나비를 잡아 꼬리에 코를 가져다 대니 상큼하고 진한 레몬향이 났다. 꿀을 먹는 나비들은 앞다리에 미각 세포가 있어 맛을 느낄 수 있고, 생식기에도 눈이 있어 조준에 '실패'할 일이 적다고 한다. 나비의 알을 받는 채란장을 나와 애벌레 사육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애벌레 사육장에는 나비 종류에 따라 각각 다른 먹이식물 위에서 풀을 뜯는 다양한 종류의 애벌레를 볼 수 있었다. 검은색 바탕에 붉은 가시가 달린 애벌레, 포켓몬스터 만화에서 본듯한 초록 애벌레 등 다양했다. 약 20일간의 애벌레 시기를 지나면 번데기가 된다. '완전 변태'하는 나비의 경우 애벌레였던 부분은 번데기 안에서 모두 녹아버리고 각각의 부분들이 재조합돼 나비가 된다. 변태 과정에는 엄청난 에너지가 소모되기 때문에 번데기 사이즈는 애벌레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겨울철 자연상태에서는 번데기 상태로 약 6개월 이상 월동한 뒤 봄에 기온이 오르면 나비로 우화한다. 번데기들은 우화장으로 옮겨져 나비로 탄생하게 된다. 성체가 된 나비들은 사육사들이 일일이 잡아 에버랜드 내에 있는 라이브 나비체험관으로 가 손님을 맞게 된다. 자연 상태의 나비를 사람이 직접 키우는 일은 쉽지 않다. 때로는 좁쌀보다 작은 수만 개의 알을 손으로 일일이 거두기도 하고 젓가락을 이용해 애벌레를 한마리 한마리씩 확인하고 번데기를 분류하는 작업을 하기도 한다. 나비에게 적절한 먹이를 공급하기 위해 나비연구소 인근 용인시 신원리 숲속에는 약 1300㎡ 규모의 식물 자생지를 마련해 나비들이 먹는 10종 내외의 식물을 직접 재배하고 있다. 호랑나비를 위해서는 산초나무와 황벽나무, 큰줄흰나비를 위해서는 유채, 배추 등을 직접 심어 키우는 것이다. 김선진 사육사는 "나비에 대한 연구 자료가 많지 않아 직접 실험을 통해 나비 보존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기도 한다"며 "대표적으로 '색깔 연구'를 통해 호랑나비 등 대형 나비는 붉은색 계통을, 흰나비 등 작은 나비는 보라색 계통 꽃을 선호하는 현상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5000여마리 나비, 만화 속 세상 온 느낌 나비연구소를 나와 에버랜드 안에 있는 라이브 나비체험관으로 발길을 옮겼다. 에버랜드 정문으로 들어오면 브로콜리 나무로 유명한 매직트리 옆에 15m 높이의 초대형 토끼 조형물 '래빅'이 반겨준다. 나비체험관은 래빅 바로 뒤편에 자리 잡고 있다. 체험관에 들어가 대기하면 나비를 쫓는 래빅 영상을 볼 수 있다. 문이 열리고 문을 통해 들어가면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나비체험관에서는 나비연구소에서 기른 5종의 나비 5000여마리를 만날 수 있다. 체험관 안에서는 나비의 일생을 직접 관찰하고 배울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 사육사가 나비에 대해 설명해주는 스토리텔링 시간도 수시로 진행된다. 나비체험관의 하이라이트는 수백, 수천의 마리를 직접 보고, 만지고, 어울릴 수 있다는 점이다. 어린이 고객들이 들고 있는 꽃다발에 사육사들이 설탕물을 뿌려 주는데 나비들이 꽃다발에 앉거나, 어린이들의 손이나 머리 위에 앉아 있기도 한다. 수천 마리의 나비를 한 공간에서 보는 것은 마치 미야자키 하야오나 신카이 마코토의 애니메이션 속에 들어와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한 관람객은 "최근에 본 영화 '아바타2'처럼 신기한 공간에 있는 듯한 기분"이라고 말했다. 나비체험관 한켠에 마련된 기기에서는 나와 성향이 비슷한 나비를 추천해 받아보는 재미도 누릴 수 있다. 에버랜드 관계자는 "나비 체험관은 보통 3월에 종료했지만 올해는 5월까지 연장해 운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2023-02-02 18:28:57"우와! 너무 예쁘다!" "엄마, 이것 봐! 빛 벌레야." 반딧불이 1만마리를 태어나 처음 본 아이들은 알고 있는 감탄사를 연신 쏟아냈다. 곧바로 이어지는 질문 세례. "어떻게 몸에서 전기(빛)가 나와?" "얘들은 뭐 먹고 살아요?" "우리동네에는 왜 없어요?" "우리 어린이들이 환경을 잘 보호하면 동네에서도 반딧불이를 볼 수 있어요. 앞으로 환경을 보호하겠다고 저랑 약속해요. 약속~"(사육사) "약속~"(어린이들) 형설지공(螢雪之功). 어두운 밤, 반딧불이와 마당을 덮은 눈 빛으로 공부해 성공했다는 사자성어다. 정말 그 당시 반딧불이의 빛으로 책을 읽을 수 있었을까? 매일 밤 반딧불이 1만마리를 볼 수 있다는 곳이 있어 가 봤다. [파이낸셜뉴스] 에버랜드 '한 여름밤의 반딧불이' 체험 프로그램에 참가하면 반딧불이의 일생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반딧불이 관찰을 위해 강의장의 문과 창은 모두 막혀 있고 길을 찾기 위한 최소한의 조명만 켜져 있다. 반딧불이는 알-애벌레-번데기-성충 순서로 변모한다. 체험용 책상 위에 놓인 수조에서는 수초에 자리잡은 알, 물 안에서 기어 다니는 애벌레, 흙 안에서 변태를 준비 중인 번데기를 볼 수 있다. 이 모든 과정을 지나 성충 반딧불이가 되기까지 무려 1년이라는 인고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아름다운 불빛을 뽐낼 수 있는 반딧불이 성충은 열흘 고작 남짓만 살 수 있다. 단 열흘의 시간만 주어진 반딧불이는 이슬만 먹고 살며 낮시간 힘을 아꼈다가 어두운 밤이 되면 열심히 빛을 내며 하늘을 지그재그로 어지럽게 난다. 생명이 다 하기 전, 마지막 구애로 짝을 찾기 위해서다. 반딧불이로 책을 읽을 수 있을까? 반딧불이는 몸 속에 있는 루시페린이 루시페라아제에 의해 산화되면서 빛을 낸다. 전등의 경우 대부분의 에너지가 열로 소모되지만 반딧불이는 에너지의 90%를 빛으로 변환시키는 에너지 효율을 가졌다. 강의실의 불을 모두 끄고 반딧불이 수십마리가 들어있는 샤알레를 책 가까이 가져가면 희미하게 책이 눈에 들어온다. 전등 아래서 보는 것과 비교할 순 없지만 분명 글자를 읽을 수 있었다. 옛 말이 거짓이 아니었다는 것! 샤알레를 톡톡 건드리면 반딧불이들은 더욱 강한 빛을 발산한다. 장시간 반딧불이 빛으로 책을 본다면 눈은 나빠지겠지만, 깜깜한 공간에서 반딧불이 빛도 쓰임이 있다는 사실을 체험할 수 있었다. 1만마리 반딧불이, 1만개의 光 진짜 하이라이트는 지금부터다. '한 여름밤의 반딧불이' 체험 프로그램 2부 순서는 반딧불이 1만 마리가 있는 전시장을 방문하는 것이다. 체험자들이 자리를 잡으면 모든 조명이 꺼진다. 어둠이 눈에 익어 갈 때쯤 반딧불이들은 빛을 더 발한다. 밝을 땐 빛을 내지 않은 반딧불이 특성상 완전히 어두워져야 온전한 빛을 낸다. 그 시간엔 빛을 내는 핸드폰도, 사진기도 사용할 수 없다. 1만 마리의 반딧불이가 공간을 가득 메워 내 주변을 밝히면 마치 밤하늘 우주의 별들을 연상시키며 마음에 힐링을 준다. 수천마리의 빛나는 반딧불이가 천천히 자유비행을 하면 환상을 넘어 경이로운 순간이 연출된다. 여기저기서 또 다시 감탄사가 연발한다. 반딧불이 체험 프로그램은 7월 15일부터 8월 28일까지 45일간 진행돼 여름방학을 맞이한 어린이들의 반응이 매우 뜨거웠다. 지금까지 1만7000여명이 방문했고 종료시까지 예약이 매진됐고, N차 방문까지 이어질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유치원생 아들들과 함께 방문한 A씨는 "도심에서만 살아서 아이들이 곤충이라면 질색을 했는데 반딧불이가 알에서부터 변화하는 모습을 보고 마지막 반딧불이 전시장에 가서는 박수를 치며 좋아했다"며 "이런 생태 교육을 통해 아이들이 자연과 친해질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도시 속 반딧불이야, 너 어디서 왔니야생 반딧불이 서식지가 거의 남지 않은 지금, 1만 마리의 반딧불이를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에버랜드는 어떻게 이 많은 반딧불이를 공수했을까. 한여름 반딧불이를 고객들에게 선보이기 위해 12명의 에버랜드 직원들이 꼬박 1년간 세심히 돌보고 있다. 반딧불이가 짝짓기를 해 수초에 알을 낳으면 이를 넘는 모아 온도와 습도를 조절해 주며 알이 부화될 수 있도록 돕는다. 반딧불이는 1급수에서만 살기 때문에 알이 부화하면 깨끗한 물이 담긴 수조에 먹이인 다슬기와 함께 넣어두고 매일 3~4번씩 청소를 해줘야만 잘 자랄 수 있다. 2~3㎜였던 반딧불이 애벌레는 약 10개월이 지나면 20~30㎜까지 자란다. 이 때 황토와 모래를 섞은 흙으로 옮겨주면 그 속에서 집을 짓고 번데기 모습으로 약 한달을 보낸 뒤 성충 반딧불이로 변태하게 된다. 작은 애벌레들을 하나하나 챙기고 한겨울에도 차가운 수조를 매일같이 깨끗하게 관리하는 일에는 엉청난 노력과 정성없이는 불가능하다. 2011년부터 반딧불이를 키우고 있는 에버랜드 김선진 사육사는 10여년의 노하우를 '정성'이라고 말한다. "1mm도 안되는 알을 수초에서 하나하나 찾아 정성드려 챙겨주다 보면 성충이 돼 아름다운 불빛을 내뿜는 반딧불이가 됩니다. 그 모습을 오래 볼 수는 없어 안타깝기도 하지만 그게 자연의 섭리겠죠. 그 과정을 거쳐야 또 새로운 알들을 낳고 개체수도 점점 많아지겠죠." 에버랜드는 1998년부터 소규모로 반딧불이를 전시했으나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고객들에게 선보였다. 이후 "더 넓은 곳에서 더 많은 반딧불이를 보고 싶다" "진짜 반딧불이로 글을 읽을 수 있는지 확인해 보고 싶다" 등 고객들의 의견을 반영해 전시장을 확대하고 '형설지공 체험', '한해살이 관찰' 등의 프로그램을 추가 운영 중이다. 아이들에게 다시 '개똥벌레'로 돌아가는 날까지 반딧불이의 또 다른 이름은 개똥벌레. 과거 개똥 만큼이나 많아 붙혀진 이름이라는 설이 있을 정도로 흔한 곤충이었지만, 이제는 주변에서 보기 힘든 곤충이 됐다. 김 사육사는 반딧불이가 다시 개똥 만큼 흔해지는 날을 소망하고 있다. "환경오염으로 자연에서 점점 사라져가는 반딧불이를 직접 보시면서 잠시나마 자연 보호에 대해 생각하실 수 있는 시간을 가지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반딧불이가 다시 개똥벌레라고 불릴만큼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에버랜드는 뜨거운 고객 반응에 힘입어 내년에는 반딧불이의 수를 두배로 늘여 더 많은 고객들에게 체험의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를 통한 동물 사랑, 환경 보호의 메시지 전달 등 기업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활동도 확대할 방침이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2022-09-03 13:53:17[제주=좌승훈 기자] 천적 곤충을 활용해 해충을 구제하는 시범사업이 추진된다. 제주시는 축산 농가에서 발생하는 유해 파리류인 집파리·침파리·금파리·쉬파리 등의 해충류 구제를 위해 살충제를 뿌리는 대신, 천적 곤충인 배노랑금좀벌을 보급한다고 12일 밝혔다. 제주시는 이를 위해 한림읍 명월리 소재 한육우·젖소·양돈 농가 20곳을 시범사업 대상자로 선정한 가운데, 이달부터 10월까지 6회에 걸쳐 배노랑금좀벌을 공급해 해충 구제에 나선다. 배노랑금좀벌은 파리 번데기에 알 형태로 기생된 봉지에 담겨 공급된다. 이 봉지를 축사나 퇴비사 내 구더기가 발생할 만한 장소에 설치하면 2㎜ 내외 크기의 배노랑금좀벌 성충이 밖으로 나와 파리 등 번데기에 알을 낳고 번식하며 해충을 박멸한다. 알에서 성충으로 성장과 번식을 거듭하며, 1마리당 파리 100~150마리 번데기에 알을 낳아 파리 개체수가 크게 줄어드는 방제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시는 천적을 활용한 해충 구제로 가축의 매개질병을 예방하고, 가축 스트레스 최소화로 생산성을 높이는 한편, 친환경적 생산기반을 구축하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제주시는 시범사업 결과를 평가해 경제성 대비 구제효과가 검증되면 확대 추진할 방침이다. 한편 한국유용곤충연구소에 의해 2003년 상용화된 배노랑금좀벌은 파리를 비롯해 해충의 번데기에 알을 낳고, 애벌레로 부화해 번데기에 기생하면서 영양분을 얻어 15~18일 사이에 성충이 된다. 보름 정도 살고 사멸한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2020-05-12 13:37:11태양보다 큰 별의 수명은 얼마나 될까? 태양이 더 오래 살까? 이 세상에 존재하는 원소들은 어떻게 생겨났을까? 나비가 알에서 애벌레로, 번데기에서 성충으로 탈바꿈하 듯 긴 시간 변신을 거듭해온 우주와 생명의 과거를 깊이 있게 들여다 볼 수 있는 지식 강연이 열렸다. 카오스재단이 지난 20일 토요일 오후 2시부터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아이마켓홀에서 '변신, 기원이야기'라는 주제로 제12회 카오스콘서트를 열었다. 이번 콘서트는 총 3시간 동안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우종학 교수, 경희대학교 물리학과 김상욱 교수, 서울대학교 자유전공학부 장대익 교수가 참석해 '변신'을 주제로 3가지 강연을 진행하고 패널토의와 밴드 '닥터스'의 특별공연 등도 진행됐다. 먼저 블랙홀 과학자로 잘 알려진 우종학 교수가 '별이 피고 지는 우주의 끝에서'를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우종학 교수는 빅뱅의 탄생부터 지금까지 우주가 계속 커지는 현상부터 전 우주가 수소와 헬륨에서 시작해 다양한 원소가 만들어졌다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또한 태양이 크기가 줄거나 커지지 않고 현상 유지하는 이유는 내부에서 에너지가 폭발하는 힘과 태양 중심에서 끌어당기는 중력의 힘이 같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태양이 가지고 있는 에너지를 다 써버린 뒤에는 중력의 힘으로 스스로 폭발해 버려 생을 마감하는 것이다. 여기서 흥미로운 사실은 태양보다 더 큰 별은 에너지를 방출하는 양이 더 크고 소비량이 많아 수명이 짧다는 것이다. 다음 양자물리학자이자 최근 알쓸신잡3 과학박사로 출연해 화제가 된 김상욱 교수의 '물질에서 생명으로의 변신' 강연이 이어졌다. 카이스트에서 기계공학을 공부했지만 진화학자가 된 장대익 교수의 '생명의 대변신과 변주' 강연에서는 생명 진화의 대변신을 만든 8가지 사건들과 생명의 복잡성을 증가시킨 크고 작은 변수에 주목해 생명의 진화를 깊이 있게 다뤘다. 마지막으로 강연자로 나선 우종학, 김상욱, 장대익 3명의 교수 모두가 패널로 모두 나와 '인류원리', '과학의 변신', '미래의 변신'을 주제로 열띤 토의를 벌였다. 한편, 이번 카오스콘서트는 밴드 '닥터스(안성진, 김규목, 황승민)'의 공연도 스페셜스테이지로 열렸다. '닥터스'는 현직 지구과학 교사이자 '더 바이퍼스'의 보컬 안성진, '호아'의 키보디스트 김규목, '셔츠 보이 프랭크'의 기타리스트 황승민으로 이뤄진 밴드로 최근 화제의 종편 예능 프로그램 출연을 계기로 결성, 음악을 통해 과학의 대중화를 실현한다는 독특한 컨셉트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19-07-21 13:08:28만물이 소생하는 봄. 전국 방방곡곡에서 꽃, 자연, 역사 등을 주제로 한 축제소식이 들려온다. 바다 열려 길이 드러나는 신기한 현상을 볼 수 있는 영등축제, 역사문화적 유적을 보고 체험할 수 있는 구석기 축제, 생물의 신비를 관찰할 수 있는 나비축제 등 시기를 잘 맞추면 여행이 더욱 즐거워진다. 이번 주말은 정성스럽게 싼 도시락을 들고 축제현장을 찾아 가족봄소풍 떠나보자. ◇함평나비축제=어린 시절 나비를 따라 들판을 뛰어다니던 아련한 추억을 떠오르게 하는 ‘제5회 함평 나비축제’가 함평군 천수변공원에서 5월3∼11일까지 9일간 펼쳐진다. 축제기간 함평군을 찾으면 16만평의 대자연 속에서 자주빛 자운영과 노오란 유채꽃 사이를 날아다니는 수만 마리 나비의 아름다운 자태를 볼 수 있다. 이번 축제는 나비생태관, 희귀나비·곤충표본전시관 그리고 자연학습장 등으로 나누어 참여할 수 있는데 나비생태관에서는 알에서 애벌레로 그리고 번데기에서 성충으로 자라 화려한 날개를 가진 나비로 변해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희귀나비·곤충표본전시관에는 이제 볼 수 없는 나비와 곤충들의 표본을 전시해놓은 공간이다. 북한과 세계 각지에서 서식하는 희귀나비와 곤충표본 1만5000마리도 전시된다. 자연학습장에서는 우리나라 민속풍습과 널뛰기 등의 전통놀이를 배울 수 있는 놀이공간이 마련된다. 또 황토와 밤껍질 등을 이용한 천연염색의 과정을 직접 체험해 보고 창포물에 머리를 감아 볼 수 있는 기회도 있다. 애완동물전시마당에서는 푸들, 그레이하운드 등 애완견과 원숭이, 고슴도치 등 다양한 종류의 애완동물과 뛰어놀 수도 있다. 전체입장료 5000원. #찾아가는 길=서울에서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함평 나들목에서 나와 23번 국도를 만나면 함평 방면으로 우회전한다. 일단 함평에 들어서면 축제장 이정표가 잘 되어 있으니 따라가기만 하면 된다. ◇구석기 축제=5월3일∼5일까지 3일간 경기도 연천군 전곡리 선사유적지 일대에서 40만년이라는 역사를 훌쩍 거슬러 올라 인류의 기원을 찾는 ‘제11회 연천 전곡리 구석기 축제’가 열린다. 행사가 진행되는 선사유적지는 다양한 형태의 아슐리안형 주먹도끼들이 많이 출토된 곳으로 이 외에도 양면핵석기, 외날찍개, 쌍날찍개, 찌르개, 긁개, 새김돌, 망치, 석핵, 나무껍질, 화분, 목탄 등 4600여점의 유물이 출토됐다. 이러한 선사시대유적을 바탕으로 ‘즐거운 구석기 문화 체험’을 주제로 직접 과거의 생활을 체험해 볼 수 있다. 3일 전국노래자랑을 시작으로 4,5일 구석기시대재현공연, 퍼큐션난타공연, 불꽃쇼 등 다채로운 행사를 선보인다. 상설행사로는 석기의 제작·복원·모형뜨기·사용법과 움집제작·가상발굴체험 등을 배워보는 구석기 체험교실이 있다. 연천군에는 전곡리 선사유적지이외에도 한탄강관광지, 임진강유원지, 숭의전, 동막골유원지, 경순왕릉, 1.21무장공비 침투로, 열쇠전망대, 태풍전망대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고 서울·수도권에서도 1시간정도의 거리로 하루관광지로 손색없다. #찾아가는길=의정부 동두천 3번국도을 타고 전곡 한탄강 다리를 건너기전 우측도로 한탄강 기차역에 관람객주차장이 있다. 이곳에서 행사셔틀버스가 오전 9시∼오후 5시까지 운행한다. 서울에서 자유로를 이용해 갈때는 문산방면 진입 후 파주 방향 37번국도를 이용하면 된다. ◇진도영등축제=진도는 바닷길이 열리는 ‘모세의 기적’이 벌어지는 곳으로 유명하다. 19일까지 전남 진도군 고군면 회동리에서는 ‘제 26회 진도영등축제’가 열린다. 이축제는 영등이라는 바람의 신에게 풍요로운 어업·농사를 기원하던 행사였는데 회동 마을에 살던 뽕할머니가 호랑이를 피해 의신면 모도 마을로 떠난 가족을 만나기 위해 하늘에 빌어 바닷길을 열리게 했다는 ‘뽕할머니전설’이 더해져 축제의 형태로 발전한 것이다. ‘한국판 모세의 기적’은 고군면 회동리에서 의신면 모도라는 섬과의 사이 약 2.8㎞바다가 40m정도의 폭으로 갈라지는 것으로 일년 중 가장 극심한 조수간만의 차로 인해 해저에 형성된 사구가 해면 위로 일정시간(약 1시간)드러나 마치 바다에 길이 나타난 것처럼 보인다. 음력 3월초에 가장 뚜렷하게 나타나니 축제 기간 중 진도를 찾으면 바다 밑의 속살을 생생하게 볼 수 있다. 19일 축제장에서는 관광객들이 직접 참여해 즐길 수 있는 열창무대를 시작으로 군립 예술단 공연과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업적을 기리는 강강술래 공연이 벌어진다. 또 양손에 북채를 쥐고 장구처럼 덩실덩실 춤을 추는 진도 북놀이와 농악놀이 등을 구경할 수 있다.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모세의 기적은’ 오후 6시 30분경 볼 수 있다. #찾아가는길=서울에서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회덕IC를 나와 대전에서 호남고속도로를 탄다. 광주·나주·목포를 거쳐 진도대교를 건넌다. 서울에서 약 6시간 30분 소요된다. / jinnie@fnnews.com 문영진기자
2003-04-17 09:23: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