쳇바퀴 돌 듯 끝도 없는 정쟁에 빠진 22대 국회가 모처럼 민생법안을 여야 합의로 처리했다. 여야는 오는 28일 열릴 국회 본회의에서 전세사기특별법과 함께 국가기간전력망 확충법, 육아휴직 확대법, 간호사법 등 긴요한 법안을 연달아 처리키로 합의했다고 한다. 개원 석달 동안 진흙탕 싸움만 하더니 뒤늦게라도 협치의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환영할 일이다.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그동안 청문회와 탄핵 입법, 거부당한 포퓰리즘 법안 재발의 외에 한 일이 없다. 싸움박질만 하는 통에 특별한 쟁점이 없는 법안들마저 묵살된 채 뒷전으로 밀렸다. 5월 말 개원 후 인건비 등으로 1000억원 넘는 혈세를 쓰면서도 본연의 입법활동에는 무관심했다. 서민 생계와 민생회복, 개혁은 안중에도 없었다. 이제야 정신을 차렸는지 모르지만 고통받는 피해자 구제를 최우선으로 하자는 공감대에서 여야가 한발씩 양보한 전세사기특별법이 21일 상임위를 통과했다. 여야가 합의 처리키로 한 법안이 많게는 8개 정도 된다. 모두 한시가 급한 법안들이다. 양육의무를 저버린 부모의 상속권을 제한하는 일명 구하라법은 4년째 표류 중인 법안이다. 부모가 자녀당 1년6개월씩 총 3년의 더 긴 육아휴직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육아휴직 확대법, 체불임금 지연이자제도 적용범위를 재직근로자까지 확대하는 임금체불 처벌강화법, 전공의 이탈 공백을 메우고 있는 진료지원(PA)간호사의 업무를 법제화하는 간호사법도 시행 시기를 고려하면 처리가 시급하다. 중앙정부가 국가산업단지 등의 전력망 인허가 특례, 보상 확대 등의 권한을 갖고 추진하는 국가기간전력망 확충법도 많이 지체됐다. 이상기후, 인공지능(AI) 시대에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전력수요에 선제 대응하는 동시에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총 622조원을 투자해 용인 등에 건설하는 세계 최대 반도체 클러스터에 필요한 막대한 전력을 공급하려면 더 이상 늦어져선 안 된다. 시작이 반이라고 한다. 협치도 그렇다. 여야가 '1호 민생법안' 물꼬를 튼 이상 쟁점법안도 의견 차를 좁혀 합의에 속도를 내길 바란다. 고준위방사성폐기물 관리 특별법도 여러 차례 폐기된 바 있는, 우선순위로 따지면 첫손가락에 꼽힌다. 필요성 측면에서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 대승적 합의만 남았다고 할 수 있다. 소위 심사가 올스톱 상태인 반도체 세액공제 연장 'K칩스법'(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 인구전략기획부를 신설하는 정부조직법도 여야가 서둘러 성과를 내야 할 법안이다. 우리 수출을 지탱하는 반도체 산업과 국가적 저출생 문제가 이념과 가치 충돌로 미뤄질 문제가 아니지 않은가. 국민연금법 개정도 연금 고갈이 시시각각 다가오는 상황에서 하루가 급한 중차대한 과제다. 1~2%p 차이의 소득대체율을 놓고 티격태격하다가 실기한 게 석달 전이다. 내달 초 세대별 인상률 차등화, 기초연금 재조정 등의 정부안을 포함한 포괄적 국민연금 개혁안이 나온다. 이를 놓고 여야가 연금개혁 상설특위를 구성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 접점이 없지 않은 상속세 일괄공제 확대,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또는 유예 등의 세법개정도 한걸음씩 양보해 절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35%라는 역대 최저치의 법안처리율을 기록한 지난 21대 국회는 '놀고 먹은' 국회로 기억된다. 22대 국회가 전철을 밟는 일은 없어야 한다. 제2, 제3의 민생법안을 속히 처리한다면 적어도 '싸우면서도 할 일은 한' 국회 소리를 들을 것이다.
2024-08-21 18:21:50【 동두천=노진균 기자】 "정치적 이념을 떠나 동두천시의 발전과 시민들의 복리 증진을 최우선으로 삼겠다." 전반기에 이어 후반기에도 동두천시의회를 이끌게 된 김승호 의장의 각오다. 그가 이끈 제9대 동두천시의회는 개원 직후인 2022년 7월 '동두천 부동산 조정대상지역 해체 촉구 결의문'을 발표해 불합리한 부동산 규제 해제에 일조했다. 이어 2023년 3월에는 70년 넘게 국가안보를 위해 희생해 온 동두천에 대한 정부의 특별지원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발표하면서 시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대의기관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왔다. 후반기를 맞아 김승호 의장은 '소통'과 '협치'를 기반으로 야당과 소통을 강화하고 협력을 통해 조화로운 의정 활동을 펼쳐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각 당의 교섭단체를 통해 상호 이해를 높이고, 공통의 목표를 위해 함께 노력한다는 의회를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김 의장은 "큰 권한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는 말처럼 막중한 책임감을 안고, 동두천시의 발전과 시민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을 만나 후반기 의회의 의정활동 방향와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이하 일문일답 ―전반기에 이어 후반기 의장을 연임하게 됐다. ▲먼저 믿고 지지해주신 동료 의원님들과 시민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전하고 싶다. 막중한 책임감을 실감하고 있다. 제7대부터 제9대 전반기까지의 경험을 바탕으로, 후반기에는 더욱 전략적이고 주도적인 의정 활동을 통해 동두천시의 발전을 선도하겠다. ―전반기 2년의 의정 활동과 성과에 대해 소개해 달라. ▲전반기 의정활동을 돌이켜보면, 동두천시의회가 시민들의 염원을 모아 한 목소리로 요구사항을 강력히 전달해 이뤄낸 성과들이 있다. 제9대 의회가 개원한 직후인 2022년 7월, '동두천 부동산 조정대상지역 해체 촉구 결의문'을 발표해서 불합리한 부동산 규제를 해제한 것을 시작으로, 2023년 3월에는 70년 넘게 국가안보를 위해 희생해 온 동두천에 대한 정부의 특별지원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발표했다. 이 결의문은 경기도기초의회의장협의회를 거쳐 전국기초의회의장협의회의 공식 성명으로 채택돼 중앙정부에 전달되기도 했다. 이를 통해 동두천의 특수한 상황과 시민들의 절박한 요구를 중앙정부에 알리고, 실질적인 지원을 이끌어내는 중요한 발판을 마련했다고 생각한다. 또한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촉구 결의문'을 통해 경기북부 지역의 자치와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노력도 있었다. '신천 수질 개선 촉구 3개 시·군의회 합동 건의문'도 중요한 성과 중 하나다. 이 결의문은 동두천과 인근 지역 주민들의 건강과 생활환경 개선을 위해 중앙정부와 경기도의 적극적인 대응을 요구한 것이다. 또한 '경기북부 공공의료원 동두천 설치 촉구 성명서'를 발표해서 지역 내 공공의료 인프라를 확충하기 위해 힘을 쏟았다. 동두천시의회는 이러한 결의문과 성명서를 통해 시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해 왔다. ―후반기 의정활동을 어디에 중점을 둘 계획인가. ▲후반기 의정활동에서는 국제스케이트장 유치와 신천 개발을 주요 과제로 삼고 있다. 국제스케이트장의 유치는 동두천이 국가 안보와 이익을 위해 오랜 시간 희생해온 것에 대한 보상의 의미도 담겼다. 더 나아가, 국제스케이트장은 지역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도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온다'는 말처럼, 동두천시는 모든 준비를 마쳤고, 시민들의 열망을 하나로 모으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더불어 신천 개발과 자전거 도로 조성에도 집중할 계획이다. 신천은 동두천의 중요한 자연 자원인데, 이를 활용해 대규모 지역 축제를 개최하고, 5개 역을 중심으로 6산과 신천을 연결하는 자전거 도로를 조성하려고 한다. 이를 통해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외부 관광객을 유치하는 것이 목표이다. 이를 위해서는 신천 색도 개선에 대한 국가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경기연구원에 따르면 신천 색도 개선에 필요한 예산이 무려 879억원인데, 이는 지역 차원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래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절실히 필요하다. 이를 위해 집행부와 협력해 필요한 예산을 확보하고, 신천의 수질 개선과 생태계 복원을 위해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후반기 여야 간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알려달라. ▲여야 협치는 의회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매우 중요한 요소다. '다양성이 곧 힘이다'라는 생각을 바탕으로 다양한 의견들이 모여 더 나은 결실을 맺을 수 있다고 믿고 있다. 후반기에는 야당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협력을 통해 조화로운 의정 활동을 펼쳐 나갈 것이다. 이를 위해 각 당의 교섭단체를 통해 상호 이해를 높이고, 공통의 목표를 위해 함께 노력이 필요하다. 정치적 이념을 떠나 동두천시의 발전과 시민들의 복리 증진을 최우선으로 삼을 것이다. ―집행부가 추진하는 주요 사업과 의회 역할은 뭔가. ▲집행부 견제는 의회의 핵심 역할 중 하나다. '신뢰하되 검증하라'는 말처럼, 집행부의 사업 방향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바로잡겠다. 전반기 동안 쌓아온 전문성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잘 진행되고 있는 사업은 더욱 확실히 지원하고, 잘못된 방향의 사업은 올바르게 이끄는 것이 목표다. 특히 신규 사업들이 시민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고 지속 가능한 발전에 기여하는지를 꼼꼼히 검토할 것이다. 이를 위해 시민들의 의견을 반영한 정책 모니터링을 강화해 집행부의 행정이 시민들의 기대에 부응하는지 지속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다. ―시민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이 있나. ▲시민들의 목소리를 나침반 삼을 것이다. 그 의견을 경청하고, 그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해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 내는 것이 의회의 역할이 될 것이다. 시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의정 활동을 통해, 더 나은 동두천, 더 빛나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 할 것이다. 시민 여러분의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가 동두천의 발전을 이끄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함께 꿈꾸고, 함께 이뤄나가는 동두천을 위해 변함없는 응원과 참여를 당부한다. njk6246@fnnews.com
2024-08-11 18:17:18[파이낸셜뉴스] 대통령실은 1일 여야가 이태원 특별법 합의를 이룬 것에 대해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수경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서울 용산 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 간 회담을 통해 여야 간 협치와 정치 복원이 시작됐는데 이번 이태원 합의는 그 구체적인 첫 성과라 평가된다"며 이같이 전했다. 김 대변인은 "앞으로도 산적한 국정 현안에 대해 여야가 신뢰에 기반한 소통을 통해 합의를 이루고 협의를 계속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김윤호 기자
2024-05-01 16:22:32[파이낸셜뉴스] 윤재옥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25일 더불어민주당이 영수회담을 앞두고 채상병 특검법과 민생회복지원금 수용 등을 요구하고 있는 데 대해 "민주당이 (총선에서) 크게 승리해서 그런지 메시지가 너무 강하고 너무 거칠다"고 지적했다. 윤 권한대행은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여의도연구원이 주최한 토론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국민들이 선거를 통해 민심을 말씀 해주셨지만 선거 이후에 여야가 어떻게 하는지를 보고 계신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권한대행은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영수회담 의제와 관련해 많은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영수회담을 이 시점에 하는 취지나, 국민적인 기대라는 관점에서 서로 논의를 했으면 좋겠다"며 "국민들이 이 시점에 가장 기대하는 모습은 여야가 협치하고, 이를 통해 민생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이 채상병 사건과 관련해 국회 운영위원회 소집을 요구하는 것과 관련해 윤 권한대행은 "최근 며칠을 보면 민주당은 채상병 특검에 완전히 목을 매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며 "이 시점에 그 문제가 그 정도로 심각한 문제인지는 국민적인 평가를 받아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윤 권한대행은 "채상병 특검 문제는 아직 수사가 진행 중에 있고, 특검의 전제조건은 수사 기관이 수사를 부실하게 하거나 공정성에 문제가 있는 경우"라며 "민주당이 추가적인 법안을 발의했으니 그 문제는 국회 원내 협상 과정에서 양당의 입장을 갖고 서로 논의하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stand@fnnews.com 서지윤 정경수 기자
2024-04-25 12:06:5720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나선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보수와 진보의 협업 정치'를 제안했다. 윤석열 정부에서 민주주의가 실종되고 있음을 강하게 비판하면서도, 보수 정치의 경제·안보 능력 등을 추켜세우며 협치의 손을 내민 것이다. 정치 협업 과제로는 △공정 경제 △혁신 경제 △기후위기 대응 △저출생 대책 등 네 가지를 내놨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이제 우리 정치도 서로 잘 할 수 있는 것으로 경쟁하고 협업하자"고 밝혔다. 경제 발전과 안보 강화에 보수정부가 강점을 가지고 있는 만큼, 진보와 함께 협력해 이를 실현시켜 나가자는 다소 전향적인 입장을 드러낸 것이다. 홍 원내대표는 "보수 정부가 대한민국 경제를 살리고 국민 안전을 우선으로 둔다면 이 모두 보수정부, 보수정당이 잘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이제 다시 보수가 평화를 만드는 기적을 보여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존경받는 보수, 용기있는 보수, 인간의 보편적 가치를 믿는 보수가 대한민국을 실제적으로 전진시킬 수 있다고도 평가했다. 그러면서 "보수가 사회안전망을 비롯한 복지와 교육개혁, 노동개혁에 대해 준비가 부족하다면 진보가 협력하면 된다. 진보의 정책이 너무 앞서 나가 국민이 우려한다면 보수가 속도를 조절해주면 된다"며 조율의 정치를 강조했다. 미래를 위한 정치 협업 과제로 네 가지를 제시한 홍 원내대표는 먼저 '공정 경제'와 관련해, 경제적 약자를 보호하기 위해 '저녁이 있는 삶'과 경제민주주의를 다시 되돌아보자고 했다. 또 '혁신 경제'를 이행하기 위해 수소경제, 인공지능, 클라우드 등 미래 산업에 여야가 머리를 맞대자는 입장이다. 전민경 김예지 기자
2024-02-20 18:28:18여야가 23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당무 복귀를 기점으로 또 다시 정면 충돌하면서 말로만 민생을 외치고 있다는 지적을 사고 있다. 양측 모두 겉으론 협치를 강조하면서도 각자 수용하기 어려운 '부대조건'을 내걸면서다. 이날 이 대표는 민생안정을 최우선시하면서 정부·여당의 무능을 주장하는 등 초 강경 대응기조를 유지했다. 전날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의 여야 대표 협치회담 제안도 사실상 거부했다. 이 대표는 '내각 총사퇴' 등 부대조건을 달면서 윤석열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참석하는 여야 3자 영수회담을 역제안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與 회담 제안에 3자회담 역제안 이날 35일 만에 당무에 복귀한 이 대표의 입에선 윤석열 정부를 향한 비판부터 나왔다. 국정 기조를 전면적으로 바꿔야 한다며 그간 요구해왔던 내각 총사퇴를 거듭 촉구했고, R&D(연구·개발) 예산 대폭 삭감을 "무지한 행동"이라 지적하며 내년도 예산안 원점 재검토 방침을 밝혔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대통령과 여당이 민심을 받들겠다는 말이 진심이라면 당장 할 수 있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면서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백지화와 채상병 특검법 여야 합의 처리가 선결돼야 한다는 요구를 내놨다. 민주당 최고위원들은 이 대표를 대신해 3자회담 역제안을 내놨다. 이 과정에서 양자회담을 제안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에 대해 "권한 없는 바지사장"(정청래 최고위원) "윤 대통령 설득이 할 일"(박찬대 최고위원) "대타 아닌 주선자로 나서라"(장경태 최고위원) 등 날선 비아냥을 쏟아냈다. ■野, 보선 압승 주도권 잡기 주력 국민의힘에선 우선 여야 대표 회동을 거쳐 윤 대통령과의 3자회담도 논의할 수 있다는 유연한 입장이다. 여권은 민주당이 계속 영수회담을 고집하는 배경에는 강서구청장 보선 압승을 고리로 대여 강경기조를 유지, 국정주도권을 잡기 위한 포석으로 보고 있다. 이 대표는 또 대여 공세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리기 위한 내부 단합을 강조했다. 그는 친명 대 비명간 내홍의 뇌관인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의원들에 대한 징계 문제를 콕 집어 "왈가왈부 말라"고 선을 그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김 대표는 이 대표가 단식하는 동안 찾아간 적도 없고 보선 참패로 리더십도 상실한 상태다. 이 대표로선 면을 세워줄 이유가 없는 것"이라며 "어렵게 주도권을 잡았는데 양자회담을 하면 자칫 김 대표에게 넘어갈 우려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와 민주당이 김기현 대표의 여야 대표회동을 무시하고 윤 대통령과 여야 대표간 3자 회동을 역제안 데 대해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여야 대표가 급랭 정국에서 협치의 물꼬를 틀 수 있도록 형식과 조건에 구애없이 만나자는 건데 대통령실을 정쟁의 한 복판으로 끌어들이려는 건 이 대표의 정치적 위상을 높이고 민주당의 정국 주도권 잡기만을 염두엔 둔 제스처라는 판단이다. 한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통화에서 "(3자 회담에 앞서) 여야 대표 회담부터 해야 한다고 제안한 것인데 민주당이 거부한 것"이라며 "국회에서 법안 처리는 여야가 하는 것인데 3자 회담부터 이야기하면 어떡하나"라고 지적했다. ■의대 정원 확대 등은 협력 다만 민주당은 의대 정원 확대 등 입장을 같이 하는 정부 정책에 대해선 협력 의사를 내비쳐 그나마 정책 협치에 대한 기대감을 낳게 했다. 이 대표가 "정부가 의대 정원 확대를 말로만이 아니라 실천했으면 좋겠다"며 적극 협력하겠다는 의지를 밝혔고, 유의동 국민의힘 신임 정책위의장이 홍익표 원내대표를 예방하는 자리에선 의대 정원 확대와 내년도 예산안, 수도권 교통패스 도입 등 현안들이 거론되기도 했다. 한 민주당 의원은 통화에서 "홍 원내대표와 유 의장이 만나 3자 회담에 대해선 이야기하지 않았다"며 "의대 정원 확대와 예산 등 시급한 현안들에 대한 여야 협의는 3자 회담 성사 여부와 관계없이 이어가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김해솔 서지윤 기자
2023-10-23 18:38:55[파이낸셜뉴스] 반도체 등 국가첨단전략기술 산업 설비투자에 대한 세액 공제 제공 비율을 늘리는 이른바 'K칩스법(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2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결될 전망이다. 특히 K칩스법은 지난 16일 기재위 조세소위원회에서 국가전략기술 분야가 정부안인 반도체, 2차전지, 백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요구한 미래형 이동수단, 수소 등 탄소중립산업으로 확대됐다. 이날 기재위 전체회의에서 K칩스법이 의결되면 3월 임시국회 내 본회의에서 처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K칩스법은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 산업 시설 투자 시 세액공제 비율은 대·중견기업은 현행 8%에서 15%, 중소기업은 현행 16%에서 25%로 높이는 조특법 개정안으로 정부가 지난 1월 발의했다. 당초 민주당은 지난해 말 이미 여야가 합의해 세액공제 비율을 높였는데 법안 시행 한 달 만에 또 개정안을 낸 점을 문제삼아 K칩스법 처리를 반대했다. 하지만 민주당이 지난 8일 미국의 IRA법에 따라 한국 반도체 산업이 풍잔등화 위기에 놓임에 따라 한국 반도체 산업을 과감하게 지원하기 위해 윤석열 정부의 'K칩스법'을 정부안대로 합의처리하겠다고 선회하면서 K칩스법 처리에 '청신호'가 켜졌다. 여기에 민주당 신동근 의원(기재위 야당 간사)이 전날 발의한 미래형 이동수단과 수소 등 탄소중립사업을 국가전략기술 분야에 추가로 포함하는 동시에 지금까지 시행령으로 규정한 전략기술 분야를 법령으로 정하자는 내용을 정부와 여당이 수용하면서 법안 논의에 급물살을 탔다. 이에 K칩스법은 극한 대치 정국을 이어가고 있는 국회에서 여야가 협치한 법안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류성걸 기재위 여당 간사는 "대한민국도 이제 세계 반도체 전쟁에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
2023-03-22 10:04:26김기현 국민의힘 신임 대표가 15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만나 민생을 위한 여야 협치에 공감대를 나눴다. 김 대표는 특히 여야 간 이견이 적은 민생 법안부터 처리하자며 협치의 실마리를 찾으려는 의지를 보였고 이 대표도 이에 호응했다. 주요 쟁점법안을 비롯해 이 대표를 둘러싼 사법리스크를 놓고 장기간 대치하면서 급랭됐던 정국에 모처럼 훈풍이 불 지 주목된다.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힘을 실어야하는 여당 대표와, 자신의 사법리스크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야당 대표간 이해 관계가 민생이라는 키워드로 모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대표가 이날 제안한 여야 공동 기구나, 김 대표가 제안한 정례 회동이 실제 성사될 지는 미지수다. 김 대표는 이날 취임차 국회 민주당 당대표실을 찾아 이 대표를 향해 "'민생 해결을 위해 '잘하기 경쟁'을 하자'는 (이 대표) 말에 100% 공감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그간 비상체제여서 여야 대표 간 대화가 원활하지 않았는데 이제 정상 체제를 복구했기 때문에 자주 찾아 뵙겠다"며 격주 단위의 비공개 회동을 제안했다. 이날 만남은 이 대표 취임 후 사실상 첫번째 여야 대표 회동이다. 여당은 지난해 '이준석 전 대표 사태'로 인해 3.8 전당대회 전까지는 비상대책위체제였다. 그간 예산안과 주요 쟁점 법안을 두고 상임위 곳곳에서 충돌했던 여야가 처음 손을 잡은 상징적인 자리인만큼 양당 대표는 협치에 방점을 두고 대화를 나눴다. 김 대표는 공개 회동에서 "그동안 여야가 치열하게 대립해온 것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있지만 이를 불식시키기 위한 노력을 이 대표가 잘 해주실 거라고 믿고, 저도 당대표로서 역할과 책임을 다하겠다. 대화와 타협을 통한 국회 협치, 운영 원리를 지키기 위한 노력을 하겠다"고 했다. 김 대표는 여야가 3월 내 처리하자고 합의한 '반도체 세액공제 확대법(K-칩스법)'도 언급하며 "합의 결단에 감사하다"고 했다. 민주당은 애초 기획재정부가 수정 제출한 안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지만 이 대표가 국내 반도체 산업 지원 필요성에 공감하면서 당 입장도 바뀐 것으로 전해진다. 또 김 대표는 "쟁점이 덜한 법안부터 빨리 처리했으면 좋겠다"며 △지방자치분권 및 지역균형발전에 관한 특별법안 △다주택자 취득세 중과 완화 법안 △30인 미만 기업에 대한 8시간 추가연장근로제 일몰 연장 등 구체적인 법안을 언급하기도 했다. 반면 여야가 극명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는 한일관계나 양곡관리법 등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첫 만남인 만큼 이견 차를 확인하기보다 접점을 찾자는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이 대표도 "국민 삶이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에 여야 입장(이견)을 떠나 국민 삶을 개선하는데 어떤 것이 더 시급한지 진지하게, 수시로 머리를 맞대고 개선 가능한 방안을 찾아내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정부·여당에서 제시하는 안건이나 정책에 대해서도 퇴행적이나 잘못된 것들이 아니라면 적극 협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비공개 회담에서도 규제 개혁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김 대표가 '기업 투자 여건을 개선할 필요가 있어 과감한 규제 개혁을 하자'고 말했고, 이 대표도 '불필요한 규제에 대해선 과감하게 해제해야 한다'고 호응했다"고 전했다. 이와 더불어 최근 윤 대통령이 보완 검토를 지시한 근로시간 제도 개편방안에 대해서도 함께 머리를 맞대자고 얘기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이 대표는 여야가 함께하는 공통공약추진단과 비상경제회의 등 구체적인 방법론도 제안했다. 여야가 지난 대선 이 대표와 윤 대통령의 공통 공약을 함께 이행하고,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뜻을 모으자는 것이다. 그러나 이날 만남 이후로 실제 여야 간 협치 기구나 대표 간 만남이 활성화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가 제안한 기구에 "검토하겠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 때문에 여권의 공격이 심해지는 상황에서 이날 약속대로 여야 관계가 이어질지는 의문"이라며 "선거가 다가오면 상대당을 향한 공격은 심해지기 마련"이라고 내다봤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김해솔 기자
2023-03-15 18:15:22성탄절인 25일 여야는 기습 한파와 국내외 경제위기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이웃들을 위해 일하겠다고 다짐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내년도 예산안을 바탕으로 취약계층의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겠다고 강조했고,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를 통한 철저한 진상규명을 약속했다. 말뿐이다. 지난 24일 638조7000억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과 예산부수법안이 우여곡절 끝에 국회를 가까스로 통과했다. 2014년 국회선진화법 시행 이후 법정 처리 기간을 무려 22일이나 넘긴 최악의 예산안 지각 처리라는 명예롭지 못한 기록을 남겼다. 여야 대립의 골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봉합에 급급했기 때문에 연말·연초 정국에서 또 한 차례의 격돌을 예고하고 있다. 당장 28일 열리는 본회의에서 내년부터 효력이 사라지는 일몰조항 관련 법안 처리를 두고 불꽃 튀기는 다툼이 벌어질 모양새다. 화물차 안전운임제를 2025년까지 3년 더 연장하는 내용의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 처리가 일몰조항 관련 법안의 첫 머리를 장식할 정도로 시급하다. 화물연대가 집단 운송거부를 하며 폐지 및 확대를 요구한 사안이다. 애초 3년 연장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파업한 만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게 여당의 입장이다. 예산정국 최대 쟁점이었던 법인세 인하 못지않게 접점을 찾기 어려워 보인다.30인 미만 사업장에서 주52시간에 추가로 8시간의 특별연장근로를 허용하는 근로기준법 일몰조항도 마찬가지다. 여당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여건을 고려해 일몰 연장을 주장하고 있으나, 야당은 폐지 입장이다. 건강보험 재정 국고지원 일몰연장 조항을 두고서도 야당은 폐지, 여당은 한시적 일몰 연장을 주장하며 맞서고 있다. 민주당과 정의당의 우선 처리 리스트 상단에 있는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에 대해 여당은 '불법파업 조장법'이라며 강력한 거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오히려 윤석열 정부 노동개혁을 뒷받침하겠다며 노동조합 재정 운영 투명성 제고를 위한 법안 정비를 예고하고 있어서 여야가 정면 충돌할 가능성이 크다. 정부의 쌀 시장격리를 의무화하는 양곡관리법 개정안도 뇌관이다. 28일 본회의에서 표결에 부쳐질 예정인 민주당 노웅래 의원 체포동의안 역시 도화선이 될 소지가 높다. 이재명 대표의 검찰 소환을 염두에 둘 수밖에 없는 민주당이 자유투표로 부결시킬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내년 1월 7일 종료되는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위의 기간 연장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거취 문제가 내년 연초 정국을 혼돈의 미궁 속으로 밀어넣을 수 있다. 정치는 협상의 무대이자 결과라는 말이 무색하다. 정쟁만 일삼는 한국 정치에서 협치의 미덕은 보이지 않는다. 입으로만 민생을 외치며 자기 편만 챙기는 꼴이 볼썽사납다.
2022-12-25 18:43:45[파이낸셜뉴스] 여야가 25일 윤석열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을 두고 극과 극의 반응을 내놨다. 불법 대선자금 조성 의혹 등을 수사중인 검찰의 민주당 중앙당사 압수수색에 항의해 이날 국회 본회의 시정연설을 보이콧한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이 기대하는 목표를 갖기에는 부족하고 무성의한 연설"이라며 강도높게 비판했다. 반면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은 "대통령이 국회와 국민에게 설명하며 협치 의지를 밝혔다"며 윤 대통령의 시정연설에 의미를 부여하고 민주당에 양보와 타협을 통한 생산적 정치 구현을 주문했다. 국민의힘은 사상 처음으로 벌어진 대통령 시정연설 보이콧을 강행한 민주당을 비판하면서 윤 대통령 시정연설의 목표와 구체성을 언급하면서 민생보듬기에 나선 모습이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윤석열 정부의 목표는 약자 복지라며 긴축 재정을 통해 약자 복지를 위한 예산을 확보하겠다고 설명했다. 양금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추경예산안 연설 이후 5개월 만에 국회를 찾았다"며 "국민의 대표인 국회를 존중함은 물론 국민과 국회에 (예산안을) 직접 설명하며 협치를 위한 노력과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윤석열 정부의 첫 예산안을 어려운 대내외 여건과 글로벌 복합위기에 맞선 대응 방향, 민생현안 해결을 위한 총체적 방안을 담았다"고 주장했다. 차기 당권 주자로 거론되고 있는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과의 인터뷰에서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를 구하기 위해서 민생을 포기했다"며 "개딸들의 포로가 돼 비정상적 사고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이 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무성의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고 비판하며 내년도 예산안 수정에 나설 것임을 천명했다. 지역화폐 지원예산 등 다양한 서민민생 관련 예산을 대폭 삭감한 정부·여당의 예산 기조를 비판하면서 관련 예산 부활을 예고한 것이다. 김성환 당 정책위의장은 윤 대통령의 시정연설이 무성의했다며 44일 만에 사퇴한 영국 리즈 트러스 총리를 언급했다. 그는 “이번 시정연설의 핵심은 긴축재정과 약자복지로 느껴진다. 최근 초부자 감세를 통한 긴축재정을 하겠다던 영국 총리가 사퇴한 일을 봤을 때, 윤석열 정부가 세계적 추세라고 했던 것에 세계적 사례가 입증돼서 결과적으로 옳지 않다는 것이 증명됐다"며 정부의 정책 기조를 비판하고 나섰다. 그러면서 기획재정부가 제출한 정부 예산안에서 삭감된 지역화폐 및 노인 일자리 등을 언급하며 "대략 10조원의 민생 예산을 삭감하고 겨우 몇 푼 편성하며 약자 복지라는 것에 비정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시정연설에서는 기후위기나 재생에너지에 대한 것이 한마디도 없었다. 결과적으로 민생에 대한 미래는 없고 권력기관 강화만 있다"며 비판 공세를 이어갔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김해솔 기자
2022-10-25 15:4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