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 장애인들이 예금을 이체하거나 인출하는 경우 반드시 은행 창구를 통해서만 가능하도록 하고,액수가 클 경우에는 한정후견인과 동행해야 거래가 가능하도록 한 과거 우체국 은행의 규정은 차별이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A씨 등 18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장애인 차별행위 중지'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6일 밝혔다. 지적장애인인 A씨 등은 2018년 1월 한정후견개시 심판을 받은 뒤 한국정신재활시설협회의 한정후견을 받고 있다. 한정후견은 질병이나 장애, 노령으로 사무를 처리할 능력이 부족한 사람에게 후견인을 지정해 법률 행위 등 후견 사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제도를 말한다. 당시 법원은 지적장애인이 금융 거래를 할 때 예금계좌에서 인출일 전부터 30일을 합산한 거래 금액이 100만원을 넘으면 한정후견인 동의가, 300만원 이상이라면 법원이 허가를 해야 한다고 정했다. 그런데 우체국 은행은 100만원 미만 거래의 경우 통장·인감 등을 지참한 후 은행창구를 통해서만, 100만원 이상 300만원 미만 거래는 한정후견인의 동의서를 지참하더라도 단독으로 거래할 수 없고 한정후견인과 동행해 은행창구를 통해서만 거래를 하도록 각각 제한했다. A씨 등은 이같은 제한이 차별이라며 2018년 소송을 냈다. 1심은 우체국 은행의 제한이 차별이 맞다고 봤다. 1심은 "30일 합산 100만원 이상 거래의 경우 '동의서' 제시에 의한 방법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한정후견인과 동행을 요구하는 행위를 중지하라"고 판결했다. 또 우체국 은행에게 원고 1인당 각 50만원씩 손해배상급을 지급하라고도 했다. 2심 역시 차별 중지 명령을 유지했다. 다만 우체국 은행이 2020년 6월부터 문제가 된 내부 지침을 고쳤다는 점을 감안, 배상금 액수를 1인당 각 20만원으로 낮췄다. 대법원 판단도 같았다. 대법원은 "피한정후견인을 보호하기 위해 어떤 조치나 제한이 필요한지는 후견 사건을 담당하는 가정법원이 심리 절차를 거쳐 판단하는 것"이라며 "피한정후견인의 상태를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우정사업본부 등이 임의로 제한하는 것을 정당화할 근거를 찾을 수 없다"고 판시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2023-10-16 18:09:57[파이낸셜뉴스] 지적 장애인들이 예금을 이체하거나 인출하는 경우 반드시 은행 창구를 통해서만 가능하도록 하고,액수가 클 경우에는 한정후견인과 동행해야 거래가 가능하도록 한 과거 우체국 은행의 규정은 차별이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A씨 등 18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장애인 차별행위 중지'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6일 밝혔다. 지적장애인인 A씨 등은 2018년 1월 한정후견개시 심판을 받은 뒤 한국정신재활시설협회의 한정후견을 받고 있다. 한정후견은 질병이나 장애, 노령으로 사무를 처리할 능력이 부족한 사람에게 후견인을 지정해 법률 행위 등 후견 사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제도를 말한다. 당시 법원은 지적장애인이 금융 거래를 할 때 예금계좌에서 인출일 전부터 30일을 합산한 거래 금액이 100만원을 넘으면 한정후견인 동의가, 300만원 이상이라면 법원이 허가를 해야 한다고 정했다. 그런데 우체국 은행은 100만원 미만 거래의 경우 통장·인감 등을 지참한 후 은행창구를 통해서만, 100만원 이상 300만원 미만 거래는 한정후견인의 동의서를 지참하더라도 단독으로 거래할 수 없고 한정후견인과 동행해 은행창구를 통해서만 거래를 하도록 각각 제한했다. A씨 등은 이같은 제한이 차별이라며 2018년 소송을 냈다. 1심은 우체국 은행의 제한이 차별이 맞다고 봤다. 1심은 "30일 합산 100만원 이상 거래의 경우 '동의서' 제시에 의한 방법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한정후견인과 동행을 요구하는 행위를 중지하라"고 판결했다. 또 우체국 은행에게 원고 1인당 각 50만원씩 손해배상급을 지급하라고도 했다. 2심 역시 차별 중지 명령을 유지했다. 다만 우체국 은행이 2020년 6월부터 문제가 된 내부 지침을 고쳤다는 점을 감안, 배상금 액수를 1인당 각 20만원으로 낮췄다. 대법원 판단도 같았다. 대법원은 "피한정후견인을 보호하기 위해 어떤 조치나 제한이 필요한지는 후견 사건을 담당하는 가정법원이 심리 절차를 거쳐 판단하는 것"이라며 "피한정후견인의 상태를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우정사업본부 등이 임의로 제한하는 것을 정당화할 근거를 찾을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원심 판결이 장애인차별금지법이 금지한 차별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잘못이 없다"며 상고기각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2023-10-16 07:30:18[파이낸셜뉴스] 미국의 중소 지역은행 퍼시픽웨스턴이 지난 주말 실리콘밸리뱅크(SVB)와 시그니처뱅크의 파산 이후 예금 인출이 높아졌다가 이번주 월요일(13일) 안정화했다고 밝혔다. 로스앤젤레스(LA)에 본사를 둔 퍼시픽웨스턴은 17일(현지시간) 구체적으로 얼마나 많은 예금인출이 발생했는지에 대해 함구하면서도 주로 벤처뱅킹 기업예금이었다고 확인했다. 퍼시픽웨스턴은 성명에서 "2023년 3월 13일 월요일 이후 유출 순자금은 급격하게 줄었다가 이후 예금 잔고의 변동성이 크게 안정화했다"고 강조했다. 이번 성명은 퍼시픽웨스턴 주가가 정규장에서 19% 폭락한 이후 나온 것이다. 퍼시피웨스턴에 따르면 16일 기준 전체 예금에서 정부 보증한도를 넘긴 금액 비중은 62%다. 벤처예금의 미보증 예금 비중은 전체 벤처예금 중에서 77%가 넘는다. 이 은행은 벤처예금이 전체 예금의 25%를 차지하지만 다각화한 예금기반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최근 일주일 사이 미국 내 은행들이 잇따라 파산하면서 이들 은행에서 뱅크런(대량 인출 사태)이 발생한 바 있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2023-03-18 14:04:12엔화 및 달러화 예금의 감소로 외국환은행의 거자자외화예금이 감소세를 보였다. 거주자외화예금은 내국인과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및 국내에 진출해 있는 외국기업 등의 국내 외화예금을 의미한다. 한국은행이 15일 발표한 '2017년 8월 중 거주자 외화예금 동향'을 보면 8월 말 기준 거주자외화예금은 671억4000만달러로 전월말 대비 19억7000만달러 감소했다. 통화별로 보면 달러화, 엔화, 유로화 예금이 각각 7억달러, 7억2000만달러, 2억2000만달러 감소했다. 달러와 엔화의 감소가 두드러지게 나타난 것이다. 큰 폭으로 줄어든 달러화 예금과 관련 한은은 "개인의 예금 인출 및 수출기업의 현물환매도 확대 등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달러화 예금 중에서는 개인예금의 감소가 컸다. 달러화 개인예금의 경우 최근 증가하는 흐름에 있었고 지난 7월 105억2000만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달 달러화 개인 예금은 4억5000만달러 감소한 100억7000만달러로 감소했다. 엔화 예금의 경우 수출기업의 현물환 매도확대 및 증권사의 증권대차거래 담보금 반환 등으로 감소했다는 것이 한은의 설명이다. 은행별로 보면 국내 은행은 574억1000만달러로 19억7000만달러 감소했고 외은지점은 97억3000만달러로 전월 말과 동일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2017-09-14 18:09:01국내 거주자의 외화예금이 지난달 50억달러 이상 감소했다. 한국은행이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지난 2000년 9월 이후 최대폭이다. 1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현재 거주자의 외화예금 잔액은 4월 말보다 51억9000만달러 줄어든 568억5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외화예금은 2월 말 534억7000만 달러에서 두달 연속 꾸준히 증가해 4월 말에는 620억4000만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달 감소액은 한은이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0년 9월 이후 최대다. 종전에는 2014년 9월 49억2000만 달러가 최대 감소액이었다. 미국 달러화예금 잔액이 47억8000만달러 줄어든 469억달러를 기록했다. 위안화와 엔화 예금도 각각 8억5000만달러, 1억9000만달러 감소했다. 다만 유로화는 5억4000만달러 증가한 36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에너지 관련 공기업들이 만기가 된 해외채권을 상환하면서 달러화 예금을 인출했고 증권사들도 만기가 된 위안화 정기예금을 인출했다"면서 "유로화는 국내 기업들이 해외기업 인수자금을 예치하면서 잔액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은행별로는 국내 은행이 38억7000만달러 줄어든 481억9000만달러를 기록했으며 외국계은행 지점도 86억6000만달러로 13억2000만달러 감소했다. 예금주별로는 기업예금이 48억2000만달러, 개인예금이 3억7000만달러 각각 줄었다. sane@fnnews.com 박세인 기자
2016-06-13 15:01:40금융감독원 금융분쟁조정위원회는 10일 은행이 본인 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고 정기예금 인출 권한이 없는 3자에게 정기 예금을 지급한 경우 은행 예금주에게 이를 배상해야 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금감원에 따르면 2010년 5월 A장학회 사무국장 B씨는 이자를 출금하겠다며 예금주인 장학회 대표 등 3명을 속여 출금전표에 도장을 받은 뒤 C은행 창구를 찾아갔다. 은행 창구에서 출금전표의 도장과 비밀번호로 정기예금 3억 6000여만원을 해지한 B씨는 미리 개설한 보통예금 계좌로 돈을 이체한 뒤 개인적으로 사용했다. 금감원 금융분쟁조정위원회는 고객 재산을 보호해야 할 책임이 있는 은행은 예금청구자에 대한 본인 확인을 철저히 해야 하며 비밀번호 위임장 등이 확인되더라도 정당한 권한이 있는지 의심이 드는 경우에는 예금주에게 확인하는 등 전문가로서 상당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pride@fnnews.com 이병철 기자
2015-11-10 13:55:20▲그리스 은행 영업 중단 그리스 은행 영업 중단 그리스가 디폴트 위기에서 끝내 은행 영업 중단 결정을 내려 안타까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29일(현지시간) 그리스 정부는 은행 영업 중단 조치를 국민투표 다음날인 내달 6일까지 이어가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통한 현금 인출은 29일 오전 중단했다가 오후 중 재개할 계획이며, 일일 인출 금액은 60유로(7만4000원)로 제한한다. 또한 영업중단 기간에도 그리스 내에서의 인터넷뱅킹은 가능하지만, 해외로의 자금 이체는 금지된다. 단 그리스를 여행하고 있는 외국인 관광객에게는 은행 현금인출 제한 조치가 적용되지 않는다. 한편 앞서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이날 저녁 연설에서 은행 영업 중단과 예금인출 제한 조치를 발표한 바 있다. 그리스 은행 영업 중단에 대해 네티즌들은 "그리스 은행 영업 중단, 그렇구나","그리스 은행 영업 중단, 안타깝다","그리스 은행 영업 중단, 언제 나아지려나"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news@fnnews.com 온라인뉴스팀
2015-06-29 23:18:03▲ 그리스 은행 영업 중단 그리스 은행 영업 중단 그리스가 대량 예금 인출사태에 결국 은행 영업 중단을 선언했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그리스 정부의 은행 영업 중단 발표에 대해 그리스 금융안정위원회가 은행 영업일 기준 6일간 영업 중단을 권고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저녁 구제금융 연장 요청이 채권단에게 거절당한 이후 위기감을 느낀 국민들이 예금을 인출하기 위해 현금인출기(ATM)에서 장사진을 이루자 은행 영업 중단과 자본통제 조치를 발표했다. 그러나 은행 영업 중단 조치가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밝히지 않았다. 금융안정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금융안정위원회는 다음주 월요일 밤까지 6거래일간 은행 영업을 중단할 것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ATM 운영도 29일 중단된다고 밝혔다. 그는 ATM은 이후 30일 운영을 재개해 하루 60유로까지 인출을 허용하는 방안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그리스 은행 영업 중단에 네티즌들은 “그리스 은행 영업 중단, 큰일났네” “그리스 은행 영업 중단, 예금인출도 막네” “그리스 은행 영업 중단, 결국 이렇게 됐네”등의 다양한 의견을 보이고 있다. /news@fnnews.com 온라인뉴스팀
2015-06-29 10:05:47▲ 그리스 국민투표 그리스 국민투표 그리스가 구제금융 협상안을 국민투표에 표결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대량 예금인출 사태가 벌어졌다. 28일(현지시간) 그리스 의회는 국제 채권단이 제시한 구제금융 협상안을 국민투표에 부치는 안건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의회는 이날 새벽 시행한 표결에서 연립정부 다수당인 급진좌파연합(시리자)과 연정 소수당인 독립그리스인당(ANEL) 등이 찬성표를 던져 찬성 178표, 반대 120표로 통과시켰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는 표결에 앞선 연설에서 "채권단의 긴축 압박은 그리스를 느린 죽음으로 이끌 것"이라고 비판하고 채권단의 의사와 무관하게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그리스 총리의 발표 직후 현금자동출금기(ATM)를 통한 뱅크런(대량 예금인출) 사태가 빚어졌다. 로이터 통신은 이날 그리스 전역의 ATM 가운데 3분의 1은 현금이 바닥나는 등 하루 동안 ATM에서 인출된 예금은 5억~6억 유로에 이른다며, 국회의사당 내 ATM에서 의원들도 줄지어 예금을 찾았다고 보도했다. 은행이 대부분 영업하지 않는 토요일 하루에 5억 유로 이상 빠져나가 29일부터 은행 영업이 잠정 중단될 우려가 제기됐다. 한편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은 그리스가 국민투표를 치를 때까지 구제금융을 연장해달라는 요청을 거부하고 현행 구제금융을 예정대로 30일에 종료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그리스는 30일까지 국제통화기금(IMF)에 15억유로(약 1조8830억원)를 상환해야 디폴트를 막을 수 있다. 그리스 국민투표에 네티즌들은 "그리스 국민투표, 큰일났네" "그리스 국민투표, 대박이다" "그리스 국민투표, 망했네"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news@fnnews.com 온라인뉴스팀
2015-06-28 14:24:39그리스 은행이 통제불능의 위기에 직면할 것인가.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가 고조되면서 그리스 은행들에서 예금 인출이 급증하고 있다. 17일(이하 현지시간) 유럽중앙은행(ECB)은 그리스 은행의 긴급유동성 지원 자금을 늘렸다. 그간 침묵하던 그리스 중앙은행이 이날 이례적으로 "구제금융 합의에 실패하면 제어할 수 없는 위기가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그리스 은행의 예금 인출 규모가 최근 3일간 약 18억유로(약 2조2763억원) 규모로 급증했다. WSJ는 그리스은행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이번 주 들어(15~17일) 예금인출 규모가 크게 늘었다. 오늘(17일)만 8억유로가 넘었다"고 전했다. 최근까지 하루 예금 인출액이 최대 5억유로 정도였던 것을 감안하면, 돈이 빠르게 빠져나가고 있는 것이다. 이번주 안에 합의점을 찾지 못한다면 그리스 정부는 은행 인출 제한 등 자본통제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예금인출이 급증하자, ECB는 이날 긴급유동성지원(ELA) 한도를 830억유로에서 841억유로로 올렸다. 그리스 중앙은행이 시중은행에 돈을 더 빌려줄 수 있도록 한 조치다. ECB는 ELA 상한기준을 꾸준히 올려 그리스 은행들에 유동성을 조달하고 있다. 자금 압박에 직면한 그리스중앙은행은 이례적으로 성명을 내고 "그리스는 지금까지 국제 파트너들과 힘겹게 채무 위기를 관리해 왔다. 구제금융 연장이 실패하면 위기 통제가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앙은행은 "파트너들과 (구제금융) 절충안에 어느정도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 합의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조속한 타결을 촉구했다. 4개월 한시적으로 연장한 그리스 구제금융은 이달 말에 종료된다. 이달 안에 합의에 실패하면 구제금융 마지막분 72억유로를 받을 수 없다. 앞서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는 "구제금융 자금이 들어오지 않는 한 국제통화기금(IMF) 부채를 갚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디폴트가 현실화되는 것이다. 그리스가 디폴트를 선언하면 채권은 휴지 조각이 된다. 양측은 서로 비방하며 감정싸움으로 치닫고 있다. 치프라스 총리는 채권단의 긴축 요구를 "그리스 국민에게 굴욕감을 주는 정치적 의도", "약탈행위"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독일도 그리스가 물러서라고 압박수위를 높이고 있다.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그리스 정부가 유권자들을 호도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런 사이에도 양측이 협상 테이블을 완전히 뒤엎은 것은 아니다. 18일 룩셈부르크에서 열리는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에서 그리스와 채권단이 다시 만나 타협을 시도한다. 예룬 데이셀블룸 유로그룹 의장은 "이날 합의안이 도출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했다. FT는 "18일 협상이 결렬되면 21일 긴급 정상회의가 열릴 수 있다"고 예측했다. 앞서 지난 14일 브뤼셀에서 열린 그리스와 국제채권단 협상이 마주 앉은지 45분 만에 실패로 끝난 바 있다. 이 때도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연금 삭감, 세제 개편, 기초재정수지 흑자 목표 등 채권단이 요구하는 개선안과 그리스의 제안은 여전히 의견 차이가 크다"고 했다. 그리스는 더이상의 긴축과 예산 삭감이 어렵다고 버티고 있다. 치프라스 총리가 채권단 요구를 수용하면 좌파연합정권의 집권은 붕괴될 위험에 처한다. 오는 25일 브뤼셀에서 열리는 유로존 정상회의도 있다. 그러나 그리스 사태가 주요 의제가 아니다. 재집권에 성공한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영국과 EU 관계 재설정 등 의제가 이미 정해져 있는 상황이다. 다만 그리스가 디폴트로 가면 좋을 게 없는 독일, 프랑스 등 주요 채권국들이 치프라스 정권과 정치적 대타협을 할 가능성도 있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
2015-06-18 11:18: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