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가교환.' 어떤 가치 있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것을 내놓아야 한다는 뜻이다. 기회비용이라는 측면에서는 경제법칙과도 일맥상통한다. 부끄럽게도 일본 애니메이션 '강철의 연금술사'에서 처음 접한 이 단어는 비단 연금술뿐만 아니라 인간관계와 비즈니스, 국제사회에까지 적용되고 있었다. 인간의 삶에서 '거래'가 통용되는 모든 분야에 적용되는 것이다. 그런데 유독 '등가교환' 법칙이 무시되는 곳이 있다. 바로 대한민국 국회다. 지난 7일 22대 국회의 첫 국정감사가 진행됐다. 국회가 국정 전반에 대해 감사를 진행하는 자리인 만큼 비판이 주가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특히 여소야대 국회에서 여야가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첨예한 대립을 이어가고 있어 이번 국감은 더욱 살얼음판이 예고된다. 특히 올해 국감에서는 기업인을 증인과 참고인으로 대거 부르는 '줄채택'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정무위)는 기업 경영승계 과정 합법성 여부를 위해 한화 오너 3세인 김동관 부회장을 증인으로 소환했다.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는 이상균 HD현대중공업 대표이사와 정인섭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사장에 대한 증인출석 요구를 의결했다.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 합병과 관련해 김민철 두산그룹 사장과 공정위 전관예우 의혹을 받는 정몽원 HL그룹 회장도 증인으로 출석할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 경영권 분쟁 중인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 장형진 영풍그룹 고문,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등도 소환되며 국감장이 기업인들로 채워지는 사실상 '기업 국감'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매년 '일단 부르고 보자'는 국감이 되풀이되면서 기업의 부담도 적지 않다. 이 기간은 기업들이 하반기 사업을 점검하고 내년도 전략을 수립해야 하는 시기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필자는 공부하라는 잔소리를 지양한다. 다만 학교에서 내준 숙제를 안하면 엄하게 혼을 낸다. 주어진 최소한의 의무를 다하자는 취지다. 반대로 스스로 숙제를 다 하고 공부를 하면 칭찬과 더불어 종종 원하는 것을 선물로 주기도 한다. 스스로 노력을 한 것에 대한 보상의 의미도 있지만, 기회비용을 잘 활용한 것에 대한 일종의 등가교환이다. 국회는 국감을 통해 국정을 감시할 의무가 있다. 이를 잘 수행하는 것도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는 행위다. 반면 입법을 통해 대한민국 경제를 살리고 우리 기업들의 경쟁력을 높여주는 것도 국회가 할 일이다. 혼만 내지 말고, 잘한 것에 대한 정당한 보상도 고민해야 할 때다. hoya0222@fnnews.com
2024-10-09 19:27:48[파이낸셜뉴스] 신한자산운용이 국내 방산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 투입됐다. 국내 방산 업체로 포트폴리오를 꾸린 상품으로는 두 번째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OL K방산’이 이날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다. 전통적인 방산 기업부터 함정, 무인화 로봇, 위성 레이더 등 첨단기술 기업까지 국내 방위산업 현재와 미래에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항공우주, 현대로템, LIG넥스원 같은 대표 방산기업부터 레이더, 안테나 등 통신전자 분야의 한화시스템·인텔리안테크, 탄약 생산 기업 풍산, 함정 분야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등에 투자한다. 또 무인화, 위험 작전 투입 등에 활용되는 로봇 관련 기업 레인보우로보틱스·뉴로메카와 정찰·감시 임무 등을 수행하기 위한 위성 및 발사체 개발 기업인 쎄트렉아이, 컨텍 등까지 총 13종목으로 구성된다. 박수민 신한자산운용 ETF상품전략팀장은 “탈세계화 기조가 강화되는 가운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이스라엘-하마스 등 국제 분쟁이 증가함에 따라 각국 방산부문 지출 역시 증대되는 추세”라며 “K방산 기업은 가격 대비 높은 무기 성능과 함께 남북 대치라는 특수한 안보 환경으로 모든 무기체계를 신속하게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팀장은 이어 “수익성 개선 및 가동률 증가가 뚜렷해 본격적인 가치 재평가(Re-Rating)의 국면에 진입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방위산업은 B2G(기업-정부 간 거래), G2G(정부 간 거래) 산업이기 때문에 전통적으로 독자적인 수요창출에 한계가 존재하고, 대규모 설비투자와 높은 고정비로 인해 일반 제조업에 비해 낮은 이익률과 가동률을 보여왔다. 하지만 최근 급성장한 무기 수요와 지상전에서의 재래식 무기의 역할 증대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비롯한 국내 5대 방산 기업의 매출은 최근 두 자릿수의 외형 성장을 기록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2024-10-02 08:48:11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이 지배주주들 이익을 우선시하는 행태를 보이는 기업들을 향해 각성이 필요하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최근 소액주주들 반발을 사고 있는 합병비율을 제시한 대기업들을 염두에 둔 발언도 나왔다. 이 원장은 8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자산운용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를 가진 후 기자들과 만나 두산의 계열사 합병이 그릇된 관행인지 묻는 질문에 "부족함이 있다면 횟수에 제한을 두지 않고, 지속적으로 정정(공시) 요구를 하겠다는 것이 금감원의 입장이자 당국 내에서 합의된 부분"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이 지난달 24일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구했음에도 두산로보틱스는 두산밥캣과의 합병비율을 0.63대 1로 유지하겠다고 정정공시했다. 지난 2015년 이후 적자를 지속하고 있는 기업이 평가절상되면서 두산밥캣의 주주들이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법적 절차와 내용을 어기지 않았다는 두산 측의 설명이지만 이 원장은 "경영진과 대주주들이 일반주주의 이익을 고려하는 방향으로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날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이 원장은 "지배주주 이익 만을 우선시하는 기업경영 사례가 반복 발생하고 있는데 이는 정부와 시장 참여자들의 진정성 있는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로 규정하기도 했다. 이 원장은 또 밸류업 자율공시와 관련 "산업을 이끌고 대표하는 기업들이 필요성에 인식을 같이 하고 참여해주길 바란다"며 "대주주 차원에서 소액주주들과 소통도 원활히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엔비디아, 애플 등 미국 대기업의 사례를 들며 "수년간 배당이 없더라도 미배당 자원이 주주의 이익으로 귀속될 수 있다는 믿음을 주지 않나"고 짚었다. 이 원장은 '좀비기업' 퇴출에 대해서는 "상장제도 업사이드만 이용하고, 책임은 적은 곳들을 유지하는 게 맞는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는 폐지에 무게를 뒀다. 이 원장은 "원천징수 방식으로 세금을 걷는 기술적 사안부터 배당소득 등이 (은행)이자와 같은 성격으로 취급돼야 하는 지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다"며 "직접투자시 20% 세율을 부담하는데 펀드에 담아서 하면 사실상 50% 내외로 부담해야 하는 등 장기투자를 저해하는 부분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대체거래시스템(ATS)인 블루오션의 '먹통'으로 주간거래 주문이 취소된 사태와 관련해선 "자율적 투자 의사결정이 침해됐다는 사실 자체 만으로도 증권사의 책임이 있지 않나"며 "다만, 원인을 밝히고 그 과정에서 중개사 등의 책임이 있다면 자율조정을 통해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2024-08-08 18:12:23[파이낸셜뉴스]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이 지배주주들 이익을 우선시하는 행태를 보이는 기업들을 향해 각성이 필요하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최근 소액주주들 반발을 사고 있는 합병비율을 제시한 대기업들을 염두에 둔 발언도 나왔다. 이 원장은 8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자산운용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를 가진 후 기자들과 만나 두산의 계열사 합병이 그릇된 관행인지 묻는 질문에 “부족함이 있다면 횟수에 제한을 두지 않고, 지속적으로 정정(공시) 요구를 하겠다는 것이 금감원의 입장이자 당국 내에서 합의된 부분”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이 지난달 24일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구했음에도 두산로보틱스는 두산밥캣과의 합병비율을 0.63대 1로 유지하겠다고 정정공시했다. 지난 2015년 이후 적자를 지속하고 있는 기업이 평가절상되면서 두산밥캣의 주주들이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법적 절차와 내용을 어기지 않았다는 두산 측의 설명이지만 이 원장은 “경영진과 대주주들이 일반주주의 이익을 고려하는 방향으로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날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이 원장은 “지배주주 이익 만을 우선시하는 기업경영 사례가 반복 발생하고 있는데 이는 정부와 시장 참여자들의 진정성 있는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로 규정하기도 했다. 이 원장은 또 밸류업 자율공시와 관련 “산업을 이끌고 대표하는 기업들이 필요성에 인식을 같이 하고 참여해주길 바란다”며 “대주주 차원에서 소액주주들과 소통도 원활히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엔비디아, 애플 등 미국 대기업의 사례를 들며 “수년간 배당이 없더라도 미배당 자원이 주주의 이익으로 귀속될 수 있다는 믿음을 주지 않나”고 짚었다. 이 원장은 '좀비기업' 퇴출에 대해서는 “거래가 안 되거나 시가총액이 현저히 떨어진 기업의 주주들은 시장에서 빠져나갈 수단이 없다”며 “상장제도 업사이드만 이용하고, 책임은 적은 곳들을 유지하는 게 맞는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는 폐지에 무게를 뒀다. 이 원장은 “원천징수 방식으로 세금을 걷는 기술적 사안부터 배당소득 등이 (은행)이자와 같은 성격으로 취급돼야 하는 지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다”며 “직접투자시 20% 세율을 부담하는데 펀드에 담아서 하면 사실상 50% 내외로 부담해야 하는 등 장기투자를 저해하는 부분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대체거래시스템(ATS)인 블루오션의 '먹통'으로 주간거래 주문이 취소된 사태와 관련해선 “자율적 투자 의사결정이 침해됐다는 사실 자체 만으로도 증권사의 책임이 있지 않나”며 “다만, 원인을 밝히고 그 과정에서 중개사 등의 책임이 있다면 자율조정을 통해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2024-08-08 12:24:18최근 사업 경쟁력 강화, 재무건전성 제고 등을 목적으로 계열사를 통합하거나 분할하는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의 대규모 조직개편이 추세화되고 있다. 핵심사업을 중심으로 전열을 과감히 재정비해 미래 경쟁력 투자에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기업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사업 리밸런싱(재구조화)'을 추진하고 있다. SK그룹은 이날 각사 이사회를 열고 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과 함께 SK온과 SK엔텀,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의 3사 통합방안을 처리했다. 이는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인 배터리 사업을 담당하는 SK온의 자금난 해소를 위한 응급처방 차원이다. 원유·석유제품 트레이딩 기업인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은 지난해 8000억원을 SK이노베이션에 배당한 '캐시카우'이며, SK에너지의 탱크 터미널 사업을 하는 SK엔텀 역시 안정적 수익창출원이다. 이들의 든든한 지원을 바탕으로 SK온의 재무구조를 개선한 후 기업공개(IPO)에 나설 것이란 분석이다. 18일 열리는 SK㈜ 이사회에서는 산업용 가스 제조 자회사인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를 SK에코플랜트 자회사로 편입하는 안건도 심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 역시 안정적 수익창출 모델을 가진 '알짜회사'로 SK에코플랜트의 재무상태 불안정을 해소하고 IPO 추진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해석된다. 두산도 이달 초 두산에너빌리티의 자회사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 100% 자회사로 편입하기로 했다. 이는 그간 업종구분 없이 혼재돼 있던 사업들을 클린에너지, 스마트머신, 반도체·첨단소재 등 3대 축으로 재편하는 작업의 일환이다. 두산로보틱스는 설립 후 적자를 이어왔지만, 그룹의 주요 현금창출원인 두산밥캣을 자회사로 두면서 든든한 자금과 미국·유럽 등지의 네트워크와 경영 인프라 등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두산밥캣 역시 두산로보틱스의 기술을 접목해 스마트 건설기계 개발을 추진한다. 아울러 한화그룹은 올 들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인적분할을 단행했다. 이를 통해 방산과 항공우주를 제외한 한화비전, 한화정밀기계 등 비주력사업을 분리해 신설 지주사 아래로 재편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오션-한화시스템 3사가 방산사업에 집중하고, 신설법인 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가 한화비전과 한화정밀기계를 100% 자회사로 두는 형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앞서 지난 2022년 11월 한화디펜스, 지난해 4월 ㈜한화 방산부문을 흡수합병해 방산 계열사를 통합했고, 작년 5월 한화오션 인수로 해양방산으로 영역을 넓혔다. 이번 인적분할로 사실상 방산사업 구조재편이 완성된 것이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
2024-07-17 21:11:46국내 대기업들이 신사업 경쟁력 강화 중심의 사업구조 개편에 집중하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 붕괴, 경기침체 장기화 등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을 마주하며 미래 성장동력 없이는 생존을 담보할 수 없다는 기업들의 절박함이 그대로 묻어나는 대목이다. 재계는 신사업 경쟁력에 따라 미래 기업가치가 좌우된다는 판단하에 인공지능(AI), 로봇, 확장현실(XR) 등 기존 주력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신사업 발굴·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AI·로봇 상용화, 전자업계 화두 19일 재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대기업들은 미래 먹거리 발굴에 힘을 싣기 위한 조직개편 작업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8월 세상에 없는 기술과 제품을 발굴하기 위해 가전·스마트폰·TV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산하에 '미래기술사무국'을 신설했다.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는 프로젝터와 로봇을 결합한 '무버블 프로젝트' 사업화를 추진하기 위해 관련 기획·개발·검증 전 단계를 책임지는 전담조직을 꾸렸다. 생활가전사업부는 가전제품 AI화를 위한 AI 전략·로드맵을 제시하는 'AI 전략 파트'를 신설했다. 삼성리서치의 차세대가전연구팀 산하에는 '스마트홈AI 랩' 조직도 출범시켰다. 삼성전자는 같은 해 11월 10년 이상 장기적 관점에서 미래 먹거리 아이템을 발굴하는 대표이사 직속 '미래사업기획단'을, 12월에는 DX부문에 신사업 개발 컨트롤타워인 '비즈니스 개발 그룹'을 연달아 신설했다. 전사 차원의 미래 먹거리로 육성하고 있는 로봇 사업의 역량 강화 작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의 선행연구를 담당하는 SAIT는 올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연구에 투입했던 개발인력을 '로봇 인텔리전스' 연구로 전환했다. ■현대차, 소프트웨어 중심 車 대전환 현대차그룹은 미래차 시장 선점을 위해선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전환이 필수적이라고 보고,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25년까지 모든 차종을 SDV로 전환하는 것이 목표다. 자동차를 더 이상 하드웨어가 아니라 끊임없이 배우고, 소프트웨어 중심의 인공지능(AI) 기계로 재정의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은 SDV의 발 빠른 전환을 위해 올해 초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현대차그룹은 핵심 연구개발(R&D) 조직을 크게 TVD(Total Vehicle Development)본부와 AVP(Advanced Vehicle Platform)본부 등 2개로 나눴다. TVD본부장은 양희원 사장이, AVP본부장은 네이버 최고기술책임자(CTO) 출신인 송창현 사장이 맡았다. TVD본부는 차량 하드웨어 분야의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AVP본부는 SDV 등 소프트웨어 부문을 담당한다.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미래항공모빌리티(AAM) 선점을 위한 조직정비도 선제적으로 진행했다. 현대차는 지난 2019년 UAM사업부를 출범시키고 미국항공우주국(NASA)에서 30년간 근무한 신재원 박사를 영입했다. 2021년엔 미국 AAM 독립법인 슈퍼널을 출범했고, 2022년 국내 UAM사업부를 AAM본부로 격상시키며 드라이브를 걸었다. 현대차는 오는 2028년 한국과 미국에서 동시에 UAM을 상용화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는 모양새다. 슈퍼널은 앞서 CES 2024에서 차세대 전기 수직이착륙기(eVTOL) S-A2의 실물 모형을 최초로 공개했다. 슈퍼널은 S-A2를 최대 400~500m의 고도에서 시속 200㎞의 순항속도로 비행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이 같은 방향에 따라 현대차그룹은 미래 핵심 먹거리 분야에서의 우수인력을 적극 확보하는 한편, 관련 투자 규모를 확대하며 조직을 재정비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부터 2026년까지 3년간 국내에서 8만명을 채용하고, 68조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이로 인한 일자리 창출 효과는 19만8000명을 웃돌 것이란 게 현대차그룹의 예측이다. 산업군별로는 전동화와 SDV 가속화, 수소 생태계 구축, AAM, 로보틱스 등을 포함한 완성차 부문에 전체 투자액의 약 63%인 42조8000억원을 차지한다. ■AI용 반도체·선박 관리도 조직 강화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디지털 사업 확장을 통해 미래 핵심 먹거리인 AI 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통한 'AI 리더십' 확보에 나서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미래 AI 인프라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유지한다는 목표로 'AI 인프라' 조직을 지난해 말 신설했다. AI 인프라 산하에 부문별로 흩어져 있던 HBM 관련 역량과 기능을 결집한 'HBM 비즈니스'를 신설했다. AI 인프라 산하에는 'AI 앤 넥스트' 조직을 신설해 차세대 HBM 등 AI 시대 기술 발전에 따라 파생되는 새로운 시장을 발굴·개척하는 패스파인딩 업무를 맡겼다. 또 낸드플래시와 솔루션 사업 경쟁력을 강화를 위해 'N-S 커미티'도 꾸렸고, 미래 선행기술과 기존 양산기술 조직 간 유기적인 협업을 주도하고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해 최고경영자(CEO) 직속 '기반기술센터'를 새로 만들었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조직개편을 단행해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전담조직을 처음으로 꾸렸다. 올해는 미국 법인 '한화오션 USA 홀딩스'에 1818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하는 등 현지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김영권 최종근 기자
2024-06-19 19:06:18한화그룹이 ㈜한화의 해상풍력, 플랜트, 태양광 장비 사업을 계열사에 양도한다. 또, ㈜한화의 모멘텀 부문을 물적분할해 2차전지 장비 기업을 신설하는 등 사업 구조개편을 추진한다. 한화그룹은 3일 이사회를 열고 사업군별 선택과 집중을 위해 이같은 사업구조 개편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결정한 사업양도 및 물적분할 안건은 5월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오는 7월 초 완료될 예정이다. 한화오션은 ㈜한화 건설부문의 해상풍력 사업과 글로벌부문의 플랜트 사업을 양수하기로 했다. ㈜한화 모멘텀부문은 2차전지 장비사업 전문화를 위해 물적분할하고 태양광 장비 사업은 한화솔루션이 인수한다. 한화그룹은 사업군별 전문화를 추진해 각 계열사의 경쟁력 강화를 꾀하고 이를 통해 ㈜한화의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도 함께 제고한다는 계획이다. ㈜한화는 안정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자체 사업인 글로벌 부문의 고부가 소재사업에 집중투자하고 사업군별 전문화·계열화 강화로 자회사들의 기업가치 증대 및 자회사 성장을 통한 배당수익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 한화오션과 한화솔루션은 이번 스몰딜로 각 사업별 밸류체인(가치사슬) 완성도를 높일 계획이다. 한화오션은 해상풍력·플랜트 사업 양수로 경쟁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화솔루션도 ㈜한화 모멘텀 부문의 태양광 장비 사업 양수로 차세대 태양광 기술 관련 장비 개발에 보다 적극적인 대응이 가능해졌다. ㈜한화는 모멘텀 부문에 대한 물적분할도 단행한다. ㈜한화의 100% 자회사인 한화모멘텀을 신설해 2차전지 장비 사업 전문화를 추진한다. 100% 자회사로 분할되는 한화모멘텀은 주주가치 보호를 위해 향후 최소 5년간은 상장하지 않을 계획이다. 한화 관계자는 "한화오션의 사업 인수로 사업 개발에서 발전 및 전력 판매에 이르는 해상풍력 밸류체인 완성에도 한발 더 다가서게 됐다"면서 "여기에 그룹 내 혼재돼 있던 태양광 사업을 '토탈 에너지 솔루션' 기업인 한화솔루션으로 한데 모아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고 태양광 사업의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화그룹은 각 계열사의 사업 효율성을 위해 계열사간 사업 및 자산 양수도를 통한 사업재편을 추진하고 있다. 3개 회사로 분산됐던 방산사업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통합했다. 한화임팩트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자회사인 한화파워시스템을 인수해 수소혼소발전 등 수소사업 밸류체인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또한, ㈜한화 모멘텀 부문의 협동 로봇, 무인운반차(AGV)·자율이동로봇(AMR) 사업을 분리해 한화로보틱스를 출범시켰다. 김영권 기자
2024-04-03 18:23:06[파이낸셜뉴스] 한화그룹이 ㈜한화의 해상풍력, 플랜트, 태양광 장비 사업을 계열사에 양도한다. 또, ㈜한화의 모멘텀 부문을 물적분할해 2차전지 장비 기업을 신설하는 등 사업 구조개편을 추진한다. 한화그룹은 3일 이사회를 열고 사업군별 선택과 집중을 위해 이같은 사업구조 개편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결정한 사업양도 및 물적분할 안건은 5월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오는 7월 초 완료될 예정이다. 한화오션은 ㈜한화 건설부문의 해상풍력 사업과 글로벌부문의 플랜트 사업을 양수하기로 했다. ㈜한화 모멘텀부문은 2차전지 장비사업 전문화를 위해 물적분할하고 태양광 장비 사업은 한화솔루션이 인수한다. 한화그룹은 사업군별 전문화를 추진해 각 계열사의 경쟁력 강화를 꾀하고 이를 통해 ㈜한화의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도 함께 제고한다는 계획이다. ㈜한화는 안정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자체 사업인 글로벌 부문의 고부가 소재사업에 집중투자하고 사업군별 전문화·계열화 강화로 자회사들의 기업가치 증대 및 자회사 성장을 통한 배당수익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 한화오션과 한화솔루션은 이번 스몰딜로 각 사업별 밸류체인(가치사슬) 완성도를 높일 계획이다. 한화오션은 해상풍력·플랜트 사업 양수로 경쟁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화솔루션도 ㈜한화 모멘텀 부문의 태양광 장비 사업 양수로 차세대 태양광 기술 관련 장비 개발에 보다 적극적인 대응이 가능해졌다. ㈜한화는 모멘텀 부문에 대한 물적분할도 단행한다. ㈜한화의 100% 자회사인 한화모멘텀을 신설해 2차전지 장비 사업 전문화를 추진한다. 100% 자회사로 분할되는 한화모멘텀은 주주가치 보호를 위해 향후 최소 5년간은 상장하지 않을 계획이다. 한화 관계자는 "한화오션의 사업 인수로 사업 개발에서 발전 및 전력 판매에 이르는 해상풍력 밸류체인 완성에도 한발 더 다가서게 됐다"면서 "여기에 그룹 내 혼재돼 있던 태양광 사업을 '토탈 에너지 솔루션' 기업인 한화솔루션으로 한데 모아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고 태양광 사업의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화그룹은 각 계열사의 사업 효율성을 위해 계열사간 사업 및 자산 양수도를 통한 사업재편을 추진하고 있다. 3개 회사로 분산됐던 방산사업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통합했다. 한화임팩트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자회사인 한화파워시스템을 인수해 수소혼소발전 등 수소사업 밸류체인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또한, ㈜한화 모멘텀 부문의 협동 로봇, 무인운반차(AGV)·자율이동로봇(AMR) 사업을 분리해 한화로보틱스를 출범시켰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
2024-04-03 15:00:45NH투자증권이 '슈퍼RM(기업금융전담역)'에 힘을 주고 있다. 종합 기업금융 서비스 제공자로서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슈퍼RM은 인수합병(M&A) 및 컨설팅에 특화된 인재들이다. ■슈퍼RM으로 자문 활동성 강화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투자은행(IB) 1사업부 인더스트리 1~3본부의 RM 21명을 슈퍼RM으로 활용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슈퍼RM을 통해 지난해 신규 자문 딜 34건을 포함해 어드바이저리 딜 공조영업 57건을 수행했다. 단순 자금조달 자문을 제외한 수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NH투자증권은 인더스트리본부, 주식발행시장(ECM)본부의 고객 네트워크와 어드바이저리본부의 자문 역량을 적극 활용했다. 슈퍼RM 등을 통해 사업부 내 유기적인 협업으로 활동성을 강화했다"고 전했다. NH투자증권의 지난해 기업인수 및 매각금융 자문 규모는 총 2조3317억원이다. 오스템임플란트를 비롯해 포스코인터내셔널과 포스코에너지 합병, SK엔펄스(옛 SKC솔믹스)의 SK텔레시스 인수, KCGI-화성산업 컨소시엄의 메리츠자산운용 인수가 대표적이다. 코스닥 상장사 ISC 매각 자문은 ISC의 성장, 밸류에이션 등에 대한 선견지명이 적중한 사례로 꼽힌다. 재무적투자자(FI)와 전략적투자자(SI)를 아우르는 영업 역량을 보여줬다. NH투자증권은 크레딧 솔루션·비정형 딜 등 구조를 다변화하면서 수익성도 높였다. 매주 사업부 전체회의를 진행하는데 다양한 자문능력을 가진 각 본부의 역량을 결집, 연간 21건의 딜 검토 및 추진을 끌어냈다. NH투자증권은 해외 인수금융 세컨더리(구주유통), 적격외국유한파트너(QFLP) 등을 통해 국내 IB 톱티어를 넘어 글로벌화를 추진키로 했다. 홍콩·런던 IB 데스크 관리체계를 재정립하고, 에쿼티·인수금융 딜 소싱을 강화한다. 해외 우량 딜을 통해 투자 수익률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국내 신디케이션도 확대한다. QFLP 활용 등을 통해 한국과 중국에서 기업금융시장 자문 플랫폼 지위를 강화할 계획이다. 인수금융-상장폐지-지배구조 개편으로 이어지는 패키지 딜 플랫폼 구축도 IB부문의 역량을 높였다. 2023년 진행된 13건의 공개매수 가운데 NH투자증권이 8건을 주관했다. 독점적 시장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업계 최초로 공개매수 온라인 청약시스템을 론칭하기도 했다. 회사(딜 성공 가능성) 및 고객(업무 편의성)의 니즈를 동시에 충족하고, 의무공개매수제도 도입에 따른 향후 시장 선점이 기대된다. 같은 선상에서 1조8000억원에 달하는 오스템임플란트의 인수금융-공개매수 상장폐지 패키지 딜은 국내 IB 시장의 '랜드마크'로 주목받았다. ■회사채 대표주관·인수 1위 탈환 NH투자증권 IB부문은 2023년 회사채(SB) 대표주관, 인수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탈환했다. 2022년에는 2위였다. 여전채(FB) 대표주관 시장점유율은 2021년 이후 1위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 회사채 대표주관 상위 10건 가운데 NH투자증권이 절반을 주관했다. 특히 1월 신한지주(4000억원), 5월 교보생명(5000억원), 7월 신한지주(5000억원) 등 최상위 3건의 단독 대표주관을 맡았다. 인수와 모집주선을 합친 유상증자부문에서도 발행규모 상위 10건 중 7건을 주관하며 시장점유율 1위를 되찾았다. 한화오션, 롯데케미칼, SK이노베이션, 맥쿼리인프라, OCI홀딩스, SD바이오센서, 코스모신소재 등이다. 모든 딜을 미매각 없이 성공적으로 클로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업공개(IPO) 주관은 2022년 시장점유율 10위에서 지난해 2위로 올라섰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 두산로보틱스, 디에스단석 등 16개를 수행했다. 특정 딜에 대한 편중도를 낮추고, 중간 규모 딜에 대한 커버리지를 강화했다. 한국거래소 심사청구는 30건으로 업계 1위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NH투자증권 IB 1사업부는 2023년 순영업수익 3386억원을 기록했다"며 "수수료, 분배금, 투자수익 등 다양하고 안정된 수익원을 바탕으로 지난해 IB부문 실적은 역대 최고를 달성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2024-01-15 18:04:20[파이낸셜뉴스] "올해는 삼성 등 최근에 M&A시장에서 활동이 뜸한 대기업 및 캐시(현금)를 많이 보유한 중견 기업의 M&A(인수합병)가 활발해질 것" 길기완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재무자문본부장이 바라보는 2024년 M&A(인수합병) 시장 전망이다. 경기침체 지속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이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배터리, 로봇, 바이오 등 신사업에 전략적으로 뛰어들 수 있다는 시각이다. 국내외 관련 업체와 합작회사(JV, 조인트벤처) 설립 등 다양한 종류의 M&A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2021년에 인수한 보스턴다이내믹스에 이어 LIG넥스원이 미국 필라델피아 소재 로봇 개발 및 제조업체인 고스트로보틱스 인수를 추진하는 등 구체적인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는 진단이다. ■해외로 눈 돌리는 韓 기업..크로스보더 M&A 이뤄질 것 길 본부장은 11일 파이낸셜뉴스와 만나 "우리는 그동안 4차산업을 이야기해왔지만 이로 인한 변화는 미미했다. 테슬라 등 새로운 양식의 회사가 자동차 산업에 전기차 및 자율주행차로 뛰어들고 생성형AI(Gen AI)가 등장하면서 우리 기업들은 새로운 수익 창출과 비용 절감의 문제를 넘어 생존의 문제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기업은 개선이 아닌 환골탈태가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하고 있다. M&A가 올해의 화두로 떠오를 수 밖에 없는 배경"이라고 밝혔다. 뉴노멀(New Normal, 새로운 표준)이 노멀(보통 기준)이 된 만큼 한국 기업의 전략적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합종연횡성의 합병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산업 내 1~3위만 살아남는 이른바 '톱티어(Top-Tier) 생존 시대'여서다. 중후장대 산업인 자동차부품, 수주산업인 건설, 금융쪽의 합병이 화두가 될 것으로 관측했다. AI 분야도 예외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그는 "국내 대기업들은 코로나19 이후 대형 M&A딜에 많이 참여하지 않았다. 이미 한국 내에서는 M&A 시장을 통하지 않고서도 탄탄한 시장 입지를 만들었다는 의미다. 하지만 시장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보다 더 적극적인 성장전략이 필요하게 됐다. 해외로 눈을 돌릴 수 밖에 없는 배경"이라며 "크로스보더(국경간 거래) M&A를 위주로 로보틱스, 반도체 등 첨단산업에 대한 아웃바운드(해외) 투자가 이뤄지고 확장될 것"으로 내다봤다. 부동산 딜(거래)도 올해 활성화될 것이란 기대다. 금리전망에 근거해보면 2023년보다 나빠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현재 부동산 시장의 자금경색과 거래위축은 고금리에 기인한 측면이 크다. 부동산 시장의 키(Key)를 금리가 쥐고 있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피봇(금융정책 방향 전환) 선언이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4월 총선 이후 부동산 개발 사업에 대한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여기에서 투자 기회가 있을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중국 시장에 투자하기 위해 대기했던 펀드 자금 등 해외 자금이 한국으로 유입, 유동성 부족을 메우면서 딜이 이뤄질 것"으로 봤다. 주로 메자닌(중순위)에 투자하는 해외 자본들이 부동산 PF 시장이 정리되는 동안 유동성을 수혈해주는 역할을 한다는 분석이다. 다만 '밸류에이션 갭(가치 차이)'을 어떻게 좁힐지가 실제 딜 성사의 관건이라고 전망했다. 매도자 입장에서는 IMF(국제통화기금) 관리 체제의 기억이 강력해서다. 금융위기때도 한국 시장의 자산에 짧게 영향을 미친 만큼, 단기적 쇼크로 인한 기업가치(EV) 및 자산평가가 공정한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원매자에게 있단 설명이다. 그는 "현재의 경제사정을 봤을 때는 방향이 바뀔 수 있는 큰 웨이브가 오지는 않는 것 같다. 출산율 등 인구구조의 변화에 따라 우리 경제가 서서히 내려앉고 있는 모양새"라며 "매도자의 입장에서 희망 사항을 고수할 수는 없다. 올해부터 경제적 예측, 전망치가 조금씩 보일 수 있는 만큼 매도자와 원매자간 입장 차이를 좁힐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모펀드(PEF) 운용사는 일정한 경쟁력을 가진 곳만 살아남을 것으로 진단했다. 펀드 레이징의 양극화로 유동성 갭이 늘었기 때문이다. 그는 "사모펀드에 투자하는 재무적투자자(FI)들의 활동이 2023년에 거의 중단된 모습이다. 다만 2024년에는 포트폴리오 가치제고를 위한 볼트온(유사 업체와 인수합병으로 시너지를 내는 것), 대기업의 사업부 분사 등 포트폴리오 이관 등에 대한 투자에 대한 압박이 늘어날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유동성이 필요하다. 유동성이 부족한 '플레이어'들은 조정 국면에 들어갈 수 밖에 없다. 사모펀드 운용사간 포트폴리오를 거래하는 세컨더리 M&A는 진작 활성화되어야 했지만, 경기 침체 등으로 투자자(LP)들도 매각 지연에 동의해 손실 확정을 늦출려는 부분이 있다. 마켓이 안정화되면 새로운 투자 방식의 일환으로 늘어날 것"으로 봤다. 이어 "일반적인 M&A 시장과 구조조정 등 회생 M&A가 구분되지 않는 시대가 왔다"며 "청산가치로 거래하기 이전에 M&A로 딜이 나오는 등 스페셜 시츄에이션(특별 상황)이 시장에서 소화되는 방식으로 변화가 이러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제적 대응으로 '딜' 발굴..M&A, 전문가보다는 '결과'로 이에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의 재무자문본부는 올해 선제적인 '딜' 발굴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Pre-Deal(사전 딜) 단계에서 자문을 통해 딜 기회를 모색하고, 거래를 창출한다. 산업전문가와 M&A 전문가를 한 팀으로 묶어 섹터에 대한 전문성을 높였다. M&A 자문 부문에서 전략수립, 딜 실행, 인수 후 통합(PMI) 등 M&A 전과정을 고객에게 최적화된 E2E(End-to-End) 플랫폼을 통해 제공한다. 바이오·헬스케어, 미디어, 지적재산권(IP), 테크 등 전담조직이 대표적이다. 별도의 자회사를 통해 브랜드·커뮤니케이션 자문 서비스도 제공한다. 부동산·인프라 부문은 호텔, 물류, 오피스, 리테일, 개발사업 등 분야에서 서비스 전문화를 이뤘다. 또한, 에너지팀, 도로·항만팀 등으로 확장 중이다. 그는 "고객은 M&A 전문가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결과를 원한다. 맨데이트(책무 및 딜 유효기간·mandate)를 받은 후 실사, 매각자문 등 과정은 고객 입장에선 단편적인 절차"라며 "이제는 섹터에 대한 전문성을 가지지 않으면 놓치는 부분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매도자, 원매자가 만든 딜에 참여하는 것은 레드오션을 넘어 블랙오션이다. 딜을 공격적으로 개발해야한다. 왜 팔아야 하는지 왜 사야하는지 충분히 고객을 설득시키고, 시장으로 끌어내는 작업이 필요하다"며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은 실사, 인수자문에 강했는데 올해는 CF(코퍼레이트파이낸싱, 매각 자문) 커뮤니티의 성공적인 안착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2023년 12월 초에는 CF 커뮤니티를 킥오프했다. 그가 직접 CF 이사급들의 딜을 관장, 티저레터(투자설명서)의 질(質)을 높이기로 했다. 획일적인 매각 티저레터가 아닌 각 원매자 맞춤형 정보 제공을 위해서다. 케이스스터디도 정기적으로 개최, 매각자문 인력의 실력을 높이기로 했다. 길 본부장은 "1~2년 내 CF 커뮤니티의 인력을 파트너로 만들겠다는 각오로 교육에 집중하고 있다. 시장이 나쁜 만큼 회계법인 어드바이저리(자문)로서 격차를 대폭 줄이고 도약하기 위해 우리에게 주어진 마지막 시간"이라며 "지금처럼 고민이 많은 시기에는 단초를 제공해야 고객의 의사결정이 빨라진다. 이를 통해 매도자와 원매자간 딜을 활성화한다는 목표"라고 말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2024-01-09 07:29: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