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의 채경선 미술감독이 시즌1에 이어 시즌2로 미국 미술감독조합(ADG)상을 받았다. 미국 미술감독조합은 공식 엑스(구 트위터) 계정을 통해 15일(현지시간) 제29회 ADG 시상식에서 '오징어 게임2'가 1시간 현대극 싱글 카메라 시리즈 부문 수상작에 선정됐다고 밝혔다. 채 감독은 이번에 아마존 프라임 드라마 '미스터 앤드 미세스 스미스', 애플tv '슬로우 홀시즈', 넷플릭스 '더 젠틀맨', 파라마운트 '옐로우스톤'의 미술감독과 경합해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채 감독은 앞서 시즌2 공개 후 기자들과 만나 "한국에서도 상을 받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채 감독은 시즌1으로 미술감독조합상뿐 아니라 2022년 제74회 프라임타임 크리에이티브 아츠 에미상 내러티브 컨템포러리 프로그램 부문 1시간 이상 프로덕션 디자인상도 받았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5-02-16 16:34:07[파이낸셜뉴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2'가 시즌1에 이어 3년만에 '크리틱스 초이스' 외국어 시리즈상을 받았다. 10일 크리틱스 초이스 협회(CCA) 홈페이지에 따르면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제30회 크리틱스 초이스 시상식에서 '오징어 게임2'가 최우수 외국어 시리즈상을 받았다. 앞서 시즌1은 이 시상식에서 한국 드라마 최초로 최우수 외국어 시리즈상과 남우주연상(이정재)을 받았다. CCA 측은 이번에 시즌 구분없이 후보 및 수상작만 공개했다. '오징어 게임2'는 '파친코', '세나', '마이 브릴리언트 프렌드', '리디아 포에트의 법', '라 마퀴나', '시타델 : 허니 버니', '아카풀코'과 경합했다. 한편 크리틱스 초이스 상을 주관하는 CCA는 미국·캐나다의 방송·영화 비평가 600여명이 속한 단체다. 매년 후보작의 작품성과 연기력을 평가해 수여한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5-02-10 08:45:22[파이낸셜뉴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2'가 미국 영화·드라마 분야 권위 있는 시상식인 크리틱스 초이스에서 최우수 외국어 시리즈상을 받았다. 크리틱스 초이스 협회(CCA) 홈페이지는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제30회 크리틱스 초이스 시상식 결과를 9일 발표했다. '오징어 게임2'와 함께 후보에 오른 '파친코', '세나', '마이 브릴리언트 프렌드', '리디아 포에트의 법', '시타델 : 허니 버니', '아카풀코'는 수상이 불발됐다. CCA 측은 시즌 구분 없이 후보와 수상 작품 명만 공개하고 있다. '오징어 게임'은 지난 2022년 시즌1으로 크리틱스 초이스 시상식에서 한국 드라마 최초로 수상했다. 당시 '오징어 게임'은 최우수 외국어 시리즈상은 물론 주연배우 이정재가 남우주연상을 받기도 했다. 크리틱스 초이스 상을 주관하는 CCA는 미국·캐나다의 방송·영화 비평가 600여 명이 속한 단체다. 매년 작품성과 배우의 연기력을 평가해 상을 수여한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2025-02-09 22:44:18[파이낸셜뉴스]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 시즌2'는 지난해 12월 26일 공개된 뒤 인기몰이에 나서며 다양한 기록을 세웠다. 넷플릭스 역대 공개 첫 주 최다 시청수를 기록, 공개 18일 만에 넷플릭스 역대 3번째로 인기 있는 작품에 등극했다. 폭발적인 화제성은 현실로 끄집어 낸 드라마 속 소품을 통해 계속되고 있다. 대표적인 게 시즌2의 4화에서 참가자들에게 식사로 제공된 도시락이다. 전 세계 유튜브 구독자 수만 약 1030만명인 유튜브 채널 바비시컬리너리유니버스(BCU)는 이달 초 '오징어게임2 스페셜'이라는 제목으로 김밥과 도시락 만들기 영상을 올렸다. 이 채널은 미국의 요리사이자 영화 제작자인 앤드류 레아가 운영하고 있다. 김밥 속 재료인 단무지는 '산미를 더해 주는 노란 무', 도시락 반찬인 분홍 소시지 부침은 '생선이 가득 든 엄청 큰 소시지' 등 한국인에게 익숙한 식재료를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기도 했다. 인스타그램에도 양철 도시락 만들기를 알려주는 숏츠가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영상을 본 외국인들은 도시락에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도시락이 더 풍성해졌다"거나 "남편이 한국에서 근무했을 때 먹어본 게 떠오른다" 등의 글을 올렸다. 단순히 음식을 넘어 한국의 식문화를 교류하는 공간이 되기도 했다. @xoy라는 닉네임으로 인스타에 올라온 숏츠 영상은 양철 도시락을 먹는 방법을 알려준다. 뚜껑을 덮고 신나게 흔들면 반찬과 밥이 자연스럽게 비벼진 모습이 나온다. 댓글에는 한 네티즌이 "가난하던 시절 한국에선 분홍 소시지가 유일한 선택이었다는 게 흥미롭다. 지금은 많은 게 달라졌고 한국에서 수천 가지 선택지 중 하나가 됐다"는 의견이 올라왔다. 또 다른 네티즌은 BCU 채널 운영자가 쇠젓가락으로 김밥을 먹는 걸 두고 "금속 젓가락을 사용한 게 좋다. 보통 쇠젓가락을 사용하는 한국 음식에 대한 진정성이 보인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오징어게임 속 도시락의 인기는 유통가에서도 확인됐다. 지난달 20일 GS리테일은 지난해 12월 20일부터 지난달 12일까지 성수동 ‘도어투성수’ 매장에서 운영한 '오징어 게임' 팝업스토어에 총 3만명이 방문했다고 전했다. 특히 매출액이 가장 높은 상품이 ‘영희네 추억의 도시락’이라고 했다. 시즌2 속 도시락을 구현한 상품으로 GS 측은 구매자들에게 콘텐츠와 연결되는 경험과 재미를 주는 것을 인기 비결로 꼽았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2025-02-07 15:39:30[파이낸셜뉴스] 배우 이주실이 2일 위암 투병 중 세상을 떠났다. 향년 81세. 소속사 일이삼공컬처에 따르면 고인은 약 3개월 전 병원에서 위암 판정을 받았다. 지난 2일 오전 심정지 후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별세했다. 앞서 지난 1993년 유방암 3기 판정을 받은 바 있다. 당시 1년 선고를 받았으나 항암 치료를 통해 10여년 만에 완치 판정을 받았다. 고인은 1965년 연극배우로 데뷔했다. '세일즈맨의 죽음', '맥베스' 등 여러 연극에 출연해 1970∼1980년대 연극계 대모로 불렸다. 또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 '너의 노래를 들려줘', 영화 '모자산책', '오마주' 등에 출연했다. 지난 12월 26일 공개한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2'에서 황준호(위하준) 형사의 엄마로 활약했다. 나이 50에 유방암 투병..두 딸과 15년 생이별 지난해 MBN ‘특종세상’이 방송한 이주실의 인생 스토리에 따르면 대학 재학 중 선배가 “목소리가 예쁜데 해볼 게 있다”며 대본을 준 게 계기가 돼 배우가 됐다.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 이후 인지도가 상승해 일본에서도 알아본다며 한류의 위력을 언급했다. 또 나이 50세가 넘은 딸을 유난스럽게 챙기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는데 그 사연이 안타까워 시청자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나이 쉰에 유방암 3기, 1년 시한부 선고를 받았던 이주실은 이혼 후 홀로 키워온 두 딸이 엄마 없이 세상에 남겨질 것이 걱정돼 동생이 있는 캐나다로 보냈다. 당시 둘째 딸 나이 고작 7세였다. 모녀는 무려 15년이라는 시간을 떨어져 살았다. 당시 딸은 "제가 캐나다에 있을 때 (엄마가) 편지를 많이 보내셨다. 이틀에 한 번 보내고. 그때 그걸 보면서 요즘 말로 힐링을 많이 했다”고 말해 원치않은 이별의 아픔과 뜨거운 모정을 가늠케 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5-02-03 08:52:29[파이낸셜뉴스] "좀 더 미쳐주세요." "좀 덜 미쳐주세요."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2'에서 약물 중독 래퍼 타노스를 연기한 최승현(탑)이 15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나 촬영 현장에서 황동혁 감독에게 이같은 연기 디렉션을 받았다고 말했다. 타노스는 한때 잘나가던 래퍼이자 마약 중독자로, 코인 투자를 잘못해 재산을 잃고 게임에 참가한 인물이다. 허세 가득한 덜 떨어진 약물 중독자로 한탕주의에 빠져 큰 빚을 지게 된 MZ 중 한 명이다. "여자 꼬드기려 랩하는 연기 민망..일본 만화 캐릭터 '짱구'라 생각" 최승현은 "타노스의 키워드를 덜 떨어진 돌아이로 생각했다"며 "감독님이 '좀 더 미쳐주세요. 좀 덜 미쳐주세요'라며 연기 톤을 조절했다"고 말했다. 타노스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어벤져스:엔드게임'의 악당 타노스를 떠올리게 한다. 그는 "원래부터 이름이 타노스였다"며 "자신의 랩으로 인구 절반을 죽이겠다고 생각하는, 그 정도로 유치한 친구라고 이해했다. 숙소에 (턱이 돌출된) 타노스 사진을 걸어 놓고 턱을 내미는 연습을 하기도 했다"고 돌이켰다. 타노스를 연기한 영향일까. 이날 최승현은 극중 타노스처럼 큰 눈과 턱이 부각돼 보였다. "약물 중독 때문에 좀체 가만히 있지 못하고, 귀에 늘 음악이 들린다고 설정했다. 대본에서도 만화적으로 묘사된 캐릭터였다. 또 감독님이 미국에 한 번도 안 가본, 영어 노래나 외국 영화에서 주워 들은 영어를 하는 친구라고 하셨다. 그래서 영어 발음이 좋으면 오히려 NG가 났다." 최승현은 이날 타노스 캐릭터를 설명하며 만화 캐릭터 '짱구'를 여러 번 언급해 취재진의 웃음을 자아냈다. 타노스는 자기 또래를 괴롭히다가 사람들이 다 보는 앞에서 001번 영일(이병헌)에게 두들겨 맞는 망신을 당하고도 다음 날 버젓이 호감 가는 여성에게 플러팅을 시도하는 유아적인 모습을 보인다. 최승현은 타노스의 행동에 대해 "인생의 반을 래퍼로 살았지만 여자 앞에서 (잘 보이려고) 랩을 해본 적이 없다"며 "게다가 벌써 30대 후반이잖나"며 극중 플러팅 연기가 쉽지 않았음을 내비쳤다. 그는 "타노스의 손발이 오그라드는 행동을 참을 수가 없어서 그 순간 '나는 짱구'라고 생각하고 연기했다"며 "짱구처럼 마음에 드는 여성이 있으면 플러팅을 하는 많이 덜 떨어진 친구라 생각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실패한 힙합 루저에 중2병에 걸린 허세 가득한 캐릭터라서, 목숨이 오가는 게임장에서도 랩을 한다. 몸만 컸지 정신 연령은 짱구 같은 애로 생각했다"며 "30대 후반에 그런 (손발이) 오그라드는 연기를 하는 게 큰 도전이었다"고 부연했다. 대마초 스캔들 후 칩거 "집과 음악 작업실 오가" 보이그룹 빅뱅의 멤버이자 연기자로 빛나는 20대를 보냈던 최승현은 지난 2017년 대마초 흡연 혐의로 징역 10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으면서 경력이 바닥을 쳤다. 그는 2019년 온라인상에서 '자숙이나 해라. SNS도 하지 말고, 복귀도 하지 마라'는 네티즌의 댓글에 '저도 할 생각 없다'며 은퇴를 예고한 답글로 논란에 휩싸였다. 2020년엔 SNS 라이브 방송을 통해 "한국에서는 컴백을 안 할 거다. 컴백 자체를 안 할 것"이라며 은퇴를 시사했다. 이 때문에 2023년 6월 '오징어 게임' 시즌2 캐스팅 소식이 알려지자 네티즌은 날선 비난을 쏟아냈다. 시즌2 공개 전후에도 한국 시청자의 반응이 유난히 싸늘했다. 황동혁 감독은 탑의 캐스팅 논란과 관련해 여러 차례 질문을 받았고 급기야 "이젠 본인이 직접 나서야 할 때"라는 개인적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국내의 부정적 여론 탓에 '오징어 게임' 시즌2 홍보 일정에서 배제됐던 최승현은 이날 인터뷰를 결심한 이유로 "사죄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용서를 구하고자 마련한 자리"라고 말했다. 지난 10년간 어떻게 시간을 보냈냐는 물음에는 "집과 음악 작업실을 오갔다. 음악 작업을 할 때만 그나마 숨통이 트였다"며 "그동안 작업해놓은 음악이 많다. 음반을 내놓을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유난히 대중의 여론이 혹독하지 않았냐는 반응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냐'는 물음에 최승현은 "그렇지 않다"며 "큰 사랑에 비례해 대중의 배신감도 컸기에 그렇다고 생각한다. 평생 반성하고, 감내해야 할 부분이라 내 업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5-01-15 16:51:56[파이낸셜뉴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시즌2가 공개 18일만에 역대 3번째로 가장 많이 시청한 작품이 됐다. 15일 넷플릭스에 따르면 시즌2가 공개 3주차에도 글로벌 톱10 정상을 수성했다. 지난 6~12일 2630만 시청수(시청 시간을 작품의 총 러닝 타임으로 나눈 값)를 기록하며 시리즈 부문 영어, 비영어 통합 1위를 차지했다. 뿐만 아니라 93개국 톱10에 이름을 올린 시즌2는 누적 1억5250만 시청수를 달성하며 3주 만에 ‘오징어 게임’ 시즌1과 ‘웬즈데이’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가장 많이 시청한 시리즈가 됐다. 후속 시즌 가운데 역대 최다다. 시즌2가 공개됨에 따라 시즌1 역시 역주행하며 글로벌 톱10 시리즈 비영어 부문 3위를 기록했다. 시즌2는 복수를 다짐하고 다시 돌아와 게임에 참가하는 ‘기훈’(이정재)과 그를 맞이하는 ‘프론트맨’(이병헌)의 치열한 대결과 새 참가자들로 다시 시작하는 게임의 과정을 담았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5-01-15 08:38:56공개 당일인 지난달 26일(한국시간) '오징어 게임' 시즌2를 7시간7분간 '정주행'했다. 재미가 없진 않았지만(재미가 없었다면 7시간 넘는 TV 시청은 불가능하다), 어디서 본 듯한 기시감 때문인지 시즌1만 못하다는 느낌이 더 강했다. '형만 한 아우 없다'더니, 그 말이 맞는 모양이라고도 얼핏 생각했다. 새로 등장할 게임에 대한 기대감도 제법 컸는데, '둥글게 둥글게' 정도를 빼면 눈길을 확 잡아끄는 강력한 게임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다른 사람들의 독후감도 비슷했는지, 다음 날 공개된 외신들의 리뷰도 부정적인 경우가 더 많았다. 미국 영화전문지 할리우드리포터는 "첫번째 시즌에서 보여준 재미와 기발함이 부족했다"고 했고, USA투데이는 "시즌2가 전작과 유사한 요소를 갖췄음에도 예전만큼 신선하거나 날카롭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한데 일주일 뒤 나온 성적표는 전 세계 평자들의 불만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지난 1일 넷플릭스가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공개 첫주인 지난달 넷째주 '오징어 게임2'의 총시청시간은 4억8760만시간으로, 전 세계에서 5억시간에 가까운 시청기록을 세운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공개 첫주 기준으로 지난 2021년 9월 넷째주 '오징어 게임1'이 세운 4억4873만시간을 넘어서는 기록이어서 놀라웠다. 또 주간 기준으로 따져보면 이는 지난 2021년 10월 첫째주 '오징어 게임1'이 기록한 5억7176만시간에 이은 역대 2위 기록이기도 했다. 이런 흐름은 공개 둘째주로도 이어져 '오징어 게임' 시즌2는 여전히 4억시간이 넘는 시청기록을 세우며 전 세계 여러 나라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물론 둘째주에 더 많은 시청자를 불러모았던 시즌1 때처럼 그래프가 우상향하진 못했지만 말이다. 일부 혹평에도 불구하고 '오징어 게임2'가 성공적으로 출발할 수 있었던 건 무엇보다도 '오징어 게임'이라는 브랜드 자체가 갖고 있는 강력한 파워 때문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단지 이것뿐이었다면 '오징어 게임2'의 순조로운 출발은 애초 가능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시즌1이 그랬던 것처럼 시즌2 역시 서바이벌 장르물이 주는 재미와 함께 강력한 사회적 파장을 불러오고 있다는 점은 이 드라마가 갖는 최대 강점이다. 그 단초를 우리는 '빵과 복권'이라는 제목으로 선보인 시즌2 첫번째 에피소드에서 찾아볼 수 있다. 시즌2는 456억원의 주인공이었던 기훈(이정재 분)이 미국행을 포기하고 사람들을 게임장으로 불러모으는 딱지남(공유 분)을 찾아나서는 것에서 이야기를 시작하는데, 이 내용을 담은 제1화에는 어렵게 찾아낸 딱지남이 사람들에게 빵과 복권을 내밀며 둘 중 하나를 선택하게 하는 장면이 나온다. 당신이라면 빵과 복권 중 무엇을 선택할 것이냐고 드라마는, 그리고 감독은 묻는다. 이 장면은 자연스럽게 이번 시즌에 새롭게 도입된, 가장 강력한 게임인 OX투표로 이어진다. OX투표는 매 게임을 마친 뒤 목숨을 건 게임을 계속할 것인지, 아니면 게임을 중단하고 그간 적립된 돈을 살아남은 자들이 공평하게 나눠 가질 것인지를 놓고 벌이는 선택인데, 이를 놓고 참가자들이 정확히 둘로 쪼개진다. 둘로 쪼개질 뿐 아니라 양극단에서 서로를 극렬하게 반대하며 상대방이 죽어 없어지기를 갈구한다. 공교롭게도 이 장면은 탄핵 찬성과 반대로 나뉘어 대립하고 있는 작금의 대한민국을 떠오르게 한다. 한데 이런 사정은 우리에게만 국한되지 않은 전 지구적 양상인지, 미국의 한 영화평론가(레베카 선 할리우드리포터 전 편집장)도 뉴욕타임스(NYT)에 기고한 글에서 이런 독후감을 내놓았다. "도널드 트럼프의 두 번째 임기를 기다리는 지금, 우리는 이미 레드팀과 블루팀으로 너무 깊이 분열돼 있다. '오징어 게임'의 비유에 따르면 우리는 상호 파멸의 공모자가 될 수도 있고, 구원자가 될 수도 있다. 새 시즌(트럼프 대통령 취임)이 시작되면 그 결과를 곧 알게 될 것이다." jsm64@fnnews.com 정순민 기자
2025-01-13 19:22:27[파이낸셜뉴스]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의 전재준이 전재순이 됐다. 박성훈보다 전재준으로 더 각인됐던 그가 이번에는 '오징어 게임2'에서 특전사 출신 MTF 트랜스젠더(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 현주 역할로 이러한 별명을 얻게 된 것. 그는 캐릭터 포스터 속 단발머리의 고운 자태로 감탄을 자아냈고, 실제 작품에서도 자연스러운 연기로 좋은 평가를 얻었다. 극중 현주는 배려심 깊고 이타적이면서도 정의롭고 강인한 인물이다. 온갖 인간군상이 모이는 게임장에서도 유독 눈에 띈다. 박성훈은 8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포스터 속 현주를 봤을 때 내 꿈에 가까워지는구나 싶어 정말 감회가 남달랐다"고 말했다. 그는 "연기를 시작하며 마음 속에 꿈꾼 게 영화 포스터에 내 얼굴을 올리는 것이었다. '오징어 게임' 포스터가 여러 군데 걸려있는 것을 보고 내가 열심히 배우 활동을 하고 있구나, 꿈에 가까워지는구나 싶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주언니, 현주누나라 불러줘서 감사하다"고 부연했다. 현주와 자신의 실제 성격이 얼마나 닮았냐는 질문에 "현주는 용기와 결단력이 있고 용맹한데 실제 저는 겁도 많고 두려움도 많이 갖고 있는 불안정한 인물"이라며 "현주라는 인물을 만나 연기하면서 현주에게 많은 가르침을 얻었다"고 답했다. 박성훈은 최근 2년 새 '더 글로리' 김은숙 작가, '눈물의 여왕' 박지은 작가, '오징어 게임' 황동혁 감독 등 국내 정상급 작가·감독과 작업하며 상승세를 탔다. 그는 "황동혁 감독이 KBS2 '드라마 스페셜 2021'의 첫 단막극 '희수'를 보고 현수를 떠올렸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희수'는 여섯 살 딸을 교통사고로 잃은 부모가 상실감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하루하루를 살아가다 VR로 죽은 딸을 복원시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그는 "평범한 가장 역할이었는데 어떻게 그걸 보고 현주를 떠올렸는지 의아했다"며 "내 속에 여성성이 있는데 그걸 꿰뚫어본 느낌이었다"고 돌이켰다. '오징어 게임2'는 50번째 작품.. 초심 다질 것 박성훈은 지난 2008년 영화 '쌍화점'으로 데뷔했다. 한동안 연극무대에서 활동해 연극계의 아이돌로 불렸다. '오징어 게임2'는 장르 불문 조단역한 작품 모두 포함하면 그의 50번째 작품이다. 그는 "5인6각 게임 촬영 당시 슬레이트를 치는데 거기에 2023년 10월이라고 적혀있더라. 그 숫자를 보고 동아방송예술대 03학번 연극영화과에 입학한지 20년만에 내가 이런 작품에 들어와있구나, 지난 20년간 고생한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가더라"며 각별했던 순간을 떠올렸다. 이어 "개인적으로 50번째라 의미도 있지만, 제 앞에 이런 상황에 놓이게 된 것과 더불어 초심을 잡고 좀 더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배우 생활에 임하는 계기가 됐다"고 소회를 밝혔다. 박성훈은 앞서 자신의 인스타그램 DM으로 시즌2를 패러디한 음란물 표지를 발견하고 소속사 담당자에게 이러한 사실을 알릴 목적으로 전송하려다 실수로 자신의 SNS에 게재, 이 이미지가 확산되며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 앞서 떨리는 목소리로 공식 사과하는 과정에서 울먹이기까지 했다. 의도치 않은 실수가 끼친 상상 이상의 파장에 잔뜩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5-01-10 00:15:23[파이낸셜뉴스]'오징어 게임' 시즌2가 2주 연속 넷플릭스 비영어권 TV쇼 부문 1위에 오르며 흥행 중이다. 1월 첫 주(12월30일∼1월5일)엔 시즌1마저 역주행해 해당 부문 톱2에 올랐다. 시즌2 주역인 황동혁 감독과 배우 이병헌·이정재를 지난 2일과 8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황 감독은 글로벌 흥행에 대해 "새해에 그나마 좋은 소식을 들려줄 수 있어 참 축복받은 일이라 생각하며 감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 작품을 하느라 수명이 7~8년은 줄어든 것 같다. 질릴 때도 있었다. 시즌2·3를 1년 넘게 200회가량 찍었다"고 털어놨다. ■거대한 규모의 '둥글게 게임 세트' 황 감독은 호불호의 반응에 대해 "시즌1에 비해 신선함과 충격이 떨어지고 완결도 되지 않아 불만을 어느정도 예상했다"며 "10명 중 9명이 좋아하다 8명으로 떨어진 정도니 합당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정재는 "완결을 본다면 평가가 달라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시즌2는 시즌1의 우승자 성기훈(이정재)이 오징어게임을 멈추기 위해 몸부림치다 처절하게 무너지는 과정을 그렸다. 시즌1 마지막에 정체를 드러낸 프론트맨(이병헌)이 '깐부' 오일남을 대신해 001번 오영일로 위장하고 게임에 참가한다. 이병헌은 "프론트맨의 과거로 돌아가 황인호가 게임을 하는 이야기가 될 줄 알았는데 현재진행형의 이야기가 짜임새 있게 전개돼 감탄했다"며 "특히 3화 마지막, 프론트맨이 게임에 참가하는 대본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돌이켰다. 녹색 추리닝을 입고 세트장에 처음 들어섰을 때 기분은 어땠을까. 그는 "(차림이) 후줄근했다"며 웃었다. 이어 "세트 규모에 압도됐다. 혹자는 폐소공포증을 걱정했는데 절대 느낄 수 없을 정도로 거대했다. 특히 '둥글게 둥글게' 게임을 하는 그 원판에 200여명이 동시에 올라갔는데도 판이 돌아가더라. 부감으로 잡으니 사람 눈알처럼 보여 '대박' 소리가 났다"며 즐거워했다. 이병헌은 "개인적 불행을 겪고 인간을 믿지 않게 된 황인호이자 프론트맨, 그런 어두운 내면을 가진 채 참가자로 위장한 오영일의 연기톤을 잡는 게 숙제였다"며 "오일남과 달리 정체가 드러난 상황이라 시청자만 아는 비밀을 은밀하게 건드린다는 느낌으로 연기했다"고 말했다. "프론트맨은 성기훈을 적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자신처럼 인간의 본성이 쓰레기라는 것을 깨닫길 바란다. 동시에 인간을 믿고 신념대로 행동하는 성기훈에게 열등감도 느낀다. '영웅놀이는 재밌었냐'는 시즌2 마지막 대사처럼 성기훈이 무너질 것이라고 믿지만 성기훈의 신념이 맞길 바라는 아주 복합적인 감정을 느꼈다." ■"대의제 민주주의 한계 있어" 성기훈은 이번 시즌 게임을 멈추겠다는 목적에 사로잡혀 마치 돈키호테처럼 돌진한다. 그런데 비장한 목표에 비해 허점이 많고, 정의감에 불타지만 대를 위한 소의 희생을 합리화하는 우도 범한다. 이정재는 "오영일의 정체를 눈치채지 못한 게 성기훈답다고 생각했다"며 "무모하고 답답한 구석도 있지만, 세상엔 성기훈 같은 사람이 필요하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감독이 성기훈의 생존을 통해 선한 사람이 승리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보여줬다. 이젠 성기훈을 떠올리면 양심이라는 단어가 가장 많이 생각난다. 양심을 외면하지 않고, 행동으로 옮기는 실천력이 요즘 사회에 필요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황 감독이 시즌2를 만들면서 가장 중시한 것은 OX 투표 제도였다. 그는 "대의제 민주주의에 위기가 왔다고 본다. 특히 우리나라는 제왕적 대통령제고, 5년마다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에 따라 나라가 좌지우지된다. 과연 투표를 통해 다수결로 모든 것을 결정하는 이 시스템이 맞는지, 다른 대안은 없는지 묻고 싶었다"고 말했다. OX 투표는 약자끼리 서로를 비난하는 오늘날의 모습도 투영했다. 황 감독은 탄핵 찬성과 반대로 나뉘어 대립하는 작금의 현실을 언급하며 "게임장 숙소 안에서 선을 긋고 싸우는 모습과 소름 끼칠 정도로 닮았다"고 꼬집었다. 그는 "각자도생 시대의 도래로 어떻게든 경쟁에서 살아남아 '나만 잘 살자'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졌다"며 "사회가 팍팍해지면서 분노가 서로를 향한다. 남자는 여자를 탓하고 아래 세대는 위 세대를 비난한다. 성기훈 캐릭터를 통해 우리의 분노는 위, 제도를 만들고 통제하는 권력을 향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황 감독은 "시즌1이 자본주의 경쟁 사회에 대한 이야기라면 그 극심한 경쟁 때문에 망가진 사회를 우리가 어떤 식으로 바꿀 수 있나, 투표를 통하거나 안되면 데모라도 해야 하나, 그런데 그게 불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게 시즌2"라며 "시즌3는 나락으로 떨어진 성기훈이 인간에 대한 믿음을 과연 잃은 것인가를 다룬다"고 예고했다. 지난 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의 한 문화비평가는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와 국민들의 시위를 언급하며 "'오징어 게임'이 격동의 역사를 가진 젊은 민주주의 국가인 한국에서 탄생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닐 것"이라며 "전 세계에서 벌어지는 우경화 현상의 사회적 역동을 다룬 훌륭한 대중문화 실험"이라고 평했다. 한편, '달고나(dalgona)', '형(hyung)' 등 7개 단어가 최근 옥스퍼드 영어 사전에 포함되며 '오징어 게임'의 위력을 입증했다. 지난 2009년 '지.아이.조'로 할리우드에 진출한 이병헌은 "미국 영화를 여러 편을 찍었는데도 아무도 나를 못 알아봤는데, 이번엔 달랐다"며 "한국 작품으로 이런 환대를 받으니 아이러니하면서도 감개무량했다"고 말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5-01-09 10:43: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