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일단 유명해져라. 그러면 당신이 똥을 싸더라도 사람들은 박수를 칠 것이다." 이 문장은 앤디 워홀이 했던 말로 매우 널리 알려져 있는데, 앤디 워홀은 이 말을 한 적이 없다. 그러나 이 가짜 명언은 여전히 생명력을 갖고 있다. 역사 왜곡·논문 표절 논란 등으로 방송에서 사라진 역사 강사 설민석(51)이 서점가에선 여전한 영향력을 보여주고 있다. 10일 교보문고 11월 1주차 베스트셀러 차트에 따르면, 지난 달 출간된 ‘설민석의 한국사 대모험’ 18권은 아동 만화 분야 1위에 올랐다. 앞서 출간한 ‘설민석의 무도 한국사 특강’ ‘설민석의 조선왕조실록’ ‘설민석의 삼국지’ 등도 출간과 함께 베스트셀러에 오르면서 큰 인기를 모은 바 있다. 출판업계 관계자는 “아이돌 역사 입문용으로 설민석 책만한 것이 없다는 얘기가 많다”며 “전문가보단 지식 전달자로 보는 인식이 강해 논란이 큰 영향을 미치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설민석은 단국대학교에서 연극영화학을 전공하고, 2010년 연세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 서술에 나타난 이념 논쟁연구’ 논문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2002년경부터 온라인에서 한국사 강의를 하면서 스타강사 타이틀을 얻었고, TV로 진출해 넘치는 입담으로 대중적인 인기를 모았다. MBC ‘선을 넘는 녀석들’ ‘선을 넘는 녀석들 리턴즈’, EBS ‘설민석의 역사로’, tvN ‘요즘책방: 책 읽어드립니다’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 등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서 수년간 활약하며 큰 사랑을 받았으나, 지난해 두 번의 역사왜곡 논란과 논문 표절 의혹에 휩싸이면서 모든 방송에서 하차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2021-11-10 06:57:27유튜버 보겸의 ‘보이루’라는 유행어를 여성혐오적 용어라고 기재했던 윤지선 세종대 교수의 논문 내용이 변조에 해당한다는 판단이 나왔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보겸은 전날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카톨릭대 판결 나왔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보겸은 지난 2019년 12월 '철학연구'에 실린 윤 교수의 '관음충의 발생학: 한국 남성성의 불완전변태 과정의 추이에 대한 신물질주의적 분석' 논문을 문제삼았다. 윤 교수가 가톨릭대에 재직 중이던 당시 기고한 해당 논문은 ‘보이루’라는 용어에 대해 여성 성기인 '보X'와 하이'의 합성어로, 여성혐오적 표현이라는 내용을 담았다. 보겸이 문제를 제기하면서 논문 내용은 "보이루는 유튜버, BJ 보겸이 ‘보겸+하이루’를 합성해 인사말처럼 사용하며 시작되다가 초등학생을 비롯하여 젊은 2,30대 남성에 이르기까지 여성 성기를 비하하는 표현인 ‘보X+하이루’로 유행어처럼 사용·전파된 표현"이라고 고쳐졌다. 하지만 보겸 측은 수정된 내용도 말장난에 불과하며 자신을 여성혐오자로 몰고 갔다며 민사소송을 제기한 가운데 가톨릭대의 논문 심사결과가 나온 것이다. 보겸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가톨릭대 연구진실성위원회는 수정 전 논문 일부 내용에 대해 변조라고 판단했다. 학교 측은 “논문에서는 ‘보이루’라는 용어를 유튜버 보겸이 그 의미를 ‘보지+하이’로 만들고 전파하고 있는 것처럼 해석될 여지가 있다”며 “‘보X+하이’로 의미를 합성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합성한 것으로 오해를 불러일으키도록 표현한 것은 적극적인 변조는 아니라고 할지라도 연구내용이나 결과를 왜곡하는 차원으로 연결될 수 있어 변조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수정 후 논문에 대해서는 연구부정행위에 해당되는 내용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다만 일부 위원은 ‘초등학생을 비롯해 젊은 20,30대 남성에 이르기까지’라는 일반화한 표현에 대해서는 남성 전체를 의미하는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가능성이 있음을 지적했다. 또 ‘한남유충’ 등의 용어는 한국 어린 남성에게 특정한 편견을 낳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 밖에도 국문 제목과 영문 제목이 불일치하며 두 제목이 설명하는 연구 범위가 크게 차이난다는 견해가 존재했다. 윤 교수와 철학연구회 측은 “기존의 자료 또는 연구결과를 인위적으로 조작, 변형, 삭제함으로써 연구 내용이나 결과를 왜곡하는 행위인 변조에 해당하는 사실은 없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겸은 철학연구회 측에 해당 논문에 대한 철회를 요청하기 위해 온·오프라인 상으로 접촉을 시도했으나 회신을 받지 못했다고 하소연했다. 윤 교수로 인해 자신이 여성혐오자로 몰렸다며 성형수술까지 감행한 보겸은 윤 교수를 상대로 1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86단독 김상근 판사는 오는 23일 보겸과 윤지선의 손해배상 소송 첫 변론기일을 연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2021-11-08 10:58:33[파이낸셜뉴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가 자발적 매춘부라는 ‘왜곡 논문’을 내놓은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가 “논문과 관련한 향후 토론은 다른 학자들에게 넘기겠다”는 입장을 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8일(현지시간) 하버드대 교내지 하버드 크림슨은 램지어 교수가 지난달 25일 로스쿨 동료 교수에게 보낸 이메일에 “논문 내용에 대해 투명하게 설명하고 싶지만, 그것은 내 연구의 중심 과제가 아니다”라며 이 같이 적었다고 보도했다. 논문 발표 이후 불거진 논란을 두고는 “자생력을 지니게 됐다”며 발을 뺐다고도 전했다. 더 이상의 해명으로 논문을 향한 국내외 비판을 잠재울 수 없다는 점을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램지어 교수는 “중요하고 민감한 문제이기 때문에 논란을 더 증폭시키고 싶지 않다”고도 했다. 비하·왜곡 논문을 둘러싼 토론을 다른 학자들에게 떠넘김과 동시에 자신이 유발한 논란이 더 확산되지 않기를 바란다는 뜻을 표명한 셈이다. 그가 이와 별도로 해명을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도 공개됐다. 그가 지난달 중순 하버드 크림슨에 2차례 이메일을 보내 자신의 논문을 옹호하는 짧은 글을 준비 중이고, 조만간 완성할 것이라고 소개했다는 것이다. 램지어 교수는 “어떤 내용이 내 논문에 포함됐고 제외됐는지, 왜 그런 결정을 했는지에 대해 투명하게 설명하는 글과 자료를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해명 글의 완성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미쓰비시와의 연관성 관련해서도 입장을 냈다. 그는 미쓰비시가 하버드대 로스쿨에 교수직을 만든 것은 수십년 전이고, 현재는 미쓰비시로부터 어떤 조건이나 금전 지원도 받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2021-03-09 06:42:25급격한 정보통신 기술의 발전으로 주식투자 브로커들의 필요성이 사라지고 오히려 이들이 시장을 왜곡한다는 평가가 많았다. 투자자와 브로커 간의 정보교환이 불법 또는 편법으로 유통돼 다른 투자자들이 손해를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사람이 하던 브로커 역할을 전자 브로커가 대체했고 이는 거스를 수 없는 변화의 흐름이었다. 그러나 최근 전자 브로커가 대체할 수 없는 인간 브로커가 거래비용 절감과 수익률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텍사스공과대 한문희 교수, 캐나다 윌프리드로리에대 김상현 교수, 미국 텍사스주립대 댈러스캠퍼스 비크람 난다 교수는 최근 '기관 중개 브로커 네트워크:유동성 공급 촉진(Institutional Brokerage Networks: Facilitating Liquidity Provision)'을 발표해 학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 논문은 기관투자자 간의 브로커 네트워크가 시장 유동성 공급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을 분석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뮤추얼 펀드와 같은 펀드 상품을 판매하고 관리하는 자산운용사들, 즉 기관투자자들이 주식 시장에서 브로커를 통해 형성하는 네트워크가 펀드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기관투자자들은 보통 여러 브로커와 거래 관계를 맺고 있으며 브로커들은 또한 다양한 기관투자자와 거래를 통해 서로 연결된 네트워크를 형성한다. 이러한 브로커·투자자 네트워크는 투자자 간에 정교하게 얽혀 있으며 펀드의 성과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1998년부터 2017년까지의 미국 내 뮤추얼 펀드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브로커 네트워크에서 중심에 위치한 펀드들이 더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네트워크 중심성(Network Centrality)이 높은 펀드들은 투자자와의 네트워크 중심에 위치한 브로커들을 통해 대량의 주식 매매 시 발생하는 가격충격(Price Impact)을 완화함으로써 수익률 향상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1999년부터 2011년까지 미국 내 기관투자자들의 일일 주식 거래 내역을 분석한 결과 네트워크에서 중심에 위치한 자산운용사들이 상대적으로 더 적은 거래비용으로 주식 거래를 체결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기술진보에도 브로커 역할 중요 과거에는 주식 매매가 주로 투자자가 브로커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주문을 넣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그러나 최근 고빈도 매매(HFT·High Frequency Trading) 증가와 알고리즘 매매(Algorithmic Trading)를 통한 전자마켓메이커(Electronic Market Maker)의 등장으로 전자주문 방식이 기존 전화주문 방식을 크게 대체했고, 사람이 수행하던 많은 업무가 전산화 및 자동화됐다. 사회 전반에 걸친 변화와 마찬가지로 금융 시장에서도 전자정보통신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사람들이 수행하던 역할을 상당 부분 기계가 대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서는 전자브로커가 대체할 수 없는 인간 브로커의 역할, 특히 투자자와 브로커 간의 지속적인 거래 관계와 의사소통이 거래비용 절감과 수익률 향상에 중요한 기여를 해왔으며, 앞으로도 그 중요성이 쉽게 감소하지 않을 것임을 연구 결과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지난 20년간 전자정보통신 기술의 급격한 발전으로 금융 시장에서도 많은 기술적 진보가 이뤄졌다. 거래량은 크게 증가했으며, 유동성의 중요한 지표 중 하나인 매수-매도 가격 스프레드(Bid-Ask Spread)도 크게 축소됐다. 그 결과 적은 비용으로 주식 매매가 가능해졌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가 모든 투자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소량매매의 경우 스프레드 내에서 손쉽게 주식을 사고팔 수 있지만, 대량 매매에서는 다른 도전 과제가 존재한다. 대량 매도 및 매수 주문이 시장에 들어오면 주식 가격이 크게 변동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거래가 스프레드 밖에서 체결될 수 있다. 대량 매도 주문이 들어오면 주식 가격이 하락하게 돼 거래가 이뤄지기 전보다 더 낮은 가격에서 매도가 이뤄지고 반대로 대량 매수 주문이 들어오면 가격이 상승해 결국 거래주문을 넣기 전보다 더 높은 가격에서 매수가 이뤄진다. 거래 규모가 커질수록 가격변동 폭도 커지며 이를 가격충격이라고 한다. 대체로 대량 매매를 체결하는 기관투자자에게는 이러한 가격충격이 거래비용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브로커, 가격충격 완화 긍정 역할 대량 매매에서 발생하는 가격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관투자자들은 거래소를 통해 직접 주문을 넣기보다는 브로커를 통해 거래 상대방(counterparty)을 찾는 방식을 채택할 수 있다. 브로커는 기존에 거래 관계를 맺고 있는 다른 기관투자자들과 연락을 취해 거래 상대방을 찾으며, 이러한 거래는 주로 거래소 밖에서 이뤄지는 블록매매(Block Trading) 형태로 체결된다. 네트워크 중심에 위치한 브로커들은 다수의 기관투자자와 거래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이들 간의 네트워크를 활용, 가격충격을 최소화하면서 대량 매매를 원활하게 진행하고 유동성 공급을 촉진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네트워크 중심성이 높은 브로커와 관계를 맺고 있는 기관투자자들은 대량 매매에서 발생하는 가격충격을 효과적으로 완화시키며, 이로 인해 펀드 수익률이 향상된다는 것이 이번 연구의 주요 결과이다. 개인투자자들이 펀드 상품에 가입하고 환매하는 과정에서 투자자금이 펀드에 유입되거나 유출된다. 자금이 유입되면 기관투자자들은 보유주식을 늘리고, 자금이 유출되면 보유주식을 매도한다. 이러한 펀드 투자자금 유입과 유출에 따른 유동성 매매(Liquidity Trading)는 기관투자자들의 매매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며 결과적으로 펀드 수익률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유동성 매매는 주식 가격 변동에 대한 특별한 기대 없이 이뤄지기 때문에 역선택(adverse selection) 위험이 상대 투자자에게 발생하지 않는다. 그러나 정보 비대칭(information asymmetry)으로 인해 거래 상대방은 이러한 정보를 쉽게 알 수 없으며, 그 결과 특정 주식에 대한 정보를 가진 투자자(Informed Trader)와의 거래에서 역선택으로 인한 손실을 입을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피할 수 없다. 예를 들어 한 기관투자자가 특정 주식에 대해 대량 매도 주문을 내면 정보 비대칭으로 인해 거래 상대방은 그 매도 주문이 아직 알려지지 않은 악재 때문에 발생했다고 추측할 수 있다. 이때 브로커가 투자자 사이에서 중개 역할을 해 정보 비대칭을 경감시킬 수 있다. 만약 브로커가 대량 매도 주문이 특정 주식의 악재가 아닌, 펀드 상품 환매 증가에 따른 유동성 매매라는 정보를 알고 이를 다른 기관투자자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면 가격충격을 완화시키고 대량 매도 주문을 성사시킬 수 있다. 즉 네트워크 내에서 브로커들은 기관투자자 사이에서 거래 상대방이 정보를 보유한 투자자인지 유동성 투자자인지를 구분하는 데 도움을 줘 정보 비대칭 경감을 통해 가격충격을 완화한다는 것이 이번 연구의 주요 결과이다. ■브로커, 정보 비대칭 완화 투자자들이 브로커를 통해 주식을 매매할 때 투자자와 브로커 간에 많은 정보가 교환된다. 브로커가 이 정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투자자는 이익을 얻을 수도, 손실을 볼 수도 있다. 이번 연구는 주식 시장에서 브로커의 긍정적 역할을 강조하며 중요한 시사점을 제시한다. 기존 연구들은 주로 브로커의 부정적인 역할에 주목해왔다. 예를 들어 브로커가 고객의 매매정보를 다른 투자자에게 유출, 이를 바탕으로 한 거래로 가격 변동이 발생하고 결국 고객이 큰 손해를 보는 사례들이 빈번히 보고되었다. 이러한 문제는 금융 시장의 효율성에 대한 우려를 낳았다. 투자자와 브로커는 시장에서 반복적으로 관계를 맺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높은 매매비용이 발생할 경우 그 관계가 약화될 수 있다. 물론 브로커를 통한 거래정보 유출이 때때로 발생하기는 하지만 유동성 공급 촉진과 같은 긍정적 역할은 투자자와 브로커 간의 관계 형성 및 유지를 위한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네트워크 중심에 위치한 브로커들은 거래 상대방을 효과적으로 찾아내고 정보 비대칭을 완화하며 가격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이로 인해 대량 매매 주문을 원활하게 흡수하고 유동성 공급을 촉진할 수 있다. 또한 네트워크 중심에 있는 기관투자자들은 중심성이 높은 브로커들과의 밀접한 관계를 통해 대량 매매를 큰 가격충격 없이 성사시키며, 그 결과 펀드 수익률을 향상시킬 수 있다. 정리=longss@fnnews.com 성초롱 기자김상현 교수는 캐나다 윌프리드로리에대에서 재직 중이다. 텍사스대 댈러스캠퍼스에서 재무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컬럼비아대에서 통계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2022년 윌프리드로리에대에 합류하기 전 홍콩대에서 재무학 연구 조교수를 지냈다. 한미재무학회(KAFA)는 지난 1991년 미주지역 재무 연구자들의 학술적 발전 및 상호교류 증진을 목적으로 발족한 학술단체다. 30여년간 발전을 거듭해 현재 미주는 물론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과 유럽, 호주 지역 한인 연구자들의 모임으로 발전했다. 파이낸셜뉴스는 지난 2007년부터 한미재무학회의 학문적 성취를 장려하기 위해 KAFA를 후원하고 있다.
2024-11-24 19:15:59[파이낸셜뉴스] 여야가 김건희 여사의 논문 표절 의혹 핵심 인물로 꼽히는 설민신 한경대학교 교수의 국회 교육위원회 국감 출석 여부를 두고 격돌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설 교수의 불참 사유서에 쓰인 병명을 직접 언급하며 '꾀병' 의혹을 제기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개인정보법 위반"이라며 고발을 예고했다. 국회 교육위원회가 8일 교육부, 국가교육위원회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정감사의 핵심 쟁점은 김건희 여사로 모아졌다. 특히 김 여사 논문 표절 의혹 관련 증인들이 줄줄이 불출석하면서 야당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야당 간사인 문정복 민주당 의원은 김지용 국민학원 이사장과 장윤금 전 숙명여자대학교 총장이 국감을 앞두고 해외로 출국한 것을 두고 "국회를 무시하는 처사"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여야의 공방은 설민신 한경대학교 교수의 불출석 여부를 두고 이뤄졌다. 설 교수는 김 여사가 표절했다는 의혹이 있는 논문의 저자다. 설 교수는 교육위 국감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건강 상의 이유로 불출석한다는 불출석 사유서를 전문의 소견서와 함께 제출했다. 야당 의원들은 설 교수의 국감 불참이 부적절하다며 공세를 가했다. 김영호 교육위원장은 "학교에서 정상적으로 강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설 교수가 건강 상 이유로 불참한다는 것에 동의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백승아 민주당 의원은 설 교수가 제출한 소견서에 쓰인 병명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며 "충분히 나올 수 있음에도 불참해 국회와 국민을 기만하고 있다"고 일갈했다. 문정복 민주당 의원은 "국감 증인만 채택되면 진단서를 가져 온다"며 "(소견서를 다 인정하면) 증인으로 출두할 사람이 없다"고 꼬집었다. 여당 의원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여당 간사인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개인의 병명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심각한 위법행위"라며 "건강 상 이유로 증인석에 설 수 없다는 전문의의 소견서까지 첨부했는데 건강이 나쁘지 않다고 추정하는 건 도덕적으로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서지영 국민의힘 의원은 설 교수와 같은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 사과해야 한다며 "환자들은 일상생활을 하면 안 되나"라고 비판하자 야당 의원들이 "왜곡하지 말라"고 반발해 잠시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야당 의원들은 설 교수에 대한 동행명령장 발부를 요구했다. 여당 의원 전원이 반대의견을 보인 반면 야당 의원 전원이 찬성하면서 동행명령장이 발부됐다. 동행명령에도 출석을 거부하거나 회피하면 5년 이하 징역에 처할 수 있다. haeram@fnnews.com 이해람 기자
2024-10-08 13:41:38"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하고…." 1987년 현행 헌법 전문(前文)에 처음 들어간 부분이다. 대한민국 건국은 1919년이라는 주장의 근거이기도 하다. 장영수 고려대 교수는 "9차 개헌 당시 '임시정부의 법통 계승' 문구를 새로 넣은 것은 '역사적 정통성의 회복'이라는 상징적 의미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고 한다('대한민국임시정부 법통 계승의 의미' 논문). 장 교수는 "임시정부의 법통 계승은 역사의 흐름을 되돌리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방향으로 변경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대한민국 탄생 자체를 임시정부로 소급시키는 것보다는 임시정부의 정신을 대한민국이 계승한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옳고, 그런 의미에서 1919년 건국 주장은 옳지 않다"고 했다. '정신 계승'이라는 관점에서 임시정부가 대한민국 정부라는 주장은 무리임을 알 수 있다. 임시정부가 '임의 단체'라거나 1948년 8월 15일이 건국절이어야 한다는 말이 아니다. "1919년 3·1운동 이후 탄생한 임시정부는 독립운동가들의 정신적 구심점이었을 뿐만 아니라 동포들에게 독립의 희망을 놓지 않게 하는 등불이었기" 때문이다. 임시정부의 위상만이 아니다. 일제강점기,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승만과 김구 등에 대한 역사적 의미를 해석·재해석하는 과정은 현재 진행형이다. 일제 에서 벗어난 지 80여년이 된 지금도 갈등은 오히려 확산하고 있는 듯하다. '엄밀한 역사적 사실'과 '합리적 해석'이 아니라 진영 논리에 따라 왜곡된 시각이 여전한 탓이다. 둘로 쪼개진 광복절 기념식이라는 초유의 사태는 골이 더 깊어진 현실을 상징한다. 일본 정부의 사과에 대한 대통령실의 입장을 두고 "친일 매국 정권" 운운하는 풍경도 낯설지 않다. 이영일 전 의원은 '건국사 재인식'(동문선)에서 "(대한민국) 건국사 왜곡은 북한 심리전의 핵심"이라는 사실을 지적한다. 1948년 이래 집요하게 되풀이해 온 김일성 패거리들의 건국사 왜곡 담론을 그대로 믿고 옮기는 사람들 때문이라는 것이다. 북한이 소련의 위성정권으로 세워졌다는 사실은 빼놓고 "이승만이 통일을 바라는 전 민족의 염원을 외면하고 미국의 힘을 끌어들여 남한만의 단독정부를 세운 것이 민족분열의 원인"이라는 주장이다. 이승만을 격하해야 임시정부를 계승한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육사 출신, 중앙정보부 근무, 민정당 사무총장, 국정원장 등을 역임한 이종찬 광복회장이 결과적으로 좌파의 선동에 따라 국론분열에 앞장선 것은 아이러니다. 광복회는 이른바 뉴라이트 판별기준이라는 것도 제시했다. 임시정부 및 이승만 대통령에 대한 입장, 일제하 우리 국민의 국적 등 9가지가 그것이다. 기준 자체도 문제지만 자신들의 잣대로 뉴라이트 딱지를 붙이는 것은 마녀사냥이나 다름없다. 국민 누구도 광복회에 그런 권한을 부여한 바 없다. 합리적 해석을 벗어난 과거사에 대한 집착은 자신이 만든 감옥에 스스로를 가두는 일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우리 젊은이들이다. 파리올림픽에서 일본 선수에게 지고도 축하를 건네며 실력 차이를 쿨하게 인정한 신유빈 선수. 얼마나 아름다운가. 아직도 한일전, 친일파 운운하는 미숙한 어른들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과거사 선동 외에 내놓을 미래 비전이 없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젊은이들에게 일본과 일본인은 외국과 외국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젊은 세대는 철 지난 과거사 선동에 발목 잡히지 않고 선진국 국민으로서 세계를 자유로이 누벼야 한다. 문제는 광복 후 80여년이 된 지금도 '친일파' 운운하며 독립운동을 하는(한다고 착각하는) 사람들이다. 정치적 이득을 위한 것이지만 그들이 끼치는 해악은 국론 분열에 그치지 않고 국가 발전에 장애물이 되고 있다. 지각 독립운동가들은 알아야 한다. 스스로 만든 감옥의 열쇠는 자신에게 있음을. 아니 그대로 걸어 나가면 된다는 사실을. 스스로 감옥을 만드는 것은 열등감의 반영이라고 한 아들러의 말이다. 일본 논문을 통째로 베끼는 사람이 친일파 선동에 앞장서는 걸 보면 맞는 말 같기도 하다. dinoh7869@fnnews.com 노동일 주필
2024-08-19 18:04:49[파이낸셜뉴스] ‘임시정부법통’은 정신 계승 건국사 왜곡은 북한 심리전 질곡 탈출 열쇠는 자신에게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하고….” 1987년 현행 헌법 전문(前文) 에 처음 들어간 부분이다. 대한민국 건국은 1919년이라는 주장의 근거이기도 하다. 장영수 고려대 교수는 “9차 개헌 당시 ‘임시정부의 법통 계승’ 문구를 새로 넣은 것은 ‘역사적 정통성의 회복’이라는 상징적 의미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고 한다(‘대한민국임시정부 법통 계승의 의미’ 논문). 장 교수는 “임시정부의 법통 계승은 역사의 흐름을 되돌리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방향으로 변경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대한민국 탄생 자체를 임시정부로 소급시키는 것보다는 임시정부의 정신을 대한민국이 계승한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옳고, 그런 의미에서 1919년 건국 주장은 옳지 않다”고 했다. ‘정신 계승’이라는 관점에서 임시정부가 대한민국 정부라는 주장은 무리임을 알 수 있다. 임시정부가 ‘임의 단체’라거나 1948년 8월 15일이 건국절이어야 한다는 말이 아니다. “1919년 3·1운동 이후 탄생한 임시정부는 독립운동가들의 정신적 구심점이었을 뿐만 아니라 동포들에게 독립의 희망을 놓지 않게 하는 등불이었기” 때문이다. 임시정부의 위상만이 아니다. 일제 강점기,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승만과 김구 등에 대한 역사적 의미를 해석·재해석하는 과정은 현재 진행형이다.일제 지배에서 벗어난 지 80여년이 된 지금도 갈등은 오히려 확산하고 있는 듯하다. ‘엄밀한 역사적 사실’과 ‘합리적 해석’이 아니라 진영 논리에 따라 왜곡된 시각이 여전한 탓이다. 둘로 쪼개진 광복절 기념식이라는 초유의 사태는 골이 더 깊어진 현실을 상징한다. 일본 정부의 사과에 대한 대통령실의 입장을 두고 “친일 매국 정권” 운운하는 풍경도 낯설지 않다. 이영일 전 의원은 ‘건국사 재인식’(동문선)에서 “(대한민국) 건국사 왜곡은 북한 심리전의 핵심”이라는 사실을 지적한다. 1948년 이래 집요하게 되풀이해 온 김일성 패거리들의 건국사 왜곡 담론을 그대로 믿고 옮기는 사람들 때문이라는 것이다. 북한이 소련의 위성정권으로 세워졌다는 사실은 빼놓고 “이승만이 통일을 바라는 전 민족의 염원을 외면하고 미국의 힘을 끌어들여 남한만의 단독정부를 세운 것이 민족분열의 원인”이라는 주장이다. 이승만을 격하해야 임시정부를 계승한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육사 출신, 중앙정보부 근무, 민정당 사무총장, 국정원장 등을 역임한 이종찬 광복회장이 결과적으로 좌파의 선동에 따라 국론분열에 앞장선 것은 아이러니다. 광복회는 이른바 뉴라이트 판별기준이라는 것도 제시했다. 임시정부 및 이승만 대통령에 대한 입장, 일제하 우리 국민의 국적 등 9가지가 그것이다. 기준 자체도 문제지만 자신들의 잣대로 뉴라이트 딱지를 붙이는 것은 마녀사냥에 다름 아니다. 국민 누구도 광복회에 그런 권한을 부여한 바 없다. 엄밀한 사실과 합리적 해석을 벗어난 과거사에 대한 집착은 자신이 만든 감옥에 스스로를 가두는 일이다. 다행스런 것은 우리 젊은이들이다. 파리 올림픽에서 일본 선수에게 지고도 축하를 건네며 실력 차이를 쿨하게 인정한 신유빈 선수. 얼마나 아름다운가. 아직도 한일전, 친일파 운운하는 미숙한 어른들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할 수 있는 게 과거사 선동 외에 내놓을 미래 비전이 없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발랄한 젊은이들에게 일본과 일본인은 친하게 지내야 할 외국과 외국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젊은 세대는 철지난 과거사 선동에 발목 잡히지 않고 선진국 국민으로서 세계를 자유로이 누벼야 한다. 문제는 광복 후 80여년이 된 지금도 ‘친일파’ 운운하며 독립운동을 하는(한다고 착각하는) 사람들이다. 정치적 이득을 위한 것임을 알지만 그들이 끼치는 해악은 국론 분열에 그치지 않고 국가 발전에 장애물이 되고 있다. 지각 독립운동가들은 알아야 한다. 스스로 만든 감옥의 열쇠는 자신에게 있음을. 아니 그대로 걸어 나가면 된다는 사실을. 스스로 감옥을 만드는 것은 열등감의 반영이라고 한 아들러의 말이다. 일본 논문을 통째로 베끼는 사람이 친일파 선동에 앞장서는 걸 보면 맞는 말 같기도 하다. dinoh7869@fnnews.com 노동일 주필
2024-08-19 13:16:52생중계되는 청문회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는데 말을 막거나 퇴장시키는 기막힌 장면이 흔해진 요즘이다. 우리의 지식은 앎을 방해하는 이러한 현실 속에서 어떠해야 할까. 지식이라면, 최소한 정당화될 수 있는(Justified) 믿음(Belief)이 참(True)이어야 하는데, 게티어(1927~2021)는 그 유명한 논문 '정당한 믿음은 지식인가'에서 보고 들은 것으로 정당화되어 생긴 믿음이라도 참이 아닐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서 정당화가 흔들리는 것에 크게 두 가지 원천이 있는데 첫 번째로, 남들이 말한 것이 실수일 수도 있고 고의성이 깔린 거짓일 수 있다. 언론사 A가 B가 사실이라고 보도했다고 하자. 여기서 B가 늘 사실은 아니다. 우리가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언론사 A가 B라고 말했다"는 것이 사실이다. 영향력 있는 C가 소수의견 D를 비난한다고 해서 C의 말이 맞는 것은 아니다. 프로파간더에, 겉모습에, 이해관계에 약해지는 것이 인간이라면 우리의 앎은 이 취약성을 극복해야 한다. 두 번째, 인간인 내가 놓친 진실이 있을 수 있다. 알아야 하는 범위가 광대해 내가 구체적으로 모르는 것이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심지어 거짓 명제로부터 연역추론을 한 명제가 참인 경우도 있다. 예컨대 누군가 추론을 통해 명제 3을 발언했다고 하자. 명제 1은 "나는 재해를 최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시험을 통과할 방식은 S, T 중에 S 방식이라고 들었다." 명제 2는 "S 방식은 5개의 세부지침을 가지고 있다." 명제 3은 "재해를 최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시험을 통과할 방식은 5개의 세부지침을 가지고 있다"였다. 그런데 이 사람이 놓친 진실이 있었는데 그것은 T 방식이 테스트를 통과할 예정이었으며, T 방식도 5개의 세부지침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이 사람이 추론에 사용한 명제 1이 사실과 다르지만, 명제 3은 여전히 참이 된다. 결과적으로 옳은 발언이었으니 다행이라 할 수도 있겠지만, 제대로 알았다고 할 수 없으며, 향후 재해예방에 구멍이 생길 수도 있는 대목이다. 일상 대화에서는 정당화의 근거에 대해 말하기보다 직관, 믿음을 갖고 참이라고 말할 때가 있다. 믿음의 근거를 말하자니 그 거대한 규모를 구구절절 표현할 수가 없고, 생생하게 경험한 개인 고유의 것이며, 정당화의 차원을 넘어 가슴 먹먹해지는 주제가 있는 것이다. 이때 믿음을 갖는 것은 개인의 선택으로, 겉으로는 의견이 충돌되고 있는 것처럼 보여도 실은 견해차라기보다 다른 경험들이 충돌하고 있는 것이라고 한다. 종교와 정치에 대해 논쟁하지 말라는 조언이 그래서 생긴 듯한데, 이 조언을 충실히 따르면 사적인 인간관계는 보존된다. 다른 사람의 믿음을 배려하는 것은 귀한 일이다. 그러나 고의적인 거짓이 판을 치는 현실은 어떻게 해야 할까. 유권자의 판단은 나라의 운명을 가를 수 있다. 배심원들이 현장의 목격자만큼 직접적인 지식이 없는 가운데, 변호사들의 변론을 들어보고 우연히 참된 판단에 이르기도 하지만 그러지 못할 때도 있다. 그런데 그 판단은 다른 사람의 삶에 영향을 준다. 현대의 인지전은 인지능력을 왜곡시키고 항전의지를 꺾는 것에 맞춰져 있다고 하는데, 이에 대비한 우리의 인식 역량은 충분히 강할까. 어떤 속임수에 속고 있는지, 가려진 진실은 무엇인지, 추론에 사용된 명제들은 개별적으로 탄탄한지 그리고 의견 차이 뒤에 있을 경험들의 격돌, 이해관계의 충돌을 기억하는 것이 필요해 보이는 요즘이다. 인식에 한계가 있다는 핑계로 자초지종을 제대로 알려는 노력도 하지 않는 것은 분열로 치달으며 공평한 발언의 기회를 막고 있는 한국 사회의 현실에서 상당히 무책임한 일이다. 이종은 세종대 경제학과 교수
2024-07-30 18:16:07[파이낸셜뉴스] 한국전기연구원(KERI) 표재연 박사팀이 디스플레이 장치의 빛을 내는 부품이 나노사이즈로 작아지면 빛이 일직선으로 방출된다는 것을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빛을 내는 부품, 즉 발광소자는 빛을 방출할 때 내부에서 반사가 이뤄져 중첩되거나 여러 방향으로 흩어지는 것과 달리 나노 크기의 발광소자는 방향성이 좋아진다. 22일 전기연구원에 따르면, 디스플레이 장치에서 해상도가 높다는 것은 한 화면 안에 화소의 수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화소의 밀도가 높아지면 그만큼 영상이나 사진이 더 정밀하고 섬세하게 표현된다. 따라서 화소의 밀도를 높이기 위해 발광 소자를 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를 넘어 나노미터(10억분의 1m) 수준까지 더 작게 제작하기 위한 연구가 계속되고 있다. 나노 포토닉 3D프린팅 기술 나노미터급 고해상도 3D프린팅으로 광소자를 구현하는 기술. 발광 기능성 소재를 잉크화하여 나노미터급 구조물을 제작할 수 있는 기술로, 초고해상 디스플레이, 보안 인쇄, 정보저장 등에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주목받는다. 연구진은 3D프린팅 된 나노 구조의 발광소자를 만들어 나노 구조에서 관찰되는 고지향성 발광 패턴을 밝혀냈다. 연구진의 3D프린팅 기술은 인쇄 노즐의 구경으로 구조물의 직경을 한정할 수 있다. 때문에 발광 소재를 원하는 위치에 넓은 범위에 걸쳐 직경 1만분의 1m부터 1000만분의 1m까지 원하는 크기로 제작할 수 있다. 이 기술로 발광 부품을 만들어 실험한 결과, 발광 소자의 크기가 직경 300나노미터 수준으로 아주 미세하게 작아지면 공간 제한으로 인해 빛의 내부 반사가 없어져 일직선의 한 방향으로만 전파된다. 그로 인해 빛이 방출될 때 높은 방향성의 발광 패턴을 보였다. 즉, 기본적으로 빛은 구조물 내부에서 다양한 경로를 통해 전파되고, 빛들의 중첩으로 넓게 퍼져 보이지만, 나노선 구조에서는 일직선인 단일 경로만 존재해 고지향성 발광 패턴을 보이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 특성은 디스플레이, 광 저장매체, 암호화 장비 등의 성능을 크게 높이는 데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넓은 발광 패턴을 갖는 구조물들은 가까이 모이면 서로 중첩되거나 뭉개지는 '광신호 간섭'이 발생한다. 반면, 고지향성 발광 패턴을 갖는 나노선은 높은 밀도로 모여도 화소 간 구분이 명확히 가능하고, 정보 해석에 왜곡이 없어지기 때문에 고성능 장치 구현에 활용될 수 있다. 표재연 박사는 "이 연구 결과는 국가전략기술인 첨단 디스플레이나, 양자 분야의 기술 경쟁력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초소형 발광 소자가 활용될 수 있는 가상현실(AR, VR), 빔 프로젝터, 광 저장매체, 광 집적회로, 암호화 기술, 보안 인쇄 등의 분야에서 주목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성과의 응용·확산에 나설 계획이며, 원하는 구조물을 자유롭게 만들어낼 수 있는 3D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나노미터 영역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광물리 현상을 계속 밝혀낼 계획이다. 한편, 연구진은 나노사이즈 발광소자의 성질을 밝혀내고 이를 미국 화학회(ACS)가 발행하는 나노과학 분야 최상위급 SCI 학술지인 'ACS 나노'에 발표했으며, 학술지에서는 그 우수성을 인정해 표지논문으로 선정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4-07-22 09:36:17[파이낸셜뉴스] 학생들의 의견을 취합해 대학교수에 대한 평가를 공개한 인터넷 사이트가 교수의 인격권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지난달 17일 서울대 A교수가 인터넷 사이트 '김박사넷' 운영사 팔루썸니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김박사넷은 각 대학 재학생과 졸업생들이 교수에 대한 한줄평과 연구실에 대한 등급 평가를 남기고 공유할 수 있는 사이트다. 등급 평가는 '교수 인품', '실질 인건비', '논문 지도력', '강의 전달력', '연구실 분위기' 등 5가지 지표로 구성된다. 각 지표 별 등급은 오각형 그래프로도 볼 수 있도록 했다. 학생들로부터 낮은 평가를 받았던 A 교수는 김박사넷 측에 자신의 정보를 삭제해달라고 요청했다. 김박사넷은 A 교수의 이름과 이메일, 사진을 지우고 한줄평을 볼 수 없게 차단 조치했다. 그러나 등급 평가가 도식화된 오각형 그래프는 삭제하지 않았다. 이에 A 교수는 자신의 그래프 삭제 요구를 거부하고, 한줄평을 차단하면서 '해당 교수의 요청으로 블락 처리됐습니다'라고 문구를 게시한 것이 자신의 명예를 훼손하고 인격권을 침해한다며 2018년 11월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1심과 2심 법원은 모두 A 교수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2심 법원은 A교수가 국립대 교수로서 공인에 해당하기 때문에 감시와 비판의 대상이 되며 김박사넷의 평가가 사실 왜곡 등 행위로도 볼 수 없다는 취지다. 1심 재판부는 "부정적 평가만 게시되는 것이 아니라 지극히 긍정적인 평가가 게시되기도 하며 실제로 김박사넷이 학생들의 대학원 진학 결정과 연구 환경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래프의 위법성이 명백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2심 재판부도 "피고가 평가 그래프를 통해 원고에 관한 평가 결과를 제공한 행위로 말미암아 원고의 주관적인 명예감정이 다소 침해되더라도, 이를 두고 모욕적이고 경멸적인 인신공격에 해당하거나 혹은 타인의 신상에 관해 사실을 왜곡하는 공표행위를 함으로써 원고의 인격권을 위법하게 침해하였다고까지 볼 수 없다"고 밝혔다. A 교수가 불복했으나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기본권 침해에 대한 헌법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상고를 기각했다. one1@fnnews.com 정원일 기자
2024-07-17 09:29: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