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서울대공원은 최근 새 방사장으로 이사한 설카타육지거북이 뒤집어진 친구를 돕는 영상을 포착해 공개했다. 23일 서울대공원에 따르면 설카타 육지거북은 갈라파고스 코끼리거북, 알다브라 코끼리 거북 다음으로 세계에서 3번째로 큰 육지 거북으로 평균 90cm까지 자라는 국제멸종위기종이다. 서울대공원의 설카타육지거북은 기존에 테마가든 어린이동물원, 남미관, 동양관에서 각각 사육하고 있었으며, 최근 동양관 뒤편 야외 새 방사장에 합사했다. 이번 영상은 뒤집어진 친구를 몸으로 밀어 원상태로 돌려주는 모습이다. 다른 거북이 종과 달리 설카타육지거북은 등껍질이 높아 스스로 몸을 뒤집지 못한다. 몸을 뒤집지 못하면 움직일 수 없기 때문에 물을 마실 수 없고, 특히 야생에서는 변온동물임에도 뜨거운 햇빛아래 그대로 노출이 되어 말라 죽을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이다. 파충류는 교감보다는 본능이 우선인 동물로, 사육사들도 거북이의 이타적인 행동은 직접 목격한 일이 거의 없을 정도로 이번 영상은 드문 경우다. 거북이가 뒤집어지면 위험하다는 것을 알고 도와준 것일 수도 있고, 앞으로 나가는 길에 방해가 되어 밀어보는 모습이 도와주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고 한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2020-10-22 17:11:20부산아쿠아리움은 다음달 16일까지 토, 일요일 육지거북을 외부에 전시함으로써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 가족들과 함께 나들이 나온 아이들이 육지거북을 신기하게 쳐다보고 있는 모습. 【 부산=노주섭 기자】해운대해수욕장 해변가에 위치한 부산아쿠아리움이 육지거북이 무료로 전시한다. 부산아쿠아리움은 거북이의 다양성을 알리고 이를 보호하기 위해 다음달 16일까지 토, 일요일 오후 1시30분~4시 매표소 입구에서 다양한 육지거북을 외부에 전시함으로써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고 9일 밝혔다. 또 부산아쿠아리움 입장때 육지거북을 비롯해 담수거북과 바다거북 등 총 12종의 다양한 거북이와 '뿍이 언니와 거북 친구들'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 육지거북은 육지 생활에 적합하도록 비늘이 발달된 발과 두껍고 딱딱한 등갑을 지니고 있다. 이번에 외부 전시되는 육지거북 중 하나인 설가타거북(학명 Geochelone sulcata)은 최대 몸길이가 80cm로 육지거북 중에서 세번째로 크다. 아프리카 사막지역이 원산지로 다른 육지거북에 비해 활동성이 좋으며 성장속도가 빠르다. 함께 전시되는 붉은발땅거북(학명 Geochelone carbonaria)은 네발의 비늘이 빨간색을 띠어 이름 붙여졌으며 중남미 아메리카 산림·초원지역이 원산지이다. 등갑의 색깔은 검은색이나 옅은 갈색이며 개체에 따라 붉거나 노란 반점이 있다. 부산아쿠아리움 마케팅팀 곽현일 팀장은 "일상에서 접하기 힘든 육지거북을 외부에 전시함으로써 누구나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면서 "이를 통해 거북이에 대한 다양성을 알리고 이를 보호하기 위해 이번 전시를 기획하게 됐다"고 밝혔다. roh12340@fnnews.com 노주섭 기자
2013-05-09 09:52:44【파이낸셜뉴스 여수=황태종 기자】전남 여수시 소호동에 오는 11월 150억원 규모의 '아쿠아가든'이 들어서 새로운 관광 명소가 될 전망이다. 11일 여수시에 따르면 지난 10일 디오션 호텔에서 HJ디오션리조트㈜, ㈜아쿠아가든과 연면적 1500평, 3층 규모의 아쿠아가든 조성 사업을 위한 투자 협약을 체결했다. 아쿠아가든은 수중 생태계를 실내에 조성해 자연과 사람이 어우러지는 문화공간으로, 현재 수도권에만 존재하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번에 조성될 가든 내 대규모 수조는 자연스러운 수중 생태계를 생생하게 재현해 '아쿠아스케이프(Aqascape)' 혹은 '수경예술'이라 불리며 시각적 예술성을 지녔다. 자연적인 유목이나 수석을 주 재료로 물속 풍경을 표현한 공간에는 용을 닮은 물고기 '아로와나', 담수 가오리인 '블랙다이아몬드'와 같은 관상어들이 가득 채워져 신비로움을 더할 예정이다. 또 가든 카페와 육지거북, 수달, 파충류 등 여러 종류의 동물들을 체험하고 교감할 수 있는 '신비 동물원'도 들어설 예정으로, 연인·가족 등 다양한 시민과 관광객의 만족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민선 8기 여수시가 지역 균형 발전을 핵심으로 한 '여수만 르네상스 실현'을 비전으로 삼은 만큼 대규모 아쿠아가든이 여수 서부권에 조성됨에 따라 소호, 화양지역의 관광 활성화에 따른 균형적 관광 발전에도 힘이 실리게 됐다. 정기명 여수시장은 "여수시 이미지에 걸맞은 바다 수중동물을 활용한 아쿠아가든은 단순 시설을 넘어 '여수만 르네상스' 구현의 발판으로서 지역 대표적인 관광지가 될 것이라 기대한다"면서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한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2024-06-11 09:41:25[파이낸셜뉴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로봇 및 기계전자공학과 윤동원 교수팀이 육지거북처럼 사족 보행 로봇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운송비용을 낮출 수 있는 방법을 알아냈다. 이는 에너지 효율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 다양한 보행 로봇 응용 분야에서 로봇 설계와 로봇 제어 전략 개발에 사용될 수 있다. 특히 탐색 및 구조 작업, 우주 탐사, 화물 운송 등 허용 하중과 동작 시간이 중요한 영역에서 로봇의 임무 수행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다. 5일 윤동원 교수팀에 따르면, 보행 로봇은 지형 및 환경에 따른 제약을 극복하고 이동성을 확대할 수 있어 다양한 환경에서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바퀴형 로봇에 비해 에너지 소모가 높다는 단점이 있다. 연구진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육지거북의 보행패턴과 자세에 힌트를 얻어 사족보행 로봇을 만들었다. 육지거북은 무게 대비 높은 에너지 효율을 가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동물들은 자신의 무게와 최소 운송 비용 사이에 특정한 관계를 가지는데, 실제 육지거북의 운송 비용은 예상 운송 비용의 절반 이하다. 육지거북의 높은 에너지 효율에는 느리지만 효율적인 근육과 더불어 특징적인 보행 패턴과 자세가 한 몫을 하고 있다. 육지거북은 배를 바닥에 끌면서 대각선의 다리를 동시에 움직이는 독특한 보행 방법을 사용한다. 이 방법을 사용한 시뮬레이션 테스트결과, 로봇의 크기나 무게가 바뀌어도 이 보행 방법이 다른 방법들에 비해 낮은 '운송 비용'을 보였다. 또, 다양한 조건에서 실제 로봇 보행 실험을 통해서도 동일한 결과가 나왔다. 윤동원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육지거북의 보행 방법을 모방하면 사족 보행 로봇의 에너지 효율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성과가 산업 현장 및 탐사 분야 등에서 로봇의 보행 효율과 에너지 효율이 중요한 다양한 보행 로봇 분야에 활용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연구진은 이번 연구결과를 저명한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인텔리전트 시스템(Advanced Intelligent Systems)'에 발표했으며, 연구의 중요성과 독창성을 인정받아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4-06-05 15:14:09[파이낸셜뉴스] 최근 국내에서 미어캣, 사바나왕도마뱀, 호스필드 육지거북 등 외래산 야생동물이 잇따라 발견되고 있다. 해당 동물들은 누군가 반려동물로 키우다가 유기한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충남 예산·홍성군에 따르면 6∼7월 홍성군 한 산책로에서 길이 1m의 사바나왕도마뱀이, 예산군 예산읍에서 길이 15㎝의 호스필드 육지거북이 각각 발견됐다. 앞서 지난 5월 예산군 대흥면에서도 한 농민이 길이 27㎝의 레오파드 육지거북을 발견해 신고했고, 지난 4월에는 예당호 인근 낚시터 주변에서는 길이 20㎝ 정도의 어린 미어캣이 발견되기도 했다. 지난달 27일 경북 영주시에선는 60~70cm 크기의 사바나왕도마뱀이 포획됐다. 해당 동물들은 현재 모두 국립생태원, 야생동물보호센터 등 관련 당국에 의해 보호받고 있는 상황이다. 발견된 동물들이 모두 외래종이라는 점이 특징이며, 당국은 누군가 반려동물로 키우다가 해당 동물들을 유기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예산군 관계자는 “최근 들어서 예산지역에 외래 야생동물 유기가 늘어나고 있다”며 “예산시장과 예당호 등이 유명해지면서 주변에 여행을 왔다가 유기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2023-08-07 09:11:20【사천(경남)=조용철 기자】 토끼와 거북이, 용왕이 등장하는 별주부전의 전설이 서려 있는 경남 사천시 비토섬, 알록달록 무지개 색깔로 뒤덮인 사천 무지갯빛 해안도로. 해안의 절경과 어우러져 출렁이는 푸른 바다의 수려한 경관을 바라보며 가족과 연인들이 이야기꽃을 피우며 걷기 좋은 장소다. 어딜 가나 아름답게 펼쳐지는 탁 트인 바다 전망과 알록달록 아름다운 여행지가 넘치는 사천 여행은 마치 동화 속 세상인 것처럼 낭만적인 하루를 만든다. ■토끼와 거북이 전설이 깃든 비토섬 사천만을 가로지르는 사천대교를 건너 서포면 선전리에서 비토섬을 잇는 비토교를 지나면 비토섬이 나온다. 사천시 끝자락 섬인 비토섬은 비록 섬이지만 배를 타지 않아도 되는 섬이다. 비토섬은 날 비(飛), 토끼 토(兎)를 써서 '토끼가 날아오른 섬'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토끼가 달을 보고 뛰어올랐다는 월등도와 함께 토끼섬, 거북섬 등 섬 이름만 들어도 여기가 별주부전의 배경임을 자연스럽게 알 수 있다. 판소리 수궁가에는 "갑신년 중하월에 남해 광리왕이 영덕전을 새로 짓고 대연을 베풀 제"라는 대목이 나온다. 남해 광리왕은 남해 용왕이다. 비토섬과 월등도 지명과 모양이 별주부전의 배경인 것이다. 하지만 비토섬에서 전해지는 토끼와 거북의 전설은 우리가 아는 내용과는 약간 다르다. 토끼와 거북이가 다시 육지로 나가는 때부터 상황이 바뀐다. 토끼가 월등도 앞바다에 도착하자마자 달빛에 반사된 월등도의 그림자를 육지인 줄 알고 뛰어내렸다. 결국 토끼는 바다에 빠져 죽었고 토끼의 간을 얻지 못한 거북도 용왕을 만날 면목이 없어 노심초사하다가 자살한다. 남편을 하염없이 기다리던 토끼의 아내는 절벽에서 떨어져 죽었다. 월등도 주변에는 토끼와 거북, 토끼 아내가 죽어서 바뀐 토끼섬, 거북섬, 목섬이 전설과 함께 남아 있다. 서포면 비토리에 있는 별학도라는 작은 섬에 있는 비토해양낚시공원은 육지와 섬을 연결하는 보행교와 데크로 된 보행 잔교, 낚시를 즐기며 숙박할 수 있는 돔 형태의 펜션을 낚시 잔교에 접안해 띄워 놓았다. 수중에는 인공어초를 투하해 사시사철 낚시가 가능하다. 수자원보호구역 내에 위치한 관계로 청정해역 유지를 위해 낚시할 때 '혼합밑밥'은 사용할 수 없다. 용현면에서부터 해안을 따라 남양동 대포마을로 이어지는 사천만 해안도로는 해안의 절경과 어우러져 출렁이는 푸른 바다의 수려한 자연경관이 일품이다. 해안도로 방호벽이 알록달록 일곱빛깔 무지개 색으로 칠해져 일명 '무지개 해안도로'라고 불린다. 무지개 해안도로 일원에는 다양한 포토존이 설치돼 있어 멋진 기념사진을 남길 수 있다. 약 200m 길이의 대포항 방파제 끝에 위치한 여인 얼굴 실루엣의 포토존은 최병수 작가가 만든 작품으로 6m 높이의 거대한 크기를 자랑한다. 바다와 함께 색다른 인생샷을 남길 수 있어 인기 만점이다. 노란 초승달 조형물인 '노을 품은 달'도 노을이 지는 시간에 노란 불을 밝혀 더욱 아름다운 사천의 일몰을 감상할 수 있다. 부잔교 갯벌탐방로의 하트 포토존은 용현의 특산품인 딸기와 토마토로 꾸며져 있다. 알록달록한 부잔교를 건너면 바닷가를 걷는 듯한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종포마을 포토존은 나뭇잎 선셋 파고라 아래 일몰과 함께 인생 샷을 찍을 수 있는 곳이다. 물이 빠지면 생기는 갯벌 라인이 특히 아름답다. ■사천 바다케이블카와 삼천포대교 사천케이블카자연휴양림은 해발 408m의 야트막한 각산에 자리한 편백향이 가득한 힐링 휴양림이다. 산과 바다, 그리고 섬을 잇는 사천 바다케이블카와 함께 이용하기 좋다. 39.4ha 규모의 자연휴양림은 수령이 40년 이상 된 편백림 군락지가 형성돼 있어 삼림욕 하기에 좋고, 울창한 숲과 계곡에는 숙박동, 야영데크, 야영센터 등을 갖췄다. 또 탁족장, 어린이 물놀이장, 숲 놀이터, 숲 탐방시설 등 다양한 체험시설도 설치됐다. 특히 20ha에 이르는 편백숲에서 수 만 그루가 뿜어내는 피톤치드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숲속 탐방로는 자연 친화적인 야자매트와 흙길이 깔려 있어 누구나 편하게 산책을 즐길 수 있다. 인공으로 쌓은 항구로 알려진 대방진굴항으로 향했다. 대방진굴항은 왜구의 침략을 방어하기 위해 고려시대 때 만든 항구로 현재의 모습으로 다시 쌓은 건 조선 후기라고 한다.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거북선을 숨겼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현재도 주민들의 작은 배가 묶여 있는 걸 볼 수 있다. 초록 빛깔을 띤 물 위로 비치는 고목의 그림자가 묘한 분위기를 만든다. 돌로 쌓은 항구 주변은 삼천포항과 삼천포대교를 감상하기에 좋다. 이순신 동상까지 가는 길에는 벤치도 설치돼 있어 잠시 쉴 수도 있다. 삼천포대교는 사천시 대방동과 모개섬을 연결한 436m 길이의 다리다. 삼천포대교는 모개섬을 지나 초양도, 늑도를 거쳐 남해군 창선도까지 연결된다. 섬에서 섬으로 연결될 때마다 다리 이름이 바뀐다. 단항교, 삼천포대교, 초양대교, 늑도대교, 창선대교다. 5개의 다리 모두를 일컬어 창선·삼천포대교라고 한다. 삼천포항 어디에 서든 잘 보이는 사천시 최대 랜드마크인 삼천포대교는 다리 위에선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아름다운 경치가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보인다. 삼천포대교는 주말에 조명을 켜 놓기 때문에 멋진 야경으로도 유명하다. 조명이 켜진 삼천포대교를 감상하기 위해서는 매주 금~일요일 해가 질 때쯤부터 밤 11시까지 방문해야 한다. 조명은 1년 내내 쉬는 날 없이 불을 밝힌다. 야경을 감상하기 위해선 3번 국도 실안교차로에서 삼천포대교 방향으로 이동하다 삼천포해상관광호텔을 지나 오른쪽에 나오는 전망대와 정자에서 보면 된다. 삼천포대교공원 수상무대 근처에서도 야경을 감상하기에 좋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2022-01-20 17:11:25【 울산=조용철 기자】 눈과 마음이 호강하는 가을 풍경으로 치자면 울긋불긋한 단풍을 따를 것이 없다. 단풍이 화려한 가을을 맛보게 한다면, 억새는 보다 잔잔하게 가을 정취를 느낄 수 있는 편안함을 제공한다. 해발 900m 이상의 고지대에 드넓게 펼쳐진 억새 평원은 단풍과는 색다른 가을의 멋과 정취를 느끼게 만든다. 이처럼 마음을 움직이는 가을 풍경이라면 억새만 한 것이 있을까. 선선히 부는 바람에 한없이 쓰러졌다가 일어나고, 가을 햇살에 눈부시게 빛나는 억새는 여행객들에게 가을의 낭만을 안겨준다. 흔히 '영남알프스'로 불리는 울산 간월재에는 늦가을 낭만의 물결이 출렁인다. 두 발로 뚜벅뚜벅 걸어 올라가 늦가을의 한켠에 섰다. 가을이 성큼성큼 다가왔다가 마음을 온통 휘저어놓고는 제대로 만끽할 새도 없이 돌아갈 채비를 한다. 주왕산, 설악산 등 단풍으로 유명한 산은 어영부영하는 사이 앙상한 모습으로 변하고 말았다. 손끝까지 시려오는 늦가을의 끝자락이지만 이대로 보내기엔 왠지 허전하기까지 하다.■가을의 끝자락, 간월재 억새평원 하지만 아직 늦지 않았다. 성급하게 돌아가는 단풍과는 달리 억새는 여전히 가을빛 정취를 지키고 있다. 가을에 꽃을 피우는 억새는 가을이 깊어질수록 은빛 머리를 휘날리며 가을이 끝나도록 하얗게 나부낀다. 외롭거나 쓸쓸한 가을 낭만을 색깔로 표현하면 울긋불긋한 단풍보다는 하얀 억새가 보다 어울릴 듯하다. 바람에 휘청이는 가녀림도 가을의 쓸쓸한 감성을 채우기에 충분하다. 간월재 억새군락지에는 마지막 가을이 여행객들에게 손짓하고 있다. 간월재에 오르면 오른쪽은 간월산, 왼쪽은 신불산이다. 간월산 정상까지는 800m, 신불산까지는 1.6㎞다. 간월산은 배내봉으로, 신불산은 영축산과 통도사로 이어진다. 간월산 정상으로 향하는 길에는 계단이 조성돼 있고 중턱에는 간월재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자리하고 있다. 간월재 휴게소에서 파는 구운 달결과 컵라면으로 허기를 채우거나 거센 바람을 피해 잠시 쉴 수 있다. 억새 산행으로 유명한 간월재는 영남알프스의 핵심이다. 밀양시, 양산시, 울산 울주군을 아우르는 해발 1000m를 웃도는 산들이 거대한 산악지대를 이룬다. 가지산을 중심으로 신불산, 영축산, 운문산, 천황산 등 우뚝 솟은 산들의 능선이 가히 유럽의 알프스 산맥을 닮았다고 해서 영남알프스라고 불린다. 간월재는 신불산과 간월산 능선이 서로 만나는 자리다. 두 산의 능선이 부드럽게 이어지는 간월재에는 가을이면 억새가 바다를 이룬다. 넓이가 무려 33만㎡에 이르는 간월재의 끝없이 펼쳐진 평원에는 온통 억새로 뒤덮였다. 해발 900m 고개에 억새의 물결이 하늘과 맞닿아 있다. 햇살에 비친 억새가 은빛 물결을 일으키며 황홀한 풍경을 연출한다. 단지 바라만 봐도 좋지만 감사하게도 억새밭 사이에 데크가 놓여 있다. 데크길을 따라 억새밭 사이를 걷다보면 은빛 바다에 풍덩 빠져든 것 같다. 바람이 억새를 어루만지면 사르락사르락 소리가 어지러운 마음을 한껏 편안하게 만든다. 억새의 물결은 햇빛에 민감하다. 이른 아침에는 창백하도록 흰빛을 띠지만 해질 무렵에는 따뜻한 노란빛으로 바뀐다. 한낮에도 억새는 햇빛의 방향에 따라 색을 달리한다. 역광에는 하얗게 빛나지만 순광에는 누런빛이다. 시시각각 색이 변하는 억새를 보기 위해 새벽같이 오르는 여행객도 있고, 해질 무렵까지 기다리는 여행객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간월재를 뒤로 한 채 울산 반구대로 발길을 돌렸다. 깊은 산속에 위치한 반구대는 거북이가 엎드려 있는 모양을 닮은 기암절벽이다. 반구대 주변으로 하천이 구불구불 흐르고 하천을 따라 수직절벽이 병풍처럼 이어져 계곡을 이룬다. 반구대를 중심으로 계곡의 남쪽과 북쪽에는 선사시대부터 역사시대 사람들의 생활 모습과 관념을 표현한 암각화를 볼 수 있다. 산으로 둘러싸여 물이 흐르고 바위절벽에 암각화가 새겨진 주변 경관은 신비로운 느낌을 준다. 덕분에 반구대는 선사시대부터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던 것으로 보인다. 신비로움을 불러일으키는 계곡과 대곡리 암각화, 천전리 암각화를 묶어 반구대 계곡의 암각화라는 명칭으로 현재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대곡리 암각화에는 약 300여점의 그림이 새겨져 있다. 고래나 거북과 같은 바다동물과 호랑이, 사슴 같은 육지동물, 활을 이용한 동물사냥과 배와 작살을 이용한 고래사냥 그림 등 선사시대 사냥과 해양 어로 활동의 일면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이는 과거 태화강과 울산만 주변에 뛰어난 해양 어로 문화를 가진 포경 집단이 살고 있었음을 짐작케 한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대곡리 암각화는 약 7000년에서 3500년 전인 신석기 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천전리 암각화 중심 암면 왼쪽 부분에는 사슴, 물고기 등 동물 문양이, 상단부분에는 동심원, 나선형, 마름모 등 기하학적인 그림들이 그려져 있다. 동심원, 나선형, 마름모 등은 다른 지역에서 발견된 청동기 시대 암각화나 청동거울, 청동검 등에 표현된 문양과 비슷해 청동기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리고 중심암면 밑에는 날카로운 금속 도구로 새긴 행렬 모습과 돛을 단 배, 말과 용 등 세선화를 볼 수 있다. 특히 신라 법흥왕대 명문이 새겨져 있어 고대사 연구에 있어서도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울산의 허파, 태화강 십리대숲 울산은 자동차, 석유화학, 조선 등 우리나라 주요 중공업을 이끄는 산업 수도라고 할 수 있다. 거대한 공업도시라는 풍요 뒤에는 환경오염이라는 꼬리표가 항상 따라다니기도 했지만 이제는 다 옛말이다. 악취로 숨 막히던 장소가 이제는 여행객들이 줄을 잇는 명소가 됐다. 태화강은 공업도시 울산을 가로지른다. 한때 죽음의 강으로 악명을 떨쳤지만 2004년 '에코폴리스 울산 선언'과 함께 태화강 살리기가 시작되면서 울산 시민은 물론 전국의 여행객들이 찾는 국가정원으로 다시 태어났다. 그 중심에 태화강 십리대숲이 자리한다. 강변을 따라 십리나 펼쳐지는 대숲은 울산의 허파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70만 그루의 울창한 대나무숲은 말그대로 별천지다. 대나무 사이로 아담하게 꾸며진 산책로를 따라 걷다보면 태화강에서 불어오는 맑은 강바람이 댓잎을 흔드는 소리가 마음을 편하게 한다. yccho@fnnews.com
2021-12-02 18:02:29【파이낸셜뉴스 안산=강근주 기자】 안산시와 안산문화재단이 <제22회 단원미술제 선정작가展-이면의 공간>을 오는 10월8일부터 11월6일까지 단원미술관 1관에서 개최한다. 단원 김홍도가 이룩한 예술혼과 업적을 기리고 창조적으로 계승하고자 1999년부터 시작된 단원미술제는 2015년부터 운영방식을 선정 작가 공모로 전환해 다양한 후속 지원 프로그램과 함께 작가의 창작활동 지원에 힘써왔다. 올해는 새롭게 개편된 공모로 작가 370명이 응모해 분야별 전문가의 1차, 2차 심층적 심사과정을 거쳐 권세진, 김영우, 나광호, 박서연, 박주영, 박준형, 서동현, 이여운, 이영호, 조윤국 등 10명의 작가가 선정됐다. 2021년 제22회 단원미술제 선정작가展 부제인 <이면의 공간>은 선정작에 드러난 공통분모에서 착안됐다. 선정 작가들은 회화, 한국화, 조각, 설치 등 매체를 활용해 다양한 기법과 독특한 작품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동시대 삶에서 바라보는 도시와 자연, 사회, 인간 등 각각 관심 주제에 대한 이면을 탐구하고, 재해석해 새로운 공간으로 구현되는 점에서 유사성을 띤다. 권세진 작가는 먹과 한지를 이용해 10×10cm 정사각형 조각을 모아 하나의 화면이 되는 풍경을 담아냈고, 김영우 작가는 동시대 자극적인 사건과 이슈가 되는 이야기를 작가 관점에서 바라보고, 구상회화로 표출했다. 박서연 작가는 소설이나 설화 등 조각 이미지를 팝업 형태로 재배치해 새로운 내러티브를 통해 공감각을 자극하고, 박주영 작가는 삶의 존재에 대해 고찰하고, 바람처럼 날아간 찰나의 순간에 대해 추상적 획이한 조형언어로 그려네고, 서동현 작가는 인간 본능과 욕망이란 키워드를 우리에게 제시하며 잠재된 무의식을 끌어낸다. 이여운 작가는 실재 건축물을 소재로 옛 사라진 흔적을 찾아 작가적 해석을 더해 전통화법으로 담아내는 작업으로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넘으며 새로운 공간과 시간을 만들어낸다. 이영호 작가는 육지와 바다, 강과 바다 등 경계면에서 발견되는 독립적이면서도 유기적인 이면의 풍경들을 작가 특유화법으로 담아대고, 조윤국 작가는 개인이 겪는 여러 가지 갈등은 사회구조와 연결돼어 있다고 생각하며 이런 문제를 익숙하지만 낯선 공간으로 표현한다. 이번 전시는 22주년을 맞이한 단원미술제 역사를 되돌아볼 수 있는 아카이브 전시와 관객이 참여하는 ‘인기작가 투표’도 함께 진행된다. 아카이브 전시는 1회부터 21회까지 단원미술제 주요 자료 및 도록 등을 입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제22회 단원미술제 선정작가 공모에서 단원미술대상 1인은 전시기간에 심사를 거쳐 최종 선정되며 단원미술대상 수상작에는 2000만원(매입상)이 추가로 수여된다. 박성현 단원미술제 운영위원장은 “여러모로 힘든 시기인데도 많은 작가가 공모에 응모해 단원미술제 위상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며 ”이번 전시가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친 시민에게 잠지나마 위로와 활력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올해 단원미술제 기간에는 1관 선정작가전과 함께 3개 전시가 동시에 열린다. 8일부터 2관에서 선정작가 후속지원 프로그램 일환으로 2019년 단원미술대상을 수상한 김수연 작가의 개인전 <연대기적거북- 순수한 여정>이, 3관(콘텐츠)에선 안산시 소장 진본전 <표암과 단원>이, 15일부터는 A.I.김홍도<부제:붓선ver.1.0>가 열린다. 한편 모든 전시는 코로나19 정부방역지침에 따라 사전예약제로만 운영되며 관람에 대한 세부사항은 단원미술관 누리집(danwon.ansanart.com)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kkjoo0912@fnnews.com 강근주 기자
2021-10-07 07:32:05[시흥=파이낸셜뉴스 강근주 기자] 기타 치는 해로-토로, 차를 마시는 해로-토로, 조개 캐는 해로-토로 책 읽는 해로-토로, 쇼핑하는 해로-토로. 시흥시 캐릭터인 해로-토로 조형물이 소래산 놀자숲, 갯골생태공원, 오이도 빨강등대, 시흥중앙도서관, 신세계시흥프리미엄 등 관내 명소에 설치돼 시민-관광객과 만난다. 이종성 홍보담당관은 3일 “해로-토로’ 조형물이 해당 명소를 방문하는 방문객에게 좋은 추억거리가 되면 좋겠다”며 “시화MTV 내 거북섬 일대에 조성 중인 인공 서핑시설 ‘웨이브 파크’ 등 새 명소에도 해로-토로 조형물을 설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해로-토로 조형물은 해당 명소 특성을 한눈에 보여준다. 대형 이미지 포착으로 외부 방문객에게 친근감도 높여준다. 특히 시흥에서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거북섬 홍보를 간접적으로 세련되게 해준다는 분석이다. 영유아 놀이터인 소래산 놀자숲에는 기타 치는 해로-토로가 설치됐고 △가족단위 방문객이 많은 갯골생태공원에는 차 마시는 해로-토로 △오이도 빨강등대에는 조개를 캐는 해로-토로 △시흥중앙도서관은 독서하는 해로-토로 △신세계시흥프리미엄아울렛은 물건 사는 해로-토로가 각각 들어섰다. 해로-토로는 거북이를 형상화한 캐릭터로, 바다와 육지를 끼고 있는 시흥의 지리적 특성을 반영해 탄생됐다. 시흥시민-관광객과 보다 친근하게 소통하기 위해서다. 유튜브 ‘해로-토로TV’는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밝고 건강한 이미지로 시민 사이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kkjoo0912@fnnews.com 강근주 기자
2020-07-04 09:55:58[시흥=파이낸셜뉴스 강근주 기자] “신안산선, 월곶-판교선, 제2경인선 등 현재 추진 중인 전철사업이 향후 5년 이내에 90% 이상 진행되면 대중교통 이용 여건은 한층 더 개선될 것이다.” 임병택 시흥시장은 1일 시청 늠내홀에서 취임 2주년 언론브리핑을 열고 ‘함께 꿈꾸는 변화, 함께 누리는 행복’을 비전으로 제시하며 민선7기는 시민사회와 협력을 통해 미래 도시 가치를 창출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임병택 시장은 먼저 코로나19 현안을 언급하며 천막시장실 설치, 시흥 안심카 선별진료소 도입 등을 설명한 뒤 “시흥시민은 코로나19 속에서 연대의 가치를 보여줬다”고 밝혔다. 이어 민선7기 전반기 주요 성과로 전철사업 추진을 비롯해 시흥스마트허브 스마트선도산업단지 선정, 동아시아 최대 인공서핑 웨이브파크 기공, 서울대 시흥스마트캠퍼스 1단계 사업 완료, 시흥배곧서울대병원 설립협약 체결, 배곧경제자유구역 선정, 시흥도시공사 설립 등을 거론했다. 특히 임병택 시장은 “시정 전반기가 도약을 위한 준비기였다면, 후반기는 미래상을 실현해가는 성장기”라며 해양레저, 바이오메디컬산업, 교육주도성장, V-City(미래형 첨단 자동차 클러스터), 시흥밸리, 공원도시 등 미래 전략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오는 8월 개장할 인공서핑 웨이브파크는 주변에 관광숙박시설과 상업시설을 구축해 해양스포츠 명소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거북섬 인근 해역과 육지에 마리나 항만시설 등 해양레저 거점시설을 조성하고, 여기에 해양생태과학관, 아쿠아펫랜드, 스트리트몰2까지 건설해 대한민국 해양레저 중심지가 된다는 구상이다. 시흥배곧서울대병원을 중심으로 시흥시 공공의료체계를 강화한다는 목표도 나왔다. 800병상을 갖춘 시흥배곧서울대병원은 뇌인지 바이오헬스 분야를 특화 진료로 개발하고, 진료와 연구가 한 곳에서 이뤄지는 융합 모델을 실현하며, 서울대시흥스마트캠퍼스, 지역 의료기관 등과 바이오메디컬 산업 혁신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임병택 시장은 ‘모든 시민이 교육으로 성장하는 교육주도 성장도시’를 실현하고자 전 세대를 대상으로 장학 지원을 기존의 10배 이상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미래형 이동체 연구와 개발이 이뤄질 V-City를 통해 미래 먹거리 산업인 자율주행 모빌리티 산업을 선점하고, V-City를 중심으로 한 정왕지구의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추진해 배곧경제자유구역과 함께 시흥 미래를 견인하겠다고 밝혔다. 임병택 시장은 “시민 행복을 높이려면 지역 균형발전이 중요하다”며 “권역별로 분포한 생태자원을 활용해 공원 같은 도시를 조성해 산업과 교육, 주거환경까지 모두 갖춘 도시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구체적으로 북부권은 소래산, 은계 호수, 은행천, 신천을 연결하고, 동부권은 목감역, 양달천, 따오기 공원, 물왕저수지까지 이어지는 생태공간을 조성한다. 중부권은 갯골생태공원과 연꽃테마파크, 호조벌을 그린웨이로 연결하고, 남부권은 정왕천, 군자천, 옥구천과 바닷길을 통해 시민의 여가 공간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임병택 시흥시장은 “미래는 만들어가는 것이고, 미래는 함께 실현하는 것”이라며 “시민과 같이 시흥 미래를 조성해 나가겠다”고 역설했다. 한편 이날 브리핑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참석 인원을 최소화하고 유투브 생중계를 통한 온라인 브리핑으로 진행됐다. 특히 임병택 시흥시장이 프레젠테이션 형식으로 지난 성과와 향후 계획을 직접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kkjoo0912@fnnews.com 강근주 기자
2020-07-02 00:19: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