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일본과 이란 그리고 한국과 호주의 경기는 이번 대회 최고의 빅매치다. 아시아에서 월드컵에 출전하는 4개의 국가들이 서로 맞대결을 하기 때문이다. 이 네 팀 중에 우승국이 나올 확률이 농후하다는 것이 현지의 예상이다. 그런데 일본과 이란에 경고주의보가 발령되었다. 일본과 이란전에 배정된 주심이 바로 중국의 마닝 심판이기 때문이다. 마닝 심판은 이번 대회 논란의 중심에 서있다. 마닝 심판은 한국과 바레인의 1차전에서 주심이었다. 당시 마닝 심판은 조기에 김민재에게 경고를 준 것을 비롯해서 손흥민 등 한국에게만 무려 5장의 옐로카드를 날렸다. 해당 판정들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한국 팬들에게 논란이 되었다. 그리고 이것은 계속해서 클린스만호의 스텝을 꼬이게 만들었다. 매우 온순한 성향의 클린스만 감독이 “중국 심판의 카드는 너무 빨랐고 과했다”라며 공개적으로 불만을 토로할 정도였다. 한국과 바레인전에서만 논란이 된 것이 아니다. 지난 16강 팔레스타인과 카타르의 경기에서도 논란이 있었다. 개최국에 지나치게 후한 판정을 했다는 의구심이 팬들 사이에서 퍼져나갔다 후반 4분 문전으로 드리블하던 카타르 선수에게 팔레스타인 수비수 모하메드 살레가 태클을 걸었다. 애매해 보일 수도 있었지만, 곧바로 페널티킥이 선언되었다. 후반 4분의 일이었다. 애매한 장면이었지만, VAR도 없었다. 여기에 카드를 많이 꺼내는 성향의 마닝 심판은 이날 카타르 선수들에게는 단 1개의 경고도 꺼내지 않아서 논란을 자초했다. 팔레스타인 선수단은 3개의 경고를 받았다. 후반 종료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는 명백한 카타르의 침대 축구가 펼쳐졌지만, 추가시간도 8분으로 끊었다. 경기 후 팔레스타인이 강하게 항의했지만, 이미 종료 휘슬이 울린 상태였다. 빅매치에서 심판의 성향은 매우 중요하다. 또한, 경고 누적으로 4강전에 특정 선수가 나서지 못할 수도 있고 특히 퇴장과 페널티킥은 승패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란과 일본 어느 쪽에 유리하게 작용될 것인가. 새로운 심판 변수에 일본과 이란이 모두 긴장하고 있다. 일본과 이란의 8강전 빅매치는 오늘 오후 8시 30분에 펼쳐진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4-02-02 21:56:37[파이낸셜뉴스] 뭔가 분위기가 이상해졌다. 한국은 김승규의 부상 속에서 차분하게 오늘 요르단과의 예선 2차전을 준비하고 있다. 오늘 이기면 사실상 조1위 16강 진출을 예약하게 된다. 그런데 조1위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대로 가게 되면 한국은 최악의 대진표를 받아들게 된다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은 조1위로 16강에 진출하면 D조 2위와 만나게 된다. 그런데 D조 2위가 바로 일본이다. 일본은 다음 인도네시아전을 이기더라도, 이라크가 베트남과의 경기에서 비기면 자연스럽게 조2위가 된다. 따라서 한국과 한일전을 하게 된다. 한국과 일본은 숙명의 라이벌이다. 특히, 한국은 13년전 0-3으로 완패했었고, 벤투호의 평가전에서도 2021년 0-3으로 진바 있어서 더욱 부담스러운 상대다. 한국은 일본과 통산 상대 전적에서 46승 23무 16패로 크게 앞서지만 2010년대 이후에는 일본이 한국을 압도했다. 최근에는 한국이 2021년 3월에 일본 요코하마에서 치른 평가전과 2022년 7월 나고야에서 가진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경기에서 잇따라 0-3으로 패해 자존심을 구겼다. 두 팀이 유럽파 핵심 자원까지 모두 포함한 '최정예'로 맞붙은 것은 지난 2011년 한국이 0-3으로 패한 '삿포로 참사'가 마지막이다. 2009년에는 아시안컵 4강 연장 승부차기에서 박지성의 국가대표 고별전을 승리하지 못한 아픔도 있다. 그런데 이것이 끝이 아니다. 만일 일본을 이긴다고 해도 8강에서는 6회 연속으로 이란을 만날 가능성이 크다. 이란은 과거 대회에서 무려 5번이나 만났고, 3번의 연장을 갔다. 3번은 한국이 이겼고, 2번은 이란이 이겼다. 정규 시간내에 승부가 갈린 경기는 모두 이란이 이겼고, 연장승부는 모두 한국이 이겼다. 역대 아시안컵 최다 골인 6골을 허용하며 패한 경험도 있다. 이란과 한국은 서로 워낙 격렬한 승부를 한 탓인지 지난 5번의 아시안컵에서 모두 4강에서 탈락했고, 우승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이란과 한국의 승부에서 알 수 있는 것은 체력 및 경고에 대한 부담이다. 일본전, 이란전은 모두 연장전을 각오해야할 정도의 혈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옐로카드를 걱정할 상대가 아니다. 모든 것을 각오하고서라도 일단 이기는 것이 중요한 팀들이다. 일본에는 무려 20명의 유럽파가 있다. 주장인 엔도 와타루를 중심으로 구보 다케후사 등 훌륭한 선수들이 많다. 16강에서는 미토마 카오루도 출전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손흥민, 김민재 등 주전들의 비중이 큰 한국으로서는 꽤 부담스러운 일정이다. 물론, 조2위로 가게 되어도 사우디아라비아와 16강, 호주와 8강을 만나게 될 가능성이 크다. 그쪽도 힘들지만 일본·이란 만큼은 아니다. 객관적인 전력을 떠나서 일본과 이란은 한국과 굉장히 민감한 관계에 있는 국가들이라서 더욱 피로도가 크다. 일본의 예상치 못한 부진이 이상한 그림을 만들었다. 오늘 요르단전을 이기더라도 클린스만호 앞에는 꽤나 험난한 가시밭길이 펼쳐져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4-01-19 23:33:51[파이낸셜뉴스] 미국의 대이란 제재에 따라 지난 2019년부터 국내 은행에 동결됐다가 올해 여름에 풀린 이란 자금 60억달러(약 8조483억원)가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9월 미국과 이란이 서로 수감 중이던 국민들을 석방해 교환하기로 하면서 한국에 동결됐던 이란 석유 대금 중 약 60억달러는 카타르 중앙은행 계좌로 송금됐다. 미국은 이란이 자금을 의약품이나 식량 구매 등 인도주의 목적에만 사용하도록 한다는 동결 해제 조건을 달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던 중 지난 7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하자 이 단체가 그동안 이란의 지원을 받아온 점에서 동결에서 해제됐던 문제의 자금이 동원됐을 것이라는 의심이 나오기 시작했다. 공격 다음날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이란이 지금까지 풀린 자금 중 단 1달러도 사용하지 못했으며 하마스는 이란의 지원 없이는 존재하지 못하지만 현재로서는 “이란이 이번 공격을 직접 지시했거나 배후에 있다는 증거가 아직까지 없다”고 말했다. 미국 재무부의 제재 담당 관리인 브라이언 넬슨도 자금이 카타르의 계좌에 묶여 있다고 강조했다. 美 공화당, 자금 해제가 공격 유발, 재동결 요구 미국 정치계에서는 60억달러를 동결에서 해제한 것이 이번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을 유발했다며 바이든 행정부를 비난하고 재동결 요구까지 나오고 있는등 정치 문제로 번지고 있다. 마르샤 블랙번 공화당 상원의원(테네시)을 비롯한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60억달러를 다시 동결할 것을 요구하는 서한을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보냈다. 이들은 인도주의적 목적 사용 조건에도 불구하고 이란이나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대한 테러 공격에 사용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공동서한에 참여한 공화당 대선 후보이자 상원금융위원회 소속인 팀 스콧 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은 60억달러 동결 해제와 관련해 재닛 옐런 재무장관을 상원 청문회에 출석시킬 것을 요구했다. 그는 왜 이란이 풀린 자금으로 테러를 지원하지 않을 것으로 믿고 한국에서 카타르로의 송금을 허용했는지 상원에서 바이든 행정부를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내년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 진영에서는 바이든 행정부의 이란과의 수감자 교환과 동결 자금 해제를 비난하면서 이번 하마스의 공격에 미국 납세자들이 낸 세금이 동원됐다며 현 정부를 비난하고 있다. 대선 후보인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미국 대사는 NBC방송 대담프로에서 “이란은 이스라엘과 미국을 증오한다”며 “60억달러를 풀어준 것은 잘못이었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풀린 자금이 순환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 것은 무책임한 발상이라고 했다. 미 하원 외교위원회 소속인 마이클 맥컬 의원(공화·텍사스)는 CNN 방송에 출연해 60억달러가 이번 하마스의 공격에 사용되지는 않은 것으로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앞으로 있을 테러 활동에 투입될 가능성은 높다고 우려했다. 이어 “동결됐던 자금을 카타르로 송금하는 것이 아닌 한국이 직접 이란에 인도주의적 원조를 제공하도록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WSJ, 이란-하마스 8월부터 공격 계획 보도 관심은 또 이란이 이번 하마스의 공격에 개입했는지에 가고 있다. 전쟁 발발 다음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란 보안 관계자들이 이번 하마스의 공격 계획을 지원했다고 보도했다. WSJ는 다양한 출처를 인용해 이란 혁명수비대가 지난 8월 이후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격주로 하마스와 이스라엘 공격 계획을 논의했으며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외무장관도 두차례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미국 국가 안보 부보좌관 존 파이너는 저널의 보도에 대해 확인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스라엘은 이란이 매년 하마스에 약 1억달러를 지원해왔다고 주장해지만 이번 공격에 대해 이란이 개입했다는 뚜렷한 증거는 없다고 군부에서 입장을 냈다. 유엔 주재 이란 대표부도 이번 하마스의 공격과 무관하다며 배후설을 부인했다. 현재 런던의 리스크 정보 플랫폼인 플래시포인트 국립 안보 솔루션에서 활동하고 있는 전직 미국 대테러 전문가 앤드루 보린은 미국 일간지 USA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하마스 공격과 관련된 이란의 역할을 파악하는데는 수주에서 길게는 수년이 걸릴 수 있다고 했다. 이 신문은 또 전문가들을 인용해 소셜미디어 X에 이란이 이번 전쟁에 미국을 끌어들이려 하고 있다는 내용에 대해 이것은 이란의 방식이 아니라고 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국무부와 국가안보회의 관리를 지낸 조엘 레이번은 이란 최고지도자 알리 하마네이가 집권 34년동안 미국과의 충돌 확대를 원하지 않아왔다고 설명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3-10-11 11:06:32[파이낸셜뉴스] 미국 정부가 한 때 한국에 동결됐던 이란 자금의 하마스 유입설을 강하게 부인했다. 8일(현지시간)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CNN과 가진 인터뷰에서 최근 한국에서 동결해제된 이란 자금이 이스라엘 공격에 지원됐다는 일각의 주장을 일축했다. 그는 “동결 해제된 이란 자금에 미국 납세자의 세금이 전혀 사용되지 않았다는 것이 팩트”라며 "자금은 이란이 석유를 판매해 축적한 이란의 재원으로 한국의 은행에 묶여 있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란은 처음부터 미국의 법과 제재에 따라 인도주의적 목적으로 이 자금을 사용할 권리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블링컨 장관은 “이 자금은 그러한 목적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계좌에서 다른 나라의 다른 계좌로 옮겨진 것”이라며 “현재까지 해당 계좌에선 단 1달러도 사용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계좌는 미국 재무부의 엄격한 규제를 받기 때문에 식량과 의약품, 의료 장비와 같은 용도로만 사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한국에서 해제된 60억달러(약 8조1100억원)가 이란의 하마스 지원 배경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앞서 이란은 자국에 수감돼 있던 미국인 5명을 석방하는 대가로 한국에 동결돼 있던 자금 약 60억달러를 돌려받기로 미국과 합의한 바 있으며 해당 자금은 카타르의 이란 소유 은행 계좌로 이체됐다. 당시에도 미국 정부는 이 자금이 인도주의 목적으로만 사용될 것이라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했지만 지난 7일 이스라엘을 전격 공습한 이슬람 무장 단체 하마스가 오랜 기간 이란의 지원을 받아왔다는 점에서 미국 정치계에서는 이번 공격 배후에 이란이 있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전 미 부통령 모두 동결에서 해제된 60억달러가 이번 하마스의 대 이스라엘 공격을 일으켰다고 비판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3-10-09 12:04:55[파이낸셜뉴스] 그동안 대이란 금융제재로 인해 한국에 동결돼 있던 이란 자금이 관련국간의 긴밀한 협조 아래 최근 제3국으로 성공적으로 이전됐다. 19일 외교부에 따르면 정부는 그간 대이란 제재 상황 속에서도 이란의 요청에 따라 해당 자금으로 유엔 분담금을 납부하고 이란과의 인도적 교역을 통해 의약품 등 이란 국민들이 필요로 하는 인도적 물품을 공급해 왔다. 아울러 정부는 해당 자금이 이란 국민의 소유라는 명확한 인식 아래 동결자금 문제의 궁극적 해결을 위해서 관련국과의 외교적 소통과 협의를 지속해왔다. 특히 이번 동결자금 문제 해결은 당사국들 뿐만 아니라 카타르, 스위스 등 제3국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정부는 이들 국가들의 건설적 역할에 각별한 사의를 표할 예정이다. 이란 동결자금은 카타르로 이전된 후에도 한국에서와 유사하게 식량, 의약품 구입 등 인도적 목적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카타르에 우리의 인도적 교역 경험을 공유한 바 있다. 정부는 이번 동결자금 이전을 계기로 양국 관계가 향후 보다 발전되어 나가길 기대하고 있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
2023-09-19 08:29:12[파이낸셜뉴스] 한국이 아시아에서 FIFA 랭킹 4위로 하락했다. 지난 페루·엘살바도르전 여파다. 한국 남자 축구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28위로 한 계단 떨어졌다. 한국은 29일 발표된 FIFA 랭킹에서 랭킹 포인트 1천529.3점으로 28위에 이름을 올렸다. 직전 4월 6일 발표의 27위보다 한 계단 내려선 순위다.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이 이끄는 국가대표팀은 6월 A매치 기간 16일 페루와의 평가전에서 0-1로 졌고, 20일 엘살바도르와의 경기에선 1-1로 비겼다. 한국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소속 국가 중에선 20위 일본, 22위 이란, 27위 호주에 이어 4번째로 밀렸다. 4월 순위에선 일본, 이란에 이어 세 번째였는데, 호주가 이번 순위에서 27위로 올라서면서 한국이 한계단 밀렸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우승국인 아르헨티나가 FIFA 랭킹 1위를 유지했고, 프랑스와 브라질도 각각 2위와 3위를 지켰다. 잉글랜드가 4위로 한 계단 상승했고, 벨기에와 크로아티아, 네덜란드, 이탈리아, 포르투갈, 스페인 순서로 뒤를 이으며 '톱10'을 형성했다. 한편, 3월 A매치 기간 2경기 1무 1패를 포함해 클린스만 감독 체제에서 A매치 4경기 무승(2무 2패)이 이어지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3-06-29 18:25:03[파이낸셜뉴스] 미국이 이란과 관계 개선을 위해 물밑 협상을 진행 중이다. 월스트리트지널(WSJ)은 14일(이하 현지시간) 소식통들을 인용해 조 바이든 행정부가 현재 이란에 억류돼 있는 미국인들을 석방하는 한편 이란의 핵 프로그램 확대를 막기 위해 이란과 물밑 협상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물밑 협상은 바이든 대통령이 내년 대통령 선거에서 이란 문제가 화두로 등장하는 것을 막기 위해 비공식적인 관계 개선을 추진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WSJ은 미국과 이라크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미국과 이란 양측이 접촉을 재개했다면서 이라크가 이란에서 수입한 전기·가스 대금 25억유로(약 3조4600억원) 결제도 미국이 승인했다고 전했다. 이라크 정부가 지급해야 하는 이 대금은 미국의 이란 제재로 그동안 묶여 있었다. 미 정부 관계자들은 대금 결제가 통상적인 것이라면서 이란과 관계개선 협상과는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WSJ은 그러나 이전에도 대금 결제가 이뤄지기는 했지만 유로 같은 경화로 이뤄진 경우는 드문 일이라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시절 이란 핵협정에서 탈퇴하는 등 강경 일색이었던 미국의 대이란 대응은 바이든 행정부 들어 완화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뉴욕에서 미국과 이란 고위급 정부 관리들 간에 논의가 있었고, 간접 접촉 방식으로 백악관 관리들이 이후 최소 세차례 오만을 찾아 협상을 이어갔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오만을 중간에 끼고 미국과 이란이 협상을 지속하고 있다는 것이다. 양국 협상은 현재 매우 신중하고 섬세하게 진행 중이며 긴장을 완화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란은 경제난으로 인해 동결된 자금 해제가 절실하고, 미국은 이란의 폭주를 막는 것이 필요해 양측 모두 관계 개선을 희망해왔다. 동결 자금 해제에는 한국도 연관이 있다. 이란은 미국인들을 석방하는 대신 한국에 묶여 있는 이란 자금 70억달러(약 8조9000억원)를 쓸 수 있도록 미국이 자금동결을 해제해 줄 것을 거듭 요구해왔다. 또 이라크가 이란 석유와 가스를 수출하고 받은 대금도 동결을 해제해 이란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미국에 요청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과 이란간 물밑 협상은 당분간은 어떤 공식적인 합의, 또는 이보다 덜 공식적인 양해각서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내년 대선에서 이 문제가 주된 논란이 되는 것을 바이든이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강경파가 집권한 이스라엘의 대응도 변수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13일에도 미국과 이란 간에 물밑 합의가 이뤄진다 해도 이스라엘은 이에 구애받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3-06-15 07:21:30[파이낸셜뉴스] 히잡 없이 한국에서 열린 스포츠클라이밍 국제대회에 출전했다가 한때 실종설에 휘말리기까지 했던 이란 여성 선수 엘나즈 레카비(33) 가족의 주택이 철거당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2일(현지시간) CNN 보도에 따르면 이란 개혁파 언론 ‘이란와이어’는 이란 북서부 잔잔주에 위치한 엘나즈 레카비 가족의 주택이 무너져 있는 모습의 동영상을 공개했다. 이 동영상에는 주택의 폐허와 함게 엘나즈 레카비의 오빠 다부드 레카비(35)가 “정의는 어디에 있느냐”며 울부짖는 모습이 담겼다. 다부드 레카비 역시 국내·국제대회 수상 경력이 많은 스포츠클라이밍 선수다. 동영상에는 벽에 전시돼 있던 것으로 보이는 대회 메달들이 바닥에 널브러진 모습도 포착됐다. 신원미상의 동영상 촬영자는 “이것이 이 나라에 산 결과이자 이 나라를 위해 많은 메달을 딴 챔피언한테 일어난 일”이라며 “열심히 노력해서 국가의 이름을 드높였는데 후추 스프레이를 뿌리고 집을 부수고 떠났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CNN은 자택이 언제, 왜 철거됐는지, 누가 철거를 주도했는지 등은 파악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이란 반(半)관영 타스님 통신은 이 주택이 파괴된 것은 맞지만 그의 가족이 합당한 허가를 받지 않고 건축해 벌어진 일이며 철거 작업이 진행된 것은 엘나즈 레카비가 서울 대회에 참가하기 전의 일이라고 반박했다고 전해진다. 이란와이어 영문판은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 경찰이 주택을 철거했으며, 오빠 다부드 레카비는 알려지지 않은 ‘위반 사항’ 때문에 5000 달러(약 651만원)에 해당하는 과징금까지 부과받았다고 전했다. 또한 여동생 엘나즈 레카비가 두 달 전 한국 대회를 마치고 귀국한 이후, 이란 당국으로부터 집요한 괴롭힘을 당했다고도 전했다. 한편 엘나즈 레카비는 지난 10월 10일부터 16일까지 서울 잠원 한강공원 스포츠클라이밍 특설경기장에서 열린 국제스포츠클라이밍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히잡을 착용하지 않고 출전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엘나즈 레카비가 마흐사 아미니(22)의 죽음으로 촉발된 이란 반정부 시위를 지지한다는 의미로 일부러 히잡을 쓰지 않은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종합 4위에 올랐지만, 대회 마지막 날 돌연 연락이 끊겨 엘나즈 레카비가 대회에서 히잡을 착용하지 않은 채 경기에 나서 이란 측으로부터 제재를 당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주한 이란 대사관은 같은 달 18일 트위터에 “엘나즈 레카비는 18일 이른 오전 팀의 다른 멤버들과 함께 서울에서 이란으로 출발했다”며 “대사관은 엘나즈 레카비와 관련된 모든 가짜뉴스와 허위정보를 강하게 부정한다”고 반박했다. 엘나즈 레카비 역시 귀국 후 히잡 미착용이 의도되지 않은 일이었다며 사과한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이란와이어는 이런 사과를 하도록 당국이 압력을 가했는지 분명하지 않다고 전했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2022-12-04 10:30:09[파이낸셜뉴스] 미국의 제재로 한국에 돈이 묶인 이란 정부가 한국의 윤석열 정부 출범에 발맞춰 묶은 돈을 달라고 다시금 재촉했다. 이란 정부는 제재 해제의 열쇠가 될 미국과 핵합의 복원 협상을 두고 미국 때문에 제자리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이란 IRNA 통신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사이드 하티브자데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20일(현지시간) 정례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을 언급했다. 그는 "새로운 한국 정부가 이란에 대한 빚을 갚겠다는 약속을 했다"면서 "아직 이란은 문제 해결을 위한 유효한 움직임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한국의 새 정부가 동결 자금 문제를 위한 어떤 실질적인 행동을 취하는지 시간을 두고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등 6개국과 이란은 2015년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체결하고 이란이 핵무기를 포기하면 경제 제재를 풀기로 했다. 그러나 미국은 지난 2018년에 핵합의를 탈퇴하고 경제 제재를 복원했다. 이란 역시 핵합의를 어기고 핵연료 농축을 강행하는 등 미국의 제재에 맞불을 놨다. 한국과 석유 무역을 하던 이란은 제재 복원 이후 한국에서 석유 수출 대금으로 받았던 70억달러(약 9조510억원)를 가져가지 못했다. 이는 동결된 이란의 해외 자산 가운데 최대 규모다. 이란은 지난해 한국 선박을 나포하는 등 실력 행사에 나서며 한국 내 이란 자금을 돌려달라고 요구중이다. 미국의 조 바이든 정부는 지난해 4월부터 유럽 국가들의 중재로 이란과 핵합의 복원 협상에 나섰지만 이란이 우선 핵개발을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협상은 지난달 거의 마무리됐다는 관측이 나왔으나 다시 교착상태에 빠졌다. 미국은 이란 혁명수비대의 외국 테러조직(FTO) 지정 철회와 '제재 부활 방지 보증' 등 사안을 놓고 이란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하티브자데는 핵합의에서 탈퇴했던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정부를 언급한 뒤 "미국의 모든 위반 행위와 트럼프식 접근법의 지속에도 (협상의) 열차는 탈선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바람직하고 지속적이며 효과적인 합의를 할 준비가 돼 있고 이를 위한 기반이 모두 마련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모든 제재를 해제하고 협상 경로로 돌아온다면 우리도 그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하티브자데는 이날 이슬람 수니파의 맹주이자 시아파 이란과 원수지간인 사우디아라비아를 언급하고 "대사관 개설 등 외교 관계 정상화를 논의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밝혔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2-06-20 21:19:27[파이낸셜뉴스] 미국 정부가 한국 정부의 이란 동결 자산 해결 노력에 대해 아직까지 어떠한 합의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미 정부는 한국의 노력과 별개로 우선 핵합의부터 복원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4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한국 등 해외에 묶여 있는 이란 자산 문제에 대해 진전이 있느냐고 묻자 "제재 해제는 핵 합의 복원과 보조를 맞춰야만 이뤄질 수 있으며, 현재 진행 중인 협상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문제에 대해서는 모든 것이 합의되기 전에는 어떤 것도 합의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프라이스는 "우리가 있는 지점에서 앞서가고 싶지 않다"면서 "12월 초와 비교해 일부 진전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란은 그들 핵 프로그램을 억제하고 협상에 진지하게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등 6개국과 이란은 2015년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체결하고 이란이 핵무기를 포기하면 경제 제재를 풀기로 했다. 그러나 미국은 지난 2018년에 핵합의를 탈퇴하고 경제 제재를 복원했다. 한국과 석유 무역을 하던 이란은 제재 복원 이후 한국에서 석유 수출 대금으로 받았던 70억달러(약 8조3000억원)를 가져가지 못했다. 이는 동결된 이란의 해외 자산 가운데 최대 규모다. 이란은 지난해 한국 선박을 나포하는 등 실력 행사에 나서며 한국 내 이란 자금을 돌려달라고 요구중이다. 지난해 들어선 미국의 조 바이든 정부는 현재 오스트리아에서 유럽 국가들의 중재로 이란과 간접 협상을 하고 있다. 이란은 미국과 직접 협상을 거부하는 동시에 자국 대선을 이유로 지난해 하반기 내내 협상을 중단했다. 핵합의 당사국들은 지난해 연말부터 협상을 재개했고 4~9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8차 핵합의 복원 회담을 진행한다. 이와 관련해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은 이란 자산 문제 해결을 위해 오스트리아로 출국했으며 핵합의 당사국 대표들과 면담하기로 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2-01-05 08:5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