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와 탄은 동갑내기 부부다. 시로는 주로 꿈을 꾸는 Dreamer이고 탄은 함께 꿈을 꾸고 꿈을 이루어주는 Executor로 참 좋은 팀이다. 일반적으로 배우자에게 "세계여행 가자!" 이런 소리를 한다면 "미쳤어?" 이런 반응이겠지만 탄은 "오! 그거 좋겠는데?" 맞장구를 친다. 그렇게 그들은 캠핑카를 만들어 '두번째 세계여행'을 부릉 떠났다. 앙카라에는 춘천의 지인이 소개해주신 분이 계셨다. 수염을 멋지게 기르신 엄선생님가정을 방문했다. 독일에서 대학을 다니는 딸이 방학중 집에와있어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었는데 마리아가 게임그래픽을 전공한다고 해서 평소 게임제작에 관심이 많던 나는 마리아와 게임에관한 이야기를 신나게 나누었다. 엄선생님 부부는 원래 게임에 대해 매우 부정적이어서 딸과 마찰이 많았다고 했다. 그런데 우리의 대화를 통해 게임이라는 것이 현대사회에 얼마나 중요하고 좋은 영향을 줄수도 있다는 것을 듣고는 게임에 대한 선입견을 바꾸고 딸의 선택을 자랑스러워할 수 있게 되었다며 좋아하셨다. 감사하게도 거실한켠에서 몇일 머물 수 있게 해주셔서 쉬면서 사모님이 해주시는 맛있는 한식도 먹고 근처 고려인국수집에 가서 함께 식사도 나누며 즐거운 만남을 가졌다. 몇일전부터 까브리에서 매우 강한 기름냄새가 나서 선생님의 추천으로 정비소에 들렀다. 여행중 차에 갑자기 냄새가 나서 큰 문제로 이어지지는 않을까 무척 불안하고 두려웠는데 정비소에서 꼼꼼히 보고 엔진오일을 갈고 필터등을 교체하고나니 좀 안심이 되었다. 앙카라에서의 좋은 만남을 뒤로하고 이즈미트(Izmit)로 향했다. 이즈미트에는 카우치서핑 호스트 야신(Yasin)이 살고 있다. 튀르키예에 처음 들어왔을때 카우치서핑을 통해 대화를 나누고 방문하려고 했었는데 당시 할머니가 아프시다고 해서 그냥 지나쳤었다. 이번에 다시 근처를 지나가게 되어 연락을 해보니 괜찮다고 와도 좋다고 한다. 튀르키예에서 카우치서핑 친구를 만나지 못하나 아쉬운 마음이었는데 기회가 생겨서 좋았다. 특히 야신은 한국어가 가능한 사람이라 한국어로 메세지를 주고받을 정도라서 탄이 무척 좋아했다. 오후 늦게 이즈미트의 한 몰 주차장에서 야신을 만났다. 처음 만나는 야신과 마치 오래 헤어진 형제처럼 반갑게 포옹하는 탄이 나는 신기하기만 하다. 덕분에 나도 얼떨결에 포옹으로 인사를 했다. 야신은 한국어로 농담을 할 정도로 언어능력이 출중하다 이즈미트에는 자동차관련 공장과 회사들이 많은데 야신도 자동차 부품제조회사에 다니고 있다고 한다. 탄은 야신을 만나자마자 그동안 궁금했던 "어떻게 한국어를 배우게 되었냐"고 물어보았다. 야신이 10년전 대학생때 인터넷으로 터키에 대해 관심이 많은 한 한국인 친구를 알게되었고 그 후로 야신도 한국에 대해 알고싶어 한국어를 배웠는데 재미있었다고 한다. 한국에 한번도 온적 없는 친구가 이렇게 유창하게 한국어를 하는 것이 무척 대단해보였다. 우리는 야신과 함께 주차장옆의 큰 몰에 테라스가 있는 식당으로 갔다. 창가에 앉으니 멀리 석양이 아름답게 지고 있었고 어마어마한 넓이의 주차장에 차들이 빽빽하게 줄지어있는 것이 보였다. 야신이 피자 비슷한 피데(Pide)를 사주었는데 전에 처음 튀르키예 리제에서 먹은 적이 있어 반가웠다. 식사를 하며 대화 중 야신이 까브리에 번호판이 앞뒤 다 있냐고 물어본다. 왜 그러나 어리둥절해하며 그렇다고 하자 하나 두고 가라고 하며 웃는다. 한국 번호판이 갖고 싶었나보다. 식사후 함께 까브리를 타고 야신의 집으로 갔다. 언덕위의 방이 세개정도 되는 작은 아파트에 혼자 살고 있었다. 우리는 까브리에서 매트리스를 가지고 와서 잠자리를 만들었다. 야신이 출근하면 영상작업도 하고 맛있는 한식을 만들어 그가 퇴근하면 함께 저녁을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마침 야신은 올해 6월에 2주간의 한국여행을 계획중이라고 했다. 한국에 온다니 마냥 반가웠는데 알고보니 튀르키예 국적으로 한국에 관광 오는 것이 쉽지 않은 모양이다. 준비하는 서류만 열가지가 넘고 세세한 여행계획까지 첨부해야한다고 한다. 아무 생각없이 국경을 통과하던 우리로서는 매우 놀라운 일이었다. 작년에도 한번 한국 관광비자를 신청했다가 거절당해서 이번에는 준비를 철저하게 하고 있다니 괜히 미안할 정도였다. 야신의 여행계획서를 함께 보다보니 우리가 아는 지명과 교통편등이 나와 반가왔다. "인천공항 1 터미널에서 공항철도타고 공덕역에서 내리고 지하철 6호선으로 갈아타고 동묘역으로 가서..." 뭐 하나라도 도움이 될까 싶어 열심히 듣는데 너무나 빈틈없이 세세하게 잘 짜여진 계획에 감탄이 나올 정도였다. 정말 열심히 공부했나보다. 할 수만 있다면 초청이라도 해서 한국에 쉽게 들어올 수 있게 해주고 싶었지만 그때까지도 우리는 떠돌아다닐 예정이라 대신 한국에 가게되면 내 여동생과 지인에게 연락해서 도움을 받으라고 연락처를 주고 한국의 동생과 지인에게는 야신에 대해 이야기하고 부탁을 해두었다. 또 한국가면 꼭 먹어보라고 한국음식 사진을 이것저것 보여주었는데 알고보니 야신은 예전에 한국식당에서 일한 경험이 있어 웬만한 것은 이미 다 알고 있는 것이었다. 야신과 함께 한국말로 이야기하며 편안히 지내고 또다시 떠날 날이 되었다. 생각해보니 이날은 우리가 튀르키예에 입국한지 두달이 되는 날이었다. 새벽같이 출근한 야신의 회사는 다행히 우리가 가는 길목에 있어서 주인없는 집의 문단속을 잘 하고 몇가지 선물을 두고는 마지막 인사를 하러 야신을 찾아갔다. 하늘에서 비도 추적추적 내리고 바람도 엄청 분다. 그의 회사는 시 외곽의 커다란 공장들이 여럿 자리잡은 곳에 있었다. 회사 유니폼을 입고 뛰어나오는 모습이 반갑기도 하고 곧 헤어질 것이 아쉽기도 하다. 그동안 집에 묵게해주어서 감사하다는 인사와 한국에서 좋은 여행하기를 바란다는 덕담을 나누고 또 포옹으로 헤어지는 인사를 했다. 차에서 탄은 지난 두달간의 튀르키예 여행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다. "튀르키예에 오니 드디어 문명사회에 다시 온 듯 익숙한 느낌이 들었어. 스타벅스 커피를 마실 수 있고 사람들의 운전매너와 사는 모습들이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아서 외국이지만 편안한 마음으로 다닐 수 있어 좋았어." 나도 여러가지 자연풍경을 다양하게 볼 수 있고 음식이 맛있고 사람들이 친절하고 좋은 튀르키예가 무척 좋았다고 이야기나누었다. 아직도 우리의 튀르키예 여행은 끝나지 않았다. 다시 이스탄불로 향해 간다. 대도시는 단점이 더 많지만 한국식당을 쉽게 찾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스탄불 중심가에서 언덕위의 한국식당을 찾아가 된장찌개와 냉면을 맛있게 먹었다. 저녁식사 후 잘곳을 찾는데 한참을 뱅뱅 돌아도 차를 댈만한 곳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네비에서 근처에 있는 공원을 보고 공원에는 주차장이 있겠지 싶어 찾아갔지만 주차장은 없고 골목을 잘못 들어가서 막다른 곳에 들어갔다가 후진으로 200m를 돌아 나와야했고 고생고생하며 한참을 헤메야 했다. 결국 이 근처에서 잘 곳은 찾는 것을 포기하고 시 외곽으로 나가기로 했다. 한참을 달려 이스탄불 서쪽에 있는 아타튀르크 올림픽 스타디움 경기장이란 곳을 찾아왔다. 잠실 종합운동장같이 큰 경기장이 있었고 주차할 수 있는 공간도 입구를 따로 막아놓지 않은 채 넓게 있어서 다행히 차를 대고 잘 수가 있었다. 그날밤 밤새 비가 내려서 캐빈에 빗방울 맞는 소리에 귀마개를 끼고 잠을 잤다. 새벽에 깼는데 여전히 통통 빗소리가 들린다. 탄이는 뒤통수에 수면버튼이 달려있는지 머리만 베개에 닿으면 잘만 자는데 예민한 편인 나는 잠이 드는 것도 쉽지 않고 작은 소리에도 금방 깨곤해서 힘들었다. 날씨도 꽤 추워서 전기요 덕분에 등은 따뜻했지만 얼굴은 시리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기온이 내려가 있었다. 아타튀르크 경기장에서 차박을 하다 아침에도 계속 비가 내린다. 어제 들른 한인마트에서 산 베이컨으로 아침을 만들었다. 오랜만의 돼지고기에 콧노래까지 나온다. 메르신에서 받아온 구워먹는 치즈와 계란후라이까지 단백질 가득 아침식사다. 까브리에서 차려먹는 아침상 간편하지만 든든하다. 식사 후 오렌지는 튀르키예에서 빠질 수 없다. 한국의 5분의 1가격인 300~500원에 매우 좋은 오렌지를 살 수 있으니 이곳에 있는 동안 많이 먹어둬야겠다고 벼르고 있다. 아침을 먹고 차 상태를 보니 앞유리에 문제가 있었다. 튀르키예에 거의 입국하자마자 트라브존에서 만난 정비사님이 금간 끝을 동그랗게 그어놓고 한국 다시 갔다와도 끄떡없을거라 호언장담했던 곳이 또다른 금을 만들어 뻗어나가고 있다. 두달이 안되었는데 금이 점점 커지고 있어 아무래도 튀르키예를 벗어나기 전에 유리를 교체해야할 것 같다. 튀르키예 서부에서 난민어린이 대상 교육센터를 하고 계신 박선생님을 만나러 왔다. 도시의 화려함 뒤에 난민촌은 무척 열악한 환경이었지만 아이들의 웃음은 해맑고 까브리에 관심이 쏟아져 우리는 차를 오픈하고 아이들이 자유롭게 구경하도록 했다. 캠핑카를 처음보는 아이들은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무척 신기해했다. 우리는 선생님의 요청에 따라 센터에 한쪽 벽면에 포토존을 예쁘게 꾸미고 사진을 찍어주었다. 눈앞의 현실이 아무리 힘들더라도 그게 다가 아니라고, 아이들이 꿈을 갖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박선생님의 도움으로 자동차 유리 전문점을 찾아왔다. 다행히 바로 새 유리로 교체할 수 있다고 한다. 튀르키예에서 한국산 포터들이 많이 다니는 것을 봤어서 기대했는데 역시 정비가 가능했다. 척봐도 장인이신듯한 정비사님이 능숙한 솜씨로 기존 유리를 탈거하고 새로운 유리창을 끼운다. 9만km 주행후 교체이다. 작업시간은 2시간가량 걸렸고 비용은 170$ 였다. 한국이었으면 훨씬 더 들었을 것이다. 부품 구하는 데에 몇일이 걸리지는 않을까 걱정했었는데 토요일임에도 불구하고 바로 구해져서 다행이었다. 깨끗한 새 유리를 단 까브리를 타고 이스탄불을 떠나 3시간 거리의 국경마을 에디른으로 향한다. 글=시로(siro)/ 사진=김태원(tan) / 정리=문영진 기자 ※ [시로와 탄의 '내차타고 세계여행' 365일]는 유튜브 채널 '까브리랑'에 업로드된 영상을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내 차 타고 세계여행' 더 구체적인 이야기는 영상을 참고해 주세요. <https://youtu.be/zbsJO9Yq44o?si=795qeNMkG6JjmWUD>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12-18 15:40:00튀르키예의 고통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지난 2월 동남부 11개 주를 강타한 대형 지진으로 지금까지 공식 집계된 사망자만 5만명이 넘는다. 건물은 30만채 가까이 붕괴됐고 집을 잃은 이재민이 200만명에 이른다. 절망과 탄식, 혼돈과 충격은 지금도 여전하다. 비극적인 참사에 세계인들의 온정은 계속되고 있다. 재난 초기부터 대규모 지원단을 급파해 '형제의 나라'의 우애를 보여준 우리나라도 물론이다. 민간 구호활동 중심에 있는 이희수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명예교수(69)를 지난 12일 경기 의왕 한·튀르키예 친선협회 사무실에서 만났다. 협회 사무총장을 겸하고 있는 이 교수는 국내 대표적인 중동 전문가로 꼽힌다. 이제는 살아있는 이들을 치유해야 하는 시간, 이 교수는 "삶이 이어질 수 있도록 도시 재건에 힘을 보탤 것"이라고 했다. 구호활동은 피해가 가장 심각한 하타이주에 집중돼 있다. 당장 살 곳이 절실한 이들을 위해 컨테이너 임시 주택 360채를 짓는 것이 우선 목표다. 이 교수는 "튀르키예는 우리와 고대사를 공유하는 나라다. 6·25 참전 군인들의 희생과 헌신도 역사적, 정서적 유대감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지난 2월 지진 참사는 금세기 최악의 재난으로 꼽힌다. 지금 피해 지역은 어떤 상황인가. ▲피해 지역 11개주 규모는 우리나라 남한 면적과 비슷하다. 여진이 계속 있었고 다들 지진이 언제 다시 덮칠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갖고 있다. 지금도 탈출 러시를 이루고 있다. 지진 피해 영향권에 있는 사람이 1400만명에 이른다. 전체 인구의 15%에 육박한다. 이 중 800만명 주민들이 정상적인 생활을 못하는 실정이다. 잔해를 제거하는 데만 최소 4~5년이 걸릴 것이라고 한다. 그 정도로 지역 전체가 폐허 상태라고 할 수 있다. ―현지 구호 작업은 순조로운 편인가. ▲구호 1단계는 이재민들이 천막에서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형태였다. 이제 그 단계를 지났다. 최소한 생활이 가능한 컨테이너 임시주택을 짓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현지 당국은 피해가 덜했던 지반을 찾아 새로운 도시를 구축하고자 한다. 입주까지 최소 3년은 걸린다. 이재민들이 임시로 거주할 공간 마련에 국제사회가 함께 지원하고 있다. 삶이 이어질 수 있도록 도시 재건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우리도 거기에 힘을 보태려고 한다. ―컨테이너 주택 지원은 구체적으로 어떤 식인가. ▲임시 주택은 단순히 집을 짓는 것이 아니라 화장실, 목욕탕 등 위생 시설 공사까지 수반돼야 한다. 학교도 가동돼야 한다. 우리의 경우 지진 진앙지였던 하타이주에 360채 규모의 컨테이너 주택을 짓는 게 우선 목표인데 대략 200억원의 비용이 든다. 국내 30여개 단체가 함께 이 일을 하고 있다. 하타이 주지사와 주택 건립 양해각서(MOU)를 맺었고 지금까지 150채가 완료됐다. 컨테이너 앞에 지원 단체의 팻말이 붙어 있다. 하타이주는 이 일대를 '코리안 빌리지(한국 마을)'로 부르고 있다. 제대로 정착될 수 있도록 마을 운영 전반을 계속 지원해나갈 계획이다. ―하루아침에 가족을 잃은 고아들에게도 관심이 필요할 것 같다. ▲1950년 6·25전쟁 때 튀르키예는 미국, 영국 다음으로 많은 군인을 우리나라에 보냈다. 1만5000명이 왔다. 주둔 중이던 군인들이 고아원과 학교를 지어 우리 전쟁 고아 600명 정도를 보살핀 일화도 있다. 수원 앙카라 고아원이 그곳이다. 튀르키예 군 사령부에서 공식적으로 지원한 것이 아니었다. 순전히 병사들이 자발적으로 그렇게 했다. 자신들 월급 일부를 떼고 식량을 받으면 조금씩 남겨서 고아들에게 나눠줬다. 세계 전쟁사에 보기 드문 일이다. 거기서 컸던 아이들이 지금 70, 80대 어르신이 됐다. 지진 성금으로 그분들이 1000만 원을 기부했다. 우리가 어려울 때 받았던 은혜를 갚아야한다며 뜻을 모으셨는데 그분들로선 굉장히 큰돈이었다. ―튀르키예가 우리 전쟁 고아를 돌봤듯, 우리가 도울 수 있는 방법은. ▲현지에 고아원을 짓고 그곳 아이들과 연계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 모금 운동과 별개로 추진 중이다. 벌써 고아 한 명을 성인이 될 때까지 책임지겠다고 나선 가족들이 많이 있다. 아이가 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매월 20만, 30만원씩 지원해 주는 식이다. 한국에 와서 공부하고 싶어하는 아이들에겐 국내 연계가족들이 또 다른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두세 가족 이상이 한 팀이 돼 고아 한 명을 책임지는 것도 방법이다. 그런 문의를 하는 이들이 꽤 있다. 고아뿐 아니라 한국 유학을 원하는 학생들을 돕는 것도 함께 계획하고 있다. 사립대학 총장들과 네트워크를 짜서 학업을 지원하려고 한다. ―지진 성금 모금에 일반인들의 많은 호응이 있었던 걸로 안다. ▲일반인들의 공감대가 이 정도일 줄 몰랐다. 구호 물품은 산더미처럼 쌓여 물류비를 따로 지원해야 했다. 통장엔 소액을 보낸 이들의 이름도 빼곡했다. 유치원생, 초등학생의 손을 잡고 부모가 은행에 가서 함께 송금한 것이 아닌가 싶다. 가령 1258원을 보내고 그 옆에 25만 원을 보냈는데 이름이 같다. 아이의 성금을 부모가 대신 송금한 경우로 보였다. 이런 사례가 굉장히 많았다. 우리 사회의 글로벌 시민의식이 한층 성숙해졌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평소 우리와 튀르키예의 정서적 유대감을 많이 강조하셨는데. ▲극동사 강의를 위해 튀르키예 역사 교과서를 자세히 본 적 있다. 역사 구성이 한국을 특별하게 여길수 있도록 돼있다. 우리는 고조선, 고구려, 발해까지 튀르키예와 국경을 맞대고 살았다. 청나라 말기 위구르제국이 중국에 강제 편입된 이후 아시아 끝과 끝에 우리와 튀르키예가 놓이게 됐다. 2000년 역사 중 초기 천년을 서로가 공유하고 있다. 이 고대사를 튀르키예는 비중있게 가르친다. 언어의 뿌리가 같고 역사적 인식을 함께하는, 문화적으로 지구상 가장 친근한 관계일 수밖에 없다. 그 소중한 정서를 우리는 잊고 있었지만 튀르키예 사람들은 국사로 배우며 컸다. 피를 나눈 형제라는 동질감이 자연스럽게 형성됐다고 봐야 한다. 냉엄한 국제관계 속에서 우리에게 힘이 돼줄 수 있는 나라를 우리가 잘 관리하는 것도 큰 의미가 있다. ―그러기 위해선 이슬람에 대한 편견과 오해부터 바로잡아야 할 것 같다. ▲이슬람권은 글로벌 가치기준에서 보면 엄청난 문제를 안고 있다. 알카에다나 IS가 저지른 테러나 폭력성, 히잡 강제 착용 같은 문제는 스스로가 풀어야 할 분명한 악습이다. 하지만 적대적 관계의 서구 매체에 의해 지나치게 노출된 측면도 있다. 무엇보다 알카에다, IS는 이슬람권 57개국이 가입한 이슬람협력기구에 의해 반이슬람 범죄 집단으로 규정된 단체다. 알카에다나 IS는 지지율이 전체 이슬람권의 3%도 안된다. 일탈 집단이 만들어낸 반인륜적 행태가 이슬람으로 동일시되는 일반화는 지나친 과잉이다. 테러 집단은 제거돼야 마땅하지만 서구와 협력하면서 실용적으로 살아가려는 건강한 주류 이슬람 공동체는 끌어안아야 하는데 우리 사회가 조금 부족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 ―이번 지진 참사를 통해 우리 정부가 교훈으로 삼을 것이 있다면. ▲재난이 닥치면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국가가 가용 가능한 모든 역량을 즉시 동원해야 하는 것이 최고통수권자 책무다. 튀르키예는 이것을 제대로 못했다. 골든타임을 놓치면서 아비규환에 빠졌다. 난개발이 난무했고 내진설계를 못한 것도 책임이 있다. 이로 인해 피해를 키웠고 민심이 폭발했다. 비상 상황에 대처하는 매뉴얼을 이번 기회에 다시 복기하면서 튀르키예 참사를 반면교사로 삼으면 좋겠다. ■이희수 사무총장은... 이슬람권 전역 40여년 연구 ‘국내 최고 중동 전문가'이희수 한양대 명예교수는 튀르키예 이스탄불대 첫 한국인 박사다. 한국외국어대 졸업하고 미국 유학을 준비하던 중 이스탄불대 국비유학생 공고를 보고 지원해 합격하면서 지금의 길을 걷게 됐다. 튀르키예를 포함해 사우디아라비아, 튀니지, 이란, 우즈베키스탄, 말레이시아 등 이슬람권 전역에서 40여년 연구에 매진했다. 이슬람 포비아가 만연한 학계 풍토에서 쉽지 않은 길이었다. 이 교수의 결론은 "그곳에도 사람이 산다"는 것이다. 중동 문명의 근원을 찾아 주류에서 배제된 오리엔트 역사를 복원한 주역으로 평가받는다. 지금까지 직접 쓰고 번역한 책이 80여권이다. 6년의 시간을 들여 지난해 출간한 '인류본사'는 유럽, 중국에 치우친 세계사를 새로운 관점으로 보게해 준 역작으로 호평받았다. 지금은 1000쪽 분량의 '이슬람 통사' 집필을 시작했다. 이슬람의 태동부터 시작해 이슬람 종교가 인류 문명에 기여한 방대한 역사를 한국 학자의 시선으로 담아내는 것에 의미가 있다. 한·튀르키예 친선협회는 1999년 튀르키예 서북부 이즈미트 지진 참사 지원을 계기로 결성됐다. 이시형 박사가 초대 회장을 지냈고 박찬숙 전 국회의원에 이어 민남규 자강그룹 회장이 그 뒤를 이었다. 협회 산파역을 맡았던 이 교수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사무총장이다. 협회는 생존하는 튀르키예 참전용사들과 가족들 후원에 특히 공을 들이고 있다. 이 교수는 한국중동학회장 겸 한국이슬람학회장을 역임했으며 지금은 성공회대 석좌교수, 이슬람문화연구소 소장을 겸하고 있다. jins@fnnews.com
2023-04-23 18:16:14[파이낸셜뉴스] 지난 6일(현지시간) 규모 7.8의 강진으로 튀르키예(터키)와 시리아에서 1만명이 넘는 사망자가 속출한 가운데 튀르키예의 강진 진앙지 가지안테프의 주민들이 수십년간 '지진세'를 걷고도 재난 예방 및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8일 외신은 가지안테프 지역에서 주민들이 정부의 부실한 대응에 분노해 반란을 일으켜 경찰이 출동했다고 보도했다. 가지안테프는 진앙에서 33km 떨어진 곳으로 지금까지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곳이다. 이날 가지안테프의 주민들은 재난 발생 후 첫 12시간 동안 구조대가 현장에 도착하지 않았다며 분노하는 반응을 나타냈다. 당시 주민들은 저녁까지 구조대가 도착하지 않아 지역 경찰들과 함께 폐허가 된 도시를 맨손으로 뒤지며 생존자를 찾았다고 한다. 또 20여년 동안 튀르키예 정부가 재난 대응을 강화하기 위해 수조원의 지진세를 걷어왔지만 이번 지진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어 세금 사용처에 대한 의문을 표했다. 실종된 사촌을 찾고 있는 에부르 피라트(23)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더 흘릴 눈물도 남아있지 않다"라며 분노했고, 무너진 건물 속에 갇힌 형과 조카들을 찾고 있는 셀랄 데니즈(61)씨는 "1999년 이후 정부가 걷어간 우리 세금이 모두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앞서 튀르키예 정부는 1999년 북서부 도시 이즈미트에서 발생한 규모 7.4의 지진으로 1만7400명이 사망한 후 재난 예방과 비상 서비스 개발을 목적으로 하는 '지진세'를 도입한 바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튀르키예 당국은 지금까지 지진세로 약 880억 리라(한화 5조9000억원)의 세금이 걷힌 것으로 추정됐다. 지진세가 어떻게 쓰였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현재 가지안테프에서는 각종 상점이 문을 닫았고 폭발 방지를 위해 가스 공급까지 끊기는 등 최악의 생활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 한편 이번 강진으로 인해 튀르키예와 시리아에서 총 사망자 수가 1만2000명을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레제프 타이아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8일 지진 사망자가 9057명, 부상자가 5만2979명이라고 밝혔다. 이어 시리아 보건부는 사망자 수가 1200명을 넘어섰다고 밝혔고 시리아 반군 측 구조대 '하얀 헬멧'은 1600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번 지진에 따른 전체 사망자가 2만명을 넘을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미지질조사국(USGS)은 이번 지진 사망자가 10만명을 넘길 가능성이 14%에 이른다고 추정했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2023-02-09 07:59:50튀르키예와 시리아를 강타한 규모 7.8 강진으로 시리아 최대 정유공장이 멈춰서고, 아제르바이잔과 이라크에서 유럽 등지로 가는 원유 수송로인 튀르키예 세이한 터미널도 가동을 중단했다. 이로 인해 국제유가가 다시 반등하면서 산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튀르키예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은 대부분 진앙지로부터 1000㎞ 이상 떨어져 있어 직접적인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지만 여진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최대 100억달러 피해… 유가 불안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6일(현지시간) 발생한 규모 7.8 강진으로 튀르키예가 입은 경제적 손실이 최대 국내총생산(GDP)의 2%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 1999년 규모 7.4 강진 발생 당시 튀르키예의 경제성장률은 2.5%가량 하락했다. USGS는 지진 피해 규모를 최대 100억달러(약 12조5000억원)로 추산했다. 카라만마라슈, 말라티아, 아디야만, 아다나 등지의 공항이 파손됐으며 고속도로, 인접지역의 원유 수송항로도 타격을 입었다. 튀르키예 국영송유관공사(BOTAS)는 세이한 항구의 원유터미널에서 원유 유출이 발견돼 8일까지 작업을 중단한다. 세이한 석유터미널은 아제르바이잔과 이라크에서 생산된 원유와 천연가스가 유럽 등지로 수출되는 핵심 관문 중 하나다. 하루 평균 100만배럴(전 세계 원유거래량의 1%)의 원유가 이곳을 통해 수출된다. 시리아 최대 정유시설인 바니야스 공장의 발전기와 용광로에도 균열이 발생, 피해가 복구될 때까지 가동이 중단됐다. 이로 인해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72센트(1%) 오른 배럴당 74.11달러, 북해 브렌트유 선물도 1.05달러(1.3%) 상승한 배럴당 80.99달러를 기록했다. WTI 선물은 4거래일 만에 처음으로 상승했다. 강진에 따른 공급 불안과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으로 유가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 인명피해 상황도 심각하다. 이미 50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튀르키예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지난해 밀어붙인 비정통적인 재정 조치로 인플레이션이 85%에 달하면서 통화 붕괴와 함께 많은 기업과 국민들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날 튀르키예 리라화는 장중 한때 신저점을 기록했고 주식시장은 폭락했다. 일부 종목은 거래도 중단됐다. ■韓기업 "복구지원 검토" 국내 주요 기업과 코트라 등에 따르면 튀르키예 진출 한국 기업 중 이번 강진으로 인한 인적·물적 피해를 입은 곳은 거의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코트라 관계자는 "한국 기업들은 대부분 피해지역으로부터 약 1200㎞ 떨어진 이스탄불 인접지역에 위치해 직접적인 피해는 없는 상황"이라며 "튀르키예 동남부에 이어 중부지역에서도 여진이 감지되고 있어 현지 진출 기업들을 대상으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지 협력사가 운영하는 조립 공장 등도 이스탄불에 위치해 있어 피해가 없다"면서 "큰 재난이 발생한 만큼 수시로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이스탄불에 판매법인을 운영하고 있으며, 2021년부터 이스탄불 인근 공장에서 스마트폰을 생산하고 있다. 현대차의 첫 해외 생산기지인 튀르키예 공장(1997년 설립, 유럽 전략차종 i20 생산)은 지진 발생지역과는 1000㎞가량 떨어져 직접적인 지진 피해는 없는 상황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지법인의 직접적인 피해는 없으나 여진이 계속돼 현지 딜러들의 피해상황 등을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지진 피해 복구활동의 일환으로 차량 수리 및 점검, 성금 등 다양한 공헌활동을 검토할 계획이다. 같은 이즈미트 지역에서 연간 20만t 규모의 스테인리스 냉연 생산공장을 운영 중인 포스코아산TST도 별다른 피해가 없다고 밝혔다. 다만 친인척들이 피해를 입은 현지 직원에 대해선 특별휴가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 밖에 LG전자(판매법인), 롯데케미칼(인조 대리석 공장), 효성티앤씨(스판덱스 공장), HL만도(서스펜션 제조공장) 등도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ehcho@fnnews.com 조은효 박종원 기자
2023-02-07 18:22:19[파이낸셜뉴스] 현대자동차가 터키의 합작생산법인 현대앗산오토모티브 지분을 추가인수 한다. 18일 외신에 따르면 현대차는 합작 파트너사인 키바르홀딩스가 보유한 현대앗산오토모티브 지분 30% 중 27%를 인수를 위해 지난 3일 터키경쟁규제위원회에 신청서를 제출했다. 지분인수가 이뤄지면 현대차의 지분율은 97%로 늘어나고 키바르호딩스는 3%만 남게 된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차량 생산 등 핵심 경영권을 넘겨받게 된다. 키바르홀딩스는 터키 내 대리점 운영에 집중한다. 현대차 최초의 해외 생산기지인 현대앗산오토모티브는 터키 북서부 코자엘리주 이즈미트에 연간 생산능력 24만5000대 규모의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유럽 수출용 i10과 i20을 생산한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2020-12-18 15:32:54[파이낸셜뉴스] 현대차의 미국 앨라배마 공장이 다음달 초에도 가동을 중단한다. 현대차는 미국 앨라배마공장의 셧다운(일시 폐쇄)기간을 이달 31일에서 다음달 10일까지 연장한다고 28일 밝혔다. 코로나19확산에 따른 자동차 시장 수요 감소와 직원들의 안전을 위해 중단기간을 연장하기로 했다. 미국 정부가 코로나19 확진자의 가파른 증가로 이동제한, 휴교 명령 등 고강도 조치를 내린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해외생산기지의 셧다운도 길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앨라바마 공장의 경우 이달 18일부터 가동중단에 들어가 당초 일정보다 10일이 연장돼 약 3주간 생산라인을 멈추게 됐다. 터키 이즈미트 공장은 다음달 1일부터 가동을 중단할 예정이었으나 선제적 대응을 위해 지난 27일부터 셧다운에 돌입했다. 생산 재개 시점은 다음달 12일로 잡았지만, 코로나19상황에 따라 재가동시기는 달라질 수 있다. 현재 현대차 해외생산기지 7곳 중 6곳이 코로나19로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중국 공장은 현지 수요 급감으로 가동을 최소화하고 있어 사실상 해외 생산기지들이 코로나19여파로 올스톱된 상태다. winwin@fnnews.com 오승범 기자
2020-03-28 12:41:38코로나19에도 가동을 이어갔던 현대자동차 러시아와 터키 공장이 셧다운을 결정해 현대차 해외생산기지가 사실상 모두 멈추게 됐다. 또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가전 업체들의 미국, 브라질 등 해외 생산기지가 추가로 가동을 멈추는 등 국내 주요기업의 해외공장들이 대부분 가동을 중단했다.27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여파로 현대차의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이 오는 30일부터 4월3일까지 가동을 중단키로 했다. 고객, 임직원, 파트너사의 안전 및 러시아 정부의 지침 등에 따른 조치다. 앞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코로나19 확산 사태 관련 대국민 특별담화를 통해 3월 28일부터 4월 5일까지를 유급 휴무 기간으로 선포했다. 현대차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의 연간 생산규모는 23만대에 이른다. 지난해에는 3·4분기까지 쏠라리스, 크레타, 기아 리오 등 18만대를 생산했다.이날 터키 이즈미트 공장도 코로나19로 가동을 잠정 중단했다. 현대차는 당초 다음달 1일부터 휴업에 들어갈 예정이었지만, 현지의 가파른 코로나19 확산과 수요 감소를 고려해 가동중단 시기를 앞당겼다. 터키 이즈미트 공장은 유럽 전략모델인 소형 해치백 i20 등을 생산하고 있다. 생산 재개는 다음달 12일 예정이다. 다만 코로나19 사태가 이어질경우 가동시기는 달라질 수 있다.이로써 현대차는 미국 앨라바마공장(3.18~3.31), 인도 첸나이공장(3.23~3.31), 체코 노소비체 공장(3.23~4.3), 브라질 상파울로 피라시카바 공장(3.23~4.9)에 이어 러시아, 터키까지 셧다운카드를 꺼내들면서 오는 30일부터 31일까지 이틀간 해외 생산기지가 전면 가동을 중단하게 된다. 유일하게 해외서 가동중인 중국 공장은 현지 수요 급감으로 생산량이 미미해 개점 휴업상태이다.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현대차의 해외 생산이 일시 정지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며 "미국, 인도 등은 4월부터 가동을 재개할 것으로 보여 다음달로 넘어가야 해외 생산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기아차는 미국 조지아공장, 슬로바키아 공장, 인도 안드라프라데시공장 등의 도미노 셧다운으로 해외서는 멕시코 페스케리아 공장만 정상 가동중이다.삼성전자도 브라질에서 운영 중인 2개 생산공장의 가동을 중단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오는 30일부터 내달 12일까지 남동부 상파울루주 캄피나스 공장의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다"면서 "임직원들의 안전을 위한 선제적 조치"라고 밝혔다.지난 24일부터 가동을 멈추고 있는 브라질 북부 아마조나스주 마나우스 공장은 중단 계획을 내달 12일까지로 연장했다. 두 공장에선 브라질과 중남미 지역에 공급할 스마트폰과 TV, 생활 가전 등을 생산한다.삼성전자는 지난 23일엔 중남미 총괄과 브라질 판매법인, 캄피나스 연구개발(R&D)센터 직원에 대해 재택근무 지침을 내렸으며, 24일부터는 브라질 내 오프라인 매장도 잠정 폐쇄했다.삼성전자는 인도에서도 지난 23일부터 스마트폰을 생산하는 노이다 공장과 생활가전을 생산하는 첸나이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있다. 유럽 슬로바키아 TV공장과 헝가리 TV공장 메인라인도 최근 가동 중단을 결정했다.LG전자도 미국 가전 공장을 가동 중단한다. LG전자 관계자는 "LG전자 테네시 세탁기 생산법인을 오는 30일부터 4월 12일까지 중단할 방침"이라고 전했다.미국 테네시 생산법인은 월 10만대의 드럼세탁기와 통돌이세탁기를 생산하고 있으며 약 600명이 근무한다. 생산 물량은 모두 미국에서 판매되고 있다.LG전자는 인도 노이다와 푸네 가전·스마트폰 생산공장의 가동 중단 기간도 당초 이달 말에서 내달 14일까지로 연장했다. winwin@fnnews.com 오승범 조지민 김규태 기자
2020-03-27 17:06:39[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에도 가동을 이어갔던 현대자동차 러시아와 터키 공장이 셧다운을 결정해 현대차 해외생산기지가 사실상 모두 멈추게 됐다. 또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가전 업체들의 미국, 브라질 등 해외 생산기지가 추가로 가동을 멈추는 등 국내 주요기업의 해외공장들이 대부분 가동을 중단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여파로 현대차의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이 오는 30일부터 4월3일까지 가동을 중단키로 했다. 고객, 임직원, 파트너사의 안전 및 러시아 정부의 지침 등에 따른 조치다. 앞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코로나19 확산 사태 관련 대국민 특별담화를 통해 3월 28일부터 4월 5일까지를 유급 휴무 기간으로 선포했다. 현대차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의 연간 생산규모는 23만대에 이른다. 지난해에는 3·4분기까지 쏠라리스, 크레타, 기아 리오 등 18만대를 생산했다. 이날 터키 이즈미트 공장도 코로나19로 가동을 잠정 중단했다. 현대차는 당초 다음달 1일부터 휴업에 들어갈 예정이었지만, 현지의 가파른 코로나19 확산과 수요 감소를 고려해 가동중단 시기를 앞당겼다. 터키 이즈미트 공장은 유럽 전략모델인 소형 해치백 i20 등을 생산하고 있다. 생산 재개 시점은 미정이다. 다만, 일주일 가량 상황을 주시한 후 가동 시기를 저울질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로써 현대차는 미국 앨라바마공장(3.18~3.31), 인도 첸나이공장(3.23~3.31), 체코 노소비체 공장(3.23~4.3), 브라질 상파울로 피라시카바 공장(3.23~4.9)에 이어 러시아, 터키까지 셧다운카드를 꺼내들면서 오는 30일부터 31일까지 이틀간 해외 생산기지가 전면 가동을 중단하게 된다. 유일하게 해외서 가동중인 중국 공장은 현지 수요 급감으로 생산량이 미미해 개점 휴업상태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현대차의 해외 생산이 일시 정지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며 "미국, 인도 등은 4월부터 가동을 재개할 것으로 보여 다음달로 넘어가야 해외 생산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기아차는 미국 조지아공장, 슬로바키아 공장, 인도 안드라프라데시공장 등의 도미노 셧다운으로 해외서는 멕시코 페스케리아 공장만 정상 가동중이다. 삼성전자도 브라질에서 운영 중인 2개 생산공장의 가동을 중단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오는 30일부터 내달 12일까지 남동부 상파울루주 캄피나스 공장의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다"면서 "임직원들의 안전을 위한 선제적 조치"라고 밝혔다.지난 24일부터 가동을 멈추고 있는 브라질 북부 아마조나스주 마나우스 공장은 중단 계획을 내달 12일까지로 연장했다. 두 공장에선 브라질과 중남미 지역에 공급할 스마트폰과 TV, 생활 가전 등을 생산한다.삼성전자는 지난 23일엔 중남미 총괄과 브라질 판매법인, 캄피나스 연구개발(R&D)센터 직원에 대해 재택근무 지침을 내렸으며, 24일부터는 브라질 내 오프라인 매장도 잠정 폐쇄했다. 삼성전자는 인도에서도 지난 23일부터 스마트폰을 생산하는 노이다 공장과 생활가전을 생산하는 첸나이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있다. 유럽 슬로바키아 TV공장과 헝가리 TV공장 메인라인도 최근 가동 중단을 결정했다. LG전자도 미국 가전 공장을 가동 중단한다. LG전자 관계자는 "LG전자 테네시 세탁기 생산법인을 오는 30일부터 4월 12일까지 중단할 방침"이라며 "임직원의 안전과 건강, 코로나19 관련 지역 상황 등을 고려한 것"이라고 전했다.미국 테네시 생산법인은 월 10만대의 드럼세탁기와 통돌이세탁기를 생산하고 있으며 약 600명이 근무한다. 생산 물량은 모두 미국에서 판매되고 있다.LG전자는 인도 노이다와 푸네 가전·스마트폰 생산공장의 가동 중단 기간도 당초 이달 말에서 내달 14일까지로 연장했다.폴란드TV 공장은 생산량을 감축해 운영하고 있으며, 차량용 조명 자회사인 ZKW도 완성차 업체 셧다운 문제로 오스트리아 현지 생산량을 축소해 운영하고 있다. winwin@fnnews.com 오승범 조지민 김규태 기자
2020-03-27 14:24:30#OBJECT0# [파이낸셜뉴스] 현대차의 해외 생산기지 블랙아웃이 현실화되고 있다. 코로나19에도 가동을 이어갔던 러시아와 터키 공장이 셧다운을 결정해 현대차 해외생산기지가 사실상 모두 멈추게 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여파로 현대차의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이 오는 30일부터 4월3일까지 가동을 중단키로 했다. 고객, 임직원, 파트너사의 안전 및 러시아 정부의 지침 등에 따른 조치다. 앞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코로나19 확산 사태 관련 대국민 특별담화를 통해 3월 28일부터 4월 5일까지를 유급 휴무 기간으로 선포했다. 현대차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의 연간 생산규모는 23만대에 이른다. 지난해에는 3·4분기까지 쏠라리스, 크레타, 기아 리오 등 18만대를 생산했다. 이날 터키 이즈미트 공장도 코로나19로 가동을 잠정 중단했다. 현대차는 당초 다음달 1일부터 휴업에 들어갈 예정이었지만, 현지의 가파른 코로나19 확산과 수요 감소를 고려해 가동중단 시기를 앞당겼다. 터키 이즈미트 공장은 유럽 전략모델인 소형 해치백 i20 등을 생산하고 있다. 생산 재개는 다음달 12일 예정이다. 다만,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될 경우 가동 시기는 달라질 수 있다. 이로써 현대차는 미국 앨라바마공장(3.18~3.31), 인도 첸나이공장(3.23~3.31),체코 노소비체 공장(3.23~4.3),브라질 상파울로 피라시카바 공장(3.23~4.9)에 이어 러시아, 터키까지 셧다운카드를 꺼내들면서 오는 30일부터 31일까지 이틀간 해외 생산기지가 전면 가동을 중단하게 된다. 유일하게 해외서 가동중인 중국 공장은 현지 수요 급감으로 생산량이 미미해 개점 휴업상태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현대차의 해외 생산이 일시 정지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며 "미국, 인도 등은 4월부터 가동을 재개할 것으로 보여 다음달로 넘어가야 해외 생산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기아차는 미국 조지아공장, 슬로바키아 공장, 인도 안드라프라데시공장 등의 도미노 셧다운으로 해외서는 멕시코 페스케리아 공장만 정상 가동중이다. winwin@fnnews.com 오승범 기자
2020-03-27 09:58:17현대·기아차가 해외 자동차 생산절벽이라는 위기에 봉착했다. 코로나19 확산을 차단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미국, 유럽에 이어 인도 등 글로벌 주요 생산기지의 가동을 중단해 해외생산의 약 70%가 라인을 멈췄다. 글로벌 주요 생산거점뿐 아니라 지역 공략 기지들도 코로나19 리스크에 노출돼 해외생산 올스톱이라는 전례없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현대차, 해외생산 70% 일시중지 23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현대차는 인도 첸나이 공장의 셧다운에 돌입했다. 현대차는 첸나이 공장 가동을 이날부터 오는 31일까지 중단하기로 했다. 인도 정부가 31일까지 첸나이를 비롯한 칸치푸람, 뭄바이 등 75개 도시의 병원, 관공서, 식료품 등 필수업종을 제외한 모든 사업장의 운영을 중단시킨 데 따른 것이다. 첸나이 공장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생산실적이 50만대를 넘어 현대차의 해외 생산기지 중 가장 규모가 큰 곳이다. 가동률도 95%를 넘는다. 그만큼 이번 가동중단에 따른 타격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이로써 현대차는 해외 생산공장 7곳 중 미국 앨라배마, 체코 노쇼비체, 인도 첸나이 등 3곳이 일시적으로 문을 닫았다. 지난해에 3·4분기까지 현대차가 해외에서 생산한 147만대 중 이들 3곳의 생산대수는 101만대로 70%에 육박한다. 터키 이즈미트 공장(12만5943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18만300대), 브라질 피라시카바 공장(15만7582대)과 가동률이 미미한 중국 공장이 생산 중이지만, 이들 물량은 같은 기간 47만대선으로 인도 첸나이 공장(52만8237대)에도 못 미친다. 더구나 터키, 러시아, 브라질 모두 코로나19 기세가 맹렬해 인도 정부와 같은 특단의 조치가 조만간 나올 수도 있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이 경우 현대차의 해외 생산은 전면 마비된다. ■기아차 인도 공장 가동중단 검토 기아차도 인도 안드라프라데시 공장의 가동중단 검토에 들어갔다. 인도 정부가 방침을 정한 75개 지역에 포함되지 않지만, 임직원 안전을 위해 일시 생산중단을 고심 중이다. 이미 외국인 입국금지와 인도 전역 일시 통행금지 등으로 현지 마케팅과 부품조달이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가동을 중단할 경우 올해 셀토스 등으로 현지시장 공략에 고삐를 죄려던 전략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기아차는 앞서 미국 조지아 공장, 슬로바키아 공장 가동을 멈춰 세웠다. 인도 공장까지 가세하면 기아차의 해외 생산기지 5곳 중 3곳이 가동중단된다. 개점휴업 상태나 다름없는 중국을 빼면 해외에서 정상가동 중인 곳은 멕시코 페스케리아 공장뿐이다. 페스케리아 공장의 연간 생산대수는 21만~29만대선이다. 미국 조지아 공장은 이날 하루 텔루라이드 엔진 공급 등을 위해 일시 재가동했지만 24일에도 생산을 이어갈지는 불투명하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기세를 꺾기 위한 고강도 조치가 다른 국가로 확대되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인다"며 "자동차 업계가 최단기간 글로벌 생산기지의 도미노 셧다운 등으로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전 세계에 코로나19 감염이 확산되면서 BMW, 다임러, GM, 도요타, 혼다, 르노, 닛산, 포드, 피아트크라이슬러, 재규어랜드로버 등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들이 북미, 유럽지역 생산기지의 가동을 잇따라 중단하고 있다. 한편 인도 주정부의 지침에 따라 포스코는 현지 2개 가공센터의 생산을 멈췄고 현대제철 역시 강관공장 등 3개를 셧다운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주정부별 공장 셧다운 지침에 따라 푸네가공센터와 델리가공센터를 3월 31일까지 가동중단할 예정"이라고 했다. 포스코는 현재 인도에 냉연·도금제품 생산법인 포스코 마하라슈트라, 가공센터 포스코 인디아 PC, 포스코 IPPC(푸네), 물류법인 포스코 ISDC 등을 운영 중이다. 현대제철 역시 첸나이의 자동차강판 가공공장(SSC), 강관공장을 오는 31일까지 문을 닫는다. winwin@fnnews.com 오승범 기자
2020-03-23 17:35: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