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와 탄의 '내차타고 세계여행' 365일 <28>] 조지아 '트빌리시' 시로와 탄은 동갑내기 부부다. 시로는 주로 꿈을 꾸는 Dreamer이고 탄은 함께 꿈을 꾸고 꿈을 이루어주는 Executor로 참 좋은 팀이다. 일반적으로 배우자에게 "세계여행 가자!" 이런 소리를 한다면 "미쳤어?" 이런 반응이겠지만 탄은 "오! 그거 좋겠는데?" 맞장구를 친다. 그렇게 그들은 캠핑카를 만들어 '두번째 세계여행'을 부릉 떠났다. 7월말 한국을 떠나 조지아 트빌리시까지 5개월이 걸려서 왔다. 블라디보스톡에서 처음 접하고 좋아하게된 "하차푸리"를 드디어 원조의 나라에서 먹을 수 있다니 무척 기대가 된다. 숙소에서 걸어서 5분 위치의 한 호텔 레스토랑을 구글링으로 찾아갔다. 식당은 식물이 우거진 플랜트 인테리어로 편안한 분위기였고 탑층에 있어 시내뷰를 보기에도 좋았다. 음식 주문 전에 고수를 빼달라는 조지아어를 찾아놨다. "낀지아라" 라고 하니 종업원이 못알아듣는다. 탄이 스마트폰 번역앱으로 글자를 보여주자 그제서야 웃으며 주문서에 무얼 적어갔다. 샐러드와 하차푸리, 그리고 새우요리를 주문했다. 드디어 조지아에서 맛보는 아자리안 하차푸리 창밖을 보며 조금 기다리자 샐러드가 나왔는데 "엥 이게 뭐야?" 빼달라고 부탁한 고수가 샐러드에 잔뜩 들어있다. '이런, 못 알아들었나?' 다시 종업원을 불러 고수가 안들어간 샐러드로 바꿔달라고 했더니 다행히 이번엔 제대로 왔다. 종업원이 직접 하차푸리의 계란과 치즈를 포크로 섞어주었다. "전에 먹었던 그 맛인지 먹어봐바." 탄이 크게 한입 먹더니 만족스런 웃음을 지으며 나에게도 먹어보라고 한다. 이야~ 역시 원조 하차푸리이다. 호텔에서의 식사는 우리에게 드문 일이지만 오늘은 한해의 마지막날이라 둘이서 특별한 기념식사를 오붓하게 했다. 식사 후 식당에서 새해선물이라며 종이상자에 예쁘게 포장된 미니머핀을 주었다. 뜻밖의 선물에 기분이 더 좋아진다. 조지아의 거리에는 모던한 이미지의 은색 원통조형물이 있었는데 알고보니 쓰레기통이었다. 탄이 페달을 밟자 뚜껑이 활짝 열렸는데 안을 굳이 들여다본 탄이 "안이 엄청 깊어!"라며 놀랜다. 트빌리시에 얻은 숙소는 약간 골목 안쪽에 위치하고 있어 근처에 폐가도 있고 페인트가 벗겨진 집들이며 좀 을씨년스러운 풍경이다. 그래도 저렴하면 다 용서가 된다. 화려한 빌딩이 있는 중심가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인데 이런 낡은 동네가 있는 것이 의아하다. 약간 서울의 달동네같은 곳인가 싶다. 카우치 서핑은 잘 곳만 연결해주는 것이 아니라, 그 지역을 여행하는 세계 여러나라 사람들도 만날 수 있다 카우치 서핑은 잘 곳만 연결해주는 것이 아니라, 그 지역을 여행하는 사람들이 만나서 교제를 나눌 수도, 차 모임이나 와인 한잔 등 모임을 만들 수도 있는데 트빌리시의 이벤트 중 New year's party가 눈에 띄었다. 올해 크리스마스를 둘이서만 조용히 보낸 것이 아쉬워서 새해는 여러 친구들과 떠들썩하게 맞고 싶어 참석하기로 했다. 약속 장소는 걸어서 15분 거리라 차를 가져갈까 고민하다가 그냥 걸어가기로 했는데 가는 도중 하늘에 떠 있는 기구도 보고 새해 맞이를 위한 공연장도 구경하는 등 볼거리가 많아 좋았다. 골목골목마다 조명이 환하게 켜있어서 밤에 다니는 것이 전혀 불안하지 않았다. 크리스마스 장식이 아름답게 된 불빛들에 언덕길도 힘든 줄 모르고 걸어 드디어 모임 장소인 2ton 레스토랑에 도착했다. 오늘 스케줄은 저녁 8시쯤 만나 레스토랑에서 식사하며 얼굴을 익히고 트빌리시 명소를 함께 걷다가 새해가 되는 0시에는 광장에서 함께 불꽃놀이와 행사를 구경하는 것이다. 우리가 레스토랑에 도착했을 때 벌써 20명 이상 모여있었고 식당이 너무 분주해 음식 주문하기가 거의 불가능해서 저녁은 그냥 포기하고 맥주 2잔만 시켰다. 사람이 많아서 제대로된 소개같은게 어려워 그냥 자리만 겨우 마련해 껴 앉았는데 처음엔 어색하고 서먹해서 한동안 뻘쭘해했다. 맥주가 오고 옆자리의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며 이집트 사람이란 것을 알게 되어 압둘과 왓앱을 교환하고 이집트 입국과 이집트에서 꼭 가볼 곳 등을 폭풍 질문했다. 압둘은 매우 친절하게 많은 이야기를 해주었고 이야기들은 무척 흥미진진했다. 이 모임의 주선자는 트빌리시에 사는 프란츠란 친구였다. 사람들이 모두 모이자 각자 계산을 하고 나와 시내를 함께 걷기 시작했다. 30명 가까이 되는 꽤 큰 모임이다. 도시 곳곳의 조명이 화려하다. 어디로 가는지 모르고 그냥 막 따라가기만 해도 즐겁다. 프란츠는 스마트폰에 카우치 서핑 글자를 네온으로 써서 높이 들고 다니며 뒤따라 오는 사람들이 놓치지 않고 잘 보고 올 수 있도록 했다. 마법의 양탄자처럼 꾸며놓은 조명이 머리위에서 반짝였고 많은 사람들이 새해 맞이를 위해서 거리에 쏟아져 나와 환호성을 지르고 폭죽을 터트리고 있었다. 이런 축제 분위기로 새해를 맞는 것은 우리에게는 처음이었다. 새해를 맞는 가장 멋진 곳이 조지아 트빌리시인 것 같다. 친구들의 안내로 도시 곳곳의 멋진 명소들을 다닌다. 우리끼리라면 엄두도 못냈을텐데 너무너무 안심되고 즐겁다. 시청같은 곳 앞의 거대한 트리도 보고 조명으로 화려하게 꾸며져 있는 유럽풍 건물들도 지난다. 길가의 사람들이 폭죽을 터트리는 소리가 끊이지를 않는다. 몇번은 바로 옆에서 펑터져 화들짝 놀라기도 했지만 오늘은 다 용서해야 할 것 같다. 온 도시가 온통 아름답게 장식되어있는 듯하다. 한참 걷다가 잠시 멈추어 쉬면서 다른 멤버들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영국, 인도, 일본, 러시아, 벨기에, 이집트, 인도네시아 등 10여개국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모였다. 예전과 정말 많이 달라졌다고 느낀것은 우리가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다들 한국어로 인사를 건네거나 한국 치킨이야기를 하거나하며 깊은 관심을 보이는 것이었다. 심지어 코리아를 좋아한다는 이야기도 여러번 들었다. 우리와 이야기해보려 차례를 기다리는 느낌까지 들었다. 참 희안한 경험이다. 내가 처음 해외여행을 했던 90년대에는 아무도 한국에 대해 관심이 없었고 동양인이라 무시당하고 왕따당하기만 했었는데 어쩌면 이렇게나 달라졌는지 참 놀랍고 기분 좋았다. 우리 일행들은 그래피티가 가득한 지하통로를 지나고 강위의 아름다운 다리를 건너 광장에 도착했다. 이 광장은 우리 숙소와 매우 가까운 곳에 있는 곳으로 아까 약속장소로 갈때 지나갔던 곳이었기에 여기가 최종 목적지라는 것이 완전 다행이라 생각했다. 새해까지는 아직 1시간정도 남았는데 벌써부터 폭죽소리가 전쟁난것처럼 터진다. 새해가 되기 30분전 광장이 온통 인산인해다. 우리 일행들은 한쪽에 모여서 자리를 잡고 새해가 되기를 기다렸다. 기다리는 동안 한 폴란드 친구가 한국사람과 통화하고 싶어하는 여자친구와 영상통화를 부탁해서 이야기도 나누고 각자 준비해온 샴페인을 나누기도 하고 소원을 적은 종이를 준비했다. 이곳 풍습에 새해에 소원적은 종이를 태워 샴페인에 섞어 마시면 이루어진다고 하는 것 같다. 우리도 소원을 적을 종이를 받았다. 이번 여행이 사고없이 무사히 즐겁게 마무리 되기를 빌어 태우고 샴페인에 재를 넣었다. 엄청난 폭죽이 하늘에서 끊임없이 터지는 것을 바라만 봐도 황홀하고 행복했다. 생전에 이렇게 많은 폭죽이 터지는 것을 이렇게 가까이서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드디어 새해가 되었다. 사실 우리나라나 미국처럼 카운트다운이 있을줄 알았는데 그런건 없어 조금 아쉬웠다. 새해가 되자 폭죽은 절정에 다다랐고 다들 샴페인으로 건배를 하며 서로에게 해피 뉴이어를 빌어주었다. 나는 감격에 차서 이렇게 멋진 추억을 만들수 있게 해준 프란츠에게 감사를 전했는데 이미 많이 취해버려서 이친구가 내 이야기를 기억할까 싶었다. 정말 생애 최고의 새해맞이로 기억에 남았다. 트빌리시에서 새해를 맞은 후 우리는 조지아까지 바쁘게 긴 거리를 이동한 피로를 풀고싶었지만 트빌리시는 숙박비도 비싸고 까브리를 잘 주차할 곳을 찾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조지아에서 비교적 물가가 저렴한 바투미라는 곳으로 가서 편히 쉬기로 했다. 글=시로(siro)/ 사진=김태원(tan) / 정리=문영진 기자 ※ [시로와 탄의 '내차타고 세계여행' 365일]는 유튜브 채널 '까브리랑'에 업로드된 영상을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내 차 타고 세계여행' 더 구체적인 이야기는 영상을 참고해 주세요. <https://youtu.be/45hHD8rK8VU?si=6mdhY-xF1QZItYng>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9-05 15:36:16[파이낸셜뉴스] 수입주류 전문기업 레뱅은 프리미엄 아이리시 진(Gin) 건파우더 2종을 출시한다고 31일 밝혔다. 진토닉과 마티니 칵테일의 베이스 스피릿으로 잘 알려져 있는 진은 일찍이 고대 이집트 때부터 의료용으로 활용되어 왔던 주니퍼베리(노간주 나무의 열매)를 증류해 만든 술로 네덜란드에서는 해열제, 말라리아 치료제로 널리 사용되다 영국 명예혁명 시기에 영국으로 건너간 네덜란드 군인들에 의해 자연스럽게 영국으로 전파되며 그 독특한 풍미로 뜨거운 인기를 얻었다. 이후 주니퍼 베리외에도 다양한 과일, 향신료, 허브를 첨가한 개성 넘치는 진들이 등장하게 되는데 레뱅에서 새롭게 런칭한 건파우더 진은 고대 중국에서 즐기던 건파우더 티(Gunpowder Tea)를 증류과정에서 첨가해 그 독특한 풍미로 단시간 내에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건파우더 티는 오래전부터 중국에서 서양으로 수출되던 차의 종류로 찻잎이 말려있는 모습이 마치 총탄과 비슷하게 생겨 지어진 이름이다. 서양의 술이지만 증류 과정에서 동양의 향신료를 조화롭게 사용해 동양적 신비로움을 간직하고 있다는 점이 많은 스피릿 애호가들의 흥미를 불러일으켰고 2014년 출시한 이후 8년만에 세계에서 가장 권위있는 와인 및 주류 전문 평가 기관 중 하나인 와인 앤수지에스트에서 2022년 올해의 증류주 브랜드로 선정되기도 했다. 레뱅에서 런칭한 제품은 오리지널과 캘리포니안 오렌지 두 제품으로 건파우더 티 외에도 시트러스 계열의 레몬, 라임, 자몽과 아일랜드에서 자생하는 장미과 허브인 메도우스위트, 중국과 인도의 향신료인 스타아니스(팔각), 카다멈 등도 증류과정에서 첨가해 복합적이면서도 신비로운 향과 풍미를 가지고 있다. 또 마셨을 때 과하지 않은 알콜감이 다채로운 풍미와 어우러지며 부드러운 목넘김과 쌉싸름한 피니시를 느낄 수 있다. 건파우더 진 캘리포니안 오렌지는 증류 과정에서 오렌지를 추가로 첨가해 잘 익은 오렌지의 새콤달콤한 맛과 달큰한 목넘김으로 색다른 미각적 즐거움을 선사한다. 두 제품 모두 칵테일로 즐기기에도 좋지만, 향과 맛에 집중하며 니트(Neat)로 마시기에도 부담 없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2024-01-31 09:22:25[파이낸셜뉴스] 고대 이집트 여성 파라오의 것으로 추정되는 무덤에서 5000년 전 봉인된 와인 항아리가 무더기로 발견돼 화제다. 15일(현지시간) 미국 폭스뉴스, 뉴욕포스트 등 외신보도에 따르면 독일-오스트리아 연구팀이 고대 이집트 메르네이트 여왕의 무덤을 발굴하는 과정에서 수백 개의 와인 항아리들을 비롯해 여러 부장품을 발견했다. 유물 중 일부는 잘 보존돼 있었고, 와인 항아리에는 액체 상태는 아니었지만 5000년 된 포도주의 잔재가 그대로 봉인돼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연구팀을 이끈 오스트리아 빈 대학의 고고학 교수 크리스티아나 쾰러는 “와인은 더 이상 액체 상태가 아니었다”며 “레드 와인인지 화이트 와인인지 구별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쾰러 교수는 “와인 항아리에서 포도씨 등 많은 유기 잔류물을 발견했으며 현재 과학적으로 내용물을 분석하고 있다”고 전했다. 쾰러 교수는 이번에 발견된 와인이 이집트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와인이라고 설명했다. 가장 오래된 와인은 또다른 이집트 유적지인 아비도스에서 나온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오스트리아 빈 대학교의 연구원들은 메르네이트가 당시 가장 권력이 높았던 여성이었으며, 고대 이집트의 첫 번째 여성 파라오였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메르네이트의 무덤은 그가 매장된 공간과 궁인·하인 41명의 무덤을 포함하여 구성돼 있다. 이 무덤은 구워지지 않은 진흙 벽돌, 점토, 나무로 만들어졌다. 연구팀은 정교한 발굴 방법과 새로운 고고학적 기술을 사용하여 이 무덤이 비교적 오랜 기간에 걸쳐 여러 단계로 건설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2023-10-17 07:54:48서기 312년 10월28일 로마 북쪽 근방 삭사 루브라 평원. 갈리아 지방에서 군대를 이끌고 내려온 콘스탄티누스 앞에 이탈리아 반도를 지배하는 막센티우스의 13만 대군이 막아섰다. 승부는 뻔해 보였다. 막센티우스의 병력은 콘스탄티누스보다 2배 가까이 많은데다 오랜 행군에 지친 초췌한 모습의 콘스탄티누스 군대와는 달리 사뭇 여유있고 당당했다. 한참을 노려보던 콘스탄티누스가 기병을 이끌고 앞으로 질주했다. 팽팽한 접전이 잠시 이어지는가 싶더니 이내 승부가 갈렸다. 북쪽 전장터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백전 노장들이 평화로운 이탈리아 반도에서 머물던 막센티우스 병사들을 순식간에 제압하기 시작한 것이다. 놀란 막센티우스의 병사들이 밀비우스 다리 쪽으로 도주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너무 다급한 나머지 길이 135m, 넓이 8m의 다리에 한꺼번에 몰리면서 서로 밟혀 죽고 다리에서 떨어진 병사는 테베레 강에 빠져 죽었다. 한참이 지나자 콘스탄티누스가 강에서 건져올려진 막센티우스의 목을 잘라 창 끝에 꽂자 큰 함성이 울렸다. '예수의 13번째 제자'로 불리는 콘스탄티누스가 역사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장면입니다. '로마인 이야기'의 저자 시오노 나나미는 이 밀비우스 다리 전투를 두고 "천년 동안 이어질 중세로 가는 문을 연 전투이자 기독교 세계를 향한 첫 발자국"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콘스탄티누스는 이 전투에서 승리한 후 로마로 입성해 로마제국 통합 황제 자리에 오릅니다. 이후 313년 기독교를 공인하는 '밀라노 칙령'을 내리고 로마 시내 뿐만 아니라 제국 곳곳에 교회를 건설합니다. 기독교가 비로소 300년 만에 지하에서 지상으로 나오게 됩니다. 이 전투 장면이 유명한 이유는 또 있습니다. 바로 기독교를 상징하는 표식인 '라바룸(Labarum)'이 처음으로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콘스탄티누스는 밀비우스 다리 전투를 치르기 며칠 전 막사에서 꿈을 꿉니다. 갑자기 하늘에서 빛나는 십자가가 나타나더니 '너는 이 표징 아래 승리할 것이다'라는 음성을 듣고 깜짝 놀라 잠을 깹니다. 콘스탄티누스는 꿈에서 본 라바룸을 그려내고 이를 군기에 부착하게 합니다. 라바룸은 그리스도를 의미하는 그리스 문자 'ΧΡΙΣΤΟΣ'의 처음 두 글자 '카이(X)'와 '로(P)'를 겹쳐놓은 것으로 '카이로의 십자가'라고 불립니다. 최초의 십자가 표식입니다. ■샤또 가쟁에 붙은 성요한 기사단의 십자가 문양 기독교가 지상으로 나온 이후 십자가는 다양한 형태로 등장합니다. 우리 눈에 가장 익숙한 모습의 십자가는 라틴 십자가로 세로쪽 가지가 긴 모양입니다. 그리스 십자가는 가로 세로의 길이가 같습니다. 적십자의 상징도 이 형태입니다. 교황의 십자가는 또 다릅니다. 라틴 십자가의 표식에서 가로 윗부분에 크기가 다른 두 개의 횡선이 더 붙습니다. 총 세 개의 횡선은 교황이 쓰는 모자 티아라를 상징합니다. 반면 대주교의 십자가는 가로 횡선이 2개입니다. 동방교회 십자가는 대주교 십자가의 문양 아랫쪽에 예수의 발이 못박힌 판을 의미하는 비스듬한 작은 횡선이 더 그어져 있습니다. 최초의 교황인 베드로의 십자가는 역십자가 모습을 하고 있으며 안드레아 십자가는 X자형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십자군이 예루살렘을 점령한 뒤 세운 예루살렘 왕국의 십자가는 중앙에 큰 십자가가 위치하고 나뉜 네 공간에 작은 십자가 4개가 위치해 있습니다. 예루살렘 성지 순례를 하면 볼 수 있는 십자가입니다. 성전 기사단의 십자가는 예루살렘 십자가에서 작은 십자가가 없는 중앙에 위치한 십자가의 모습입니다. 성요한 기사단 십자가는 가로 세로의 끝이 갈라진 독특한 모습으로 아말피의 십자가라고도 불립니다. 프랑스 보르도 뽀므롤(Pomerol)의 유명 와인 '샤또 가쟁(Chateau Gazin)'의 라벨과 병목에는 '성요한 기사단(Knights Hospitaller)'의 십자가 문장이 박혀 있습니다. 뽀므롤은 12세기부터 프랑스 혁명 때까지 성요한 기사단의 지배 하에 있던 곳입니다. 가쟁 와이너리는 이베리아 반도 끝자락에 위치한 성지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Santiago de Compostela)로 가는 길목에 위치해 순례자들을 맞기 위해 성요한 기사단이 세운 호스피탈 드 뽀므롤(Hospital de Pomeyrols)에서 유래했습니다. 호스피탈 드 뽀므롤은 뽀므롤 병원이라는 의미로 성지로 향하는 순례자들에게 식사와 숙소를 제공하고 걷다가 다친 사람들도 치료해주던 병원이었습니다. 그래서 가쟁의 세컨 와인은 '호스피탈레 드 가쟁(L'Hospitalet de Gazin)'으로 아예 그 기원을 표기하고 있습니다. ■가톨릭 세계를 떠받치는 두 기둥..13일의 금요일 유래도 성요한 기사단과 성전 기사단(Temple Kinghts)은 가톨릭 세계의 수호자로 칭송받았지만 그 태생과 활동은 많이 달랐습니다. 성요한 기사단은 이탈리아 해상강국 아말피의 대상인 마우로가 1050년 경 이집트 파티마 왕조에게 허가를 받아 예루살렘 예수성묘교회 앞에 구호소를 짓고 활동을 시작한 것에서 유래합니다. 유럽인에 있어 성스러운 땅 예루살렘은 무려 4200km(파리 기준)나 떨어진 곳인데다 이슬람 지배 하에 있었습니다. 생사의 고비를 넘나들며 예루살렘에 도착한 순례자들은 거의가 몸이 성한 곳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구호소의 기사들은 대부분 의학교 출신이 주를 이뤘습니다. 이후 성요한 수도회에서 운영을 이어받으면서 국적과 종교를 가리지 않고 환자들을 돌보게 됐습니다. 십자군 원정이 끝난 뒤에는 로도스에서 몰타로 거처를 옮기며 활동하다가 1798년 나폴레옹에게 정복당해 쫒겨난 후 1834년 로마에 본부를 세우고 지금까지 활동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성전 기사단은 1099년 십자군이 예루살렘을 정복한 이후인 1118년 창설됐습니다. 전투와 경호를 위한 기사단으로 가톨릭 세계의 수호자를 자처하며 정복지에서도 가톨릭을 믿지 않는 사람들을 모조리 살상하는 이교도에게는 정말 무서운 조직이었습니다. 교황 인노켄티우스 2세는 1139년 성전 기사단을 교황 직속 조직으로 두고 납세를 면제하고 "국가나 왕 등 세속 권력이 간섭할 수 없다"고 선언하면서 성전 기사단은 무소불위의 권력까지 얻게 됩니다. 이 덕분에 성전 기사단은 지부격인 관구회당이 서유럽에서만 9000개가 넘을 정도로 엄청난 세력으로 성장합니다. 그러나 1291년 십자군의 마지막 보루 아크레가 점령당하면서 중근동에서 돌아온 후 1307년 어느 날 한 순간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됩니다. 그것도 가톨릭 세계에서 십자군 원정에 가장 열을 올렸던 프랑스 왕 루이 9세의 손자 필립 4세에 의해 모조리 죽임을 당합니다. 루이 9세는 6차 십자군 원정 당시 이슬람에게 포로로 잡혔다가 몸값을 지불하고 풀려났는데 이 때 성전 기사단이 막대한 자금을 빌려줬습니다. 결국 이 빚은 필립 4세까지 이어졌는데 필립 4세는 이 빚을 갚을 생각이 없었습니다. 오히려 많은 기부금으로 거대한 재산을 축적한 성전 기사단의 재산을 탐 낸 교활한 왕이었습니다. 1307년 9월 필립 4세는 직접 봉인한 비밀문서를 프랑스 전국 지방장관들에게 일제히 발송하고, 반드시 특정일 특정 시간에 열어보도록 했습니다. 같은 날 같은 시간에 문서를 열어본 전국 지방장관은 일제히 성전 기사단 지부인 관구회당을 습격합니다. 순식간에 성전 기사단 대부분이 체포 당하고 그들의 재산도 모조리 압수당합니다. 그 날이 1307년 10월13일 금요일 새벽이었습니다. 서양에서 '13일의 금요일'이 불길한 날이라는 믿음이 여기서 나왔습니다. 필립 4세는 성전 기사단을 이단재판소에 넘기며 우상숭배, 동성애, 금융부패 등 무려 127가지의 죄목을 들었습니다. 결국 기사들 대부분은 고문을 받다가 사망하고 수장인 자크 드 몰레 총장과 일부 남은 기사들은 1314년 화형에 처해져 완전히 와해됩니다. ■프리랜서, 토너먼트, 백마탄 왕자 등 현재까지도 많은 흔적 중세는 신앙과 기사의 시대였습니다. 중세의 꽃으로 불리는 기사 계급은 어떻게 생겨났을까요. 서로마 제국 멸망 후 이 지역을 차지한 프랑크 왕국은 봉건제와 장원제라는 독특한 체제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당시 북쪽엔 바이킹, 남쪽에는 이슬람, 동쪽엔 마자르라는 강력한 세력이 수시로 침략해왔지만 왕권은 영토 구석구석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외부에서 적이 침입하면 왕이 군대를 보내는 것보다 적이 침입해 유린하는 속도가 훨씬 빨랐습니다. 이 때문에 프랑크 왕국은 각 지방마다 영주를 지정해 자치권을 주면서 자체적으로 방어하도록 했습니다. 왕은 영주에게 충성맹세와 납세 서약을 받고 토지를 하사하고, 영주는 이를 위해 기사를 모집하고 주종 계약을 맺었습니다. 기사는 대부분 귀족 자제들이었으며 이들은 소년 시절부터 무예와 학문, 예의범절까지 익히고 난 후 나중에 실력을 인정받아 영주에게 기사 작위를 받았습니다. 중세 역사마다 중요한 역할을 한 기사 계급은 오늘날까지도 많은 흔적을 남기고 있습니다. 자유 계약직을 뜻하는 '프리랜서(Freelancer)'도 중세 기사의 마상 시합에서 비롯된 용어입니다. 마상 시합은 기사들이 말을 타고 '랜스(Lance)'라는 창을 들고 서로 마주보고 달리며 상대를 찔러 떨어뜨리는 경기였습니다. 즉, 프리랜서는 아무 곳에도 소속되지 않은 창(기사)을 뜻하는 말에서 유래됐습니다. 또 마상 시합을 '주스트(Joust)' 혹은 '토너먼트(tournament)'라고 불렀습니다. 오늘날 한번 지면 바로 탈락하는 승부를 뜻하는 토너먼트 방식이 여기서 나왔습니다. 유럽 동화 속에 자주 등장하는 '백마 탄 왕자'도 봉건제의 산물입니다. 프랑크 족은 '장자 상속' 전통이 유독 강했습니다. 아무리 영주의 아들로 태어났더라도 장남이 아니면 성인이 돼 성밖으로 내쫒겼습니다. 달랑 몸종 하나 데리고 말을 타고 산속을 떠도는 왕자들은 주변국 왕이나 영주의 사위가 되는게 인생을 바꿀 수 있는 최상의 선택이었습니다. 돈이 궁해진 왕자들은 일정한 수입이 보장되는 용병 자리가 있으면 물불을 가리지 않고 가담하기도 했습니다. ■페트뤼스, 레방질과 이웃한 뽀므롤 최고의 가성비 와인 보르도 뽀므롤의 유명 와인 '샤또 가쟁 2013' 코르크를 열어봅니다. 블렌딩은 메를로(Merlot)를 기반으로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 까베르네 프랑(Cabernet Franc) 등을 섞지만 2013 빈티지는 메를로 100%로만 만들었습니다. 2013년 날씨가 워낙 좋지않아 좋은 포도만 골라 생산량을 4만9000병 정도로 대폭 줄여 만든 와인입니다. 와인 잔에 따라진 모습은 10년이 지나는 와인이라 테두리가 이제 막 가넷빛으로 변하기 시작했지만 코어 부분은 굉장히 검은 색깔을 띱니다. 잔에서는 검은 과실 향이 먼저 훅 치고 들어오고 이어 연유 향, 오크 향, 감칠맛 나는 향이 반깁니다. 가끔 보르도 특유의 흙냄새와 까베르네 소비뇽이 들어가지 않았는데도 매콤한 향이 스쳐갑니다. 입에 넣어보면 아로마는 역시 검은 과실 향이며 아주 좋은 산도가 인상적입니다. 그러나 색깔과 다르게 질감은 미디엄이나 미디엄 플러스 정도로 가볍습니다. 타닌도 처음에는 거의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다가 30분 정도 지나니 갑자기 거칠고 두꺼워집니다. 피니시는 굉장히 길게 가져갑니다. 마지막에 남는 향은 검은 아로마와 초콜릿, 커피 향입니다. 마지막에 잇몸을 파고드는 타닌도 인상적입니다. 뽀므롤의 가성비 와인으로 꼽히는 샤또 가쟁은 보르도 최고가 와인 샤또 페트뤼스와 레방질 밭과 바로 붙어있는 와이너리입니다. kwkim@fnnews.com 김관웅 기자
2022-11-06 18:38:20[파이낸셜뉴스] #.서기 312년 10월28일 로마 북쪽 근방 삭사 루브라 평원. 갈리아 지방에서 군대를 이끌고 내려온 콘스탄티누스 앞에 이탈리아 반도를 지배하는 막센티우스의 13만 대군이 막아섰다. 로마 황제 자리를 놓고 벌이는 운명을 건 전투였지만 결과는 뻔해 보였다. 막센티우스의 병력은 콘스탄티누스보다 2배 가까이 많은데다 오랜 행군에 지친 초췌한 모습의 콘스탄티누스 군대와는 달리 사뭇 여유있고 당당했다. 한참을 노려보던 콘스탄티누스가 기병을 이끌고 앞으로 질주했다. 팽팽한 접전이 잠시 이어지는가 싶더니 이내 승부가 갈렸다. 북쪽 전장터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백전 노장들이 평화로운 이탈리아 반도에서 머물던 막센티우스 병사들을 순식간에 제압하기 시작한 것이다. 놀란 막센티우스의 병사들이 밀비우스 다리 쪽으로 도주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너무 다급한 나머지 길이 135m, 넓이 8m의 다리에 한꺼번에 몰리면서 서로 밟혀 죽고 다리에서 떨어진 병사는 테베레 강에 빠져 죽었다. 한참이 지나자 콘스탄티누스가 강에서 건져올려진 막센티우스의 목을 잘라 창 끝에 꽂자 큰 함성이 울렸다. '예수의 13번째 제자'로 불리는 콘스탄티누스가 역사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장면입니다. '로마인 이야기'의 저자 시오노 나나미는 이 밀비우스 다리 전투를 두고 "천년 동안 이어질 중세로 가는 문을 연 전투이자 기독교 세계를 향한 첫 발자국"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콘스탄티누스는 이 전투에서 승리한 후 로마로 입성해 로마제국 통합 황제 자리에 오릅니다. 이후 313년 기독교를 공인하는 '밀라노 칙령'을 내리고 로마 시내 뿐만 아니라 제국 곳곳에 교회를 건설합니다. 기독교가 비로소 300년 만에 지하에서 지상으로 나오게 됩니다. 이 전투 장면이 유명한 이유는 또 있습니다. 바로 기독교를 상징하는 십자가 표식인 '라바룸(Labarum)'이 처음으로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콘스탄티누스는 밀비우스 다리 전투를 치르기 며칠 전 막사에서 꿈을 꿉니다. 갑자기 하늘에서 빛나는 십자가가 나타나더니 '너는 이 표징 아래 승리할 것이다'라는 음성을 듣고 깜짝 놀라 잠을 깹니다. 콘스탄티누스는 꿈에서 본 라바룸을 그려내고 이를 군기에 부착하게 합니다. 라바룸은 그리스도를 의미하는 그리스 문자 'ΧΡΙΣΤΟΣ'의 처음 두 글자 '카이(X)'와 '로(P)'를 겹쳐놓은 것으로 '카이로의 십자가'라고 불립니다. 최초의 십자가 표식입니다. ■샤또 가쟁에 붙은 성요한 기사단의 십자가 문양 기독교가 지상으로 나온 이후 십자가는 다양한 형태로 등장합니다. 우리 눈에 가장 익숙한 모습의 십자가는 라틴 십자가로 세로쪽 가지가 긴 모양입니다. 그리스 십자가는 가로 세로의 길이가 같습니다. 적십자의 상징도 이 형태입니다. 교황의 십자가는 또 다릅니다. 라틴 십자가의 표식에서 가로 윗부분에 크기가 다른 두 개의 횡선이 더 붙습니다. 총 세 개의 횡선은 교황이 쓰는 모자 티아라를 상징합니다. 반면 대주교의 십자가는 가로 횡선이 2개입니다. 동방교회 십자가는 대주교 십자가의 문양 아랫쪽에 예수의 발이 못박힌 판을 의미하는 비스듬한 작은 횡선이 더 그어져 있습니다. 최초의 교황인 베드로의 십자가는 역십자가 모습을 하고 있으며 안드레아 십자가는 X자형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십자군이 예루살렘을 점령한 뒤 세운 예루살렘 왕국의 십자가는 중앙에 큰 십자가가 위치하고 나뉜 네 공간에 작은 십자가 4개가 위치해 있습니다. 예루살렘 성지 순례를 하면 볼 수 있는 십자가입니다. 성전 기사단의 십자가는 예루살렘 십자가에서 작은 십자가가 없는 중앙에 위치한 십자가의 모습입니다. 성요한 기사단 십자가는 가로 세로의 끝이 갈라진 독특한 모습으로 아말피의 십자가라고도 불립니다. 프랑스 보르도 뽀므롤(Pomerol)의 유명 와인 '샤또 가쟁(Chateau Gazin)'의 라벨과 병목에는 '성요한 기사단(Knights Hospitaller)'의 십자가 문장이 박혀 있습니다. 뽀므롤은 12세기부터 프랑스 혁명 때까지 성요한 기사단의 지배 하에 있던 곳입니다. 가쟁 와이너리는 이베리아 반도 끝자락에 위치한 성지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Santiago de Compostela)로 가는 길목에 위치해 순례자들을 맞기 위해 성요한 기사단이 세운 호스피탈 드 뽀므롤(Hospital de Pomeyrols)에서 유래했습니다. 호스피탈 드 뽀므롤은 뽀므롤 병원이라는 의미로 성지로 향하는 순례자들에게 식사와 숙소를 제공하고 걷다가 다친 사람들도 치료해주던 병원이었습니다. 그래서 가쟁의 세컨 와인은 '호스피탈레 드 가쟁(L'Hospitalet de Gazin)'으로 아예 그 기원을 표기하고 있습니다. ■가톨릭 세계를 떠받치는 두 기둥..13일의 금요일 유래도 성요한 기사단과 성전 기사단(Temple Kinghts)은 가톨릭 세계의 수호자로 칭송받았지만 그 태생과 활동은 많이 달랐습니다. 성요한 기사단은 이탈리아 해상강국 아말피의 대상인 마우로가 1050년 경 이집트 파티마 왕조에게 허가를 받아 예루살렘 예수성묘교회 앞에 구호소를 짓고 활동을 시작한 것에서 유래합니다. 유럽인에 있어 성스러운 땅 예루살렘은 무려 4200km(파리 기준)나 떨어진 곳인데다 이슬람 지배 하에 있었습니다. 생사의 고비를 넘나들며 예루살렘에 도착한 순례자들은 거의가 몸이 성한 곳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구호소의 기사들은 대부분 의학교 출신이 주를 이뤘습니다. 이후 성요한 수도회에서 운영을 이어받으면서 국적과 종교를 가리지 않고 환자들을 돌보게 됐습니다. 십자군 원정이 끝난 뒤에는 로도스에서 몰타로 거처를 옮기며 활동하다가 1798년 나폴레옹에게 정복당해 쫒겨난 후 1834년 로마에 본부를 세우고 지금까지 활동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성전 기사단은 1099년 십자군이 예루살렘을 정복한 이후인 1118년 창설됐습니다. 전투와 경호를 위한 기사단으로 가톨릭 세계의 수호자를 자처하며 정복지에서도 가톨릭을 믿지 않는 사람들을 모조리 살상하는 이교도에게는 정말 무서운 조직이었습니다. 교황 인노켄티우스 2세는 1139년 성전 기사단을 교황 직속 조직으로 두고 납세를 면제하고 "국가나 왕 등 세속 권력이 간섭할 수 없다"고 선언하면서 성전 기사단은 무소불위의 권력까지 얻게 됩니다. 이 덕분에 성전 기사단은 지부격인 관구회당이 서유럽에서만 9000개가 넘을 정도로 엄청난 세력으로 성장합니다. 그러나 1291년 십자군의 마지막 보루 아크레가 점령당하면서 중근동에서 돌아온 후 1307년 어느 날 한 순간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됩니다. 그것도 가톨릭 세계에서 십자군 원정에 가장 열을 올렸던 프랑스 왕 루이 9세의 손자 필립 4세에 의해 모조리 죽임을 당합니다. 루이 9세는 6차 십자군 원정 당시 이슬람에게 포로로 잡혔다가 몸값을 지불하고 풀려났는데 이 때 성전 기사단이 막대한 자금을 빌려줬습니다. 결국 이 빚은 필립 4세까지 이어졌는데 필립 4세는 이 빚을 갚을 생각이 없었습니다. 오히려 많은 기부금으로 거대한 재산을 축적한 성전 기사단의 재산을 탐 낸 교활한 왕이었습니다. 1307년 9월 필립 4세는 직접 봉인한 비밀문서를 프랑스 전국 지방장관들에게 일제히 발송하고, 반드시 특정일 특정 시간에 열어보도록 했습니다. 같은 날 같은 시간에 문서를 열어본 전국 지방장관은 일제히 성전 기사단 지부인 관구회당을 습격합니다. 순식간에 성전 기사단 대부분이 체포 당하고 그들의 재산도 모조리 압수당합니다. 그 날이 1307년 10월13일 금요일 새벽이었습니다. 서양에서 '13일의 금요일'이 불길한 날이라는 믿음이 여기서 나왔습니다. 필립 4세는 성전 기사단을 이단재판소에 넘기며 우상숭배, 동성애, 금융부패 등 무려 127가지의 죄목을 들었습니다. 결국 기사들 대부분은 고문을 받다가 사망하고 수장인 자크 드 몰레 총장과 일부 남은 기사들은 1314년 화형에 처해져 완전히 와해됩니다. ■프리랜서, 토너먼트, 백마탄 왕자 등 현재까지도 많은 흔적 중세는 신앙과 기사의 시대였습니다. 중세의 꽃으로 불리는 기사 계급은 어떻게 생겨났을까요. 서로마 제국 멸망 후 이 지역을 차지한 프랑크 왕국은 봉건제와 장원제라는 독특한 체제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당시 북쪽엔 바이킹, 남쪽에는 이슬람, 동쪽엔 마자르라는 강력한 세력이 수시로 침략해왔지만 왕권은 영토 구석구석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외부에서 적이 침입하면 왕이 군대를 보내는 것보다 적이 침입해 유린하는 속도가 훨씬 빨랐습니다. 이 때문에 프랑크 왕국은 각 지방마다 영주를 지정해 자치권을 주면서 자체적으로 방어하도록 했습니다. 왕은 영주에게 충성맹세와 납세 서약을 받고 토지를 하사하고, 영주는 이를 위해 기사를 모집하고 주종 계약을 맺었습니다. 기사는 대부분 귀족 자제들이었으며 이들은 소년 시절부터 무예와 학문, 예의범절까지 익히고 난 후 나중에 실력을 인정받아 영주에게 기사 작위를 받았습니다. 중세 역사마다 중요한 역할을 한 기사 계급은 오늘날까지도 많은 흔적을 남기고 있습니다. 자유 계약직을 뜻하는 '프리랜서(Freelancer)'도 중세 기사의 마상 시합에서 비롯된 용어입니다. 마상 시합은 기사들이 말을 타고 '랜스(Lance)'라는 창을 들고 서로 마주보고 달리며 상대를 찔러 떨어뜨리는 경기였습니다. 즉, 프리랜서는 아무 곳에도 소속되지 않은 창(기사)을 뜻하는 말에서 유래됐습니다. 또 마상 시합을 '주스트(Joust)' 혹은 '토너먼트(tournament)'라고 불렀습니다. 오늘날 한번 지면 바로 탈락하는 승부를 뜻하는 토너먼트 방식이 여기서 나왔습니다. 유럽 동화 속에 자주 등장하는 '백마 탄 왕자'도 봉건제의 산물입니다. 프랑크 족은 '장자 상속' 전통이 유독 강했습니다. 아무리 영주의 아들로 태어났더라도 장남이 아니면 성인이 돼 성밖으로 내쫒겼습니다. 달랑 몸종 하나 데리고 말을 타고 산속을 떠도는 왕자들은 주변국 왕이나 영주의 사위가 되는 게 인생을 바꿀 수 있는 최상의 선택이었습니다. 요즘 우리가 말하는 '구세주'가 아닌 사실상 '거지'였던 것이죠. 이 때문에 돈이 궁해진 왕자들은 일정한 수입이 보장되는 용병 자리가 있으면 물불을 가리지 않고 가담하기도 했습니다. ■페트뤼스, 레방질과 이웃한 뽀므롤 최고의 가성비 와인 보르도 뽀므롤의 유명 와인 '샤또 가쟁 2013' 코르크를 열어봅니다. 블렌딩은 메를로(Merlot)를 기반으로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 까베르네 프랑(Cabernet Franc) 등을 섞지만 2013 빈티지는 메를로 100%로만 만들었습니다. 2013년 날씨가 워낙 좋지않아 좋은 포도만 골라 생산량을 4만9000병 정도로 대폭 줄여 만든 와인입니다. 와인 잔에 따라진 모습은 10년이 지나는 와인이라 테두리가 이제 막 가넷빛으로 변하기 시작했지만 코어 부분은 굉장히 검은 색깔을 띱니다. 잔에서는 검은 과실 향이 먼저 훅 치고 들어오고 이어 연유 향, 오크 향, 감칠맛 나는 향이 반깁니다. 가끔 보르도 특유의 흙냄새와 까베르네 소비뇽이 들어가지 않았는데도 매콤한 향이 스쳐갑니다. 입에 넣어보면 아로마는 역시 검은 과실 향이며 아주 좋은 산도가 인상적입니다. 그러나 색깔과 다르게 질감은 미디엄이나 미디엄 플러스 정도로 가볍습니다. 타닌도 처음에는 거의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다가 30분 정도 지나니 갑자기 거칠고 두꺼워집니다. 피니시는 굉장히 길게 가져갑니다. 마지막에 남는 향은 검은 아로마와 초콜릿, 커피 향으로 잇몸을 파고드는 타닌도 인상적입니다. 뽀므롤의 가성비 와인으로 꼽히는 샤또 가쟁은 보르도 최고가 와인 샤또 페트뤼스와 레방질 밭과 바로 붙어있는 와이너리입니다. kwkim@fnnews.com 김관웅 기자
2022-11-06 11:08:48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는 리모델링 이후 재개관 1주년을 기념해 12월 1일부터 31일까지 객실 및 레스토랑&바를 이용한 고객들을 대상으로 풍성한 고객 감사 경품 이벤트를 진행한다고 29일 밝혔다. 또한 그랜드 델리에서는 호텔 인기 상품들로 구성된 럭키박스를 50개 한정으로 판매하고 12월 중 웨딩 계약 고객 대상으로 호텔 시그니처 베딩세트를 선착순 증정하는 이벤트 등도 선보일 예정이다. 레스토랑&바에서는 1주년 기념 로고가 담긴 마카롱을 특별 제작해 제공한다. 먼저 12월 1일부터 한 달간 호텔 객실 또는 레스토랑&바를 이용 후, 간단한 설문 답변과 1주년 축하 메시지를 남겨주신 고객 중 추첨을 통해 호텔 스위트룸 일주일 살기 숙박권, 해외 인터컨티넨탈 호텔 숙박권, 피트니스 이용권, 호텔 VIP멤버십 등의 풍성한 경품을 증정한다. 거실과 침실이 분리된 프라이빗한 구조로 클럽 라운지 혜택까지 누릴 수 있는 ‘클럽 인터컨티넨탈 스위트’에서 일주일 살기 숙박권을 포함해 인터컨티넨탈 푸꾸옥 롱 비치 리조트 3박 숙박권, 인터컨티넨탈 싱가포르 로버트슨 키 3박 숙박권, 인터컨티넨탈 다낭 썬 페닌슐라 리조트 2박 숙박권 등 해외 인기 인터컨티넨탈 호텔 숙박권을 선물로 준비했다. 여기에 49만원 상당의 아이초이스 스마트 멤버십, 메트로폴리탄 피트니스 클럽 10회 이용권, 이집트산 최고급 면 100수 린넨의 프리미엄 호텔 베딩 세트, 그랜드 키친 2인 뷔페 식사권 등 인터컨티넨탈 호텔을 대표하는 시그니처 상품들을 고객이 직접 경험해볼 수 있도록 마련했다. 그랜드 델리에서는 호텔 F&B 인기 상품들로 구성된 ‘인터컨티넨탈 럭키박스’를 12월 1일부터 50개 한정으로 선착순 현장 판매한다. ‘인터컨티넨탈 럭키박스’는 마치 크리스마스 선물처럼, 호텔 내 그랜드 델리, 웨이루, 하코네, 로비 라운지 등 다양한 레스토랑의 인기 상품들을 랜덤으로 담은 상품이다. 100% 당첨되는 럭키 바우처 1종과 함께 수석 소믈리에 추천 와인인 ‘브레드&버터, 나파 리저브 카베르네 소비뇽’ 1병, 스티븐 스미스 티 1박스, 아이베어 키링, 아이베어 그립톡, 2022년 호텔 달력 등이 기본 아이템으로 포함된다. 럭키 바우처는 중식당 웨이루 항산 코스메뉴 2인 이용권, 일식당 하코네 가이세키 코스메뉴 2인 이용권, 그랜드 델리 바비큐 폭립 홀리데이 투고 이용권, 그랜드 키친 2인 뷔페 이용권 등 7가지 바우처 중 1종이 랜덤으로 제공된다. 한편 12월 중에 2022년 그랜드 볼룸 웨딩을 예약한 고객에게는 특별한 감사의 선물을 증정한다. 선착순 5쌍의 예비 부부에게는 국내 호텔 최초로 선보인 이집트산 최고급 면 100수 린넨의 프리미엄 호텔 베딩 세트에 고객의 이니셜을 새겨 선물할 예정이다. 그 외 웨딩 예약 고객에게는 아이베어를 선물로 증정한다. 이 외에도 호텔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다양한 1주년 기념 특별 컨텐츠와 이벤트가 게시될 예정이며, 이번 재개관 1주년 기념 경품 이벤트 및 프로모션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호텔 공식 웹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ju0@fnnews.com 김주영 기자
2021-11-29 08:44:17[파이낸셜뉴스]1500년 전에 운영됐던 것으로 추정되는 와이너리 유적이 이스라엘 고고학자들에 의해 발굴되었다. BBC 등 11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중부 텔아비브 남쪽 야브네에서 1500년 전 운영된 것으로 추정되는 와이너리 유적지가 발굴되었다고 보도했다. BBC 보도에 따르면 이 유적지는 지금까지 발굴된 비잔틴 시대의 와이너리 유적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 이스라엘 문화재청은 유적지는 5개의 와인 틀과 여러 개의 와인 숙성용 창고, 진흙으로 만든 와인 저장 용기를 굽는 가마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유적지에서는 수천 개의 항아리 파편들도 발견됐다고 밝혔다. 고고학자들은 이 와이너리에서 연간 생산되는 포도주의 양이 200만L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발굴에 참여한 존 셀리그만은 "이 지역에서 생산된 제품은 '가자'(Gaza) 와인으로 알려졌다"면서 이어 "이곳에서 생산된 고급 와인과 라이트 화이트 와인(알코올 도수가 낮은 제품)은 이집트, 터키, 그리스를 포함해 지중해 인근 나라로 수출됐다"고 설명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수습기자
2021-10-13 06:53:38[파이낸셜뉴스]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많은 것들이 어쩌면 당연한 게 아닐 수 있다. 무언가에 대해 공부한다는 건 당연하게 여기던 어떤 것들을 더는 당연하게 여기지 않는다는 걸 뜻한다. 새해 첫 독서로 술에 대한 책을 집어든 것도 그래서였다. 얼마나 많은 술을 비우면서도 그 술이 무엇인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어디서 왔고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또 어떤 이야기를 써내려갈 것인지 관심을 가져보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시작은 어느 술자리였다. 외국생활을 오래 한 어느 친구가 한국은 술 문화랄 게 별로 없다며 불평을 늘어놓았다. 평생을 한국에서 산 나는 이해하기 어려웠다. 엄격한 회식자리부터 편안한 분위기에서 마시는 술자리, 여름 저녁이면 한강변에서 펼쳐지는 풍경까지. 축구장이나 야구장에선 맥주 마시는 커플과 깡소주 드시는 아저씨까지 어우러지는 게 우리나라 아니었나 말이다. 술도 좀 되었겠다 서로 주고받는 논쟁이 시작됐는데, 이야기를 하면 할수록 한국 술 문화가 얄팍하다는 결론으로 다가섰다.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곤 하지만 결국 한국인 대부분이 마시는 술과 그 술을 마시는 방식이 다른 나라에 비해 훨씬 적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우리 선조들에 비해서도 말이다. 한국의 대표 주종은 누가 뭐라 해도 소주와 맥주다. 현재 소주는 하이트진로와 롯데주류가, 맥주는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 롯데주류가 대부분의 물량을 생산한다. 결국 대기업이 대규모 공장에서 제조한 술이 한국의 대표 술이란 결론이다. 구체적으로 들여다봐도 이상한 점은 한둘이 아니다. 우리가 마시는 소주는 증류주가 아니라 희석주다. 희석주라 하면 전통적인 증류주와 달리 식용 알코올을 제조해 물에 탔다는 것인데 정통 소주와는 여러모로 거리가 멀다. 기업들조차 앞 다퉈 고급 증류 소주를 내놓는 모습은 우리가 마시는 소주가 정통이 아님을 반증한다. 맥주 역시 마찬가지다. 세계적으로 공인된 맥주 가짓수는 모두 100가지가 넘는데 한국에서 맥주라 하면 사실상 미국식 라거 뿐이지 않은가. 그마저도 100% 몰트가 아니라 전분이나 다른 재료를 넣는다 해서 수차례 논란이 일었다. 왜일까. 궁금했다. 그래서 책을 폈다. 호주가 '럼'이 세운 국가라고? <술에 취한 세계사>는 술에 대한 다양한 이야깃거리 모음집이다. 딱딱한 원론서나 역사서라기보단 술을 매개로 선사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시공간을 초월해가며 흥미로운 이야기를 모아놓은 책이다. 영국 유명 블로거라는 저자 마크 포사이스의 전공이 그대로 녹아들어 각 장 별로 구미가 당기는 이야기가 여럿 담겼다. 자연 상태에서 술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인류가 왜 술을 마시게 됐는지 등의 의문으로부터 시작해 이집트와 그리스, 로마를 거쳐 유럽과 호주, 러시아, 북미 등을 오가며 각 나라의 술의 발전사를 다룬다. 이 과정에서 세계 술을 양분해왔다 해도 과언이 아닌 맥주와 와인의 역사부터 다채로운 증류주의 발전사가 술술 풀어진다. 술에 대한 기초적인 상식이 있다면 이해가 더욱 쉽겠지만 없더라도 충분히 읽을 수 있는 수준이다. 흥미로운 부분 몇 가지를 적자면 다음과 같다. 우선 호주의 출발을 술로 풀어낸 부분이 인상적이다. 책에 따르면 호주의 초창기는 곧 ‘럼’의 역사라 할 만하다. 사탕수수 발효주인 럼은 사탕수수가 대항해시대 이후 주요 곡물로 떠오르며 인기를 끄는데, 위스키나 브랜디에 비해 값이 저렴해 널리 보급됐다. 선원들에게도 인기를 끌어 이 시대 항해하는 배라면 어디든 럼을 잔뜩 싣고 있는 게 보통이었다. 그 시기 영국에서 범죄자들을 문명화되지 않은 땅으로 보내는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미개척지는 호주로, 군인들이 수송을 맡아 수만의 범법자를 호주로 실어 날랐다. 화폐는 물론 기본적인 건축물도 없었던 이곳에서 범죄자들은 자기들만의 삶의 방식을 체득하기 시작한다.
홈플러스가 최근 ‘물량 비상’이 걸린 와인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두 팔을 걷어 부쳤다. 29일 홈플러스에 따르면 올해 들어(1월~4월) 홈플러스의 와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신장했다. 국내 주류시장에서 와인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와인 공급은 이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코로나19로 인한 해상물류 입항 지연 상황에 더해, 지난달 23일 이집트 수에즈운하에서 발생한 사고로 인해 바닷길이 막히면서 유럽에서 출발한 물량이 제 때 입항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입항 지연 뿐만 아니라 해상운임 또한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홈플러스는 가정의 달을 맞아 자사가 확보한 와인 물량을 대거 방출해 5월 26일까지 강서점, 영등포점 등 전국 100개 주요 점포에서 인기 와인 150여 종을 선보이는 ‘와인장터’ 행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에는 꾸준한 인기를 얻어온 스테디셀러 와인을 비롯해 샤또 라뚜르 11빈티지 등 5대 샤또 와인도 함께 선보인다. 선물 수요가 많은 5월 부모님과 스승님께 선물용으로 제격인 인기 프리미엄 와인도 초도물량을 대거 확보해 선보인다. 몬테스알파 2종(까베르네소비뇽/멜롯, 각 750ml)과 미국 카멜로드 몬트레이 피노누아(750ml) 등 인기 와인 3종은 총 1만병 이상의 초도물량을 확보해 전국 모든 점포에서 선보인다. 홈플러스가 최근 단독 판매를 시작한 스페인 스파클링 까바 와인 2종(라로스카 까바 브륏/라로스카 까바 로제, 각 750ml)도 준비했다. 소병남 홈플러스 차주류팀 바이어는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급증한 국내 와인 수요를 따라잡기 힘들 정도로 해상물류 입고 상황이 좋지 못한 가운데, 수에즈운하 사고까지 겹치면서 유럽에서 출발한 와인의 수입의 입항이 대거 지연되고 있는 상태”라며 “어려운 물류 상황 속에서 가정의 달을 앞두고 선물 등을 준비하려는 고객들을 위해 홈플러스가 확보한 물량을 대거 선보인다“고 밝혔다. ju0@fnnews.com 김주영 기자
2021-04-29 09:07:47[파이낸셜뉴스] SPC그룹은 서울 한남동에 운영 중인 패션5 건물 내에 베이커리 레스토랑 브랜드 '패션5 테라스(Passion 5 Terrace)'를 선보인다고 5일 밝혔다. 패션5는 국내 베이커리 문화를 선도해온 SPC그룹의 기술력과 노하우를 집약해 빵, 케이크, 디저트 등 베이커리 제품을 선보이는 플래그십 브랜드다. 이번에 새롭게 문을 연 '패션5 테라스'는 '빵의 기원을 찾아, 열정을 더해 굽습니다(Made from origin, Baked with Passion)'라는 슬로건 하에 베이커리의 기본이 되는 빵에 더욱 집중해 이를 향한 끊임없는 열정과 의지를 표현한 공간이다. 이를 위해 빵의 기원으로 알려진 고대 이집트에서 유래한 '고대밀(품종 개량을 거치지 않은 원시 상태의 밀)'을 사용해 빵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시각적으로 보여주고, 다양한 베이커리 제품과 샌드위치와 브런치, 커피 등을 판매한다. 건물 1층에서 곡선 계단을 따라 매장으로 들어서는 입구에는 전통적인 제분 방식과 현대식 장비를 접목시킨 '스톤 밀링 시스템(맷돌 방식을 차용한 제분 장비)'을 도입해, 고대밀 원맥을 밀가루로 제분하는 모습과 제빵사들이 직접 반죽을 하고 빵을 구워내는 모습까지 볼 수 있게 했다. 테라스라는 이름에 어울리는 공간 디자인도 선보였다. 건물의 중정(보이드 공간)과 성큰(움푹 들어간 공간)에 고풍스러운 오브제를 배치해 '모던 헤리티지(현대적인 세련미와 고전적인 품격을 동시에 강조하는 디자인 사조)'풍의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정원을 만들어냈다. 패션5 테라스의 대표 제품은 고대밀 바게트, 고대밀 식빵, 스톤밀 크로와상, 무화과 라미장 등 고대밀을 활용한 빵으로 고소하고 재료 본연의 깊은 풍미를 느낄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이를 활용해 '프로슈토&발사믹 가지 바게트', '튜나 코울슬로 라미장' 등의 샌드위치와 '자연방사유정란 에그 & 소시지 세트', '로만밀 크로크무슈' 세트 등 다양한 브런치 메뉴 도 선보인다. 한편, 1층에 위치한 기존의 패션5는 케이크, 디저트를 더욱 강화한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패션5의 상징인 화려한 케이크 쇼케이스를 더욱 확대하고, 생토노레(왕관 모양의 디저트), 밀페유(바삭하게 구운 파이를 크림과 함께 겹겹이 샌드한 프랑스식 디저트) 등의 디저트도 새롭게 선보인다. 또 시그니처 제품인 병푸딩과 바움쿠헨, 1등롤케이크는 물론 구움과자, 선물류, 젤라또, 초콜릿, 와인, 잼 등의 각 코너들을 더욱 전문화해 운영할 예정이다. gmin@fnnews.com 조지민 기자
2020-11-05 09:06: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