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지난 2016년 ‘채식주의자’로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히는 영국의 부커상(당시 맨부커상)을 수상한 한강은 한국 작가 최초의 역사를 써왔다. 지난해에는 2021년에 발간한 ‘작별하지 않는다’로 한국 작가 최초로 프랑스 메디치 외국문학상을 들어올렸다. 한강은 1970년 11월 전라남도 광주에서 태어났다. 서울 풍문여자고등학교와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한 그는 소설가로 이름을 알렸지만 등단은 시로 했다. 1993년 계간 '문학과사회' 겨울호에 시 '서울의 겨울' 외 네 편을 발표해 등단했고 이듬해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 '붉은 닻'이 당선돼 소설가로 활동을 시작했다. 만으로 불과 25세인 1995년에 첫 소설집 '여수의 사랑'을 펴냈다. 대표작으로 '내 여자의 열매'와 이상문학상 수상작인 '몽고반점'이 있다. '아제 아제 바라아제' 등을 집필한 소설가 한승원의 딸로, 부녀가 이상문학상을 수상하는 최초의 기록을 남겼다. 그에게 영국의 부커상을 안긴 '채식주의자'는 2004년 계간 '창작과비평'에 연재된 소설이다. '몽고반점'은 '채식주의자' 연작 소설집에 수록돼 있던 작품이다. 서로 연결된 내용을 하고 있는 '채식주의자' 연작을 모아 2007년 단행본으로 출간했다. 영화로도 제작돼 2010년 2월에 개봉했다. '채식주의자'는 데버러 스미스의 번역으로 영국 포르토벨로 출판사에서 '더 베지터리언'(The Vegetarian)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됐다. 주인공 여자가 폭력을 거부하기 위해 육식을 멀리하고, 죽음에 이르게 된다는 내용이다. 교보생명 산하 대산문화재단의 번역지원을 통해 '영국 문학 시장에 출판되고, 높은 작품성을 인정받아 아시아 최초로 영국의 '맨부커 상 인터내셔널 부문'을 수상했다. 한강은 한 인터뷰에서 1980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이 자신의 인생을 바꿔놓았다고 밝혔다. 서울로 이사한 뒤 부친이 1980년 5월 광주에서 학살된 이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첩을 보여줬는데 "열세살 때 본 그 사진첩은 내가 인간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하게 된 비밀스러운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때부터 간직해온 인간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세 번째 장편 '채식주의자'부터 탐구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한강은 2017년 '소년이 온다'로 이탈리아 말라파르테 문학상, 2018년 '채식주의자'로 스페인 산클레멘테 문학상을 수상했다.지난해에는 '작별하지 않는다'로 프랑스 메디치 외국문학상을 수상했다. 이 장편소설은 제주 4·3사건의 비극을 세 여성의 시각에서 바라보는 작품으로 한국 근현대사를 소재로 세계적 문학성을 인정받았다. 메디치상에 이어 올해 초 프랑스 에밀 기메 아시아문학상까지 받았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4-10-10 21:02:49"올 초 푸치니 서거 100주년을 맞아 기념 앨범도 발매했는데, 한국에서 평소 나 자신과 같다고 생각하는 '토스카'를 하게 돼 더욱 특별하다." 오는 5일 개막하는 서울시오페라단의 '토스카' 무대를 앞두고 전격 내한한 세계적인 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규가 지난 8월 30일 '토스카' 기자회견에서 남다른 소회를 밝혔다. 그동안 리사이틀이나 콘서트로 한국을 종종 방문했지만 전막 오페라 무대에 서는 것은 지난 2012년 정명훈 지휘자와 호흡한 야외 오페라 '라 보엠'이후 12년만이다. 1992년 푸치니 오페라 '라 보엠'으로 데뷔한 게오르규는 올해 '안젤라 게오르규 푸치니 오페라 작품집'을 발매했다. 수록곡을 직접 큐레이션한 그는 "모든 소프라노는 언젠가 토스카가 되는 꿈을 꾼다"며 "특히 토스카는 오페라 디바고 푸치니는 제 목소리에 잘 맞는 작곡가 중 한 명"이라며 애정을 표했다. 또 "토스카뿐 아니라 '투란도트' '나비부인' 등 푸치니 음악은 대중을 사로잡는 데 탁월하다"며 100년 넘게 사랑받는 이유를 설명했다. 아리아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로 유명한 '토스카'는 19세기 이탈리아 로마를 배경으로 단 하루 동안 벌어지는 세 남녀의 비극적 사랑 이야기를 그린다. 프리마돈나 토스카는 정치범으로 수감된 연인이자 화가 카라바도시를 구하기 위해 악한 경찰서장 스카르피아를 살해하지만, 결국 연인을 구하지 못한 슬픔에 투신하는 비극적 운명을 맞는다. 이번 공연은 게오르규와 김재형, 사무엘 윤이 호흡한다. 게오르규와 사무엘 윤은 지난 2016년 영국 런던 로열오페라하우스에서 '토스카'를 공연한 바 있다. 또 함께 토스카를 맡게 된 이탈리아 오페라 축제 '아레나 디 베로나'의 주역 임세경은 김영우, 양준모와 함께 무대에 오른다. 표현진 연출은 "두 팀의 색깔이 확연히 다르다"며 "더 많은 아이디어와 색깔을 가진 세계적인 성악가들의 의견을 존중하다보니 두 팀의 색깔이 달라지더라"고 말했다. 게오르규 역시 "같은 오페라라도 매 공연 다르다"며 "모든 가수들의 목소리와 그동안 받은 교육· 문화, 캐릭터 해석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시대적 배경은 원작의 19세기 나폴레옹 전쟁시대에서 세계대전인 20세기 무렵으로 바꿨다. 표 연출은 "우리는 지금 이 순간에도 전쟁의 공포 속에서 살고 있다"며 "전쟁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 전쟁에 승자는 존재하는가, '토스카'를 통해 전쟁에 대한 화두를 던지고 싶다"고 말했다. 오는 5~8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4-09-02 19:19:11[파이낸셜뉴스] “올 초 푸치니 서거 100주년을 맞아 기념 앨범도 발매했는데, 한국에서 평소 나 자신과 같다고 생각하는 ‘토스카’를 하게 돼 더욱 특별하다.” 오는 5일 개막하는 서울시오페라단의 ‘토스카’ 무대를 앞두고 전격 내한한 세계적인 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규가 지난 8월 30일 ‘토스카’ 기자회견에서 남다른 소회를 밝혔다. 그동안 리사이틀이나 콘서트로 한국을 종종 방문했지만 전막 오페라 무대에 서는 것은 지난 2012년 정명훈 지휘자와 호흡한 야외 오페라 ‘라 보엠’이후 12년만이다. 1992년 푸치니 오페라 ‘라 보엠’으로 데뷔한 게오르규는 올해 ‘안젤라 게오르규 푸치니 오페라 작품집’을 발매했다. 수록곡을 직접 큐레이션한 그는 “모든 소프라노는 언젠가 토스가가 되는 꿈을 꾼다”며 “특히 토스카는 오페라 디바고 푸치니는 제 목소리에 잘 맞는 작곡가 중 한 명”이라며 애정을 표했다. 또 “토스카뿐 아니라 ‘투란도트’ ‘나비부인’ 등 푸치니 음악은 대중을 사로잡는 데 탁월하다”며 100년 넘게 사랑받는 이유를 설명했다. 아리아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로 유명한 ‘토스카’는 19세기 이탈리아 로마를 배경으로 단 하루 동안 벌어지는 세 남녀의 비극적 사랑 이야기를 그린다. 프리마돈나 토스카는 정치범으로 수감된 연인이자 화가 카라바도시를 구하기 위해 악한 경찰서장 스카르피아를 살해하지만, 결국 연인을 구하지 못한 슬픔에 투신하는 비극적 운명을 맞는다. 이번 공연은 게오르규와 김재형, 사무엘 윤이 호흡한다. 게오르규와 사무엘 윤은 지난 2016년 영국 런던 로열오페라하우스에서 ‘토스카’를 공연한 바 있다. 또 함께 토스카를 맡게 된 이탈리아 오페라 축제 ‘아레나 디 베로나’의 주역 임세경은 김영우, 양준모와 함께 무대에 오른다. 표현진 연출은 “두 팀의 색깔이 확연히 다르다”며 “더 많은 아이디어와 색깔을 가진 세계적인 성악가들의 의견을 존중하다보니 두 팀의 색깔이 달라지더라”고 말했다. 게오르규 역시 “같은 오페라라도 매 공연 다르다”며 “모든 가수들의 목소리와 그동안 받은 교육· 문화, 캐릭터 해석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시대적 배경은 원작의 19세기 나폴레옹 전쟁시대에서 세계대전인 20세기로 바꿨다. 표 연출은 "우리는 지금 이 순간에도 전쟁의 공포 속에서 살고 있다"며 "전쟁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 전쟁에 승자는 존재하는가, ‘토스카’를 통해 전쟁에 대한 화두를 던지고 싶다”고 말했다. 오는 5~8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4-09-02 11:01:11[파이낸셜뉴스] 세계적인 성악가 이용훈이 지난해 10월 서울시오페라단의 '투란도트'이후 약 10개월 만에 다시 고국 무대에 선다. 애초 그가 계획했던 한국 ‘데뷔’ 무대 ‘오텔로’를 통해서다. 예술의전당이 오는 18일~25일 영국 로열오페라하우스 프로덕션 오페라 ‘오텔로’를 오페라극장 무대에 올린다. 유명 오페라 연출가 키스 워너가 2017년 로열오페라하우스 시즌 작품으로 선보인 공연으로, 독창적인 해석과 상징적 연출로 화제를 모았다. 이용훈, 고국 데뷔 무대로 '오텔로' 원했죠 이번 작품에서 주역 오텔로를 맡은 이용훈은 5일 예술의전당 인춘아트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스케줄이 맞지 않아 고국 데뷔가 많이 미뤄졌는데, 만약 하게 된다면 뭘 할까 생각했을 때 ‘오텔로’를 떠올렸다”며 “이렇게 훌륭한 아티스트들과 함께 훌륭한 작품을 선보일 수 있게 돼 감격스럽다”며 남다른 소회를 밝혔다. “작년에 ‘투란도트’는 마침 제 스케줄이 딱 2주 비어있을 때 출연 제의가 들어왔다. 시차도 적응 못하고 와 노래만 하고 들어갔다. 이번 공연은 장형준 예술의전당 사장이 부임하자마자 제의해주셨다. 아티스트, 지휘자 등 생각한 것들이 현실화돼서 개인적으로 무척 기대된다”고 부연했다. 한국 데뷔 작품으로 왜 '오텔로'였을까? 그는 "'오텔로'는 하룻밤에 세 개의 오페라를 부르는 것과 같을 정도로 어렵다는 평이 있지만 매력이 큰 작품"이라고 말했다. 또 “백인 유럽인들이 장악한 세계 오페라 무대에서 동양인 성악가로서 느낀 감정을 오텔로 캐릭터에서 비슷하게 느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인 ‘오셀로’를 바탕으로 한 ‘오텔로’는 질투와 오해로 파멸하는 흑인 장군 오텔로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오텔로는 유색 인종으로서 높은 지위에 오르나 그 역시 콤플렉스가 있는 나약한 인간으로 부하 이아고의 계략에 빠져 사랑하는 아내를 의심하면서 비극으로 치닫는 인물이다. 이용훈은 이탈리아 라 스칼라 극장에 데뷔할 당시를 떠올리며 “2007년 전후만 해도 동양인 성악가에 대한 편견이 심했다”며 “그때 제가 러브콜을 받고 갔고, 그 배역의 퍼스트 캐스트였는데 첫 2주 동안 제가 아닌 커버인 이탈리아인 성악가를 리허설에 참여시키더라. 나는 혼자 호텔에서 연습했다”고 돌이켰다. “(유색인종 장군) 오텔로 역시 나와 같은 상황은 아니지만, 비슷한 감정을 느끼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강한 장군 같지만 내면엔 굉장히 소심하고 연약한 부분이 있고 자기 자신에 대한 열등감과 아내에 대한 사랑을 갖고 있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공연에서 루마니아 출신 테오도르 일린카이와 함께 오텔로를 번갈아 공연한다. 그는 “오텔로의 다양한 감정을 목소리로 표현하는 게 굉장히 흥미롭다. 한국 관객이 비록 이태리어를 모든다고 할지라도 소리를 통해 저 사람이 저렇게 괴롭고 화가 나 있고, 또 이렇게나 사랑하고 질투하고 있다는 것을 전달하는데 집중할 것이다. 그런 점이 다른 오텔로와 차별화가 될 것"이라고 비교했다. 11년 전 콩쿠르 경쟁자에서 같은 배역 맡은 두 소프라노 오텔로의 아내 데스데모나 역을 맡은 소프라노 흐라추히 바센츠와 홍주영은 이날 남다른 인연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이번에 첫 내한한 바센츠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이용훈, 지휘자 카를로 리치 등과 작업하게 돼 영광이라면서 "홍주영과 다시 만나게 된 것도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2013년 베르디국제콩쿠르에 함께 참가해 수상했다. 바센츠는 또 독일에서 처음 만난 한국인 성악가 친구와 우정을 나누고 '오텔로'도 같이 한 적 있다면서 "이번에 한국에 오면서 고인이 된 그 친구가 유난히 그리웠다"고 부연했다. 국내에서 국립오페라단 '라 보엠'의 미미 역할로 존재감을 과시한 홍주영은 “평소 꿈꾸던 역할을 예술의전당과 영국 로열오페라하우스 코벤트가든의 프로덕션으로 하게 돼 굉장히 영광이다. 또 세계적인 지휘자 카를로 리치와 함께할 음악을 생각하니까 매일매일 흥분된다”며 기대감을 표했다. 또 바센츠와의 인연에 대해 "베르디콩쿠르에서 맺은 인연이 11년이 지난 지금, 베르디 작품으로 연결돼 굉장히 흥분된다”고 화답했다. 지휘자 카를로 리치는 '오텔로'에 대해 “베르디의 작품이라는 게 가장 큰 특징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베르디는 극장의 남자다. 베르디 작품의 모든 음악은 그저 아름다운 음악이 아니라 그 드라마에 딱 맞는 음표를 쓴다"라고 말했다. 스케일 또한 남다르다. 성인 합창단 80명과 어린이합창단 14명이 1막부터 등장해 오텔로의 배가 터키 함대를 물리치고 무사히 키프로스 섬으로 귀환하기를 염원하는 합창을 부른다. 바다의 폭풍을 묘사하는 장대한 오케스트라 사운드와 남다른 규모의 합창은 이번 공연의 백미 중 하나다. 리치는 "1막에 나오는 음악은 마치 페라리가 고속도로를 질주하는 것과 같은 느낌이다. 엄청나게 드라마틱한 전개를 보여준다. 베르디 오페라가 갖고 있는 드라마성과 아름다움을 잘 살려주는 게 제 역할인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그는 "오페라는 성악가가 없으면 오페라 역시 없다. 마치 명차마다 각각의 특별한 목소리를 갖고 있듯, 성악가들의 목소리를 하나의 악기로 인식하고 그들이 갖고 있는 다름과 강점을 잘 끌어내고 표현하는 것이 오페라 지휘자가 갖춰야할 미덕"이라고 말했다. 한편 예술의전당 장형준 사장은 "작년 오페라 '노르마'에 이어 로열오페라하우스의 비교적 최신작이자 평단의 극찬을 받은 '오텔로'를 기획해 선보이게 됐다"라며 "해외에 나가지 않아도 한국에서 세계적 수준의 오페라를 볼 수 있는 최고의 경험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4-08-05 17:11:50[파이낸셜뉴스] 미국 국경일인 독립기념일(7월 4일) 미 전역에서 총격 등 폭력 사태로 100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해마다 이맘때면 급증하는 비극이 올해에도 반복된 것이다. 5일(현지 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공휴일인 4일을 전후로 일리노이주 시카고 등에서 총격과 흉기 공격으로 최소 26명이 숨졌다. 부상자도 80명 이상으로 알려졌다. 시카고에서만 총격 사건이 잇따라 벌생해 11명이 사망하고, 55명이 다쳤다. 이날 오전 6시 15분쯤 시카고 사우스사이드 지역 그레이터 그랜드 크로싱의 한 가정집에서 발생한 총격으로 8세 어린이 등 3명이 숨졌다. 또 다른 어린이 2명도 중태에 빠졌다. 한 이웃은 "(독립기념일을 축하하는) 불꽃놀이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며 "얼굴이 안보일 정도로 마스크를 쓴 2명이 베란다에서 뛰어내렸다"고 말했다. 경찰은 개인간 다툼이 번진 것으로 보고 총격범을 추적 중이다. 이날 자정을 갓 넘긴 0시 14분쯤에는 시카고 리틀이탈리아 지역에서 총격이 발생해 70대 여성 등 8명이 다쳤다. 약 1시간 30분 후에는 시카고 오스틴에서도 총격 사건이 일어나 6명이 다쳤다. 브랜든 존슨 시카고 시장은 "일련의 폭력 사태가 우리 도시를 비통한 상태로 만들었다"면서 "엄청난 충격을 받았으며, 피해를 본 가족과 지역 사회에 진심 어린 애도를 표한다"고 말했다. 다른 지역에서도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 오후 11시쯤 캘리포니아주 헌팅턴 해변에서 발생한 흉기 공격으로 2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오하이오주 나일스시에서는 10대가 쏜 총에 20대가 머리를 맞아 사망했다. 같은 주 클리블랜드에서도 10세 소녀가 총에 맞아 숨졌다. 필라델피아에서는 총격으로 19살 남성이 숨지고 6명이 다쳤고, 보스턴에서는 3건의 총격 사건으로 1명이 사망했다. 코네티컷주에서는 한 여성이 차 안에서 총에 맞아 숨진 채 발견됐다. 세인트루이스에서는 2건의 총격 사건으로 2명이 사망하고 5명이 다쳤다. 미국 독립기념일은 연중 미 국내에서 총격 사건이 가장 많은 날로 꼽힌다. 지난해는 이날을 전후해 총격 사건으로 최소 12명이 숨지고 60명이 다쳤다. 2022년에는 시카고 인근에서 퍼레이드 도중 총기 난사 사건이 일어나 7명이 사망했다. unsaid@fnnews.com 강명연 기자
2024-07-06 10:44:10[파이낸셜뉴스] 갑작스러운 홍수로 인해 강가에 고립된 남녀 3명이 서로를 의지하며 꼭 껴안은 모습이 안타까운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영국 텔레그래프 등 외신은 지난 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북부 우디네의 나티소네 강에서 벌어진 사고 소식을 보도했다. 사고가 벌어진 것은 지난달 31일로, 당시 남성인 크리스티안 몰나르(25)와 그의 여자친구 비안카 도로스(23), 이들의 친구인 파트리치아 코르모스(20)는 나티소네 강을 따라 산책 중이었다. 그러나 최근 며칠 동안 이어진 폭우로 인해 강물의 수위가 높아진 상태에서 갑자기 홍수가 발생했고, 이들은 모두 강 속에 갇히게 됐다. 강물이 거세지자 세 친구는 서로를 꼭 끌어안으며 끝까지 버텼으나 결국 구조를 받지못하고 물길에 휩쓸렸다. 현지 소방대원은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해 이들을 구조하기 위해 밧줄을 던졌으나 실패했다”면서 “우리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그들이 비극적으로 강물에 삼켜져 사라지는 것을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이후 사고 지점에서 약 1㎞ 떨어진 곳에서 코르모스와 도로스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됐으며, 실종된 몰나르는 현지 소방당국이 수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언론은 “최근 2주 동안 밀라노, 크레모나 등 이탈리아 북부 지역에서 폭우가 이어졌다”면서 “세 친구들이 서로를 껴안고 있던 장면이 이들의 생전 마지막 모습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한편 도로스는 루마니아 출신으로 이탈리아에 있는 가족을 방문하던 중 루마니아인 남자 친구인 몰나르와 함께 있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디네 미술 아카데미 학생이었던 코르모스는 시험을 마친 후 친구들과 여행 중 변을 당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6-03 20:01:07사람 사는 곳은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배산임수를 기본으로 하는 한국의 마을이 풍수의 전형을 보여준다. 그런데 사람들이 건강장수하는 곳에도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자연상태에서 말이다. 그런 곳을 우리는 '블루존(Blue Zone)'이라고 부른다. 생물학자들은 장수요인에 관심을 갖지만, 인류학자는 그들의 살림살이에 관심이 있다. 백세인의 세계 평균을 남녀로 대별하면 1대 8이다. 할매 여덟에 할배 하나가 인류라는 종이 보여주는 백세인 수명 상태다. 여자가 오래 산다. 한국은 1대 13 정도 된다. 이 숫자는 한국의 남자들이 오래 살지 못한다는 증거이고, 그만큼 한국 남자들이 잘살지 못하고 있다는 단서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고, 간단히 요약하면 '꼴통'이 일찍 죽는 살림살이가 궁금해진다. 그런데 이탈리아의 사르데냐(인구 150만명의 섬)는 1대 2이고, 그중에서도 올리아스트라와 누오로의 산간마을은 1대 1의 비율을 보여준다. 2008년에 내가 찾아갔던 피라스 댁 부부 합의 나이가 200세였다. 이웃집도 그렇다. '검은 머리 파뿌리 되도록 함께 잘살아라' 하던 주례사가 실천되고 있었다. 같은 마을에 사는 피라스씨의 동생 안드레아(96)는 날마다 아침이면 부인이 준비해 준 물과 도시락을 짊어지고 산을 오른다. 그의 뒤를 따르는 60마리의 양이 하얗게 무리를 이루면서 고요한 산자락에 목가적 풍경을 연출한다. 하루 종일 양들과 시간을 보내고 해거름에 돌아오는 목동 할배가 무엇을 하는지 궁금했다. 목동 생활의 핵심을 알고 싶어서 하루는 안드레아를 따라나섰다. 출발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그는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그때마다 양들이 한 마리씩 그의 앞으로 "메에에~" 하면서 달려나갔다. 한 마리 한 마리 이름이 붙어 있고, 점호를 하는 것이다. 그렇게 점호가 끝나면 동네가 발아래로 보이는 널따란 바위가 있는 곳에 도달하여 점심을 먹으면서 양들에게 이야기를 한다. 양들은 부지런히 풀을 뜯는다. 무리 중에 덩치가 크고 누런색 갈기가 길며 뿔이 위로 솟구친 수놈이 두 마리 있다. 안드레아는 양들의 족보를 꿰고 60마리 양의 혈통관계를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그런데 한 마리는 잘 모른다고 했다. 잠시 한눈 판 사이에 어느 놈이 흘레의 주인공이었는지를 놓쳤다고. 농담도 잘하는 사르데냐 남성들이었다. 정기적으로 출하되는 양의 숫자와 산으로 다니는 양의 숫자가 항상 일정하다. 안드레아는 많은 돈을 벌기 위해서 양의 숫자를 늘리지 않는다. 조합으로 출하 후 판매가 완료된 통보가 오면, 그는 자전거를 타고 우체국으로 가서 통장의 입금액을 확인하고 미소를 짓는다. 사르데냐 산간의 올리아스트라에 사는 멜리스 집안의 106세로부터 79세까지 여덟 남매의 연령 합이 742세라는 뉴스는 사진과 함께 세상의 전파를 탔다. 그 옆 동네인 페르다스데포구 마을에는 아홉 남매의 연령 합이 828세라고. 중요한 것은 남매들의 성장 과정에서 아무도 사망한 사람이 없다는 것. 그들의 직계 자손들은 모두 180여명. 마음 편히 사는 모습의 구극 풍경 아닌가. 인간 오복 중 장수가 으뜸이라고 하지만, 오래 산다는 것보다는 편안히 사는 모습이 한 수 위가 아닌가. 이것이 살림살이의 문제다. 행복지수를 왈가왈부하지만, 풍성한 가족 숫자에 비극 장면 없는 사르데냐 사람들의 삶을 보는 것만으로도 족하다. 장수 연구자들이 이들의 식단으로부터 만들어낸 이름이 소위 '지중해 식단'이란 것이다. 올리브, 포도주, 치즈, 발효빵 그리고 프로슈토(돼지고기를 숙성시킨 이탈리아 햄) 등이다. 나의 친구 루치아노는 치즈 중에서도 으뜸인 카수마르주를 자랑한다. 글자 그대로 '썩은 치즈'인데, 염소 젖으로 만든 페코리노 치즈 통에 파리(모스카 세사리아)를 넣으면 파리가 치즈 속에 알을 낳고, 구더기가 성장한다. 커다란 붉은 눈에 등이 까만 색으로 반질거리는 파리다. 구더기가 치즈를 먹고 배설하면서 변형된 냄새 고약한 치즈다. 루치아노는 카수마르주에 사르도의 장수 비결이 있다고 주장한다. 그것이 좋은 음식임에는 틀림없지만 '장수음식'이라고 선전하는 데는 상업 냄새도 진동한다. 음식은 몸에 들어가면 영양으로 전환된다. 영양은 균형이 기본이자 으뜸인 게 상식이다. 된장과 막걸리가 그렇듯이 발효음식이 좋다는 점에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 백살이 넘은 아르지올라스씨가 자신이 만든 포도주를 한 병 건넨다. 상표가 아르지올라스(Argiolas)다. 그와 동갑내기인 음악대학의 이혜구 선생께 전달하는 심부름을 했다. 선생님께서는 늘상 반주로 포도주를 즐기셨다. 두 분께서 극락이나 천당에서 함께 포도주로 환담하시면서 소생을 말씀하시리라는 기대도 해본다. 그렇게 고요하고 평화스러워 보이는 사르데냐도 먼 옛날에는 대단한 전쟁을 치렀던 모양이다. 3000년 전 청동기 시대의 유적으로 알려진 누라게(Nuraghe)는 돌로 지은 철통 같은 요새형의 마을로 섬 전체에 빼곡하게 남아 있다. 누라게의 비밀은 아직도 해독되기를 기다리고 있지만, 한눈에 보아도 전투시의 방어용 촌락이다. 사르데냐의 깃발에 검은색 얼굴이 찍힌 것을 증거로 하여 사르도의 기원을 지중해 건너 아프리카 북쪽의 페니키아에 두고 있다는 주장은 바다를 격해서 엄청난 전쟁이 있었음을 시사한다. 전쟁으로 점철된 인류 역사는 동아시아와 한반도에서만 있었던 일이 아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간사가 그렇게 진행되어 왔음에 대해서 참으로 심각한 토론이 필요하다. 한반도에 고통을 주었던 섬나라 일본 땅에 고질적으로 뿌리 박힌 군국주의의 유산도 그러한 맥락에서 읽어야 한다. 식민지 경험의 피해를 당했으면, 최소한도 당한 만큼 깊이 있는 연구를 해야 할 책임이 있다. 누구를 위한 책임이 아니라 경험에 대한 책임이다. 일본 군국주의에 대한 연구의 심화가 우리를 이해하는 첩경이 될 수 있다. 이것도 살림살이와 함께 천착되어야 할 문제다. 사르데냐 사람들의 편안히 사는 모습이 내 주변의 모습과 엇갈리는 점에 대해서 생각을 하게 된다. 전경수 서울대 인류학과 명예교수 jsm64@fnnews.com 정순민 기자
2024-05-27 18:53:59[파이낸셜뉴스] 이탈리아에서 생후 15개월 된 아기가 맹견 2마리에 물려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22일(현지시간) 안사(ANS) 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께 이탈리아 남부 살레르노 인근 캄폴론고 마을의 외딴 이층집 마당에서 핏불테리어 2마리가 엄마 품에 안긴 남자 아기를 공격했다. 사고 당시 아기의 어머니와 삼촌이 현관문을 나서자 핏불테리어 2마리가 순식간에 달려들었다. 아기 어머니도 팔과 손목 등을 물렸고, 아기의 삼촌이 떼어놓으려고 했지만 소용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아기는 구급차가 도착했을 때 이미 숨진 뒤였으며, 아기 어머니는 정신적인 충격을 받아 병원으로 이송됐다. 핏불테리어는 이층집에 거주하는 다른 가족 소유로 이 가족은 피해 어머니와 친구 사이로 알려졌다. 캄폴론고가 속한 에볼리 시장인 마리오 콘테는 "이번 사건은 지역사회 전체에 큰 충격을 준 비극"이라며 "이런 종류의 맹견을 키우는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주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기를 문 핏불테리어는 살레르노의 동물보호소로 보내졌으며, 이곳에서 안락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경찰은 사고 당시 이 개들이 왜 묶여 있지 않았는지 등을 조사 중이다. 한편 지난 2월에는 39세 남성이 로마 외곽의 만치아나 숲에서 조깅하던 중 로트와일러 3마리에게 물려 숨진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이탈리아 소비자 보호 단체인 코다콘스는 "개 물림 사고가 매년 7만건 가까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시민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4-04-23 08:08:031800년대 프랑스 파리 사교계가 1900년대 초반 혼돈과 열망이 소용돌이 치는 조선의 경성으로 탈바꿈한다. 19일 세종문화회관 산하 서울시오페라단(단장 박혜진)에 따르면 이탈리아 작곡가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춘희’를 오는 4월 2일~28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 올린다. 1853년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초연된 ‘라 트라비아타’는 지난 1948년 우리나라에서 첫선을 보였는데 당시 공연명이 ‘춘희-동백아가씨’였다. 지난해 광화문광장 야외 오페라 '카르멘'과 국내 최초로 세계적 명성의 테너 이용훈을 국내 오페라 무대에 데뷔시키는 등 오페라 대중화에 기여하고 있는 서울시오페라단이 2024년 첫 오페라로 ‘춘희’를 선보인다. 프랑스 작가 알렉산드르 뒤마피스의 소설 '춘희'가 원작인 '라 트라비아타'는 파리 사교계의 고급 창녀 비올레타가 귀족 청년 알프레도를 사랑하지만 자신의 처지 때문에 그의 곁을 떠나 괴로워하다 결국 폐렴으로 죽는다는 비극적인 내용이다. 한 파리 사교계의 프리마돈나 마리 듀프레시라는 실제 여성을 모델로 쓴 소설 '춘희'의 본래 제목은 '동백꽃 여인(혹은 동백꽃을 들고 있는 여인)'이지만 우리나라와 일본에서는 '춘희'로 번역됐다. 서울시오페라단이 이번에 선보이는 오페라 '춘희'는 1900년대 초반 경성을 무대로 기생으로 위장한 독립운동가 ‘비올레타’가 순수한 청년 ‘알프레도’와 사랑에 빠지고, 나라를 구하려는 열망과 사랑의 열병 사이에서 방황한다는 내용이다. 박혜진 서울시오페라단장은 “경성이 배경인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등을 통해 ‘춘희’를 떠올렸다"며 "순수하고 병약한 여주인공 대신 조국 독립을 위해 신분을 위장한 강인한 여성이 순수한 사랑에 빠진다. 무엇보다도 베르디 음악과 너무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다. 이번 공연을 통해 K오페라의 힘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세종문화회관 안호상 사장은 “서양문화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오페라가 이제 한국의 미와 교감할 때가 됐다. 한옥, 한복 등 한국 전통문화의 아름다움이 서양 고전의 정수 오페라와 만나 한층 깊은 차원의 감동을 전 세계 관객에게 선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지현, 손지훈 '춘희'로 한국 오페라 무대 데뷔 이번 작품 연출은 독일 베를린을 중심으로 오페라 연출가로 활동하는 이래이가 맡는다. 그는 2023년 오페라 ‘투란도트’의 협력연출을 역임했다. 지휘는 국내 대표적인 여성 지휘자로 현재 대전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로 활동하는 여자경이 맡는다. 주인공 비올레타 역은 지난해 서울시오페라단 ‘리골레토’의 대구국제오페라축제 공연에서 질다 역으로 활약한 이혜정이 맡는다. 독일 아우크스부르크 소속가수인 이지현과 더블 캐스팅이다. 유럽에서 '체칠리아 지현 리'로 활동하는 이지현은 이번 작품을 통해 한국 오페라 데뷔 무대를 갖는다. 그는 지난 2022년 아우구스부르크 오페라극장에서 ‘라 트라비아타’의 비올레타 역으로 큰 호평을 받았다. 알프레도 역에는 한국의 정상급 성악가 중 한 명인 정호윤과 지난해 우리나라 테너로는 최초로 차이코프스키 콩쿠르에서 우승한 손지훈이 맡는다. 손지훈 역시 이번 공연이 한국 오페라 데뷔 무대다. 제르몽 역에는 관록의 오페라 가수 유동직과 BBC 카디프 콩쿠르에서 역시 한국인 최초로 우승한 김기훈이 지난 2023년 ‘마술피리’에 이어 서울시오페라단과 다시 한번 인연을 맺는다. 또 플로라 역은 메조소프라노 신현선과 김순희가 열연할 예정이다. 이밖에 지난 2월에 열린 ‘서울시오페라단 2024년 정기공연 출연진 오디션’을 통해서 많은 배역들이 선정됐다. 그랑빌 역의 한혜열, 듀폴 남작역의 염현준, 가스톤 자작 역의 오현용·김지민, 쥬세페 역의 이상문·최병준, 안니나 역의 김누리·김나연 등이 관객들과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한편, 오페라 무대 위 성악가들이 입는 한복은 김영석 한복 디자이너의 손끝에서 완성된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4-03-19 09:07:43[파이낸셜뉴스] 셰익스피어의 대표적인 비극 ‘로미오와 줄리엣’의 배경 무대인 이탈리아 북부 베로나에 있는 줄리엣 청동상이 관광객 탓에 수난을 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7일(현지시간) 베로나 지역지 라레나에 따르면 최근 이 청동상의 오른쪽 가슴 부위에 미세한 구멍이 발견됐다. 지난 1972년에 제작된 줄리엣 청동상 원본도 가슴 부위에 구멍이 생겨 2014년 현재의 복제본으로 교체됐다. 청동상은 수명이 50년 정도로 알려졌다. 해당 동상에 10년 만에 똑같은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오른쪽 가슴 만지면 사랑 결실…관광객 몰려 줄리엣 동상이 일부 훼손되고 있는 것은 일종의 속설과 관련이 있다. 줄리엣 동상의 오른쪽 가슴을 만지면 운명적인 사람과 사랑이 이뤄진다는 소문 때문에 전 세계에서 모여든 수많은 관광객의 손길이 닿으면서 닳아 버린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라레나는 지난 2014년 교체 당시에도 줄리엣 동상을 만질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인가를 두고 찬반 논쟁이 뜨거웠다고 전했다. 줄리엣 동상의 가슴을 어루만지는 행위가 저속한 성차별이라는 비판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베로나시는 줄리엣 청동상이 시의 대표적인 관광상품이 되자 이를 제지하지 않았다. 현재도 줄리엣 동상은 매일 많은 방문객으로 둘러싸여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 대부분은 줄리엣의 동상 오른쪽 가슴에 손을 얹고 기념사진을 찍는다. 한편 줄리엣 청동상과 이 동상이 있는 ‘줄리엣의 집’은 줄리엣과 관련이 없다. 베로나시 당국이 작품 속의 분위기와 유사한 주택을 물색해 ‘줄리엣의 집’으로 이름 붙였고 줄리엣 청동상도 작가의 상상력으로 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3-08 08:53: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