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국방부는 5일 서울 용산구 국방컨벤션에서 신원식 장관 주관으로 '유엔사 회원국 주한대사 초청행사'를 개최하고, 한국의 '한·유엔사 회원국 국방장관회의' 정례화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국방부에 따르면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북한의 도발 억제를 위해 미국과 17개 유엔사 회원국 간 협력 강화가 필요하다며 지난해 11월 처음 열린 한·유엔사 회원국 국방장관회의 정례화를 제안했다. 신 장관은 환영사를 통해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기 위한 한국-유엔사회원국 간 협력 강화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유엔사 및 유엔사회원국과의 공고한 협력을 북한 위협을 억제할 하나의 축으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한국과 유엔사회원국 간 긴밀한 협력·연대의 필요성에 공감했으며, 올 후반기 제2회 한·유엔사회원국 국방장관회의 개최 및 이 회의체의 정례화 방안을 구체화해 나가기로 했다. 신 장관과 참석자들은 한국과 유엔사, 유엔사회원국의 굳건한 연대와 결의를 상징하는 구호로 모두 함께 "한반도의 자유와 평화를 위하여, 하나의 깃발, 하나의 정신 아래 함께 싸운다"를 제창하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는 17개 유엔사 회원국 주한대사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데릭 멕컬리 유엔사 부사령관, 정병원 외교부 차관보 등이 참석했다. 신 장관은 이날 행사에서 유엔사와 주한미군 등에 근무하며 한반도 평화를 위해 헌신하다가 전역하는 버크 해밀턴 미 육군 대령에게 표창장을 수여했다. 유엔사 회원국은 6·25전쟁 때 전투병을 파병한 미국, 영국, 캐나다, 튀르키예, 호주, 필리핀, 태국, 네덜란드, 콜롬비아, 그리스, 뉴질랜드, 벨기에, 프랑스, 남아공 등 14개국과 의료지원단을 보낸 노르웨이, 덴마크, 이탈리아 등 3개국이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4-04-05 13:52:00[파이낸셜뉴스] 육군은 4일 육군 저격수팀이 5∼12일까지 미국 조지아주 육군 저격수학교에서 열리는 '제24회 미국 국제 저격수 대회'에 출전한다고 밝혔다. 이날 육군에 따르면 이번 대회에는 미국·영국·독일·이탈리아·호주·캐나다 등 11개국 35개 팀이 참가하며, 아시아권 국가 중에서는 육군 저격수팀이 유일하게 초청받았다. 이 대회는 2001년부터 매년 세계 각국 군대에서 선발된 최고의 저격수들이 모여 저격 능력을 겨루는 자리다. 육군 대표로 참가하는 저격수팀은 1군단 특공연대 이태곤 원사(코치), 박대운 상사(사수), 임기현 중사(관측수), 9사단 장필성 상사(통역) 등 4명이다. 이들은 2019년 호주 국제 전투사격대회 저격수 분야 2등, 1군단 최정예 저격수 수차례 선발 등 여러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어 왔으며, 2022년 미 오레곤 초장거리 사격대회 등 다양한 해외 저격대회 참가 경험도 있다. 대회의 특징은 매년 새로운 극한의 상황을 참가자들에게 부여하며, 다양한 상황을 극복해 나가는 전 과정을 평가해 단순 사격실력이 아닌 체력·정신력 등이 포함된 종합적인 전투력을 측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4-04-04 10:57:49[파이낸셜뉴스] 방사청은 6일 현 정부 들어 최근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K-방산의 성과를 토대로 올해 글로벌 4대 방산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 확보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날 방사청에 따르면, 지난해가 3축체계 중심의 안보역량 증강 및 획득체계혁신과 방산수출 강국 도약을 위한 가시적 성과 창출을 시작한 한해였다면 올해는 획득체계혁신 완수와 선순환적 방산 성장시스템 구축으로 글로벌 4대 방산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방사청은 지난해 北의 위협에 대응한 핵심전력으로 KF-21의 성공적 개발, 차세대 이지스구축함 진수, 소형무장헬기 개발완료 및 양산착수 등 첨단전력 독자적 개발능력을 강화해 왔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3축체계 관련 57개 사업 등 총 192개 방위력개선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로 최근 2년간 평균 150억달러 이상의 방산수주를 달성했고 수출국 확대와 수출품목 다변화로 방산수출의 질적·양적 성장을 가져왔다는 것이다. 특히 방사청은 올해 글로벌 4대 방산 강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토대 마련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미-중 전략적 경쟁 심화와 북핵·미사일 고도화 등 비대칭 전력 위협에 맞선 압도적 첨단전력의 신속한 획득체계 완성 및 안보와 경제성장에 동시에 기여하는 세계 4대 방산강국으로 도약 위한 전략 마련에 방점을 뒀다. 이를 위해 3축체계 구축에 2023년 대비 12% 증가한 약6.9조원 (킬체인 : 3조155억원, KAMD : 1조5647억원, KMPR : 7487억원 기반체계 : 1조 5292억원)을 집중 투자한다. 방사성은 특히 유·무인 복합체계 구축 가속화 등 고도화되는 위협에 대응 위한 핵심전력 획기적 증강한다는 방침이다. ■복합 안보위협 대비 압도적 대응능력 구축 방사청은 올해 구체적으로 킬체인(Kill Chain) 구축을 위해 △지·해·공 3영역 통합 정밀 타격 능력 확충 △F-X 2차(‘23년 구매계약체결) △장보고-Ⅲ Batch-Ⅰ(3번함 인도예정) △전술지대지유도무기(양산 중) 등 (KAMD) 탄도탄 방어전력 보강 및 다층방어체계 본격 구현 추진 △광개토-Ⅲ Batch-Ⅱ(선도함 인도예정) △L-SAM(개발완료 예정) △M-SAM Block-Ⅲ(개발착수) 등 KMPR 고위력, 초정밀, 장사정화 및 특수침투능력 강화한다. 또 특수작전용대형기동헬기(구매계획 수립 중), 230mm급 다련장(3차양산 중) 등 기반체계) 미사일 발사 징후 조기탐지 위한 北 전지역 감시 위성 확충한다. AI(인공지능) 기반 유·무인 복합체계 구축 가속화, 공중중심 무인전력을 넘어 지해공 全영역에 걸친 무인체계 확보 추진, (지상) 다목적무인차량(‘24~’26), (해상) 정찰용무인수상정(‘24~’27) 등 특히 기존 공중무인 정찰능력은 고고도 UAV 중심에서 중고도 UAV 등 중첩·다층적 감시체계를 구축하고 2027년까지 각 군 대표 무기체계별 AI 유·무인 복합체계 시범운용 위한 핵심기술 개발사업 지속 추진한다. 육군 K9 자주포 유·무인복합 사격, (해군) 군집공격 무인수상정, (공군) 유·무인기 복합편대비행, (해병) 유·무인복합 상륙 플랫폼 北 소형무인기 위협 대응 위한 대드론 방어전력 본격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중요지역에 대한 대드론통합체계 전력화와 레이저대공무기 Block-Ⅰ 양산 등에 돌입한다. ■미래戰에 대비한 국방 우주강국 도약등 발판 마련독자적인 국방 우주전력 증강으로 우주경쟁시대 주도하기 위해 우주기반 감시정찰 사업인 425위성의 본격 운용 및 초소형 정찰위성 사업 조기 추진해 체계적인 우주기반 정밀감시능력을 확보한다. 이 같은 계획에 따라 4월 초소형위성체계 검증위성 기본설계를 마치고 9월 SAR위성 개발시험평가를 완료한다. 올 12월까지 군 위성통신체계-Ⅱ 전력화 완료 및 상용 저궤도 위성 기반 통신체계 조기 확보를 위해 앞서 월 11월 위성 기반의 안정적 통신 능력 구축에 착수한다. 미래 우주기술 개발을 위해 올해 1500억원을 투입해 차기 정찰위성, 차기 군 통신위성, 고체발사체 등 미래 우주패권 선점 위한 핵심기술 개발. 초소형 SAR위성 구성품 소형 경량화 등 66개 기술개발과제를 선정해 수행한다. 우주 무기체계에 대한 엄격한 품질관리 및 운영경험(Heritage) 확보 위한 '가칭국방우주인증센터' 구축 검토도 추진한다. 국방위성 발사의 안정성·효율성 제고 위한 전용발사장 확보와 글로벌 우주 협력 고도화를 위해 해 4분기 미국 우주사령부와 우주무기체계 획득협력 MOU 체결 및 양국 우주기술 교류 위한 기술세미나 정례화 추진한다. 이탈리아 국방부와 국방우주개발협력 MOU 체결 추진('24.3분기) 워킹그룹 통한 협력범위 구체화 후, 한-이탈리아 방산군수공동위 계기 체결 예정할 예정이다. 호주 차세대 전술통신체계(LAND 4140) 사업 협력 관련 사업설명회, 공동워크숍 개최 추진, 차세대 위성기반 전술통신체계 구축 사업과 연계한 위성통신분야 협력체계 및 수출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미래 핵심 5대분야 국방 첨단전략산업 집중 육성 AI·우주·유무인복합·반도체·로봇 등 5대분야는 맞춤형 육성으로 고속성장 추진한다. 방사청은 이를 통해 2027년까지 5만996명의 고용유발 효과,와 15조2086억원 생산효과를 기대했다. 성장단계별 맞춤형 지원을 통한 방산 부품 강소기업 육성을 위해 올해 1900억원을 투입해 인큐베이팅(진입) → 국방벤처사업(성장) → 부품국산화(확장) → 글로벌 방산강소기업육성(고도화) → 방산혁신기업(집중육성) 등 성장단계별 맞춤형 지원할 방침이다. 또 전국 10개 국방벤처센터를 활용해 중소기업 경영·기술지원·네트워크 구축 등 현장 중심형 지원 강화한다. 특화형 방산혁신클러스터의 성과 확산 위한 협업 거버넌스도 확대한다. 관련사업에 총 33억원(국비23억원, 지방비10억원) 투입하여 수출용 부품 제조기업 생산 역량 지원을 강화한다. 4차 산업기술 발전에 따른 제조환경변화(지능화·자동화), 소프트웨어 무기체계 전환 등에 따른 원가보상 기준 재설계로 기업의 합리적 투자 유인도 제고한다. 이를 위해 스마트팩토리 도입 가속화 위한 적정 원가기준 마련, 소프트웨어 비용보상체계 개선 등 업체의 자구노력 통한 원가절감 시 그 금액의 일부를 보상하는 원가절감보상계약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약 4조원 규모의 금융지원, 방위산업 진입 촉진 방산업계의 적극적 투자여건 조성을 위해 약 4조원 규모의 금융지원을 통해 방산업체와 민간 첨단기술 보유 기업의 방위산업 진입 촉진한다. 소요기획 시 방산업체 참여 통해 국내·외 맞춤형 무기체계 사전개발 획득체계 혁신(민간역량 활용 소요제기) 업무와 연계하여, 방사청 소요제기 시 방산업계 전문가 참여 추진 및 수출관련 필요요소를 사전 반영해 수출형 무기체계 개조개발 사업 부문에 내년 예산 752억원을 통해 旣개발 무기체계를 활용한 구매국 맞춤형 수출 지원한다. 미래 수출 주력품목 전략적 선정 및 집중 관리를 위해 이미 개발 성공한 장비 중심의 현 수출체제에서, 미래 수출품목을 전략적·선제적으로 발굴·개발하는 미래 시장 주도 수출체제로 전환을 추진한다. 방산수출 금융지원 확대와 강소기업의 국내·외 대형 방산업체 공급망 진입 지원 글로벌 공급망 진입 및 MRO 분야 新수출영역 개척한다 국내 조선업체의 미국 MRO 인증(MSRA, Master Ship Repair Agreement) 획득 지원 등 국내 수출플랫폼 후속지원 및 외국 함정·항공기 성능개량·관리 분야 시장 확대로 지속적·안정적 수익 창출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전략적 국제방산협력으로 수출시장 안정적 확대를 위해 미국, 영국, UAE 등 핵심국가와의 전략적 협력관계 구축을 통한 공동개발·공동시장 진출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방사청은 K9자주포·레드백 호주 현지공장 설립 추진하는 등 방산수출 주요권역별 거점국가 설정 및 안보·방산환경을 고려한 맞춤형 진출전략 등을 마련할 계획이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4-03-06 16:16:09[파이낸셜뉴스] 6일(현지시간) 기준으로 전쟁 발발 713일째를 맞는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총사령관 교체와 더불어 본격적인 정부 물갈이에 나설 예정이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우크라의 율리아 라푸티나 보훈부 장관은 5일 의회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젤렌스키는 전날 이탈리아 공영 RAI방송에 공개된 인터뷰를 통해 정부 쇄신을 예고했다. 그는 우크라군의 발레리 잘루즈니 총사령관 교체설과 관련한 질문을 받자 "이는 우크라를 이끌어가야 할 사람들에 대한 질문"이라며 "재설정, 새로운 시작이 확실히 필요하다"고 답했다. 젤렌스키는 "군대와 같은 단일한 분야뿐 아니라 다수의 국가 지도자의 교체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라며 "단지 단순한 한 사람에 대한 것이 아닌, 우크라 리더십의 방향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NYT는 옥산나 마카로바 미국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를 언급하며 그가 미 정부에 좋은 인상을 남겼다고 전했다. 이어 미국의 우크라 지원이 주춤한 가운데 마카로바가 우크라에 돌아가 고위직을 맡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앞서 미 정부는 우크라 정부에게 그동안 지원한 자금 및 군수품과 관련해 부패 문제가 생기지 않게 감독을 강화하라고 요구했다. 우크라 보안국은 1월 27일 성명에서 15억흐리우냐(약 535억원) 규모의 군납 비리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다음날 젤렌스키는 자신의 2년치 소득을 공개하며 다른 공무원들에게도 소득 공개를 촉구했다. 지난 2019년에 취임한 젤렌스키는 재임 초기 장관들을 자주 바꿨지만 2022년 러시아의 침공 이후에는 장관 인사를 거의 하지 않았다. 그는 지난해 9월 군복·식량 조달 과정에서 발생한 부패 문제를 막지 못했다는 책임을 물어 올렉시 레즈니코우 국방장관을 전격 경질했다. 지난달 우크라에서는 개전 이후 우크라군을 이끌었던 잘루즈니가 곧 자리에서 물러난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잘루즈니는 작전 방향과 대전략 부분에서 젤렌스키와 이견이 많았다고 알려졌다. 보단이라는 이름만 공개된 우크라군 소령은 NYT를 통해 “병사들은 잘루즈니를 지도자로 보고 있으며 다른 사람은 안중에도 없다”고 말했다. NYT는 우크라가 전쟁 2년만에 군사와 정치 양쪽으로 교착상태에 빠졌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2월 조사 결과 우크라 시민들의 젤렌스키 지지율은 62%로 러시아 침공 초기 84%에 비해 크게 내려갔다. 우크라와 러시아의 전선 변화는 지난해 여름 우크라의 반격 작전에도 불구하고 거의 변화가 없다. 독일 시장조사기관인 키엘세계경제연구소에 따르면 미국이 우크라에 제공한 지원 규모는 지난해 8~10월 기준으로 2022년 같은 기간에 비해 90% 감소했다. 우크라 군사연구기관인 육군전환군축연구센터의 미하일로 사무스 부국장은 우크라가 불리한 휴전 협상을 피하기 위해 지금같이 고착된 전선에서 탈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가 우크라에게 전쟁의 양상을 바꿀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지적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4-02-06 10:50:01[파이낸셜뉴스] 이탈리아 군의 한 장성이 에세이를 통해 동성애자 등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를 표현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일간지 '라 레푸블리카'는 로베르토 반나치(55) 이탈리아 육군 소장의 에세이 '거꾸로 뒤집힌 세상'에 대해 파문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반나치 소장은 해당 저서를 통해 '혐오할 권리'를 주장하며, 성소수자와 페미니스트, 환경운동가, 불법 이주민 등에 대한 혐오와 적대감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저서에서 그는 "나는 아이네이아스, 로물루스, 율리우스 카이사르, (…) 마치니, 가리발디의 피가 내 정맥에 흐르고 있다고 믿는다"라며 "우리는 소수자의 독재 시대에 살고 있다. 다른 모든 정상적인 사람들이 그 괴롭힘과 영향을 받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또 동성애를 지향하는 이들에 대해서는 "동성애자 여러분, 당신들은 정상이 아니야. 극복해"라고 전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반나치 소장은 인종차별적 모욕과 메시지로 인해 대표팀 잠정 은퇴를 선언한 이탈리아 여자배구 국가대표팀의 간판 공격수 파올라 에고누에 대해서도 "파올라 에고누? 그녀의 신체적 특징은 이탈리아인을 대표하지 않는다"라고 언급했다. 에고누는 나이지리아 이민자 가정 출신이다. 반나치 소장의 이 책은 SNS에서 논쟁 거리가 되며 아마존 에세이 부문 베스트셀러 3위를 기록하고 있다. '라 레푸블리카'는 "군대의 고위급 인사가 정치 에세이를 저술하는 건 흔치 않은 일이다. 이 책의 내용은 현재 국가를 지배 중인 극우파의 선전과 수사를 완전히 따르고 있기 때문에 그다지 독창적이지는 않다"라고 질책했다. 이와 관련해 이탈리아 육군은 반나치 소장의 저서 내용을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며 군 지휘부의 승인을 받은 적 없다고 밝혔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2023-08-18 08:27:01"스웨덴의 NATO 가입에 찬성한다. 국회에서 빨리 비준하겠다." 지난 10일(현지시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의 이 한마디에 러시아도 미국도 깜짝 놀랐다. 스웨덴은 사실상 서방 진영에 있으면서도 1991년 과거 소련을 중심으로 하는 바르샤바조약기구가 해체돼 체코 등 구 소련연방들이 줄줄이 NATO로 갈아탈 때도 끝까지 중립을 지켰던 나라다. 그러나 에르도안의 결정으로 스웨덴은 이제 완전이 서방 진영에 선다. 북해로 나가는 길목에 위치한 중립국 스웨덴이 자유 진영에 선다는 것은 러시아가 대서양으로 나가는 길이 완전히 차단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스웨덴은 지난해 5월 NATO 가입 신청을 했지만 회원국 튀르키예의 반대로 가입이 번번히 좌절됐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 때문에 에르도안의 비위를 맞추며 갖은 구애를 해왔다. 그러나 에르도안은 바이든의 손을 덥석 잡았다. 러시아가 정말 화들짝 놀란 이유다. 그러나 미국도 적잖이 긴장하고 있다. 유럽 대륙에서 바다로 나오는 길이 차단된 러시아가 이제 극동쪽으로 눈을 돌려 모든 압력을 쏟아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더 정확하게는 대만과 한반도다. 그 중 진앙은 대만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 곳은 이미 중국이 대만을 앞에 두고 "싸울 준비가 다 끝났다"며 긴장을 조성하고 있는 곳이다. 미국에서는 "2024년 미국 대선의 혼란을 틈타 중국이 대만을 칠 것"이라는 것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까지 가세한다면 지구에서 가장 강력한 세 나라가 부딪히는 가장 복잡한 '판의 충돌'이 일어나게 된다. 푸틴은 지난 5월 중국에 블라디보스토크 항구 사용권을 주며 이를 예고했다. 블라디보스토크는 원래 청나라 영토였지만 러시아가 영토분쟁을 벌여 1858년 편입한 중국 땅이다. 이제 중국은 자국항구처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미국 등 서방의 압박에 맞서 러시아와 중국의 밀착이 본격화 된 것이다.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토크를 중국이 함께 쓰게 됐다는 것은 많은 의미를 갖는다. 러시아에게 블라디보스토크는 대륙에서 태평양으로 나갈 수 있는 유일한 항구다. 그래서 태평양 함대도 이 곳에 주둔하고 있다. 중국에게는 더 큰 의미를 갖는다. 중국은 동쪽이 바다를 접하고 있는 거대한 나라지만 태평양으로 나가는 길이 없다. 자유민주주의 서방 진영의 국가들이 그 바다를 막고 있어서다. 그런 중국에 러시아가 대양으로 나갈 수 있는 전초기지를 공유한 것이다. ■러, 대양으로 나가기 위한 몸부림에 체제 붕괴까지 러시아와 중국은 사실상 내륙국가다. 러시아는 영토의 동서남북 모든 방향으로 바다를 끼고 있고, 중국도 동쪽에 바다를 두고 있지만 유사시에는 대양으로 나갈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유럽과 아프리카에서 자신이 가진 막대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미국과 마주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대서양을 쉽게 오갈 수 있어야 한다. 대서양으로 나갈 수 있는 항구는 러시아의 심장인 상트페테르부르크와 칼리닌그라드가 있다. 두 도시 모두 발트해에 접해있어 스웨덴 바닷길을 통하면 대서양의 시작인 북해로 나갈 수 있다. 특히 칼리닌그라드는 러시아 본토와 떨어져 있는 특이한 항구로 스웨덴 바로 코밑에 위치해 있다. 북해로 나가는 가장 빠른 길목이어서 러시아로서는 가장 중요한 항구로 기능하고 있다. 물론 북해를 나와도 대서양에 이르기 위해서는 영국과 아이슬란드, 그린란드가 지키는 바다를 통과해야 하지만 워낙 넓어 저지선을 뚫지 못할 곳은 아니다. 그러나 이제 스웨덴이 서방 진영에 포함되면 이 항구는 유사시에 유명무실화 된다. 발트해가 NATO의 지배권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덴마크와 스웨덴이 지키는 좁은 발트해를 빠져나온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위쪽으로 눈을 돌려도 마찬가지다. 최북단 항구 무르만스크가 있지만 이 곳은 북극해를 이용하는 곳이어서 겨울에는 가동을 못한다. 10월부터 영하 21도까지 내려가 한 겨울에는 영하 40도까지 떨어져 항로가 막히게 된다. 러시아에서 가장 따뜻한 항구는 남쪽 흑해에 위치한 크림반도의 세바스토플 항구다. 우크라이나로부터 빌려서 사용했지만 푸틴이 지난 2014년 무력으로 합병한 곳이다. 그러나 세바스토플을 통해도 튀르키예의 보스포러스 해협을 통과해야 하고, 그리스가 지키는 에게해, 이탈리아의 지중해, 스페인의 지브롤터해협 등이 있어 대양으로 나올 수 없다. 동쪽의 블라디보스토크도 마찬가지다. 한국과 일본이 지키는 동해로는 진입 자체가 불가능하며, 대양으로 나오기 위해서는 북쪽으로 한참 거슬러 올라가 오오츠크해의 사할린과 쿠릴열도를 지나야 한다. 그러나 이 곳은 11월부터 영하 30도 안팎까지 떨어지는 곳이다. 겨울에는 발이 묶인다는 의미다. 러시아는 1904년 발트함대의 악몽을 통해 제해권의 중요성을 뼈에 사무치게 경험했다. 1904년 2월 일본이 만주 뤼순의 러시아 함대를 공격하면서 러-일전쟁이 시작됐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던 발트 함대는 뤼순을 지원을 위해 항구를 떠났지만 바다를 장악한 영국의 방해로 아프리카를 돌아 대한해협에 이르는데 무려 1년이 걸렸다. 이듬해 5월 한반도 인근에 진입하지만 이미 뤼순은 한참 전에 일본에 함락당한 상태였다. 무려 1년 넘게 걸린 항해 끝에 일본을 마주한 러시아 함대는 결국 전멸했다. 구 소련이 1979년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한 것도 바로 바닷길 때문이었다. 아프가니스탄은 내륙국가였지만 바로 밑에는 인도양의 요충지 파키스탄 과다하르 항이 있었다. 최종 목적지는 바로 이 곳이었다. 그러나 소련은 미국-사우디-알카예다의 저항에 막혀 결국 10년 전쟁 끝에 아프간에서 패배하고 곧 체제 붕괴를 맞았다. ■中, 모든 무리수의 목표는 오로지 '대양 진출' 중국은 어떨까. 황해, 남중국해 등 꽤 넓은 근해를 두고 있지만 태평양으로 나오기 위해 앞바다를 벗어나는 순간 자유민주주의 진영에 갇혀버린다. 중국은 황해에서 출발하면 한국과 일본, 일본과 대만에 묶인다. 남중국해에서도 마찬가지다. 대만과 필리핀이 지키는 바다를 통과하지 않고는 대양으로 절대 나올 수 없다. 그런데 만약 대만을 중국이 차지한다면? 얘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태평양을 앞바다로 가지게 된다. 중국이 "싸울 준비가 끝났다"며 연일 외치는 이유다. 시진핑이 2013년부터 추진해 온 '일대일로 정책'은 이같은 지정학적 약점을 깨기 위한 것이다. '일대(하나의 띠)', '일로(하나의 길)'로 구성된 이 프로젝트는 캄보디아 시아크누빌, 미얀마 시트웨, 방글라데시 치타공, 스리랑카 함판토라, 파키스탄 과다하르, 예멘 아덴을 통해 이집트 수에즈운하를 거쳐 유럽의 관문 그리스 피레아스 등을 잇는 21세기 해상 실크로드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중국은 거대 자본을 동원한 차관 형식으로 이들 국가의 항만, 철도, 고속도로 등 인프라 건설을 해주고 기반시설을 이용하는 권리를 취득하고 있다. 경제지원을 통한 조차지만 사실상 자국 영토로 편입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또 남중국해에서 억지에 가까운 '9단선'을 외치며 공해 전체를 자신들의 영해로 규정하고 있다. 일대일로가 인도양, 대서양으로 나가기 위한 것이라면, 9단선은 태평양으로 진출하기 위한 것이다. 9단선이란 중국이 상대국과 영해를 정할 때 상대국과의 거리 중 10분의 9까지를 자신들의 영해로 선언한 것이다. 쉽게 말해 모든 인접국과 접한 바다의 90%를 자신들의 영해라는 것이다. 중국은 인접국인 일본,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과의 영해 개념을 9단선으로 단정하고 있다. 이에더해 센카쿠제도, 스플래틀리 제도, 파라셀군도 등 많은 곳마저 자신들의 영토라며 극한 분쟁을 유발하고 있다. 중국은 또 공해상의 작은 암초에 인공섬을 덧대 선착장과 군사시설까지 조성하고 있다. ■시진핑, 푸틴이 바라보는 한 곳은? 바로 대만 이제 시진핑과 푸틴의 눈이 함께 모아지고 있는 한 곳이 있다. 바로 대만이다. 커다란 영토를 가진 초강대국임에도 대양 진출이 철저하게 차단된 두 나라의 가장 큰 목마름을 해결해 줄 섬이다. 중국은 대만 침공을 앞두고 '통일 전쟁'으로 포장하고 있지만 속내는 당연히 대양 진출의 유일한 교두보이자 시작점을 확보하려는 것이다. 러시아는 이미 지난 5월 자국의 유일한 동쪽 군사항구 블라디보스토크를 공유하겠다며 손을 내밀었다. 만약 대만이 서방진영의 품에서 벗어나면 두 나라가 공유하며 대양 진출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문제는 대만 전쟁이 중국과 대만의 전쟁만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미국은 이미 중국의 대만 침공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미 의회는 조 바이든에게 "대만 전쟁이 일어나면 개입할 것인가"를 묻기도 했다. 바이든의 대답은 "물론 그렇다"였다. 무려 세 번이나 확답했다. 이제 대만은 동아시아에 있는 자유 서방세계의 한 부분이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 봉쇄 여부를 결정짓는 열쇠가 됐다. 더 무서운 것은 동아시아 전체가 전쟁의 화염에 휩싸일 가능성이 아주 크다는 것이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중국의 대만 침공이 일어날 경우를 가정해 워게임을 벌인 결과 미국은 대만을 지키기 위해 주한미군 4개 전투비행대대 중 2개 대대를 출격시키고, 지상군 2만8000여명 중 핵심인 미육군 2사단을 대만에 투입할 것으로 예상했다. 우리나라가 자동 개입이 된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신냉전체제의 가장 단단한 고리인 북한과 러시아가 가만히 있을 리가 없다. 중국의 사주 아래 북한이 개입할 가능성은 거의 100%에 해당한다. 더구나 러시아까지 움직인다면 상상하기 힘든 가정이 현실이 되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중국의 대만 침공에 대해 "가장 시급한 관심사는 (북한이) 이 상황을 이용하기 위한 북한의 군사행동"이라고 우려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제 한반도에 무서운 격랑이 다가오고 있다. kwkim@fnnews.com 김관웅 기자
2023-07-30 18:32:58[파이낸셜뉴스] "스웨덴의 NATO 가입에 찬성한다. 국회에서 빨리 비준하겠다." 지난 10일(현지시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의 이 한마디에 러시아도 미국도 깜짝 놀랐다. 스웨덴은 사실상 서방 진영에 있으면서도 1991년 과거 소련을 중심으로 하는 바르샤바조약기구가 해체돼 체코 등 구 소련연방들이 줄줄이 NATO로 갈아탈 때도 끝까지 중립을 지켰던 나라다. 그러나 에르도안의 결정으로 스웨덴은 이제 완전이 서방 진영에 선다. 북해로 나가는 길목에 위치한 중립국 스웨덴이 자유 진영에 선다는 것은 러시아가 대서양으로 나가는 길이 완전히 차단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스웨덴은 지난해 5월 NATO 가입 신청을 했지만 회원국 튀르키예의 반대로 가입이 번번히 좌절됐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 때문에 에르도안의 비위를 맞추며 갖은 구애를 해왔다. 그러나 에르도안은 바이든의 손을 덥석 잡았다. 러시아가 정말 화들짝 놀란 이유다. 그러나 미국도 적잖이 긴장하고 있다. 유럽 대륙에서 바다로 나오는 길이 차단된 러시아가 이제 극동쪽으로 눈을 돌려 모든 압력을 쏟아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더 정확하게는 대만과 한반도다. 그 중 진앙은 대만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 곳은 이미 중국이 대만을 앞에 두고 "싸울 준비가 다 끝났다"며 긴장을 조성하고 있는 곳이다. 미국에서는 "2024년 미국 대선의 혼란을 틈타 중국이 대만을 칠 것"이라는 것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까지 가세한다면 지구에서 가장 강력한 세 나라가 부딪히는 가장 복잡한 '판의 충돌'이 일어나게 된다. 푸틴은 지난 5월 중국에 블라디보스토크 항구 사용권을 주며 이를 예고했다. 블라디보스토크는 원래 청나라 영토였지만 러시아가 영토분쟁을 벌여 1858년 편입한 중국 땅이다. 이제 중국은 자국항구처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미국 등 서방의 압박에 맞서 러시아와 중국의 밀착이 본격화 된 것이다.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토크를 중국이 함께 쓰게 됐다는 것은 많은 의미를 갖는다. 러시아에게 블라디보스토크는 대륙에서 태평양으로 나갈 수 있는 유일한 항구다. 그래서 태평양 함대도 이 곳에 주둔하고 있다. 중국에게는 더 큰 의미를 갖는다. 중국은 동쪽이 바다를 접하고 있는 거대한 나라지만 태평양으로 나가는 길이 없다. 자유민주주의 서방 진영의 국가들이 그 바다를 막고 있어서다. 그런 중국에 러시아가 대양으로 나갈 수 있는 전초기지를 공유한 것이다. ■러시아, 대양으로 나가기 위한 몸부림에 체제 붕괴까지 러시아와 중국은 사실상 내륙국가다. 러시아는 영토의 동서남북 모든 방향으로 바다를 끼고 있고, 중국도 동쪽에 바다를 두고 있지만 유사시에는 대양으로 나갈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유럽과 아프리카에서 자신이 가진 막대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미국과 마주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대서양을 쉽게 오갈 수 있어야 한다. 대서양으로 나갈 수 있는 항구는 러시아의 심장인 상트페테르부르크와 칼리닌그라드가 있다. 두 도시 모두 발트해에 접해있어 스웨덴 바닷길을 통하면 대서양의 시작인 북해로 나갈 수 있다. 특히 칼리닌그라드는 러시아 본토와 떨어져 있는 특이한 항구로 스웨덴 바로 코밑에 위치해 있다. 북해로 나가는 가장 빠른 길목이어서 러시아로서는 가장 중요한 항구로 기능하고 있다. 물론 북해를 나와도 대서양에 이르기 위해서는 영국과 아이슬란드, 그린란드가 지키는 바다를 통과해야 하지만 워낙 넓어 저지선을 뚫지 못할 곳은 아니다. 그러나 이제 스웨덴이 서방 진영에 포함되면 이 항구는 유사시에 유명무실화 된다. 발트해가 NATO의 지배권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덴마크와 스웨덴이 지키는 좁은 발트해를 빠져나온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위쪽으로 눈을 돌려도 마찬가지다. 최북단 항구 무르만스크가 있지만 이 곳은 북극해를 이용하는 곳이어서 겨울에는 가동을 못한다. 10월부터 영하 21도까지 내려가 한 겨울에는 영하 40도까지 떨어져 항로가 막히게 된다. 러시아에서 가장 따뜻한 항구는 남쪽 흑해에 위치한 크림반도의 세바스토플 항구다. 우크라이나로부터 빌려서 사용했지만 푸틴이 지난 2014년 무력으로 합병한 곳이다. 그러나 세바스토플을 통해도 튀르키예의 보스포러스 해협을 통과해야 하고, 그리스가 지키는 에게해, 이탈리아의 지중해, 스페인의 지브롤터해협 등이 있어 대양으로 나올 수 없다. 동쪽의 블라디보스토크도 마찬가지다. 한국과 일본이 지키는 동해로는 진입 자체가 불가능하며, 대양으로 나오기 위해서는 북쪽으로 한참 거슬러 올라가 오오츠크해의 사할린과 쿠릴열도를 지나야 한다. 그러나 이 곳은 11월부터 영하 30도 안팎까지 떨어지는 곳이다. 겨울에는 발이 묶인다는 의미다. 러시아는 1904년 발트함대의 악몽을 통해 제해권의 중요성을 뼈에 사무치게 경험했다. 1904년 2월 일본이 만주 뤼순의 러시아 함대를 공격하면서 러-일전쟁이 시작됐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던 발트 함대는 뤼순을 지원을 위해 항구를 떠났지만 바다를 장악한 영국의 방해로 아프리카를 돌아 대한해협에 이르는데 무려 1년이 걸렸다. 이듬해 5월 한반도 인근에 진입하지만 이미 뤼순은 한참 전에 일본에 함락당한 상태였다. 무려 1년 넘게 걸린 항해 끝에 일본을 마주한 러시아 함대는 결국 전멸했다. 구 소련이 1979년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한 것도 바로 바닷길 때문이었다. 아프가니스탄은 내륙국가였지만 바로 밑에는 인도양의 요충지 파키스탄 과다하르 항이 있었다. 최종 목적지는 바로 이 곳이었다. 그러나 소련은 미국-사우디-알카예다의 저항에 막혀 결국 10년 전쟁 끝에 아프간에서 패배하고 곧 체제 붕괴를 맞았다. ■중국, 모든 무리수의 목표는 오로지 '대양 진출' 중국은 어떨까. 황해, 남중국해 등 꽤 넓은 근해를 두고 있지만 태평양으로 나오기 위해 앞바다를 벗어나는 순간 자유민주주의 진영에 갇혀버린다. 중국은 황해에서 출발하면 한국과 일본, 일본과 대만에 묶인다. 남중국해에서도 마찬가지다. 대만과 필리핀이 지키는 바다를 통과하지 않고는 대양으로 절대 나올 수 없다. 그런데 만약 대만을 중국이 차지한다면? 얘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태평양을 앞바다로 가지게 된다. 중국이 "싸울 준비가 끝났다"며 연일 외치는 이유다. 시진핑이 2013년부터 추진해 온 '일대일로 정책'은 이같은 지정학적 약점을 깨기 위한 것이다. '일대(하나의 띠)', '일로(하나의 길)'로 구성된 이 프로젝트는 캄보디아 시아크누빌, 미얀마 시트웨, 방글라데시 치타공, 스리랑카 함판토라, 파키스탄 과다하르, 예멘 아덴을 통해 이집트 수에즈운하를 거쳐 유럽의 관문 그리스 피레아스 등을 잇는 21세기 해상 실크로드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중국은 거대 자본을 동원한 차관 형식으로 이들 국가의 항만, 철도, 고속도로 등 인프라 건설을 해주고 기반시설을 이용하는 권리를 취득하고 있다. 경제지원을 통한 조차지만 사실상 자국 영토로 편입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또 남중국해에서 억지에 가까운 '9단선'을 외치며 공해 전체를 자신들의 영해로 규정하고 있다. 일대일로가 인도양, 대서양으로 나가기 위한 것이라면, 9단선은 태평양으로 진출하기 위한 것이다. 9단선이란 중국이 상대국과 영해를 정할 때 상대국과의 거리 중 10분의 9까지를 자신들의 영해로 선언한 것이다. 쉽게 말해 모든 인접국과 접한 바다의 90%가 자신들의 영해라는 것이다. 중국은 인접국인 일본,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과의 영해 개념을 9단선으로 단정하고 있다. 이에더해 센카쿠제도, 스플래틀리 제도, 파라셀군도 등 많은 곳마저 자신들의 영토라며 극한 분쟁을 유발하고 있다. 중국은 또 공해상의 작은 암초에 인공섬을 덧대 선착장과 군사시설까지 조성하고 있다. ■시진핑, 푸틴이 바라보는 한 곳은? 바로 대만 이제 시진핑과 푸틴의 눈이 함께 모아지고 있는 한 곳이 있다. 바로 대만이다. 커다란 영토를 가진 초강대국임에도 대양 진출이 철저하게 차단된 두 나라의 가장 큰 목마름을 해결해 줄 섬이다. 중국은 대만 침공을 앞두고 '통일 전쟁'으로 포장하고 있지만 속내는 당연히 대양 진출의 유일한 교두보이자 시작점을 확보하려는 것이다. 러시아는 이미 지난 5월 자국의 유일한 동쪽 군사항구 블라디보스토크를 공유하겠다며 손을 내밀었다. 만약 대만이 서방진영의 품에서 벗어나면 두 나라가 공유하며 대양 진출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문제는 대만 전쟁이 중국과 대만의 전쟁만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미국은 이미 중국의 대만 침공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미 의회는 조 바이든에게 "대만 전쟁이 일어나면 개입할 것인가"를 묻기도 했다. 바이든의 대답은 "물론 그렇다"였다. 무려 세 번이나 외쳤다. 이제 대만은 동아시아에 있는 자유 서방세계의 한 부분이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 봉쇄 여부를 결정짓는 열쇠가 됐다. 더 무서운 것은 동아시아 전체가 전쟁의 화염에 휩싸일 가능성이 아주 크다는 것이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중국의 대만 침공이 일어날 경우를 가정해 워게임을 벌인 결과 미국은 대만을 지키기 위해 주한미군 4개 전투비행대대 중 2개 대대를 출격시키고, 지상군 2만8000여명 중 핵심인 미육군 2사단을 대만에 투입할 것으로 예상했다. 우리나라가 자동 개입된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신냉전체제의 가장 단단한 고리인 북한과 러시아가 가만히 있을 리가 없다. 중국의 사주 아래 북한이 개입할 가능성은 거의 100%에 해당한다. 더구나 러시아까지 움직인다면 상상하기 힘든 가정이 현실이 된다. 윤석열 대통령이 중국의 대만 침공에 대해 "가장 시급한 관심사는 (북한이) 이 상황을 이용하기 위한 북한의 군사행동"이라고 우려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제 한반도에 무서운 격랑이 다가오고 있다. kwkim@fnnews.com 김관웅 기자
2023-07-30 13:58:39[파이낸셜뉴스=전상일 기자] 태극 철기둥 김민재(26)가 새 역사를 썼다. 아마 앞으로 아시아에서 이만한 규모의 금액이 나올 수 있을까 싶을 정도의 거액이다. 단순히 금액 뿐만 아니다. 수비수라는 점이 더 그렇다. 수비수는 상대적으로 피지컬과 스피드가 중요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아시아인이 진출하기 쉽지 않은 포지션으로 꼽힌다. 다른 팀도 아니고 세계 최고의 팀 중 하나라고 꼽히는 독일 분데스리가의 바이에른 뮌헨이라면 두말할 나위가 없다. 거액의 이적료를 받고 뮌헨에 입성하는 것은 역대로 김민재가 처음이다. 이번 김민재의 이적이 가슴 벅찬 이유다. 김민재, 손흥민 넘어 아시아 역대 최고 이적료 우뚝…약 715억원 김민재가 '아시아 선수 역대 최고 이적료'를 경신하며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 '최고 명문' 바이에른 뮌헨에 입단했다. 뮌헨 구단은 19일(한국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나폴리(이탈리아)와 김민재의 이적 협상을 끝냈다. 2028년까지 5년 계약을 했다"라고 발표했다. 등번호는 나폴리에서 달았던 3번을 그대로 달게 되었다. 자세한 계약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나폴리에 지급한 바이아웃(최소 이적료) 금액은 5천만 유로(약 715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봉은 1천200만 유로(약 172억원) 수준이다. 이에 따라 김민재는 이적료 부문에서 역대 한국인은 물론 아시아 선수 최고 금액이었던 손흥민(토트넘·3천만 유로)을 뛰어넘어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최근 파리 생제르맹(PSG)으로 이적한 이강인(2천200만 유로)이 한국인 역대 최고 이적료 3위다. 뮌헨에서 김민재 역할은 주전 센터백 "뤼카 에르난데스의 공백 메워라" 김민재는 최근 PSG로 이적한 수비수 뤼카 에르난데스(27)의 공백을 채우면서 지난 시즌 뮌헨에 합류한 네덜란드 국가대표 센터백 마테이스 더리흐트(23)와 중앙 수비를 담당할 전망이다. 지금까지 뮌헨 유니폼을 입은 한국인 선수는 김민재에 앞서 정우영(슈투트가르트)과 이현주(베헨 비스바덴) 등이 있었지만 이들은 주전급으로 성장하지는 못했다. 정우영은 뮌헨 1군에서 2경기만 소화한 뒤 프라이부르크로 이적했고, 이현주는 뮌헨 B팀에서만 뛰다가 비스바덴으로 임대돼 확실한 주전급으로 뮌헨 유니폼을 입은 것은 김민재가 처음이다. 지난해 여름 이탈리아 세리에A 나폴리로 이적한 뒤 '핵심 센터백'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팀이 33년 만에 세리에A 정상에 오르는 데 큰 힘을 보탠 김민재는 2022-2023시즌 세리에A '최우수 수비수'로 뽑히며 '월드 클래스 수비수'로 발돋움했다. 차붐에서부터 시작된 한국인 분데리스리가 진출사 한편, 한국 선수가 독일 무대에 진출한 것은 1978년 12월 '차붐' 차범근이 다름슈타트에 입단한 게 시초다. 박종원, 박상인, 김주성이 1980∼90년대 분데스리가에서 뛰었고, 이후 차두리, 안정환, 이영표, 손흥민, 구자철, 지동원, 박주호, 홍정호, 류승우, 김진수, 정우영, 권창훈, 황희찬, 이재성 등이 진출했다. 수비수로 독일 무대를 가장 먼저 밟은 선수는 2001년 아인라흐트 프랑크푸르트(2부)에 입단한 수비수 심재원이었다. 이후 이영표, 박주호, 홍정호, 김진수 등이 수비수로 분데스리가 무대를 뛰었고, 김민재가 '한국인 분데스리가' 수비수 계보를 잇게 됐다. 뮌헨은 어떤 팀? 분데스리그 10연패, 챔스 우승 노리는 독일 최강 9일 한국 축구의 '철기둥' 김민재 영입을 공식 발표한 바이에른 뮌헨은 독일 분데스리가를 지배하다시피 해온 강팀이다. 분데스리가 33회, FA컵 격 대회인 독일축구협회(DFB)-포칼 20회, 슈퍼컵 10회 등 독일 무대에서 가장 화려한 우승 경력을 자랑한다. 2012-2013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분데스리가 11연패를 달성하는 등 2010년대부터는 압도적인 '절대 1강'의 모습을 보인다. 유럽 5대 리그를 통틀어서 자국 리그에서 10시즌 이상 연속으로 우승한 팀은 뮌헨뿐이다. 뮌헨은 유럽 무대에서도 단연 첫손에 꼽히는 강팀으로 인정받는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 통산 6차례 우승해 레알 마드리드(14회·스페인), AC밀란(7회·이탈리아)에 이어 리버풀(잉글랜드)과 함께 이 부문 공동 3위다. 가장 최근에 UCL에서 우승한 것은 2019-2020시즌으로, 결승에서 파리 생제르맹(PSG·프랑스)을 꺾고 정상에 올랐다. 트레블(3관왕)을 차지한 것은 2012-2013시즌과 2019-2020시즌, 두 차례다. 뮌헨 역사에는 프란츠 베켄바워,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 토마스 뮐러, 필리프 람 등 독일의 레전드 선수가 많다. 붉은 홈 유니폼의 뮌헨은 1900년에 창단, 124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베켄바워, 게르트 뮐러 등이 뛴 1960년대 후반부터 강팀 반열에 올라섰다. 뮌헨은 김민재에게 진심이었다...EPL 아닌 분데스리그 선택한 이유 지난달 15일 기초군사훈련을 받기 위해 육군훈련소에 입소했던 김민재가 3주 훈련을 마치고 지난 6일 퇴소했는데, 뮌헨 구단은 퇴소일에 맞춰 독일에서 의무팀을 한국으로 직접 파견해 메디컬 테스트를 진행했다. 보통 선수들이 입단 계약서 서명 전에 구단에서 메디컬 테스트를 진행하는 데, 뮌헨은 김민재의 편의를 위해 직접 의무팀을 파견하는 수고를 감수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맨체스터 시티(이상 잉글랜드), 파리 생제르맹(프랑스), 뮌헨 등이 '김민재 쟁탈전'을 펼쳤고, 결국 김민재는 '독일 명가' 뮌헨을 새 둥지로 최종 선택한 이유다. 국내에서 입단을 앞둔 모든 준비를 마무리한 김민재는 지난 17일 조용히 출국해 뮌헨에 도착한 뒤 계약서에 서명하면서 이적 절차를 마무리했다. 그리고 곧바로 팀 훈련에 합류했다. 뮌헨 구단도 트위터에 김민재가 훈련을 시작하는 모습과 함께 트레이닝장에서 새로운 팀 동료와 차례로 인사하는 장면을 공개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3-07-19 15:43:53[파이낸셜뉴스] 김민재(26)의 바이아웃 기간이 종료되었다. 이제는 다른 팀으로는 이적할 수 없다. 오직 바이아웃 이적료를 입금한 구단만이 김민재를 영입할 수 있다. 그리고 그 구단이 바로 바이에른 뮌헨이다. 독일 프로축구 '명가' 바이에른 뮌헨 이적을 앞둔 '철기둥' 김민재가 나폴리(이탈리아)의 프리시즌 소집 명단에서 제외되었다. 사실상 완전한 결별을 의미한다. 이탈리아 매체들은 이에 대해 "김민재가 나폴리 프리시즌 명단에서 제외됐다"라며 "뮌헨이 김민재의 바이아웃(최소 이적료) 금액인 5천만 유로를 나폴리에 송금했다"고 전했다. 나폴리는 1일부터 15일까지 김민재에 대한 바이아웃 조항을 발동했다. 이 기간에 김민재의 최소 이적료를 맞추는 구단이 나오면 이적이 완료된다. 큰 변수가 없는 한 뮌헨이 김민재의 새로운 둥지가 된다. 뮌헨은 지난 9일 중앙 수비수 뤼카 에르난데스를 프랑스 파리 생제르맹(PSG)으로 이적시키면서 김민재의 영입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한 상태다. 이와 함께 뮌헨은 지난 6일 육군훈련소에서 퇴소한 김민재를 위해 한국에 의무팀을 파견해 메디컬 테스트를 실시할 정도로 김민재 영입에 공을 들였다. 이에 따라 바이아웃 조항 발동 마지막 날인 15일을 맞아 김민재의 이적 작업도 마무리 단계에 들어가 곧 '입단 오피셜'이 나올 전망이다. 오늘 내일 오피셜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전언이다. 또 한 명의 태극전사가 빅클럽에 입성하게 되는 순간이다. 한편, 김민재가 이번에 입단을 하게 되면 손흥민을 넘어서 한국인 역대 이적료 1위 기록을 경신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김민재, 손흥민, 이강인 순으로 이적료 순서가 재편되게 된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3-07-16 08:35:10중국이 우크라이나를 침공 중인 러시아를 군사 지원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원 여부에 따라 전쟁의 판도가 바뀌면서 자칫 확산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또 동시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해결하는 평화중재자 역할을 분명히 하려는 의도를 나타내고 있다. ■中, 겉은 '중재 외교행보' 속은 '美 견제'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1년여가 넘은 현재 중국은 준중립적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생각이다.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이 러시아를 비롯한 유럽으로 보내 미소 외교를 이어갔으며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 해결을 위한 문서 2건을 내놨다. 우크라이나의 주권 존중과 러시아의 국가 안보 이익 보호, 미국의 일방적인 제재 반대가 요지다. 영국 BBC방송은 왕이 위원이 친러 정부가 이끄는 헝가리 뿐만 아니라 프랑스와 독일, 이탈리아를 순방한 것은 이들 국가를 중국 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떠본 것으로 분석했다. 왕이 위원이 지난달 말 독일 뮌헨에서 열린 안보포럼에서 미국을 비판했으나 의도와는 달리 미국의 동맹국들의 불신을 더 키우는 등 호응을 얻지 못했다고 싱크탱크인 독일 마샬 펀드의 연구위원 앤드루 스몰은 설명했다. 앞으로 관건은 중국이 러시아와의 관계를 더 밀접하게 가지면서 주장한 대로 우크라이나에서 전쟁 대신 평화로 이끌지 여부다. 미국은 중국이 러시아에 살생 무기를 제공하려 하고 있으며 드론과 반도체 등 군용으로 전환될 수 있는 기술을 이미 공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미국의 주장에 중국은 예상대로 강력하게 부인하면서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하고 있는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이 사태를 더 악화시키고 있다는 시각을 드러냈다. BBC에 따르면 이 같은 불만을 왕이 위원이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정책 담당 집행위원과 비공개로 만난 자리에서 언급하면서도 러시아에 대한 무기 공급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의 중러 관계 전문가인 알렉산데르 코롤레프는 BBC 방송과 인터뷰에서 중국이 최근 평화 중재를 위한 외교 행보를 이어가는 것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이전에도 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종식시키기 위한 협상에 참가하도록 요청을 받았으나 뒤늦게 중재를 위한 외교 행보에 나선 것은 결국 미국을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만약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가 정치적으로 또는 군사적으로 패배라도 한다면 중국은 미국과의 패권 경쟁에 필요한 든든한 동맹을 잃고 홀로 맞서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된다. ■"중국의 무기 유입은 '게임체인저'가 될 것" 중국과 러시아는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20일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베이징에서 만나 무제한 및 성역이 없는 협력을 다짐했다. 그러나 러시아가 실제로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중국은 무기 제공이나 군사 개입을 자제하고 대신 외교와 재정적으로 지원을 해왔다. 중국의 국영기업들은 비살상용 드론과 기타 장비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에 판매했다. 러시아는 드론을 이란으로부터 지원받아 사용하고 있으며 두나라는 러시아에 6000대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건설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미국 정부는 러시아 용병단체 와그너그룹이 북한으로부터 로켓과 포탄을 구매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의 저항이 예상 밖으로 강하자 전쟁 기간동안 러시아는 대규모 징집과 용병단체, 수입 무기에 대한 의존을 높여왔다. 전쟁 발발 1년이 지났고 봄을 앞두고 우크라이나군과 러시아군 모두 대규모 공세를 준비하고 있는 중대한 시점에 와 있다. 미국은 중국이 살상용 무기를 러시아에 제공하는 것을 고려 중이라는 정보를 갖고 있다며 러시아를 지원한다면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강력하게 경고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현재 서방국들의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으로 러시아가 밀려있으나 중국으로부터 무기를 제공받을 경우 전쟁의 판도가 바뀔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호주 육군 예비역 준장인 전략가 믹 라이언은 "중국의 무기 유입은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중국의 탄약이 제공될 경우 종류나 성능과 상관없이 바닥나고 있는 러시아에 힘을 주면서 우크라이나군이 앞으로 고전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中 무기 제공땐 서방 결속 강화·새 제재 직면" 중국이 자칫 자국의 이익 훼손을 우려해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더 확산시킬 뿐만 아니라 최대 교역국인 미국과 EU의 제재를 촉발시킬 수 있어 중국도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지정학적 긴장을 고조시키고 중국의 원하는 것과는 반대로 미국과 동맹국들이 더 가까워질 수 있다. 중국이 무기를 제공한다면 이란이나 북한 같은 제3국을 통해 우회해서 전달시켜 최대한 책임을 피하는 시나리오도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로서는 중국이 러시아와의 무역을 늘리는 것을 통해 간접적으로 지원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호주 퍼스 커틴대학교의 안보전략 연구 전문가인 알렉세이 무라비에프는 AFP통신과 인터뷰에서 지난해 러시아가 기대와 달리 승리를 거두지 못한 것에 중국도 자국의 군사력을 다시 점검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은 아무리 군 퍼레이드가 화려하거나 요란한 대규모 연습을 해도 실제 전장에서의 능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호주 자문위원회 위원인 제임스 카루소는 서방국가들이 우크라이나에 집중하면서도 중국의 지역 패권에 대한 견제는 여전하며 한국과 일본, 대만 등 아시아 국가들은 중국의 팽창에 주목하면서 미국과 군사 동맹을 강화하고 군비 지출을 늘리게 만들었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 전쟁은 중국과 러시아 간 관계에서도 균형을 깨뜨리게 만들고 있다. 중국은 저렴해진 러시아산 원유와 천연가스 수입을 구매하는 동시에 중앙아시아에서의 영향력을 더 키워왔다. 서방국가로부터 에너지 불매와 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는 자국의 에너지를 수입하는 중국이 절대로 필요한 상황이어서 앞으로 러시아에 대한 중국의 지렛대가 더 커질 것이며 전쟁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양국 간 관계 불균형은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호주국립대 전략방위연구센터의 매슈 서섹스 교수는 전망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중국의 경제 정책에도 변화를 줄 것으로 보인다. 싱가포르 국립대 경영대 쉬러 교수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중국 내 에너지와 농산물, 광산물 가격을 끌어올려 물가 상승 압력을 키우고 있으며 지정학적 갈등 고조는 탈글로벌화를 가속시키고 있어 중국의 성장 모델도 수출 지향에서 내수 중심으로 바뀌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3-03-05 17:3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