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치병인 '파킨슨병'을 완치할 수 있는 치료법이 나올 수 있을까. 한국과학기술원(KAIST) 뇌인지과학과 최민이 교수팀은 영국 프랜시스 크릭 연구소와 함께 인공지능(AI)을 이용해 파킨슨병의 세부 유형을 알아낼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파킨슨병이 아직까지 완치법이 없는 이유는 환자 개인별 유형에 맞는 최적의 약물이나 치료법을 처방받지 못해 그 효과가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 AI 플랫폼은 파킨슨병 환자의 세포를 분석해 환자의 병리적 하위 유형을 예측한다. 즉 환자별로 다르게 나타나는 파킨슨병 양상을 겉으로 보이는 발현형이 아닌 생물학적 메커니즘별로 분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를 통해 원인 미상의 파킨슨병 환자가 속한 분자 세포적 하위 유형별로 진단이 가능해져 환자 맞춤형 치료의 길을 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연구진은 우선 건강한 사람과 파킨슨 환자의 유도 만능 줄기세포를 신경 세포로 분화시켰다. 이렇게 분화시킨 신경 세포의 여러 소기관 중 파킨슨병의 대표적 병리 현상을 일으키는 미토콘드리아와 리소좀, 그리고 핵을 다중 라이브 이미징으로 촬영했다. 이를 통해 파킨슨병의 대표 병리 현상을 4가지로 분류했다. 그 유형에는 유전성 돌연변이가 존재하는 것과 세포 속 단백질에 이상이 있는 경우, 세포속 미토콘드리아의 스트레스, 잘못된 미토콘드리아를 없애는 미토파지의 장애 등이다. 연구진은 AI 플랫폼을 대량의 세포 소기관 이미지를 학습시켰다. 그 결과 이 AI 플랫폼은 질병 유무 뿐만 아니라 질병의 하위 유형을 약 95%의 정확도로 예측해 냈다. 최민이 교수는 "이 플랫폼은 자폐 스펙트럼과 같이 환자 개인별 증상이 뚜렷하게 다른 뇌 질환의 하위 유형을 분류하는 데에도 유용할 것이며, 이를 통해 효과적인 치료법 개발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3-08-15 18:18:53[파이낸셜뉴스] 불치병인 '파킨슨병'을 완치할 수 있는 치료법이 나올 수 있을까. 한국과학기술원(KAIST) 뇌인지과학과 최민이 교수팀은 영국 프랜시스 크릭 연구소와 함께 인공지능(AI)을 이용해 파킨슨병의 세부 유형을 알아낼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파킨슨병이 아직까지 완치법이 없는 이유는 환자 개인별 유형에 맞는 최적의 약물이나 치료법을 처방받지 못해 그 효과가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 AI 플랫폼은 파킨슨병 환자의 세포를 분석해 환자의 병리적 하위 유형을 예측한다. 즉 환자별로 다르게 나타나는 파킨슨병 양상을 겉으로 보이는 발현형이 아닌 생물학적 메커니즘별로 분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를 통해 원인 미상의 파킨슨병 환자가 속한 분자 세포적 하위 유형별로 진단이 가능해져 환자 맞춤형 치료의 길을 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연구진은 우선 건강한 사람과 파킨슨 환자의 유도 만능 줄기세포를 신경 세포로 분화시켰다. 이렇게 분화시킨 신경 세포의 여러 소기관 중 파킨슨병의 대표적 병리 현상을 일으키는 미토콘드리아와 리소좀, 그리고 핵을 다중 라이브 이미징으로 촬영했다. 이를 통해 파킨슨병의 대표 병리 현상을 4가지로 분류했다. 그 유형에는 유전성 돌연변이가 존재하는 것과 세포 속 단백질에 이상이 있는 경우, 세포속 미토콘드리아의 스트레스, 잘못된 미토콘드리아를 없애는 미토파지의 장애 등이다. 연구진은 AI 플랫폼을 대량의 세포 소기관 이미지를 학습시켰다. 그 결과 이 AI 플랫폼은 질병 유무 뿐만 아니라 질병의 하위 유형을 약 95%의 정확도로 예측해 냈다. 연구진은 질병 하위 유형을 예측하는 데 있어 가장 핵심적인 소기관이 미토콘드리아고, 미토콘드리아와 리보솜 네트워크 변화에 대한 정보 역시 파킨슨병 하위 유형을 결정하는 중요한 정보라는 것을 알아냈다. 최민이 교수는 "실험실에서 얻은 생물학적 데이터를 AI에 효과적으로 학습시켜, 정확도가 높은 질병 하위 유형 분류 모델을 생성해냈다"고 말했다. 그는 "이 플랫폼은 자폐 스펙트럼과 같이 환자 개인별 증상이 뚜렷하게 다른 뇌 질환의 하위 유형을 분류하는 데에도 유용할 것이며, 이를 통해 효과적인 치료법 개발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3-08-15 11:52:39[파이낸셜뉴스] 광주과학기술원(GIST) 서지원 교수와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 이성수 박사팀이 항생제에 내성이 생긴 슈퍼박테리아를 잡는 강력한 항생물질 '펩토이드29'를 만들었다고 한국연구재단이 2일 밝혔다. 이 약물은 다양한 내성균에 효과적이면서 독성을 낮춘 항균 치료 물질이다. 실제 실험에서 세균의 세포막을 파괴하면서 세균을 죽이는 작용이 30분도 안돼 일어났다. 서지원 교수는 "인류와 세균과의 전쟁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는 최종병기 화학무기인 항생제를 개발하는 것이 목표"라며 "이번에 찾아낸 항생물질을 동물모델에서 유효성과 안정성 검증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생명체 고유의 자기방어 면역시스템이 가지고 있는 항균 펩타이드에 주목했다. 먼저 세균의 세포막과 잘 결합하도록 설계한 항균 펩토이드를 개발에 나섰다. 80여 종의 펩토이드 라이브러리를 합성하고 항균활성 및 독성스크리닝을 통해 새로운 항생물질 '펩토이드29'를 만들었다. 생체분자인 펩타이드를 인공적으로 모방한 펩토이드29는 적혈구 등 인체 세포에 대한 낮은 독성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다제내성균을 포함한 다양한 박테리아 균주에 효과가 있었다. 항생제 내성이 있는 황색포도상구균과 대장균에 펩토이드29를 실험한 결과, 박테리아의 생존과 번식에 필수적인 타겟 여러 개를 동시에 공격해 죽였다. 즉, 세균의 세포막을 파괴하고, 세균 세포 내 여러 소기관 및 유전자의 응집을 유도하는 등 세균을 죽이는 작용이 단시간에 일어났다. 또한 항균 펩토이드29가 박테리아를 죽이는 과정에서 기존에 간접적인 증명만 가능했던 메커니즘을 굴절률 기반 3차원 홀로그래피 단층촬영 현미경을 이용해 세계 최초로 직접 규명했다. KBSI 이성수 박사는 "토종기술로 개발된 신개념, 전문분석 성격의 대표적인 국산 연구장비인 3차원 실시간 홀로토모그래피 기술로 내성균 치료제 개발연구의 지름길을 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연구진은 이번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에 발표해 온라인판 저널 커버로 게재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3-08-02 15:16:01[파이낸셜뉴스] 몸 속에 있는 성분 중 히알루론산이라는 물질이 있습니다. 이 물질은 물과 기름에 모두 잘 섞일 수 있어서 여러 분야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연고나 화장품의 원료로 쓸 수 있죠. 그래서 예전에는 동물에서 이 물질을 뽑아내 사용했는데 미생물을 이용해서 만들어낼 수도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조금은 생소할 수도 있는 합성생물학에 대해 얘기해 보겠습니다. 미생물은 아주 작은 생물체인데 우리 주변에 많이 존재합니다. 이 미생물들은 아주 작고 간단한 모양을 가지고 있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대단한 역할을 합니다. 합성생물학에서는 이 미생물들을 인공지능 등 IT기술과 결합해 새로운 것들을 만들거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연구합니다. 예를 들어, 모더나가 만든 코로나19 백신도 합성생물학으로 만들었죠. 대기 오염이나 토양 오염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생물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 미생물들은 오염된 물질을 처리하거나, 새로운 물질을 만들어내는데 활용됩니다. 그리고 바이오 연료를 생산하는데도 미생물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합성생물학에서는 미생물의 유전자를 수정해 새로운 대사 경로를 만들거나, 미생물의 성장을 제어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이용하여 미생물을 조작합니다. 우리나라의 수많은 박사님들도 합성생물학을 연구하고 있는데요. 제주에서 한국생물공학회가 '춘계학술발표대회 및 국제 심포지엄'을 했습니다. 지난 13일에는 합성생물학을 연구하는 신진연구자인 건국대 김혜민 교수님을 만났습니다. 김혜민 교수님은 몸 속에 있는 성분 중 히알루론산이라는 물질로 치료제를 코팅해 연고나 안티에이징 화장품을 만들 수 있다고 합니다. 히알루론산은 피부 속으로 잘 흡수가 되는 성질이 있습니다. 그래서 히알루론산을 일종의 캡슐처럼 만들고 그 안에 상처를 치료하거나 재생하는 약물을 넣는거죠. 그렇게 만든 연고나 화장품을 피부에 바르면 피부 안으로 잘 스며들게 되겠죠. 피부 밑에 있는 염증까지 약물이 전달돼 더 빨리 치료가 되는 겁니다. 또 하나 더 신기한 연구도 있습니다. 우리몸은 세포로 이뤄져 있죠. 세포가 사람에 비유하면 그 안에 간이나 위, 심장처럼 세포 소기관들이 있는데 이걸 김혜민 교수님이 인공으로 만들었어요. 특정 부위에 있는 세포 안에 이 인공 세포 소기관을 넣는거에요. 특별한 기능을 하는 단백질을 세포에 그냥 넣게 되면 다 분해돼서 사라집니다. 쉽게 분해되는 것을 막기위해서 여기에도 캡슐을 씌우는겁니다. 교수님은 우리 심장에 있는 근육세포를 가지고 실험을 했습니다. 심장병이 있는 환자들은 심장 박동에 이상이 있는데, 이때 심장의 심근세포가 전자장치의 전기신호를 받아서 정상적으로 심장이 뛰게 만들어요. 특이하게 심근세포는 전기신호 말고도 빛을 받으면 반응을 한데요. 여기에서 힌트를 얻어 심근세포에 빛을 내는 조그만 세포 소기관을 인공으로 만들었데요. 신기하죠? 전기도 없는데 어떻게 빛을 낼까요. 바로 반딧불이를 생각하면 됩니다. 반딧불이는 빛을 받지 않아도 몸안에서 화학적으로 반응하는 효소로 빛을 만듭니다. 이게 루시퍼레이즈라고 부릅니다. 이 효소와 앞에서 얘기했던 히알루론산으로 인공 세포 소기관을 만들어 심근세포에 넣는거죠. 그럼 심근세포는 이 빛에 반응해 정상적으로 심장이 뛰게 만드는 겁니다. 김혜민 교수님은 박사를 수료하고 박사자격으로 다양한 연구를 하다가 올해 초에 건국대 화장품공학과 조교수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김 교수님은 "생물공학으로 만든 히알루론산은 약이나 화장품의 재료"라면서 "이 재료를 이용해 피부질환을 치료하거나 재생시키는 쪽에 관심이 많아 다양한 연구를 하고 싶다"고 말했어요.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3-04-15 13:45:01【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기초과학연구원(IBS) 첨단연성물질 연구단 조윤경 그룹리더(UNIST 바이오메디컬 공학과 교수) 연구진은 살아있는 세포 간 정보전달체 엑소좀(exosome, 세포외소포체)을 리프로그래밍해 세포 내에서 에너지 생성이 가능한 인공 세포 소기관을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엑소좀은 조직 깊은 곳까지 침투할 수 있어, 기존 한계를 뛰어 넘는 새로운 약물 전달 시스템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나노 크기 엑소좀이 살아있는 세포 간 효율적 정보전달체임에 착안했다. 이에 세포 크기의(직경 ~ 10 μm, 부피 1 picoliter 이하) 액적 기반 미세유체 반응기를 이용, 두 종류의 엑소좀이 합쳐지면서 내부 물질끼리 화학반응이 일어나 융합되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엑소좀 내부 및 막단백질에 서로 다른 효소를 갖고 있는 엑소좀의 융합 반응을 통하여 생촉매 반응을 성공적으로 제어했다. 특히 이번에 개발한 인공 엑소좀은 의학적 활용 가능성도 클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진은 세포의 에너지 원천인 생체에너지(ATP)를 합성시킬 수 있는 효소들을 인공 엑소좀에 포함시켜, 살아있는 세포 내에서 ATP를 만들어내는 인공 합성 엑소좀의 생성을 확인했다. 나아가 인공 엑소좀이 유방암 모사 스페로이드의 내부 깊숙한 부분까지 전달되었음도 보였다. 이로써 인공 엑소좀이 저산소증으로 손상된 세포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나노 알약으로 활용될 가능성을 보였고, 종양 중심부의 생체에너지(ATP) 부족 현상 규명에도 새로운 전략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를 이끈 조윤경 그룹리더은 “인공 엑소좀을 통해 살아있는 세포에 보다 효율적인 물질 전달 방법을 제시했다”며 “향후 엑소좀의 내부와 표면에 부가적인 기능을 탑재한 인공 세포 소기관을 만드는 연구를 계속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나노분야 세계적 학술지인 네이처 카탈리시스(Nature Catalysis, IF 41.813)에 표지논문으로 9월 14일 0시(한국시간) 게재됐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2021-09-13 11:03:20“똑똑한 뇌를 어떻게 만들까” “우리는 무엇에 이끌려 행동을 하게 될까” “영화속의 인공지능 로봇은 언제쯤 나올까.” 이 같은 질문에 답을 줄 세계적인 뇌분야 석학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은 오는 28일부터 사흘간 서울 광장동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호텔에서 ‘브레인파워, 지식 창조의 힘, 뇌’라는 주제로 ‘월드사이언스포럼 2008 서울’을 개최한다고 27일 밝혔다. 포럼은 지능, 학습, 치매, 인공지능, 의식 등을 주제로 한 5개의 세션과 두개의 기조강연 및 세개의 특별세션 등으로 구성됐으며 국내외 뇌과학 석학 25명이 연사로 참여한다. 세계 석학들의 주옥같은 강연들을 미리 만나보자. ■학습과 기억…유전자로 푼다 제1호 국가과학자인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신경과학센터 신희섭 박사는 유전자와 뇌, 행동의 연결고리를 찾고 있는 대표적 뇌과학자다. 신 박사는 학습과 기억에 관한 뇌의 반응을 분자, 뇌세포, 뇌회로 수준에서 밝히기 위해 생쥐를 이용한 동물실험을 진행 중이다. 즉, 특정 유전자를 제거한 생쥐들이 일으키는 반응을 관찰해 어떤 유전자가 뇌의 어떤 기능에 관여하는지를 알아내는 것이다. 이 같은 분석은 신경과 신경의 연결부위인 시냅스의 구조 및 기능의 변화, 신경네트워크 기능의 변화 그리고 뇌 시스템 상에서의 변화 등을 다양한 기법을 동원해 이뤄진다. 특히 이번 강연에서 신 박사는 NCX2 유전자 변이 생쥐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 신경세포는 자극을 받아 흥분됐을 때 세포내 칼슘이 증가하고 이 칼슘이 다양한 기능을 유도하는데 바로 이 유전자가 신경세포 내 칼슘 농도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신 박사팀은 이 NCX2 유전자를 제거한 생쥐를 분석해 학습과 기억에 관련해 시냅스의 구조 및 기능의 조절 과정에서 세포내 칼슘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규명한 바 있다. ■기억의 재구성, 갖고싶은 기억만 갖는다 기억은 인간을 더욱 인간답게 해주는 요인이다. 하지만 잊고 싶은 기억을 지우지 못해 고통받는 사람은 그의 기억을 일부 없애고 싶을 것이다. 뇌과학자들은 기억이 재구성되는 메커니즘을 규명하면 이 같은 고민을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최근 서울대 생명공학부 강봉균 교수는 신경세포와 신경세포가 만나는 기억 저장소인 ‘시냅스’의 결속이 허물어지면서 기억이 재구성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즉, 시냅스가 단단해지는 과정을 통해 기억을 저장하고 이 시냅스를 허물어 기억을 꺼낸 후 이 기억을 다시 저장하려면 또 한번 시냅스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 강 교수는 “어떤 정보를 기억할 때는 신경세포를 연결하는 시냅스가 평소보다 더 단단하게 결속되는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저장된 기억을 다시 끄집어낼 때에는 시냅스를 단단하게 만드는 ‘유비퀴틴 단백질’이 분해되면서 결속이 풀리고 자연스럽게 기억도 되살아나게 된다”고 말했다. 이 때 단백질의 분해를 강제로 억제하면 과거의 기억이 변형되거나 사라지는 것도 막을 수 있다고 강 교수는 설명했다. 즉, 과거의 좋은 기억만 되살릴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 것이다. 강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기억을 재구성하는 메커니즘을 밝혀냈다는 과학적인 의미를 지닐 뿐만 아니라 기억을 유지하거나 변형시키는 과정에 응용해 의학적으로도 사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파킨슨병 극복은 가능한가 뇌신경세포의 파괴로 일어나는 파킨슨병은 치매에 이어 두번째로 빈번하게 발병하는 퇴행성 노인질환이지만 아직까지 적확한 발병 원인이 알려지지 않았다. KAIST 정종경 교수는 유전적 요인에 의해 발병하는 파킨슨병 연구를 소개한다. 정 교수는 파킨슨병의 핵심 원인 유전자인 ‘파킨’과 ‘핑크1’을 집중 연구했다. 두 유전자는 도파민 뇌신경세포와 근육세포 내에서 ‘미토콘드리아’라는 세포내 소기관의 정상적인 기능을 유지하는 데 필요하다. 정 교수는 이들 유전자가 망가질 경우 급격한 미토콘드리아의 변형 및 파괴로 이어지며 이는 ‘JNK’라는 효소의 활성을 비정상적으로 유도해 세포 사멸을 일으키고 파킨슨병을 유발함을 입증했다. 또 파킨 유전자를 인위적으로 과발현시킬 경우 핑크1이 망가져 유도되는 모든 파킨슨병 관련 증상을 정상에 가깝게 되돌리는 것을 증명함으로써 이 두 유전자의 상호작용 과정도 밝혔다. 정 교수는 최근 사람의 도파민 신경세포를 이용한 연구를 통해 이들 유전자의 생체작용을 분자 수준에서 규명함으로써 보다 상세한 파킨슨병 병리기전을 이해했으며 이를 토대로 현재 파킨슨병 신약 후보물질을 연구 중이다. ■해외석학 초청 토론 '월드사이언스포럼 2008 서울'에는 16명의 해외 석학들이 초청돼 다양한 학문 분야를 소개하고 토론한다. 지난 1972년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제럴드 에델만 박사는 신경 전달이 어떤 과정을 통해 단일성과 다양성 같은 의식적 경험의 주요한 특성으로 형성되는지를 소개한다. 뇌자도 영상 촬영(MEG)연구에서 얻은 성과들을 의식의 신경과학적 근거를 밝히는 증거로 제시한다. 또 일본 이화학연구소 뇌과학연구소장인 아마리 준이치 박사는 수학적 신경과학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의 세바스찬 승 교수는 '뇌선추적'이란 주제로 강의한다. 기억력분야 기네스북 기록 보유자로 메가마이인드 메모리 트레이닝사의 최고경영자인 에란 카츠는 긴 숫자 외우기 시범 등을 통해 초기억력의 비밀에 대해 강의한다. 특히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뇌' '개미' 등의 저자인 베르나르 베르베르도 참석해 "상상력이 급변하는 미래 세계를 꿰뚫어볼 수 있게 하고 창조적 대안을 찾아낼 수 있는 힘"이라는 사실을 역설한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정성철 원장은 "급변하는 미래사회에 대응하기 위해 과학기술분야가 어떻게 사회적 불확실성을 줄이고 예측가능하도록 도울 수 있는가를 고민하기 위해 이 포럼을 마련했다"면서 "이번 포럼의 주제인 뇌분야는 한국사회의 핵심 이슈인 고령화와 지식화 등에 대한 해답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conomist@fnnews.com 이재원기자
2008-04-27 16:4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