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하마스에 붙잡혀 있던 자국민 인질 3명을 오인 사살한 사실이 밝혀졌다. 당시 인질들이 백기를 들고 투항하고 있었음에도 총격을 가한 사실이 알려지며 국내외에서 비판이 커지고 있다. 17일(현지 시각) AP, CNN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지난 15일 가자지구 북부에서 교전을 이어가던 중 자국민 인질 3명을 하마스 대원으로 착각해 사살했다. 이들은 지난 10월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 남부 집단농장(키부츠)을 습격했을 당시 납치됐던 요탐 하임(28), 알론 샴리즈(26), 사메르 알탈랄카(22)로 확인됐다. 이스라엘군은 이들이 “억류됐다가 자력으로 탈출했거나 하마스가 버리고 떠났다고 추정한다”고 했다. 인질들은 폭탄을 소지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상의를 탈의했고 막대기에 흰 천을 씌워 만든 ‘백기’를 들고 있었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군인들이 총격을 가하면서 두 명은 현장에서 즉사했고, 나머지 한 명은 건물 안으로 도망친 뒤 이스라엘군에 히브리어로 도움을 요청했다. 이 소리를 들은 지휘관이 발사 중지를 명령했으나 병사들이 총격을 가해 결국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스라엘군은 사건이 벌어진 인근 건물을 수색한 결과 도움을 요청하는 표식이 발견됐다며 이를 공개했다. 흰 천에 히브루어로 ‘SOS’와 ‘도와주세요, 인질 3명’이라 쓰인 메시지는 인질들이 남은 음식을 이용해 쓴 것이라고 이스라엘군은 밝혔다. 이번 사건으로 휴전 협상 재개 요구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이스라엘 최대 도시 텔아비브에선 수천 명이 모인 가운데 이스라엘군을 규탄하고 즉각적인 인질 석방 협상과 휴전을 촉구하는 시위가 열렸다. 이스라엘 지도부는 사건 직후 빠르게 군의 책임을 인정했지만 전쟁 중단 가능성은 일축했다.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이날 “이스라엘군과 나는 이번 사건에 책임이 있다”면서 “이런 사건이 향후 전투에서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것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가자지구에서의 전투를 중단하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그는 또 “인질에 대한 총격은 교전 규칙에 어긋나지만 해당 총격은 교전 중 (병사들이) 압박감을 느끼는 상황에서 이뤄졌다”고 해명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견딜 수 없는 비극”이라면서도 “비통함과 국제사회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끝까지 갈 것이고, 어떤 것도 우리를 막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3-12-18 09:59:52[파이낸셜뉴스] 이스라엘군이 15일(이하 현지시간) 실수로 인질 3명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날 가자지구 북부의 가자시 동부 슈자이예에서 전투를 벌이던 도중 하마스에 붙잡혀 있던 인질 3명을 테러리스트로 오인해 사살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방위군(IDF) 대변인 다니엘 하가리는 "우리 모두에게 슬프고 고통스러운 사건"이라면서 "이 모든 사건의 책임은 IDF에 있다"고 말했다. 하가리 대변인은 현재 해당 사건을 조사중이라고 덧붙였다. 하가리는 이스라엘군은 당시 이스라엘 인질 3명이 도망치는 도중이었거나 하마스에게 버려진 상태였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사건은 한 치의 숨김도 없이 모두 공개하겠다"고 다짐했다. 앞서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에서 민간인 1명과 군인 2명 등 인질 시신 3구를 수습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당시 504정보부대와 551여단이 작전 중 이들의 시신을 수습했다고 밝혔다. 이날 수습된 시신이 이스라엘 군의 오인 사격으로 살해된 인질인지는 아직 정확히 알려지지는 않았다. 현재 남은 인질은 132명이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3-12-16 05:03:51[파이낸셜뉴스] 이스라엘이 19일(이하 현지시간) 결국 국내외 압력에 무릎을 꿇었다. 하마스에 붙잡혔다 탈출 중이었던 것으로 보이는 인질 3명을 군이 작전 도중 오인사살한 뒤 국내외 안팎에서 인질구출에 우선하라는 압력이 고조되자 결국 임시휴전으로 방향을 틀었다. 하마스 공격을 늦출 수는 없다며 버텼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일단 뒤로 물러나고, 이츠하크 헤르초그 대통령이 이날 휴전 가능성을 시사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헤르초그 대통령은 가자지구에 아직 남아있는 인질 석방을 위해 하마스와 임시휴전에 합의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헤르초그는 외국 대사들과 접견 자리에서 "이스라엘은 또 다른 인도적 휴전 준비가 돼 있다"면서 "인질 석방을 위해 가자지구에 인도적 지원을 추가할 준비도 돼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내에서는 인질석방에 최선을 다하라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고, 이스라엘을 지원하고 있는 미국을 비롯해 각국이 임시휴전을 촉구하는 가운데 이스라엘도 결국 방향을 틀었다. 미국은 지난 10월 7일 하마스 기습침공 뒤 이스라엘의 보복으로 팔레스타인 사망자 수가 1만9000명을 넘어서자 공세를 늦추고 임시휴전에 나서라는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인질 추가 석방을 위한 노력은 속도를 내고 있지만 결실로 이어지지는 못하고 있다.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 수장인 다비드 바르네아는 18일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셰이크 모함메드 빈 압둘라흐만 카타르 총리, 빌 번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과 만나 인질구출에 관해 논의했다. 카타르는 하마스를 대신해 협상에 나서고 있다. 3국 당사자들이 만난 것은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인질 교환이 결렬된 뒤 처음이다. 회의 소식통은 이날 논의가 '긍정적'이었다면서도 아직 합의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하마스는 휴전 기간을 길게 잡고, 이스라엘 감옥에 수감 중인 팔레스타인 수감자 전원이 석방돼야 한다는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수감자 수는 1만명을 넘는다. 이들이 모두, 또는 대부분 석방돼야 현재 남은 인질 129명을 풀어주겠다는 것이 하마스의 입장이다. 남은 인질들은 대부분 군인들이다. 한편 이스라엘은 1주일 휴전 기간 팔레스타인 수감자 240명을 풀어주는 대신 하마스는 이스라엘 여성과 아이들 86명을 석방했다. 하마스는 또 외국인 24명도 함께 풀어줬다. 그러나 지난 2일 휴전은 깨졌고, 양측은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겼다. 비록 실권은 없지만 헤르초그는 이날 이스라엘이 임시휴전에 나설 용의가 있다면서 하마스 지도자인 야흐야 신와르와 그 지도부가 휴전합의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3-12-20 02:20:26미국 정부가 최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지상 작전에서 여러 논란을 빚고 있는 이스라엘 정부에게 작전 규모를 줄이고, 불필요한 인명피해를 줄이기 위한 정확한 작전을 주문할 예정이다. 외신들은 사태 초반만 하더라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사진)를 지지했던 미 정부가 이제는 총리 교체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고 전했다. ■美, 소규모의 정밀 작전 원해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17일(이하 현지시간) 쿠웨이트를 방문한 미국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은 18일에는 이스라엘로 이동, 네타냐후와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 등과 만날 계획이다. 오스틴의 이스라엘 방문은 가자지구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한 지난 10월 7일 이후 2번째다. 미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오스틴은 이번 회동에서 이스라엘군에게 앞으로 몇 주 내에 가자지구에서 대규모 지상 작전 및 공습을 멈추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라고 압박할 계획이다. 오스틴이 제시하는 다음 단계의 전쟁은 소규모 특수부대가 가자지구의 인구 밀집지역에 침투, 하마스 지도부를 겨냥한 정밀 암살 및 인질 구조 작전을 진행하는 것이다. 오스틴은 하마스 축출을 계속 지지하는 동시에 민간인 안전과 인도주의적 구호품 지원 역시 강조할 계획이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역시 지난 14일 이스라엘을 방문한 자리에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약 3주일 내로 이스라엘의 전술 전환 및 작전 축소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미국이 직접 이스라엘에 훈수를 두는 이유는 협상 대신 대규모 군사 작전을 택한 이스라엘 정부가 큰 성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 10월 7일 하마스에 납치된 이스라엘 국민 239명 중 80명은 지난 1일까지 1주일 휴전을 통해 이스라엘로 돌아왔다. 그러나 이스라엘군은 지난 15일 가자지구 북부에서 인질 3명을 적으로 오인해 사살했고 16일에는 민간인 2명을 사살하기도 했다. 10월 7일 이후 가자지구의 누적 사망자 숫자는 2만명에 가까워졌다. ■네타냐후는 여전히 강경… 정권 교체 가능성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는 인질 사살 사건이 알려진 다음날인 16일 수천명의 시위대가 모여 즉각 휴전을 요구했다. 그러나 네타냐후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그 사건으로 가슴이 찢어질 듯 아프다. 나라 전체가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지상 작전은 하마스를 뿌리 뽑을 때까지 계속될 것이다. 우리는 생존을 위해 싸우고 있다. 승리할 때까지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 안팎에서는 네타냐후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이스라엘 제1야당 '예쉬 아티드'의 대표인 야이르 라피드 전 총리는 17일 소셜미디어 엑스(X)에 글을 올려 네타냐후를 비난했다. 그는 네타냐후가 국민과 해외의 신뢰를 모두 잃었다며 "총리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총리직을 계속 수행할 수는 없다"고 적었다. 미국 역시 1993년 오슬로 협정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2국가 해법'을 무시하는 네타냐후를 좋게 보지 않고 있다. 그는 16일 기자회견에서 "하마스가 붕괴하고 난 뒤 가자지구는 이스라엘에 어떠한 위협도 되지 않는 비무장지대가 될 것"이라며 "미국이 원하더라도 가자지구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에 넘기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영국 스카이뉴스는 17일 설리번이 14일 베니 간츠 이스라엘 국가통합당 대표와 만났다고 보도했다. 간츠의 국가통합당은 제2야당이며 간츠는 일단 하마스의 공격 이후 전쟁 내각에서 네타냐후와 손을 잡았다. 스카이뉴스는 네타냐후가 10월 7일 공격을 막지 못한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3-12-18 17:54:20[파이낸셜뉴스] 미국 정부가 최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지상 작전에서 여러 논란을 빚고 있는 이스라엘 정부에게 작전 규모를 줄이고, 불필요한 인명피해를 줄이기 위한 정확한 작전을 주문할 예정이다. 외신들은 사태 초반만 하더라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지지했던 미 정부가 이제는 총리 교체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고 전했다. 美, 소규모의 정밀 작전 원해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17일(이하 현지시간) 쿠웨이트를 방문한 미국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은 18일에는 이스라엘로 이동, 네타냐후와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 등과 만날 계획이다. 오스틴의 이스라엘 방문은 가자지구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한 지난 10월 7일 이후 2번째다. 미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오스틴은 이번 회동에서 이스라엘군에게 앞으로 몇 주 내에 가자지구에서 대규모 지상 작전 및 공습을 멈추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라고 압박할 계획이다. 오스틴이 제시하는 다음 단계의 전쟁은 소규모 특수부대가 가자지구의 인구 밀집지역에 침투, 하마스 지도부를 겨냥한 정밀 암살 및 인질 구조 작전을 진행하는 것이다. 오스틴은 하마스 축출을 계속 지지하는 동시에 민간인 안전과 인도주의적 구호품 지원 역시 강조할 계획이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역시 지난 14일 이스라엘을 방문한 자리에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약 3주일 내로 이스라엘의 전술 전환 및 작전 축소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미국이 직접 이스라엘에 훈수를 두는 이유는 협상 대신 대규모 군사 작전을 택한 이스라엘 정부가 큰 성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 10월 7일 하마스에 납치된 이스라엘 국민 239명 중 80명은 지난 1일까지 1주일 휴전을 통해 이스라엘로 돌아왔다. 그러나 이스라엘군은 지난 15일 가자지구 북부에서 인질 3명을 적으로 오인해 사살했고 16일에는 민간인 2명을 사살하기도 했다. 10월 7일 이후 가자지구의 누적 사망자 숫자는 2만명에 가까워졌다. 네타냐후는 여전히 강경...정권 교체 가능성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는 인질 사살 사건이 알려진 다음날인 16일 수천명의 시위대가 모여 즉각 휴전을 요구했다. 그러나 네타냐후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그 사건으로 가슴이 찢어질 듯 아프다. 나라 전체가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지상 작전은 하마스를 뿌리 뽑을 때까지 계속될 것이다. 우리는 생존을 위해 싸우고 있다. 승리할 때까지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 안팎에서는 네타냐후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이스라엘 제1야당 '예쉬 아티드'의 대표인 야이르 라피드 전 총리는 17일 소셜미디어 엑스(X)에 글을 올려 네타냐후를 비난했다. 그는 네타냐후가 국민과 해외의 신뢰를 모두 잃었다며 "총리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총리직을 계속 수행할 수는 없다"고 적었다. 미국 역시 1993년 오슬로 협정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2국가 해법'을 무시하는 네타냐후를 좋게 보지 않고 있다. 그는 16일 기자회견에서 "하마스가 붕괴하고 난 뒤 가자지구는 이스라엘에 어떠한 위협도 되지 않는 비무장지대가 될 것"이라며 "미국이 원하더라도 가자지구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에 넘기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영국 스카이뉴스는 17일 설리번이 14일 베니 간츠 이스라엘 국가통합당 대표와 만났다고 보도했다. 간츠의 국가통합당은 제2야당이며 간츠는 일단 하마스의 공격 이후 전쟁 내각에서 네타냐후와 손을 잡았다. 스카이뉴스는 네타냐후가 10월 7일 공격을 막지 못한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3-12-18 09:50:51[파이낸셜뉴스] 이스라엘군이 백기를 흔들고 있는 인질들을 사살한 것으로 16일(이하 현지시간) 확인됐다. 앞서 이스라엘방위군(IDF)은 가자시 동부에서 작전 중이던 군이 인질 3명을 하마스 무장세력으로 오인해 사살했다면서 관련 사건을 조사 중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 관계자는 당시 작전 중이던 군이 윗도리를 입지 않고 백기를 흔들던 남성 인질들을 오인해 사살했다면서 교전수칙 위반이라고 말했다. 이 군 관계자는 이들 인질이 이스라엘군 위치에서 '수십미터' 안에 있었다고 밝혔다. 당시 사살된 인질 3명은 요탐 하임, 알론 샴리즈, 사머 탈랄카로 하마스에 잡혀있다 탈출한 것으로 IDF 조사 과정에서 추측됐다. 이들은 전날 이스라엘군이 수습한 사망한 인질 3명과는 다른 이들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당시 이스라엘 군인 1명이 이 인질들을 하마스 무장세력으로 판단했다. 이스라엘 군인들을 함정에 빠뜨리려 했다고 봤다는 것이다. 이들 가운데 한 명이 창백한 흰 피부에 붉은색 머리였지만 이들이 인질일 것으로 생각하지 않고 사살한 것으로 알려졌다. 2명은 그 자리에서 즉사했고, 세번째 사망자는 히브리어로 도움을 요청하며 엄폐물을 찾아 달리다 죽었다. 이스라엘 군 관계자는 사격 도중 지휘관이 사격 중지를 명령했지만 병사들이 명령을 따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인질 사망 사건은 팔레스타인 인권 단체들이 이스라엘군의 교전수칙 위반 사례를 자주 지적한 가운데 나왔다. 인권단체들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백기를 흔드는 가자 시민들을 향해서도 사격을 한 경우가 수차례에 이른다. 팔레스타인 보건부에 따르면 가자지구 지상전과 공습으로 팔레스타인 사람 1만8000여명이 숨졌다. 하마스가 그동안 이스라엘의 무차별 공습으로 여러 인질들이 목숨을 잃었다고 주장한 가운데 이번에는 군이 대놓고 인질을 사살한 사실이 확인돼 파장이 커지고 있다. 오인사격 사실이 알려진 뒤 인질 가족들은 분노했다. 여전히 약 130명이 하마스에 붙잡혀 있는 가운데 이들 가족은 16일 텔아비브에서 시위에 나섰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에게 인질들이 안전하게 석방될 수 있도록 협상에 나서도록 촉구했다. 인질들이 계속 죽어나가고 있지만 민족주의 성향의 이스라엘 극우 정부는 전쟁을 통해 하마스를 약화시는 것만이 인질 석방의 확실한 방법이라고 고집하고 있다. 지난주에는 인질들의 목숨까지 위험하게 만들 가자지구 땅굴 바닷물 물바다 작전을 개시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인질 가족들이 거세게 반발하는 와중에도 이스라엘은 16일 인질들이 사살된 가자지구 동부에서 군작전을 강화했다. 셰자이야, 칸유니스 등 도시에서 공습과 시가전을 강화했다. 또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주민들 대피소로 사용되는 학교 한 곳에 드론 폭격을 하면서 알자지라 방송 카메라맨이 숨졌고, 특파원은 부상을 입었다. 한편 이스라엘은 하마스와 인질 석방 협상을 지속했다. 유럽 모처에서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 수장 다비드 바르네아가 양측 협상 다리역할을 하고 있는 카타르의 모함메드 빈 압둘라흐만 알 타니 총리를 만나 인질 추가 석방을 논의했다. 지난 2일 이후 첫 만남이었다. 하마스는 남은 인질들 대부분을 이스라엘군이라면서 이들을 석방하려면 이스라엘이 이스라엘 감옥에 갇힌 팔레스타인 사람 7000여명 전부, 또는 상당수를 석방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협상은 긍정적인 분위기에서 진행되고 있지만 성과가 더디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3-12-17 03:43:44벌써 한달이 지난 2020년도는 첫달부터 예사롭지 않은 여러 지각변동 조짐을 보이며 출발했다. 필리핀 화산 분출과 터키, 카리브해에서 강진이 발생하는 자연재해도 있었지만 지정학적으로도 예사롭지 않은 움직임을 보였다. 연초부터 미국이 무인항공기(드론)를 이용해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 가셈 솔레이마니를 사살하면서 중동에 다시 주목이 가고, 국제유가 동향에 관심이 쏠렸다. 사실 미국과 이란의 대립은 어제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지난 1979년 이란 과격 학생들이 테헤란 주재 미국대사관을 444일 점거하며 직원들을 인질로 붙잡는 사건이 발생한 이후 두 나라는 오늘날까지 대립을 이어왔다. 대사관 점거사건으로 재선에 실패한 지미 카터 이후 미국 대통령은 로널드 레이건부터 도널드 트럼프까지 여섯번이나 바뀌었지만 그 기간에 이란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와 현재의 알리 하마네이 단 두명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우크라이나 여객기가 오인돼 미사일에 격추되는 사건을 계기로 이란 지도부에 반대하는 이란 젊은이들의 행동은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세대가 등장했음을 보여줬다. 1979년 이란 이슬람 혁명을 겪은 세대들의 손주뻘은 될 법한 이들은 이란 정부가 여객기 격추를 은폐하려던 것이 들통나자 거리와 소셜미디어에서 정부를 비판하고 하메네이를 비롯한 지도부 사퇴까지 요구했다. 이란 정부는 솔레이마니 사망에 대한 보복을 외치며 다시 미국을 적으로 내몰면서 결집을 노렸으나 호응은 과거만 못했다. 1월의 또 다른 지각변동을 꼽으라면 차이잉원 대만 총통의 재선이다. 대만인들은 지난해 범죄인 인도법(송환법) 도입을 시도했다가 촉발된 홍콩 시민들의 민주화 요구 시위를 적극 지지했으며, 경찰을 동원한 강경진압을 지켜보면서 중국이 추진하는 '일국양제'를 믿을 수 없다며 차이 총통에게 표를 던졌다. 2년 전까지만 해도 지지율이 크게 떨어졌던 차이 총통의 재선은 '하나의 중국'을 내세우는 중국 공산당에도 보내는 대만인들의 메시지였다. 중국은 지난해 건국 70주년 행사를 화려하게 치렀다. 그러나 9개월째 접어들면서 아직 완전히 끝나지 않은 홍콩 민주화 요구 시위와 신장에서 100만명 넘는 위구르인에 대한 강제 '재교육'으로 인해 중국에 대한 비판적 여론 또한 커지고 있다. 남중국해를 둘러싼 주변국과의 갈등도 여전히 남아있다. 중국이 외국에 세운 공자학원들도 비판의 대상이 돼왔다. 미국에서 가장 처음으로 공자학원을 연 메릴랜드대는 지난달 캠퍼스 안에 있는 공자학원을 폐쇄키로 결정했다. 미국 등 진출국가에서 표현의 자유와 정치적으로 민감한 문제가 거론되는 것을 막고 있는 데다 더 권위주의적으로 바뀐 현 시진핑 정부에 대한 부정적 여론도 폐쇄에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중국은 지난해 돼지고기 파동에 2년 가까이 치르고 있는 미국과의 무역전쟁으로 경제성장률이 둔화됐으며 지난달 대폭 양보하며 미국과의 1단계 무역합의안에 서명했다. 이런 찰나에 설상가상으로 새해 초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중국이 또 고비를 맞고 있다. 발발 초기 정부의 미흡한 대처로 인해 시민들의 불신이 커지면서 웨이보에 중국 지도부를 질타하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중국 전문가인 시카고대 정치과학 교수 양다리는 시진핑 국가주석이 이번 신종 코로나 확산을 막지 못한다면 중국 경제에 타격을 주고, 그의 지도력에도 흠집이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란 시위와 대만 총선, 미·중 1단계 무역합의안 서명,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시작된 새해. 11개월 남은 2020년은 출발부터 예사롭지 않은 것 같다. 남은 11개월이 어떻게 펼쳐질지 벌써부터 궁금하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국제부 부장
2020-01-31 17:14: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