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입주 도우미를 구하는 구인 공고가 온라인상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누리꾼들 사이에서 월급 액수에 대한 의견도 엇갈리고 있다. 지난 18일 중고 거래 앱 당근마켓에는 ‘도곡 타워팰리스 입주 도우미’라는 구인 모집 글이 올라왔다. 입주 도우미는 24시간 집에 함께 있으며 아이를 돌보며 가사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가정부를 뜻한다. 구인글에 따르면 월~금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일할 경우 월급이 380만~400만원이다. 협의에 따라 토요일까지 주 6일 일하면 한 달에 450만원을 받을 수 있다. 작성자 A씨는 “도곡 타워팰리스 입주 가능하신 분을 찾는다”며 “3세와 40일 신생아가 있다. 큰 애는 엄마가 돌보고, 주로 신생아 위주로 돌봐주실 분을 구한다”고 적었다. 이어 “신생아 케어 경험이 있으신 분을 우대하고, 가족처럼 함께 하실 분 지원바란다”고 덧붙였다. 해당 글은 온라인상에 널리 퍼져 누리꾼들의 논쟁 주제가 됐다. 생각보다 월급이 적다는 입장과 괜찮다는 입장이 서로 팽팽하게 엇갈렸다. 월급을 더 줘야 한다는 이들은 “신생아 돌보는 건 정말 힘들다", "내 자식이어도 힘들고 고생스러운데 남의 애가 쉬울 리가 없다”, "입주도우미 특성상 근무시간이 지켜지기 어려울 것"이라며 월급 대비 노동 강도가 더 높을 거라는 반응을 보였다. 반대로 “연봉 5000만원이면 괜찮은 것 같다”, “중소기업 과장보다 월급이 쎄다”, "직장상사 모시고 4000만원 받을 바에 갓난 아기 모시고 5000만원 받는 게 낫다", “아이가 밤에 잠을 안 자는 게 문제지, 근무시간에는 끼니와 기저귀만 잘 갈아줘도 별 문제 없다” 등 긍정적인 의견도 있었다. 한편 최근 고용노동부는 필리핀과 가사도우미 시범사업 협의가 마무리됐다며, 이달 중 필리핀에서 가사도우미 100명을 모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필리핀 가사도우미 100명이 오는 7월 입국해 이르면 8월 중 서울 지역에 배치될 것으로 보인다. 고용부는 6개월 간 시범사업을 거친 뒤 정책 운영 방향을 다시 세부 조정할 계획이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4-24 19:09:47'둘만 낳아 잘 기르자'(1970년대)에서 지금은 '두 명도 다자녀'가 됐다. 이 문장은 지난 50년 동안 출산율에 대한 극명한 변화를 보여준다. 지난해 우리나라 평균 합계출산율은 0.78명이다. 정부가 저출산에 대한 위기의식을 느낀 것이 2005년이다. 당시 합계출산율은 2.08명이었다. 이후 정부에서도 지속적으로 대책을 내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산율은 왜 계속 떨어지는 것일까. 첫번째는 여성의 사회생활에 대한 욕구, 두번째는 안심하고 육아를 할 수 있는 환경과 비용 때문이다. 자녀가 줄어든 1970년대 후반에 태어난 여성들은 남성들과 똑같이 교육을 받고 사회에 진출하기 시작했다. 이들이 결혼을 하고 출산을 하면서 '경력단절'에 대한 두려움이 생겼다. 실제 아이를 낳고 쉬었다 재취업하는 경우 직업의 질이 떨어진다. 또 두 명이면 직장을 관두는 게 나을 수도 있다. 육아도우미 비용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내 경우에는 2005년에 아이를 한 명만 낳고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 그나마 사회생활이 가능했던 것은 전적으로 육아를 책임져준 친정엄마 때문이다. 당시 알아본 육아도우미 비용은 월 120만원이었다. 월급보다 비용이 적었기 때문에 비용을 지불하고 마음 편한 쪽을 택했다. 현재 육아도우미 비용이 얼마인지 사이트를 검색해봤다. 주 6일간 사람을 쓸 경우 한국인은 300만원대 중반, 중국 동포는 300만원이었다. 주 5일은 4시간 170만~180만원이고 주 5일 8시간은 280만~300만원, 등하원은 4시간 110만~120만원이다. 지역에 따라서도 달랐다. 서울 강남권은 입주 5일에 400만~450만원으로 올라간다. 통계청에서 조사한 우리나라 근로자의 평균임금을 살펴보면 지난해 기준으로 서울이 가장 높았는데 약 408만원이다. 맞벌이라도 육아도우미 비용이 굉장히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최근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이 최저임금 적용에서 배제된 외국인 가사노동자를 고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월 100만원 이하로 외국인 가사노동자를 고용할 수 있게 된다. 실제 싱가포르 등 동남아 지역에 가면 주변국 노동인력을 싼 임금으로 쓰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결국 가사노동에 대한 폄하가 깔려 있는 것 아니냐"며 도입 자체를 반대하고 있다. 싱가포르와 홍콩은 1970년대부터 외국인 가사도우미 제도를 도입해 전체 가구 중 5분의 1이 사용한다. 이들의 월 급여는 각 국가와 협상해 정한다. 보통 약 40만~60만원에 불과하다. 싱가포르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세계 5위이자 아세안 국가 중 1위이지만 육아도우미 급여는 우리보다 훨씬 낮은 금액을 지불하고 있다. 일본도 지난 2017년부터 일부 지역에서 외국인 가사도우미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출산율 정책은 장기 레이스다. 일시적 정책자금 지원이 아닌 지속적인 대안을 고민할 때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중기벤처부장
2023-04-12 18:00: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