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공 화장실로 망향휴게소 화장실이 선정됐다. 행정안전부는 한국화장실문화협회와 함께 '제26회 아름다운 화장실 대상' 공모전을 열고 대상(대통령상)에 한국도로공사 대전충남본부의 망향휴게소 화장실을 선정하는 등 모두 27개의 수상작을 선정했다고 17일 밝혔다. 망향휴게소 화장실은 내부 화단과 정면 유리 통창을 설치해 화장실이 아름답고 편안한 휴식 공간이 되도록 했다. 소변기 하단에 배수시설을 설치해 항상 쾌적한 환경을 유지했다. 한옥 창살 문양 등을 활용해 우리 전통문화의 특징을 살린 인테리어로 외국인 이용자가 한국의 문화와 정취를 느낄 수 있게 한 것도 특징이다. 남녀화장실 입구에 수유실과 기저귀 교환대를 마련해 유아를 동반한 이용자를 배려한 점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금상(국무총리상)에는 강원도 횡성군 둔내역 화장실이 선정됐다. 휴게소의 편의시설을 확인할 수 있는 현황판을 화장실 입구에 설치하고, 장애물 없는 공간으로 화장실을 설계해 장애인을 포함해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은상(장관상)에는 안전사고와 불법촬영 등 범죄 예방을 위해 비상벨과 칸막이를 설치해 안심화장실 조성에 노력한 수원시 서호공원의 '낙조화장실' 등 5개 화장실이 꼽혔다. 동상(장관상)은 '증산 생활체육광장 화장실' 등 10곳, 특별상(협회장상)은 '한려해상국립공원 학동자동차야영장 화장실' 등 10곳이 이름을 올렸다. 올해 심사는 유아 동반 이용자와 장애인 등 다양한 계층을 배려한 안전·편의 증진, 범죄와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비상벨과 불법촬영 관리체계 등에 비중을 뒀다. 아름다운 화장실 시상식은 18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다. ktitk@fnnews.com 김태경 기자
2024-10-17 13:31:34고향 가는 길은 설레지만 기다림의 연속이다. 정체된 고속도로는 답답하지만 휴게소에 들러 배를 채우고, 예쁜 카페에서 한숨 돌리는 것은 어떨까. 40대 주부 A씨도 이번 추석 명절에 전남 광양의 시댁을 방문하면서 근처 명소 카페를 검색하다가 스타벅스 여수 돌산DT점을 방문할 계획을 세웠다. A씨는 "이번 연휴는 길어서 시댁 에서만 오래 있기 지겨울 것 같아 근처 명소들을 둘러볼 계획도 세웠는데, 마침 뷰가 좋은 곳에 스타벅스가 있어 가족들과 함께 방문해 보려 한다"며 "여수 돌산DT점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화 메뉴도 기대되지만 무엇보다 여수 바다를 형상화한 미디어 파사드에 관심이 간다"고 말했다. 고향 가는 길, 혹은 고향에서 가족들과 이야기꽃을 피우기 좋은 특별한 커피 매장들이다. 1. 국내 최초 아트 콜라보 매장 스타벅스 '양주 가나아트파크점' 스타벅스는 전국 각지에 다양한 스타일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먼저 경기도 양주에 있는 '가나아트파크점'은 국내 스타벅스 최초의 아트 콜라보레이션 매장이다. 국내 최대 미술 에이전시인 '프린트 베이커리'와 협업해 예술작품과 더불어 주변의 다양한 예술 경험을 즐길 수 있다. 다다즈, 김태중, 곽철안 작가의 설치 작품이 매장 곳곳에 배치됐고 통나무집을 연상시키는 아늑한 외관은 곳곳에 테라스를 널찍하게 드리우고 있다. 특화 메뉴로는 '딸기 글레이즈드 크림 프라푸치노'와 '가나슈 하우스 케이크'를 만날 수 있다. '경동1960점'은 서울시 동대문구 경동시장에 자리잡은 매장이다. 해당 매장은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폐극장인 경동극장의 구조를 그대로 활용한 곳으로 기존 극장 형태를 유지한 채 옛 공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사이렌 오더로 주문하면 닉네임을 띄워 알려주는 영사기 형식의 주문 알림, 매장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사이드 소파까지 곳곳을 둘러보는 재미가 있다. 공연 공간이 별도로 마련돼 청년 아티스트들의 문화 예술 공연도 감상할 수 있다. 제주송당파크R점은 제주시 '동쪽송당 동화마을' 내 자리잡은 리저브 전용 매장이다. 제주 '동쪽송당 동화마을'은 제주동부오름군락의 중심부에 위치하여 주변 오름 능선의 선형과 경관의 연속성을 유지한 자연 친화적인 공원으로 제주의 다양한 아름다움을 모두 느낄 수 있는 힐링 공간이다. 현무암 조각공원에 들어서면 새하얀 유럽 수국이 한데 모인 꽃길을 만날 수 있다. '진관DT점'은 북한산의 웅장한 기운을 품은 드라이브스루 매장으로 가족단위로 방문하기 안성맞춤이다. '강릉주문진점'은 해안가 바로 앞에 위치해 강릉 바다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매장이다. 2. 천년고도 한옥 카페 '멋에 취한다' 할리스 '경주용강DT점' 할리스는 운전을 하며 들르기 좋은 드라이브스루 매장, 인천국제공항 점포, 산수 뷰를 갖춘 매장을 추천했다. 먼저 '경주용강DT점'은 역사가 살아 숨 쉬는 천년고도 경주에 위치한다. 경주와 잘 어울리도록 한옥으로 설계된 '경주용강DT점'은 매장 곳곳에 한국 전통 인테리어를 접목해 이색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103평의 넓은 공간에 서까래가 드러난 삼각 천장, 햇볕이 드는 창을 곳곳에 더해 쾌적한 공간감을 자랑한다. 경주의 분위기를 한껏 살린 기와 지붕과 한글로 적힌 '할리스' 나무 현판 앞 할리베어가 추억의 남기기 좋다. '제주도두해안DT점'은 드라이브 코스로 많이 찾는 제주도 '무지개 해안도로' 인근에 자리했다. '무지개 해안도로'에서 영감을 받아 구성된 스테인드글라스 스타일의 색 유리창과 무지개 빛으로 둘러싸인 듯한 '레인보우 포레스트' 포토존과 할리스 컵을 든 돌하르방이 하이라이트다. 추석 연휴 기간 해외에 나간다면 지난 7월 개장한 '할리스 인천공항교통센터점'을 추천한다. 또 북한강 뷰를 바라보며 커피를 즐길 수 있는 '양평북한강DI점'과 북한산이 내려다보이는 '북한산DI점'도 빼놓을 수 없다. 3. 수성못서 갓 나온 빵 즐겨요 엔제리너스 '대구 아일랜드점' 대구 유명 관광지인 대구 수성못에 위치한 '엔제리너스 아일랜드점'은 유원지의 상권에 맞춘 특화 인테리어 콘셉트와 각각의 요소를 통해 차별화한 공간 경험을 제공한다. 수성못 자연의 아름다움을 담아낸 인테리어와 인생샷을 건질 수 있는 곳곳의 요소들로 SNS감성을 불러일으키며, 콘셉트 스토어 특성에 맞게 매장 내 샵인샵 형태의 베이커리도 운영중이다. 매장 내 전 좌석 배치를 수성못의 경치를 감상 가능할 수 있도록 배치해 소중한 사람과 전망을 보며 대화하기에 좋다. 커피와 함께 약 60종의 케이크 및 베이커리 메뉴를 즐기고, 조식과 브런치 메뉴도 제공해 간단한 식사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4. 광안리뷰 한 입, 젤라또 한 입 파스쿠찌 '부산 센트로 광안리점' 이탈리아 감성의 커피 전문점 파스쿠찌는 자연과 힐링에 적합한 특화 매장이 눈길을 끈다. 대청댐전망대 인근에 위치한 '파스쿠찌 대청댐점'은 대청댐을 바라보며 자연을 즐길 수 있다. 넉넉한 주차공간은 물론 대청댐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옥상 테라스도 운영하고 있다. 인공폭포, 캠핑카 등 곳곳에 다양한 볼거리와 포토존이 마련되어 있다. 매장 외부에는 산책길이 마련되어 있어 대청호 주변을 산책하며 커피를 맛볼 수 있다. 또 '소원 벙커'라는 소원, 사랑의 자물쇠를 벙커에 달 수 있는 즐길 거리도 마련돼 있다. '파스쿠찌 여수선소대교점'은 여수에서 야경으로 멋진 선소대교와 바다가 한눈에 펼쳐져 있는 매장이다. 깔끔한 인테리어와 함께 아름다운 바다 배경을 즐길 수 있는 2층 통창 좌석이 특히 인기가 많다. 대표적인 여수 명소인 이순신 공원이 가까이 있어 산책 후 야경을 감상하는 방문객들의 발길도 이어지고 있다. 파스쿠찌가 젤라또 특화 매장으로 문을 연 부산 센트로 광안리점과 센트로 서면점에서는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화 메뉴를 제공하고 있다. 또 광안리 해수욕장 뷰를 자랑하며 야외테라스에서는 매주 토요일 부산시에서 진행하는 드론쇼를 비롯한 다양한 축제들을 즐길 수 있다. 5. 통창으로 즐기는 수목원뷰 이디야커피 '봉화 국립백두대간수목원점' 경북 봉화군에 위치한 이디야커피 국립백두대간수목원점은 100평 규모의 자연 친화 콘셉트 매장으로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 적합하다. 외벽 통창을 통해 수목원의 수려한 풍경과 자연 정취를 가득 느낄 수 있으며, 목재와 식물 등 자연 소재를 활용한 인테리어를 적용해 고요한 자연과 커피 한 잔의 여유를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이디야커피는 수목원의 마스코트인 백두산 호랑이를 친근한 콘셉트로 구현한 캐릭터 '백두랑이'를 활용한 특화 메뉴를 9월 말부터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백두랑이 라떼'는 백두산 호랑이 무늬를 이디야커피 시그니처 크림 라떼에 접목했다. 또 '백두랑이 마들렌 2종'도 함께 즐기기 좋다. 6. 350㎖ 커피 한 잔에 48만원 모로코 바샤 커피 '서울 청담동' '커피계의 에르메스'로 불리는 모로코의 '바샤 커피'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다. 커피 한잔 가격이 골드팟 350㎖ 기준 1만6000원부터 시작한다. 최고가 커피는 '파라이소 골드'로 350㎖ 가격이 48만원에 달한다. 커피를 주문하면 별도 크림과 유리로 된 빨대 등을 제공해 준다. 단 추석 연휴간 16~17일은 휴무다. 현장에서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커피룸은 평일에는 오후 5시, 주말에는 오후 5시30분까지 운영한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2024-09-12 18:10:09【파이낸셜뉴스 순천=황태종 기자】전남 순천시는 국토교통부 주관 '2024 대한민국 국토대전'에서 '오천그린광장&그린아일랜드'로 국토교통부 장관상을 수상했다고 18일 밝혔다. 순천시에 따르면 올해로 16년째를 맞은 '대한민국 국토대전'은 '품격 있는 국토, 아름다운 경관'을 슬로건으로 우리나라 국토, 도시, 경관을 아름답게 가꾼 사례를 평가하고 시상하는 관련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행사다. 수상작을 배출한 기관에는 국토교통부 시범사업 응모 시 가산점이 부여된다. 순천시는 재해 예방 기능을 하는 저류지를 잔디광장으로 조성한 '오천그린광장'과 그동안 제방으로 활용되고 있던 4차선 아스팔트 도로에 전국 최초로 잔디를 식재해 만든 '그린아일랜드' 등을 '202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의 핵심 공간으로 재창조하며 대한민국 도시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번 국토대전 심사에서도 "도심 침수 예방을 위한 저류지와 제방 상부 4차선 도로를 잔디 광장으로 조성한 혁신 사례로 홍수 등 재해에 더 안전한 도시의 녹지 확충을 잘 보여준 의미 있는 공간이다"라는 호평을 받았다. 아울러 시민들에게는 열려 있는 공간으로 서로 소통하고, 문화를 즐기고, 자연을 탐닉할 수 있는 아주 특별한 광장문화를 선사해 주었으며, 중소도시에서 처음으로 기후 위기와 지방 위기 시대에 미래도시의 표준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 정원박람회로 높아진 도시 경쟁력으로 인해 2월에는 순천 동천이 국가하천으로 승격됐다. 지금은 동천~그린아일랜드~오천그린광장으로 이어지는 생태축은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가족 나들이 자연친화 공간, 맨발걷기 명소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순천시 관계자는 "이번 수상을 계기로 순천의 도시 브랜드 위상이 높아지고 시민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상징적인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면서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적인 명소로 정착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2024-07-18 14:26:43"우리나라는 이미 세계가 부러워하는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이뤄냈다. 지금의 성과에 만족하고 더 이상의 변화를 두려워한다면 이제까지 누려왔던 번영과 부흥은 더 새롭고 역동적인 가치관을 찾아 다른 곳으로 떠나버리고 말 것이다. 선택은 우리 자신에게 달려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저서 '미래-미래를 보는 세 개의 창' 본문 일부다. 책을 발간한 지 5년이 지났지만 사회의 발전을 위해선 리더를 중심으로 구성원들이 '끊임없는 혁신'을 추구해야 한다는 오 시장의 생각에는 변함이 없어 보인다. 오 시장은 지난 2021년 서울시장 재선에 성공하며 다양한 혁신을 시정에 반영하고 있다. 10년 만에 서울시에 재입성한 그는 이전의 경험을 십분 살려 세계 속에 달라진 서울의 위상에 걸맞은 정책들을 추진하고 있다. 첫 서울시장 임기 때인 지난 2007년 추진한 한강 개발정책 '한강 르네상스 사업'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를 비롯해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고물가시대 가계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무제한 대중교통 정기권 '기후동행카드', 민간과 공공이 지역맞춤형 사업을 함께 계획해 정비사업의 속도를 높인 '신속통합기획' 등 새로운 혁신에 거침이 없다. 또한 오 시장은 '서울AI허브(양재)' '디지털금융허브(여의도)' '유니콘 창업허브(성수)' '서울바이오허브(홍릉)' 등 지역별 혁신 특화단지도 함께 추진 중이다. 특히 여의도 금융허브는 서울이 글로벌 5대 금융도시로 도약하는 데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오 시장은 파이낸셜뉴스와 지난 18일 가진 인터뷰에서 "서울 경제지도의 핵심은 거점별 첨단산업 클러스터의 수준을 도약시키는 것"이라며 "첨단 하드웨어 인프라, 산업별 인재, 투자유치가 연계된 소프트웨어까지 제대로 갖춘 대표 거점을 중심축으로 혁신 산업 인프라를 촘촘히 연결한 '서울첨단산업지도'를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기업하기 좋은 도시를 만드는 것은 서울시의 역할"이라며 "혁신기술 숙성 기반·산업·인재가 모이는 거점을 조성하는 행정력이 더해져야 서울첨단산업지도가 비로소 제대로 된 그림을 그릴 수 있다"고 전했다. 오 시장은 "자본과 글로벌 인재, 기업이 서울로 모여드는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밀착형 지원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민선 8기 서울시장으로서 임기의 반환점을 앞둔 오 시장을 만나 '혁신'의 가치를 내세워 추진 중인 다양한 정책들의 비전에 대해 들어봤다. ―한강에서 리버버스·수상호텔·수상오피스·대관람차 등을 추진 중이다. ▲한강은 평균 강폭이 영국 런던의 템스강이나 프랑스 파리 센강의 4배 이상일 정도로 커 성장잠재력이 풍부하다. 일상의 공간, 여가의 중심, 성장의 거점으로 서울시민은 물론 세계인의 친수공간으로 한강을 재탄생시키려고 한다. 한강 주변은 정원 같은 숲과 공원과 아름다운 디자인의 건축물이 둘러쌀 것이고, 물 위는 크고 작은 배들이, 상공에는 도심항공교통(UAM)이 여유롭게 오갈 것이다. 다양한 축제와 글로벌 문화행사, 스포츠대회로 시민들에게 풍성한 삶의 질을 선사하는 한강이 될 것이다. 한강 수상의 활성화는 수십, 수백년이 지나며 후대까지 엄청난 가치로 한강을 활용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서울 대개조'의 큰 틀 아래 권역별 개발을 추진하는 이유는 뭔가. ▲서울 대개조란 시민 삶의 질을 높이고 미래 서울의 도시경쟁력 강화를 위해 서울을 혁신적으로 재창조하는 것을 의미한다. 서울 대개조를 통해 일자리·주거·녹지·여가문화가 공존하고 활력과 감성이 넘치는 매력 도시를 실현할 것이다. 권역별 개발로 균형발전을 도모하고 도시의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올릴 것이다. 서남권은 첨단산업과 주거·문화가 어우러진 융복합산업 집적지로, 동북권과 서북권은 상업지역을 확대한 쾌적한 주거환경으로 조성해 강남권과 강북권의 균형 있는 발전을 도모하겠다. 동남권은 △직장 △주거 △즐길 거리가 어우러진 보행친화도시로 변모시켜 글로벌 인재와 기업이 모여드는 곳으로 바꾸겠다. 지리적으로 서울의 중심에 위치한 용산의 경우 국제업무지구를 통해 국제경제혁신축의 핵심으로 조성할 것이다. ―서울 혁신에 민간기업 참여는 어떻게 하나. ▲지역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공공의 획일화된 기준 적용은 민간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담아내기에는 한계가 있다. 서울시는 공공과 민간이 유기적으로 협력해 민간 창의력을 바탕으로 도시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미 신속통합기획을 통해 민간과 공공이 지역맞춤형 사업을 함께 계획하고 있고, 정비사업의 속도도 대폭 빨라지는 계기를 만들었다. 우수한 디자인의 건축물을 도시공간에 구현하기 위한 용적률 인센티브도 부여하고 있다. 특히 '리버시티' 사업은 총사업비의 57%를 민간 부문이 차지해 재정부담 완화 효과는 물론 민간의 창의와 혁신 아이디어까지 활용할 수 있다. 한강의 잠실마리나, 수상호텔, 여의도 선착장 등도 민간 참여로 추진할 예정이다. 공모지침에 한강이 갖는 특장점, 행정적 지원을 명시해 민간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할 예정이다. 다만 개발이익의 과도한 사유화를 방지하기 위해 공공성도 함께 검토해 민간 사업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도심개발 과정에서 국가유산청과 협의에 어려움이 적지 않다. ▲서울은 천년 고도의 수도로서 주요 국가유산의 26%가 밀집한 동시에 국가의 중추기능도 몰려있는 세계적 대도시다. 국가유산 주변지역의 평면적이고 획일적인 행위제한 및 허용기준이 인근지역을 지속적으로 노후화시켜, 오히려 국가유산의 가치를 감소시키고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국가유산을 주변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방향으로 보존·개발하고 활용하면 역사적 의미와 아름다움이 더 돋보이게 될 것이다. 서울시는 국가유산과 주변지역의 조화로운 개발을 통해 역사문화 특성을 살릴 수 있도록 도시관리계획을 마련하고, 관련기관과 지속적인 협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종묘 인근의 세운지구처럼 높이 위주의 개발제한 방식이 국가유산의 가치를 상승시키는 효과적인 방법인지 고민이 필요하다. 세계유산인 종묘의 가치를 존중해 그 인접구역은 국가유산청과 협의를 통해 구체적 보존 개발 가이드라인을 수립하고자 한다. ―역대 정권들이 해결 못한 지상철도의 지하화를 달성할 수 있나. ▲서울에는 71.6㎞의 국가철도와 29.6㎞의 도시철도 등 총 101.2㎞의 지상철도가 있다. 산업화시대 도시 성장의 중추적인 역할을 했던 지상철도는 현재 지역 단절과 도시 쇠퇴의 원인이 돼 지하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서울시는 지난해 수립한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에 지상철도 전체 구간을 장기적으로 지하화하고 지상구간은 녹지·문화·상업 용도로 입체 복합개발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국회와 국토교통부의 노력으로 철도지하화를 추진할 수 있는 법적·제도적 기반이 마련됐다. 서울시도 지역의 주민, 자치구 등 많은 의견을 수렴해 '선제적 철도지하화 주변지역 공간구상안'을 마련해 올 하반기에 국토부 정책에 반영하도록 제안할 것이다. 중앙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역할과 재정 지원도 수반돼야 한다. 안전 확보 등 기술적인 대책이 마련된다면 충분히 철도지하화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잠실~여의도 출퇴근 거리를 30분으로 줄이는 '한강 리버버스' 등 각종 교통정책에 관심이 높다. ▲올해 하반기에 도입되는 '한강 리버버스'는 쾌적하고 편안한 출퇴근 환경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한강 명소와 연계로 관광 분야에서도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이다. 또한 앞으로는 교통소외지역을 중심으로 자율주행차량 운영을 확대하고, 장기·혈액 긴급 이송이나 의료진 이송 등 긴급 이동을 위한 '응급닥터 UAM' 서비스 등도 강화할 것이다. 최근 출시한 '서울동행맵'에 시각약자를 위한 음성안내서비스 등 기능을 고도화해 교통약자 이동을 지원하고,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교통혼잡이 심각한 지역의 교통흐름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사업 등도 이어갈 예정이다. 서울시 교통정책은 시민들의 민생, 생활과 직결될 뿐만 아니라 전국 생활권의 판도를 바꿀 만큼 영향이 크다. 경험과 노하우를 충분히 갖춘 서울시는 교통 혁신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다. ―김포 골드라인과 강남 출퇴근길 불편이 많았다. ▲서울시는 '수도권 시민도 서울시민'이라는 시정 철학을 갖고 수도권 교통 현안에 적극 대응했다. 김포골드라인의 혼잡은 개화에서 김포공항역까지 시간제 가로변 버스전용차로를 1개월 만에 조기 개통해 신속하게 대응했으며, 수도권 주민들을 위해 수도권 광역버스 운행대수를 2019년 2956대 수준에서 현재 일일 3217대로 증차했다. 혼잡도 방지를 위해 명동·강남·신논현 정류장 분산 및 노선 조정을 하고 있다. 출퇴근이 고단한 수도권 주민들을 위해 선보인 '서울동행버스'는 약 10개월을 맞는 현재 10개까지 노선을 확대해 호응을 얻고 있다. 승객들의 요청으로 최근 전 노선 퇴근길까지 운행을 시작했다. 도로 용량 등 물리적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한강 리버버스'는 전원 좌석제, 카페테리아 등 편의시설을 갖춘 채 총 7개 선착장에서 운항한다. 한강 리버버스는 새로운 출퇴근 문화를 정립시키고 한강 수상을 중심으로 한 대중교통 혁신을 이끄는 사례로 성장할 것이다. ―행정안전부가 30년 만에 행정체계를 개편 중이다. 메가시티는 어떻게 추진되나. ▲메가시티 논의는 수도권뿐만 아니라 권역별로 대한민국의 생활권을 혁신시키는 담론이 될 것이다. 수도권 메가시티는 행정구역 개편을 넘어 생활권으로의 메가시티가 돼야 할 것이다. 부울경, 광주권, 남해권 등은 지방소멸을 막고 지역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권역별 메가시티를 논의해야 한다. 물론 행정권과 생활권을 통합하는 문제는 쉽지 않다. 그래서 서울시는 작년 11월 김포시를 시작으로 구리시와 각각 '도시별 공동연구반'을 운영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시민의 동의'와 '공감대 형성'이다. 메가시티가 주는 효과에 대한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심층분석을 선행한 뒤 시민의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진지한 노력을 이어가야 할 것이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2024-06-19 19:06:26필자는 1960년부터 초등학교, 중학교 시절 경남 함안에서 성장했다. 먼저 칠원면에 살았다. 칠원은 가야읍의 동쪽에 있는 면으로 칠원, 칠북, 칠서면을 합하여 삼칠면이라고 했다. 조선시대 삼칠면은 칠원현으로 함안군과 분리된 행정구역이었다. 참고로 칠원현은 현재의 마산 남쪽의 땅을 월경지로 가졌다. 칠원초등학교 때 우리나라 경제 사정이 열악해 교실에서는 책걸상 없이 엎드려서 공부를 했다. 당시를 기억하면 한국의 발전이 얼마나 대단한가를 알 수 있다. 1960년대 어린시절 생활의 거의 모두는 함안군 가야읍에서 이루어졌다. 가야 지명은 함안 외에도 많다. 삼한과 가야 시대 역사로 부산, 창원, 창녕, 고령, 고성 등에 가야 지명이 남아 있다. 가야 말이산 고분군은 함안의 대표적인 유적이다. 당시는 말산리로 불렀다. 필자의 집도 말산리에 속했다. 당시 우리 국민 대부분이 그리 넉넉하지 못했다. 미국의 구호물자로 강냉이(옥수수)가 배급됐고, 학교에서는 점심 도시락 못 싸는 힘든 학생들에게 강냉이죽 혹은 강냉이빵을 주었다. 개교기념일에는 학교 잔치를 열고 전교생에게 강냉이빵을 나누어주었다. 당시는 즐거운 축제였다. 여름철 논 잡초 피 뽑기, 메뚜기 잡기, 추수 후 이삭 줍기 등으로 어린 학생들도 지역경제에 나름으로 기여했다. 과거 조선시대 함안의 중심지는 현재의 함안면이었지만, 일제강점기 철도가 가야면을 지나면서 가야면이 성장하고 6·25전쟁 이후 군청과 경찰서 등 주요 군 단위 관공서가 가야로 옮겨왔다. 당시 함안면민들은 함안면을 여전히 함안읍이라 불렀다. 그러나 당시 가야나 함안은 모두 읍이 아니고 면이었다. 함안면은 함안에서 가장 높은 남쪽의 여항산 쪽으로 들어가 있어 고도가 약간 높다. 이곳에는 조선시대의 중심지답게 함안의 향교가 위치한다. 우리 마을 뒤편 언덕에 아름다운 성당이 있었다. 동네 아이들도 더러 놀러 가던 곳이었다. 성당의 분위기대로 조용히 놀다 왔다. 1960년인가 함안에서 처음으로 성당에서 유치원을 만들어 초등학교 가기 전 어린이들이 즐겁게 다닌 것 같다. 이미 초등학교에 들어간 필자는 못 다녔다. 조선시대에 가야면은 함안면에 비해 저습지가 많아서 살기 힘든 곳이었다. 가야면은 남강의 지류인 함안천을 끼고 있고, 칠원면은 낙동강의 지류인 광려천을 끼고 있다. 함안군 남쪽의 함안면과 여항면은 상대적으로 높은 산지 지역에 위치한다. 함안천의 상류나 중류의 자갈하상과 모래하상은 물이 깨끗해 멱을 감고, 물고기도 잡았다. 작은 웅덩이에는 독풀을 풀어 물고기를 기절시켜 잡기도 했고, 어른들은 낚시나 그물을 이용해 잡았다. 어른들은 잡은 고기를 더러 그 자리에서 회를 쳐 먹기도 했는데, 디스토마에 걸리는 경우도 많았다. 늪지대의 뻘이 조금 말라 물렁해지면 학교 미술시간에 공작용으로 사용했다. 더하여 함안에는 철광석, 구리, 고령토 등 광산이 발달했다. 1971년 국가 광산 생산 실적표를 보면 동광으로 국내 1위가 함안 군북으로 생산량이 5551t이고 고령토는 법수가 국내 4위로 생산량은 7850t이었다. 함안의 그 넓은 습지대는 마을과 농경지 확장과 도로건설 등으로 개발되면서 제방, 배수로, 배수장, 유수지 등 관리시설이 많았다. 특히 남강이 잘 범람하므로 매우 많은 제방을 지니고 있다. 남강 수위가 올라가면 함안들의 물은 빠져나갈 길이 없이 흥건히 잠긴다. 또한 집중호우가 오면 제방이 터질까봐 걱정이 많았고, 더러 제방이 터지곤 하여 농경지가 물바다가 되기도 했다. 공식 국가 지도에도 '한바다'라는 지명이 있다. 원래 넓은 밭인 '한밭'인데 가끔 한바다로 불리면서, 홍수가 되면 그대로 바닷물의 한바다가 되어 말산리에서 검암리까지 나룻배도 다녔다. 함안은 당연히 많은 둑방을 건설하면서 현재 총길이가 338㎞에 달한다. 시군 단위로 전국 최고일 것이다. 남강·낙동강변은 물론, 함안천·신음천·검암천 등 크고 작은 거의 모든 하천에 둑방을 조성했다. 특히 법수면 악양 둑방길은 꽃길을 조성해 전국적인 관광지로 알려져 있다. 이제는 남강댐이 범람하게 되면 인공수로인 가화천을 통해서 사천만으로 직접 물을 빼 홍수 피해가 거의 사라졌다. 농사가 불리한 평지에서는 소와 말, 염소 등의 목장으로 이용되었다. 지도에는 '마구들'이 나온다. 방목장이다. 당시 1960년대 중반 우유 없던 시절 염소유가 공급되었다. 고급 음료였다. 가야 충무동에서 도항리로 넘어가는 고개를 방목고개라 했다. 지금도 방목1길 등 도로주소로 남아 있다. 1960년대 기억에 방목이 들어간 상호가 더러 있었던 것으로 여겨진다. 오늘날 함안의 승마공원도 이와 연관이 있을 것이다. 저습지가 많으니 쌀농사 외에 연뿌리, 미나리 농사도 많았다. 마름이라 하여 물에서 건져올려 삶으면 밤 같은 맛이 나는 물 속 열매도 있었다. 함안에서도 강화와 같은 화문석을 만들었다. 고급 바닥깔개였다. 골, 큰 것은 왕골이라 하여 삼각형의 줄기를 가지는 습지형 줄기식물로서 껍질을 벗겨서 흰 속살를 말려 방석 등 다양한 화문석을 만들었다. 강가의 모래 땅에는 땅콩도 심었다. 지금 보면 소규모이지만 참으로 다양한 작물을 재배했다. 함안은 남쪽이라 이모작이 가능했다. 겨울과 봄에는 보리농사가 성했다. 당시 영남의 보리는 겉보리라 하여 껍질이 매우 단단한 보리로서 매우 껄끄러운 보리밥으로 만들어졌다. 보리밥도 건너뛰는 사람들도 있었다. 겨울이 다가오면 서릿발이 끼지 않도록 학생들이 단체로 보리밟기에 동원됐다. 일렬로 기차놀이 하듯이 밟고 나갔다. 봄철 보리를 수확하고 나서 바로 물 대고 쌀농사 모내기를 했다. 보리밥이 너무 잦아 질린다 싶으면 보리 대신에 콩나물, 무, 고구마, 감자 등을 혼합하기도 했다. 함안을 포함한 전국적인 현상이었다. 1960년대 당시에도 유명했고 지금도 여전한 명품으로 내려오는 것으로 파수 곶감, 월촌 수박이 있었다. 함안은 따뜻한 지역이었으므로 탱자나무도 많았다. 1922년에 개교한 함안가야학교 울타리는 거의 모두 탱자나무로 이루어져 있었다. 겨울철 교실 난로 땔감으로 탱자나무의 마른 가지 부스러기도 모아 사용했다. 학교 교정에는 은행나무, 오동나무가 있었고 낡았지만 일제강점기 시절 교실 건물이 그대로 있었다. 함안은 습지의 고장이었다. 세월이 지나면서 개발로 많은 습지들이 사라졌지만 일부 보호구역으로 보존되고 있다. 강변 습지에 조성된 함안의 경비행장도 볼만하다.이민부 한국교원대 지리교육과 명예교수
2024-06-03 20:03:21필자는 1960년부터 초등학교, 중학교 시절 경남 함안에서 성장했다. 먼저 칠원면에 살았다. 칠원은 가야읍의 동쪽에 있는 면으로 칠원, 칠북, 칠서면을 합하여 삼칠면이라고 했다. 조선시대 삼칠면은 칠원현으로 함안군과 분리된 행정구역이었다. 참고로 칠원현은 현재의 마산 남쪽의 땅을 월경지로 가졌다. 칠원초등학교 때 우리나라 경제 사정이 열악해 교실에는 책걸상 없이 엎드려서 공부를 했다. 당시를 기억하면 한국의 발전이 얼마나 대단한가를 알 수 있다. 1960년대 어린시절 생활의 거의 모두는 함안군 가야읍에서 이루어졌다. 가야 지명은 함안 외에도 많다. 삼한과 가야 시대 역사로 부산, 창원, 창녕, 고령, 고성 등에 가야 지명이 남아있다. 가야 말이산 고분군은 함안의 대표적인 유적이다. 당시는 말산리로 불렀다. 필자의 집도 말산리에 속했다. 당시 우리 국민 대부분이 그리 넉넉하지 못했다. 미국의 구호물자로 강냉이(옥수수)가 배급됐고, 학교에서는 점심 도시락 못싸는 힘든 학생들에게 강냉이죽 혹은 강냉이빵을 주었다. 개교기념일에는 학교 잔치를 열고 전교생에게 강냉이빵을 나누어주었다. 당시는 즐거운 축제였다. 여름철 논 잡초 피 뽑기, 메뚜기 잡기, 추수 후 이삭줍기 등으로 어린 학생들도 지역경제에 나름으로 기여했다. 과거 조선시대의 함안의 중심지는 현재의 함안면이었지만, 일제강점기 철도가 가야면을 지나면서 가야면이 성장하고 6·25전쟁 이후 군청과 경찰서 등 주요 군 단위 관공서가 가야로 옮겨왔다. 당시 함안면민들은 함안면을 여전히 함안읍이 불렀다. 그러나 당시 가야나 함안은 모두 읍이 아니고 면이었다. 함안면은 함안에서 가장 높은 남쪽의 여항산 쪽으로 들어가 있어 고도가 약간 높다. 이곳에는 조선시대의 중심지답게 함안의 향교가 위치한다. 우리 마을 뒤편 언덕에 아름다운 성당이 있었다. 동네 아이들도 더러 놀러 가던 곳이었다. 성당의 분위기대로 조용히 놀다 왔다. 1960년인가 함안에서 처음으로 성당에서 유치원을 만들어 초등학교 가기 전 어린이들이 즐겁게 다닌 것 같다. 이미 초등학교에 들어간 필자는 못다녔다. 조선시대에 가야면은 함안면에 비해 저습지가 많아서 살기 힘든 곳이었다. 가야면은 남강의 지류인 함안천을 끼고 있고, 칠원면은 낙동강의 지류인 광려천을 끼고 있다. 함안군 남쪽의 함안면과 여항면은 상대적으로 높은 산지 지역에 위치한다. 함안천의 상류나 중류의 자갈하상과 모래하상은 물이 깨끗해 멱을 감고, 물고기도 잡았다. 작은 웅덩이에는 독풀을 풀어 물고기를 기절시켜 잡기도 했고, 어른들은 낚시나 그물을 이용해 잡았다. 어른들은 잡은 고기를 더러 그 자리에서 회를 쳐 먹기도 했는데, 디스토마에 걸리는 경우도 많았다. 늪지대의 뻘이 조금 말라 물렁해지면 학교 미술시간에 공작용으로 사용했다. 더하여 함안에는 철광석, 구리, 고령토 등 광산이 발달했다. 1971년 국가 광산 생산 실적표를 보면, 동광으로 국내 1위가 함안 군북으로 생산량이 5551t이고 고령토는 법수가 국내 4위로 생산량은 7850t이었다. 함안의 그 넓은 습지대는 마을과 농경지 확장과 도로건설 등으로 개발되면서 제방, 배수로, 배수장, 유수지 등 관리시설이 많았다. 특히 남강이 잘 범람하므로 매우 많은 제방을 지니고 있다. 남강 수위가 올라가면 함안들의 물은 빠져나갈 길이 없이 흥건히 잠긴다. 또한 집중호우가 오면 제방이 터질까봐 걱정이 많았고, 더러 제방이 터지곤 하여 농경지가 물바다가 되기도 했다. 공식 국가 지도에도 ‘한바다’라는 지명이 있다. 원래 넓은 밭인 ‘한밭’인데 가끔 한바다로 불리면서, 홍수가 되면 그대로 바닷물의 한바다가 되어 말산리에서 검암리까지 나룻배도 다녔다. 함안은 당연히 많은 둑방을 건설하면서 현재 총길이가 338㎞에 달한다. 시군 단위로 전국 최고일 것이다. 남강, 낙동강변은 물론, 함안천, 신음천, 검암천 등 크고 작은 거의 모든 하천에 둑방을 조성했다. 특히 법수면 악양 둑방길은 꽃길을 조성해 전국적인 관광지로 알려져 있다. 이제는 남강댐이 범람하게 되면 인공수로인 가화천을 통해서 사천만으로 직접 물을 빼 홍수 피해가 거의 사라졌다. 농사가 불리한 평지에서는 소와 말, 염소 등의 목장으로 이용되었다. 지도에는 ‘마구들’이 나온다. 방목장이다. 당시 60년대 중반 우유 없던 시절 염소유가 공급되었다. 고급 음료였다. 가야 충무동에서 도항리로 넘어가는 고개를 방목고개라 했다. 지금도 방목1길 등 도로주소로 남아 있다. 1960년대 기억에 방목이 들어간 상호가 더러 있었던 것으로 여겨진다. 오늘날 함안의 승마공원도 이와 연관이 있을 것이다. 저습지가 많으니, 쌀농사 외에 연뿌리, 미나리 농사도 많았다. 마름이라하여 물에서 건져올려 삶으면 밤 같은 맛이 나는 물 속 열매도 있었다. 함안에서도 강화와 같은 화문석을 만들었다. 고급 바닥 깔개였다. 골, 큰 것은 왕골이라 하여 삼각형의 줄기를 가지는 습지형 줄기 식물로서 껍질을 벗겨서 흰 속살를 말려서 방석 등 다양한 화문석을 만들었다. 강가의 모래 땅에는 땅콩도 심었다. 지금 보면 소규모이지만 참으로 다양한 작물들을 재배했다. 함안은 남쪽이라 이모작이 가능했다. 겨울과 봄에는 보리농사가 성했다. 당시 영남의 보리는 겉보리라 하여 껍질이 매우 단단한 보리로서 매우 껄끄러운 보리밥으로 만들어졌다. 보리밥도 건너띄는 사람들도 있었다. 겨울이 다가오면 서릿발이 끼이지 않도록 학생들이 단체로 보리밟기에 동원됐다. 일렬로 기차놀이 하듯이 밟고 나갔다. 봄철 보리를 수확하고 나서 바로 물 대고 쌀농사 모내기를 했다. 보리밥이 너무 잦아 질린다 싶으면 보리 대신에 콩나물, 무, 고구마, 감자 등을 혼합하기도 했다. 함안을 포함한 전국적인 현상이었다. 1960년대 당시에도 유명했고 지금도 여전한 명품으로 내려오는 것으로 파수 곶감, 월촌 수박이 있었다. 함안은 따뜻한 지역이었으므로 탱자나무도 많았다. 1922년에 개교한 함안가야학교 울타리는 거의 모두 탱자나무로 이루어져 있었다. 겨울철 교실 난로 땔감으로 탱자나무의 마른 가지 부스러기도 모아 사용했다. 학교 교정에는 은행나무, 오동나무가 있었고, 낡았지만 일제강점기 시절 교실 건물이 그대로 있었다. 함안은 습지의 고장이었다. 세월이 지나면서 개발로 많은 습지들이 사라졌지만, 일부 보호구역으로 보존되고 있다. 강변 습지에 조성된 함안의 경비행장도 볼만하다. 이민부 한국교원대 지리교육과 명예교수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4-06-03 09:44:41들쑥날쑥 일교차가 큰 날씨가 이어지는 가운데 도시의 수목들이 연둣빛 싹을 틔우며 봄옷으로 갈아입고 있다. 전국 여기저기 봄볕을 즐기려는 나들이 인파도 부쩍 늘었다. 산책도 좋지만 솔솔 부는 봄바람을 즐기기에는 자전거만 한 게 없다. '자전거여행'을 쓴 소설가 김훈은 "자전거를 타고 저어갈 때, 세상의 길들은 몸속으로 흘러들어온다"고 말했다. 한국관광공사가 3월 여행지로 추천한 국내 자전거 명소라면 그의 마음을 이해할지도 모른다. 페달을 천천히 밟으면 여유로운 기분을, 전속력으로 달리면 짜릿한 맛을 느낄 수 있다. 또 자전거에서 내려 걸으면 주변 경치를 더 느긋하게 구경할 수 있다. 취향대로 즐기는 자전거 여행을 통해 겨우내 쌓인 스트레스를 시원하게 날려보자. ■초보자도 쉬운 시흥 '그린웨이' 경기 시흥에 위치한 그린웨이는 갯골생태공원에서 물왕호수까지 약 7.5㎞ 구간으로 이어지는 자전거길로 1시간 내에 완주가 가능하다. 출발점인 갯골생태공원은 잔디광장과 캠핑장, 해수체험장, 탐조대 등을 갖춰 인기가 높다. 자전거 여행에 앞서 갯골생태공원에 자리한 22m 높이 흔들전망대, 시흥 옛 소래염전 소금창고도 둘러볼만하다. 공원 주변에는 바닷물이 뱀처럼 구부러져 흘러드는 사행성 내만갯골이 있다. 그린웨이를 달리다 보면 관곡지에 닿는다. 조선 전기 문신이자 문장가 강희맹이 우리나라 최초로 연(蓮)을 재배한 장소다. 또 중간에 만나는 호조벌은 굶주림에 고통받는 백성을 위해 바다를 막아 논으로 만든 땅이다. 농로를 달리다 보면 그린웨이의 종착지인 물왕호수에 도착한다. 시흥시공영자전거대여소(월곶·정왕역점)에서는 11월까지 자전거를 무료로 빌려준다. 갯골생태공원에서도 공원 내에서 탑승 가능한 전기차, 다인승 자전거, 수상 자전거 등을 유료로 빌릴 수 있다. ■강릉 경포호 바라보며 '낭만 라이딩' 강원도 강릉시에는 자연과 역사가 어우러진 자전거길이 있다. 약 4.3㎞ 구간 경포호 둘레길은 강릉 경포대와 경포호 주변에 조성된 산책로 겸 자전거 전용도로다. 잔잔한 호수와 든든한 백두대간을 보며 달리는 평지 코스인데다 자전거 대여소도 많아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라이딩을 즐길 수 있다. 소나무 숲과 푸른 호수, 각종 조형물 등이 낭만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체력이 된다면 지자체명품자전거길로 선정된 강릉 경포호산소길 경포해변~연곡해변 구간을 달려보자. 연곡해변 인근 자전거 도로는 방풍림 사이에 있어 싱그러운 무드의 라이딩이 가능하다. 경포호는 상시 개방하며 입장료도 없다. 자전거 대여소는 스카이베이호텔 가까이 모여 있어 투숙객들이 이용하기 편리하다. 경포호 인근 경포생태저류지는 메타세쿼이아 길로 유명하다. 초기에는 경포천 수해 예방을 목적으로 만들었으나, 이후에는 봄에 유채, 가을에 코스모스 등 철마다 다른 꽃밭을 조성해 여행객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매화 흩날리는 섬진강자전거길 섬진강자전거길은 전북 임실에서 전남 광양까지 섬진강변을 따라 이어진다. 국토종주자전거길 중 자연미를 가장 잘 살린 곳으로 평가 받는다. 전체 코스 중 광양 매화마을~배알도수변공원에 이르는 약 20㎞ 구간이 봄 시즌에 달리기 좋다. 봄의 전령이라 불리는 매화가 지천으로 피어나는 매화마을, 전망 좋은 수월정, 섬진강이 바다와 만나는 망덕포구, 역사적 의미가 깊은 윤동주 유고 보존 정병욱 가옥 등을 만날 수 있다. 자전거 무료 대여소는 매화마을과 광양읍 쪽 운전면허시험장 입구에 있다. 섬진강자전거길이 지나는 섬진강끝들마을에서도 일반 자전거와 어린이 및 가족 자전거를 무료로 빌려준다. 자전거 여행을 마친 뒤 광양 원도심으로 가면 문화예술 탐방을 할 수 있다. 도시재생사업으로 탄생한 복합문화공간 인서리공원은 광양 내 핫플레이스로 꼽힌다. 오래된 한옥은 아트숍과 카페, 숙소로 바뀌었고, 버려진 양곡 창고는 갤러리로 변신해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봄빛 여정' 영주 자전거길 경북 영주 자전거길은 4개 구간으로 조성돼 다채로운 매력을 자랑한다. 도심에서 물길 따라 무섬마을에 닿는 3·4구간 약 14.5㎞가 봄에 특히 아름답다. 낮에는 초록이 싱그럽고, 저녁 무렵에는 붉은 노을이 따듯한 분위기를 낸다. 또 은빛으로 반짝이는 강변 백사장은 포근한 기운을 준다. 영주시자전거공원에서 도심을 가로지르는 서천변을 달리면 조선시대 의국 제민루, 정도전 생가로 알려진 삼판서고택 등을 만날 수 있다. 일부 구간에서는 자전거 전용 데크가 마련돼 편안한 라이딩이 가능하다. 1시간 30분 남짓 지나면 국가민속문화재인 무섬마을에 이른다. 부드러운 물길이 감싸 안은 마을에는 350년이 넘은 만죽재고택을 비롯한 전통가옥 30여채가 있다. 마을 내 골목을 자전거로 천천히 돌다 보면 고즈넉한 분위기에 금세 스며든다. 영주 여행에서는 부석사도 빼놓을 수 없다. 또 우리나라 최초의 사액서원인 소수서원, 용미교·용두교와 어우러져 탁 트인 호수 풍광을 지닌 영주호용마루공원도 주요 명소다. ■'시원한 풍광' 서산 천수만자전거길 2016년 '아름다운 자전거길 100선'에 든 천수만자전거길은 충남 태안군 남면 원청리부터 서산A·B지구방조제를 거쳐 홍성군 남당항으로 이어진다. 완주에 왕복 3~4시간이 걸리지만, 일부 구간만 달려도 충분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바다를 끼고 가는 길이 대부분 평지라 쉽고 경쾌한 질주가 가능하다. 드넓은 천수만과 서산 간척지 풍경이 길을 따라 펼쳐지며 탁 트인 풍광을 선사한다. 자전거 여행자를 위한 쉼터도 길 곳곳에 마련돼 있다. 코스 중간 지점에 있는 간월도는 서산9경 가운데 3경으로 꼽히며 간월암과 어우러진 노을이 유명하다. 거의 모든 구간이 자전거·보행자 겸용 도로다. 천수만자전거길 인근 명소로는 서산버드랜드를 꼽을 수 있다. 철새 도래지 천수만과 서산 간척지에 서식하는 조류 생태계를 살펴보는 공간이다. 이외에 서산 해미읍성도 유명하다. 조선 시대에 충청병마절도사영성이 있던 곳으로, 2018년 인기리에 방영한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촬영지로 쓰였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2024-03-07 18:29:22도쿄에서 개를 키운다는 것 【도쿄=김경민 특파원】 일본에서 고양이의 '집사', 개 반려인이 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보통 집들이 한국보다 작은 데다 입양부터 키우는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입니다. 일단 입양부터 쉽지 않습니다. 한국처럼 유기견이나 유기묘를 입양하는 경우에는 비용이 들지 않지만 일본에서는 애완동물 숍에서 구매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변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일단 입양하는 데만 200만~300만원은 싼 편입니다. 사람들이 선호하는 품종은 1000만원을 웃돌기도 한답니다. 여기다 예방접종을 비롯한 각종 의료비와 사료값 등을 고려하면 비용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도쿄 중심가에서 개를 키우면 부자'라는 인식도 있습니다. 그래도 반려동물에 대한 일본인의 사랑은 남다른 것 같습니다. 일본에는 현재 약 1600만마리의 개와 고양이가 있다고 추계되는데요. 이는 일본의 15세 미만 인구(1435만명)보다 많은 숫자라고 합니다. 일본에서 볼 수 없는 것 중에 하나가 '캣 맘'입니다. 한국에서는 캣 맘이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것 있잖아요. 일본에서는 남에게 피해를 주기 싫어하는 국민성 영향인지 캣 맘을 볼 수 없습니다. 또 철저한 등록제 덕분에 도심의 길거리에서는 유기견, 유기묘도 쉽게 볼 수 없습니다. 이런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반려견은 '충견 하치코(ハチ公)'이라고 불리는 개입니다. 지난해 11월 11일 오타테시에서는 하치 탄생 100주년을 축하하는 행사가 열렸습니다. 동상에 헌화한 한 초등학생은 "하치는 소중한 사람을 계속 기다리는 아름다운 마음을 주었다"는 내용의 편지를 낭독했습니다. 한 쪽 무대에서는 하치와 같은 아키타 한마리가 사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는 이벤트를 열어 행사장의 분위기를 띄웠습니다. 유난을 떤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한편으로는 하치코를 캐릭터화하고, 하나의 관광상품으로 만드는 것을 보니 대단하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일본이 사랑하는 '하치', 100살 되다 지난해 100살을 맞은 하치는 자타공인 일본이 가장 사랑하는 '국민 개'일 겁니다. 한국에 돌아온 백구(1993년에 대전으로 팔려갔다가 7개월 만에 약 300㎞의 거리를 되돌아 진도로 돌아온 진돗개)가 있다면 일본엔 하치가 있습니다. 일본 전통 아키타 품종인 하치는 지금으로부터 101년 전인 1923년 11월 10일에 아키타현 오타테시에서 태어났습니다. 사망한 주인을 시부야역 앞에서 끝까지 기다리다 죽은 '하치(ハチ)'에게, 충성심이 높다는 의미에서 '공(公)'을 붙여 '하치코(ハチ公)'라는 이름을 붙여준 것입니다. 하치는 생후 50일 정도에 도쿄 시부야에 살고 있던 우에다 에이자부로 도쿄대 교수의 집에 입양됐습니다. 당시 우에다 교수는 시부야역에서 전철을 타고 도쿄대학으로 출퇴근했습니다. 하치는 항상 역앞까지 교수를 배웅하고, 다시 주인이 올 때까지 시부야역에서 기다리는 것이 일과였습니다. 1925년 우에다 교수가 도쿄대에서 급사한 이후에도 하치는 10년 가까이 교수가 살아있을 때처럼 시부야역에 교수를 마중 나왔습니다. 이 스토리가 아사히신문에 실리면서 하치는 충견으로 일약 유명세를 치렀습니다. 1934년 기부금이 모여 청동상이 세워졌고, 화려하게 제막식도 열렸습니다. 청동상은 사실 하치가 살아 있을 때에 세워진 것이죠. 하치의 '충성'이라는 이미지가 당시 일본 제국주의 선전에 딱 맞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하치는 11살이 되던 그 이듬해에 죽었습니다. 당시는 제2차 세계대전을 치르고 있던 일본의 전세가 급격하게 꺾이던 때입니다. 전쟁 중 자원 조달에 시달린 일본군은 급기야 많은 시민들에게 사랑을 받던 하치의 청동상마저 군수물자로 공출했습니다. 종전 하루 전인 1945년 8월 14일의 일이었습니다. 우리가 지금 보고 있는 하치코 동상은 1948년 종전기념일(8월 15일)에 연합군 총사령부 관계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세워진 두번째 동상입니다. 하치의 두번째 동상은 패전국으로 전락한 일본의 부흥이라는 의미를 가졌다고 합니다. 하치의 사후 도쿄대학 농학부에서는 병리해부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사람의 부검도 흔하지 않던 시절, 단순한 개 한 마리가 아니라 '국민 개'로서 당시 하치가 얼마나 전폭적인 사랑을 받았는지 가늠케하는 대목입니다. 부검 결과 심장과 간에서 사상충이 대량으로 나왔습니다. 이로 인해 복수가 고여 고통 받았고, 결국 사인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 위에서는 닭꼬치의 꼬챙이가 3, 4개 발견됐는데, 이 꼬챙이에 의해 소화기관이 손상됐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부검 후 하치의 시신은 박제돼 국립과학박물관에 지금도 보존돼 있습니다. 하치 동상은 하치가 태어난 오타테시에도 하나 더 있습니다. 시부야역 동상과 비슷한 시기에 세워졌지만 이 동상 역시 태평양전쟁 당시 쇳물로 녹여졌다가 1987년에 지금의 자리에 다시 세워진 것입니다. 2012년에는 우에다 교수의 고향인 미에현 쓰시의 긴테츠히사이역 앞에 우에다 교수와 하치가 마주 보는 모습의 동상이 세워지기도 했습니다. 논밭에서 日트렌드의 성지로 하치가 다녀간 100년의 시간 동안 시부야 일대는 그야말로 천지개벽을 했습니다. 동상이 된 하치는 같은 자리에서 일본의 변화를 목도했습니다. 지금 시부야는 일본의 유행을 선도하는 화려한 문화 일번지인데요. 1885년에 일본 철도 시나가와 선(현재의 JR 야마노테 선)역이 개업했을 무렵의 시부야는 전원 지대였습니다. 당시 시부야역의 하루 이용객이 당시에는 겨우 십여명에 불과했다고 합니다. 현재 하루 260만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그 유명한 스크램블 교차로를 오가면서 시부야역을 이용하는 것과 비교하면 이 곳이 얼마나 변모했는지 실감이 납니다. 특히 일본의 부흥을 세계에 각인시킨 1964년의 도쿄 올림픽은 시부야에도 전기가 됐습니다. 그 때 도로 교통망, 인프라가 정비되면서 현재 기반을 구축했습니다. 1971년 11월에는 시부야 폭동 사건으로 전국이 떠들썩했습니다. 미군 주둔을 인정한 오키나와 반환협정 조인에 반대하는 학생들의 시위대가 폭도화해 기동대 등을 화염병과 쇠파이프로 습격한 사건입니다. 1973년 시부야는 대표 쇼핑몰인 '파르코', 1979년 '시부야 109'가 잇따라 문을 열자 유행에 민감한 10~20대가 모이는 젊은이들의 거리로 발전했습니다. 1980년대 시부야 캐쥬얼 스타일을 뜻하는 '시부카지', 'DC브랜드' 등 이른바 일본의 버블패션이 각광을 받았고, 진하고 검은 얼굴 화장을 드러냈던 '갸루패션'에 이르기까지 시부야는 시대를 대표하는 패션과 음악이 탄생하는 무대로 탈바꿈했습니다. 요즘 시부야-하라주쿠가 젊은이들의 패션 성지가 된 것도 이 때부터입니다. 1987년에는 영화 '하치 이야기'가 개봉하면서 잠시 기억에서 밀려났던 하치가 다시 언론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2009년에는 미국에서 리처드 기어가 주연을 맡은 영화의 모티브가 되는 등 하치의 스토리는 해외에서도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이 때부터 하치코 동상은 만남의 장소 뿐만 아니라 방일 외국인들이 찾는 관광지로 큰 인기를 끌게 됐습니다. "거긴 꼭 가야돼", 더 '힙'해진 시부야, 외국인·기업 '핫플'로 이제 시부야는 방일 외국인 10명 중 6명이 찾는 국제적인 관광 도시가 됐습니다. '2022년도 국가·지역별 외국인 여행자 행동 특성' 조사에 따르면 방일 외국인이 방문한 도내의 장소(복수 회답)는 시부야가 58.4%로 가장 많았습니다. 방문 장소 중 가장 만족한 장소로 응답률이 높았던 곳도 시부야였습니다. 특히 시부야는 이번 조사에서 처음으로 긴자를 누르고 1위가 돼 명실상부 도쿄 최대의 번화가로 자리잡았습니다. 시부야에서는 최근 100년를 내다보는 대규모 재개발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2018~2020년에 걸쳐 '시부야 스트림' '시부야 솔라스타' '시부야 후쿠라스' '미야시타 공원' 등의 상업 시설과 사무실이 연달아 개장했습니다. 향후 '시부야 사쿠라 스테이지' 등도 오픈을 앞두고 있습니다. 해외 스타트업들도 시부야로 모이고 있습니다. 시부야구는 지난해 8월까지 미국, 한국, 스웨덴 등에서 11개사를 유치했습니다. GMO 인터넷그룹, 사이버 에이전트, 구글 일본법인 등 정보기술(IT) 기업들이 대표적입니다. 국내외 스타트업과 글로벌 기업들이 속속 모여들면서 특유의 문화가 발산되고, 더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는 선순환이 시부야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고 있습니다. 다시 얼굴을 바꾸는 시부야를 향해 언론들은 '잘한 재개발'의 모범 사례로 꼽고 있습니다. 지난 100년간 격동의 세월을 보내면서 시부야는 옛 모습을 찾기 힘들 정도로 변화했습니다. 그러나 충견 하치만은 한 자리에서 변함 없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일본에는 '혼네'(本音)와 '다테마에'(建前) 문화가 있습니다. 혼네는 진짜 속마음이고, 다테마에는 밖으로 보여주는 겉마음입니다. 개인보다는 조직·사회적 관계를 중시하는 일본인들은 좀처럼 혼네를 드러내지 않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보는 일본은 다테마에의 파편에 불과할지도 모릅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2023-11-13 13:28:31【대전=장인서 기자】 사람이 태어나 맨발로 땅을 밟는 일이 얼마나 자주 있을까. 휴가철 해변을 걷거나 갯벌 체험이라도 하면 모를까, 대개는 드문 일일 것이다. 사람은 흙에서 태어나 흙으로 돌아간다지만 생전에는 직접 흙을 만져볼 기회도 적다. 하지만 요즘 전국에서 땅과 흙이 주는 치유 효과를 누리기 위해 맨발로 걷는 이들이 점차 많아지고 있다. 맨발로 땅을 밟는 일을 '어씽(earthing·접지)'이라 하고, 맨발 걷기를 운동 삼아 즐기는 마니아들을 '어씽족'이라 부른다. 국내 대표적인 어씽 명소로 손꼽히는 곳이 대전의 계족산황톳길이다. 발바닥이 자연에 맞닿은 것만으로도 정신이 맑아지고 몸이 개운해지는 '에코힐링'을 체험할 수 있어 인기다. 주변 명소로는 계족산성, 장태산자연휴양림 등이 있다. 관광지 특유의 화려함은 없지만 대자연의 품에 녹아드는 온전한 가을 휴식을 대전에서 누릴 수 있다. 맨발로 느끼는 자연, 계족산황톳길 해발 423.6m의 계족산은 대전광역시 대덕구와 동구에 걸쳐 있다. 산 중턱 순환임도의 모습이 닭의 발을 닮아 계족산이라 불린다. 계족산 장동산림욕장 입구부터 시작되는 순환임도가 총 둘레 14.5㎞로 조성돼 있다. 붉은 황톳길에 들어서면 어깨엔 가방을 메고 손에는 신발을 쥔 여행객들이 삼삼오오 걸으며 이야기꽃을 피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해발 200~300m에 5m 폭으로 깔린 부드러운 황톳길을 걸으며 느끼는 상쾌한 공기에 여행객들의 목소리가 절로 명랑해진다. 삭막한 도시 생활에서는 느끼기 어려운 산뜻한 에너지가 이들을 활기차게 만든다. 계족산황톳길은 지난 2006년 임도 전체에 전국에서 질 좋은 황토 2만여t을 투입해 맨발로 걷거나 뛸 수 있는 길을 만든 게 시초다. 매년 전국에서 질 좋은 황토만을 골라 깔며 수시로 황토를 뒤집고 물을 뿌려 말랑말랑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관광 100선'에 4회 연속 선정되며 유명세를 더해가고 있다. 연간 방문객이 100만명 이상으로 추산되며, 국내는 물론 해외에까지 알려져 외국인 관광객들도 눈에 띄게 늘었다. 맨발로 황톳길을 걸으면 발 마사지와 산림욕이 된다. 황톳길의 붉은 색깔에서 느껴지는 시각적 아름다움과 독특한 체험은 다양한 감각으로 심신을 치유하는 '멀티 테라피(복합요법)'에 가깝다. 우울증이나 불면증 등 다수의 현대인이 겪는 정신적 고질병에도 치료에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걸을 때마다 느껴지는 피톤치드 가득한 숲의 향기는 덤이다. 계족산황톳길 산책로의 반쪽은 황톳길이고 나머지 절반은 일반 산책길로 조성돼 있다. 맨발 걷기를 원하지 않는 경우에는 일반 길로 걸으면 되니 '짬짜면' 같은 매력이 있다. 전체적으로 산길이 완만해 어린 자녀가 있는 가족 여행객들에게도 추천할만하다. 남녀노소 누구나 편하게 걸을 수 있고, 중간중간 쉼터가 있어 앉아서 사색을 즐기기에도 좋다. 계족산황톳길은 봄부터 겨울까지 사계절 이용이 가능하며, 시즌에 따라 맨발축제와 무료 클래식 공연인 숲속음악회가 열린다. 계족산황톳길 코스 서쪽 방면에는 1995년 개장한 장동산림욕장이 있다. 계족산성 아래 숲 골짜기에 있어 풍광이 아름답고 등산순환도로와 잔디광장, 체육·모험·놀이시설 20여종을 갖추고 있어 시민들의 대표 휴식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대청호 한눈에 담는 전망대, 계족산성 계족산 정상에는 돌로 쌓은 계족산성이 웅장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대전 시내 전경과 너른 대청호가 내려다보이는 모습을 한눈에 담을 수 있어 전망대 역할을 톡톡히 한다. 둘레 약 1200m, 높이 399m의 테뫼형 산성(산 정상을 둘러쌓은 성)으로, 자연지형을 그대로 이용해 쌓아올려 만듦새가 정교하다. 현존하는 성벽의 안쪽 높이는 3.4m, 외벽 높이 7m, 상부 너비 3.7m이며, 가장 잘 남아 있는 북쪽 성벽의 높이는 10.5m, 서쪽 성벽의 높이는 6.8m이다. 성의 동·서·남쪽에 너비 4m의 문지(門址)가 있으며, 길이 110㎝, 너비 75㎝, 높이 63㎝의 장방형 우물터가 있다. 그 아래로는 약 1m의 수로가 있다. 상봉에 봉수터로 추정되는 곳이 있으며, 건물터와 주춧돌이 남아 있다. 문헌상으로는 이곳에서 백제 부흥군과 신라의 김유신 등이 싸웠다는 기록이 있다. 메타세쿼이아에 반하다, 장태산자연휴양림 해발 306.3m의 장태산 기슭(대전 서구 장안동 일원)에 조성된 장태산자연휴양림은 지금은 고인이 된 임창봉씨가 조성한 최초의 민간 자연휴양림으로 대전팔경 중 하나다. 81만5855㎡ 규모로 1991년 5월에 개장했으며 지난 2002년부터 대전시가 운영하고 있다. 고유 수종인 밤나무, 잣나무, 은행나무 등 유실수와 소나무를 비롯해 미국 메타세쿼이아, 독일 가문비나무 등 외래 수종이 조화롭게 가꿔져 있다. 메타세쿼이아는 가을이 되면 주황빛으로 물들어가며 단풍 못지않은 아름다움을 뽐낸다. 장태산자연휴양림의 메타세쿼이아는 특히 아름답기로 입소문이 나 있다. 시원시원하게 쭉 뻗은 각선미와 가을 빛깔로 물든 이파리들이 이색적인 낭만을 선사한다. 또한 나무데크로 중층의 숲을 체험하게 만든 '숲속어드벤처' 길과 메타세쿼이아 나무 숲 사이에 높이 10~16m, 폭 1.8m, 길이 196m로 만드어진 하늘길 '스카이웨이', 높이 27m의 '스카이타워'도 방문 필수 코스다. 이외에 숙박시설인 숲속의집을 비롯해 메타세쿼이아로 꾸며진 숲속 삼림욕장, 어린이 학습공간으로 활용되는 교과서식물원 등의 시설이 마련돼 있어 다양한 체험이 가능하다. 역사·문화 두루 즐기는 대청호오백리길 대청호는 금강 수계 최초의 다목적 인공 저수지로, 저수량 기준으로는 소양호와 충주호에 이어 국내에서 세 번째로 규모가 크다. 대전 대덕구와 동구, 충북 청주시와 보은군, 옥천군에 걸친 대청호 호수 주변으로 대청호오백리길이 조성돼 있다. 녹색생태관광로드로도 불리며 총 구간 길이는 약 250㎞로, 본선 21구간과 지선 5개 구간으로 나뉜다. 대청호오백리길을 따라 역사유적, 문화답사, 농촌체험, 등산과 산책 등을 고루 즐길 수 있는 장소들이 다채롭게 이어진다. 대청호 물문화관, 두메마을, 미륵원, 대청호 자연생태관, 청남대, 금강유원지, 찬샘마을, 문의문화재단지, 정지용 생가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샛길이나 갈림길이 거의 없고, 곳곳에 이정표가 잘 설치된 점도 편리하다. 걸을 때마다 시시각각 변하는 대청호의 아름다운 풍경을 한껏 누릴 수 있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2023-10-26 18:32:53【제천(충북)=장인서 기자】 추수의 계절이 돌아왔다. 황금빛으로 일렁이는 논과 밭의 풍경은 보는 이들의 마음을 풍요롭게 한다. 따스한 가을 햇살과 고즈넉한 들판이 빚어낸 평화에는 노동으로 지친 지난 계절의 시름을 잊을 만한 기쁨이 담겨 있다. 10월은 전국 각지에서 다양한 지역축제와 문화예술 행사가 많은 달이기도 하다. 어디를 가든 볼거리, 즐길거리가 넘친다. 그중 국내 대표적인 농경문화유적지로 꼽히는 충북 제천 의림지에서 열리는 '농경문화 예술제'가 눈길을 끈다. 버스킹과 댄스경연 등으로 꾸려진 현대식 축제와 달리 한국 농경문화의 진수를 오롯이 체험해 볼 수 있어서다. 의림지가 있는 제천은 경관이 수려한 청풍호, 금수산 등을 보유한 슬로시티이면서 미식여행 명소로도 알려져 있다. 지나가는 참새도 쉬어갈 법한 그곳에서 편안한 쉼, 건강한 맛으로 가득한 10월을 누려보자. ■수확의 기쁨 누리는 '의림지 농경문화 예술제' 오는 13일부터 3일간 제천 의림지와 청전뜰 일원에선 '의림지 농경문화 예술제'가 열린다. 축제는 문화예술존 '의림지'와 농경문화 체험존 '청전뜰' 등 크게 2개의 공간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행사 기간 총 11개의 무대공연과 16개의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볏짚을 활용해 만든 멋스러운 조형물로 구성되는 농경 아트 퍼포먼스, 농기구와 농기계를 직접 조작해보는 농경문화체험, 황금쌀을 받을 수 있는 보물찾기 등이 준비됐다. 아울러 제기차기·구슬치기 등을 활용한 미션 프로그램인 의림지 농경문화 런닝맨, 연날리기와 전통연 시연, 논두렁 사륜바이크, 농기구·농기계 전시회, 의림지 달빛나이트 주막과 버스킹도 마련돼 즐거움을 더할 예정이다. 농경문화를 체험했다면 의림지 역사박물관도 들러보자. 고대에 축조된 저수지인 의림지의 역사와 구조, 생태 등을 알아볼 수 있는 전문박물관으로, 기획전시와 전통놀이 체험 등의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삼한시대 축조 '의림지', 옛 명성 그대로네 제천10경 중 제1경인 의림지는 삼한시대 축조된 우리나라 최고(最古)의 저수지로 꼽힌다. 현재는 수리시설보다 유원지로 명성을 더해가고 있다. 2006년 국가명승 제20호로 지정된 '영호정'과 1948년 건립된 '경호루', 수백년을 자란 소나무와 수양버들, 30m 자연폭포인 '용추폭포' 등이 어우러져 운치를 더한다. 용추폭포라는 이름은 이무기가 용이 되어 승천하지 못하고 죽어 만들어진 곳이라는 전설에서 유래한다. 용추폭포 위에 설치된 유리전망대 바닥에는 센서가 설치돼 이동시 투명유리로 바뀌는데 폭포 위를 산책하는 듯 경쾌한 기분을 선사한다. 의림지에는 4계절을 주제로 2㎞ 구간으로 조성한 '삼한의 초록길'이 마련돼 있다. 수목류 5만5000주, 초화류 23만본 등 140여종의 식물을 식재해 휴식과 볼거리를 제공하며 삼한의 초록길을 가로지르는 4차선 도로를 보행자가 안전하게 지날 수 있도록 만들어진 268m 규모 에코브릿지가 새로운 랜드마크로 떠오르고 있다. ■솔향기 맡으며 힐링··· 의림지 한방 치유숲길 '한방 치유숲길'은 비룡담 저수지와 용두산 산림욕장을 순환하는 둘레길로, 아름다운 비룡담 수변과 빼어난 숲 경관은 물론 용두산 산자락까지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물안개길(2.4㎞), 솔향기길(6.5㎞), 온새미로길(2㎞), 솔나무길(0.5㎞) 등 총 4개 구간으로 거리가 총 11.0㎞에 달한다. 비룡담 저수지부터 한방 생태숲을 돌아 다시 비룡담 저수지로 돌아오는 물안개길은 데크길로 조성돼 있어 누구나 가뿐히 둘러볼 수 있다. 한방 생태숲에서 용두산 오토캠핑장을 지나 다시 시작점으로 돌아오는 솔향기길은 가장 긴 구간이지만 소나무가 펼쳐진 길을 따라 다채로운 풍경이 이어져 지루하지 않다. 솔밭공원에서 비룡담 저수지까지 이어지는 솔나무길은 소나무 자연림과 수로가 적절히 조화를 이룬 길이다. 구간은 짧지만 풍경이 아름다워 여행객들이 즐겨 찾는다. 또 온새미로길은 한방 생태숲에서 송한재를 잇는 구간으로 옛길의 정취와 낭만을 즐길 수 있다. ■수채화 같은 청풍호 풍경, 다양하게 감상해요 청풍호는 1985년 준공된 충주댐으로 인해 만들어졌다. 면적 67.5㎢에 평균 수심 97.5m로 저수량이 27억5000t에 달한다. 자드락길 6코스인 괴곡성벽길에는 옥순대교와 옥순봉이 한눈에 들어오는 청풍호전망대가 있다. 나선형 구조의 백봉전망대에 오르면 발 아래로 장쾌하게 뻗어 있는 청풍호의 유려하고 시원한 물줄기를 감상할 수 있다. 청풍호의 위용과 아름다움을 사진에 담기에도 좋은 장소다. 청풍호를 더욱 가깝게 느낄 수 있는 카누·카약 체험도 관광객들 사이에 인기다. 계절에 관계없이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무동력 레저스포츠다. 카누는 외날 노를 사용하고, 카약은 양날 노를 사용하며 체험시간은 1시간 정도 소요된다. 청풍면 물태리에서 비봉산 정상까지 2.3㎞ 구간을 운행하는 청풍호반 케이블카, 222m 길이의 옥순봉 출렁다리도 인기 코스다. ■제천의 명물들···약채락·BTS 뮤비 촬영장 조선시대 3대 약령시 중 하나였던 제천에는 황기·당귀·양채·뽕잎으로 만든 양념을 사용한 지역 음식 브랜드 '약채락'을 선보이는 맛집들이 있다. 또한 도보로 제천 시내 다양한 음식을 탐방할 수 있는 '가스트로 투어'(미식여행)도 마련돼 있어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제천에는 수산면과 박달재를 중심으로 '수산슬로시티'도 있다. 2012년 10월 국제슬로시티연맹의 공식인증을 받았다. 슬로시티 거점지역인 수산면은 청풍호와 금수산, 옥순봉 등 수려한 자연경관이 잘 보존돼 있고, 각종 민물어류와 약초 등을 활용한 슬로푸드, 400년 역사의 마을기원제인 오티별신제 등 전통문화를 이어오고 있다. 이외에 방탄소년단(BTS) '화양연화' 뮤직비디오 촬영장으로 쓰인 모산비행장이 새로운 명물로 자리잡았다. 보라색의 버들마편초, 화이트·핑크 가우라꽃 등이 만발한 꽃밭이 있어 여유롭게 휴식을 취할 수 있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2023-10-05 18:1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