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수소를 생산하기 위한 차세대 전기화학 촉매 개발에 중요한 전환점을 제시하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17일 광주과학기술원(GIST)에 따르면 GIST 화학과 서준혁 교수 연구팀은 텅스텐(W) 금속에 디티올렌(dithiolene)이라는 독특한 리간드(ligand) 분자가 결합된 착화합물을 이용해, ‘수소 결합’이 수소 발생 반응을 어떻게 도울 수 있는지 입증했다. 이번 연구는 고산화 상태의 금속을 이용한 수소 발생 반응의 작동 원리를 밝혀낸 것으로, 차세대 촉매를 어떻게 설계해야 할지에 대한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특히 촉매가 작동할 때, 금속 자체뿐 아니라 금속 주변에 결합한 리간드와의 상호작용이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확인했으며,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주변 분자들이 실제 반응 효율에 결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는 평가다. 수소 발생 반응은 수소 가스를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활용하기 위한 핵심 기술이다. 기존에는 촉매 중심에 있는 금속의 전자 구조에 주로 관심이 집중됐지만, 최근에는 금속 주변에 붙어 있는 분자들이 금속의 성질을 바꾸고 반응을 조절하는 역할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연구팀은 실험을 통해, 텅스텐 착화합물 내에서 약산성 물질이 금속에 결합된 산소(W=O)와 디티올렌 분자의 황(S) 원자 두 곳에 동시에 수소 결합을 형성하며, 이를 통해 전자와 양성자가 함께 이동해 수소 발생 반응이 원활히 일어나는 전자 구조가 만들어진다는 것을 세계 최초로 입증했다. 또 수소(H) 대신 무거운 동위원소인 중수소(D)를 사용한 실험에서도 반응 속도 차이(H/D 비율 1.62)가 나타나, 수소 결합을 통한 양성자 이동 과정이 반응 속도에 직접 영향을 준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실험을 통해 촉매 성능도 입증됐는데, 해당 텅스텐 착화합물은 99%에 달하는 패러데이 효율과 함께 초당 약 12만2277회의 턴오버 빈도(TOF)를 기록해 뛰어난 수소 생산 능력을 나타냈다. 패러데이 효율은 전기화학 반응에서 사용된 전기가 실제로 원하는 화학물질을 만드는 데 얼마나 효과적으로 쓰였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이며, 턴오버 빈도(TOF, Turnover Frequency)는 촉매 1분자가 단위 시간 동안 몇 번의 화학 반응을 수행하는지를 나타내는 값으로 촉매의 반응 속도와 효율을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지표다. 서준혁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인공광합성, 이산화탄소 전환, 수전해 기술 등 차세대 에너지 전환 반응의 기본 원리를 더 깊이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독일화학회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앙게반테 케미 국제판(Angewandte Chemie International Edition, ACIE)'에 2025년 5월 22일 온라인 게재됐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2025-06-16 17:13:39[파이낸셜뉴스] 값비싼 백금 촉매 없이도 수소 생산이 가능한 소재가 개발됐다. POSTECH(포항공과대학교) 화학공학과 박태호 교수 연구팀이 한국재료연구원 에너지·환경재료연구본부 최승목 박사 연구팀과 그린(green)수소 생산 비용을 대폭 낮출 핵심 소재를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이 연구는 에너지 분야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터리얼스(Advanced Energy Materials)’ 온라인판에 최근 게재됐다. 지금까지 수소는 ‘궁극의 청정에너지’로 주목받아 왔지만 생산하는 데 막대한 비용과 기술적 어려움이 따랐다. 특히 태양광이나 풍력으로 만든 전기로 물을 분해해 얻는 ‘그린 수소’는 생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전혀 나오지 않지만, 효율적인 생산을 위해 값비싼 백금 촉매가 필요했다. 이를 해결할 대안으로 '음이온 교환막(AEM, Anion Exchange Membrane) 수전해 장치'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이 기술은 물 분해 과정에서 이온이 움직일 수 있도록 도와주는 특수한 막을 사용하는데, 이 막의 성능이 좋다면 백금 대신 훨씬 저렴한 촉매를 쓸 수 있어 생산 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다. 다만, 지금까지 개발된 AEM은 고온이나 고전류 같은 실제 산업 환경에서는 내구성이 떨어져 상용화에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인 방법으로 해결했다. 핵심은 고분자 구조 사이에 '틈새 알킬 사슬(interstitial alkyl chain)'이라는 특수 분자를 추가하는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AEM은 마치 꽉 막힌 도로에 지하차도를 뚫어 교통을 원활하게 하듯, 이온의 이동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그 결과, 연구팀이 만든 AEM은 고온(80℃)에서도 뛰어난 이온 전도성을 보였고, 강한 알칼리 환경에서도 2000시간 이상 안정적으로 작동했다. 더욱 놀라운 점은 실제 수소 생산 장치에 적용했을 때도 70℃에서 100일 넘게 연속 작동하며 매우 높은 내구성을 입증했다는 것이다. 이는 지금까지 보고된 AEM 수전해 시스템 중 최고 수준이다. 특히, 성능이 시간이 지나면서 떨어지는 정도를 나타내는 전압 강하율이 시간당 29mV(밀리볼트) 이하에 불과해, 에너지 손실도 매우 적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박태호 교수는 “이번 연구는 수소 생산 기술의 '비용 장벽'을 허문 성과”라며, “고온과 고전류 환경에서 AEM 수전해 기술의 약점을 극복함으로써 앞으로 친환경 수소 생산 기술의 산업 현장 적용이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전했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2025-06-02 12:30:22[파이낸셜뉴스] 지구 온난화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강력한 온실가스인 메탄을 고부가가치 산업 원료인 에탄올로 만드는 기술이 개발됐다. 특히 이 기술은 기존 석유기반의 에탄올 생산공정보다 탄소배출을 최대 90% 줄일 수 있다. 또한 공정 장비와 전력비용을 25% 줄여 경제성도 탁월하다. 고려대 화공생명공학과 문준혁 교수팀은 국립타이완대 보이 유 교수팀과 국제 공동 연구를 통해, 상온에서 메탄으로 에탄올을 만드는 고성능 전기화학 촉매 시스템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이 시스템을 테스트한 결과, 촉매 1g으로 한시간만에 26 밀리몰(mmol)을 만들어냈다. 즉 에탄올 26mmol은 무게로 환산하면 약 1.2g 정도로 아주 적은 양이지만 여기에 사용한 촉매 또한 1g으로 아주 적다. 또한 이 촉매는 100시간 이상 오랫동안 사용해도 그 성능이 유지됐다. 이와함께 공정 모의실험을 통해 기술의 실현 가능성도 검토했다. 그 결과, 기술경제성 분석(TEA)에서 전해조 단가와 전력 비용이 약 25% 절감될 경우, 생산 단가를 낮출 수 있음을 확인했다. 특히 생애주기환경평가(LCA)에서는 기존 바이오 및 석유 기반 에탄올 생산 공정보다 탄소 배출량이 최대 90%까지 줄었다. 연구진이 이번에 개발한 핵심 기술은 여러 종류의 금속 원소가 섞인 '고엔트로피 산화물'이라는 특별한 물질을 이용한 새로운 촉매 설계다. 고엔트로피 산화물은 다섯 가지 넘는 여러 금속 원자가 아무렇게나 섞여 있는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서, 각 원자끼리 영향을 주고받아 기존 촉매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성질을 보여준다. 연구진은 이 고엔트로피 산화물 구조 안에 메탄 반응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코발트 원자를 아주 작게, 딱 한 개씩 떨어뜨려 놓는 특별한 설계를 했다. 마치 넓은 운동장에 똑똑하게 배치된 전봇대처럼, 촉매 표면에 혼자 떨어져 있는 코발트 원자들은 메탄 분자와의 반응을 최고로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다. 기존의 금속 알갱이 촉매와는 달리, 낱개의 원자로 된 촉매는 금속 원자를 100% 가까이 활용할 수 있고, 주변 환경과 섬세하게 반응을 조절해 원하는 반응만 잘 일어나도록 만들 수 있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는 코발트 낱개 원자가 고엔트로피 산화물 지지대와 딱 맞는 전자적 관계를 맺으면서 메탄 분자의 끈을 쉽게 끊고 에탄올로 바꾸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문준혁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메탄 전환 뿐만아니라 다양한 연료 전환 및 산화 반응에도 확대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연구진은 이번에 개발한 고성능 전기화학 촉매 시스템을 소재 분야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에 지난 23일 발표했으며, 학술지에서는 표지(Inside Front Cover) 논문으로 선정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5-04-24 16:18:28[파이낸셜뉴스]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화학과 임현섭 교수 연구팀이 새로운 나노구조체인 ‘Au@h-BN’을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고 10일 밝혔다. 이 구조체는 두께 1nm(나노미터·10억 분의 1미터)의 균일한 육방정계 질화붕소(h-BN) 층을 쉘(외부 보호층)로 적용한 것으로, 강한 알칼리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실시간 라만 분광법을 구현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h-질화붕소(hexagonal boron nitride, hh-BN는 높은 화학적 안정성과 전기 절연성을 갖추어 다양한 전자 및 촉매 응용에 사용된다. 이번 연구 성과는 전기화학 촉매와 에너지 변환 기술 분야의 발전에 새로운 돌파구를 제시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다. 이번 새로운 나노구조체는 강한 라만 신호를 생성할 뿐만 아니라, 장기간 사용 시에도 높은 안정성을 유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기존의 실리카 쉘을 적용한 구조체에 비해 라만 신호의 강도와 지속성이 현저히 우수했다. 이를 통해 전기화학 촉매 및 에너지 변환 분야에서 보다 정밀한 연구와 분석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화학적으로 매우 안정적이며 전기 절연 특성을 지닌 2차원 소재 h-질화붕소를 새로운 쉘 재료로 활용해, 전기화학 반응 연구에서 라만 분광 기술의 적용 범위를 넓히는 데 성공했다. h-질화붕소 쉘은 120시간 이상의 강한 알칼리 환경에서도 구조적 변형 없이 안정성을 유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통해 장시간에 걸친 실시간 라만 분석이 요구되는 전기화학 반응 연구에 매우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음이 입증됐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바탕으로, 산소 발생 반응(OER)과 이산화탄소 환원 반응(CO2RR) 등 주요 전기화학 반응을 보다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NRF)과 한국전력공사(KEPCO)의 연구개발 프로그램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재료과학 분야의 권위 있는 국제학술지 '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4월 8일 온라인 게재됐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2025-04-10 09:42:07[파이낸셜뉴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신소재공학과 조승호·송명훈 교수팀은 태양광 전기로 폐수에서 암모니아와 화장품 원료인 글리콜산을 뽑아냈다고 25일 밝혔다. 연구진이 개발한 기술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다. 특히 태양광을 이용해 암모니아를 생산하는 효율이 52.3%이며, 생산 속도도 세계 최고다. 송명훈 교수는 "상용화된 실리콘 태양전지보다 높은 효율을 갖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통해 이산화탄소 배출 없는 전기화학적 암모니아 생산 기술의 잠재력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또 조승호 교수는 "태양광과 폐기물로 그린 암모니아와 고 부가가치 글리콜산을 동시에 생산했다는 점에서 지속 가능한 탄소중립형 에너지 솔루션을 제시한 연구"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양극에서는 암모니아를, 음극에서는 글리콜산을 태양광 전기로 합성하는 광전기화학 시스템을 개발했다. 폐수 속 아질산염이 태양광전기 에너지를 받아 양극에서 암모니아로 바뀌는 원리다. 반대쪽 음극에서는 에틸렌글리콜이 글리콜산이 만들어진다. 에틸렌글리콜은 폐플라스틱에서 추출되는 원료다. 연구진은 "이 장치의 에너지 효율은 암모니아가 만들어진느 양극 기준으로 이제껏 보고된 최고의 효율인 52.3%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암모니아를 생산하는 속도도 미국 에너지부가 제시한 태양광 암모니아 생산의 상용화 기준인 시간당 58.72 μmol/㎠를 넘어서는 146 μmol/㎠에 이른다. 이는 기존 최고 기록보다도 46% 넘게 향상됐다. 연구진은 폐수 속의 아질산염만을 선택적으로 환원시키는 촉매를 개발해 이 같은 고효율 시스템을 만들었다. 폐수 속에서는 질산염과 아질산염이 섞여 있는데, 아질산염으로 암모니아를 만드는 것이 훨씬 빠르고 에너지가 적게 든다. 또 시스템의 짝 반응으로 에너지 소모가 많은 산소 발생 반응이 아닌 글리콜산 발생 반응을 택해 필요한 전기에너지를 더 줄였다. 전기에너지를 제공하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도 높은 광전류밀도와 내구성을 갖도록 설계했다. 광전류밀도가 증가할수록 암모니아 생산 속도가 빨라진다. 한편, 연구진은 이 새로운 광전기화학 시스템을 나노 과학 분야의 저명 국제 학술지인 '나노 레터스(Nano Letters)'에 발표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5-03-25 11:48:57과산화수소를 친환경적이면서도 낮은 에너지로 생산할 수 있는 촉매를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과산화수소는 에너비 소비가 많고, 환경오염도 많은데, 이를 해결할 기술이 생긴 셈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KIST 극한물성소재연구센터 김종민 박사, 계산과학연구센터 한상수 박사,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이재우 교수,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 원장 양성광) 문준희 박사 공동연구팀이 과산화수소 생산용 '메조 다공성 촉매'를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김종민 박사는 "이번에 개발한 촉매는 우리가 호흡하는 공기 중의 산소를 활용해 중성 전해질에서 과산화수소를 생산한다"며, 기존 촉매보다 실용성이 높아 산업화에 속도를 더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산화수소는 화학, 의료, 반도체 산업 등에서 폭넓게 활용되는 세계 100대 산업용 화학 물질 중 하나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과산화수소 생산법은 높은 에너지 소비, 고가의 팔라듐 촉매 사용, 부산물 발생으로 인한 환경 오염 등 여러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연구진이 개발한 새로운 촉매를 전극에 코팅해 황산나트륨이 녹아 있는 액체에 넣고 전기를 흐르게 하면, 공기 중의 산소와 반응하면서 과산화수소가 만들어진다. 성능을 테스트한 결과, 상용화에 가까운 환경인 중성 전해질과 공기 공급 및 산업 규모의 전류밀도(200㎃/㎠) 조건에서 80% 이상의 세계 최고 수준 과산화수소 생산 효율을 기록했다. 또 1㎠ 면적을 가진 촉매로 한시간 동안 최대 175.54㎎의 과산화수소를 생산했다. 연구진은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 강력한 환원제인 수소화붕소나트륨, 그리고 작은 크기의 탄산칼슘 입자를 반응시킨 후, 탄산칼슘 입자를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방식으로 약 20나노미터(nm) 크기의 구멍이 뚫린 붕소 도핑 탄소를 합성해 새로운 촉매를 완성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5-03-09 18:20:33[파이낸셜뉴스] 과산화수소를 친환경적이면서도 낮은 에너지로 생산할 수 있는 촉매를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과산화수소는 에너비 소비가 많고, 환경오염도 많은데, 이를 해결할 기술이 생긴 셈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KIST 극한물성소재연구센터 김종민 박사, 계산과학연구센터 한상수 박사,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이재우 교수,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 원장 양성광) 문준희 박사 공동연구팀이 과산화수소 생산용 '메조 다공성 촉매'를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김종민 박사는 "이번에 개발한 촉매는 우리가 호흡하는 공기 중의 산소를 활용해 중성 전해질에서 과산화수소를 생산한다"며, 기존 촉매보다 실용성이 높아 산업화에 속도를 더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산화수소는 화학, 의료, 반도체 산업 등에서 폭넓게 활용되는 세계 100대 산업용 화학 물질 중 하나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과산화수소 생산법은 높은 에너지 소비, 고가의 팔라듐 촉매 사용, 부산물 발생으로 인한 환경 오염 등 여러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연구진이 개발한 새로운 촉매를 전극에 코팅해 황산나트륨이 녹아 있는 액체에 넣고 전기를 흐르게 하면, 공기 중의 산소와 반응하면서 과산화수소가 만들어진다. 성능을 테스트한 결과, 상용화에 가까운 환경인 중성 전해질과 공기 공급 및 산업 규모의 전류밀도(200㎃/㎠) 조건에서 80% 이상의 세계 최고 수준 과산화수소 생산 효율을 기록했다. 또 1㎠ 면적을 가진 촉매로 한시간 동안 최대 175.54㎎의 과산화수소를 생산했다. 연구진은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 강력한 환원제인 수소화붕소나트륨, 그리고 작은 크기의 탄산칼슘 입자를 반응시킨 후, 탄산칼슘 입자를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방식으로 약 20나노미터(nm) 크기의 구멍이 뚫린 붕소 도핑 탄소를 합성해 새로운 촉매를 완성했다. 한편, 연구진은 새 촉매를 재료 과학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에 발표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5-03-09 10:55:01[파이낸셜뉴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이동욱 교수팀은 바닷물에 녹아있는 나트륨 이온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고 저장하는 해수전지를 백금 대신 나무 찌꺼기로 저렴하게 만들었다고 18일 밝혔다. 나무 찌꺼기에서 나온 그리닌을 이용해 만든 해수전지는 과전압이나 전력밀도가 백금을 이용한 것과 근접한 수준을 보였다. 이동욱 교수는 "고가의 귀금속 촉매를 대체할 뿐만아니라, 바이오매스와 산업 폐기물의 가치를 극대화한 탄소중립적 접근법을 제시했다"며, "금속-공기 배터리 등 다양한 에너지 저장 시스템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해수전지 속 백금 촉매 대신 그리닌과 요소로 촉매를 만들었다. 리그닌은 나무의 15~35%를 구성하는 성분으로, 종이를 만드는 공정이나 바이오 연료 생산 과정에서 남는 부산물이다. 또 산업 폐수에 주로 포함된 요소는 질소가 많이 포함돼 있다. 이 리그닌을 800도에서 태운 뒤 요소와 같은 온도에서 반응시키면 리그닌 구석구석 질소가 달라붙어 고성능 촉매가 만들어진다. 리그닌을 구성하는 특정 탄소 원자 자리에 대신 들어간 질소는 방전에 필요한 에너지를 크게 낮추는 역할을 한다. 이렇게 만든 촉매를 해수전지 전극에 입혀 성능을 실험해 본 결과, 백금 촉매와 비슷한 성능을 보였다. 특히 전압 차는 0.71V로 백금 촉매(0.74V)보다 낮아 더 높은 효율성을 보였다. 과전압이 낮을수록 충전시킨 전기에너지 중 방전으로 뽑아 쓸 수 있는 에너지 비율이 높다. 또 최대 전력 밀도가 15.76㎽/㎠로 백금 촉매(16.15㎽/㎠)에 근접한 수준을 기록했다. 최대 전력 밀도는 방전 속도와 관련 있는 지표다. 특히 경제성 평가 결과, 새로 개발한 촉매의 생산 비용은 백금 촉매의 약 30% 수준으로 분석됐다. 이는 상업적 대규모 생산 시 더욱 낮아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연구진은 "실험실 규모의 고가 원료를 사용한 경우에도 경제적 이점을 확보했다는 것은 향후 산업 부산물 및 폐기물을 활용한 생산 공정 개발 시 높은 경제적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한편, 연구진은 이번에 개발한 해수전지용 촉매를 국제 학술지 '케미컬 엔지니어링 저널(Chemical Engineering Journal)'에 발표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5-02-18 17:00:25【파이낸셜뉴스 수원=장충식 기자】 아주대 화학과 연구팀이 참여한 국제 연구팀이 차세대 배터리인 리튬산소배터리의 효율과 안정성 문제를 해결할 새로운 산화-환원 매개체 개발에 성공했다. 배터리의 성능 저하를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어 수명 연장과 성능 개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10일 아주대학교는 서성은 화학과 교수가 참여한 국제 공동 연구팀이 활성 산소종으로 인한 리튬산소배터리의 성능 저하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산화-환원 매개체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해당 연구는 '리튬산소배터리에서 활성 산소종에 대한 내성을 갖는 산화-환원 매개체(Reactive Oxygen Species Resistive Redox Mediator in Lithium-Oxygen Batteries)'라는 제목으로 화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즈(Advanced Materials)'에 1월 온라인 게재됐다. 아주대 서성은 교수(화학과)와 울산과학기술원(UNIST) 곽원진 교수, 미국 오벌린 칼리지(Oberlin College) 슈밍 첸(Shuming Chen) 교수가 공동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현재 상용화 돼 널리 쓰이고 있는 리튬이온배터리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노트북, 웨어러블 디바이스 뿐 아니라 전기차나 하이브리드차에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발화 및 폭발과 같은 안정성이나 에너지 용량의 한계 때문에 차세대 배터리 개발이 추진되고 있으며, 전고체 리튬이차배터리, 리튬황배터리, 리튬산소배터리가 최근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이 가운데 리튬산소배터리(Lithium-Oxygen Batteries)는 리튬공기배터리(Lithium-Air Battery)로도 불리는 차세대 배터리로 음극재로 리튬을, 양극재로 공기를 이용한다. 기존에 널리 이용되어온 리튬이온배터리와 작동 구조가 비슷하지만, 무게가 가볍고 10배 이상 높은 에너지 밀도를 가지고 있어 충전 후 더 오랜 시간 사용이 가능하다. 또 양극재로 산소를 사용하기 때문에, 외부 공기를 통해 산소를 계속 보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리튬산소배터리는 충전과 방전이 반복될수록 방전 과정 중 생성된 과산화리튬(Li2O2)이 공기극의 기공을 막아 실제 반응 가능 면적이 감소하고, 이로 인해 방전 효율이 저하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충전 과정에서 과산화리튬을 분해하면서 발생하는 높은 과전압으로 인해 충·방전 효율이 낮아지는 것도 상용화를 어렵게 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충·방전의 효율 저하는 리튬산소배터리의 상용화를 위해 해결되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스로 산화·환원하며 과산화리튬을 분해하는 산화-환원 매개체(Redox mediator, RM)를 사용하면 높은 과전압을 낮추고, 리튬과산화물의 효율적 분해를 촉진할 수 있다. 충·방전 과정에서의 부반응을 줄이고 전지의 에너지 효율과 안정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것. 하지만 리튬산소배터리의 충·방전 과정에서 일중항 산소와 같은 활성 산소종이 생성되며, 이로 인해 기존의 산화-환원 매개체가 분해되기 쉽다. 때문에 현재로서는 일중항 산소의 생성을 억제하면서도, 이에 의한 분해에 견딜 수 있는 산화-환원 매개체를 찾는 것이 매우 어렵다. 이에 따라 공동 연구팀은 밀도범함수이론 계산과 실험적 접근을 결합한 합리적인 분자 설계를 통해, 일중항 산소 생성을 억제하면서 화학적으로 안정적인 두 고리 이합체 구조의 산화-환원 매개체를 개발했다. 설계 과정 초기에 연구팀은 화학분야에서 널리 알려진 브레트 규칙(Bredt’s rule)을 적용했는데, 이는 고리화된 분자 구조 내에서 다리목(bridgehead) 위치에 이중결합이 존재하는 것이 불안정하다는 유기화학적 원칙이다. 연구팀은 한계에 봉착한 공학적 문제 해결방식에서 벗어나 기초과학의 원리를 이해하고 적용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했다. 이를 통해 분자의 화학적 안정성을 극대화하고, 일중항 산소에 대한 저항성을 높이는 새로운 산화-환원 매개체를 개발할 수 있었다. 서성은 아주대 교수는 "차세대 배터리인 리튬산소배터리의 충·방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여러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한 셈"이라며 "이번에 개발한 활성 산소종에 의한 기능 저하에서 자유로운 물질은 유사한 화학적 환경을 가진 다양한 에너지 저장 시스템 및 촉매 기술에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jjang@fnnews.com 장충식 기자
2025-02-10 15:04:16[파이낸셜뉴스] 한국전기연구원(KERI) 차세대전지연구센터 하윤철 박사팀은 전고체전지용 황화물계 고체전해질 생산시간을 3배 이상 빠르게 만드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또 이 기술로 만든 전고체전지는 현재 쓰이고 있는 리튬이온전지보다 에너지밀도가 30% 이상 향상됐으며, 1000번 이상 충방전을 거듭해도 전기 충전용량이 80% 이상 유지됐다. 연구진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포항공대(POSTECH), ㈜대주전자재료와 함께 이 기술을 개발해 최근 특허 출원까지도 마쳤다. 연구진은 지난 2021년 개발한 고체전해질 대량생산법인 공침법을 업그레이드했다. 이 기술은 고가의 황화리튬 없이도 리튬, 황, 촉매 등의 원료들을 한꺼번에 용기에 넣어 용액 속에 녹여내고, 이를 침전시킨 후 필터로 걸래내는 방식이다. 업그레이드된 생산방식은 고체전해질 생산시간을 14시간에서 4시간으로 대폭 줄였다. 또 고체전해질 품질도 향상됐다. 기존 제조법들은 양산화 과정에서 낮은 이온전도도를 보여 고질적인 문제가 됐었다. 하지만, 이번 업그레이드형 공침법을 양산화 과정에 적용하면 고체전해질의 이온전도도는 5.7 mS/㎝를 기록해 액체전해질(~4 mS/㎝) 수준을 넘어선다. 이와함께, 해당 고체전해질을 스마트폰 전지의 1/5 수준에 해당하는 700㎃h 용량의 전고체전지 파우치셀에 적용하여 상용 리튬이온전지(270Wh/㎏)보다 높은 에너지 밀도인 352Wh/㎏를 달성했다. 뿐만 아니라 전고체전지를 1000회 충·방전한 실험 결과도 80% 이상의 용량을 유지해 안정적인 수명도 확인했다. 하윤철 박사는 "공침법은 고체전해질 제조 방식에 공침 기술을 세계 최초로 도입했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면, 업그레이드형은 공침법의 원리를 상세하게 분석해 최적화를 실현하고, 더 좋은 결과물도 만들어낸 성과"라며 "전고체전지를 저렴한 비용으로 대량생산하는 시대를 활짝 여는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침법에 대한 정밀한 메커니즘 분석은 국내 최고의 대학 연구진이 맡았다. KAIST 변혜령 교수팀은 리튬의 용해 정도에 따라 발생하는 각 중간산물의 화학적 분석을 주도하면서, 같은 대학 백무현 교수팀과 포항공과대학교(POSTECH) 서종철 교수팀의 양자 계산 및 음이온 질량 분석의 도움을 받아 정확한 분자 구조를 밝혀냈다. 이를 기반으로 ㈜대주전자재료는 실제 고체전해질 양산에 적용될 연속 공정에 관련 기술을 접목했다. 연구진은 "이 기술이 고체전해질 합성 뿐만아니라 다양한 기능성 코팅막 제조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연구진은 이 기술을 에너지 분야 국제 저명 학술지인 '에너지 스토리지 머티리얼스(Energy Storage Materials)'에 발표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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