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 대책위원회가 지난해 5월 인천시의회 앞에서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을 위한 예산 확대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뉴스1 【인천=한갑수 기자】인천시의회가 사회 초년생들의 목숨까지 앗아간 지역 전세 사기 문제에 대한 근본적 해결책 마련을 위해 직접 발 벗고 나섰다. 전세 사기가 부동산과 전세 정책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가 쌓여서 터진 사회적 재난이라는 경종을 울리기 위한 것이다. 인천시의회는 인천시 전세피해 임차인의 지원을 확대하는 조례 개정안을 김대영 의원의 대표 발의를 통해 지난 6월 28일 통과시켰다. 전세 사기 피해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지원을 하기 위한 것이다. 현재 인천시에 전세 사기 피해자는 주택도시보증공사에서 공식 인정받은 2373명과 신청은 했으나 인정받지 못한 272명 등 3000여명이다. 이들의 피해액은 평균 8000만원, 최대 1억원, 총 피해금액은 3000억원에 달한다. 인천시는 지난해 예산에 전세 피해자 지원비 11억원을 편성했으나 10% 정도인 1억원을 지원하는데 그쳤다. 인천의 전세 사기 피해자들은 그동안 정부나 인천시에서 도움을 받지 못하고 지원자격이 되는지 시험받는 기간을 견뎌야 했다. 인천시가 고통 받는 피해자들에게 최소한의 도의적 책임을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에 이번 개정안을 발의하게 됐다. ■기존 대책 지원범위 및 실효성 낮아 인천시는 지난 2월 전세 사기 피해자 지원 조례를 제정해 법률상담 및 금융·주거지원, 이사비, 긴급 생계비 등을 지원하고 있으나 지원 범위가 제한적이고 실효성이 떨어진다며 ‘깡통조례’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번에 개정한 조례에는 예산 확보 등에 대한 시장의 책무와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보증료 및 대출이자 지원과 이사비, 긴급 생계비를 확대 지원하는 규정이 담겼다. 긴급 생계비는 당초 전세 피해자를 대상으로 하지만 소득 수준에 따라 지급됐으며 저소득층에 대한 긴급 복지 차원에서 지원됐다. 그러나 이번 개정 조례에는 전세 피해자 요건만 맞으면 소득 수준에 관계없이 모두 지원하도록 했다. 이사비는 기존 전세 피해 임차인에게 지원하고 있으나 긴급 주거나 공공임대주택으로 이사 갈 때만 지원됐다. 개정 조례에서는 민간 임대주택으로까지 이사비 지원을 확대했다. 전세 피해자가 2000∼3000명으로 언젠가는 모두 이사를 가야 하는데 인천시에서 확보한 공공임대 물량이 200∼300호에 불과해 수요를 충족하기에 부족하다. 본인의 의사나 상황에 따라 민간 임대주택으로도 이사를 갈 수 있는데 이사비를 못 받는다는 것은 불공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인천시는 앞으로 전세 피해자의 이사비 지원 범위가 확대 시행되면 전체 피해자의 총 이사비 지원금은 30억~4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세 피해자들이 강력하게 문제 해결을 요청하는 피해 주택의 관리 주체를 임시로라도 공공부문에서 맡는 방안과 중복 지원 허용도 개정안에 포함했으나 시의회 심의과정에서 상위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개정 조례에서 빠지게 됐다. 전세 사기를 친 임대인과 빌라 관리 업체 대표 상당수가 함께 피고발인에 포함된 상태로 임차인이 관리비를 정상적으로 납부하더라도 관리 업체에서 제대로 처리하지 않아 단전·단수 등 2중으로 피해를 입는 경우가 많다. 차후에 다른 관리 업체를 선정하더라도 우선 시가 나서서 공공단체에 관리를 위탁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보고 관리 주체의 조정도 포함시켰으나 개정 조례에서 제외됐다. ■관리업체 조정 및 중복 지원은 제외 인천시가 전국 최초로 난립한 정당 현수막 정비를 강행한 것처럼 전세 피해 임차인 지원도 선제적으로 과감하게 실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김 의원은 "인천시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나 재외동포청, F1 등 행사나 정부 기관을 유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민들이 사기 피해를 입어 고통 받고 있고 심지어 목숨까지 버리는 상태까지 이르렀는데도 상위법 위배 소지를 들어 소극적 행정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천시가 의지만 있다면 형식적인 지원이 아닌 제대로 된 실질적인 지원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임차인이 사기당한 보증금 일부 반환, 현금성 지원이 어렵다면 경매·공매의 무기한 유예, 피해 임차인에게 선순위 우선 매수권이 아닌 선순위 채권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김 의원이 전세 피해 임차인 지원에 매달리게 된 데는 자택이 용현동으로 인천에서 가장 많은 전세 피해자가 발생한 숭의동과 인접한 이웃이었다는 점도 작용했다. 그는 전세 사기가 사회문제로 대두되기 시작한 2년 전부터 피해자를 찾아다니며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피해자 지원 대책에 골몰해왔다. 김 의원은 “인천시의 담당 공무원과 시의원, 국회의원들까지 언제까지 전세 사기에 매달릴 거냐며 이제 그만하라고 얘기한다. 문제가 만족할 정도로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변죽만 울리고 그만 두고 싶지는 않다. 피해자들이 눈물을 흘리지 않을 때까지 목소리를 내겠다”고 말했다. kapsoo@fnnews.com kapsoo@fnnews.com 한갑수 기자
2024-06-30 12:57:36[파이낸셜뉴스] 정부가 내놓은 '전세사기 피해자 주거안정 지원 강화 방안'은 전세 사기 피해 지원 사각지대 해소에 방점이 찍혔다. 추가 대책으로 전세사기 피해자 전용 대출 요건 완화를 통해 금리 부담을 낮추고, 전세사기 피해자 보금자리론 지원 대상에 주거용 오피스텔을 새롭게 추가하는 등 금융 지원 문턱도 낮춘다. 다만, 야당의 강행이 예상되는 '선구제 후회수'는 방안에서 제외된데다 국회통과시 대통령 거부권 행사 건의에 가능성을 열어둬 여야 격돌의 전운이 감돌고 있다. ■피해자, 보금자리론 대상 오피스텔로 확대 2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세 사기 피해자로 결정되면 임대차 계약 종료 이전이라도 임차권 등기 없이 기존 전세대출의 대환을 신청할 수 있게 된다. 기존에는 임대차 계약 종료후 1개월이 지나고, 임차권 등기 후 대환 대출이 가능했다. 또한, 기존 다른 버팀목전세대출 이용자도 피해자 전용 버팀목전세대출로 대환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전세 사기 피해자 보금자리론 지원 대상에는 주거용 오피스텔을 추가할 계획이다. 오피스텔 전세사기가 급증하고 있는 것을 감안한 조치다. 디딤돌대출의 경우 최우선변제금 공제 없이 경락자금의 100%까지 대출이 이뤄지도록 개선한다. 피해자가 불가피하게 피해 주택을 낙찰받는 경우 디딤돌대출의 생애최초 혜택이 소멸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생애최초 혜택을 이연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공인중개사의 전세사기 예방 책임 강화를 위해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에 임대차계약 체결 관련 주요 정보 확인 여부를 별도로 기록하도록 했다. 중개 사고 발생시 조속한 손해배상을 위해 공제금 지급 절차도 2~4년에서 3개월로 대폭 간소화한다. 안심전세앱을 활용해 임대인의 주택 보유 건수·보증사고 이력 등을 종합한 위험도 지표를 제공하고, 다가구주택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는 임차인은 임대인 동의 없이도 확정일자 정보를 열람할 수 있도록 개선한다. 아울러 임대인 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수시로 열고, 보증금을 상습 미반환한 이력이 있는 악성 임대인 명단도 공개한다. ■'선구제 후회수' 제외...기금 손실 우려 다만, 이 방안에는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가 유력한 전세사기 피해 지원 특별법 개정안의 핵심인 '선구제 후회수' 방안은 빠졌다. '선구제 후회수'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 공공기관이 전세사기 피해자의 전세보증금 반환채권을 사들여 보증금 일부를 우선 돌려준 후 전세사기 피해주택을 매각하는 등의 방식으로 자금을 회수하는 방안이다. 국토부는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주택도시기금에서 1조원 이상 손실이 날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특히 국토부는 법안이 통과될 경우 대통령 거부권 건의를 시사하는 등 후폭풍이 거셀 전망이다. 이날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브리핑에서 "특별법 개정안이 통과되더라도 실현이 굉장히 어려울 것"이라며 "관련 예산을 편성하기 까지도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안에 대한 전문가 의견도 엇갈린다. 사각지대 지원을 통해 주거 안정성을 높인다는 입장과 실효성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우선매수권을 양도받아 저가 낙찰받은 주택을 공공임대로 활용하는 방안은 공공이 전세사기의 피해자들에게 당장의 주거안정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불법 건축물 한시적 양성화 조치와 위반사항에 대한 수선, 신탁사기 물건 매입 등은 피해자 구제라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반면, 임재만 세종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피해자 지원을 위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 경매 차익을 이용할 경우 실제 경매차익이 크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며 "표면적으론 피해자들에게 큰 구제책이 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결국 정부가 국회의 '선구제 후회수' 방안에 거부권을 사용하는 명분에 불과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성석우 기자
2024-05-27 16:14:46[파이낸셜뉴스] 최근 전국에서 전세사기 피해자가 속출하는 가운데 부산지역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을 위한 전수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전세사기, 깡통전세 문제해결을 위한 부산지역 시민사회대책위원회(이하 시대위)’는 17일 오전 부산시 연제구 부산시청 앞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작년 제정된 전세사기 특별법은 그 역할을 하고 있지 못하며 개정안은 국회 논의조차 되고 있지 않다”면서 “부산시가 발표한 대책은 유명무실하기에 시장 간담회를 요청했으나 거부당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시대위 관계자를 포함한 20명이 참여했다. 시대위는 부산의 지원대책을 ‘반쪽짜리 특별법’에 불과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담비 시대위 위원장은 “건물의 경매 여부와 엮여 무턱대고 피해자 결정서를 신청하지 못하는 피해자도 많다”라며 “이자 지원 대책의 의도는 좋으나 이들이나 갖은 이유로 대안 제출이 불가능한 피해자들은 아무런 대책을 받을 수 없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부산시의 계속되는 전세사기 피해에 대한 안일한 인식과 부실한 지원에 대해 피해자들이 시장 간담회를 요청했지만 시장은 이를 거절했다"면서 "피해자들에게 대책이 와닿지 않는다는 것은 소통 부재가 원인”이라며 시장과의 간담회를 요구했다. 시대위는 지난 6월 부산지역 전세사기 피해구제와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 촉구를 위해 부산지역의 전세사기 피해자,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진보당, 노동당 부산시당,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부산지부, 부산참여연대에서 모인 단체다. 현재 시대위는 전국대책위원회와 함께 지난 15일부터 오는 19일까지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 및 지원대책 마련 촉구’를 위한 1인시위를 국민의힘 부산시당 앞에서 진행하고 있다. 1인시위는 릴레이 방식으로 부산, 대구, 대전, 서울, 인천, 경기 순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한편, 시대위는 작년 12월과 지난 8일 두 차례에 걸쳐 부산시에 시장 간담회를 요청했으나 공무일정 등의 사유로 무산된바 있다. bsk730@fnnews.com 권병석 최승한 기자
2024-01-17 14:26:16[파이낸셜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3일 정부가 발표한 전세사기 피해 대책에 대해 "말은 그럴싸 한데 내용을 들여다보면 맹탕"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피해 대책의 핵심은 보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정부가 전세사기 피해지원 대책을 발표했다고 한다"며 "역시 알맹이가 없다"고 질타했다. 이어 "'수사기관이 얼마나 많은 범죄자를 잡았나, 얼마나 많이 처벌했나, 피해를 입지 않기 위해 뭘해야 하나' 하는 것이 정책인가"라고 꼬집었다. 이 대표는 "전세사기 대책의 핵심은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피해를 구제하는 것이고 피해 대책의 핵심은 '선구제 후구상'"이라며 정부를 향해 피해구제 방안을 촉구했다. 또한 이 대표는 "전세사기 피해는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이다. 가해자를 잡는 것은 당연히 해야한다"면서도 "이를 넘어서서 정부가 책임을 지고 부담해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돈한푼 들이지 않고 말로만 책임지겠다, 수사기관 동원해 가해자 잡겠다'는 것으로 문제해결은 되지 않는다"면서 "살아 남을 수 있도록 이 세상에 기대어 희망을 꿈꾸도록 미래를 설계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부가 재정 부담을 감수하고 일정액이라도 우선 지원을 해 그에 해당하는 부분은 구상을 하면 된다"면서 "손실이 발생하면 정부가 부담해야 한다. 그게 바로 정부가 해야 할 진정한 역할이고 진정한 전세사기 대책"이라고 덧붙였다. ming@fnnews.com 전민경 최아영 기자
2023-11-03 10:50:42[파이낸셜뉴스] 최근 전세 가격이 크게 떨어지며 전세사기와 역전세난 문제가 크게 불거진 가운데 이를 대비하기 위한 대책 마련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28일 김수흥 더불어민주당 의원실과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전세피해 방지를 위한 정책개선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국토교통위원회 최인호 의원, 김병욱 의원, 김민철 의원이 참석했다. 좌장은 전경운 경희대 교수가 맡았다. 토론회를 공동주최한 김수흥 의원은 “현 상황이 더욱 지속되면 더욱 심각해질 역전세난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 300조원에 달하는 국민의 재산을 지켜야한다”고 강조했다. 전세는 무주택자들의 주거사다리 수단으로 선호된 반면, 실거주나 실수요가 아닌 갭투자나 투기 수단으로 이용돼왔다. 최근 전세가격이 2년 전과 대비해 큰 폭으로 하락함에 따라 전세사기와 역전세난 등 전세가 다시 문제가 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3년 12월 말까지 만기가 도래할 것으로 예상되는 전세보증금 규모는 총 288조8000억원, 전세가격하락에 따른 반환해야 할 보증금 차액 규모는 24조2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전체 전세 임대 가구 중 추가 대출을 통해서도 보증금 반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가구 비중이 전체의 약 4.1~7.6%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발제를 맡은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는 전세사기 방지를 위해 주택임대차보호법 범위를 확대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보증금 중 일정액을 우선 변제받을 임차인의 범위에 관한 부분을 삭제하고 모든 임차인이 보증금 액수에 관계없이 보증금 중 일정액을 다른 담보물권자보다 우선해 변제받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명주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정책특보는 전세사기를 대비하기 위해 공인중개사협회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에 대한 방안으로 “협회 내에서 윤리기구를 설치하고 교육을 강화해 신뢰성을 높일 것”이라며 “부동산 시장 감독센터를 설치해 중개 사고를 예방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 주택임차인보호과 문수빈 사무관은 “정부에서 올해 상반기 특례보금자리론 등 전세금반환 등의 조치를 취한 바 있음에도 전세피해가 예견되는 중”이라며 “전세금 반환은 임대인이 책임질 문제지만 임차인 피해가 우려돼 세입자 보호조치 전제로 전세 보증금 반환 목적의 대출 등의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west@fnnews.com 성석우 기자
2023-06-28 16:07:10전세사기 피해자 지원을 위한 특별법이 25일 국회에서 통과됐다. 석달 사이 전세사기 피해자 4명이 연달아 사망하는 등 비극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여야가 모처럼 뜻을 모아 대책을 마련한 것인데, 야권에서는 여전히 특별법에 한계가 있다며 보완책을 촉구했다. 여야는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에 관한 특별법안'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선순위 근저당이 있거나 갱신 계약으로 인해 최우선변제금을 받을 수 없는 피해자들은 경공매 시점을 기준으로 최우선변제금만큼을 최장 10년간 무이자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또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서 피해자들을 위한 경·공매 절차를 대행하고, 수수료의 70%를 지원한다. 전세 대출을 상환하지 못하는 피해자를 위한 신용회복 프로그램도 가동된다. 특별법 적용을 받는 피해자 대상은 임차보증금 5억원 이하인 임차인으로 확대했으며, 임대인의 고의적 갭투자나 신탁사기 이중계약에 따른 피해자도 포함했다. 아울러 특별법에는 △조세 채권 안분 △우선매수권 △한국토지주택공사(LH) 공공임대 방안이 담겼다. 다만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심사를 거치면서 당초 정부여당이 마련한 안보다 피해 구제 범위와 대상이 확대됐지만, 야권과 피해자 측에선 여전히 아쉽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특별법은 본회의 재석 의원 272명 중 대부분 찬성표(243명)를 던졌지만 반대(5명)·기권(24명)표도 상당수 나왔다. 특히 야당은 피해 주택 보증금이 5억원 이상인 피해자와 입주 전 전세사기를 당한 피해자는 특별법 구제 대상에 제외됐다고 지적하면서 이들을 위한 보완 대책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4일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들을 위해 직접적인 지원을 못 한다고 해도 반드시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며 이들도 전세대출을 장기간 나눠서 갚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소수 야당에서도 "정부도 (사각지대 피해자들을 위한) 금융·법률·주거 지원을 하겠다고 했고, 특별법을 고치지 않아도 정책 당국에서 이를 제공할 수 있다"(심상정 정의당 의원), "제대로 된 특별법은 전세 보증금 반환 채권 선매, 대출 위주가 아닌 주거비 위주의 지원, 피해자 위주의 확대까지 담아야 한다(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등의 목소리가 나왔다. 국민의힘은 추후 특별법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언제든지 개정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여야는 특별법 시행 이후 6개월마다 정부로부터 피해자 현황 및 지원에 대한 보고를 받기로 했다.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민주당이 책임지고 보완 입법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본회의에선 김남국 무소속 의원의 거액의 가상자산 보유 논란을 계기로 공직자윤리법 개정안이 여야 합의로 의결됐다. 고위 공직자는 금액과 상관없이 가상자산을 신고해야 하며, 매년 초 다른 재산과 함께 가상자산 보유 내역이 공개된다. 여야는 또 의원의 '사적 이해관계 등록' 대상에 단 1원이라도 가상자산도 포함하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21대 의원 전원이 임기 개시일부터 현재까지 가상자산 보유 현황과 변동 내용을 자진 신고하고, 부패 방지를 담당하는 국민권익위원회가 이를 조사하도록 권고하는 내용의 결의안도 통과됐다. 다만 일각에서는 당장 보유 내역이 공개되는 것이 아닌 데다 사실상 '자진 신고'인 점, 즉 개개인의 양심에 맡겨야 해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
2023-05-25 18:30:30【파이낸셜뉴스 광명=장충식 기자】 경기도 광명시는 청년 세대 주거 불안을 해소하고 전세사기 피해를 예방, 지원하기 위한 종합대책을 추진한다고 22일 밝혔다. 이를 위해 시는 최근 도시재생국장을 단장으로 한 '광명시 전세사기 피해예방 테스크포스팀'을 구성해 5개 관련 부서가 전세사기 피해 예방과 지원 정책을 신속하게 추진한다. 우선 광명시민 가운데 전세사기 피해자가 발생하면 전세임대주택 등 주거지를 LH와 신속하게 연계 지원하고, 시 자원을 활용해 생계비, 법률상담 등 피해 구제를 위한 서비스를 지원할 방침이다. 또 전세사기피해자지원센터, 주택도시보증공사 등과 함께 금융지원, 심리상담도 지원한다. 특히 시가 올 9월부터 운영하는 주거안정지속 사후관리단인 '내집애(愛) 지원단'을 통해 주기적인 방문과 모니터링을 실시해 피해자가 안정적으로 주거환경을 지속할 수 있도록 사후 관리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고금리로 인한 청년세대 주거비 부담 완화를 지원하기 위해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보험료를 최대 30만원까지 지원하고, 전월세 대출이자를 지원한다. 이와 함께 전세사기 피해자들도 '신혼부부와 및 청년 전월세 대출이자 지원'을 받을 수 있게 했다. 이 사업은 신혼부부와 만 19~39세 무주택 청년이 관내 5억원 이하 주택에 전월세 계약을 하고 시중은행으로부터 자금을 대출받은 경우, 대출금 1억5000만원 범위에서 0.6~1.5%의 이자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소득 기준은 신혼부부 연 8000만원 이내, 청년 연 5000만원 이하이며, 이에 해당하는 전세사기 피해자라면 이자를 지원받을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시는 피해자 지원과 함께 전세사기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작업에도 행정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지난 2월 구성한 '광명시 공인중개사 마을봉사단' 23명을 주축으로 6월부터 '전월세 안심계약 도움 서비스'를 시작한다. 부동산 경험이 부족한 사회초년생이나 1인 가구 등을 대상으로 계약 전 주의사항을 안내하고 계약서류를 검토해주는 서비스이다. 도움을 받으려면 시청 민원토지과로 연락해 사전 예약을 하면 된다. 박승원 시장은 "전세사기는 청년 세대를 극단과 절망으로 내모는 매우 중대한 범죄로 국가 차원에서 반드시 근절해야한다"며 "광명시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전세사기 피해를 사전에 방지하고, 만에 하나 피해자가 발생하면 최선을 다해 구제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jjang@fnnews.com 장충식 기자
2023-05-22 11:03:26[파이낸셜뉴스] 더불어민주당이 11일 전세사기 관련 특별법 단독 처리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날 네번째 전세사기 피해자 사망자가 나오면서 전세사기 피해 법안 처리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성주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전세사기 대책 기자회견'을 열고 "(야당 단독 법안 처리)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며 "4번째 희생자 발생해서 이 문제에 대해 민주당이 새 결심할 필요 있다는 필요성을 피력한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전세사기 관련 특별법은 국토교통위원회 소위원회에서 논의되고 있다. 당초 5월 초에 법안 논의를 마치고 본회의를 통과시키려 했으나 피해자 범위와 전세 보증금 채권 매입 등을 두고 여야가 평행선을 달리며 논의가 공회전되고 있다. 김 수석부의장은 "민주당은 특별법을 통해서 전세사기 피해자 구제를 위한 여러 방안을 냈고 정부여당과의 법안소위 논의 과정에서 서로 간의 조정이 있었다. 조정을 서로 수용한 것"이라면서도 "(민주당은) 다른 대안으로 최우선 변제를 확대하는 방안도 제시했지만 그것도 수용하지 않은 거로 보면 현재로선 (선보상 후구상권 청구를) 안 하겠다는 것이 분명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민주당은 더 이상의 희생자를 막아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임하고 있다"며 "합의가 안되면 무한정 미뤄둘 수 없으니 합의된 수준에서 가능하다면 신속 처리를 하겠다는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김민석 정책위의장은 "국민의힘에 특별법안이 제출된 이후로 세 번의 국토위 소위가 열렸고 깊이 있게 여야가 심의했다"며 "정부와 국민의힘은 더 이상 미온적인 피해 구제책을 고집하지 말고 즉각 국토위 소위에서 다수 의원이 중지를 모은 대로 특별법을 처리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여당은 다음 소위가 열리는 16일까지 반드시 전향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정의당을 포함한 야당과의 합의로 절박한 피해자 요구에 답하기 위한 수단을 강구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경찰에 따르면 지난 8일 서울 양천의 한 빌라에서 30대 A씨가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A씨는 지난해 사망한 '빌라왕'으로부터 전세사기를 당한 피해자로 알려졌다. act@fnnews.com 최아영 기자
2023-05-11 14:47:15[파이낸셜뉴스] 윤석열 정부 출범후 1년간 집값은 안정국면에 진입했지만 깡통전세와 전세사기가 불거지면서 최대 난제로 꼽히고 있다. 집값이 급등했던 2년전 전월세 계약은 17만건을 넘어 올해 순차적으로 만료가 다가오지만 그 사이 집값은 급락하고 전세보증 사고율은 상승했다. 역전세가 현실화되고, 전국적인 전세사기까지 가세하면서 전문가들은 서민들의 피해 예방을 위한 실효성 높은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1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1년 5월 전월세 거래량은 신고일 기준 총 17만3631건이다. 이는 최근 5년간 5월 거래량 기준으로 최다 규모다. 2017년 5월 13만9000건에 비하면 4년새 약 25%가 급증했다. 이같이 치솟은 전월세 계약물량이 이달부터 만료가 돌아온다. 문제는 최근 2년새 주택가격이 하락해 돌려줘야할 전세 보증금과 현 전세시세의 격차가 커진 것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전국 주택의 전세가격은 지난해 6월부터 하락세로 전환됐다. 한국부동산원 기준으로 매매가격에서 차지하는 전세가격의 비율인 전세가율은 올해 3월 기준 아파트의 경우 67.5%로 전달 70.3%보다 더 낮아졌다. 허윤경 건산연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전세는 관행적으로 2년 단위로 임차 계약이 이뤄지면서 2년전 전세가격과 현재를 비교하게 된다. 시장 전반적으로 역전세가 확산되고 있어 보증금 반환 위험도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실제 역전세 사고는 현실화되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의 전세보증 사고율은 올해 3월 1385건으로 사고율은 6.6%에 달했다. 전달인 2월은 1121건이지만 사고율은 6.9%로 더 높았다. 전세보증 사고는 보증만기도래 금액에서 보증사고가 발생한 보증금액의 비율이다. 지난해 8월만 해도 3.5% 수준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5%를 넘어선 이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역전세 국면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올해 2·4분기 수도권 아파트 입주물량이 적지 않아 당분간 전세가격 하락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5월 첫째주 주간 아파트 전세가격 변동률은 0.13% 하락했다. 전셋값 낙폭은 둔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내리막길이다. 전문가들은 실효성 높은 대책이 나와야한다고 지적한다. 지난달 27일 전세사기 특별법이 공표됐지만 법적인 대안만이 능사는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특별법은 전세사기 피해자가 경매로 나온 해당집을 먼저 낙찰 받을 수 있게 하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대주택을 시세의 30~50%에서 최장 20년 제공해주는 방안 등이 담겨있다. 엄정숙 법도 종합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전세사기 피해 사례를 보면 계약 전 권리관계나 신탁소유 관계 등 기초적인 정보 확인만으로도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주택 거래 전 주의점을 사전에 교육받아 숙지할 수 있는 제도가 우선돼야 하고 특별법의 경우 실질적 효과보다는 자칫 과잉 지원이 될 수 있어 유의해야한다"며 "전세사기 범죄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되 선의의 임대인까지 잠재적 가해자로 인식되는 등 법이 악용되는 것은 경계해야한다"고 강조했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2023-05-10 08:25:37[파이낸셜뉴스] 야권이 27일 '50억 클럽·김건희 여사 쌍특검' 법안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하는 과정에서 여야가 강하게 충돌한 가운데 비쟁점 법안들은 무리 없이 통과됐다. 여야는 이날 두 건의 전세사기 대책 법안과 비상장 벤처기업 복수의결권 도입법 등을 의결하고, 정치개혁특별위원회와 연금개혁특별위원회 활동 기간을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이중 지방세기본법 일부 개정안은 전세사기 피해자 보호를 강화하는 내용으로, 세입자가 거주하는 집이 경매 혹은 공매로 넘어가도 해당 집에 부과된 지방세보다 세입자 전세금을 먼저 변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감정평가사가 부동산 관련 범죄 행위로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 받을 경우 자격을 박탈하는 등 가해자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의 감정평가사법 개정안도 본회의에서 신속 처리됐다. 오랜시간 법제사법위에 계류돼 있었던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벤처기업법)' 개정안도 이날 국회 문턱을 넘었다. 이로써 비상장 벤처·스타트업 창업주는 1주당 최대 10개의 의결권을 가진 주식을 발행할 수 있게 된다. 투자 유치 과정에서 창업자의 경영권을 보호한다는 취지다. 한편 이날 오기형·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은 이날 벤처기업 복수의결권 도입 반대 토론에 나선 반면 같은 당 김병욱·김경만 의원은 찬성 토론을 벌이는 등 찬·반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표결 결과도 재석 260명 중 찬성 173명, 반대 44명, 기권 43명을 기록하는 등 상당수의 반대·기권표가 나왔다. 이외에도 재외동포정책의 종합적·체계적 추진을 규정하는 '재외동포기본법 제정안', 실외이동로봇의 운행안전인증제도를 도입하는 '지능형 로봇 개발 및 보급 촉진법 개정안', 다중운집 사고 우려시 기지국 정보 활용 가능케 하는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개정안 등이 의결되었다. 또한 자금의 송금·이체가 이뤄지지 않는 대면편취형·출금형·절도형 피싱 피해자도 지급정지 및 피해환급금 환급 등 피해구제 절차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 문화재 대신 국가유산을 도입하는 '국가유산기본법 제정안' 등을 처리했다. 아울러 여야는 이달 종료될 예정이었던 정개특위와 연금특위 기간을 6개월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
2023-04-27 17:1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