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강원도 고성군 송지호 호숫가에 죽은 물고기떼가 밀려왔다. 8일 속초고성양양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전날 오후 고성군 송지호에서 엄청난 수의 죽은 물고기들이 밀려 나와 호숫가를 뒤덮는 현상이 발생했다. 수만 마리로 추산되는 죽은 물고기는 멸치 등 일부 타 어종이 있기는 하나 대부분 1년생 정도의 전어로 파악됐다. 이에 환경운동연합은 연구기관에 원인조사를 요청했다. 이날 오전 현장을 찾은 강원대 환경연구소 부설 어류연구센터에서는 무산소나 저산소 때문으로 보인다는 견해를 밝혔다. 어류연구센터 최재석 교수는 "입을 벌린데다가 아가미뚜껑도 다 열려 있고 몸체가 경직된 죽은 물고기들의 증상으로 봤을 때 전형적인 무산소나 저산소에 의한 폐사로 생각된다"며 "동해안 석호의 경우 바닥에 항상 유기물이 쌓여 있고 무산소층이 형성돼 있는데 바람에 불 때 턴오버가 일어나며 호수 전체에서 무산소나 저산소 현상이 발생한다"며 "이 때문에 이런 일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고성군 관계자는 "최근 송지호에서 일부 전어가 죽은 것이 발견돼 상태 악화를 막고자 최근 갯터짐 작업을 했다"며 "폐사한 물고기는 가능한 한 빨리 수거한 뒤 조처하겠다"고 말했다. elena78@fnnews.com 김정순 기자
2022-12-08 15:27:42한반도에서 고래는 울산을 중심으로 한 동해안 남부 연안에서 많이 나타난다. 울산 장생포를 중심으로 근현대 포경업이 발달한 이유다. 전 세계 고래류는 100종에 이르고, 우리나라 연안에는 약 40종이 있었다고 한다. 현재는 현저히 줄어들었다. 가끔 통발어선의 그물에 걸리기도 하는데 최근 사례는 지난 5월 23일 6.1m에 달하는 밍크고래가 혼획됐다. 역사적으로 가장 오래된 고래 자료는 약 7000년 전 선사시대 울산 대곡천의 반구대 고래 암각화다. 세계적인 문화유산이다. 다음으로 삼국유사의 연오랑과 세오녀 전설에서 연오랑이 미역을 따다가 해안에 접근한 바위 등을 타고 일본으로 갔다고 나오는데, 여기서 바위는 고래를 의미한다는 해석도 있다. 정약전의 '자산어보'(1814년)에도 고래가 나온다. 고래는 남해는 물론 서해에서도 나타난다. 자산어보에 의하면 '빛깔은 칠흑색이고 비늘이 없다. 길이는 100여자, 200~300자에도 이른다. 일본인들이 화살로 잡다 놓치면, 표류하여 서남해안에 이른다'고 적고 있다. 1912년 미국의 세계적 탐험가이자 고고학자인 로이 앤드루스는 울산 앞바다에 나타난 귀신고래를 보면서 한국 고래(Korea Grey Whale)라고 불렀다. 이 명칭은 지금도 세계적으로 공식 통용되고 있다. 귀신고래는 태평양 북극해에서 북미연안으로 가는 종이 있는데 아시아 연안에 나가는 고래를 대표해 한국 고래로 명명한 것이다. 한반도 인근, 특히 최고 깊이가 거의 4000m에 이르는 동해는 고래의 회유지로 유명하다. 동해에 많이 출현하는 고래류는 가장 대표적인 귀신고래를 비롯해 참고래, 참돌고래, 밍크고래, 범고래 등이다. 자라면 크기가 15m까지 이르고 수명도 50년에 이른다. 온순하면서도 매우 빠른 동작을 보이고, 가족애가 가장 높은 종이라고 한다. 북극해에 가장 가까이 사는 종으로 캄차카를 거쳐서 동해로 내려온다. 이동 거리는 최대 2만㎞에 이른다. 귀신고래는 다른 고래에 비해 비교적 연안 가까이에 접근한다. 관찰에 따르면 새끼를 낳으면 미역류를 먹는다고도 한다. 한국 산모를 많이 닮고 있다. 현해는 부산에서 일본으로 건너는 바닷길로 고래의 길이기도 하다. 현해는 공식적으로 대한해협으로 명명된다. 이곳에서 자세히 살피면 이동하는 고래를 볼 수 있다. 고래는 태평양에서 상대적으로 좁은 대한해협을 지나서 동해로 들어간다. 동해 바다는 고래들의 좋은 먹이처이고 은신처이고 회유처다. 조선시대 동해를 경해(鯨海), 즉 고래바다로 부르기도 했다. 고래는 매우 지혜로운 포유류 동물로 넓은 바다에 적응해 지구상 최고의 큰 몸체로, 가장 먼 바다를 이동하면서 진화하고 생존해왔다. 시베리아와 북미 대륙에서 매머드가 사라진 것과는 대조가 된다. 고래는 몸체에서 버릴 것 없는 그 모든 것으로 인간의 삶에 많은 도움을 주어왔다. 우리나라는 이제 법으로 고래를 잡을 수 없다. 예외적으로 우연히 그물에 걸리거나 좌초, 표류해 생명 유지가 어려운 경우에만 허용이 된다. 북태평양의 북위 20도까지의 저위도에서는 늘 일정하게 북적도해류가 서쪽으로 흐른다. 난류다. 이 해류가 동아시아 대륙을 접하면서 급격히 동북으로 방향을 틀면서 일본 열도 아래로 흐르는 것이 쿠로시오 해류다. 이 쿠로시오 해류의 일단이 분리돼 대한해협으로 들어오는 것이 동한해류 혹은 동한난류다. 적도의 영향으로 역시 난류다. 동한난류는 동해로 들어오면서 동해안 방향과 독도 방향으로 흩어지면서 동해의 표면을 덥힌다. 동해안에서는 거의 두만강까지 올라간다. 동시에 동해의 북쪽에서는 차가운 북한해류가 남으로 내려온다. 거의 울산과 부산까지 내려온다. 당연히 동해에서 난류와 한류가 만난다. 서로 다른 성질의 해류가 만나는 해역을 조경(潮境)수역이라고 한다. 만나는 경계대에서 차가운 물은 대체로 해저 아래로, 더운 물은 해저 위로 오르면서 층서를 이룬다. 이러한 조경 수역은 조류와 어류가 해류를 따라 계절에 맞게 다양하고도 풍부한 해양 생태계를 만들어준다. 해류가 부산 쪽에 와서 먼저 닿는 가덕도는 고기잡이의 보고다. 겨울철 방어, 봄철 숭어, 가을 전어 등이 가덕도 해역에서 잡힌다. 가덕도는 낙동강에서 내려오는 육지에서 공급되는 영양분을 듬뿍 받는다. 이 영양분들은 동한해류를 타고 동해로 유입된다. 남해안의 동쪽 끝과 동해안의 남쪽 끝이 만나는 부산을 중심으로 거제도, 가덕도, 영도, 기장, 울산 그리고 경북 포항, 영덕 등으로 이어진다. 생물계에는 먹이사슬이 존재해 각 지역과 장소에 적응하는 생태계를 형성한다. 동해 남부의 바다와 연안은 해양생태에서 영양분-조류(미역·다시마)-소어류(멸치)-대어류(고등어·방어)-고래 등으로 이어진다. 부산에서 울산에 이르는 동남해안의 특산물로 말하면 기장 미역, 대변 멸치, 방어진 방어, 장생포 고래 등이 유명하다. 다들 한국 최고의 특산물이다. 이들이 모여서 사다리꼴 먹이사슬을 이루며 고래가 맨 위에 있다. 장생포는 고래마을로 지역특화하고 있다. 지구 표면의 71%가 바다이고, 그 넓은 바다에 적응한 가장 큰 몸체의 생물이 포유류 고래다. 고래가 다니는 바다 면적은 엄청나다. 그리고 지혜로운 자세를 가지고 넓은 바다를 이해하고 살아간다. 울산 출신 작가 오영수의 소설 '갯마을'(1956년)은 이러한 동해안의 먹이사슬 구조를 잘 보여준다. 소설에는 기장, 일광 인근의 동해안 남부에서 미역 따기, 멸치떼잡이, 고등어 원양 출어 등이 함께 나온다. 소설에 보면 멸치 계절이 오면 해안에서 거의 건지다시피 한다. 원양 출어는 그 예로 울릉도와 대마도를 말하고 있다. 또한 해녀들의 활동과 함께 해양 생태계에 의존하는 마을을 이야기한다. 이렇게 언급된 바다 생태계가 잘 유지되면 그 최상의 높이에서 고래도 잘 서식한다. 울산 장생포는 고래잡이의 중심기지로 고래문화재단과 고래박물관이 있고, 인근 마을은 고래문화마을로 지정되고 '고래로'라는 도로명도 만들어졌다. 매년 9월 말이면 울산고래축제가 열린다. 고래를 보호하고 관찰하는 가장 좋은 위치다. 울산 태화강을 거슬러 가면 지류 대곡천 반구대에 경이로운 고래 암각화가 있다. 구석기시대의 작품으로 다양한 고래 모습들을 정교하게 그리고 있다. 세계적인 선사시대 문화유적이다. 동해안 영덕 병곡면 사빈해안의 이름은 '고래불'이다. 경북에서 가장 긴 사빈으로, 멀리서 고래가 많이 나타난다고 해서 붙인 이름이다. 고래는 귀한 존재이다. 이민부 한국교원대 지리교육과 명예교수
2024-09-30 18:44:06한반도에서 고래는 울산을 중심으로 한 동해안 남부 연안에서 많이 나타난다. 울산 장생포를 중심으로 근현대 포경업이 발달한 이유다. 전 세계 고래류는 100종에 이르고 우리나라 연안에는 약 40종이 있었다고 한다. 현재는 현저히 줄어들었다. 가끔 통발어선의 그물에 걸리기도 하는데 최근 사례는 지난 5월 23일 6.1m에 달하는 밍크고래가 혼획됐다. 역사적으로 가장 오래된 고래 자료는 약 7000년 전 선사시대 울산 대곡천의 반구대 고래 암각화다. 세계적인 문화유산이다. 다음으로 삼국유사의 연오랑과 세오녀 전설에서 연오랑이 미역을 따다가 해안에 접근한 바위 등을 타고 일본으로 갔다고 나오는데, 여기서 바위는 고래를 의미한다는 해석도 있다. 정약전의 ‘자산어보’(1814년)에도 고래가 나온다. 고래는 남해는 물론 서해에서도 나타난다. 자산어보에 의하면 ‘빛깔은 칠흑색이고 비늘이 없다. 길이는 100여자, 200~300자에도 이른다. 일본인들이 화살로 잡다 놓치면, 표류하여 서남해안에 이른다’고 적고 있다. 1912년 미국의 세계적인 탐험가이자 고고학자인 로이 앤드루스는 울산 앞바다에 나타난 귀신고래를 보면서 한국 고래(Korea Grey Whale)로 불렀다. 이 명칭은 지금도 세계적으로 공식 통용되고 있다. 귀신고래는 태평양 북극해에서 북미연안으로 가는 종이 있는데 아시아 연안에 나가는 고래를 대표해 한국 고래로 명명한 것이다. 한반도 인근, 특히 최고 깊이가 거의 4000m에 이르는 동해는 고래의 회유지로 유명하다. 동해에 많이 출현하는 고래류는 가장 대표적인 귀신고래를 비롯해 참고래, 참돌고래, 밍크고래, 범고래 등이다. 자라면 크기가 15m까지 이르고 수명도 50년에 이른다. 온순하면서도 매우 빠른 동작을 보이고, 가족애가 가장 높은 종이라고 한다. 북극해에 가장 가까이 사는 종으로 캄차카를 거쳐서 동해로 내려온다. 이동 거리는 최대 2만㎞에 이른다. 귀신고래는 다른 고래에 비해 비교적 연안 가까이에 접근한다. 관찰에 따르면 새끼를 낳으면 미역류를 먹는다고도 한다. 한국 산모를 많이 닮고 있다. 현해는 부산에서 일본으로 건너는 바닷길로 고래의 길이기도 하다. 현해는 공식적으로 대한해협으로 명명된다. 이곳에서 자세히 살피면 이동하는 고래를 볼 수 있다. 고래는 태평양에서 상대적으로 좁은 대한해협을 지나서 동해로 들어간다. 동해 바다는 고래들의 좋은 먹이처이고 은신처이고 회유처다. 조선시대 동해를 경해(鯨海), 즉 고래바다로 부르기도 했다. 고래는 매우 지혜로운 포유류 동물로 넓은 바다에 적응해 지구상 최고의 큰 몸체로, 가장 먼 바다를 이동하면서 진화하고 생존해왔다. 시베리아와 북미 대륙에서 매머드가 사라진 것과는 대조가 된다. 고래는 몸체에서 버릴 것 없는 그 모든 것으로 인간의 삶에 많은 도움을 주어왔다. 우리나라는 이제 법으로 고래를 잡을 수 없다. 예외적으로 우연히 거물에 걸리거나 좌초, 표류해 생명 유지가 어려운 경우에만 허용이 된다. 북태평양의 북위 20도까지의 저위도에서는 늘 일정하게 북적도해류가 서쪽으로 흐른다. 난류다. 이 해류가 동아시아 대륙을 접하면서 급격히 동북으로 방향을 틀면서 일본 열도 아래로 흐르는 것이 쿠로시오 해류다. 이 쿠로시오 해류의 일단이 분리돼 대한해협으로 들어오는 것이 동한해류 혹은 동한난류다. 일본에서는 쓰시마 해류라 한다. 적도의 영향으로 역시 난류다. 동한난류는 동해로 들어오면서 동해안 방향과 독도 방향으로 흩어지면서 동해의 표면을 덥힌다. 동해안에서는 거의 두만강까지 올라간다. 동시에 동해의 북쪽에서는 차가운 북한해류가 남으로 내려온다. 거의 울산과 부산까지 내려온다. 당연히 동해에서 난류와 한류가 만난다. 서로 다른 성질의 해류가 만나는 해역을 조경(潮境)수역이라고 한다. 만나는 경계대에서 차가운 물은 대체로 해저 아래로, 더운 물은 해저 위로 오르면서 층서를 이룬다. 이러한 조경 수역은 조류와 어류가 해류를 따라 계절에 맞게 다양하고도 풍부한 해양 생태계를 만들어준다. 해류가 부산 쪽에 와서 먼저 닿는 가덕도는 고기잡이의 보고다. 겨울철 방어, 봄철 숭어, 가을 전어 등이 가덕도 해역에서 잡힌다. 가덕도는 낙동강에서 내려오는 육지에서 공급되는 영양분을 듬뿍 받는다. 이 영양분들은 동한해류를 타고 동해로 유입된다. 남해안의 동쪽 끝과 동해안의 남쪽 끝이 만나는 부산을 중심으로 거제도, 가덕도, 영도, 기장, 울산, 그리고 경북 포항, 영덕 등으로 이어진다. 생물계에는 먹이사슬이 존재해 각 지역과 장소에 적응하는 생태계를 형성한다. 동해 남부의 바다와 연안은 해양생태에서 영양분-조류(미역, 다시마)-소어류(멸치)- 대어류(고등어, 방어)-고래 등으로 이어진다. 부산에서 울산에 이르는 동남해안의 특산물로 말하면 기장 미역, 대변 멸치, 방어진 방어, 장생포 고래 등이 유명하다. 다들 한국 최고의 특산물이다. 이들이 모여서 사다리꼴 먹이사슬을 이루며 고래가 맨 위에 있다. 장생포는 고래마을로 지역특화하고 있다. 지구 표면의 71%가 바다이고 그 넓은 바다에 적응한 가장 큰 몸체의 생물이 포유류 고래다. 고래가 다니는 바다 면적은 엄청나다. 그리고 지혜로운 자세를 가지고 넓은 바다를 이해하고 살아간다. 울산 출신 작가 오영수의 소설 ‘갯마을’(1956년)은 이러한 동해안의 먹이사슬 구조를 잘 보여준다. 소설에는 기장, 일광 인근의 동해안 남부에서 미역 따기, 멸치떼 잡이, 고등어 원양 출어 등이 함께 나온다. 소설에 보면 멸치 계절이 오면 해안에서 거의 건지다시피한다. 원양 출어는 그 예로 울릉도와 대마도를 말하고 있다. 또한 해녀들의 활동과 함께 해양생태계에 의존하는 마을을 이야기한다. 이렇게 언급된 바다 생태계가 잘 유지가 되면 그 최상의 높이에서 고래도 잘 서식한다. 울산 장생포는 고래잡이의 중심기지로 고래문화재단과 고래박물관이 있고, 인근 마을은 고래문화마을로 지정되고 ‘고래로’라는 도로명도 만들어졌다. 매년 9월말이면 울산고래축제가 열린다. 고래를 보호하고 관찰하는 가장 좋은 위치다. 울산 태화강을 거슬러 가면 지류 대곡천 반구대에 경이로운 고래 암각화가 있다. 구석기시대의 작품으로 다양한 고래 모습들을 정교하게 그리고 있다. 세계적인 선사시대 문화유적이다. 동해안 영덕 병곡면 사빈해안의 이름은 ‘고래불’이다. 경북에서 가장 긴 사빈으로 멀리서 고래가 많이 나타난다고 붙인 이름이다. 거제와 통영 사이에도 고래섬이 있다. 울주군 언양읍 다개리는 내륙인데도 고래섬 지명이 있다. 고래 식용과 연관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고래는 귀한 존재이다. 이민부 한국교원대 지리교육과 명예교수 jsm64@fnnews.com 정순민 기자
2024-09-26 16:03:46▲ 총 연장 298m에 달하는 전남 목포의 해상보행교는 지난 2008년 4월 목포시에서 갓바위 감상을 위해 설치한 것으로 물에 뜰 수 있는 원리를 이용해 만들어져 있다. 이 다리 위에 서면 갓바위가 손에 잡힐듯 가깝게 와닿는다. 전남 목포 용해동 일원의 갓바위길 걷기. 이곳 걷기의 출발점은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앞이다. 코스는 갓바위를 구경하고 입암산을 오른 뒤 평화광장을 둘러보고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면 끝나게 된다. 막상 걸어보면 시간이 꽤 걸린다. 볼거리가 넘쳐나는 그런 길이기 때문이다. 버스에서 내려 무작정 걷기보다는 한 호흡 쉬어간다는 의미에서 해양문화재연구소를 먼저 둘러보는 것도 괜찮다. 문화의 거리로 불리는 이 주변에는 문화예술회관을 비롯해 문예역사관, 자연사박물관, 생활도자박물관, 목포문학관 등이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옹기종기 모여 있다. 해양문화재연구소는 목포 인근 해역에서 건져 올린 유물만을 모아 전시하는 곳이다. 대표적 유물은 선박으로 이곳에는 두개의 배가 복원 전시돼 있다. 11세기 고려시대 배인 완도선과 14세기 중국 무역선이었던 신안선이다. 완도선은 우리 전통 바다배로서는 가장 오래된 실물 배이기도 하다. 또 마르코폴로와 이븐 바투타 등 서양 여행가들이 칭찬을 아끼지 않았던 중세 중국의 원거리 항해 무역선 신안선도 볼거리다. 이곳을 빠져 나오면 본격적인 걷기의 시작이다. 짧은 해안도로를 따라 200여m를 걸으면 갓바위(천연기념물 제500호)를 알리는 이정표가 보이고 이를 따라 오른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갓바위 해상보행교가 바로 나온다. ▲ 산이라 부르기에 민망할 정도로 나지막한 입암산 등산로를 여행객이 오르고 있다. 총 연장 298m인 이 다리는 지난 2008년 4월 목포시에서 갓바위 감상을 위해 설치한 것으로 일반 교량과는 다르게 물에 뜰 수 있는 원리를 이용해 만들었다. 때문에 밀물과 썰물 그리고 물결의 출렁임에 따라 갓바위쪽으로 밀려오기도 하고 바다쪽으로 실려가기도 한다. 해상보행교 위에 서면 갓바위가 손에 잡힐듯 가깝다. 두개의 바위가 갓을 쓰고 있는 모습을 하고 있다고 해서 갓바위라 불리는데 언뜻 봐서는 투구를 쓰고 있는 장군의 모습 같기도 하다. 보행교 아래는 그야말로 천연 수족관이다. 교각이 없다 보니 온갖 종류의 물고기들이 다리 밑으로 훤히 들여다보인다. 요즘은 새끼 학꽁치들이 가장 많이 눈에 띈다. 지난 여름 알을 깨고 나온 녀석들인데 그 크기가 벌써 어른 손가락 만하다. 기다란 주둥이가 인상적인 새끼 학꽁치 주위로는 먹잇감을 노리는 전어들도 떼를 지어 돌아다닌다. 보행교를 지나면 바로 유람선 선착장이 나오고 선착장 옆 달맞이 공원에서 길이 두 갈래로 나뉜다. 왼쪽은 입암산 등산로, 오른쪽은 평화광장 해안산책로다. 먼저 입암산부터 올라보는 게 좋겠다. 이 산은 산이라 부르기에 민망할 정도로 나지막해 오르기에 부담이 없다. 높이가 120m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산이 낮으니 큰 힘들이지 않고 정상에 오를 수 있고 육산(肉山)과 골산(骨山)의 매력도 두루 갖추고 있어 짧은 산행으로 두개의 산을 오른 듯한 만족감을 얻을 수가 있다. 산행은 유람선 매표소를 지나 제법 가파른 계단에서 시작한다. ‘갓바위 등산로’라는 글이 새겨져 있는 이곳 계단이 입암산 등산로의 초입이다. 계단을 오르면 전형적인 육산의 모습이 펼쳐진다. 처음 얼마간은 우락부락한 바위들도 군데군데 보이지만 길은 이내 순해진다. 편하게 이어지던 길이 갓바위 터널 위를 지나면서 둘로 나뉜다. 오른쪽 길은 여전히 완만하게 이어지지만 왼쪽 길은 나무와 바위에 가려 잘 보이지 않아 꽤 험하다. 대신 길 옆으로 안내판이 하나 세워져 있는데 ‘바위 구간이어서 위험하니 우회하라’는 내용이다. 이 길이 해양문화재연구소 밑에서 한참을 바라봤던 그 암봉으로 오르는 길이다. 바위 구간을 지나는 이 길도 입암산의 정식 등산 코스 중 하나로 실제로 많은 사람이 이 길을 통해 산에 오른다. 골산의 매력을 느껴보고 싶은 여행객이라면 한번쯤 도전해 보는 것도 좋겠다. 하지만 일부 구간에선 밧줄을 잡고 올라야 할 정도로 경사가 심하기 때문에 등산화 장비 등을 갖추지 않으면 위험하다. 우회로를 따라 암봉에 오를 수 있는 길도 있으니 무리해서 바위 구간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산허리를 돌아가는 오른쪽 길은 입암산의 두 봉우리가 만나는 능선 구간을 앞두고 잠깐 가파르게 이어진다. 갓바위에서 능선까지는 약 1.3㎞. 능선에만 올라도 시야는 무척 시원하다. 발아래 문화예술회관이 내려다 보이고 그 뒤로 목포 앞 바다가 펼쳐진다. 능선에서 다시 한 번 길이 갈리는 데 우측 봉우리가 입암산의 정상이다. 능선에서 정상까지는 약 300m. 종주가 목적이라면 이곳에서 이로동주민자치센터 이정표를 따라 해양문화재연구소까지 걸어보는 것도 괜찮다. 이정표가 있던 능선에서 정상쪽이 아니라 왼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암봉으로 길이 이어진다. 암봉으로는 몇 개의 바위틈을 비집고 짧은 철제 계단도 올라야 하지만 그렇게 힘든 코스는 아니다. 오르다 보면 저 멀리 영산강 하구둑에서 남항까지의 목포 일대가 한눈에 들어온다. 고개만 돌리면 오밀조밀 아파트가 군락을 이루고 있는 목포 하당 신도시도 발 아래 펼쳐진다. 내려오는 길은 입맛따라 선택하면 된다. 입암산 정상에서 이로동주민자치센터를 거쳐 해양문화재연구소로 내려오는 길도 있고 편하게 왔던 길을 되짚으며 내려오는 방법도 있다. 물론 자신 있다면 암봉에서 바위 구간을 지나 바로 내려와도 된다. 입암산 등산 후에는 휴식을 겸해 삼학도와 목포대교를 거쳐 고하도 용머리까지 가는 유람선에 몸을 실어 보는 것도 좋을 듯. 유람선은 수시로 운항하기 때문에 미리 출항시간을 확인해 두는 게 좋다. 요금은 어른 1만2000원, 어린이 6000원이다. 목포시청 관광기획과 (061)270-8430. /dksong@fnnews.com 송동근기자
2009-10-08 17:4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