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름은 제33회 하계 프랑스 파리올림픽으로 전 세계가 스포츠 정신으로 하나가 되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특히 올림픽 개막식이 아주 큰 이슈였는데 예술의 도시 파리에서 펼쳐진 개막식은 파격 그 자체였다. 파리 전체를 무대 삼아 매우 실험적이고 아방가르드한 방식으로 프랑스의 역사, 예술, 스포츠 이야기를 연출했다. 기존 개막식과 다른 센강이라는 장소에서 펼쳐진 퍼레이드, 예술가와 가수·배우들의 화려한 무대, 특히 발레·캉캉·오페라·뮤지컬 등으로 자유의 정신을 나타내려 했는데 파격이었던 것만큼 논란거리도 많았다. 그러나 나의 눈을 가장 사로잡은 것은 시청 옥상에서 라이브 춤 공연을 보인 파리 오페라 발레단의 최초 흑인 에투알(별이라는 뜻으로 발레단의 가장 높은 등급인 무용수)인 기욤 디옵과 미국 수화 무용의 개척자 청각장애인 댄서 샤힘 산체스의 퍼포먼스였다. 흑인 에투알 무용수, 청각장애인 댄서 등 그들이 올림픽 개막식에서 춤을 췄다는 것은 매우 상징적인 것으로 편견 없이 누구에게나 기회가 주어지는 공평하고 평화로운 세상을 스포츠로 화합하자는 올림픽의 정신과 부합되는 것이었다. 얼마 전 '텐 타임스 베터(Ten Times Better)'라는 다큐멘터리에 대한 기사를 보았는데 뉴욕시티발레단 최초의 아시안 발레댄서였고, 현재 라스베이거스 카지노에서 블랙잭 딜러로 40년간 일하고 있는 88세의 조지 리에 관한 이야기였다. 조지 리는 중국 무용수로 어렸을 때 미국으로 건너와 1951년 18세 때 신고전주의 발레의 아버지라 말할 수 있는 조지 발란신의 '호두까기인형'에 아시안 댄서로는 최초로 출연했다. 다만 그가 맡을 수 있었던 역할은 호두까기인형의 중국 춤이었다. 그는 매우 훌륭한 기술을 가진 무용수임에도 불구하고 호두까기인형 작품에서 중국 춤을 추고서도 뉴욕시티발레단에 들어갈 수 없었다고 한다. 키가 작아서였다지만 당시 시대적 상황상 아시아인이 발레단에 입단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결국 브로드웨이 쇼에서 무용수 생활을 하다 동양인 댄서로서 춤 출 수 있는 기회가 적었기에 딜러로 직업을 바꿔 살았다. "내가 클라스에 들어서자 댄서들은 나를 쳐다보며 웬 동양인 남자가 발레 클라스에?"라며 조소했고, 내가 떨리는 마음으로 춤을 추자 클라스에 있던 그들은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것이 의미하는 것은 그가 선구자였으며 혁신이었다는 것이다. 과거 20년 전 한국에서도 발레를 하느냐고 나에게 물어본 사람들도 있었던 것을 기억하면 그 시대에 동양인 무용수로 서양에서 살아가기가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가 중국에서 활동했더라면 열 배나 더 좋은 상황이 많았을 것이다. 시대가 바뀌어 현대는 다양한 민족이 춤을 통해 평등하게 서로 교류하고 화합한다. 이번 여름에도 헝가리에서 일본, 우크라이나, 폴란드, 세르비아, 독일, 미국 등 세계 각 나라에서 온 학생들을 가르칠 기회를 갖게 되었는데 이들은 모두 배움이라는 같은 목적으로 만나 춤을 배우고 서로의 문화를 교류했다. 춤을 배움에 있어서 차별이나 편견, 배타적인 태도는 볼 수 없으며 서로 간의 문화적 차이를 이해하며 그것을 인정하고 알아가길 원했다. 거기서 만난 이탈리아에서 40년 이상을 살고 있는 60대 헝가리인 발레 선생님은 한국 드라마와 나도 모르는 한국 가요들을 나에게 알려주었고, 각국에서 온 선생님들과도 한국에 대해서 잘못 알고 있는 것을 알려주고 나도 몰랐던 것을 배우며 서로의 예술관과 문화에 대해 교류하며 매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우리는 지속적으로 발레를 통해 소통하며 이해하고 소중한 만남들을 기억하게 될 것이다. 2024년 현재 세계 모든 발레단에는 다양한 인종의 무용수가 있고, 심지어 젠더를 넘어서는 무용수들도 있다. 조지 리가 조금만 늦게 태어났더라면 세계적인 무용수가 되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그가 최초의 동양인 무용수로 미국 무대에 섰다는 사실은 그가 선구자로서 이루어낸 일이며, 그와 같은 개척자들이 닦아놓은 길을 통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는 공평한 기회를 누리며 춤을 추고 있는 것이다. 김지영 경희대 무용학부 교수
2024-08-22 18:33:43【파이낸셜뉴스 파주=노진균 기자】 경기 파주시 연풍리에 소재 성매매집결지(용주골) 폐쇄 정책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파주시민들이 더 많은 시민들 공감대 형성과 동참을 이끌어내기 위해 거리로 나섰다. 8일 파주시에 따르면 반성매매 시민활동단 클리어링(클리어링)과 공동으로 지난 7월 5일 저녁 7시 30분부터 야당역 일원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성매매 예방 및 근절 캠페인을 개최했다. 이날 김경일 파주시장을 비롯해 클리어링 50여 명이 함께 △성매매는 반드시 근절되어야 하는 불법행위임을 시민들이 직접 알리는 ‘나도 한마디’를 시작으로 △성매매집결지 폐쇄로 여성 인권 회복과 건강한 파주시 조성을 염원하는 ‘나무야, 소원을 들어줘’ △성매매는 우리 주변에서 당연히 사라져야 함을 널리 알릴 수 있는 인스타 포토존 ‘찰칵, 한 컷’ △마지막으로 젠더폭력 예방 홍보물품 뽑기 행사 ‘잇템이 한가득’ 등 시민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경기도여성단체협의회 파주지회, 성매매집결지 폐쇄를 지지하는 시민모임, 성매매 예방 교육 강사단, 파주읍 주민, 학부모가 자발적으로 구성한 클리어링은 성매매 근절 및 성매매피해자 인권 회복을 위해 지난 4월 발대식 이후 여행길 걷기, 올빼미 활동 등에 참여해 왔다. 클리어링 공동대표 장희진 학부모는 "성매매를 하면 안 된다는 건 너무 당연한 사실인데, 우리가 사는 파주시에 전국에서 제일 큰 성매매집결지가 아직도 남아있다는 현실을 알고 부모로서 우리 아이들에게 너무 부끄러웠다"며 "이런 말도 안 되는 현실을 많은 분들이 알게 된다면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 이렇게 거리로 나오게 됐다"고 전했다. 김경일 파주시장은 "많은 시민들이 파주시의 성매매집결지 폐쇄 정책을 지지하고 응원하는 걸 보고 ‘파주시민의 뜻은 옳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며 "신체의 자유와 안전의 권리, 인권이 온전히 보장되지 못하는 성 착취의 현장을 반드시 없애고 성매매피해자의 건강한 사회복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njk6246@fnnews.com 노진균 기자
2024-07-08 10:21:47[파이낸셜뉴스] 한국과 호주는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CSP) 강화를 위해 호주 멜버른에서 1일(현지시간) 제6차 한·호주 외교·국방 장관회의를 진행한 뒤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 신원식 국방부 장관, 페니 웡 외교장관, 리차드 말스 부총리 겸 국방장관 등 한-호주 양국 장관들은 우선, 한국과 호주 간 전략적, 경제적 수렴 증대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인도·태평양 지역 및 국방·안보 등 분야의 협력을 한층 더 강화해 나가기로 뜻을 모았다. 공동성명은 모두 43개항이 담겼다. △'인도태평양 지역 협력' 강화를 위해 정부 간 협력 및 1.5 트랙 인도태평양 대화를 통해 한-호-일 협력을 모색해 나가며, 인태지역 유사입장국들과 협력해 나가고자 하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국방·안보 협력' 분야에선 역내 외 안보와 안정을 지원하기 위한 미국·영국·호주 군사동맹 '오커스'(AUKUS)' 파트너십의 기여를 인정하고, 한국은 AUKUS 국가들이 '필러(pillar) 2' 선진 역량 프로젝트와 관련 추가 파트너국들과의 협력을 고려하고 있음을 환영했다 △'글로벌 협력' 분야에서 역내 및 글로벌 파트너들과 긴밀히 협력해 전 세계적인 도전에 대한 상호 합의된 해결책 모색과 다자체제가 우리 지역을 위해 지속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경제 협력' 부문에선 한국과 호주 간 에너지 파트너십과 청정에너지 공급망 구축 및 에너지 교역을 포함한 역내 탈탄소화 지지에 대해 양국이 가진 기회를 재확인했다 △'인적교류 및 문화' 등 분야에선 한국과 호주 국민들 간의 친밀감, 상호 존중 및 강력한 유대관계를 바탕으로 관련 사업, 교육, 학계, 예술, 문화 및 사회에 걸친 협력을 통해 국제적 목표를 지원, 인적교류 및 제도적 연계를 증진하는 취지의 내용이 포함됐다. 다음은 공동성명 전문. 서 문 1. 조태열 외교장관, 페니 웡 외교장관, 신원식 국방장관, 리차드 말스 부총리 겸 국방장관은 한-호주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CSP) 강화를 위해 2024년 5월 1일 멜번에서 만났다. 양국 장관들은 회의가 열린 지역의 전통적인 수호자들을 인정하고 고대로부터 영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호주 원주민과 그들의 땅 간의 연결성을 강조하였다. 양국 장관들은 한국과 호주 간 전략적, 경제적 수렴 증대를 환영하였다. 인도태평양 지역 협력 2. 양국 장관들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안정, 번영, 그리고 국제법에 대한 존중을 촉진하기 위해 양국 간, 지역 파트너 및 기구와의 협력을 확대하기로 하였다. 말스 부총리와 웡 장관은 한국의 인태전략과 역내 관여를 확대하고, 파트너국들과 긴밀하게 협력하고자 하는 한국의 의지를 환영하였다. 3. 양국 장관들은 한미동맹 및 호미동맹 강화를 환영하였다. 양측은 한일관계 개선과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의 결과를 높이 평가하였다. 양국 장관들은 정부 간 협력 및 1.5 트랙 인도태평양 대화를 통해 한-호-일 협력을 모색해 나가기로 하였다. 또한 양국 장관들은 인태지역 유사입장국들과 협력해 나가고자 하는 의지를 재확인하였다. 4. 양국 장관들은 역내 국가들의 우선순위와 필요사항들을 지원하기 위한 쿼드의 긍정적이고 실용적인 의제를 환영하였다. 조 장관과 신 장관은 쿼드에 대한 한국의 관심을 표명하고, 말스 부총리와 웡 장관은 신흥기술, 보건, 기후변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이 보완적 강점을 가지고 있음을 환영하였다. 5. 양국 장관들은 아세안 중심성, 아세안이 주도하는 지역 구조 및 태평양도서국포럼(PIF)과의 협력에 대한 공약을 재확인하였다. 6. 양국 장관들은 인도-태평양에 대한 아세안의 관점(AOIP) 이행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였다. 양국 장관들은 한국과 호주가 인도네시아, 일본 및 아세안 사무국과 공동으로 AOIP 해양협력에 관한 "해양협력: 그간의 성과와 향후 추진방향" 포럼을 2023년 11월 개최한 것을 환영하였다. 양국 장관들은 메콩 소지역을 포함한 동남아시아 지역에서의 한-호주 간 협력 기회를 모색해 나가기로 하였다. 7. 양국 장관들은 동남아시아에서 파트너 국가들과의 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양국 각자의 노력을 인정하였다. 말스 부총리과 웡 장관은 2022년 한국의 한-아세안 연대 구상(KASI) 출범을 환영하였다. 조 장관과 신 장관은 호주의 2040 동남아시아 경제전략 발표와 2024년 호주-아세안 특별 정상회의 개최를 환영하였다. 양국 장관들은 동남아 지역 내, 특히 인프라 분야에서 추가적으로 협력이 가능한 영역을 모색하도록 담당관들에게 지시하였다. 양국 장관들은 한국 수출입은행과 호주 수출금융공사가 최근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인태지역 내 인프라 개발, 탈탄소화, 공급망 다변화 및 핵심광물 협력을 지원하기로 한 것을 환영하였다. 8. 말스 부총리와 웡 장관은 한국이 태평양도서국들의 필요와 우선순위에 기반한 제1차 한-태평양도서국 정상회의를 통해 태평양 지역과의 관계를 심화시키고 있음을 환영하였다. 양국 장관들은 푸른 태평양 동반자(PBP)의 일원으로서 태평양도서국포럼(PIF)의 2050 푸른태평양대륙전략에 대한 지지를 포함하여 태평양도서국과 긴밀하게 협력함으로써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하기로 하였다. 양국 장관들은 지역 차원의 재난 대비 분야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사이버 역량 강화 노력을 조율하기로 합의하였다. 9. 양국 장관들은 전략 경쟁을 책임 있게 관리하는 것이 긴요하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양측은 최근 미중 간 대화를 환영하였다. 양국 장관들은 역내 발생 가능한 오해, 오판, 긴장 고조 및 충돌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개방된 소통 채널, 투명성 및 실질적인 조치를 증진할 필요성을 재확인하였다. 또한 국제법을 준수하고 안정을 저해하는 행위를 자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재확인하였다. 10. 양국 장관들은 남중국해에서 최근 전개된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유엔해양법협약(UNCLOS)에 따라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에서의 평화, 안보, 안정, 항행 및 상공 비행의 자유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양국 장관들은 국제법, 특히 유엔해양법협약(UNCLOS)에 따른 분쟁의 평화적 해결이 중요함을 재확인하였다. 11. 양국 장관들은 역내 안보와 번영의 필수 불가결한 요소로서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을 재확인하였다. 12. 조 장관과 신 장관은 호주의 새로운 국제개발협력 정책 및 공적개발원조(ODA) 증액을 환영하였다. 양국 장관들은 개발 협력 프로그램 간 시너지 효과 증진 및 2030 지속가능발전 목표 진전을 위해 2024년 3월 5일 서명된 개발협력 양해각서 개정을 환영하였다. 말스 부총리와 웡 장관은 2023.5월 한- 태평양도서국 정상회의 계기 발표된 행동계획에 따라 한국이 2027년까지 태평양도서국 대상 공적개발원조(ODA)를 두 배 확대하기로 한 것을 환영하였다. 13. 양국 장관들은 사이버 및 핵심기술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에 따른 공약을 확인하였다. 양측은 차기 사이버 및 핵심기술 정책 대화 등을 통하여 인공지능(AI), 양자 및 통신 기술을 포함한 핵심 신흥기술 표준 설정에 대한 협력을 확대하기로 합의하였다. 양국 장관들은 한국과 호주가 각각 사이버 안보 전략을 발표한 것을 환영하였으며, 동 전략들이 사이버 공간에서 국제법과 책임있는 국가 행동 규범을 준수하고, 필요한 경우 배후 지목 등을 통해 악의적인 사이버 활동을 억지하고 예방할 수 있도록 협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 주목하였다. 양국 장관들은 군사 분야에서 인공지능이 야기하는 기회와 도전을 인정하였다. 양국 장관들은 2024년 9월 9일부터 10일까지 대한민국이 주최하는 제2차 REAIM 고위급회의가 AI의 책임있는 군사적 이용에 관한 글로벌 대화를 진전시키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라는 데 동의하였다. 14. 양국 장관들은 글로벌 비확산 및 군축 체제의 초석인 핵무기비확산조약(NPT)을 포함한 글로벌 비확산 및 군축 체제를 강화하겠다는 공약을 재확인하였다. 양측은 핵무기 없는 세상을 위해 지속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하였다. 15. 양국 장관들은 북한이 불안정을 야기하는 행위를 통해 인도-태평양의 안보와 번영을 저해하고 있음을 규탄하였다. 양국 장관들은 북한이 2022년 이후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하여 전례없이 일련의 무모한 미사일 발사를 감행하고, 탄도미사일과 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을 지속 개발하고 있음을 규탄하였다. 양국 장관들은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촉구하였다. 양국 장관들은 북한이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른 의무를 준수하고 대화에 복귀할 것을 촉구하였으며,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압박을 유지하기로 합의하였다. 양국 장관들은 독자제재 관련 공조 강화를 환영하고 북한의 추가 도발 시에도 공조 노력을 지속하기로 하였다. 말스 부총리와 웡 장관은 한국의 ‘담대한 구상’의 목표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였다. 양국 장관들은 유엔 북한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의 임무를 종료하기로 한 안보리 내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하였다. 16. 양국 장관들은 북한의 불법 핵·미사일 프로그램의 주요 자금원이 되고있는 북한의 악성 사이버 활동을 규탄하였다. 양측은 북한에서 자행되는 심각한 인권 침해에 대해 중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북한 인권을 보호하고 증진하기 위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하였다. 양국 장관들은 자유롭고 평화로운 통일 한반도를 지지하였다. 17. 조 장관과 신 장관은 호주가 아르고스 작전을 비롯하여 다른 파트너 국가들과 함께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이행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음을 인정하였다. 양국 장관들은 또한 라인스만 작전을 통한 유엔군사령부와 유엔군 사령부 군사정전 위원회에 대한 호측의 지원과 기여의 중요성을 확인하였다. 국방·안보 협력 18. 양국 장관들은 한국의 국가안보전략과 호주의 국방전략에서 나타난 한국과 호주 간 전략적 연계성을 인식하였다. 양측은 전략적 연계성 제고가 한반도는 물론 인태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한 양국 간 및 유사입장국과의 국방협력 강화를 뒷받침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였다. 양측은 역내 외 안보와 안정을 지원하기 위한 AUKUS 파트너십의 기여를 인정하였다. 한국은 AUKUS 국가들이 AUKUS 필러 2 선진 역량 프로젝트와 관련 추가 파트너국들과의 협력을 고려하고 있음을 환영하였다. 19. 양국 장관들은 복잡다단해지는 양국의 합동 군사활동 및 연습을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하여 지속적이고 상호주의적인 국방협력의 틀을 발전시키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기로 하였다. 20. 양국 장관들은 2023년 10월 19일 한-호주 국방장관회담에서 양국 각 군간 체결된 양해각서가 육·해·공군 간 국방 파트너십 심화에 있어 긍정적인 진전이었음을 재확인하였다. 21. 양국 장관들은 아세안 확대국방장관회의를 통해 실질적인 국방협력을 시행하고 각국이 동남아시아 파트너 국가들과 추진하는 국방협력 활동에 상호 참여하기로 하는 한편, 해양안보에 기여하기 위해 태평양도서국들과의 협력 방안을 모색하기로 하였다. 22. 양국 장관들은 피치블랙, 탈리스만 세이버 등 호주에서 진행된 대규모 연습에 한국이 참여한 것은 양국의 군사역량 강화와 상호운용성 증진에 중요하게 작용하였음을 확인하였다. 장관들은 2024년 6월 서던 자커루 훈련에 한국이 최초로 참관하는 것을 환영하였다. 양국 장관들은 인도-태평양 엔데버, 랜더세이프 작전과 같은 호주 주도의 역내 국방 활동에 한국이 참여한 것을 환영하였다. 양국 장관들은 향후 개최되는 훈련에 대한 한국의 참여를 확대하고 이를 원활하게 하기 위하여 노력하기로 하였다. 양국 장관들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지원하기 위한 을지 자유의 방패 및 자유의 방패 등 한국에서 실시되는 지휘소 연습에 대한 호주의 참여 의지를 재확인하였다. 23. 양국 장관들은 인태지역 내 유사입장국들과의 국방협력의 중요성을 확인하였다. 양국 장관들은 양자뿐 아니라 미국, 일본 등 국가들과의 다자 훈련 및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역내 평화와 안정에 기여할 것임을 강조하였다. 24. 양국 장관들은 한국 국방대학교와 호주군 훈련센터 간의 양자 평화유지활동 훈련·교육·협력 증진 목적의 양해각서 체결을 환영하였다. 또한, 호주와 태국이 공동 주최하는 역내 평화유지활동 연습인 피랍 자비루에 대한 한국의 참가, 한국 주도의 평화유지활동 훈련 패키지인 동남아시아 유엔 삼각 파트너십 사업에 대한 호주의 협력을 환영하였다. 25. 양국 장관들은 양국 간 정보교류 및 첩보 공유를 정례화하기로 합의하였다. 26. 양국 장관들은 2023년 12월 한화디펜스 오스트레일리아가 호주 육군에 129대의 호주산 레드백 보병전투차량(LAND 400 3단계 사업) 납품 및 지원을 위한 계약 체결을 환영하였고, 방산협력이 지속적으로 양국 관계를 더욱 긴밀하게 할 것임을 확인하였다. 양국 장관들은 양국 방산협력에 기반한 무기체계 공동생산 및 방산시장 공동진출의 가치를 강조하면서, 향후 관련 논의를 지속하기로 합의하였다. 27. 양국 장관들은 2023 서울국제항공우주방위산업 전시회(ADEX)를 계기로 호주 방산무역사절단이 한국을 방문하고 심포지엄에 참가하는 등 양국 간 방산협력이 확대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양국 장관들은 진행 중인 국방과학기술 공동연구 사업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에 주목하며, 이 분야에서의 협력은 양국 군의 현대화와 혁신의 과정을 통해 진전될 수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였다. 양국 장관들은 최근 기술연구사업들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향후 추진될 협력사업의 탄탄한 기반이 구축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28. 양국 장관들은 상호 신뢰를 형성하고 상호운용성을 강화하는 데 있어 국방 관련 기관 간 인적 교류가 중요함을 강조하였다. 말스 부총리는 양국 고위 장교 간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호주 대표단을 한국으로 파견하기로 하는 한편, 한국 고위 군사대표단을 호주에 파견하여 상호 이해를 도모하고 연구 방문을 할 수 있도록 해 줄 것을 요청하였다. 글로벌 협력 29. 한국과 호주는 모든 국가가 유엔 헌장과 국제법상 원칙을 준수하는 세상을 향한 항구적 비전을 공유한다. 양국 장관들은 역내 및 글로벌 파트너들과 긴밀히 협력하여 전세계적인 도전에 대한 상호 합의된 해결책을 모색하고, 다자체제가 우리 지역을 위해 지속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합의하였다. 30. 말스 부총리와 웡 장관은 한국이 2024-25년 임기 안보리 비상임 이사국으로 선출된 것을 축하하였다. 조 장관과 신 장관은 한국이 안보리 이사국으로서 호주와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임을 확인하였다. 31. 양국 장관들은 가자지구 내 심각한 인도적 상황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하였다. 양측은 10월 7일 하마스의 끔찍한 공격을 무고한 민간인들에 대한 테러 행위로 규탄했다. 양국 장관들은 즉각적인 인도적 휴전의 필요성에 공감하였으며, 인질들의 즉각적이고 무조건적인 석방과 가자지구에 대한 대규모 인도주의적 구호 제공의 지속적 확대를 촉구하였다. 양국 장관들은 모든 당사자들이 국제인도법을 준수하고 민간인을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였다. 양측은 또한 서안지구에서 정착민들이 팔레스타인 민간인에 대한 높은 수준의 폭력을 계속하고 있는 것에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모든 당사자들에게 긴장을 고조시키고 안정을 저해하는 행동을 자제할 것을 촉구하였다. 양국 장관들은 장기화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협상에 기반한 정치적 해법이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하였고, 이스라엘인과 팔레스타인들의 안전하고 번영하는 미래는 오직 두 국가 해결법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점에 공감하였다. 양국 장관들은 국제사회가 항구적 평화를 위한 모멘텀을 구축 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서 팔레스타인의 회원국 가입 표결에 대한 한국의 접근방식이 이러한 국제사회의 열망을 반영하고 있다고 논의하였다. 양국 장관들은 역내 모든 당사자들이 자제력을 발휘하고 역내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는 행동을 피할 것을 촉구했다. 양측은 상선에 대한 후티 반군의 공격을 강력히 규탄하고 해양 영역에서의 규칙 기반 질서와 항행의 자유라는 핵심원칙을 수호해 나갈 것임을 강조하였다. 32. 양국 장관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을 개탄하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완전히, 무조건적으로 철수할 것을촉구하였다. 양국 장관들은 우크라이나의 끔찍한 피해와 인명 손실 외에도, 전쟁이 인태지역의 에너지 및 식량 불안정을 심화시키는 등 세계 경제의 취약성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강조하였다. 양측은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 보전에 대한 강력한 지지를 재확인하고 우크라이나에서 포괄적이고 정의로우며 항구적인 평화를 달성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양측은 러시아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모두에게 러시아가 전쟁을 지속하도록 어떤 식으로든 지원하지 말고 러시아가 불법적인 전쟁을 종결하도록 설득할 것을 촉구하였다. 양국 장관들은 북한의 러시아에 대한 군사 장비 및 군수물자 제공을 규탄하고 북한이 이에 대한 대가로 러시아로부터 무엇을 제공받을지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였다. 33. 양국 장관들은 인권을 위한 긍정적이고 건설적인 옹호를 지속하기로 합의하였다. 여기에는 양성평등, 여성의 역량 강화, 여성 리더십 강화, 모든 형태의 성폭력 및 젠더 기반 폭력 근절, 사회적 포용과 장애 평등 및 권리에 대한 공동의 약속이 포함된다. 34. 양국 장관들은 다자체제를 보호, 강화 및 증진하기 위해 협력하고, 공동 관심사에 대한 이해와 공감대를 형성하며, 글로벌 도전에 대한 실용적이고 창의적인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겠다는 약속으로 결속된 범 지역 협의체인 MIKTA의 출범 10주년을 평가하였다. 35. 양국 장관들은 한국과 호주 간 에너지 파트너십과 청정에너지 공급망 구축 및 에너지 교역을 포함한 역내 탈탄소화 지지에 대해 양국이 가진 기회를 재확인하였다. 양국 장관들은 소비자 비용 절감, 에너지 안보 강화와 양국의 탄소 배출 감축에 기여하고 있는 호주와 한국의 기후변화와 청정에너지 정책을 환영하였다. 양국 장관들은 탄소중립 전환을 통한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양국 장관들은 또한 회복력있고 다변화된 핵심 광물 공급망 구축을 위한 지속적인 협력의 중요성에 주목하였다. 36. 양국 장관들은 에너지 안보, 기후 및 녹색 경제 분야의 파트너십 강화를 위해 진행 중인 대화를 환영하였다. 이 파트너십은 양국 협력을 증진하고 에너지 안보와 기후 행동에 대한 협력을 가속화 함과 동시에 성장하는 녹색 경제로부터 상호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극대화할 것이다. 2050년 탄소중립 및 각자의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달성을 위해 양국 간 수소, 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친환경 금속 및 기타 분야에서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 양측 장관들은 또한 양국 기후변화대사 간 연례 기후 대화 개시에 합의한 것을 환영하였다. 37. 양국 장관들은 녹색기후기금(GCF)과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가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개발도상국의 녹색 전환을 촉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인정하였다. 양측은 두 기관의 공여국으로서 녹색기후기금(GCF)과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하고, 기후재원이 기후변화에 취약한 사람들을 지원해야 한다는 데 동의하였다. 38. 양국 장관들은 개방적이고, 포용적이며, 지속가능하고 투명한 시장경제 원칙과 규칙에 기반한 다자무역체제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하였다. 양국 장관들은 또한 WTO, APEC, G20, OECD를 포함한 다자 기구 및 포럼에 대한 접근 방식을 더욱 긴밀히 조율하기로 하였다. 특히, 양국 장관들은 한국이 개최하는 APEC 2025가 이러한 약속을 더욱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는 데 동의하였다. 39. 양국 장관들은 규칙에 기반한 다자무역체제를 훼손하는 경제적 강압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하였다. 양국 장관들은 경제적 강압을 억제하고 이에 대응하며, 집단적 회복력을 구축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하였다. 40. 양국 장관들은 지경학적 동향에 대한 평가를 공유하고, 다변화 및 공급망 회복력, 규제 조치, 핵심·신흥 기술, 상호 위험 분석 개선을 위한 기업 참여, 다자무대에서의 협력 확대 등 경제 안보 현안들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에 관한 의견을 교환하고자 하는 우리의 의사를 반영하여 경제안보 관련 미래 협력 기회를 확인하였다. 41. 양국 장관들은 양국 간 무역 및 투자 파트너십 강화에 있어 한-호주 자유무역협정(KAFTA)의 가치를 재확인하고 2024년 KAFTA 발효 10주년을 환영하였다. 인적교류 및 문화 42. 양국 장관들은 한국과 호주 국민들 간의 친밀감, 상호 존중 및 강력한 유대관계에 주목하였다. 양측은 사업, 교육, 학계, 예술, 문화 및 사회에 걸친 협력을 통해 국제적 목표를 지원하고, 인적교류 및 제도적 연계를 증진하며, 차세대 글로벌 리더를 양성하는 데 있어 한국국제교류재단(KF)과 호한재단(AKF)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을 인정하였다. 양국 장관들은 2024년부터 한국에 호주학 방문 교수직이 신설되는 것을 환영하였다. 양측은 2023년 9월 제2차 한-호주 미래포럼의 성공적인 개최와 특히 청년 주도 주니어 포럼의 신설 및 기업 참여 확대에 대한 KF 및 AKF 기관장 간 합의에 주목하였다. 43. 양국 장관들은 한-호주 양국의 관점이 점차 수렴하고 있고, 양국 간 긴밀한 협력이 중요함을 재확인하였다. 양측은 한-호주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강화하고, 변화하는 전략적 환경에 비추어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하였다. 양국 장관들은 양국 간 고위급 교류가 지속되고, 2026년 한국이 차기 2+2 회의를 주최하길 기대하였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4-05-02 10:40:00"폐지든 유지든 빨리 결정돼 불안해하지 않고 일에나 전념하면 좋겠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내놓은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 당시부터 여가부 직원들이 줄곧 하고 있는 얘기다. 벌써 2년이나 됐다. 이 기간 여가부는 방황했다. 곧 없애려는 곳에 국제행사를 맡겨놨으니 잘될 리 없었다.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 파행부터 김행 장관 후보자 낙마까지 아픈 일만 있었다. 계속되는 풍파를 맞으면서 직원들도 지쳐갔다. 이 와중에 수장마저 잃었다. 윤석열 정부의 첫 여가부 장관으로 취임한 이래 줄곧 '마지막 장관'을 자처해온 김현숙 장관의 사표가 지난 20일 수리됐다. 지난해 9월 새만금 잼버리 파행으로 사의를 표명한 지 5개월 만이다. 후임도 없다. 여가부는 신영숙 차관 직무대행 체제로 바뀐다. 윤 대통령이 여소야대 국회 상황에서 여가부 폐지를 위한 정부조직법 처리가 불가능하자 '차관부처'로 무력화하겠다는 의지가 드러난다. 오는 4월 총선에서 여당이 다수당을 차지한 뒤 부처를 폐지하겠다는 강한 뜻인 셈이다. 애초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장 출신이자 인적자원 관리 전문가인 신 차관을 석 달 전 임명할 때부터 부처 폐지를 위한 인사라는 분석이 나왔다. 장관과 차관의 업무는 다르다. 부처 일이 광범위하기 때문이다. 장관이 전체적인 그림을 보고 현안에 대처한다면 차관은 부처 내 직원관리나 전문분야의 일에 집중한다. 가뜩이나 부처 분위기가 흉흉한데, 외부 출신인 신 차관 혼자 업무를 감당하는 것이 가능할지 의문이다. 대통령 공약이라도 존폐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부처를 장관 없이 운영하는 것이 정상인지 의문을 품는 이들이 적지 않다. 윤 대통령의 뜻대로 되지 않을 경우의 대책도 필요하다. 야당은 여가부를 폐지할 의지가 없다. 총선에서 여소야대 국면을 뒤집지 못하면 여가부 직원들은 계속되는 존폐위기 속에 일할 동력을 상실할 것이 자명하다. 부처들 사이에서는 여가부의 업무의지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심심치 않게 나온다. 부처 간 협업을 할 때 여가부의 성의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참에 여가부의 구조적 문제점이 무엇인지, 젠더 문제에 어떻게 접근할 것인지 등 폐지에 따른 여러 가지 문제점을 다시 검토해야 한다. 여가부를 폐지해도 성평등과 여성인권 후퇴로 이어지지 않아야 한다는 의미다. 사회적 공론화도 동반해야 한다. 부디 정부가 지난해 근로시간 개편 당시 논란을 잊지 않길 바란다. honestly82@fnnews.com
2024-02-22 18:27:48"폐지든 유지든 빨리 결정돼 불안해하지 않고 일에나 전념하면 좋겠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시절 내놓은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 당시부터 여가부 직원들이 줄곧 하고 있는 얘기다. 벌써 2년이나 됐다. 이 기간동안 여가부는 방황했다. 곧 없애려는 곳에 국제행사를 맡겨놨으니 잘 될리 없었다.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 파행부터 김행 장관 후보자 낙마까지 아픈 일만 있었다. 계속되는 풍파를 맞으면서 직원들도 지쳐갔다. 이 와중에 수장마저 잃었다. 윤석열 정부의 첫 여가부 장관으로 취임한 이래 줄곧 '마지막 장관'을 자처해온 김현숙 장관의 사표가 지난 20일 수리됐다. 지난해 9월 새만금 잼버리 파행으로 사의를 표명한 지 5개월 만이다. 후임도 없다. 여가부는 신영숙 차관 직무대행 체제로 바뀐다. 윤 대통령이 여소야대 국회 상황에서 여가부 폐지를 위한 정부조직법 처리가 불가능하자 '차관부처'로 무력화하겠다는 의지가 드러난다. 오는 4월 총선에서 여당이 다수당을 차지한 뒤 부처를 폐지하겠다는 강한 뜻인 셈이다. 애초 국가 공무원 인재개발원장 출신이자 인적자원 관리 전문가인 신 차관을 석 달 전 임명할 때부터 부처 폐지를 위한 인사라는 분석이 나왔다. 장관과 차관의 업무는 다르다. 부처 일이 광범위하기 때문이다. 장관이 전체적인 그림을 보고 현안에 대처한다면 차관은 부처 내 직원 관리나 전문분야에 일을 집중한다. 가뜩이나 부처 분위기가 흉흉한데, 외부 출신인 신 차관 혼자 업무를 감당하는 것이 가능할지 의문이다. 대통령 공약이라도 존폐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부처를 장관 없이 운영하는 것이 정상인지 의문을 품는 이들이 적지않다. 윤 대통령의 뜻대로 되지 않을 경우의 대책도 필요하다. 야당은 여가부를 폐지할 의지가 없다. 총선에서 여소야대 국면을 뒤집지 못하면 여가부 직원들은 계속되는 존폐 위기 속에 일할 동력을 상실할 것이 자명하다. 부처들 사이에서는 여가부가 업무 의지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심심치 않게 나온다. 부처 간 협업을 진행할때 여가부의 성의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참에 여가부의 구조적 문제점이 무엇인지, 젠더 문제를 어떻게 접근할 것인지 등 폐지에 따른 여러가지 문제점을 다시 검토해야 한다. 여가부를 폐지해도 성 평등과 여성인권의 후퇴로 이어지지 않아야 한다는 의미다. 사회적 공론화도 동반해야한다. 부디 정부가 지난해 근로시간 개편 당시 논란을 잊지 않길 바란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
2024-02-22 13:08:53[파이낸셜뉴스] “스펙이 좀 과하신 것 같은데...그쪽 같은 사람들 요즘 수두룩해요. 저기 닐은 옥스퍼드대를 나왔대요”금융회사를 다니며 수십억달러를 굴리던 스티븐(로리 키니어 분)은 어느 날 직업을 잃었습니다. 미국계 회계법인 소속으로 '잘나가던' 그의 아내 셀레스트(트니아 밀러 분)도 회계사를 대체할 ‘소프트웨어’에 밀려났습니다. 스티븐이 자전거로 택배를 나를 일을 하기 위해 물류창고에 갔습니다. 스티븐의 이력서를 넘겨보던 관리자는 그의 허벅지가 ‘튼실한지’ 곁눈질하며 말합니다. “스펙이 좀 과하시네...” 영국의 국영방송 BBC가 HBO와 공동 제작한 TV시리즈 ‘이어즈앤이어즈(Years & Years, 2019)’는 스티븐의 형제, 부모자식 3대가 급변하는 사회에 적응해 나가는 이야기입니다. 딸 베서니가 ‘트렌스젠더’ 되고 싶어한다고 지레짐작한 스티븐 부부는 ‘진지한 이야기’를 하자는 말에 응합니다. 딸의 선택을 존중하자고 둘은 약속합니다. 베서니는 '남자가 아니라 로봇이 되고싶다'고 말합니다. 눈에 카메라를, 손끝에 전화기를 삽입한 ‘트랜스 휴먼’이 되고 싶다는 딸 앞에서 엄마는 분노합니다. 딸이 정신을 데이터 공간으로 옮기고 육체는 로봇화하고 싶다는데 걱정이 될 수밖에요. 명문대학을 나와 고소득자가 되기까지 끝없이 경쟁한 날들이 떠올랐을까요. 엄마는 딸이 철이 없다는 듯 꾸짖습니다. 총 6부작인 드라마는 오는 2034년까지의 가까운 미래를 ‘있을법한 디스토피아’로 그려냅니다. 국제 질서가 무너지고 포플리즘 정치가가 득세합니다. 전쟁의 포화 속 금융시장은 불안해지고 은행들은 줄도산했습니다. 금융투자 전문가였던 아빠와 회계사 엄마가 '반백수'가 된 상황, '반쯤' 트랜스 휴먼이 된 베서니는 데이터 수집과 처리 능력을 인정받아 정부에 고용됩니다. 드라마를 보다가 문득, 지금이라도 ‘데이터 처리 기술’을 배워야 하나 불안해졌습니다. 챗GPT, 빙, 바드, 네이버 큐 등 생성형 AI기술이 기사도 잘 쓸텐데 두려워졌습니다. 기술의 발전은 언제나 일자리를 사라지게 했습니다. 엑셀과 계산기 앞에서 주판을 튕기며 먹고살았던 수많은 이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동시에 새로운 직업도 생겼습니다. AI기술이 상용화되면 어떤 직업이 사라지고 생겨날까요. 고용없는 미래..고소득, 고학력 직업이 먼저 위협받는 역설 지난 16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BOK 이슈노트 ‘AI와 노동시장 변화’는 이 같은 주제를 다뤘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AI기술이 일상에 스며들면 의사, 회계사, 변호사 같은 고소득·고학력 ‘일자리’가 불안해집니다. 산업용 기계·로봇, 소프트웨어 등 기존 기술이 단순작업을 수행하던 근로자의 일자리를 사라지게 한 역사적 사실과는 상반된 전망입니다. 보고서를 작성한 한국은행 조사국 고용분석팀 소속 한지우 조사역과 오삼일 고용분석팀장은 “AI는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기술이며 기업의 AI 활용도 여전히 초기 단계”이므로 “현시점에서 AI가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는 쉽지 않다”고 전제하면서 ‘고용 없는 미래’를 걱정했습니다. AI 기술이 생산성 증가를 불러오겠지만 일자리를 위협할 수 있다는 진단입니다. 이슈노트에 따르면 국내 일자리 중 AI에 의해 대체될 가능성이 큰 일자리는 약 341만개로 우리나라 전체 일자리의 12% 수준입니다. AI 노출 지수 상위 20%에 해당하는 직업을 식별하고, 해당 직업에 종사하는 근로자 수를 더해 대체 가능성이 큰 일자리 수를 추정한 결과입니다. 임계점을 상위 25%로 상정하면 위협받는 일자리는 약 398만개(전체 일자리의 14%)로 늘어납니다. AI 노출 지수가 높다는 것은 AI기술이 그 직업이 하는 일을 대체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는 뜻입니다. 보고서는 AI에 대체될 가능성이 높은 직업으로 △일반 의사(상위 1% 이내) △전문 의사(7%) △회계사(19%), △자산운용가(19%) △변호사(21%) 등을 꼽았습니다. 이 전문직들이 하는 일이 대용량 데이터를 활용해야하는 만큼 AI로 효율화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반면 △기자(상위 86%) △성직자(98%) △대학교수(98%) △가수 및 성악가(99%)는 AI 노출 지수가 낮았습니다. 일을 하는데 대면 접촉 즉, 사회적 관계 형성이 중요한 직업들입니다.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윤리적 판단과 소통 물론 이같은 분석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먼저 의사를 예로 들어볼까요. 의사가 하는 주된 업무에는 진찰, 수술, 처방 등이 있습니다. 의료 지식과 기술을 필요로 하는 업무들은 주어진 데이터(환자의 상태, 주요 처방에 따른 작용과 부작용 등)를 다루는데 능숙한 AI가 대체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는 의료자원이 충분한 상황을 가정한 것입니다. 여기 1시간 안에 수술을 받지못하면 시력을 잃는 환자가 2명 있습니다. 다행히 약 50분이 걸리는 수술을 받으면 완치할 수 있다고 가정해봅시다. 문제는 의사와 수술방 모두 하나뿐이라면, 의사는 선택을 해야합니다. 환자 A는 5살, B는 75살입니다. B가 병원의 VVIP라면, 동료 의사의 소개로 내원한 환자라면 의사는 누구를 수술해야할까요? 이 같은 질문에 AI는 답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책임질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의사의 판단은 언제나 윤리적 선택을 동반합니다. 성공률이 10%에 불과한 심장수술을 할지 말지 환자(보호자)의 의견을 듣고 소통하는 능력도 의사의 필수 업무입니다. 하나만 더 고민해볼까요. 녹내장예방에 효과가 특출난 100만원짜리 주사가 있습니다. 문제는 건강보험이 안되는 약물인데다 1번 맞는 것으로는 약효과 낮고, 5번은 맞아야합니다. 비교적 효과가 낮지만 보험처리할 수 있어 환자의 부담은 5만원에 불과한 다른 예방주사는 1번만 맞아도 됩니다. 어느 시골마을의 의사가 90대 노모를 모시고 온 60대 보호자에게 어떤 약을 추천해야 좋을까요? 옳을까요? 이어즈&이어즈로 돌아와서 제가 가장 사랑하는 장면을 소개합니다. 베서니의 할머니 뮤리얼(앤 리드 분)은 온 가족이 모인 저녁자리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난 모든 게 잘못되는 걸 봤다. 시작은 슈퍼마켓이었어, 계산대 여자들을 자동 계산대로 바꾼 게 시작이었지. 아무것도 안했잖아? 20년 전 처음 등장했을 때 거리 시위는 했니? 항의서는 썼어? 다른 곳에서 장을 봤나? 안했지? 씨근덕거리만 하고 참고 살았어. 이제 계산대 여자들은 다 사라졌다. 사실 우린 그 계산대를 좋아하고 원해, 거닐다가 장 볼 물건을 고르기만 하면 되거든. 계산대 여자와 눈 마주칠 일이 없지. 우리보다 적게 버는 여자들 말이야. 인제 없어졌어. 우리가 없앴고 쫓아낸 거야. 참 잘했어, 그러니까 우리 탓이 맞아. 우리가 만든 세상이야. 축하한다... 다들 건배하자.분명한 한가지는 AI는 사람이 만든다는 것입니다. AI의 판단 알고리즘은 인간이 설계해야합니다. AI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도 우리가 선택합니다. 원자력 기술로 핵폭탄을 만들어 도시를 섬멸할지, 발전소를 지어 에너지를 활용할지 선택할 수 있듯이 말입니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
2023-11-17 15:16:24[파이낸셜뉴스]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준비를 위한 첫 출근길부터 여가부 폐지에 동의한다는 뜻을 밝혔다. 김건희 여사와의 친분으로 장관에 내정된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가짜뉴스이자 정치 공세라고 반박했다. 김 후보자는 14일 인사청문회 준비를 위해 첫 출근한 서울 서대문구 소재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김 후보자는 여가부 폐지 동의 이유에 대해 "일부에서는 젠더 갈등을 문제로 이끄는 분도 계시는데 어떤 부분에서는 남성이 차별을 받고, 또 어떤 부분에서는 여성이 차별을 받기도 한다"며 "모든 차별은 구별에서부터 시작한다. 그래서 나는 젠더 구별은 무의미한 논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처 폐지는 야당의 동의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내가 단정적으로 폐지 여부를 얘기할 수는 없지만 대통령이 공약을 하셨기 때문에 그 공약이 잘 이행될 때까지 나와 여가부 직원들의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어 "여가부 단독으로 해결할 수 없는 복합적인 문제들을 잘 해결할 수 있는 부처로 드라마틱(Dramatic)하게 엑시트(Exit)하겠다"며 "그 과정에서 여가부 공무원들은 자기 역량을 더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고 그 결과로 국민들이 더 좋은 공공서비스를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후보자는 김 여사와의 친분설을 묻는 질문에 "나는 70년대 학번이고 여사님은 70년대생인데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반문했다. 그는 "내가 20년 전에 뭘 했는지 찾아보니 기자, 대선 후보 대변인, 대학 교수를 했고 청주로 출퇴근을 했는데 여사님은 학생이었던 것 같다"며 "여사님과 나는 학연, 지연에서 걸리는 게 전혀 없다. 친분 관계를 맺기에는 너무나 먼 그대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또 "내가 59년생이고 여사님이 72년생인데 우리 딸이 83년생"이라며 "차라리 우리 딸과 여사님이 친분이 있다고 하는 게 가짜뉴스로 더 완벽성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김 후보자는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이 라디오에 나와 (친분설) 얘기를 한 건데 더불어민주당에서 본인들도 듣지 않는 정치평론가의 말을 인용해 날 공격하는 건 정말 부적절한 정치 공세"라며 "정작 그 말을 한 당사자는 꼬리를 내리고 있다"고 했다. 특히 김 후보자는 2023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대회 파행과 관련해 "내 어깨가 굉장히 무겁다. 국민 어느 누구도 실망하지 않은 분이 없으실 것"이라며 "9월 말부터 12개 기관 대상으로 감사원 감사가 실시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감사 결과에서 사실 관계와 책임 소재가 명확히 밝혀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 "책임 소재가 분명하지 않은 정치적으로 무분별한 공세를 막아낼 예정"이라며 "분명하게 책임 소재가 드러나면 국민께 숨김없이 소상하게 설명드리고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
2023-09-14 10:05:55[파이낸셜뉴스] 트랜스젠더 선수들이 오는 10월 독일 베를린에서 개최하는 수영월드컵 무대에 설 수 있게 됐다. 국제수영연맹은 10월 6∼8일 열리는 2023 월드컵시리즈 베를린 대회에 트랜스젠더 선수끼리 경쟁하는 '오픈 부문'을 신설하기로 했다고 16일(현지시간) 밝혔다. 국제수영연맹, 베를린대회 '오픈부문' 신설 연맹은 "우리는 모든 성별과 여러 정체성을 지닌 수영 선수를 포용할 수 있다. 이런 포용성을 확인하는 대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맹은 지난달 후쿠오카(일본) 세계선수권 기간에 오픈 부문 신설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웠다. 데뷔 무대인 이번 베를린 대회엔 모든 영법에 걸쳐 50m와 100m 종목이 진행된다. 더 긴 거리를 헤엄치는 종목이 앞으로 추가 도입될 가능성도 있다. 10월 월드컵을 개최하는 독일수영연맹 측은 트랜스젠더 선수들의 참가를 허용한 세계연맹의 이번 결정에 대해 “베를린은 독일의 다양성과 포용의 중심지로서 이러한 진보적인 프로젝트에 완벽한 곳”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트랜스젠더 VS 생물학적 여성' 시합까지 확대되나 우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번 오픈 부문 신설이 향후 '생물학적 남성' 트랜스젠더 선수와 '생물학적 여성' 선수가 시합하는 방향으로까지 확대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트랜스젠더 여성 선수' 이슈는 그동안 꾸준히 논란이 되어 왔다.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하지 않고 여자부 대학 경기에 출전했던 미국의 리아 토마스도 그중 한 사례다. 토머스는 2022년 3월 500야드(457m) 자유형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면서 미국 역사상 최초로 NCAA에서 우승한 트랜스젠더 여성 선수가 됐다. 이에 대해 토머스와 함께 훈련했던 펜실베니아대학 여자 선수들은 지난달 하원 사업부 소위원회 청문회에서 "토머스는 남성일 때는 전국 500위권 선수였지만 여자 경기에서는 전미대학체육협회(NCAA) 챔피언이 됐다"라며 "여성들은 시상대에 설 자리를 잃었다"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학교 측으로부터 토마스와 라커룸을 같이 사용하도록 강요받았다며 '자신들은 성폭행 피해자'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여성 선수팀 출신인 폴라 스캔런은 "저와 팀원들은 일주일에 18번이나 키가 6피트 4인치(약 193cm)에 달하는 생물학적 남성이자 남성 생식기가 온전한 토머스 앞에서 강제로 옷을 벗어야 했다"라며 "어떤 여학생은 화장실 칸막이에서 옷을 갈아입었고 어떤 이들은 가족 화장실을 사용하기도 했다"라고 주장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3-08-17 14:33:03【히로시마(일본)=서영준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20일 G7 정상회의 확대회의에서 식량과 보건, 에너지, 기후변화 등 인류가 직면한 도전에 맞서 대한민국의 적극적인 역할을 강조할 예정이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이날 오후 일본 히로시마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갖고 "윤 대통령은 식량과 보건, 개발, 젠더를 주제로 한 확대세션, 그리고 기후, 에너지, 환경 확대세션에서 발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수석은 "윤 대통령은 자유와 인권, 법치라는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와 연대해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 더욱 적극적인 역할을 선도한다는 입장을 밝힐 예정"이라며 "윤 대통령은 지금의 글로벌 복합위기는 확고한 연대 정신을 통해서만 극복할 수 있다는 소신과 원칙을 견지해 왔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 수석은 "전후 국제사회의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이제 자유민주주의를 선도하는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 식량 취약국 지원에 앞장서고, 팬데믹 등 의료 대응에 개도국, 빈곤국 모두 공평한 접근을 보장받도록 새로운 약속을 제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수석은 이어 "윤 대통령은 기후변화, 환경 분야에 있어서의 기존 약속을 재확인하고 향후 구체적인 추가 행동, 즉 기후 에너지 환경의 탈탄소 국제규범의 룰 세팅에 능동적으로 참여할 뜻을 밝힐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이날 오후 G7 정상회의 초청국 환영행사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인사를 나눴다. 윤 대통령은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아잘리 아쑤마니 코모로 대통령에 이어 3번째로 입장했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
2023-05-20 16:13:46[파이낸셜뉴스] "비동의 간음죄 도입이 필요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성인이라면 어떤 상황에서도 거절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전제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의 성차별적 사회구조 아래 성폭력 문제는 여성에게 더 취약하다." "남자를 잠재적 성폭력자라고 대못을 박고 있다. 지금도 사실상 동의를 구하는 물음이나 제스추어까지도 여성이 성폭력으로 규정해 신고하면 어떠한 대항권도 인정되지 않고 남성은 모든 인격적, 사회적 지위가 박탈되고 있다." 비동의 간음죄 도입 논쟁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여성가족부가 최근 비동의 간음죄 도입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가 9시간 만에 철회한 것이 도화선에 불을 붙였다. 일단 정부는 충분한 사회적 논의를 통해 다시 입장을 정리하겠다며 한발 물러섰다. 하지만 비동의 간음죄를 찬성, 반대하는 측은 각자의 이유를 내세우며 젠더갈등을 유발하는 모양새다. "동의 없이 성적 침해 발생하면 강간죄 성립 안돼" 비동의 간음죄는 상대방의 '동의 없이' 이뤄진 성관계를 강간죄로 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지난 2018년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행 사건 등으로 '미투 운동'이 벌어지면서 정치권과 여성계를 중심으로 도입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형법 297조는 강간을 '폭행 또는 협박'에 의한 성관계로 규정한다. 최근 강간죄의 구성요건인 폭행과 협박 기준을 완화하는 법원 판례가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최협의설'을 바탕으로 폭행과 협박을 좁게 해석해 범죄 여부를 따진다. '피해자의 저항이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정도'의 강력한 폭행·협박이 있어야만 강간죄로 인정한다는 뜻이다. 반면 비동의 간음죄가 도입되면 폭행·협박이 없었다 하더라도 상대가 동의하지 않았다면 강간으로 보고 처벌이 가능해진다. 비동의 간음죄를 찬성하는 쪽에서는 현행 강간죄의 경우 폭행·협박을 필요로 해 상대방의 동의없이 성적 침해가 발생한 경우에도 현행법상으로 강간죄가 성립되지 않아 처벌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입법적 공백상태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최근 판례에서 폭행·협박의 정도를 완화하는 경향이 나타나지만 명시적 판례변경은 없기 때문에 법원의 판단이 비일관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간음 입증 책임, 피고인에게 전가 우려도" 비동의 간음죄 도입으로 인한 부작용과 악용 가능성이 크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반대쪽에서는 이미 현행법상 폭행·협박 없는 성폭력의 경우에도 심신미약, 위계·위력간음죄, 강제추행죄 등으로 처벌할 수 있어 입법공백이 없다는 주장이다. 특히 '동의'에 대한 정의를 내리기 어렵다는 점에서 부작용을 우려한다. 상대방의 주장만으로 처벌 여부가 결정될 수 있어 악용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상대방이 성관계를 할 당시에는 동의했더라도 이후 마음이 변했을 때 그 변심을 수사기관이 입증하기가 쉽지 않아 억울한 피해자가 나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도 지난 8일 국회 사회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비동의 간음죄 도입은) 범죄를 의심 받는 사람이 상대방 동의가 있었다는 것을 법정에서 입증하지 못하면 억울하게 처벌 받게 되는 구도가 된다"며 "상대방의 내심을 파악하고 입증하는 일은 대단히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의에 대한 입증 책임이 검사가 아닌 피고인에게 전가된다는 우려도 있다. 문성호 국민의힘 대변인은 "검사에게 입증 책임이 주어지지 않고 피의자에게 입증 책임이 주어지는 방향으로 갈 수 밖에 없다"며 "형소법상 큰 원칙 중 하나인 검사의 입증 책임이 잘 되지 않는다. 결국 법리적으로 상황을 증명할 역량이나 권한을 전혀 가지지 못한 사람이 (무죄를) 증명해야 하는 입장에 놓인다"고 지적했다. 여가부-법무부 원점에서 다시 검토 비동의 간음죄 도입 주무 부처인 여가부와 법무부는 사회적 논의를 통해 원점에서부터 법 도입 여부를 다시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해외에서는 비동의 간음죄 도입이 자리잡고 있는 추세이다. 유엔 고문방지위원회는 2006년 제2차, 2017년 제3·4·5차에서, 여성차별철폐위원회는 2011년 제7차, 2018년 제8차 최종 견해에서 피해자의 자유로운 동의 여부 중심으로 강간을 정의하고, 배우자 강간을 범죄화할 것을 권고했다. 2021년 유엔인권이사회도 강간에 관한 입법모델(프레임워크)을 채택하고 국가는 강간 정의의 핵심에 동의 없음이 포함되도록 명문화해야 한다고 했다. 한동훈 장관은 비동의 간음죄가 도입된 나라들을 거론하며 "우리나라는 성범죄 죄명이 150개로 처벌 법규가 꽤 촘촘하다. 이런 나라들과 다르다"며 "이런 점을 고려해 건설적인 논의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여가부는 지난달 26일 '제3차 양성평등정책 기본계획' 발표를 통해 비동의 간음죄 도입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법무부가 개정계획이 없다고 반박하고 여권에서 거센 반발이 나오자 같은 날 저녁 '개정 계획이 없다'며 입장을 철회했다. 여가부는 지난해 9월부터 올해 1월까지 법무부 등 관계 부처와 공문을 통해 관련 의견 수렴을 거쳤다는 입장이다. 법무부는 당시 '학계 등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하고 해외 입법례에 대한 심층적인 연구를 포함해 성폭력범죄처벌법 체계 전체에 대한 사회 각층의 충분한 논의를 거치는 등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
2023-02-16 14:2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