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대상그룹이 핵심가치 '존중'을 주제로 제작한 유튜브 공익 예능 콘텐츠 '존중 냉장고'를 오는 10일부터 전격 공개한다고 9일 밝혔다. '존중 냉장고'는 1990년대 큰 반향을 일으킨 공익 예능의 원조 '양심 냉장고'를 대상그룹의 핵심가치로 재해석한 콘텐츠다. 대상그룹은 그룹의 철학이자 핵심가치인 '존중'을 재미있고 유익한 콘텐츠로 경험할 수 있도록 '존중 냉장고'를 기획했다. MC는 과거 '양심 냉장고' 흥행을 이끌었던 방송인 이경규가 맡았다. MC 이경규와 함께 아이돌 '위아이(WEI)'의 김요한이 공동MC로 나서 호흡을 맞추고 각 회차별로 아이돌 '우아(WOOAH)의 나나', '빌리(Billlie)의 츠키', '엔믹스(NMIXX)의 오해원', 가수 '츄'가 스페셜 MC로 출연해 맹활약을 펼친다. 이들은 '존중 냉장고'에서 우리 사회에 필요한 숨은 '존중'을 찾게 된다. '존중 냉장고'는 각 회차별 기준이 되는 '존중 리스트'를 정하고 모두 실천한 사람을 찾아 '존·잘·상(존중 잘하는 대상)'을 선정하는 방식으로 구성된다. '존·잘·상' 수상자에게는 양문형 냉장고와 함께, 청정원, 종가, 호밍스 등 대상그룹 대표 브랜드 제품으로 냉장고를 가득 채울 수 있도록 '정원e샵' 100만원 상품권을 증정한다. '존중 냉장고'는 10일부터 매주 금요일 오후 6시에 대상그룹 공식 유튜브 채널과 르크크 이경규 채널에 순차적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최성수 대상홀딩스 대표이사는 "다양성과 다름에 대한 인정과 배려가 중요해진 요즘, 그룹의 핵심가치인 '존중'이 사회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존중'의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한 진정성 있는 활동을 전개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2024-05-09 11:19:46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올해 명절 연휴 출장지로 프랑스를 택했다. 전 세계 기술인재들에게 '꿈의 무대'로 불리는 국제기능올림픽을 2년 만에 다시 찾은 것인데, 미래 먹거리 경쟁력 제고를 이끌 인재 양성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는 평가다. 이 회장은 폴란드 최대 쇼핑몰을 직접 찾아 현지 가전시장 현황을 점검하는 등 해외 현장경영 행보를 이어갔다. ■국제기능올림픽 韓 선수단 격려 18일 업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 15일(현지시간) 프랑스 리옹 그루파마스타디움에서 열린 국제기능올림픽 폐회식을 찾았다. 이 회장이 대회에 참석한 것은 지난 2009년 캐나다 캘거리 국제기능올림픽대회, 2022년 국제기능올림픽 특별대회 고양에 이어 이번이 3번째다. 삼성전자는 '국제기능올림픽 최상위 타이틀 후원사'다. 이 회장은 국가대표 선수단을 격려하고 메카트로닉스 종목 은메달리스트 김지한·신준호 선수에게 메달도 직접 수여했다. 이 회장은 폐회식에서 선수단을 만나 젊은 기술인들에 대한 감사와 존경의 뜻을 전했다. 이 회장은 "젊은 기술인재가 흘린 땀방울이 기술강국 대한민국의 기반"이라며 "대학을 가지 않아도 기술인으로서 존중받고 성장할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은 이번 국제기능올림픽 49개 출전종목 중 △금메달 10개 △은메달 13개 △동메달 9개 △우수상 11개 등 총 43개 종목에서 수상, 종합 2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전기·중공업 등 삼성 관계사 소속 국가대표 선수는 총 19개 직종에 24명이 참가했다. 1950년부터 시작된 국제기능올림픽은 전 세계 청년들의 직업훈련과 기술교류, 친선 도모를 목적으로 시작됐다. 평생 단 한 번의 출전기회만 주어진다. 한국은 1967년 국제기능올림픽대회에 처음 참가했다. 삼성은 기술인재 저변 확대와 우수인재 양성을 위해 국제기능올림픽 대회를 2007년부터 계속 후원하고 있다. 2007년 '삼성기능올림픽사무국'을 신설한 뒤 전국기능경기대회 수상자를 채용하며 국가대표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생산기술연구소 내 '삼성전자 국가대표 훈련센터'를 마련해 산업기계, 모바일로보틱스 등 직종별 첨단 훈련장비를 갖춰 최적화된 훈련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폴란드 찾아 해외사업전략 점검 삼성의 이 같은 후원은 제조경쟁력 강화를 위해 기술인재를 선점해야 한다는 이 회장의 경영철학과 맞닿아 있다. 이 회장은 지난 2006년 일본의 한 기업을 방문했을 당시 핵심부품 공정에서 일하는 숙련인력 다수가 국제기능올림픽 및 일본 내 기능대회 수상자 출신이라는 점, 사내에 각종 기능대회 임직원 입상자 명단과 상패를 전시한 것 등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는 계 업계 전언이다. 이 회장은 출장에서 돌아와 삼성의 기술 관련 책임자에게 "한국은 제조업을 기반으로 발전한 나라이고, 삼성도 제조업을 통해 성장한 회사"라면서 "그러나 기술인력의 육성과 사회적인 관심은 약화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이 앞장서서 우수 기술인력이 우대받고 존경받는 문화를 만들어 가야 기업도 성장하고 국가도 발전할 수 있다"며 "사회공헌의 일환으로 우수 기술인재들을 양성하고 이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함으로써 꿈과 희망을 갖는 일을 해보자"고 제안했다. 이 회장은 프랑스에 이어 폴란드 최대 쇼핑몰을 찾았다. 이 회장은 바르샤바에 위치한 웨스트필드 아카디아에 위치한 '삼성익스피리언스 스토어'를 방문한 후 스마트폰, TV, 청소기 등의 사업 전략을 논의했다. 또 유럽 전역에서 전자제품 대형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미디어 막트'를 찾아 현지 고객들의 반응을 직접 점검했다. 현지 연구소와 가전 생산공장도 잇따라 방문하며 현지 사업전략을 점검했다. 삼성전자는 1990년 폴란드에 진출했으며 현재 브론키에 생산법인, 바르샤바에 판매법인과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가전제품 생산을 시작한 브론키 생산법인은 현재 냉장고·세탁기를 양산하고 있으며 유럽 시장의 현지 수요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요충지 역할을 하고 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2024-09-18 18:13:51[파이낸셜뉴스] 위니아가 조속한 인수합병(M&A) 진행을 통해 김치냉장고 1위 브랜드파워를 수성하기 위한 노사 공동 결의문을 채택했다고 27일 밝혔다. 위니아 노사는 지난 26일 M&A 진행을 가속화하고 조기 경영정상화를 위해 △체불된 임금 삭감에 대한 협조 △구조조정에 대한 이해와 협력 △근로기준법에 의거한 임금협상 및 단체협약 조항 재검토 △M&A 성공에 대한 신념과 염원을 담아 상호협조를 결의했다. 공동 결의문 채택으로 조기 경영정상화를 위한 기반이 조성되고, M&A 진행 속도에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혁표 공동관리인은 "노사 상호 신뢰와 존중을 확인하고 미래 성장을 위한 굳은 의지를 확인할 수 있어 의미가 깊다"며 "신속한 M&A 진행을 통해 회사의 지속적인 성장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학구 노조지회장은 "회사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노사 모두가 책임감을 바탕으로 협력해야 한다"며 "지난 기간 회사의 어려움에 봉착했을 때마다 노사 한마음이 돼 위기 극복 저력이 있었기에 금번의 어려움도 충분히 극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위니아는 하반기 김치냉장고 성수기를 대비해 생산에 총력을 기울여 소비자의 신뢰 회복에 최선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2024-08-27 09:02:35[파이낸셜뉴스] 공원을 산책하는 대형견과 견주에게 다가와 손뼉을 치고 자극한 남성의 행동이 논란이 되고 있다. 구독자 12만명을 보유한 유튜버 A씨는 지난 14일 자신의SNS에 '대형견 혐오 시비, 언제까지 겪어야 하나요? 이제는 무섭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 반려견 도베르만 '로만'을 키우는 A씨는 "집 앞 공원에서 로만이 오줌 누고 돌아가는데 어떤 아저씨가 갑자기 뒤에서 손뼉을 쳤다"라며 "뭐 하시는 거냐고 물어보니까, 개가 놀라서 뛰면 내가 컨트롤할 수 있는지 보려고 했다더라"고 전했다. 이어 "아저씨는 다시 말을 바꿔 '오지 말라고 손뼉 친 것'이라고 했다. 누가 오지 말라고 (개한테) 손뼉 치냐?"고 황당해했다. 영상에서 A씨는 남성을 향해 날 선 목소리로 "왜 그러세요?"라고 물었다. 남성이 "나한테 오지 말라고 손뼉 쳤다. 개가 무서워서"라고 답하자, A씨는 "저는 이쪽(반대 방향)으로 집에 가고 있었다. 개 무서운 분이 어떻게 여기까지 왔냐"고 황당해했다. 남성은 "안 문다고 장담하시니까"라며 재차 개를 향해 손뼉을 친 뒤 "제가 '빵'하면 얘가 놀란다. 그럼 옆에 있는 사람들이 어떻게 하겠냐"고 말했다. A씨는 "뭐 하시는 거냐. 왜 가만히 있는 개를 놀래키냐? (손뼉 치면) 당연히 놀란다. 아저씨가 말만 안 걸어도 가만히 있는다. 우리 갈 길 가고 있는데 왜 갑자기 시비 거냐"면서 가까이 오지 말라고 요구했다. 당시 남성이 개 앞에서 계속 자극하고 A씨 언성도 높아지자, 개가 불안해하며 우는 소리를 냈다. 그러자 남성은 "(안 문다고) 장담하신다면서요? 거봐요, 잘못된 거다. 난 개가 (나한테) 오는 게 싫다. 얼른 가!"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A씨는 "이게 정말 개를 무서워하는 사람이 하는 행동이냐? 대형견을 키운다고 이런 일을 겪는 게 당연한 거냐?"라며 "영상 속 아저씨는 저한테 가까이 다가와 개를 자극하면서 개가 얌전한지 보겠다며 제 앞에서 여러 차례 손뼉 치고 위협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경규의 '존중 냉장고' 방송이 논란되고 나서 '또 험난한 산책길이 되겠구나' 하고 배변만 하러 잠시 들린 공원에서 바로 이런 일을 겪었다"며 "하루에도 몇 번씩 지나다니는 공원에서 이런 일을 겪고 나니 이제는 잠깐 집 앞에 나가는 것도 두렵게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5-17 18:37:19[파이낸셜뉴스] 개그맨 이경규의 '진돗개 입마개 강요' 발언과 관련해 수의사 설채현이 공개적으로 의문을 제기했다. 설채현은 14일 자신의SNS에 "입마개를 안 해도 되는 개가 입마개를 안 한 것과 동의도 받지 않고 촬영해 다수가 보는 영상에서 평가하는 것 중 무엇이 더 상대방에 대한 존중이 없는 건지 나는 모르겠다"는 글을 게재했다. 이는 지난 10일 이경규의 유튜브 채널 '르크크 이경규'에 공개된 콘텐츠 '존중냉장고, 펫티켓 존잘상을 찾아라' 내용에 대한 지적이다. 개그맨 이경규의 새로운 웹예능 ‘존중 냉장고는’ 1990년대 공익 예능 ‘양심 냉장고’를 재해석한 콘텐츠다. 첫 회에서는 반려견 산책 시 펫티켓을 잘 지키는 사람을 찾는 모습이 영상을 통해 그려졌다. 해당 회차의 존중 리스트는 매너워터(반려견의 소변을 씻어주기 위한 물), 인식표, 입마개였다. 영상에서 이경규는 대형견과 산책 시 입마개를 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진돗개는 법적으로 입마개 안 해도 괜찮지만, 다른 분들이 봤을 때 '저거 좀 위협적인데' 하고 생각할 수 있어 입마개를 착용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그런 분은 존중의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이후 영상에서는 여러 마리의 진돗개들이 등장했고, 진돗개의 입마개가 필수가 아니라는 점은 여러 차례 자막 등으로 언급됐으나 MC들은 “입마개를 안 했어요”라고 말하거나 “답답하다 진짜”, “이번에도 입마개 없음”이라는 자막이 나오는 등 마치 견주들이 불법을 저지른 듯 묘사됐다. 입마개 의무 견종은 도사견, 아메리칸 핏불테리어, 아메리칸 스태퍼드셔 테리어, 스태퍼드셔 불테리어, 로트와일러 5종이다. 입마개 미착용 시 과태료가 부과된다. 진돗개는 입마개 착용 의무 견종이 아닌 만큼, 입마개 착용을 강제할 수 없다. 촬영에 대한 동의 없이 무단으로 촬영된 부분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영상에 나온 진돗개 보호자 A 씨는 "산책 중 촬영에 대한 고지를 받은 적이 없어 당황스럽다"며 "내용과 목적이 너무나 편파적이라 제 강아지가 허락 없이 영상에 나온 것뿐만 아니라, 영상 그 자체만으로 몹시 기분이 나쁘다. 이건 무엇을 위한 영상인가. 진돗개에 대한 혐오를 조장하는 거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논란이 커지자 '존중냉장고' 제작진은 "이번 영상은 반려견 입마개 착용과 관련한 내용으로 진돗개 견주만을 좁혀 보여드려 많은 반려인 분들에게 상처를 드린 점 깊이 사과드린다"며 "앞으로 저희 제작진은 시청자분들의 다양한 관점과 정서를 고려하여 더욱 신중히 공감받는 콘텐츠를 제작하도록 하겠다"고 사과문을 게재했다. 다만 영상을 내려달라는 견주들의 요구에도 해당 영상은 여전히 공개 상태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5-14 18:49:37[파이낸셜뉴스] 방송인 이경규가 진돗개 혐오를 조장하고 시민들의 모습을 동의 없이 몰래 촬영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10일 첫 공개된 이경규의 새로운 유튜브 콘텐츠 '존중냉장고'는 '반려견 산책 시 존중을 잘하는 사람을 찾는 모습이 그려졌다. '존중냉장고'는 1990년대 큰 반향을 일으킨 공익 예능의 원조 '양심 냉장고'를 재해석한 콘텐츠다. 각 회차별 기준이 되는 '존중 리스트'를 정하고, 모두 실천한 사람을 찾아 '존·잘·상(존중 잘하는 대상)'을 선정하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이날 이경규는 가수 김요한, 나나와 함께 반려견 산책을 잘 시키는 견주를 찾아 나섰다. '펫티켓'을 잘 지키는 견주에게 냉장고를 선물한다는 것. 이때 등장한 '펫티켓 존잘 리스트'는 매너워터, 인식표, 입마개였다. 이경규는 "진돗개는 입마개 안 해도 괜찮다. 다른 분들이 봤을 때 위협적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그걸 위해 하는 경우가 있다"며 "그분은 존중의 대상이라는 거다"라고 말했다. 이어 화면에는 진돗개와 산책을 하는 견주들의 모습이 등장했다. 진돗개의 입마개가 필수가 아니라는 언급에도 불구하고 MC들은 "입마개를 안 했어요"라고 말하거나, 자막에서도 "답답하다 진짜", "이번에도 입마개 없음"이라고 덧붙이는 등, 마치 견주들이 불법을 저지르는 듯이 묘사했다. 영상이 공개된 후 한 누리꾼 A씨는 “영상에 나온 진돗개 견주입니다”라며 장문의 댓글을 달았다. A씨는 "산책 중 촬영에 대해 고지받은 적이 없다. 너무 당황스럽다"며 "왜 당사자 동의 없이 몰래 촬영해서 올리시는 거냐"라고 항의했다. 이어 "심지어 영상의 내용과 목적까지 너무나도 편파적이라 그 자체만으로도 기분이 몹시 나쁘다"며 "진돗개에 대한 혐오를 조장하고자 하시는 거냐. 몰래 촬영 당한 당사자로서도 진돗개 보호자로서도 몹시 불쾌하다"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산책하면서도 주변에 카메라 있나, 없나 확인부터 해야겠다. 존중 냉장고요? 댁들부터 존중하는 법을 배워라. 뒤에 몰래 숨어서 촬영하고 온갖 편견과 혐오 조장하는 주제에 감히 존중을 운운하냐? 냉장고 뚜껑 뜯어서 때리고 싶다. 당사자 동의 없이 촬영한 영상이니 내려달라"고 분노했다. 영상에 노출됐다는 또 다른 누리꾼 B씨는 "모자이크하면 다냐. 할 거면 제대로 해라. 제 지인들이나 저 산책로 다니는 사람들이라면 알아볼 만한 저와 강아지의 인상착의가 다 나와있다”며 “제 동의 없이 이런 모욕적 영상을 올리셨으니 저도 법률적 자문을 받아 조치를 해보려 한다”고 경고했다. 현재 영상을 내려달라는 견주들의 요구가 빗발치고 있으나 해당 영상은 여전히 공개 상태다. '존중냉장고'를 올린 '르크크 이경규' 채널 제작진 역시 관련해 별다른 언급이 없는 상황이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5-13 15:25:31[파이낸셜뉴스] 남편의 도시락을 싸주는 여성은 ‘시종’이라는 주장이 일부 여성전용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다. 이들은 이런 종류의 콘텐츠를 올리는 ‘주부 유튜버’를 향해 ‘남편 도시락 싸주면 노예’ ‘가부장제 체제 선전에 앞장선다’며 온갖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13일 온라인커뮤니티에는 ‘남편 점심 만들기 유튜브, 뭐가 문제냐면요’라는 제목의 글이 확산하고 있다. 이 글은 지난 8월 독자 A씨가 한 인터넷 신문에 기고한 글이다. A씨는 글에서 남편 점심 도시락을 싸주는 콘텐츠를 게재하는 한 유튜버를 언급하며 “누군가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시작한 행동이 다른 이에게 주는 파급력을 생각한다”고 말했다. A씨는 “이 힘을 잘 들여다보면 ‘내조하는 여성’으로서의 가치를 치켜세우는 모순이 있다”며 “‘현모양처’ ‘참된 여성’이라는 말이 칭찬 댓글로 달릴 때마다 여성의 요리가 바깥일 하는 남편을 보조하는 역할로 고정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부부의 사적인 사랑도 사회구조 안에 있다. 아침 7시에 집을 나서는 남편에 맞춰 새벽 5시에 일어나 냉장고 문을 열고 각종 제철 음식으로 채운 도시락은 사실 익히 봐왔던 ‘가부장제’의 단면”이라며 “남성은 일과 존중, 여성은 요리와 정성이라는 단어로 애정을 표현하는 게 이상적인 부부 모델로 굳어진다면 사람들의 인식 속에 가부장제가 회귀할 것”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천사 혹은 참된 아내라는 말이 칭찬이 되는 상황에서 누군가는 이 채널을 보고 살뜰히 내조하지 못하는 자신을 탓하게 되지 않을까”라며 “요리 실력에 대한 감탄이 좋은 아내 프레임에 여성을 가두고 내조하지 못하는 여성에게 죄의식을 주는 것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라고 주장했다. A씨는 “맞벌이 여성의 경우 남편의 도시락을 싸주는 행위가 더더욱 문제”라며 “‘동일노동 동일임금’이 여성 노동권의 표어가 되는 현실에서 맞벌이 여성 배우자의 도시락이란 초과노동의 초과노동”이라고 날을 세웠다. A씨는 “결국 여성의 밥상을 받는 남성이 최고라는 말, 결혼해서 ‘큰아기·큰아들’이 되는 남성은 언제나 돌봄과 가정일에 무지해도 된다는 시그널이 유튜브를 통해 침투하게 된다”며 “여성의 요리를 다시 가정 안에, 남편을 보조하는 역할로 축소하는 흐름에 더더욱 동의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A씨의 글이 확산하자 일부 온라인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언급된 유튜버를 향한 비난성 발언이 끝없이 이어졌다. “스스로 노예를 자처한다” “혼자서 시종하고 살아라” 등의 비판이 나왔다. 반면 “강제로 시키는 것 아닌, 사랑에서 비롯된 행동이 왜 문제냐” “받는 것보다 주는 사랑이 더 행복할 때가 있죠” “평범한 일산의 행복조차 욕먹어야 하냐” 등의 반응도 나왔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3-12-14 18:31:36[파이낸셜뉴스] "으흑, 이게 무슨 향이지?" 리슬링(Riesling) 와인을 특징짓고 상징하는 풍미로 알려진 페트롤(Petrol) 향에 대한 궁금증이 풀렸다. 지난 22일 서울을 찾은 독일 모젤지역 유명 와이너리 셀바흐 오스터(Selbach Oster)의 오너이자 와인 메이커인 요하네스 셀바흐(Johannes Selbach)를 만난 자리에서다. 페트롤 향은 리슬링 와인에서 주로 느낄 수 있는 휘발유 향 등 석유 냄새로 화학적 성분은 'TDN(1,1,6-trimethyl-1,2-dihydronaphthalene)'이다. TDN은 포도 송이가 햇볕에 과도하게 노출되거나, 물 부족으로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씨를 보호하기 위해 껍질에 이 성분을 만들어낸다. 즉, 번식 능력을 잃지 않기 위한 본능적 활동으로 레드 포도 품종의 경우 햇볕이 강해지면 껍질을 두껍게 만들어 씨를 보호하는 것과 마찬가지 작용이다. 페트롤 향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나뉘지만 대체로 와인의 결함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리슬링 품종이 다른 포도 품종보다 TDN 성분 함량이 몇 배나 많지만 페트롤 향이 난다는 것은 포도 생장에 있어 극한을 넘어서는 충격을 겪었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요하네스 셀바흐는 "리슬링 와인에 있어 페트롤 향은 섬세한 풍미를 방해하는 부정적인 요소"라며 "포도가 열에 과도하게 노출돼 껍질에 변화가 생기는 '왁스 스킨(Wax Skin)' 현상으로 발생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리슬링 와인에서 페트롤 향은 일정 기간 숙성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생기는 것은 정상이지만 어린 와인에서 나는 것은 좋지 않은 향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리슬링의 페트롤 풍미는 더운 곳일수록 강하게 나타나고, 추운 곳에서는 숙성이 한참 이뤄진 다음에 생긴다. 독일에서는 서늘한 기후인 모젤(Mosel)보다 좀 더 포근한 라인가우(Rheingau) 지방에서 더 많이 맡을 수 있으며, 햇살이 대체로 강한 신대륙 지역에서 특히 많이 나타난다. 요하네스 셀바흐는 "우리 와이너리는 기요(Guyot) 방식으로 포도나무를 재배하지만 왁스 스킨을 막기 위해 줄기 일부를 위로 끌어올려 포도송이에 그늘을 만들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리슬링 산지 중 가장 추운 곳인 모젤에서조차 포도송이가 햇볕에 그을리는 것을 막고 있다는 것이다. 요하네스 셀바흐가 소유한 셀바흐 오스터 와이너리는 총 24ha 규모로 독일에서 가장 오래된 와인 생산지 중 하나인 모젤, 그 중에서도 가장 핵심 지역으로 꼽히는 젤팅겐(Zeltingen)에 위치해 있다. 1600년 가족경영으로 시작해 400년 넘게 모젤을 대표해 온 프리미엄 와이너리다. 모젤에서도 드물게 빈야드 대부분이 편암으로 이뤄져 있는게 특징이다. 편암은 잘 부서지는 토양으로 포도 나무 뿌리가 깊게 내리는데 유리한데다 미네랄이 풍부하고 PH가 낮아 아주 섬세하고 산도가 좋은 리슬링 와인이 나온다. 게다가 모젤강을 향한 경사도가 심한 곳은 60도에 달한다. 요하네스 셀바흐는 "두 걸음 올라가면 한 걸음 밑으로 내려온다"고 표현했다. 그만큼 가팔라 모든 포도를 일일히 손으로 직접 수확해야 한다. 요하네스 셀바흐는 "리슬링은 만생종이라 긴 시간동안 천천히 익어가며 여러가지 풍미를 차곡차곡 쌓아가는게 중요하다"며 "셀바흐 오스터는 높은 산도와 섬세한 풍미를 살리기 위해 일반적인 리슬링 와인보다 알코올 도수를 더 낮게 만들고 있다"고 했다. 셀바흐 오스터 와이너리는 카비넷의 경우 좀 더 산도를 높이고 드라이한 와인을 만들기 위해 다른 곳보다 보다 이르게 수확을 한다. 그는 "와인에 따라 추구하는 바가 다 다르지만 카비넷은 타이밍이 아주 중요하기 때문에 포도알이 그린 빛에서 옐로우 빛으로 넘어가는 그 잠깐의 시기에 빠르게 모두 따내야 한다"고 했다. 이렇게 하면 아주 과실향이 살아있는 신선하고 드라이하며 알코올이 낮은 와인이 나온다는 것이다. 요하네스 셀바흐는 또 셀바흐 오스터 와인에 대해 "양조 과정에서 스킨 컨택을 하지 않기 때문에 숙취가 없는 것도 우리 와인의 큰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스킨 컨택을 거치면 히스타민(Histamine) 성분이 나와 위경련과 두통을 유발하는데 셀바흐 오스터 와인은 포도를 천천히 압착하기 때문에 스킨 컨택 비중이 10% 이내로 아주 적다는 것이다. 요하네스 셀바흐는 자신들의 대표적 와인 3종을 열어 시음하며 설명을 이어갔다. 이 날 나온 와인은 '셀바흐 오스터 젤팅거 리슬링 카비넷 트로켄(Selbach Oster Zeltinger Riesling Kabinett Trocken)', '셀바흐 오스터 리슬링 존넨누어 GG(Selbach Oster Riesling Sonnenuhr GG)', '셀바흐 오스터 리슬링 카비넷(Selbach Oster Riesling Kabinett)'이다. 젤팅거 리슬링 카비넷 트로켄과 리슬링 존넨누어 GG는 모두가 젤팅거 싱글빈야드에서 나는 특급 포도로 만든 리슬링 와인이다. 그러나 두 와인은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 젤팅거 리슬링 카비넷 트로켄은 포도나무 수령이 15년 된 어린 묘목에서 나는 포도로 좀 이른 수확을 통해 와인을 만든다. 그래서 포도 송이가 크고 힘이 좋은데 좀 더 빨리 수확하므로 개성이 극단적으로 차고 넘친다. 알코올 도수는 11.8%다. 반면 리슬링 존넨누어 GG는 40년 이상 된 오래된 고목에서 나오는 와인이다. 밭도 젤팅겐 지역에서 가장 가파른 경사를 보이는 곳에 위치해 있으며 수확도 좀 더 늦춰 수확한다. 알코올 도수는 12.5%다. 두 와인은 성격도 완전히 반대다. 젤팅거 리슬링 카비넷 트로켄은 아주 쨍한 산도에 아삭한 느낌의 청량감이 일품이다. 그냥 "바스락 거린다"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다. 마치 냉장고 문을 열어 새콤한 과실 주스를 들이킬 때 느낌처럼 시원하고 강렬하다. 그러나 리슬링 존넨누어 GG는 여러가지 과실향이 굉장히 강하게 들어온다. 열대 과일의 화려한 향부터 서늘한 청사과향도 있다. 게다가 꽃향도 섞여 있다. 모난 구석이 하나도 없이 아주 좋은 것만 다 뽑아서 담아놓은 것 같다. 루프트한자 항공기 퍼스트 클래스에 들어가는 특급 와인이다. 이처럼 두 와인의 성격은 완전히 다르지만 전문가들은 한결같은 평가를 내리고 있다. 리슬링 존넨누어 GG는 2019년 제임스 서클링이 96점, 2020년은 93~94점으로 높은 점수를 줬다. 또 젤팅거 리슬링 카비넷 트로켄은 2019년 90점, 2020년 92점을 줬다. 요하네스 셀바흐는 "리슬링 존넨누어 GG는 숙성 잠재력이 30년 이상인 아주 좋은 와인으로 10~12년 지난 뒤에 열게 되면 바디감이 더 커지고, 복합미도 훨씬 많아져 더 좋은 와인으로 변한다"고 설명했다. 세번째 서빙된 리슬링 카비넷도 시장에서 굉장히 고평가를 받는 와인이지만 앞서 두 와인이 워낙 출중한 모습을 보여서 상대적으로 감흥이 덜했다. 리슬링 카비넷은 젤팅거 싱글 빈야드에서 나는 포도로 빚는 상위 레인지 와인이다. 로버트 파커로부터 2017년 92점을 받을 정도로 좋은 와인이다. 아주 신선한 과실 향과 균형잡힌 산도, 드라이한 풍미가 굉장히 좋다. 다만 앞서 두 와인이 워낙 드라이하고 산도가 강하고 과실향이 좋아 좀 밋밋하게 느껴지기는 했다. 셀바흐 오스터 와이너리는 좋은 와인을 만들어내지만 이미 300여년 전부터 상생경영에도 남다른 실천을 보여왔다. 요하네스 셀바흐는 "지난 360년이 넘게 가족경영을 이어오면서 가장 중시하고 있는 것은 와인을 만들고 있는 같이 일하고 있는 사람들"이라며 "가족과 똑같은 마음으로 한 배를 타고 있다는 생각으로 서로 존중하며 와인을 만들어왔고 지금도 그렇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좋은 와인은 떼루아가 가장 중요하지만 못지않게 만드는 사람도 중요하다는 말이 생각난 자리였다. kwkim@fnnews.com 김관웅 기자
2023-02-27 09:17:21기진맥진해서 침대에 털썩 드러누웠다. 늦은 시각이었다. 친구의 온라인 선물가게에서 일하는 데 몇 시간을 더 쏟았다. 추수감사절이 몇 주 앞이었고, 2019년 시즌을 맞아 연말연시 주문이 이미 쌓이고 있었다. 나는 가족을 부양하고, 여성을 위한 중독 회복 프로그램을 시작하려고 다른 일을 더 하며 혼자 아이들을 키우는 엄마다. 모든 노고가 결국에는 보답받으리라고 확신하지만, '주님, 저는 피곤하답니다.' 휴대폰에서 페이스북 앱을 열었다. 내게 빠르게 활력이 되어주는 친구와 가족의 미소짓는 사진을 스크롤하며 보기를 바랐다. 하지만 처음 뜬 건 고등학교 시절 좋은 친구였던 미스티의 여동생 에이프릴 포터 홀레만이 올린 글이었다. "저희 아빠에게 새 신장이 필요해요." 미스티는 2011년 세상을 떠났다. 그들의 아버지 테렐 포터는 지금은 은퇴했지만 우리 동네 경찰서의 경관이었다. 글을 다 읽기도 전에 온전한 꼴을 갖춘 문장이 마음에 떠올랐다. "하나님, 제게는 그럴 시간이 없어요." 나는 마흔이 가까웠고 키워야 할 10대 아이가 둘이었다. 중독 치료 중인 여성 92명을 챙기느라 옴짝달싹 못하고 있었다. 내 명단에 다른 사람을 추가할 기력이 남아 있지 않았다. 게다가 나처럼 몸을 마구잡이로 대했다가 지금은 회복 중인 중독자의 신장을 누가 원하겠는가. 포터씨처럼 훌륭한 하나님의 사람이라면 분명 원치 않을 터였다. 그를 잘 알지는 못했다. 하지만 그의 딸과 어울리던 시절을 생각해 보면 그는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살았다. 내가 갈망하는 그런 삶이었다. 나는 2007년에 처방전이 필요한 오피오이드(마약성 진통제)에 중독됐다. 그때는 좋은 집과 이동식 주택 공장의 전기기사라는 괜찮은 직업이 있었다. 나와 아이들의 아빠는 이혼했지만 그는 아이들의 생활에 함께했고, 아빠 없이 자란 나는 그 점이 고마웠다. 그 무렵 난소에서 암세포를 제거하려고 6차례 수술을 받았다. 수술 후 통증 때문에 의사가 처방전을 써 주었다. 암세포는 계속 재발했다. 결국 자궁절제술을 받아야 했다. 수술로 나는 충격에 빠졌다. 언젠가 아이를 더 가지겠다는 꿈은 물거품이 됐다. 자존감과 여성성의 토대가 되는 부분을 상실했다. 하자 상품 같은 기분이었다. 의사가 처방을 끊자 직장 사람들한테서 약을 샀고, 그다음에는 거리의 마약 판매상한테서 구했다. 상태는 급속히 악화됐다. 직업, 차, 친구들을 잃었다. 그리고 아이들도, 그 무엇도 신경 쓰지 않았다. 마약에 취하는 것 말고는. 그 후 몇 년 동안 규칙적으로 반복된 한 가지는 동네 경찰서였다. 2007년 규제약물 소지로 처음 체포됐다. 그 후 5년 동안 15번 더 체포됐다. 경찰관이 조서를 작성할 때면 악을 썼다. "당신은 내 삶을 망치려 드는군요. 내가 곤란해지기를 바라고 있어요." 2009년에는 장물 소지와 신용카드 부정사용으로 체포됐다. 경찰관이 누구인지 알아보았다. 테렐 포터였다. 그의 집에 가본 적도, 그의 식탁에서 밥을 먹은 적도, 그의 딸과 함께 웃은 적도 있었다. "너희는 돼지 떼야. 나는 누구도 해치지 않는다고!" 순찰차에 엎드린 채로 수갑이 채워질 때, 나는 사납게 외쳐댔다. 대부분의 경찰들은 내게 경멸하는 투로 말했고, 하찮은 존재로 대했다. 하지만 테렐 포터는 나를 몇 번이나 체포했음에도 그러지 않았다. 그는 언제나 날 존중했다. 우리 엄마나 아이들의 안부를 묻기도 했다. 중독으로 몽롱한 와중에도 그의 눈에서는 무언가 다른 것이 보였다. 다른 경찰들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이 날 보는 방식과 달랐다. 친절, 연민, 희망이 있었다. 내가 갖지 못한 희망이었다. 2012년 11월 즈음에는 집까지 잃고 전남편 집으로 들어갔다. 어느 날 밤, 지역뉴스를 보는데 내 얼굴이 나타났다. 그 아래에는 '앨라배마의 지명수배자'라는 큼지막한 글씨가 있었다. 신문에는 수없이 났지만 어쨌든 나 자신을 텔레비전에서 본 건 큰 충격이었다. "엄마, 저거 과속 딱지 때문이에요?" 딸이 물었다. '이제 그만. 이렇게 사는 건 이제 끝이야. 아이들에게 더는 거짓말하고 싶지 않아.'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다음 날 아침에 자수했다. 아이들은 전남편이나 우리 엄마와 지내는 편이 나았다. 나는 대단한 엄마가 되어 주지 못했다. 재활원으로 곧장 보내질 줄 알았다. 그 대신 프랭클린 카운티 교도소에서 6개월 형을 선고받았다. 마약중독 치료를 하기에 딱 좋은 곳이다. 때때로 교도소 목회 소속의 쿠퍼가 여자 재소자들에게 이야기하려고 찾아왔다. "우리 몸은 성령의 성전이에요. 고린도서는 우리 몸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조심스럽게 다루라고 일러주죠." 기도 모임에는 들지 않았지만, 침상에서 귀를 기울였다. 이들이 지은 죄에도 불구하고 쿠퍼가 그들을 사랑하고 아끼며 판단하지 않는 걸 들었다. 그 덕분에 우주에 선한 영향력이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었다. 성경을 읽기 시작했다. 교도소에서 재활센터로 옮겼다. 중독은 굶주린 짐승처럼 쫓아다니며 괴롭혔다. 마약을 하지 않고 지낼 수 없었다. 삶과 죽음 사이의 냉엄한 선택을 고려해 볼 때 나는 이미 한계점에 다다른 듯했다. "포기할래요. 내 방식대로 이겨보려고 했지만 못하겠어요.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바가 무엇이든 할 준비가 됐어요." 2013년 4월의 어느 날, 재활센터의 상담 직원에게 얘기했다. 그 말들이 쏟아져 나왔다. 필사적이었고 나 자신을 넘어선 무언가에 무턱대고 닿으려 했으나, 갑자기 가뿐한 기분이 들었다. 몇 년 만에 처음으로 머리가 맑아졌다. "그러면 하나님께서 조슬린이 무엇을 하길 바란다고 생각하세요?" 몸을 조심스레 대하라고 설교하던 쿠퍼가 떠올랐다. "약을 끊는 거요." 그해 8월에 재활원을 나와 엄마 집으로 들어갔다. 아무것도 없었다. 면허도, 차도, 직업도 없었다.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았다. 하나님께서 날 중독에서 구원해 주셨으니까. 나 자신을 돌보고, 우리 아이들에게 마땅한 어머니가 되는 법을 배우는 데 전념했다. 냉철하게 생각했다. 되돌아가는 길은 날 여기까지 끌고온 길만큼이나 고생스러울 것이다. 하지만 이제 내게는 하나님께서 계셨다. 다른 여성들이 마약을 끊도록 도움을 주는 데서 새로운 열정을 찾았다. 10월께 엄마와 함께 차를 타고 돌아다니며 중독자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절 보세요. 11개월 전에는 꼭 당신과 같았어요. 같이 재활하러 가요." 그 후 몇 년에 걸쳐 하루에 한 번씩 내 아이들과 관계를 쌓았다. 판사 및 검사와 함께 일했다. 일요일과 크리스마스에는 프랭클린 카운티 교도소의 여자들을 위해 목회 활동을 했다. 이제 성령은 내게 테렐 포터의 신장이 있다고 말씀하셨다. 난 이미 전력을 다하고 있었다. 그 주 내내 금식하고 기도하며 하나님께서 진심이시라는 계시를 기다렸다. 금요일 아침, 내 눈이 마태복음을 향했다. "네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라." 에이프릴 포터 홀레만에게 전화했다. "조슬린 제임스예요. 고등학교 때 당신 언니의 친구였죠." 에이프릴은 내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으며 내가 불쑥 말을 내뱉었을 땐 훨씬 더 놀랐다. "나한테 당신 아버지의 신장이 있어요. 뭘 해야 하는지 알려주세요." 에이프릴과 그 가족은 충격에서 벗어난 뒤, 내슈빌에 있는 밴더빌트대학교 의료원으로 날 보내서 검사받게 했다. 12월 5일에 장기이식 전문간호사의 전화를 받았다. "좋은 소식이에요. 당신과 아버지는 일치합니다." "그분은 제 아빠가 아니에요." 간호사는 거의 믿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적합도는 완벽했다. 테렐과 그의 아내가 날 집으로 초대했다. "내게 신장을 줄지도 모를 100명을 적어 보라고 했다면, 네 이름은 명단에 올릴 생각조차 하지 않았을 텐데." 테렐이 말했다. 포터 가족은 굉장히 독실했기에 내 일부를 기증하는 게 부끄러울 지경이었다. "꼭 맞는 신장을 찾게 해달라고 열심히 기도드렸지. 조슬린, 네가 우리에게 은총을 내렸어. 고맙구나." 어리둥절해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약물남용으로 오랜 세월을 보냈기에 내 몸이 여전히 귀하다는 것, 꼭 맞는 신장을 기증할 수 있다는 게 믿어지지 않았다. 내가 소중하고 다른 누군가의 생명을 구할 만한 자격이 있다는 것도 믿기 어려웠다. 테렐의 시선이 내 눈길에 닿았다. 중독의 심연에 빠져 있던 날 체포했을 때와 꼭 같은 친절과 연민이 그 눈에 담겨 있었다. 이제야 테렐이 내게 말하려던 바를 이해했다. '너는 하나님께서 사랑하시는 아이란다. 너도 구원받을 수 있어.' 2020년 7월 21일, 테렐과 나는 밴더빌트 의료원에서 사랑하는 이들에게 둘러싸여 수술 준비를 했다. 그의 가족, 나의 가족, 내 모든 직장 상사가 왔다. 6시간 후 내 신장은 테렐의 것이 되었다. 이제 포터네와 나는 한 가족이다. 우리는 그룹 메시지를 주고받고 있으며, 나는 테렐에게 매일 이야기한다. 그 집 정문을 걸어 들어가며 노크도 하지 않을 정도다. "너니, 조슬린?" 내가 냉장고를 뒤지는 소리를 들으면 테렐이 묻는다. "다이어트 콜라 가지러요." 아빠 없이 자란 사람으로서 내 삶에 테렐이 있다는 건 세상 전부와 마찬가지다. 하나님께서 날 사랑하신다는 걸 알지만, 속세의 아버지 같은 존재도 그렇다는 점에 감사드린다. 내가 마구잡이로 대하던 몸을 하나님께서 되살리신 덕분에 테렐을 도울 수 있었고, 그분께서 내 영혼까지 다시 일으켜 나를 속속들이 새롭게 만들어주신 것을 생각하면 겸허해진다. 중독으로 힘들어하는 사람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 때, 테렐이 내게 베풀었던 것을 나도 보여주려고 애쓴다. 바로 그들도 하나님의 아이들이며 보살핌과 사랑을 받을 가치가 있다는 점 말이다. '가이드포스트(Guideposts)'는 1945년 노먼 빈센트 필 박사에 의해 미국에서 창간된 교양잡지로, 한국판은 1965년 국내 최초 영한대역 잡지로 발간되어 현재까지 오랜 시간 독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오고 있습니다. 가이드포스트는 실패와 좌절을 딛고 다시 일어선 사람들, 어려움 속에서 꿈을 키워가며 끊임없이 도전하는 사람들의 감동과 희망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이런 감동의 이야기를 많은 분들의 후원을 통해 군부대, 경찰, 교정시설, 복지시설, 대안학교 등 각계의 소외된 계층에 전달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후원을 통해 더 많은 이웃에게 희망과 감동의 메시지가 전달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글·사진=가이드포스트
2021-09-07 18:18:25[파이낸셜뉴스] 삼성전자가 소비자시민모임이 주최하고 산업통상자원부, 환경부, 한국에너지관리공단이 후원하는 '제24회 올해의 에너지위너상'에서 최고상인 '에너지 대상 및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을 포함해 총 8개 상을 받았다고 20일 밝혔다. '올해의 에너지 위너상'은 에너지 고효율 제품의 생산과 소비를 확산하기 위해 수여된다. 올해 최고상인 에너지 대상 및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에 '삼성 무풍 시스템에어컨 4Way'가 선정됐다. 삼성전자는 3년 연속 최고상을 수상했다. 또 △에너지 효율상에 '비스포크 그랑데 건조기 인공지능(AI)'과 '비스포크 식기세척기' △에너지 기술상에 '비스포크 패밀리허브 냉장고'와 '솔라셀 리모컨' △에너지 위너상에 '갤럭시 북 프로 360', '비스포크 그랑데 세탁기 AI', '시스템에어컨 DVM S2' 제품이 선정됐다. 삼성 무풍 시스템에어컨 4Way는 열교환기와 팬 등 주요 부품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냉매 사이클을 최적 설계해 올해 출시된 10개 전 모델이 에너지 소비효율 1등급을 취득했다. 또 기존 자사 제품 대비 냉방효율을 평균 26%, 난방효율을 평균 34% 향상시켰고 무풍 기술 등을 통한 저탄소 배출 구현으로 한국 녹색기술인증을 취득했다. 에너지 효율상을 받은 비스포크 그랑데 건조기 AI는 히트펌프와 건조 제어에 고효율 기술을 적용해 에너지 소비효율 1등급을 달성했다. 360도 에어홀에서 풍부한 바람이 골고루 퍼져 나와 많은 양의 빨래도 빠르게 건조할 수 있다. 비스포크 식기세척기는 마지막 헹굼 물의 가열 온도를 낮춰 에너지 사용량을 5% 절감했다. 비스포크 패밀리허브 냉장고는 모터 효율 개선과 디스플레이 자동 절전모드를 통해 대기전력을 66% 절감했다. 2021년형 QLED TV에 적용된 솔라셀 리모컨은 태양광이나 실내조명으로 충전해 사용할 수 있어, 기존 리모컨 대비 소비전력을 80% 이상 줄였다. 갤럭시 북 프로 360, 비스포크 그랑데 세탁기 AI, 시스템에어컨 DVM S2는 에너지 절감 기술을 인정받았다. 김형남 삼성전자 글로벌CS센터 전무는 "삼성전자는 탄소저감, 자원순환, 생태복원 등의 활동을 통해 환경을 보호하고 인권과 다양성 존중, 미래세대 교육, 기술 혁신을 통한 포용적인 사회를 만들기 위해 지속가능경영을 강화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에너지 절감을 위한 기술 혁신을 지속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2021-07-20 09:5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