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철강 및 석유화학 업계가 업황 부진 장기화 속에서 '몸집 줄이기'에 한창이다. 중국발 공급 과잉과 수요 부진, 미국발 관세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비수익자산을 매각해 재무건전성을 높이는 한편 인력 구조조정도 이뤄지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현대제철 등 국내 주요 철강업체들은 저수익 사업 정리에 나섰다. 포스코그룹은 올해 61개 저수익 사업 및 비핵심자산을 매각하고 1조5000억원의 추가 현금을 확보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스테인리스스틸을 제조하는 중국 장쑤성 장가항포항불수강 제철소 매각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철강, 이차전지 양대 부문의 부진으로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0% 가깝게 줄어들면서 내린 특단의 조치다. 이미 포스코그룹은 지난해 파푸아뉴기니 중유발전 법인, 동서울지하도로, 중국 지역 서비스센터, KB금융 주식 등을 매각한 바 있다. 지난해 45건의 사업 및 자산을 매각해 확보한 금액은 6625억원에 달한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베이징법인과 충칭법인을 매각했다. 현대차와 기아의 중국 내 판매실적이 저조하자 철수를 결정한 것이다. 아울러 현대제철 포항2공장의 제강·압연 공정을 기존 4조2교대 체제에서 2조2교대로 축소 운영하기로 하면서 지난달 포항 자회사인 현대IMC의 기술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접수를 하기도 했다. 이재윤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어려운 시기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업을 운영하는지가 앞으로의 10년 이상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수요 부진이 장기화된다면 중장기적으로 국내 산업 개편도 더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보릿고개를 넘고 있는 석화업계도 안되는 사업은 빨리 접자는 판단하에 자산매각을 진행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 부진과 중국의 공격적인 설비 증설에 따른 공급과잉이 겹친 영향이다. 유동성 위기설이 불거졌던 롯데케미칼은 지난 2월 파키스탄 소재 고순도테레프탈산(PTA) 생산·판매 자회사인 LCPL 보유지분 75.01% 전량을 파키스탄계 사모펀드 투자회사인 API와 아랍에미리트 석유 유통회사인 몽타주 오일 DMCC에 매각하기로 했다. 상반기 내 거래를 마치고 약 979억원을 확보할 계획이다. 지난해에도 말레이시아 합성고무 생산회사 LUSR을 청산한 바 있다. 효성화학도 작년 말 특수가스사업부를 9200억원에 효성티앤씨에 매각했다. 확보한 매각대금은 효성티앤씨와 협력해 고부가가치 스페셜티 제품에 투자할 방침이다. LG화학은 지난해 첨단소재사업본부 생산기술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수익성이 떨어지는 정보기술(IT) 소재 부문 매각과 관련한 인원조정 차원에서 이뤄졌다. 아울러 LG화학은 여수NCC 2공장 매각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공급과잉 및 경기침체로 업황 회복 시점의 불확실성이 크다"며 "가격 경쟁력을 잃은 사업은 정리하고, 고부가가치로의 전환에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
2025-03-09 18:49:01[파이낸셜뉴스]국내 철강 및 석유화학 업계가 업황 부진 장기화 속 '몸집 줄이기'에 한창이다. 중국발 공급 과잉과 수요 부진, 미국 관세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비수익 자산을 매각해 재무건선성을 높이는 한편 인력 구조조정도 이뤄지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현대제철 등 국내 주요 철강업체들은 저수익 사업 정리에 나섰다. 포스코그룹은 올해 61개 저수익 사업 및 비핵심자산을 매각하고 1조5000억원의 추가 현금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는 스테인리스를 제조하는 중국 장쑤성 장가항포항불수강 제철소 매각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철강, 2차전지 양대 부문의 부진으로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40% 가깝게 줄어들면서 내린 특단의 조치다. 이미 포스코 그룹은 지난해 파푸아뉴기니 중유발전 법인, 동서울지하도로, 중국 지역 서비스센터, KB금융주식 등을 매각한 바 있다. 지난해 45건의 사업 및 자산을 매각해 확보한 금액은 6625억원에 달한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베이징법인과 충칭법인을 매각했다. 현대차와 기아의 중국 내 판매 실적이 저조하자 철수를 결정한 것이다. 아울러 현대제철 포항2공장의 제강·압연 공정을 기존 4조2교대 체제에서 2조2교대로 축소 운영하기로 하면서, 지난달 포항 자회사인 현대IMC의 기술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접수를 받기도 했다. 이재윤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어려운 시기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업을 운영하는지가 앞으로의 10년 이상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수요 부진이 장기화된다면 중장기적으로 국내 산업 개편도 더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보릿고개를 넘고 있는 석화업계도 안되는 사업은 빨리 접자는 판단 하에 자산매각을 진행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산 수요 부진과, 중국의 공격적인 설비 증설에 따른 공급 과잉이 겹친 영향이다. 유동성 위기설이 불거졌던 롯데케미칼은 지난 2월 파키스탄 소재 고순도테레프탈산(PTA) 생산 판매 자회사인 LCPL 보유지분 75.01% 전량을 파키스탄계 사모펀드 투자회사인 API와 아랍에미리트 석유 유통 회사인 몽타주 오일 DMCC에 매각하기로 했다. 상반기 내 거래를 마치고 약 979억원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에도 말레이시아 합성고무 생산회사 LUSR를 청산한 바 있다. 효성화학도 작년 말 특수가스사업부를 9200억원에 효성티앤씨에 매각했다. 확보한 매각 대금은 효성티앤씨와 협력해 고부가가치 스페셜티 제품에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LG화학은 지난해 첨단소재사업본부 생산기술직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수익성이 떨어지는 정보기술(IT) 소재 부문 매각과 관련한 인원 조정 차원에서 이뤄졌다. 아울러 LG화학은 여수NCC 2공장 매각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공급 과잉 및 경기 침체로 업황 회복 시점의 불확실성이 크다"며 "가격 경쟁력을 잃은 사업은 정리하고, 고부가가치로의 전환에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
2025-03-09 14:19:43【도쿄=김경민 특파원】 샤프가 TV용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생산을 종료했다. 샤프는 일본 업체로 유일하게 TV용 LCD 패널 제조 명맥을 이어 왔으나 글로벌 경쟁에서 밀리면서 철수를 결정했다. 22일 교도통신 및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샤프는 적자를 지속하고 있는 오사카부 사카이시 LCD TV 패널 생산 공장 가동을 멈췄다. 샤프는 지난 6월부터 사카이 공장의 패널 생산을 축소해 왔다. 해당 제조라인 직원 500여명을 상대로 희망퇴직도 받았다. 샤프는 LCD TV 패널 생산을 해오던 공장을 데이터센터 부지로 활용하고자 소프트뱅크나 KDDI 등과 협의를 진행 중이다. 샤프 LCD 사업은 2024년 4~6월기 결산으로 약 170억엔(약 1565억원)의 영업 적자(전년동기는 약 173억엔 적자)를 기록했다. 향후 샤프는 '닌텐도 스위치' 게임기의 후속작과 관련한 중소형 패널 수주를 노릴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샤프는 전통적으로 닌텐도와 긍정적인 관계를 유지해 왔지만 출시 시기와 샤프의 경영위기로 스위치에 대한 계약을 놓쳤다. 업계 관계자는 "샤프는 닌텐도가 원하는 품질을 달성할 수 있도록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며 "수주를 따면 2020년 재팬디스플레이(JDI)로부터 인수한 하쿠산 공장에서 생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샤프의 철수로 일본 업체의 TV용 LCD 패널 생산 시대는 막을 내렸다. 샤프 등 일본 전자 대기업은 2000년대 중반까지 LCD 패널 부문을 선도했지만 한국과 중국과 경쟁에서 밀리며 잇달아 사업에서 철수했다. 샤프에 앞서 소니는 2012년 삼성전자에 LCD 제조 합작회사 주식을 모두 매각했다. 파나소닉도 2016년에 TV용 LCD 패널 생산을 중단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2024-08-22 12:21:12러시아가 이탈리아 유니크레딧, 독일 도이체방크와 코메르츠방크 등 3개 유로존(유로 사용 20개국) 은행 자산을 압류, 서방의 러시아 자산 압류에 대한 보복을 시작했다. 압류 규모는 7억유로(약 1조원)가 넘는다. ■7억유로 자산 압류, 보복 신호탄?파이낸셜타임스(FT)는 18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법원이 이들 3개 유로존 은행에서 7억유로가 넘는 자산을 압류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가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뒤 미국과 유럽 등 서방이 대대적인 경제제재에 나선 이후 러시아의 최대 규모 보복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유로존 은행들에 러시아 철수 계획을 신속히 입안해 제출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진 직후 러시아의 유로존 은행 자산 압류가 결정됐다. 상트페테르부르크 법원은 이탈리아 유니크레딧의 러시아 자산 가운데 약 4.5%인 4억6300만유로 어치를 압류했다. 유니크레딧 러시아 자회사 지분, 러시아 자회사가 보유한 주식과 펀드들이 압류됐다. 법원은 아울러 도이체방크 자산 2억2860만유로 어치도 압류했다. 법원은 이와 함께 도이체방크에 러시아 내 사업 부문을 매각할 수 없다고 결정했다. 이미 러시아 정부 허가를 받아야 매각이 가능하지만 법원 결정으로 정부 허가를 받아도 매각 자체가 불가능해졌다. 유니크레딧과 도이체방크 자산 압류 규모만 7억유로 어치에 이른다. 상트페테르부르크 법원은 또 코메르츠방크 자산 압류도 결정했지만 세부 내용과 규모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유로존 은행 자산 압류는 러시아 국영 석유·가스 업체인 가즈프롬 자회사 루스키말리안체의 제소가 발단이 됐다. 루스키말리안체는 독일 엔지니어링 업체 린데와 계약이 틀어짐에 따라 이 계약을 보증했던 은행들이 대금을 돌려줘야 한다며 상트페테르부르크 중재법원에 제소했다. 루스키말리안체는 상트페테르부르크 인근 우스트-루가에서 액화천연가스(LNG)를 생산하고 있다. 루스키말리안체는 2021년 7월 린데에 LNG 생산설비 설계와 장비 공급, 건설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린데는 1년 뒤 유럽연합(EU)의 제재로 인해 작업을 중단했다. 루스키말리안체는 소장에서 지급을 보증했던 은행들에 돈을 달라고 요청했지만 이들은 "러시아 기업에 지불을 하면 유럽 제재를 위반하는 것이 될 수 있다"면서 지급을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유니크레딧은 러시아 영업규모가 가장 큰 유로존 은행 가운데 하나로 러시아 지사 직원 수만 3000명이 넘는다. 흑자도 많이 내는 곳이다. 유니크레딧은 이달 실적 발표에서 러시아 사업 부문 순익이 1·4분기 2억1300만유로에 이르러 1년 전 9900만유로에서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유니크레딧 자산이 압류되자 이탈리아 정부는 20일 외교장관 주재로 긴급회의를 열기로 했다. ■ ECB, 이미 은행들에 철수 촉구ECB는 미국이 러시아에서 활동하는 유로존 은행들에 대한 대대적인 제재에 나설 경우 유로존 은행 시스템 자체가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로 러시아 사업을 정리할 것을 은행들에 촉구한 바 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ECB는 최근 수 주일에 걸쳐 유로존 은행들에 러시아에서 어떻게 빠져나올 것인지 세부 계획을 제출할 것을 요청했다. 은행들은 이르면 오는 6월 러시아 사업을 접어야 하며 ECB에 관련 '행동 계획'을 제출해야 한다. 미국이 직접 제재에 나서기 전에 ECB가 사전 단속을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제재 조짐은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앞서 지난주 오스트리아의 라이파이젠 국제은행(RBI)이 미국의 압력으로 러시아 자산을 유럽 내 자산으로 교환하는 협상을 중단해야 했다. 소식통은 RBI 사건으로 인해 ECB가 불안해하기 시작했다면서 ECB는 미국이 제재에 나서면 유로존 은행 시스템이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ECB의 우려는 그저 막연한 불안 때문이 아니다. 국제 금융망 핵심인 미 금융시스템에 접근하지 못하면 은행 영업이 심각한 타격을 입고 결국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 러시아에 지점이 있는 유럽 은행의 한 고문은 "미국의 간섭에 따른 이번 ECB 대응은 유럽이 미국에 얼마나 크게 종속돼 있는지를 드러낸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은 유럽 기업들과 연관된 사안을 판단할 때 주도 세력이기보다는 추종자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비판 속에서도 ECB는 미국의 제재로 유로존 은행들이 연쇄적으로 문을 닫는 것을 막는 것이 시급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RBI의 경우 유럽 은행들 가운데 러시아 노출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이다. 2026년까지는 러시아 대출을 현 수준의 3분의2 감축하라고 ECB가 지시했다. 이를 지키지 못하면 막대한 벌금을 내야 한다. 유로존 은행 가운데 러시아 노출 비중이 두 번째인 이탈리아 유니크레딧 역시 러시아 탈출 계획을 제출하라는 ECB 통보를 받았다. 다음달 1일까지 세부 계획을 ECB에 제출해야 한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4-05-19 18:24:04[파이낸셜뉴스] 러시아가 이탈리아 유니크레딧, 독일 도이체방크와 코메르츠방크 등 3개 유로존(유로 사용 20개국) 은행 자산을 압류, 서방의 러시아 자산 압류에 대한 보복을 시작했다. 압류 규모는 7억유로(약 1조원)가 넘는다. 7억유로 자산 압류, 보복 신호탄? 파이낸셜타임스(FT)는 18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법원이 이들 3개 유로존 은행에서 7억유로가 넘는 자산을 압류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가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뒤 미국과 유럽 등 서방이 대대적인 경제제재에 나선 이후 러시아의 최대 규모 보복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유로존 은행들에 러시아 철수 계획을 신속히 입안해 제출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진 직후 러시아의 유로존 은행 자산 압류가 결정됐다. 상트페테르부르크 법원은 이탈리아 유니크레딧의 러시아 자산 가운데 약 4.5%인 4억6300만유로 어치를 압류했다. 유니크레딧 러시아 자회사 지분, 러시아 자회사가 보유한 주식과 펀드들이 압류됐다. 법원은 아울러 도이체방크 자산 2억2860만유로 어치도 압류했다. 법원은 이와 함께 도이체방크에 러시아 내 사업 부문을 매각할 수 없다고 결정했다. 이미 러시아 정부 허가를 받아야 매각이 가능하지만 법원 결정으로 정부 허가를 받아도 매각 자체가 불가능해졌다. 유니크레딧과 도이체방크 자산 압류 규모만 7억유로 어치에 이른다. 상트페테르부르크 법원은 또 코메르츠방크 자산 압류도 결정했지만 세부 내용과 규모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유로존 은행 자산 압류는 러시아 국영 석유·가스 업체인 가즈프롬 자회사 루스키말리안체의 제소가 발단이 됐다. 루스키말리안체는 독일 엔지니어링 업체 린데와 계약이 틀어짐에 따라 이 계약을 보증했던 은행들이 대금을 돌려줘야 한다며 상트페테르부르크 중재법원에 제소했다. 루스키말리안체는 상트페테르부르크 인근 우스트-루가에서 액화천연가스(LNG)를 생산하고 있다. 루스키말리안체는 2021년 7월 린데에 LNG 생산설비 설계와 장비 공급, 건설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린데는 1년 뒤 유럽연합(EU)의 제재로 인해 작업을 중단했다. 루스키말리안체는 소장에서 지급을 보증했던 은행들에 돈을 달라고 요청했지만 이들은 "러시아 기업에 지불을 하면 유럽 제재를 위반하는 것이 될 수 있다"면서 지급을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유니크레딧은 러시아 영업규모가 가장 큰 유로존 은행 가운데 하나로 러시아 지사 직원 수만 3000명이 넘는다. 흑자도 많이 내는 곳이다. 유니크레딧은 이달 실적 발표에서 러시아 사업 부문 순익이 1·4분기 2억1300만유로에 이르러 1년 전 9900만유로에서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유니크레딧 자산이 압류되자 이탈리아 정부는 20일 외교장관 주재로 긴급회의를 열기로 했다. ECB, 이미 은행들에 철수 촉구 ECB는 미국이 러시아에서 활동하는 유로존 은행들에 대한 대대적인 제재에 나설 경우 유로존 은행 시스템 자체가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로 러시아 사업을 정리할 것을 은행들에 촉구한 바 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ECB는 최근 수 주일에 걸쳐 유로존 은행들에 러시아에서 어떻게 빠져나올 것인지 세부 계획을 제출할 것을 요청했다. 은행들은 이르면 오는 6월 러시아 사업을 접어야 하며 ECB에 관련 '행동 계획'을 제출해야 한다. 미국이 직접 제재에 나서기 전에 ECB가 사전 단속을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제재 조짐은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앞서 지난주 오스트리아의 라이파이젠 국제은행(RBI)이 미국의 압력으로 러시아 자산을 유럽 내 자산으로 교환하는 협상을 중단해야 했다. 소식통은 RBI 사건으로 인해 ECB가 불안해하기 시작했다면서 ECB는 미국이 제재에 나서면 유로존 은행 시스템이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ECB의 우려는 그저 막연한 불안 때문이 아니다. 국제 금융망 핵심인 미 금융시스템에 접근하지 못하면 은행 영업이 심각한 타격을 입고 결국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 러시아에 지점이 있는 유럽 은행의 한 고문은 "미국의 간섭에 따른 이번 ECB 대응은 유럽이 미국에 얼마나 크게 종속돼 있는지를 드러낸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은 유럽 기업들과 연관된 사안을 판단할 때 주도 세력이기보다는 추종자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비판 속에서도 ECB는 미국의 제재로 유로존 은행들이 연쇄적으로 문을 닫는 것을 막는 것이 시급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RBI의 경우 유럽 은행들 가운데 러시아 노출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이다. 2026년까지는 러시아 대출을 현 수준의 3분의2 감축하라고 ECB가 지시했다. 이를 지키지 못하면 막대한 벌금을 내야 한다. 유로존 은행 가운데 러시아 노출 비중이 두 번째인 이탈리아 유니크레딧 역시 러시아 탈출 계획을 제출하라는 ECB 통보를 받았다. 다음달 1일까지 세부 계획을 ECB에 제출해야 한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4-05-19 04:55:20[파이낸셜뉴스] 투자업계에서 딜(거래) 가뭄이 완화될 기대가 나오고 있다. '버블'로 인해 "가격이 비싸다"는 시각과 "제 값을 받기 위해 기다린다"는 시각이 충돌하는 상황 속에서다. ■韓 기업 CEO 84% 1년 내 딜 추진 27일 EY한영 전략컨설팅 특화 조직 EY-파르테논에 따르면 국내 기업 CEO 중 84%는 1년 내 딜을 추진할 예정인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딜 추진 계획이 있다는 응답자 중 M&A를 고려하는 응답자는 36%였다. 이는 10%에 불과했던 지난해 10월 동일 조사 결과 대비 26%p 상승한 수치다. 그러나 지난 10년간의 M&A 의향의 평균 수치인 42%에는 못 미쳐 M&A에 대한 관심이 아직까지는 낮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국내 CEO들은 M&A 타깃 국가로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를 꼽았다. 이처럼 응답자들은 미래 포트폴리오 재조정을 위해 비핵심 자산의 매각도 생각하고 있었다. 올해 안에 딜을 추진할 예정이라는 응답자 중 30%는 매각·스핀오프·기업공개(IPO)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이들은 매각 이유로 △미래 포트폴리오 전략에 더 이상 맞지 않아서(47%) △자본 및 리소스를 주요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서(33%)를 지목해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선택과 집중’에 나설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들은 매각·분할이 미래 포트폴리오 운영과 성장에 도움이 된다고 인식하고 있으나 세부적인 전략 수립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파악됐다. 1년 내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재편할 계획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98%에 달했다. 올해 국내 CEO들의 적극적인 비즈니스 혁신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54%는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혁신을 가속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7월 조사 14% 대비 40%p 증가했다. 올해는 주요 국가에서 선거가 열리는 ‘선거 슈퍼사이클(Elections Supercycle)’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는 가운데 국내 CEO의 96%는 지정학적 이슈로 전략적 투자 계획을 재조정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들은 △자산 이전(44%) △투자 계획 연기(38%) △공급망 재구성(36%) △특정 사업 철수(34%) △투자 계획 중단(22%) 등을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번에 20개국 사모펀드(PE) 리더 3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별도 조사 결과, 올해 메가딜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는 PE 응답자는 71%에 달했다. 70%는 전년 대비 올해 기업 매각 또는 카브아웃(특정 사업부 매각) 활동이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고, 66%는 IPO 활동으로 시장 엑시트(투자금 회수) 규모가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기업 CEO들은 지정학적 이슈에 대응하기 위해 자산 이전과 투자 연기를 통해 기업 운영에 회복탄력성을 높이는 반면, PE는 과감히 특정 사업 철수·엑시트에 착수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변동범 EY한영 EY-파르테논 본부장은 “M&A 시장이 2022년 수준으로 회복하기 위해선 금리가 하락해야 인수금융이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내 주식시장이 살아나면 IPO 시장과 대기업 및 PE의 포트폴리오 조정, 엑시트 시장의 활성화로 연결되면서 자연스럽게 대형딜이 증가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포트폴리오 혁신이 기업 생존과 성장의 필수항목이라는 점을 인식한 대기업들은 PE를 통해 포트폴리오 전환에 나서고 있다. 최근 PE 주도의 딜이 늘어나는 추세이며, 지난 2년 동안 PE의 공격적인 자본 조달과 드라이파우더(미소진 자금) 규모가 큰 폭으로 증가해 앞으로 M&A 시장에서 PE의 영향력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상업용 부동산 매각 속도 코람코자산신탁은 최근 7919억원에 GBD(강남권역)의 코어 자산인 아크플레이스를 블랙스톤으로부터 인수했다. 2022년 이후 서울 주요 업무지구에서 이뤄진 상업용 부동산 거래 중 최대 규모다. 김태래 블랙스톤 한국 부동산 부문 대표는 "아크플레이스의 소유권이 코람코로 이전된 후에도 계속해서 건물의 가치가 늘어나고, 서울 오피스 빌딩 시장의 호황도 계속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힌 바 있다. 엔지니어링공제조합(EGI)은 서울 지하철 3호선 압구정역 4번 출구 인근 EGI빌딩을 인탑스에 898억원에 매각했다. 종합 엔지니어링업체 '천일'에 옛 한국미니스톱 본사 건물(엔지니어링회관빌딩)을 225억5000만원에 매각한 후 행보다. EGI빌딩은 서울시 강남구 논현로 843 소재다. 1995년 3월 사용 승인을 받은 곳이다. 대지면적 1077.2㎡, 연면적 7164.42㎡다. 지하4층~지상 8층 규모다. IB업계 관계자는 "압구정역 인근 대로변의 흔하지 않는 건물 매물"이라며 "건폐율 49.92%, 용적률 389.16%를 사용했다. 제3종 일반주거지역에 속해있다"고 밝혔다. 앞서 엔지니어링공제조합은 사당역 14번 출구에서 400m 거리에 있는 옛 한국미니스톱 본사 건물을 1996년 신축했다. 매각 당시 장부가격 대비 167억원의 차익을 낸 바 있다. 이 건물은 지하 4층~지상 8층 건물이다. 대지면적 877.3㎡, 연면적 4970.93㎡ 규모였다. 앞서 엔지니어링공제조합은 1993년 준공된 본사 MG손보 빌딩을 지난 2017년 11월 말 81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코람코자산운용은 여의도권역(YBD)의 코어 자산인 NH농협캐피탈빌딩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3.3㎡당 2300만원대를 써내면서 경쟁자들을 따돌렸다. 50여곳에 달하는 원매자들이 NDA(비밀유지확약서)를 체결, IM(투자설명서)을 받아가는 것은 물론 투어를 통해 실사에 진정성을 보여준 자산이다. NH농협캐피탈빌딩은 지하철 9호선, 신림선인 샛강역에서 도보로 3분 거리일 뿐만 아니라 지하철 9호선, 5호선 여의도역 도보 7분 거리에 있는 접근성이 우수하다. 코람코자산운용은 시티코어와 함께 CBD(중심권역)의 '더 익스체인지 서울' 빌딩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블루코브자산운용, 키움투자자산운용, 페블스톤자산운용, 이든자산운용, 디앤디인베스트먼트 등이 관심을 가진 자산이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2024-04-26 07:54:12최근 중국 젊은 층에서 유행하는 놀이가 있다. '엎드리기 게임'이다. 일명 '시체놀이'로도 불린다. 놀이는 간단하다. 길거리, 계단, 나무의자 등 아무 장소에나 누워서 시체처럼 죽은 척을 하면 된다. 미국에서 시작됐지만 중국에서 더 인기다. 현실성을 위해 시체보존선을 그어주기도 한다고 한다. 섬뜩하다. MZ세대의 놀이문화를 이해하기 힘들다고 해도 정도가 심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 게임이 중국의 현재를 보여주는 단면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중국 경제상황이 심각하다. 9월 위기설까지 나올 정도다. 일부에서는 '설'이 아니라 현실화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중국 경제동향에 따르면 중국 경제가 직면한 불안요인으로 부동산시장의 금융불안, 내수소비 위축, 산업생산 및 수출 둔화 등이 꼽혔다. 금융, 내수, 생산, 수출 등 경제 전반이 다 문제가 있는 것이다. 중국 최대 부동산업체 비구이위안은 채무불이행 위험에 처했고, 7월 소매판매 증가율은 2.5%까지 떨어졌으며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개월 연속 기준선을 밑돌았다. 더 큰 문제는 미래도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난 6월 중국의 청년(16~24세) 실업률은 21.3%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국민의 우려가 커지자 중국 정부는 7월 실업률을 아예 공개하지 않았다. 이전까지의 통계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수치 수집이 더 개선되고 최적화돼야 한다"는 핑계를 들면서. 수치는 내놓지 않았지만 일부에서는 청년 2명 중 1명이 실직상태라는 주장도 제기하고 있다. 중국의 가장 큰 자존심이자 자신감의 근원이던 '인구'도 힘을 잃고 있다. 지난해 중국 인구 1000명당 출생률은 6.77명으로 지난 1949년 건국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세계 최대 인구대국 자리를 인도에 넘겨줬다. 자국민들로부터도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주식시장 상승을 위해 다양한 유인책을 내놓고 있지만 중국인들은 위험을 대비하기 위해 은행으로 몰리고 있다. 내부 상황이 좋지 않다면 외부 평가라도 좋아야 하는데 그것은 더 안 좋다. 중국을 바라보는 글로벌 기업 및 투자자들의 시선은 최악이다.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델, 휴렛팩커드, ARM, 미쓰비시, 마쓰다 등이 중국에서 철수했거나 사업을 축소 중이다. 우리 기업도 예외는 아니다. 현대자동차와 롯데케미칼, 삼성중공업, 현대제철 등도 중국을 떠나고 있다. 15억에 달하는 중국 내수시장이 이전 같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외국인 투자도 줄어들고 있다. 올해 들어 7월까지의 외국인직접투자(FDI) 규모는 1년 전에 비해 4% 줄었다. 중국은 오는 2049년 미국을 제치고 세계 경제 1위 도약이라는 청사진을 내건 바 있다. 그러나 자국민은 물론 세계 무대에서도 신뢰를 얻지 못한다면 미래는 암울할 수밖에 없다. 현재를 반영하는 게 시체놀이라면 예상되는 미래는 '잃어버린 30년'이 될 수도 있다. kkskim@fnnews.com 김기석 국제부장 경제부문장
2023-09-03 19:13:45건설주가 국내 증시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는 가운데서도 외국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삼성엔지니어링에 쏠리고 있다. 해외 매출 비중이 높고, 올해 수주 목표도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돼 타 건설주 대비 매력도가 뛰어나다는 평이다. 높은 자기자본이익률도 눈길을 끄는 요소다. 증권가에서는 중장기적으로 주가 상승을 기대해 볼 수 있다며 낙관적인 전망을 드러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외국인은 삼성엔지니어링 주식을 3618억원어치 사들였다. 외국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 8위다. 이달에는 단 하루(10일)를 제외하고 모든 거래일에 주식을 샀다. 거침없는 매수세에 외국인 보유비중은 올해 초 41.85%에서 47.53%로 6%포인트 가까이 높아졌다. 수급이 몰리면서 주가도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올해들어 삼성엔지니어링의 주가는 2만3000원에서 이날 3만400원으로 32.17% 올랐다. 같은 기간 GS건설(1.65%), 대우건설 (5.14%), 현대건설(16.48%) 등과 비교해 월등히 높은 상승세다. 지난달 5일에는 장중 3만2400원을 터치하며 52주 최고가를 기록했고, 지금은 숨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국내 건설경기 침체에도 해외매출 비중이 높아 상대적인 매력도가 높다는 분석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의 따르면 삼성엔지니어링의 1·4분기 매출의 42.4%는 화공부문이다. 주요 고객은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를 비롯해 페멕스(멕시코), ADNOC(아부다비 국영석유기업) 등 외국기업이다. 특히 플랜트 공사의 경우 해외 도급공사가 전체의 55%를 차지하기도 했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삼성엔지니어링의 강점은 2014~2015년 주요 건설사들이 해외사업 비중을 줄이거나 철수할 때도 꾸준히 해외에 투자하면서 현지화를 이뤄낸 것"이라며 "지금 같이 국내 주택경기가 안 좋을 때 해외매출 비중이 높은 삼성엔지니어링은 건설주 중에서도 선호하는 종목이 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수급이 몰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목표했던 수주실적 달성도 어렵지 않을 것으로 기대된다. 신동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올해 화공부문의 수주 발표가 다소 주춤했지만 말레이시아(9130억원), 카타르(1조6280억원), 러시아(1조4119억원) 등 대형 프로젝트 매출이 하반기부터 드러날 것"이라며 "풍부한 파이프라인을 바탕으로 높은 수주 실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높은 자기자본이익률도 긍정적 요인이다. 자기자본이익률은 기업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기업이 주주의 지분을 통해 얼마 만큼의 이익을 냈는 지를 보여준다. 삼성엔지니어링의 지난해 자기자본이익률은 28.32%다. GS건설(7.17%), 대우건설(14.55%), 현대건설(5.49%) 등 주요 건설사 대비 압도적인 수준이다. 증권가에서는 중장기적으로 우상향을 이어갈 것이라며 낙관적인 전망을 제시한다. 백광제 연구원은 "해외시장에서의 성장 가능성이 경쟁사 대비 앞서 있고, 이런 측면에서는 건설주 가운데서도 안정적으로 주가 상승을 기대해 볼 수 있는 종목"이라며 "올해 주가가 많이 올라 단기적으로는 주춤할 수 있지만 장기적인 측면에서는 기대된다"고 전했다. 신동현 연구원은 "올해 1·4분기 수주 결과가 다소 부진해 최근 차익 실현 물량이 나왔다"며 "수주가 확인되기 시작하면 다시 주가 상승 구간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2023-05-22 18:26:19#OBJECT0# #OBJECT1# [파이낸셜뉴스] 건설주가 국내 증시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는 가운데서도 외국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삼성엔지니어링에 쏠리고 있다. 해외 매출 비중이 높고, 올해 수주 목표도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돼 타 건설주 대비 매력도가 뛰어나다는 평이다. 높은 자기자본이익률도 눈길을 끄는 요소다. 증권가에서는 중장기적으로 주가 상승을 기대해 볼 수 있다며 낙관적인 전망을 드러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외국인은 삼성엔지니어링 주식을 3618억원어치 사들였다. 외국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 8위다. 이달에는 단 하루(10일)를 제외하고 모든 거래일에 주식을 샀다. 거침없는 매수세에 외국인 보유비중은 올해 초 41.85%에서 47.53%로 6%포인트 가까이 높아졌다. 수급이 몰리면서 주가도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올 해들어 삼성엔지니어링의 주가는 2만3000원에서 이날 3만400원으로 32.17% 올랐다. 같은 기간 GS건설(1.65%), 대우건설 (5.14%), 현대건설(16.48%) 등과 비교해 월등히 높은 상승세다. 지난달 5일에는 장중 3만2400원을 터치하며 52주 최고가를 기록했고, 지금은 숨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국내 건설경기 침체에도 해외매출 비중이 높아 상대적인 매력도가 높다는 분석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의 따르면 삼성엔지니어링의 1·4분기 매출의 42.4%는 화공부문이다. 주요 고객은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를 비롯해 페멕스(멕시코), ADNOC(아부다비 국영석유기업) 등 외국기업이다. 특히 플랜트 공사의 경우 해외 도급공사가 전체의 55%를 차지하기도 했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삼성엔지니어링의 강점은 2014~2015년 주요 건설사들이 해외사업 비중을 줄이거나 철수할 때도 꾸준히 해외에 투자하면서 현지화를 이뤄낸 것“이라며 ”지금 같이 국내 주택경기가 안 좋을 때 해외매출 비중이 높은 삼성엔지니어링은 건설주 중에서도 선호하는 종목이 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수급이 몰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목표했던 수주실적 달성도 어렵지 않을 것으로 기대된다. 신동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올해 화공부문의 수주 발표가 다소 주춤했지만 말레이시아(9130억원), 카타르(1조6280억원), 러시아(1조4119억원) 등 대형 프로젝트 매출이 하반기부터 드러날 것”이라며 “풍부한 파이프라인을 바탕으로 높은 수주 실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높은 자기자본이익률도 긍정적 요인이다. 자기자본이익률은 기업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기업이 주주의 지분을 통해 얼마 만큼의 이익을 냈는 지를 보여준다. 삼성엔지니어링의 지난해 자기자본이익률은 28.32%다. GS건설(7.17%), 대우건설(14.55%), 현대건설(5.49%) 등 주요 건설사 대비 압도적인 수준이다. 증권가에서는 중장기적으로 우상향을 이어갈 것이라며 낙관적인 전망을 제시한다. 백광제 연구원은 “해외시장에서의 성장 가능성이 경쟁사 대비 앞서 있고, 이런 측면에서는 건설주 가운데서도 안정적으로 주가 상승을 기대해 볼 수 있는 종목”이라며 “올해 주가가 많이 올라 단기적으로는 주춤할 수 있지만 장기적인 측면에서는 기대된다”고 전했다. 신동현 연구원은 “올해 1·4분기 수주 결과가 다소 부진해 최근 차익 실현 물량이 나왔다”며 “수주가 확인되기 시작하면 다시 주가 상승 구간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2023-05-22 15:55:01[파이낸셜뉴스] 1세대 중견건설사인 신안종합건설이 토목건축 분야에서 23년 만에 손을 뗀다. 1일 서울시와 신안종합건설에 따르면 서울시는 최근 신안종합건설의 건설업 폐업 신고에 따른 토목건축공사업을 등록 말소 처리했다. 이는 신안종합건설이 지난 1999년 7월 토목건축공사업을 서울시에 등록 신청한 지 23여년만에 사업 철수다. 서울시는 "신안종합건설측이 자진 폐업을 신고하면서 행정 절차에 따라 등록 말소 처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건설산업기본법 제20조의2는 건설업 등록을 한 자가 폐업하려면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국토부장관에게 신고하면 건설업 등록 말소 공고를 하도록 규정한다. 앞서 신안종합건설은 2016년 5월 산업설비공사업을 폐업 신고해 서울시가 등록 말소한 바 있다. 신안종합건설측은 "3~4년 전부터 건설 사업을 개인 명의로 등록된 신안종합건설에서 법인 사업체인 신안 위주로 운영하면서 신안종합건설의 토목건축공사업 폐업을 신고했다"는 배경을 설명했다. 신안종합건설은 신안그룹 창업주인 박순석 회장 명의로 사업자 등록이 돼 있지만, 신안은 법인 형태다. 1960년 설립된 신안종합건설은 주식회사 신안과 함께 신안그룹의 모기업이자 대표 건설사다. 주택, 토목, 건축, 환경, 조경 부문에서 시공 경험과 기술력을 보유한 1세대 중견 건설사로 평가 받는다. 신안의 건설 사업 분야는 창립 초기 5년 동안 전문건설업 도급순위 1위를 기록했고, 1990년대에는 건설 전체 도급순위 13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아파트 브랜드로는 인스빌이 있다. 신안은 지난해 기준 종합건설사업자 시공능력평가액은 3963억원으로 시공 능력 건설사 순위는 70위다. 서울시 관계자는 "관련 규정에 따라 등록 말소 처리 했지만, 회사측이 6개월 이내 재신청시 조건이 맞으면 기존 사업 경력 승계는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2022-06-29 13:44: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