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사람은 누구나 존재 자체로 가치 있고 존중받아야 마땅합니다.” ‘한국인 최초’ 존스홉킨스 의과대학 소아청소년정신과 지나영 교수가 청소년 심리처방전 ‘들숨에 긍정 날숨에 용기’(자음과모음)를 펴냈다. 전작 ‘본질육아’(2022)가 육아의 궁극적 목적을 간과하고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우리사회 양육문화를 돌아보게 했다면 이번 책은 내면이 건강한 청소년이 되기 위한 조언을 건넨다. 사회가 정한 성공방정식을 무작정 쫒기보다 자신의 강점에 집중하면서 내면이 단단한 사람이 돼야 행복한 어른으로 자립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있는 모습 그대로 사랑해” 신간 출간에 맞춰 귀국한 지나영 교수를 만났다. 지 교수는 “우리 아이들은 자라면서 ‘네 있는 모습 그대로 귀하고 존중받을 존재’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별로 없다”며 “인간에게 이 말만큼 가슴을 채우는 말이 없다”고 말했다. “‘엄마 말 잘 들어야해, 공부 잘해야 해, 공부 못하면 사람구실도 못한다’와 같은 말들은 어떤 조건을 갖춰야 사랑받는다는 메시지를 아이들에게 심어주게 된다”며 “이런 말들은 ‘사람이 잘나면 가치 있고 존중받고, 그렇지 못하면 무시해도 된다’는 메시지를 주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의 갑질 문화나 학교폭력 문제도 연장선상에 있다고 봤다. “한국의 갑질문화는 미국에서도 ‘Gapjil’이라는 단어로 알려져 있다”며 “한국사회 만의 두드러진 문화다. 이는 구걸하는 사람도 무직자도 인간으로서 존중받아야 것을 가르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뭔가 잘해야만 사랑받는다는 생각은 위험하다. 반대로 (공부 등을) 못하면 가치 없고 무시당해도 되는가? 이런 생각이 만연하니 학교에서도 (공부건 운동이건) 잘하거나 힘이 센 아이들이 자신보다 어리숙하거나 부족한 애를 존중하지 않고 괴롭히게 된다.” 그러니까 학교폭력 또한 갑질 문화와 연장선상에 있다는 것이다. 최근 몇달간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가 장안의 화제였다. 이 드라마에서 학폭 가해자 연진은 ‘학창시절 피해자가 (너한테) 뭘 잘못 했냐’며 가해 이유를 묻는 남편의 질문에 “뭘 잘못해야 해”라고 응수했다. 현실판 ‘더 글로리’로 우리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고위공직자 아들의 학폭 사건도 다를 바 없었다. 그는 단지 동급생이 제주 지역 출신이라는 이유 등으로 지속적인 언어폭력을 가했다. 지 교수는 “아이와 청소년의 정신이 아픈 것은 우리사회와 어른들의 잘못이 크다”며 “아픈 아이들을 볼 때마다 어른으로서 늘 미안하다”고 아파했다. 우리나라의 행복도는 현재 심각한 수준이다. 2021년 사망원인통계를 보면 10대 사망원인 1위는 자살(45%)이다. 전체 자살률 또한 높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자살률은 2020년 기준 10만 명당 27.5명이다. 이는 미국의 자살율(10만명당 14명)과 타살율(10만명당 7.5명)을 합한 숫자(21.5명)보다 높다. 우리나라에서 자살로 생명을 잃을 확률은 미국에서 총기사고(10만명당 6.1명, 2020년 기준)로 사망할 확률보다 4배 이상 높다. “개개인의 다양성 인정해야” 지교수는 “많은 부모가 불안에 휩싸인 나머지 근시안적인 육아를 하고 입시교육에 몰입한 결과가 어떠한가”라고 반문하며 “우리나라 사람들의 행복도는 경제수준에 비해 월등히 낮다”며 우려를 표했다. 그는 한국 청소년이 처한 안타까운 현실로 “다양성이 인정되지 않는 사회문화”를 꼽으며 “저마다 가진 다양성이 충분히 가치 있다고 가르치지 않고, 어떤 틀을 만들어놓고 거기에 맞추려 한다”며 입시 위주의 교육을 비판했다. “예건대 좋은 대학교 나오고 대기업에 들어가는 것만이 가치 있다고 가르친다면, 그렇지 못한 사람이 끌어안는 건 열등감이다. 다양성이 죽은 곳에 열등감이 자란다. 열등감은 낮은 자존감으로 연결된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입시교육의 승자는 어떠한가? “정작 그 길을 잘 따라가서 성인이 된 소위 상위 1%의 경우는 우월감이나 교만한 마음을 갖게 된다. 동시에 그들 역시 남이 제시한 길로 살다보니 삶에 대한 만족감과 행복함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부연했다. “마흔살 쯤 되면 시쳇말로 현타가 온다. 청소년기 여러 경험을 하면서 자신을 알아가야 하는데, 무엇이 제 삶의 의미를 주고 행복을 주는지 모르고 어른이 된다. 그래서 청소년들에게 다양한 그 모습 그대로 괜찮다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한국사회는 10대들에게 오직 한 길을 가라고 하는데, 사실은 엄청 많은 길이 있다. 세상을 제한된 시각으로 보면, 꿈도 제한된다.” “우리사회는 저마다 가진 아이들의 다양한 재능을 고려하지 않고, 공정성을 내세워 획일적인 지식을 학습하고 획일적인 잣대로 아이들을 평가한다. 이는 모든 동물을 나무 타는 능력으로 평가하는 것과 같다. 원숭이도 물고기도 같은 능력으로 평가한다면, 물고기는 평생 자신이 바보인줄 알고 살아갈 것이다.” “미래를 살아가야 할 아이들, 내면 건강 중요” 지교수는 “청소년기가 특히 중요한 이유는 나르시시즘이 강한 영유아기와 달리 외모나 인간관계에 관심을 가지면서 내가 괜찮은 사람인지 심리적으로 흔들리는 시기이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여기에 외모나 성적 등으로 부정적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주면 아이들이 힘들어진다”고 강조했다. 챗GPT가 나날이 발전하는 4차산업혁명의 시기, 한국의 교육제도는 미래인재상을 길러내는 구조가 아니다. 오히려 시대를 역행 중이라고 지적한 그는 “미국 교육계에서는 21세기 진짜 필요한 능력을 4Cs로 명명하며 창의력, 비판적 사고, 협력, 소통을 강조한다”며 “아이들을 어떤 틀에 가둬놓고 교육하면 창의력은 오히려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우리 아이들은 미래에서 왔다”고 강조했다. 2050~2090년대를 살아갈 아이들에게, 2020년대를 살고 있는 부모가 (자신들의 청소년기인) 1980년대의 경험을 토대로 아이들의 미래를 예측하고 준비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요즘처럼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는 미래를 예측하기 어렵다. 이런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회복탄력성과 적응력이다. 새로운 일을 시도하다 실패해도 주저앉지 않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과 끊임없이 변화하는 환경을 좀 더 편안하게 받아들이고 화합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외부 상황과 상관없이 스스로 단단히 설수 있는 내면의 힘을 길러야 한다.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가려면 나를 지탱해주는 건강한 마음(정신)이 필요하다. 건강한 마음을 바탕으로 한 선택과 행동이 청소년의 미래를 단단하게 만들 수 있다.” “한국사회 중요한 기로, 내면건강 챙길 때” 지 교수는 “한국인으로서 긍지가 있다”면서도 “우리사회가 한강의 기적을 통해 아무리 (외적으로) 이룬 게 많아도 우리의 다음 세대인 아이들이 행복하지 않다면 정말 많이 이룬 것일까”라고 반문했다. 그는 “작금의 현실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내면이 건강한 사회가 되도록 변화해야 한다”고 설파했다. “잘못된 육아와 교육으로 건강하지 못한 핵심 신념을 가진 청년들을 계속 길러낸다면? 그런 청년들이 자라 우리사회의 리더가 된다면? 한국사회의 미래가 심히 우려된다. 나는 지금 우리사회가 흥망과 성패의 기로에 있다고 본다.” “부모님들께 두 가지를 당부 드린다. 아이들에게 ‘(개성·장단점 다 포함한) 너의 있는 모습 그대로 사랑한다, 넌 가치 있는 사람이야 라고 진심으로 말해주길 바란다. 그것이야말로 아이들의 마음을 가득 채울 수 있다.” 흔들리는 사춘기 청소년을 둔 부모라면 내 아이를 기본적으로 “존중”해야 한다며 “조건 없이 사랑하고, 제대로 성장할 것이다, 좋은 사람이 될 잠재력이 있다고 믿어줘야 한다. 그리고 그렇게 될 것이라고 소망하면서 기다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대한민국 학부모라면 누구나 부러워할 타이틀을 가진 지나영 교수는 한인 2세도, 명문대(SKY) 출신도 아니다. 대구서 나고 자란 토종 한국인인 그는 봉제공장에 다니던 가난한 부모 밑에서 자랐다. 대구카톨릭대학 의과대학 졸업 후 원하던 정신과 레지던트 프로그램에 떨어지면서 무작정 미국으로 건너갔다. 미국에서 의사국가고시를 최상위 성적으로 통과하면서 눌러 앉았다. 하버드 의과대학 뇌영상연구소를 거쳐 노스캐롤라이나 의과대학에서 정신과 레지던트와 소아청소년정신과 펠로우 과정을 이수했다. 그 뒤 존스홉킨스 의과대학과 연계병원인 케네디크리거인스티튜드에 소아청소년정신과 교수진에 합류했다. 정신과 의사로서 치료와 연구, 교육에 열중하던 지난 2017년 자율신경계장애와 만성피로증후군이라는 난치병에 걸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좌절하지 않고 다시 일어나 작가로 변신, ‘마음이 흐르는 대로’ ‘세상에서 가장 쉬운 본질육아’를 펴냈다. ‘들숨에 긍정 날숨에 용기’는 지교수의 세번째 책이다. 유튜브 ‘닥터지하고’를 운영하며 "라이즈투게더"운동을 펼치고 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3-03-29 14:00:46[파이낸셜뉴스] "'자식은 잘 키우려고 낳는 게 아니고 사랑하려고 낳는 것이라고 우리 어머니께서 말씀하셨죠." 육아서 '세상에서 가장 쉬운 본질육아'로 육아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지나영 교수가 신간 '들숨에 긍정 날숨에 용기'를 내달 선보인다. 27일 출판사 자음과 모음에 따르면 지나영 교수의 ‘들숨에 긍정 날숨에 용기’ 사전 예약판매가 3월 3일~10일 교보문고 온라인에서 단독 진행된다. 경북 대구에서 나고 자란 지나영 교수는 한국인 최초로 미국 존스홉킨스대 소아정신과 의사가 된 인물. 에세이 '마음이 흐르는대로'에 이어 육아서 ‘세상에서 가장 쉬운 본질육아’를 펴냈다. 지나영 교수의 첫 육아서이자, 육아/자녀교육 분야 1위를 달성한 '본질육아'는 열심히 아이를 키우지만 정말 중요한 교육은 잊고 있는 부모들을 위해 육아의 본질을 일깨워준다. 고학력 엄마가 경력 단절도 감수한 채 고가의 사교육비를 감당하며 애들 교육에 힘 써는데 왜 우리나라는 10~30대 사망원인 1위가 자살인 나라가 되었을까? 저자는 이러한 현실을 지적하며 대한민국의 양육 문화가 이제 정말 바뀌어야 한다고 외친다. 전작이 영유아와 어린이 부모를 겨냥해 육아의 본질을 되새긴다면, 이번 신간 ‘들숨에 긍정 날숨에 용기’는 청소년 아이를 키우는 부모와 그들의 10대 자녀를 위한 심리 처방전이다. ■ "자신의 삶 개척하는 아이 키우는 게 육아의 본질" 결국 육아의 최종 목적지는 스스로 자신의 삶을 개척하는 아이를 키우는 것이다. 저자는 앞서 '본질육아' 출간 당시 채널예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아이가 삶을 스스로 개척하도록 도와줘야 한다"며 "그저 사랑한다고 표현해주라"고 조언했다. "우리는 육아의 궁극적인 목적을 입시 교육이라고 생각하잖아요. 그거를 조금만 바꿔보세요. 부모가 온 힘을 다해서 20살까지 아이를 키우는 게 결과의 전부가 아니에요. 입시 교육 목적의 육아는 백세시대에 아이의 남은 80년 인생을 보장해주지 않아요"라고 지적했다. "누군가 대신 개척해주고 있는 상황은 도움이 되지 않아요. 이 현실을 이제는 바로잡아야 돼요. 그저 사랑한다고 표현해주세요. 다 같이 육아와 교육의 새 문화에 동참해서 온 나라를 뒤덮으면 좋겠다"라고 바랐다. 또 사랑에 대해 "조건없는 사랑을 주고 모든 인간은 절대적 존재가치가 있음을 가르쳐야 한다"고 부연했다. "(아이에게) 조건 없는 사랑을 표현해줘야 해요. "난 널 사랑해. 너가 내 딸이고 내 아들이라서 너무 좋아. 고마워, 사랑해." 그다음에 중요한 건 절대적인 존재 가치예요. "넌 가치 있는 사람이야"라고 말해주는 거예요." 그는 "우리는 다 인간으로 태어나서 존엄한 절대적인 존재 가치가 있다"며 "그것을 어릴 때부터 가르쳐줘야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나영 교수는 대구가톨릭대 의과대학을 졸업했다. 우연한 기회에 도미한 뒤 하버드 의과대학 뇌영상연구소를 거쳐 노스캐롤라이나 의과대학 소아정신과 펠로우 과정을 이수했다. 이후 존스홉킨스와 그 연계 병원인 케네디크리거인스티튜트에 소아정신과 교수진으로 합류했다. 갑작스럽게 닥친 불치병 '신경매개저혈압'을 이겨냈고 그때의 경험담을 책 '마음이 흐르는대로'에 담아 펴냈다. 유튜브 채널 '닥터지하고'를 운영 중이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3-02-27 14:10:17[파이낸셜뉴스] 한국컴패션은 오는 24일부터 11월 14일까지 한국컴패션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지나영 존스홉킨스의대 소아정신과 교수, 인플루언서 '하준파파(황태환)'와 함께하는 '컴패션 양육 시리즈' 시즌1을 진행한다. 올해 처음 선보이는 '컴패션 양육 시리즈'는 어린이양육기구로서 지난 70년간 컴패션이 전 세계 27개국 8000여 개 어린이센터에서 진행해 온 어린이 양육 프로그램의 핵심 가치와 실질적인 커리큘럼을 소개하고자 마련됐다. 총 세 편의 영상으로 구성된 이번 '컴패션 양육 시리즈'에는 지나영 교수가 메인 스피커로 나선다. 한국인 최초 존스홉킨스의대 소아정신과 교수인 지 교수는 '삶의 근본을 보여주는 부모, 삶을 스스로 개척하는 아이'를 모토로 본질에 초점을 맞춘 육아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지난 9월 말 발간한 '세상에서 가장 쉬운 본질육아(21세기북스)'는 출간과 동시에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했다. 1, 2편 영상에서는 지 교수와 하준파파가 부모의 자존감이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과 아이의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 가르쳐야 할 삶의 중요한 가치 등에 대해 다룬다. '감사 요법', '호두까기 요법' 등 실생활에서 아이와 함께해볼 수 있는 양육팁도 소개한다. 컴패션 후원자인 인플루언서 하준파파는 두 아이를 양육하면서 느낀 솔직한 삶의 고백과 함께 필리핀에서 만난 후원 어린이들과의 에피소드를 전한다. 두 사람은 환경과 조건에 상관없이 스스로 존귀함을 깨닫는 사람으로 성장하는 것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며, 이와 관련된 각자의 경험과 자녀 양육 노하우를 공유할 예정이다. 3편에는 탄자니아컴패션 졸업생 벤슨 하미스와 지 교수의 온라인 인터뷰 모습이 담긴다. 벤슨은 컴패션에서 만난 후원자의 도움으로 성장해 현재 변호사로 일하며 로펌을 운영 중이다. 그는 가난했던 어린 시절 후원자의 편지를 통해 자신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게 된 사연을 전한다. 지 교수는 “컴패션에서도 이야기하듯, 우리 자녀들의 마음 속에 ‘어떠한 순간에도 나는 가치 있고 사랑받는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핵심 신념이 심어지기 바란다”며 “부모 역시 스스로를 귀하고 사랑받는 존재로 여길 때 본인의 인생을 잘 살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컴패션 양육 시리즈’ 시즌1 영상은 한국컴패션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24일, 11월 7일, 11월 14일 등 세 번에 걸쳐 공개된다. 영상을 시청하고 댓글로 소감을 남긴 참여자 중 추첨을 통해 선정된 10명에게는 지나영 교수의 사인이 담긴 ‘세상에서 가장 쉬운 본질육아’ 책을 증정한다. 서정인 한국컴패션 대표는 "컴패션은 지난 70년간 전 세계 가난 속 어린이들이 자신의 소중함을 깨닫고 그 안에서 꿈을 찾을 수 있도록 함께해 왔다. 컴패션이 어린이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컴패션 어린이 양육의 중요한 가치가 한국 사회에도 널리 알려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2022-10-21 09:14:55[파이낸셜뉴스] 무언가를 꾸준히 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이는, 자기 자신과의 약속을 꾸준히, 성실히 지킨다는 의미니까.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택배기사’의 주역 김우빈(34)은 14~15년째 감사 일기를 쓰고 있다. "감사를 배우는 아이는 좌절을 이겨낸다." 미국 존스홉킨스 소아정신과 지나영 교수의 말이다. '감사 요법'을 제안한 그는 설령 ‘현실이 노답’이라도 감사할 것을 일부러 찾아 감사 일기를 쓰면 세로토닌(우울증 치료제 효과)과 도파민(동기부여 효과)이 분비돼 긍정적인 마음자세를 갖게 된다고 했다. 김우빈은 어떻게 감사 일기를 쓰게 된 걸까? 지난 2017년 '승승장구'하던 그를 갑작스레 멈춰 세웠던 비인두암을 극복하고 다시 현장으로 돌아온 데는 이 감사 일기의 힘이 크지 않았을까? 김우빈은 17일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취재진과 만나 “스무살 모델로 데뷔한 후 감사일기를 쓰기 시작했다”며 “지금은 어플에 쓰는데 예전에는 눈에 보이는 곳에 썼다”라고 돌이켰다. “당시 제가 가진 능력보다 큰 일을 많이 맡겨줬다고 생각했어요. 그것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잊고 싶지 않아서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때와 지금 다른 것이 있다면 “옛날에는 거창한 것 위주로 썼다”고 비교했다. “드라마에 캐스팅 됐다거나 광고 계약을 하는 등 큰 사건 위주로 썼어요. 지금은 내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면서 (일상의) 놓친 것들 위주로 씁니다.” 이날 ‘택배기사’는 공개 단 3일 만에 넷플릭스 전 세계 TV 순위 비영어 부문 1위에 올랐다. 김우빈은 “아마도 오늘 감사일기에는 ‘택배기사’를 많이 봐주신 것에 대해 감사할 것"이라며 "또 60여명의 기자들이 (저와 작품에) 관심을 갖고 인터뷰해준 일에 대해서도 쓸 것 같다”고 했다. "무엇보다 오늘 아침에 일어나 커튼을 열었는데 햇살이 너무 좋았던 일을 쓸 거예요. 제가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아요. 해가 쨍쨍하면 컨디션이 좋거든요." "하루 세 끼 다 먹은 것, 마음 불편한 게 없었던 하루...이런 소소한 것들을 감사일기에 씁니다. 어느 순간부터는 별일이 없음이 감사하더라고요. 내 주변 사람들도 별일없이 무탈하게 잘지냈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투병하던 당시에는 어땠을까? 김우빈은 “그때도 별일 없었던 하루가 좋았습니다. 점점 좋아지는 체력에 관한 것도 쓰지 않았을까요”라고 부연했다. 앞서 한 방송을 통해 투병 이후 미래보다 현재에 더 집중하게 됐다고 밝힌 그는 쉬는 날을 보내는 방법도 달라졌다고 했다. "과거에는 쉬는 날이 생기면, 계획을 많이 세웠어요. 그래야 하루를 알차게, 잘 사는 것 같았죠. 요즘에는 아무 계획을 안 세우는 날도 있어요. 평소 루틴대로 운동하거나 산책하거나 영화를 보며 보냅니다.” 김우빈은 지난 2013년 드라마 ‘상속자들’과 영화 ‘친구2’로 주목받으며 충무로 20대 라이징 스타로 급부상했다. 영화 기술자들‘(2014), ‘스물’(2015) ‘마스터’(2016)와 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2016)에 출연하며 승승장구했다. 그러다 비인두암에 걸려 활동을 중단했다. 약 3년 간의 투병 끝에 건강을 회복한 그는 지난해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2022)와 영화 ‘외계+인 1부’로 돌아왔다. ‘택배기사’는 김우빈이 ‘마스터’의 조의석 감독과 두 번째 호흡한 작품이다. '택배기사'는 극심한 대기 오염으로 산소호흡기 없이는 살 수 없는 미래의 한반도, 전설의 택배기사 ‘5-8’과 난민 ‘사월'이 새로운 세상을 지배하는 천명그룹에 맞서며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김우빈은 전설적인 택배기사 '5-8'을 연기했다. 난민 출신 '5-8'은 난민의 희망이라 불린다. 그는 "5-8은 생각이 멋진 사람인 것 같다"며 "연기할 때도 그가 어떤 신념을 갖고 행동하는지에 집중했다"라고 말했다. "5-8은 모두가 잘 살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인물인데, 저 또한 모든 사람은 사랑받을 자격이 있고, 행복할 의무가 있다고 굳게 믿습니다." 투병 이후 현장의 소중함이 더 커졌다는 그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다시 하게 된 것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물론 저도 사람인지라 힘들면 투정을 부리지만, 예전보다 더 감사함을 느껴요. 내가 현장에 존재하는 그 자체만으로 행복한 일이라서, 이를 잊지 않고, (이 사실에) 익숙해지지 않으려고 합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3-05-17 17:10:56[파이낸셜뉴스]교육부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참여하는 '새 학기 우리 아이 마음 돌보기' 온라인 학부모 강연회를 26일까지 3주간 개최한다고 12일 밝혔다. 새 학기를 맞아 학부모가 자녀의 마음을 이해하고 자녀 학교생활 적응에 도움을 주기 위해 (사)열린의사회와 공동으로 마련했다. 주 3회씩 총 9회 열린다. 누구나 '랜선 위(Wee)클래스' 누리집에서 시청할 수 있다. 강연이 진행되는 3주간은 매주 월·수·금 오후 2시에 순차적으로 강연 영상을 공개한다. 강연이 끝나는 26일 이후에는 '위닥터' 유튜브 채널에서 모든 강의 영상을 제공할 예정이다. 지난 8·10일 온라인 강연회에서는 미국 존스홉킨스 의대 소아청소년 정신건강의학과 지나영 교수가 '내 자녀 어떤 사람으로 키울 것인가?'를 주제로 건강한 자녀 양육 방법을 소개했다. 앞으로는 사춘기 자녀의 이해, 자녀의 품행문제 이해와 대처, 자녀의 자존감 향상, 학교폭력 예방과 대처, 코로나19 시대의 소아청소년 정신건강 등을 주제로 강연이 열린다. 교육부는 이와 함께 원격수업으로 대면상담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전문상담교사와 전문상담사가 학생들을 심리·정서적으로 지원할 수 있게 새 학기부터 '학교상담실 화상상담'(랜선 위 클래스) 사업을 시범운영한다. 현재 980개교가 화상상담 시범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효과적 화상상담을 위해 교육부와 열린의사회가 참여 학교의 전문상담교사와 전문상담사를 대상으로 화상상담 시스템 활용 연수를 지원할 예정이다. 전진석 교육부 학생지원국장은 "이번 강연을 통해 일상에서 나타날 수 있는 자녀의 심리적 어려움을 학부모들이 조기에 발견하고 자녀에 대한 이해와 소통의 폭을 넓힐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
2021-03-12 09:07:07한국씨티은행은 '2021 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하기 위해 지난 3일 저녁 '내 인생의 도전과 선택'을 주제로 지나영 존스홉킨스 의대 소아정신과 교수와 유명순 한국씨티은행장의 대담 행사를 비대면 줌으로 개최했다고 4일 밝혔다. 이번 대담에서 유 은행장은 후배 여성 리더들의 선배이자 롤모델 그리고 일과 가정을 병행하는 여성 리더로서 생각을 나눴다. 지 교수는 국내 의대 레지던트에 낙방한 후 미국행을 결정하고 하버드대 의대 뇌영상연구소, 노스캐롤라이나대 의대를 거쳐 현재 존스홉킨스대 의대 교수가 되기까지의 도전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더불어 존스홉킨스대 재직 중 자율신경계 난치병으로 다시 삶에 적응하기까지 '자신의 진심을 따르라'는 모토와 함께 삶의 굴곡에서 도전했던 경험에 대해 말하며 참가자들과의 질의응답을 이어갔다.
2021-03-04 18:25:28코로나19라는 미증유의 재난이 전세계를 덮친 지 1년이 지났다. 백신이 나왔어도 여전히 기세등등한 코로나19는 여러모로 개인의 삶을 바꿔 놓았다. 가장 큰 변화는 '집콕 생활'이 늘었다는 것. 집에서 회의를 하고, 수업을 듣고, 모임을 가지는 풍경이 이제 더는 낯설지 않다. 집콕생활은 우울함을 유발하기도 한다. 많은 사람 속에서 바쁘게 살아온 이들일수록 코로나19가 가져온 적막함이 달갑지 않게 느껴질지 모른다. 그러나 이러한 고독은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게 만들기도 한다. '아무 탈 없이 편안함'을 뜻하는 '안녕(安寧)'이라는 말이 단순한 인사치레를 넘어 글자 그대로의 의미로 와닿는 요즘, 여기 잠깐 걸음을 멈추고 스스로의 삶에게 '안녕'을 묻는 두 권의 책을 소개한다. '어떤 죽음이 삶에게 말했다'(흐름출판)는 서울대학교 암병원 종양내과 전문의 김범석 교수가 근 20년의 세월 동안 만나온 무수한 죽음들에 대한 기록이다. 시한부 선고를 받고 인생의 데드라인을 마주한 환자들은 저마다의 방법으로 남은 시간을 살아간다. 분노에 휩싸이거나, 복수심을 버리지 못한 이들이 있는가 하면 끝까지 희망과 웃음을 놓지 않는 이와, 삶의 마지막 버킷리스트를 실천하며 행복을 발견하는 이도 있다. 환자들의 이야기만큼 마음을 울리는 것은 가족들의 반응이다. 아이가 신지 못할 신발을 새로 사 유품과 함께 태워 보내는 부모, 시한부 선고를 받은 연인과 결혼을 선택한 남편, 나아질 가능성이 없지만 어머니를 포기하지 못하는 자식 등 소중한 사람을 떠나 보내는 이가 보여주는 각양각색 이별의 방식이 책을 읽는 내내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환자들과 가족들이 그리는 마지막을 통해 저자는 결국 "지금 이 순간의 삶을,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살아낼 것인지" 우리에게 묻는다. '마음이 흐르는 대로'(다산북스)에는 이러한 질문에 대한 대답이 담겨 있다. 미국 의사 국가고시를 최상위 성적으로 통과하고 최고의 의학 명문 존스홉킨스에서 한국인 최초로 정신과 의사가 된 지나영 교수는 어느 날 벼락처럼 찾아온 난치병에 일상을 송두리째 빼앗겨버린다. 이름도 생소한 '신경매개저혈압'이라는 원인 불명의 병은 극심한 두통과 신경과민증, 병적인 피로감을 유발했다. 스스로 앉아있을 수도 없게 된 저자는 끝내 그토록 열정을 쏟았던 의사와 교수로서의 일과 신혼의 단꿈을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경험을 두고 저자는 "지나영이라는 고속열차가 큰 바위를 들이받은 듯 완전히 서버렸다"고 표현하는 동시에 "그때가 바로 메마른 내 생명을 풍성하게 해주는 '비 오는 날'이었다"고 회고한다. 돌부리에 걸려 넘어진 후에야 비로소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고민하게 되었다고 말하는 저자는 "내 진심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살아야겠다고 다짐한다. 그리고 그러한 각오를 통해 그는 다시 삶의 주도권을 회복할 수 있었다. 비슷한 시기에 출간돼 '죽음'이라는 주제를 관찰자와 당사자의 입장에서 풀어 쓴 두 책은 꼭 시리즈처럼 읽힌다. "세상과 작별하는 날, 당신은 지금을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있습니까"라는 지나영 교수의 질문은 김범석 교수의 그것과 판박이처럼 닮았다. 삶은 무한한 가능성으로 가득 차 있지만 백지 수표는 아니다. 인생이라는 선물에는 피할 수 없는 만기가 존재한다. 머지않은 언젠가 우리에게도 죽음이 삶에게 말하는 순간이 올 것이다. "그대는 어떠한 삶을 살았는가? 그 삶은 사랑과 열정으로 충만했는가?" 그때 우리가 이렇게 대답할 수 있길 바란다. "마음이 흐르는 대로 따랐기에 한 점 후회도 없노라고." 한지수 교보문고 MD
2021-03-04 16:59:29한국씨티은행은 ‘2021 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하기 위해 지난 3일 저녁 ‘내 인생의 도전과 선택’을 주제로 지나영 존스홉킨스 의대 소아정신과 교수와 유명순 한국씨티은행장과의 대담 행사를 비대면 줌으로 개최했다고 4일 밝혔다. 이번 대담에서 유 은행장은 후배 여성 리더들의 선배이자 롤 모델, 그리고 일과 가정을 병행하는 여성 리더로서의 생각을 나눴다. 지 교수는 국내 의대 레지던트에 낙방후 미국행을 결정하고, 하버드의대 뇌영상연구소, 노스캐롤라이나 의대를 거쳐, 현재 존스홉킨스 의대 교수 자리에 오르기까지의 도전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더불어 존스홉킨스 재직 중 자율신경계 난치병으로 다시 삶에 적응하기까지 ‘자신의 진심을 따르라’는 모토와 함께 삶의 굴곡에서 도전했던 경험에 대해 말하며 참가자들과의 질의 응답을 이어갔다. 씨티그룹은 200년이 넘는 역사를 이어오는 동안 기여한 여성들의 헌신과 성취에 감사하고 여성리더십을 향상시키기 위하여 세계 여성의 날을 매년 기념하고 있다. king@fnnews.com 이용안 기자
2021-03-04 14:13: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