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장충동은 묘한 동네다. 야트막한 언덕배기에 대감 부잣집 같은 저택들과 실향민들이 모여살던 좁디 좁은 벌집촌이 혼재되어 있다. 근대사를 따져 설명하자면 일제시대였던 1930년대에 조성된 신흥 고급 주택단지 지역에 한국전쟁 후 실향민들이 정착하면서 자연스레 '소셜 믹스(Social Mix)'가 이뤄진 동네라 할 수 있다. 1960년대 삼성그룹의 창업주인 고 이병철 회장의 자택이 들어섰고, 현대그룹의 창업주인 고 정주영 회장 역시 월남 후 이곳의 적산 가옥에 본적을 등록했다. 이 서울의 전통 부촌 한복판에 스타벅스가 10번째 스페셜 스토어 '장충라운지R점'을 열었다. 12일 개점을 앞두고 지난 11일 언론에 먼저 매장을 공개했다. '장충라운지R점'은 스타벅스가 리저브 매장 국내 도입 10주년을 맞아 선보이는 10번째 매장으로 서울 도심에 처음으로 선보이는 리저브 전용 매장이다. 스타벅스는 특별한 장소에 고유의 아이덴티티를 더해 이색적이고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는 매장인 스페셜 스토어를 꾸준히 선보여왔다. 1세대 토종 건축가 나상진이 지은 기업가의 저택, 서울 도심 첫 리저브 전용 매장으로 재탄생서울 지하철 3호선 동대입구 역에서 장충교회를 끼고 고급 주택가가 있는 언덕 길을 올랐다. 막다른 길에서 왼쪽으로 돌아 이윽고 주한 튀르키예 대사관을 끼고 다시 오른쪽 내리막길로 슬슬 내려오다 보니 왼편에 큰 저택 한 채가 보였다. 설마하며 대문 기둥 옆 나무 문패를 살피니 영문으로 '스타벅스 리저브'라고 적혀있었다. 대문으로 들어서자 세월의 흔적이 묻은 돌계단 앞에 다시금 스타벅스 리저브 매장 로고와 함께 '당신의 커피 여행이 이곳에서 시작된다(Your Coffee Journey Starts Here)'는 문구가 적힌 표지석이 있었다. 방문객들을 새로운 커피 여행으로 인도해 줄 이 건물은 대선제분의 창업주 고 박세정 회장 일가가 4대에 걸쳐 살았던 집이다. 우리나라 1세대 토종 건축가로 불리는 나상진에게 의뢰해 1963년 설계하고 1965년 착공해, 1966년 6월 1일 완공됐다. 나상진은 우리나라 대표 건축가로 꼽히는 김중업, 김수근보다 한 세대 앞선 건축가로 1950~1970년대에 왕성한 활동을 했다. 한국 최초의 골프 클럽하우스였던 서울 능동 어린이대공원 꿈마루를 설계했고, 광장동 워커힐호텔 본관과 후암동 성당, 과거 한국예술종합학교의 캠퍼스로도 쓰였던 석관동의 중앙정보부 본청사 등을 지었다. '장충라운지R점' 건물은 당대에 보기 힘든 대형 주택으로 워커힐호텔 공사 직후 나상진은 이 건물을 짓는 일에 착수했다. 공공 건물을 주로 지어왔던 나상진의 커리어 그래프에 있어서도 희귀한 포트폴리오가 더해졌다. '장충라운지R점'의 지붕은 마치 너른 들판에 산이 솟은듯한 모양새다. 하지만 대문에서 집을 우러러 보면 백색 유람선을 연상케 할 정도로 가로 선이 강조된 디자인이다. 2019년까지 대선제분 박선정 대표의 집으로 사용됐던 이 집은 한 일가의 둥지에서 이제 많은 사람들이 커피를 마시며 서로를 마주하고 네트워킹을 하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리저브 커피를 마주하기 전, 예술적 영감을 마주하는 대기 공간'장충라운지R점'은 지하 1층 및 지상 1, 2층과 테라스 등 전체 좌석 수 180석 규모로 구성됐다. 입구의 표지석이 안내하는 화살표 방향을 따라 과거 차고지로 사용되었던 지하 공간으로 들어섰다. 본격 매장으로 들어서기 전 대기하는 공간으로 김민경, 장진화 작가의 일러스트레이터 그룹 오르빗 스튜디오(Orbit Studio)의 증강현실(AR) 작품 '한 잔의 오디세이(A Cup of Odyssey)'를 만날 수 있다. 벽화 상단의 QR코드를 휴대폰에 인식시킨 후 벽화를 다시 휴대폰 카메라로 찍으면 커피 원두의 재배부터 수확, 로스팅을 거쳐 한 잔의 커피가 고객에게 제공되기까지의 여정이 생동감 있게 펼쳐진다. '장충라운지R점'의 지상 1, 2층에 조성된 총 7개의 고객 공간은 라운지, 뮤직룸 등 컨셉트를 달리해 마치 각각의 독립된 방처럼 분위기를 연출했다. 1층과 연결된 야외 정원에는 좌석 40석을 설치해 도심 속 휴식 공간으로 조성했다. 스타벅스는 공간의 혼잡함을 덜기 위해 국내 매장 최초로 야놀자에프앤비솔루션의 '나우웨이팅' 시스템을 도입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모바일 기반의 현장 줄서기 시스템으로 전화번호를 입력하고 지하에서 대기를 하면 순번에 따라 매장 이용을 도와드릴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1960년대 스타일 응접실과 정원에서 사색하며 즐기는 특별한 음료와 먹거리지하 1층 대기 공간에서 계단을 타고 한 층 위로 올라오면 모던한 미드센추리 컨셉트의 공간이 펼쳐진다. 건물의 내부는 리모델링을 거쳐 스타벅스의 헤리티지가 담긴 감각적인 공간으로 재해석되었지만 과거의 흔적도 곳곳에 남아있다. 지하부터 2층까지 연결된 각진 나선형의 계단과 난간 손잡이, 샹들리에, 1층 계단 앞 응접실의 석벽과 옆방의 벽난로는 최대한 원형을 보존했다. 매장을 향해 올라가며 고개를 들어 화려한 샹들리에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재작년 방영됐던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의 이미지가 떠오르면서 과거 60~70년대 대한민국의 경제 개발을 이끌었던 재벌가의 비밀 이야기가 흘러 나올 것 같다.1층 안쪽에서는 커피와 디저트를 주문할 수 있는 공간과 더불어 '믹솔로지 바'가 자리잡았다. 믹솔로지는 'Mix(섞다)'와 'Technology(기술)'가 더해진 말로 주류에 다른 음료나 과일, 아이스크림 등 다양한 재료를 조합해 새로운 맛으로 즐기는 것을 뜻한다. 해외 스타벅스 로스터리에서는 이미 도입됐지만 국내에는 최초로 이 곳에 도입됐다. '믹솔로지 바'에서는 스타벅스의 대표 커피 메뉴인 에스프레소, 라떼, 콜드브루를 칵테일 음료로 개발한 '에스프레소 마티니', '라떼 위스키 마티니', '시트러스 콜드브루 마티니', '버번위스키 크림 콜드브루' 등 4종을 포함해 총 11종의 다양한 칵테일 음료를 만날 수 있다. 이날 '버번위스키 크림 콜드브루'를 시음했다. 미국 버번 위스키 시장에서 짐 빔과 '원톱'을 다투는 '에반 윌리엄스'를 활용했는데 스모키 향이 감도는 부드러운 거품이 콜드브루의 씁쓸함과 잘 어우러졌다. 고급스러운 '아이리쉬 커피'를 맛보는 느낌이었다. '화이트 모스카토 상그리아', '딸기 레몬 보드카 블렌디드' 등 믹솔로지 음료의 경우 알코올 없이 즐길 수 있도록 옵션 선택이 가능하다. 아울러 스타벅스 리저브 에스프레소 샷에 초콜릿 파우더와 프렌치 바닐라 크림, 제주팔삭 셔벗을 곁들인 음료 3종을 한데 모은 특화 음료 '에스프레소 플라이트'도 이 곳에서 즐길 수 있다. 스타벅스는 리저브 커피 및 믹솔로지 음료와 함께 곁들이기 좋은 디저트, 브레드, 샌드위치, 믹솔로지 푸드 등 12종도 새롭게 출시했다. 또한 믹솔로지 바 컨셉트의 신규 상품으로 'SS 스웰 라운지 아이스버킷 2L', 'SS 스웰 라운지 쉐이커 텀블러 세트 530ml' 및 바 웨어 전문 브랜드 리델과 협업한 크리스탈 글라스 2종 등 7종의 MD를 선보였다. 눈독 들였던 미드센추리 스타일 소파, 여기서 앉아볼까유서깊은 공간과 맛있는 커피, 지하의 현대 미술 작품 외에도 '장충라운지R점'을 찾은 방문객들이 즐길 요소가 한 가지 더 있다. 바로 매장 곳곳에 비치된 다양한 디자인의 의자와 테이블, 조명이다. 매장 곳곳에 놓인 가구와 조명은 적게는 수십만원, 많게는 수백만원 이상을 호가하는 일종의 체험할 수 있는 작품이다. 이탈리아의 유명 디자이너 비코 마지스트레티가 1973년 디자인 한 '마라룽가 소파'가 1층 계단 앞 응접실 공간에 놓여있고 마리오 벨리니가 1960년대 선보인 '아만타 소파', 지안카를로 피레티가 1980년에 디자인한 '알키 사이드 체어'등 가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면 한 눈에 알아볼 소파들이 곳곳에 있다. 엔니오 키지오가 1970년에 디자인 한 '블랙 시오트 램프'와 와 루이지 마소니가 1970년대에 디자인한 '구찌니 모아나 램프'는 빈티지 오리지널 버전이 1층과 2층에 각각 놓여있다. 스타벅스 스토어컨셉기획팀 신용아 팀장은 "'장충라운지R점'에 놓여진 가구 하나 하나에도 스토리텔링을 담고 싶었다"며 "실제 1960년대에서 1980년대 사이에 제작되고 사용된 오리지널 피스와 오마주 피스를 통해 방문객들에게 시간 여행을 하는 듯한 감정을 불러일으키고 싶었다"고 말했다. 해외 디자이너의 유명작품으로만 매장이 채워진 것은 아니다. 테이블들은 이예찬, 부재현 등 국내 가구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통해 한국의 소반과 조약돌의 선이 가미됐다. 스타벅스 홍성욱 점포개발담당은 "'장충라운지R점'은 국내 리저브 도입 10주년을 맞이해 준비한 매장으로 고객분들께서 스타벅스의 커피 헤리티지를 즐기실 수 있기를 바라며 기획했다"라며 "스타벅스는 앞으로도 다양한 콘셉트를 담은 매장을 선보이기 위한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 말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2024-09-12 02:49:14‘오레브 리조트’는 리조트 시설과 최고급 호텔 시설을 한데 모아 최고급 휴양을 누릴 수 있다. 기존에는 리조트는 리조트, 호텔은 호텔이라는 경계에 머물렀으나 ‘오레브 리조트’는 벽을 허물고 리조트와 호텔을 하나로 아우른 복합 프리미엄 레저타운으로 새롭게 창조된 럭셔리 공간이다. ‘프리미엄 휴양 리조트’를 지향하는 오레브 리조트는 단순한 고객을 위한 쉼(휴양)의 공간이 아닌 공간 자체에 가치를 두고 있다. 누구나 누릴 수 없는 곳에서 쉼 자체가 하나의 예술이 되고, 새로운 문화가 되는 오레브의 가치를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탄생한 것이다. JW 메리어트 레지던스 제주는 세계적 감각의 건축설계 명가 WATG가 참여했고, 실내 인테리어 설계의 거장으로 불리는 빌 벤슬리(Bill Bensley)가 바람·꽃·돌 등 제주의 자연과 농·어업에서 받은 영감을 객실과 리조트 곳곳에 녹여냈다. 현대건설이 시공사로 참여해 지난해 3월 개장했다. 실내에는 세계적인 예술가들의 작품이 곳곳에 설치되어 있어 색다른 차원의 갤러리를 연출한다. 로비에 들어서면 ‘물방울 화가’로 알려진 김창열 화백의 작품을 비롯해 일본의 무형문화재 타나베 치쿤사이, 영국 조각가 린 채드윅 등의 작품도 설치되어 있다. 또 2000년대 초반 미술계의 '핀업 보이'로 알려진 존 커린의 'St. Glenda', 알제리의 실험적 아티스트 로랑 그라소의 'NTY', 극사실주의자인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유령' 등이 실내 곳곳에 설치되어 있다. 특히 '팝아트의 교황'으로 알려진 제프 쿤스의 '벌룬독', 프랑스의 조각가이자 추상미술의 거장으로 '검은색의 화가'라고 불리는 피에르 술라주의 '실크스크린 No. 10~12', 움직이는 미술인 키네틱 아트의 선구자로 불리는 알렉산더 칼더의 'Stabile Mobile' 등의 걸작도 감상할 수 있다. 정원에는 스위스계 예술가인 우고 론디노네가 JW 메리어트 제주만을 위한 설치 미술 '제주도 산'이 휴양객을 맞이하고, 스파 입구에는 30여 년간 숯과 흑백의 서체적 추상을 통해 한국 회화를 국제무대에 선보이고 있는 이배 작가의 작품도 만나볼 수 있다. 단순 휴양 시설이 아닌 예술과 휴양이 어우러진 리조트와 함께 들어선 JW 메리어트 레지던스 제주는 제주 바다를 마주하고 휴식은 물론 업무를 해결할 수 있는 서비스가 제공된다. 온천, 스파, 수영장, 키즈클럽 등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즐길 수 있는 부대시설도 다양하다. 특히 지하 2,004m에서 끌어올린 암반수를 이용한 온천과 스파는 제주 유일의 보양 온천이라는 점이 매력이다. 리조트의 각종 부대시설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JW 메리어트 레지던스 제주는 특히 생활형 숙박시설로 분류되어 주택 수에 포함되지 않아 개별 등기와 부가세 환급이 가능하다. 따라서 세컨드하우스로 활용하거나 숙박시설로서 수익 창출이 가능해 투자 측면에서도 메리트가 높다. 레지던스의 객실은 고급 원목으로 꾸며져 자연미와 함께 포근함을 선사하고, 빌 벤슬리가 디자인한 바닥은 한국의 대청마루를 연상케 한다. 가구와 주방 역시 이탈리아 최고급 브랜드 GIORGETTI와 안젤로 비가노로 꾸며졌고, 뱅앤올룹슨의 하이엔드 TV와 오디오, 스피커 등이 홈 솔루션을 완성했다. JW 메리어트 레지던스 제주의 객실 타입은 스튜디오 타입인 55평형과 2베드 타입의 75평형, 3베드 복층 타입의 95평형으로 구성됐다. 분양업계의 한 관계자는 “JW 메리어트 레지던스 제주는 럭셔리 브랜드의 성지로 샤넬, 루이비통 등 세계 최고 브랜드가 함께 협업하기 위해 구애를 받고 있으며 JW 메리어트 그룹 내에서도 새로운 JW 메리어트 휴양시설의 한 획을 그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오레브 리조트 회원권과 JW 메리어트 레지던스를 소유한다는 것은 오레브만의 차별화된 또 다른 삶의 공간을 누릴 수 있는 가치를 구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2024-08-14 16:52:13[파이낸셜뉴스] 두 돌 지난 여아가 대구의 한 호텔 비상계단의 난간 틈으로 추락해 숨진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사고 1여 년 만에 대표와 경찰이 호텔 대표 등 3명을 송치했다. 15일 대구 수성경찰서는 업무상과실치사, 건축법 위반 혐의로 호텔 대표 A씨를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호텔 안전관리책임자와 안전관리실무자도 송치했다. 지난해 4월16일 대구 수성구 소재의 한 호텔 복합시설 3∼4층 계단 난간 틈새로 2세 여아가 지하 1층으로 추락해 숨졌다. 호텔 대표 등 3명은 업무상 과실로 비상계단 난간 사이로 아기가 추락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다. 조사 결과 사고가 난 계단 난간 간격은 27㎝ 전후로 성인 상체가 난간 사이로 들어갈 정도로 넓었는데, 국토교통부가 2015년 실내 설치 난간 사이 간격이 10㎝ 이하여야 한다는 기준을 마련했으나 이 호텔에는 적용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호텔 측이 관할 수성구에 건축 심의를 요청한 시기가 2014년이었기 때문이다. 사고 이후 호텔 측은 뒤늦게 난간 살대를 추가 설치하는 등 시설을 보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찰 법리 검토 끝에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중대시민재해 혐의를 적용하지는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중대재해처벌법 혐의 적용은 협의를 통해 불송치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4-04-15 14:20:39【파이낸셜뉴스 신안=황태종 기자】전남 신안군은 '신안 만재도 주상절리(新安 晩才島 柱狀節理)'가 국가지정문화재 천연기념물로 지정 예고됐다고 9일 밝혔다. 신안군에 따르면 주상절리는 화산활동 중 지하에 남아있는 마그마가 식는 과정에서 수축돼 규칙적으로 갈라져 형성되는 화산암 기둥이 무리 지어 있는 것을 말한다. 우리나라에선 제주 중문 대포해안 주상절리, 경주 양남 주상절리군, 포항 달전리 주상절리, 무등산 주상절리대, 포항 오도리 주상절리 등 5곳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보호되고 있다. '신안 만재도 주상절리'는 만재도 섬 전체의 해안을 따라 노출된 응회암층에서 주상절리가 잘 나타난다. 섬의 남동쪽 해안과 부속 섬인 녹도 등에 다양한 형태의 주상절리가 분포하고 있으며, 파도와 바람의 작용으로 형성된 해안침식 지형(해식애, 해식동굴, 씨 아치 등)이 발달하고 있다. 특히 만재도의 남동쪽 장바위산 해안 절벽에는 수십 미터 규모의 주상절리가 잘 발달했다. 이들 돌덩이는 중생대 백악기(약 1억년 전)의 화산활동으로 만들어진 만재도 응회암으로 용결응회암의 형성 과정, 화산학적 특징(부석편, 용결엽리) 등과 관련해 학술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울러 '신안 만재도 주상절리'는 파도에 의한 침식작용 결과 육각기둥이 뚜렷하고 수평으로 발달한 절리와 함께 만재도의 해안침식 지형과 잘 어우러져 매우 뛰어난 경관을 연출하고 있다. 문화재청은 30일간의 예고 기간을 거친 후 지정 고시할 예정이다. 한편 만재도는 흑산도에서 남쪽으로 52㎞ 떨어져 있으며 목포에서는 105㎞ 떨어진 외딴섬이다. 70명의 주민은 미역 채취 및 낚시어업 등에 종사하며 살고 있다. 만재도는 드라마 '봄의 왈츠', 예능 프로그램 '삼시세끼' 등의 촬영지로도 알려져 걷기 여행 및 낚시 관광객들의 방문이 잦은 곳이다. 박우량 신안군수는 "이번 '신안 만재도 주상절리' 천연기념물 지정을 계기로 세계자연유산 지역인 신안의 훌륭한 지질자원인 만재도의 가치를 널리 알리고 보존 활용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앞으로 흑산 권역의 지질공원 등재 추진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2024-04-09 15:31:26[파이낸셜뉴스] 제주한라수는 가장 먼저 돌하르방을 닮은 귀여운 외형이 눈길을 끌었다. 평범하고 밋밋한 다른 생수병들과 달리 용기 자체가 하나의 소품 혹은 어린아이를 위한 귀여운 장난감처럼 보였다. 제주도 관광지는 물론 서울에서 만나도 색다를 재미를 줄듯 싶었다. 제주 한라수는 ‘물맛 좋은 미네랄 워터’라는 기치 아래, 제주도와 한라산의 청정한 이미지를 연상시키며 제주색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화산섬 제주가 30~40만 년 형성된 화산암반층에 바닷물이 흘러 들어오면서 형성된 제주만의 유일한 수자원인 용암해수로 만들었다. 바닷물이 구멍 뚫린 현무암층을 통해 흘러 들어오기 때문에 용암해수는 자연 여과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 때문에 바닷물이면서 땅 밑에 있어 깊은 바다에서 취수하는 ‘해양심층수’와 화산암반 지대 아래에서 취수하는 ‘화산암반수’의 미네랄을 동시에 함유했다. 물에 녹아 있는 미네랄 종류나 함량에 따라, 그리고 취수원이 지하수인지, 용천수인지, 해양 심층수 인지에 따라 물맛이 달라진다. 우선 칼슘, 칼륨, 규소는 단맛을 마그네슘, 염소 등은 쓴맛을 낸다. 미네랄 함량에 따라 물맛이 결정되기도 한다. 물 1ℓ에 녹아있는 칼슘과 마그네슘 등의 농도인 '경도(물의 세기)'에 따라 연수와 경수로 달라진다. 국내 식수로 시판되는 제품 대부분은 연수이다. 미네랄 함량이 적은 연수는 깔끔하고 부드러우며 목 넘김이 부드럽고, 경수는 미끈거리거나 묵직한 맛이 특징이다. 국내 시장에서는 경도가 120㎎/ℓ보다 낮으면 연수, 그 이상은 경수로 분류되는데 제주 한라수는 미네랄 워터임에도 경도가 40㎎/ℓ에 달하는 연수 제품이다 용암해수는 제주도의 토질 상 가장 양호한 천연 필터로서 현무암으로 정화돼 미네랄 성분 보존이 가능하다. 칼슘, 칼륨, 마그네슘, 규소, 아연 등 희귀한 미네랄 성분과 무기영양소를 풍부하게 함유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제주 한라수는 물맛이 변하지 않도록 매일 2시간마다 시료 샘플을 채취, 연간 1만8000회 깐깐하게 샘플 검사 시행하고 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2024-02-24 11:02:17요즘 부동산 시장의 핵심고객은 자녀가 있는 3040세대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1월~11월 전국 아파트 매매 거래량 38만4,878건가운데, 3040세대의 매매 거래량은 20만2,212건으로 전체의 53%를 차지했다. 전국 아파트 매수자 2명 중 1명 이상이 초,중등 학부모인 셈이다. 이런 가운데 단지 바로 옆 초중등 통합학교가 예정되어있는 '학세권'으로 이루어진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역북동 소재 아파트 '역북 서희스타힐스 프라임시티'가 2월 일반분양을 개시한다. 단지 바로 옆이라 도보 통학이 가능하며 반경 1km 정도에 용인고등학교가 있다. 또 향후 단지 내에 국공립어린이집, 다함께 돌봄센터 등의 운영도 예정되어 있다. 역북 서희스타힐스 프라임시티는 대지면적 3만8,317㎡, 지하 4층, 지상 29층, 총 912세대의 규모를 갖췄다. 전용면적은 실 거주 수요층의 선호도가 높은 59㎡, 74㎡, 84㎡ 등으로 구성된다. 또한 반도체클러스터가 인근에 조성될 예정이다. 현재 용인은 122조 원을 투자하며 추진 중인 SK하이닉스의 반도체 허브, 360조 원을 투자하며 조성 중인 삼성 시스템 반도체 특화 단지 이슈가 있다. 역북 서희스타힐스 프라임시티는 역북지구 상업시설과 가까워 이마트, 롯데마트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용인시청, 세무서, 경찰서, 법원 등 주요 관공서도 인접해 있으며, 차량 10분 거리에 용인세브란스병원이 자리하고 있다. 돌봉산, 단지에서 직접연결되는 등산로 및 산책로도 있고 소공원, 어린이공원 등 단지 내 녹지 비율이 법정 기준(15%)을 훌쩍 뛰어 넘는 38.73%으로 집계됐다. 단지 기준 1km 이내에 에버라인 명지대역, 김량장역이 위치해 있고 경부고속도로, 영동고속도로 용인IC, 제2경부고속도로(예정) 등 진출이 가능하다. 역북 서희스타힐스 프라임시티 관계자는 "4BAY 구조 등 프리미엄 특화 설계를 적용한 가운데 전 세대가 남향으로 배치돼 조망과 채광이 우수한 것은 물론 넓은 동간 거리를 이루어 프라이버시 보호에도 효과적"이라며 "나아가 펜트리 및 드레스룸 설계, 차가 없는 공원형 아파트 조성 등을 통해 주거 만족도를 높인 것이 포인트"라고 전했다. 한편, 역북 서희스타힐스 프라임시티 주택홍보관은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일원에 위치해 있다.
2024-02-23 09:19:47【제주=장인서 기자】 입춘이 지나면서 언제 겨울이었나 싶게 봄바람이 살랑거린다. 아름답고 개성 넘치는 꽃들이 곳곳에 많지만 제주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일찌감치 꽃을 피우며 봄맞이에 나서는 부지런함 때문일 것이다. 제주에서도 평균 기온이 더 높은 동쪽 끝자락에는 천혜의 경관이라 불리는 섭지코지를 따라 리조트 시설들이 대규모로 조성돼 있다. 그중 휘닉스 아일랜드가 운영하는 '유민 아르누보 뮤지엄'은 일본 건축가 안도 타다오가 설계한 건축물로 명성이 높다. 제주의 햇살과 바다, 바람을 모티브로 전혀 새로운 시각으로 제주를 감상하게 돕는다. 건축과 자연, 휴식이 어우러진 휘닉스 아일랜드에서 봄의 미학을 발견해보자. ■'제주를 품은' 유민 아르누보 뮤지엄 휘닉스 아일랜드 제주의 시설 가운데 가장 먼저 유민 아르누보 뮤지엄을 찾은 데에는 건축가의 명성이 한몫했을 것이다. 안도 타다오는 섭지코지를 두고 "아주 매력적인 땅"이라고 극찬했으며, 그가 설계한 뮤지엄과 글라스하우스에 제주에서 느낀 핵심 요소를 담아냈다. 뮤지엄은 리조트 객실 동에서 전동차로 5분 정도 거리에 있다. 리조트에서 뮤지엄까지는 자연 지형을 따라 완만한 경사로 오르락내리락 또는 구불거리는 길이 이어져 산책 삼아 걷는 재미가 있다. 뮤지엄의 외관은 노출 콘크리트로 지어진 벙커 같은 느낌을 준다. 내부로 진입할수록 공간이 열리고 확장되며 다채로워진다는 점에서 안도 특유의 건축양식을 엿볼 수 있다. 지상의 아담한 연못은 한라산의 백록담을, 미술관으로 향하는 지그재그 모양의 길은 제주의 중산간을, 벽천폭포는 제주 해안을 각각 상징한다. 벽천폭포로 가는 길에 '삼다의 정원'을 만날 수 있다. 돌·여인·바람을 주제로 각각 삼각, 사각, 원형의 구도 안에 현무암, 꽃, 억새로 꾸몄다. 특히 사각 콘크리트 벽 내부로 걸어 지나가는 '바람의 정원'에서는 주변 시야가 제한돼 억새가 바람에 부대끼는 소리를 생생하면서도 느릿하게 체감할 수 있다. 이어 진입한 벽천폭포 전방으로는 푸른 하늘이 펼쳐지며 이색적인 대비감을 보여준다. 좌우 벽 구조물 위로 물이 흘러내리는 폭포를 지나 출구 앞에 다다르면 가로로 긴 직사각형 모양의 슬릿창(뷰파인더)이 나타난다. 현무암으로 만든 자연 액자인 셈인데, 그 사이로 보이는 바다와 성산일출봉의 자태가 그림처럼 아름답다. 사계절을 모두 지켜본 이지연 학예사는 "뷰파인더에서 바라보는 봄의 풍경은 푸른 바다와 노란 유채꽃이 어우러져 향긋한 봄 내음이 가득하다"며 "계절에 따라 변화하는 자연의 풍경을 감상하기에 좋은 장소"라고 설명했다. 돌담을 낀 좁은 폭의 하늘길을 지나면 유민 홍진기 선생(1917~1986)의 아르누보 컬렉션이 전시된 지하 공간으로 진입할 수 있다. 모더니즘 건축물과 어우러진 프랑스 낭시파의 1890~1910년대 유리공예 작품들을 감상하는 동안 현대와 과거를 아우르는 일상예술의 미학을 느낄 수 있다. ■가족 휴양형 리조트 '휘닉스 아일랜드' 서귀포시 성산읍에 위치한 휘닉스 아일랜드는 지난 2008년 6월 개장한 이래 가족 또는 비즈니스 고객들이 선호하는 휴양 리조트로서 인지도를 쌓아왔다. 섭지코지를 자연정원으로 품고 있는 만큼 리조트 주변 곳곳을 자유여행으로 누빌 수 있다는 점이 최고의 강점이다. 리조트 객실은 콘도형 3개동(오렌지·블루·레드) 300실과 오션뷰 회원제 별장인 힐리우스 50세대로 나뉜다. 여기에 안도 타다오가 건축한 뮤지엄과 '글라스하우스', 스위스 건축가 마리오 보타가 설계한 회원 전용 클럽라운지 '아고라', 사계절온수풀, 한식 및 퓨전 F&B 시설이 더해져 편안한 휴양을 즐길 수 있다. 뮤지엄과 가까운 글라스하우스 2층은 파인 다이닝을 선보이는 민트레스토랑으로 운영되고 있다. 미슐랭 가이드에서 인정받은 김진래 셰프의 특별 코스요리를 오션뷰와 함께 차분하게 즐길 수 있다. 1층에는 셀프사진관이 있는 민트스튜디오와 카페가 자리잡고 있다. 또 글라스하우스 인근에서 섭지코지 대표 포토존으로 꼽히는 방두포등대, '그랜드 스윙'을 만날 수 있다. 동그란 조형물 안에 쏙 들어오는 성산일출봉과 그네 덕에 인생사진을 건질 수 있다. 휘닉스 아일랜드 제주는 가족 고객 비중이 60%에 달해 부대시설과 액티비티도 이들의 기호에 맞춰져 있다. 대표적으로 오렌지동 1층에 마련된 '키즈 플레이 라운지'를 꼽을 수 있다. 오전부터 늦은 저녁까지 키즈케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색종이 접기부터 키링 만들기, 동물 먹이주기, 쿠킹 클래스, 야광 파티 중 취향에 맞게 고른 뒤 라운지에서 사전 예약하면 된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2024-02-15 19:40:371월 7일이지만 새해를 맞았다는 흥분이 이미 희미해졌다. 크리스마스의 흔적처럼 보인 것은 거실 한구석에서 부서질 듯 버쩍 마른 발삼종의 나무 한 그루뿐이었다. 장식을 걷어 내고 줄 조명은 풀어냈으며 꼭대기의 별 장식도 뗐다. 벽장에서 판지로 된 보관함을 꺼내 작업을 시작했다. 그랬다. 연말연시는 지나갔고 내게는 심각한 겨울철 우울증이 있었다. 두툼한 코트, 목도리, 방한용 귀마개가 달린 모직 뜨개 모자로 중무장하고 묵직한 부츠를 신고서 구부정한 자세로 터덜터덜 발걸음을 옮겼다. 내가 사는 브루클린의 중심가 5번가를 따라 누군가 빨간색 철망으로 된 쇼핑 카트에 수명이 다한 크리스마스트리를 싣고 미는 모습을 보는 건 매일 있는 일은 아닐 거다. 살을 에는 듯한 추위에도(기온은 0도에서 간신히 몇 도 웃도는 정도였다) 그린우드 하이츠 시민들 위에서 해가 환히 빛났다. 그저 햇볕이 나도 좀 더 따뜻이 녹여 주기를 바랐다. 약간 경사진 비탈 위로 묘지의 고딕풍 정문에 달린 높고 화려한 첨탑이 내 앞에 우뚝 서 있었는데, 빅토리아 시대의 소설책 표지에서나 볼 법한 모습이었다. 손으로 쓴 안내판을 따라 뿌리 덮개 재료 수거 장소까지 가서 좁은 길을 따라 원을 그리듯 카트를 움직였다. 소수의 사람이 큼지막한 파카와 목도리 차림으로 모여서 자기들의 크리스마스트리가 치퍼(나무를 잘게 자르는 기계)를 통과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나는 차마 볼 수 없어서 내 크리스마스트리를 내려놓고 집으로 향했지만, 무엇인가가 날 멈춰 세웠다. "끄아악! 끄악!"이라고 들었다. 무엇이었을까? 분명 비둘기는 아니고, 참새나 찌르레기도 아니었다. 이 도시에서 거의 평생을 보낸 내가 아는 어떤 새의 소리와도 딴판이었다. 위를 올려다보고는 눈을 믿을 수 없었다. 나무에서 아주 작고 열두 마리도 넘는 선명한 초록 앵무새를 찾아냈다. 배는 옅은 회색에 부리는 노란빛이었고, 잎이 다 떨어진 가지 위에 앉아 있었다. 문루 첨탑에서 더 많은 새 소리가 들렸다. 조각을 새긴 돌 벽감보다 훨씬 위에서 자그마한 에메랄드 빛 머리들이 둥지 밖으로 삐져나와 있었다. "끄아악! 깍! 끄악!" 야생 앵무새야! 브루클린 한가운데서? 1월인데? 자라는 동안 도시의 야생 앵무새 얘기를 간혹 듣긴 했지만, 맨해튼 지하 하수도에 산다는 알비노 악어처럼 도시 괴담 정도로 치부했다. 하지만 저기에 앵무새가 형형색색의 눈부신 모습으로 있었다. 새들은 민첩하면서도 우아하게 첨탑에서 나무로 날아갔다가 되돌아오며 줄곧 활기차게 지저귀었다. 나를 포함하여, 크리스마스트리로 뿌리 덮개를 만들려고 온 모든 사람이 하늘을 향해 고개를 들었다. "저기 또 한 마리가 있어요!" 어린 소녀가 손가락으로 위를 가리키며 아빠에게 말했다. "아, 그렇구나. 퀘이커 앵무 종인 것 같아. 수도사 앵무새라고도 하지." 박식한 브루클린 주민이 설명했다. 앵무새들은 물론 수도사처럼 조용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그 이름은 꼭 맞았다. 1월의 추운 어느 날, 분주한 대도시 한복판에 예기치 못하게 나타난 앵무새는 신비롭고 심지어 성스러운 무언가가 있었다. 곧 낯선 이들로 이루어진 무리의 마지막 한 사람까지 앵무새의 별난 몸짓에 집중했다. 앵무새는 남을 즐겁게 하는 재주를 타고났다. 모든 새가 각자 뚜렷한 개성을 지닌 것 같았다. 내가 어떻게 집에 갈 수 있겠는가? 갑자기 바깥 날씨가 그렇게 춥게 느껴지지 않았다. 기온은 전혀 오르지 않았는데 말이다. 거의 한 시간 동안 그린우드 공동묘지에 머물며 앵무새들이 급강하하다가 놀기도 하고 공들여 지은 둥지에서 법석을 떠는 모습을 구경했다. 고층 빌딩과 지하철, 도시의 혼잡함 속에서는 종종 자연에서 동떨어져 있다고, 자연에 무심하다고 느낀다. 하지만 그럼에도 집에서 열 블록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자연을 찾았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자연이 날 찾은 셈이다. 윌리엄 워즈워스의 시에 등장했으며, 훗날 C. S. 루이스가 회고록의 제목으로도 썼던 놀라운 세 단어를 떠올렸다. '예기치 못한 기쁨.' 바로 정확히 내 기분이었다. 기쁨. 연말연시를 비롯하여 경탄과 경이의 감정이 주는 기쁨을 계속 간직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런 감정은 내 손이 닿지 않는 곳으로 흘러간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브루클린의 야생 앵무새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는 점을 일깨워 주었다. 도시에서도 자연은 절대 멀지 않다. 그리고 우리에게 내어줄 독특하고도 아름다운 강렬한 기쁨으로 깜짝 놀라게 할 준비가 언제나 되어 있다. ■ The Parrots of JanuaryThe seventh of January, and already the excitement of starting a new year had faded. All that seemed to remain of Christmas? A brittle, dried-up balsam tree in a corner of my living room. I took down the ornaments, unraveled the strings of lights and unhooked the star from the top. I pulled the cardboard storage boxes out of the closet and got to work. Yes, the holiday season was over, and I had a serious case of wintertime blues. Bundled in a thick coat and scarf, and a knit wool hat with earflaps, I trudged down my stoop in heavy boots. I suppose it's not every day you see someone pushing a red, wire-mesh shopping cart loaded up with an expired Christmas tree down Fifth Avenue, the "Main Street" of my Brooklyn neighborhood. Despite the bitter cold-the temperature hovering just a few degrees above freezing-the sun shone brightly on the citizens of Greenwood Heights. I just wished it could do a better job of warming me up. The high, ornate spires of the cemetery's Gothic gatehouse rose before me up a slight hill, like a vision from the cover of a Victorian novel. I followed the handwritten signs to the mulching station and looped my cart around the path. A small group of people had gathered in bulky parkas and mufflers, watching their trees go through the chipper. I couldn't bear to look. I dropped mine off and turned toward home, but something stopped me in my tracks. "Grr-rak! Grrak!" I heard. What was that? Definitely not a pigeon-nor was it a sparrow, nor a starling. It was utterly unlike the sound of any of the birds I knew from nearly a lifetime in the city. I looked up and could hardly believe my eyes: In the trees, I spied more than a dozen diminutive, vivid-green parrots with pale-gray bellies and yellow beaks, perched on bare branches. I heard more squawking coming from the gatehouse spires. Way up in carved stone niches, tiny emerald heads poked out of nests. "Grr-rak! Grrak! Grr-rak!" Wild parrots! In the middle of Brooklyn? In January? I'd heard stories about wild parrots in the city from time to time when I was growing up. I'd almost written them off as urban legends-like the albino crocodiles that are said to dwell in the sewers beneath Manhattan. But there the parrots were, in all their colorful glory. The birds flew swiftly and gracefully from the spires to the trees and back again, chattering exuberantly the whole time. All the folks who had come to have their trees mulched lifted their heads to the skies, including me. "There's another one!" a little girl said to her dad, pointing up. "Ah, yes," a knowledgeable Brooklynite explained, "I believe they are members of the species Myiopsitta monachus-monk parakeets." They certainly weren't as quiet as monks, but still, the name seemed just right: There was something magical, something sacred even, about their unexpected presence in the midst of a hectic metropolis on a cold January day. Soon every last person in this group of strangers was riveted by the parrots' antics. They were natural entertainers. Each bird seemed to have its own distinctive personality. How could I possibly go home? Suddenly, it didn't even feel so cold outside anymore, though the temperature hadn't risen at all. I lingered at Green-Wood Cemetery for the better part of an hour, observing the parrots swoop and play and fuss over their elaborately crafted nests. Amid the skyscrapers and subways and hustle and bustle of the city, I often feel distant from nature, detached. Yet somehow I'd found nature-or rather, it had found me-less than 10 blocks from home. I thought of those three startling words from a poem by William Wordsworth, which was later used by C. S. Lewis as the title of his memoir: Surprised by Joy. That's exactly how I felt. Joy. It can be difficult to sustain the joy held out by the holidays, the feelings of wonder and astonishment. I thought I'd let those feelings slip beyond my grasp. But the wild parrots of Brooklyn reminded me that all things are possible. Even in the city, nature is never far away, and it is always ready to surprise us with the powerful joy that it is uniquely and beautifully equipped to bestow. 글·사진=가이드포스트
2024-01-02 18:37:43[파이낸셜뉴스] 일본 정부가 지난 24일 중국의 일본 수산물 수입 금지 조치와 일본인을 겨냥한 중국발 항의 전화 등을 문제 삼아 일본 주재 중국 대사를 불러 항의했다. 일본 정부는 중국 정부와 중국인들의 행동에 유감이라고 밝혔다.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오카노 마사타카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은 28일 우장하오 주일 중국대사를 도쿄 외무성으로 불러 "중국의 일본산 수산물 수입 규제 조치는 과학적인 근거에 기반을 두지 않아 지극히 유감"이라고 항의했다. 이어 일본산 식품에 대한 수입 규제 조치의 즉시 철폐를 재차 요구했다. 오카노는 동시에 후쿠시마 제1 원자력 발전소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최근 중국에서 일본으로 괴롭힘 전화가 다수 걸려 오는 것에 상황 역시 "매우 유감"이라고 항의했다. 일본은 지난 24일 후쿠시마현 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소에서 원자로 냉각을 위해 사용한 냉각수와 지하수 등이 섞인 물을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처리한 ‘오염수’를 바다에 버리기 시작했다. 중국 정부는 이를 강력히 비판하며 당일 일본산 수산물의 수입을 전면 중단했다. 중국에서는 반일감정이 증폭되고 있으며 24일 중국 산둥성 칭다오 소재 일본인 학교에는 중국인들이 던진 돌이 날아왔다. 다음날 장쑤성 쑤저우의 일본인 학교에도 여러 개의 계란이 날아들었고 상하이 일본인 학교에는 오염수 방류에 항의하는 전화가 걸려 왔다. 칭다오 일본총영사관 인근에서는 일본인을 경멸하는 단어 등을 크게 쓴 낙서가 확인됐다. 오카노는 중국에 체류하는 일본인이나 일본 공관의 안전 확보에 만전을 기해줄 것을 중국 정부에 강하게 요구했다. 중국인들의 항의는 일본 본토에서도 이어졌다. 후쿠시마 현지 행정관청과 도쿄 에도가와구의 공공시설 등지에는 오염수 방류 이후 중국에서 항의하는 전화가 쇄도하고 있다. 중국인들은 오염수 방류에 항의하며 욕설을 하는 등 업무를 방해했다. 테레비아사히에 따르면 도쿄 아사쿠사의 한 라멘 가게에는 본점이 후쿠시마에 있다는 이유로 지난 25일부터 하루 300건 이상, 총 1000건 가까운 항의전화가 쏟아졌다. 일본 정부의 대변인을 맡고 있는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28일 오전 기자회견에서 “중국 국민들에게 냉정한 행동을 호소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사안이 발생한 것은 지극히 유감스럽고 우려된다"고 말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3-08-28 16:30:43[파이낸셜뉴스] 경북 예천에서 집중 호우로 인한 산사태로 마을 전체가 토사에 휩쓸리고 충북 오송에서 인재로 인근 제방둑이 무너지면서 지하차도가 물에 잠겨 다수의 희생자가 발생하는 등 전국적으로 인명피해가 늘고 있다. 산림청, 행정안전부 등 관계당국은 위험신호를 확인하는 즉시 대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산사태, 지하차도 침수 등 대형 사고로 인명 사상 잇따라 17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기준 집중호우로 인한 사망자는 총 39명으로 집계됐다. 예천, 봉화 등 산사태 피해가 집중된 경북이 19명으로 가장 많았고 궁평2지하차도 침수 사고가 발생한 충북 15명(오송 12명) 등에 피해가 집중됐다. 산림청은 지난달 말부터 시작된 장마로 지반이 약화한 가운데 지난 13일부터 집중호우가 또 내려 산사태가 잇따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산림청에 따르면 경사면에서 갑자기 많은 양의 물이 샘솟거나 평소 잘 나오던 샘물이나 지하수가 멈출 때 산사태 위험 신호로 봐야 한다. 지하수가 통과하는 토양층에 이상이 생겼다고 볼 수 있어 즉시 대피해야 한다. "산사태시 무너지는 방향 옆으로 피해 높이 이동해야" 산허리 일부에 금이 가거나 내려앉을 때, 바람이 없음에도 나무가 흔들리거나 넘어질 때, 산울림·땅울림이 들릴 때도 산사태 조짐이 있거나 이미 시작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산사태가 발생하면 돌, 흙이 떨어지는 방향에서 옆으로 이동해 가장 높은 곳으로 올라가야 한다. 건물 안에서는 화재를 막기 위해 가스 밸브와 전기를 차단하고 대피해야 한다. 대피할 수 없을 경우 산과 멀리 있는 높은 층 방으로 이동 후 머리를 보호하고 119에 신고해야 한다. 차량바퀴 3분2 잠기기 前 탈출이 최우선 차가 침수된 경우 차량을 버리고 탈출하는 게 최우선이다. 행정안전부 국민재난안전포털 등에 따르면 운전 중 급류 하천에 고립되면 비상탈출 망치, 자동차시트 목 받침대 지지봉, 안전벨트 체결장치(클립) 등 단단한 물체로 차량 유리창을 깨고 탈출해야 한다. 침수가 시작된 지하차도에는 진입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 야간에 침수 여부를 확인할 수 없거나 오송지하차도처럼 경사가 가파른 곳은 우회하는 게 안전하다. 급류로 다리가 잠긴 경우에도 진입하면 안 된다. 차량 운전 중 급류 하천에 휩쓸리면 급류가 밀려오는 반대쪽 문을 열고 탈출해야 한다. 문이 열리지 않거나 내릴 수 없는 경우 창문 모서리를 힘껏 치거나 발을 사용해 유리창을 깰 필요가 있다. 창문을 미리 조금 열어 놓으면 깨뜨리기 쉽다. 차량에서 탈출하면 가까운 둑 위로 대피해야 한다. 도로가 침수된 경우 맨홀을 피해 운전하고 침수 정도를 확인하기 힘든 밤이나 물이 흐르는 속도가 빠른 곳에서 운전을 피해야 한다. 타이어가 3분의 2 이상 잠기기 전에 차량을 안전한 곳으로 이동하고, 침수로 시동이 꺼진 경우 당황하지 말고 창문과 선루프를 열어 탈출 경로를 마련해야 한다. 창문을 미리 열지 못했다면 차량 내·외부 수위 차이가 30cm 이하가 돼 문이 열리기 용이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신속하게 탈출해야 한다. 정부는 이번 호우로 다수의 인명피해가 발생한 지역에 대해 특별재난지역 선포 등을 검토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중대본 회의 모두발언에서 "특별재난지역 선포 등 정책 수단을 모두 동원해 후속 조치를 신속하게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되면 피해 복구비 일부를 국비로 지원받고 공공요금 감면 등이 가능하다. unsaid@fnnews.com 강명연 기자
2023-07-17 10:19: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