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이명균 교수 연구팀이 수천개의 은하를 포함하는 처녀자리 은하단에서 은하에 소속되지 않은 채 고립돼 있는 구상 성단들로 구성된 거대 구조를 발견, 지도로 만들었다. 구상 성단은 지난 20여년간 과학계에서 이론적으로만 예측됐던 것으로 관측을 통해 검증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처녀자리 은하단(왼쪽 사진 큰 사각형 내)에서 관측된 구상 성단 지도(오른쪽). 붉은 색일수록 구상 성단이 많이 있음을 나타낸다. 가로 폭은 1000만광년에 해당한다. 녹색 또는 밝은 하늘색으로 된 구상 성단들은 대부분 은하(집)가 없이 고립된 구상 성단들이다. 이번 연구는 은하의 형성과 진화 및 구상 성단의 기원을 밝힐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연구 결과는 세계 최고 권위의 과학 저널인 ‘사이언스’지 11일(현지시간)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talk@fnnews.com 조성진기자
2010-03-11 22:40:03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이명균 교수 연구팀이 수천개의 은하를 포함하는 처녀자리 은하단에서 은하에 소속되지 않은 채 고립돼 있는 구상 성단들로 구성된 거대 구조를 발견, 지도로 만들었다. 구상 성단은 지난 20여년간 과학계에서 이론적으로만 예측됐던 것으로 관측을 통해 검증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처녀자리 은하단(왼쪽 사진 큰 사각형 내)에서 관측된 구상 성단 지도(오른쪽). 붉은 색일수록 구상 성단이 많이 있음을 나타낸다. 가로 폭은 1000만광년에 해당한다. 녹색 또는 밝은 하늘색으로 된 구상 성단들은 대부분 은하(집)가 없이 고립된 구상 성단들이다. 이번 연구는 은하의 형성과 진화 및 구상 성단의 기원을 밝힐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연구 결과는 세계 최고 권위의 과학 저널인 ‘사이언스’지 11일(현지시간)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talk@fnnews.com 조성진기자
2010-03-11 22:06:27<인터넷 엠바고 12일 04시(새벽)> <11일자 정과부 화상에 사진 있음>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처녀자리 은하단의 구상 성단 지도를 만들어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이명균 교수 연구팀이 수천개의 은하를 포함하는 처녀자리 은하단에서 은하에 소속되지 않은 채 고립돼 있는 구상 성단들로 구성된 거대 구조를 발견했다고 11일 밝혔다. 지난 20여년간 과학계에서 이론적으로만 예측된 구상 성단의 거대 구조를 관측을 통해 세계 최초로 검증한 것이다. 구상 성단은 약 백만개의 별이 축구공처럼 둥글게 모여 있으며, 크기는 40광년이나 된다. 구상 성단은 평균 나이가 120억년으로 우주 나이와 비슷해 우주 초기 진화 상태를 연구할 때 중요한 역할을 한다. 구상 성단은 주로 은하에서 발견된다. 우리 은하는 약 160개의 구상 성단을 거느리고 있다. 태양도 우리 은하에 있는 별 중 하나이다. 연구진은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처녀자리 은하단을 연구대상으로 삼고 지구 하늘의 4분의 1을 탐사 관측해 모아 놓은 ‘슬로운 전천 탐사(The Sloan Digital Sky Survey)’ 자료를 분석했다. 그 결과 처녀자리 은하단 내에 은하보다 훨씬 거대한 구조를 이루는 수백만 광년 규모의 구상 성단계를 찾아내 이를 지도로 만들었다. 이명균 교수는 “구상 성단은 은하 주위를 공전하는데 은하와 은하 사이에 은하(집) 없는 구상 성단이 존재하고 이들은 은하보다 훨씬 거대한 구조를 이루고 있다”면서 “우주에서 최초로 태어난 별과 은하의 비밀을 밝힐 수 있는 단서를 마련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우주에서 새로운 종류의 거대 구조를 발견한 것으로 은하의 형성과 진화 및 구상 성단의 기원을 밝힐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연구결과는 세계 최고 권위의 과학 저널인 ‘사이언스’지 11일(현지시간)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talk@fnnews.com조성진기자
2010-03-11 19:39:38[파이낸셜뉴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아이 사진을 올리지 않아 시어머니로부터 혼났다는 사연이 올라왔다. 지난 1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SNS에 아이 사진 안 올린다고 혼났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A씨는 "아이 낳기 전부터 누가 저한테 애 사진 보내는 거 정말 싫어했고 남의 애를 눈으로 보는 것도 별로 안 좋아했다"며 "나도 내 아이만 예쁘고 남의 애는 안 예쁘다"고 운을 뗐다. 이어 "SNS 계정이 총 두 개인데 하나는 전체 공개로 제 일상을 공유한다. 나머지 비공개 계정에 딸 사진을 올린다"며 "내 딸 얼굴 팔리는 게 싫고 범죄도 자주 일어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아이 사진으로 도배해서 남들 눈을 피로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A씨의 SNS 계정을 모두 팔로우 하고 있던 시어머니가 남편과 A씨를 불러 이를 지적한 것이다. A씨는 "시어머니가 전체 공개 계정에 아이 사진 올리면 안 되냐고 물었다"며 "제가 '저와 남편 둘 다 그럴 생각 없다'고 하자 '남들이 보면 아이 없는 처녀인 줄 알겠다. 애 엄마가 너무 철이 없고 모성애도 없어 보일 것 같으니 전체 공개 계정에도 아이 사진을 올려라'고 강요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유부녀인 거 모르는 사람들 없는데다 범죄 때문에 걱정된다고 했는데 시어머니는 '어른이 말하는 건 그럴 만해서 말하는 건데 왜 이렇게 말을 안 듣냐'고 버럭 화를 내셨다"고 토로했다. A씨는 "그날 식사 자리가 남편 생일이라 모인 건데 결국 남편이 어머님과 싸우고 안 좋게 끝났다"며 "제가 뭐 소문난 효부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못된 며느리도 아니었는데 저런 말까지 들어야 하나 싶다"고 덧붙였다. 이에 누리꾼들은 "요즘 딥페이크 난리인 거 시어머니는 모르냐. 뉴스 좀 보라고 해라" "시어머니랑 맞팔을 한 게 문제" 등과 같은 반응을 보였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10-18 17:26:14화해와 치유의 작가 신달자 시인이 매달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고단한 삶에 아프고 지친 이들을 위한 위로의 글을 전해드립니다. 시인은 시뿐 아니라 수필, 소설까지 넘나들며 많은 사랑을 받은 국내 대표적 여성 문학인입니다. 삶의 지독한 고통 속에서 끌어낸 절절한 이야기들은 지금도 수많은 독자들의 가슴에 남아 있습니다. 팍팍한 시대 시인과 함께 따뜻한 걸음을 할 수 있길 바랍니다. <편집자주> 나에게 가장 많은 것은 '타인의 생각'이다. 인간의 성장은 타인의 생각으로 이루어진다. 나도 타인의 생각으로 여기까지 왔다. 아기, 어린이, 학생, 청소년, 처녀, 아줌마, 선생님, 노인, 어른, 할머니까지 오는 데 가장 많은 영양분은 '타인의 생각'이었다. 학교에서 배우는 과목 모두가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익히고 배우는 과정이다. 자신의 생각 하나로 인간 사회 안에서는 생활이 어렵다. 타인의 생각을 받아들일 때 내 생각이 설 자리가 생긴다. 그것이 사회인이 되는 과정이고, 그것을 인간의 품성이고 인격이라고도 한다. '타인의 생각'으로 성장한 우리, 남을 존중할 때 내 설자리도 생겨 그것이 인간의 품성이고 인격 타인의 생각을 가장 편안하고 내 것으로 가질 수 있는 방법은 바로 책과 신문이었다. 한 달에 책 3권, 하루에 3개의 신문만 읽어도 하루의 영양은 벅차고 넘친다. 좋은 생각, 알아야 할 지식, 반드시 나도 실천해야 할 일들이 책과 신문 안에는 있다.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이야기를 만나면 신문값을 더 내고 싶어진다. 이렇게 '타인의 생각'으로 정신의 영양을 채우면서 산 결과 중에 중요한 하나는 '삶의 너울'이다. 생명은 물속에서 태어나서일까. 삶에는 분명 파도가 있다는 것이다. 그 뼈대가 고통이다. 우리는 기쁨, 즐거움, 환희를 좋아하고 그것이 왔을 때 오는 미소, 웃음소리, 벅찬 충만감을 좋아하고 그것을 갖기 위한 '희망'이란 말, '소망'이란 말을 좋아한다. 그런데 인생사는 기쁨, 즐거움, 환희가 절대로 공짜로 주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밤 다음에 아침이 오고, 겨울 다음에 봄이 오고, 고통 그다음에 생명을 얻듯이 내가 무엇인가 견디고 이를 악물었을 때 그다음에 기쁨과 즐거움과 환희가 온다는 것은 거의 철칙처럼 보였다. 그리고 인간에게 누구나 반드시 죽음이 온다는 것도 사무치게 두려운 경고라는 것을 신문에 실리는 부고란이나 책에서 많이 보아 온 사례인 것이다. 누가 신문을 잘 차려진 밥상이라고 했던가. 이 밥상에서 밥과 국은 기쁨과 고통이라고 생각된다. 기본 주제라는 이야기다. 우리 삶에는 분명 파도가 있어 고난 뒤 '철칙'처럼 따라오는 건, 기쁨이라는 벅찬 충만감 '부잣집 딸' '장미집 딸'이라는 이름을 들으며 성장했고 여고 시절을 부산에서, 대학은 서울에서 다니며 시골 여학생이었던 나는 어머니의 외로움을 빼고는 고통이라는 것을 몰랐다. 용돈은 넉넉해서 여고 시절 부산의 부자 냄새가 나는 청탑 그릴에서 친구들을 데리고 함박스테이크를 먹었고 신나게 돈을 냈다. 그러나 그렇게 잘나가지 못했다. 아버지의 사업이 와르르 무너졌고, 우리 가족도 더불어 무너졌다. 결혼생활도 막막했다. 아이 셋을 낳고 막내가 두 살 때 남편이 쓰러졌고, 우리 가족은 모두 땅바닥을 기어야 했다. 다음 해 시어머니가 쓰러져 내 옆방에 누우셨고, 나는 거대환자 두 명과 아이들이 있는 집에 상상도 할 수 없었던 가장(家長)이 되어 있었다. 그러나 나는 생각한다. 내게 그런 악몽의 시간들이 없었으면 내 자신의 삶의 진로에 대해 어려운 것은 슬쩍 피했을 수 있다. 삶을 싸움이라고 인식할 때 단 한 번도 남에게 이겨 본 적 없는 무능한 내 도전력에 근육이 붙기 시작한 것도 무너져 보았기 때문일 것이다. 내 삶이 팍팍한 사막이었을 때도 물줄기가 있다는 확신 버리지않아 그 믿음이 나를 여기까지 데려와 '타인의 생각'으로 성장하면서 얻은 지식은 금덩어리하고는 무게가 달랐다. 보이지 않는 도전 속에 목표설정이 이루어지고, 지금의 부끄러움을 허용하고, 내일 미래의 부끄러움을 용서치 않는 경건한 자기약속을 쌓아가는 것이다. 한때 나는 6인용 입원실 변기 위에서 글을 썼고 한 시간 안에 적어도 열 번은 더 문을 열고 나갔다 들어갔다. 그래도 썼고 그래도 희망을 믿었다. 이상하지. 그 캄캄한 시간에도 빛이 존재함을 의심하지 않았다. 운명의 뺨을 내리치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뺨을 치는 에너지를 그런 것에 빼앗기고 싶지 않았다. 내가 그린 삶의 길이 팍팍한 사막이었지만 반드시 물줄기가 흘러 올 것이라는 확신에 매달렸다. 그 확신이 내가 바라는 지점에 데려다줄 것을 나는 믿었던 것이다. 그래도 푸른 하늘이, 그래도 시퍼런 나무들이, 그래도 태양이, 그래도 달이 별이, 그래도 찬란한 꽃들이, 그래도 처절함으로 작은 생명들에게 위로를 주는 예술품이 함성을 지르고 있거니. 그래도 '타인의 생각'을 존중하며 믿고 가는 사회가 있으리라는 믿음으로 밥을 씹었다. 그러니'타인의 생각'의 주인공들의 경험이야말로 말로, 글로 남긴 그 소중한 자산이야말로 살이 으스러지도록 간절함으로 살아가려는 사람들에게 얼마나 축복된 것인가를 나는 지금도 눈물겹도록 되새긴다. 타인의 생각이여! 스승이여! 생명으로 태어나 가장 존귀한 인연들이여! 감사합니다. ■신달자 시인은... 1943년 경남 거창에서 태어났다. 숙명여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64년 '여상' 여류신인문학상 수상으로 등단한 뒤 1972년 박목월 시인 추천으로 재등단했다. 평택대 국문과 교수, 명지전문대 문창과 교수, 한국시인협회장 등을 지냈다. 은관문화훈장, 대한민국문학상, 한국시인협회상 등 화려한 문학상 수상 경력이 있다. 시집 '봉헌문자' '아가' '겨울축제' 등을 냈다. 수필집 '백치애인', 소설 '물 위를 걷는 여자' 등은 선풍적 인기를 끌며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jins@fnnews.com 최진숙 기자
2023-01-17 18:10:19【파이낸셜뉴스 평창=서백 기자】 한전이 강원도 16개 마을을 돌며,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이동형 사진관이 지역주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고 있다. 10일 한전에 따르면 이번 사업은 한전(갈등민원관리실/동해안신가평특별대책본부/경인건설본부/강원본부)과 강원도 사회복지협의회가 협업으로 시행, 삼척,정선,영월.평창 등 강원도 4개 시·군 16개 마을 어르신들의 무병장수와 행복을 기원하는 이동형 사진관이다. 이번 이동형 사진관 사업 (바퀴달린 청춘 사진관)은 거동이 불편하고 교통여건이 열악한 농촌 지역 어르신들을 위하여 2.5톤 트럭을 스튜디오 사진관으로 제작하여 전문사진사, 미용사가 마을을 직접 찾아가 헤어, 메이크업 등 미용 서비스 후 장수사진을 촬영하고 액자를 제작하여 직접 전달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은 지난 9월말 영월군 상동읍 3개 마을을 시작으로 진행된 사업은 2개월동안 한전 직원/전문수행기관 인원 200여명이 참여하였고 16개 마을, 350여 명의 어르신들이 함께 하셨다. 이번 사업이 진행되면서 오랜만에 한복과 양복을 곱게 차려입으시고 촬영에 참여하신 어르신들은 “코로나 이후 마을주민이 모일 수 있는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 행사를 계기로 한 자리에 모여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화장을 안한 지 오래되었는데 한전에서 해주니 처녀때로 돌아간 기분이다”, “몸이 불편해서 사진을 찍으려면 읍내까지 나가야해서 불편했는데 직접 찾아와줘서 감사하다” 고 전하며, 촬영 후 귀가하시는 어르신들의 장수를 기원하며 국수 선물세트를 전달해드리는 등 끝까지 훈훈한 행사 분위기속에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한편, 한전은 앞으로도 지역주민들과 함께하는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할 예정이다. syi23@fnnews.com 서백 기자
2022-11-10 14:28:21[파이낸셜뉴스] 본초여담(本草餘談)은 한의서에 기록된 다양한 치험례나 흥미롭고 유익한 기록들을 근거로 이것을 이야기형식으로 재미있게 풀어쓴 글입니다. <편집자 주> 먼 옛날, 한 노령의 의원이 지방에 있는 친척 집을 방문할 일이 있었다. 의원은 풍경도 감상할 겸 서두르지 않고 걸어서 이동했다. 그런데 해가 중천을 넘어서자 오랜 시간동안 걸어서인지 다리가 무겁고 피로하여 한 마을의 객점(客店) 툇마루에 앉아 쉬게 되었다. 객점은 마을의 높은 곳에 위치해서 앉아서 쉬며 보는 경치도 볼 만 했다. 사람들도 별로 없고 한적하여 멍하니 앉아 시도 한 수 짓고 졸기도 하니 벌써 저녁이 되었다. 의원은 날도 저물어 그날은 이 객점에서 하룻밤 묵고 가기로 했다. 저녁이 되자 계집종이 호롱불을 밝히고 주모는 시키지도 않은 저녁 밥상을 들였다. 주모가 생각컨데 피곤해 보이는 노인을 보아하니 오늘 밤은 객점에서 묵을 수 밖에 없을거라 여겼다. 의원이 국물을 떠서 먹어보고 나물 맛을 음미하면서 한참 식사를 하고 있는데, 어디선가 갑자기 앓는 듯한 신음소리가 들렸다. 의원은 “주모, 혹시 이곳에 심한 병을 앓는 사람이 있는가?”하고 물으니, 주모가 얼굴을 찡그리고 한 숨을 쉬면서 대답했다. “제 나이 40에 겨우 딸자식 하나 두었는데, 시집갈 나이가 되었는데 갑자기 앓아누웠습니다. 무슨 일이냐고 물어도 답도 안 하고 방 안에만 틀어박혀 꼼짝도 안 하고 벌써 2달 동안 신음소리만 내면서 저러고 있으니 걱정이 말이 아닙니다. 한번은 액사(縊死, 목을 매 죽다)할 뻔한 적도 있었습니다요.”라고 했다. 의원은 “모든 병은 원인이 있는 법인데, 무슨 까닭인지 모르는가?”하고 묻자, 주모는 “뭔 일인지 당최 말을 하지 않으니 고문이라도 하지 않으면 모르겠소. 마치 종이에 먹인 기름 마냥 점점 병이 깊이 스며들고 무거워지고 있습니다요.”라고 하였다. 의원은 “그럼 혹시 내가 귀신같은 의원을 한 명 소개해 주면 진찰을 받도록 해 볼 텐가?”하고 물었다. 그런데 주모의 눈빛이 부싯돌이 켜지듯이 반짝이더니 갑자기 “아이고 감사합니다. 어르신. 제가 어젯밤에 꿈 속에서 오늘 귀인을 만난다고 하더니 바로 어르신이 그 귀인이신가 봅니다. 어르신은 저게 어젯밤 꿈속에서 뵀던 바로 그 귀인의 얼굴입니다요. 제 여식을 죽이던지 살리던지 진찰을 한번 해 주십시오.”라고 하는 것이다. 의원은 의아해했다. ‘어찌 나를 바로 의원이라고 생각하는 것일까? 꿈속에서 나를 봤다면, 나를 누군가 이곳으로 일부로 보낸 것인가?’ 생각하면서도 자신을 꿈속의 의원이라고 여기기에 더 이상 말이 필요 없었다. 의원은 “오늘 밤은 늦었으니 내일 아침에 진찰을 해보겠네.”라고 했다. 다음 날 아침, 의원은 주모가 보는 앞에서 딸을 마주 대했다. 딸은 봄날의 이슬비처럼 유한(幽閑)하고 요염한 자태로 절세의 규수라도 미치지 못할 듯하였다. 화장은 하지 않았지만 광대뼈 부위에 홍조를 띠고 있어 마치 분칠을 한 것 같았다. 허열(虛熱)이 분명했다. 진맥을 해보니 양쪽 척맥이 모두 부동(浮動)하고 좌관맥이 유독 현삭(弦數)하였으니 이는 신음(腎陰)은 허해지고 간울(肝鬱)로 인한 ‘음허화동(陰虛火動)’이었다. 음허화동(陰虛火動)이란 화병의 원인이 되기도 하는데 무척이나 고치기 어려운 병증 중 하나다. 의원은 느끼는 바가 있어 딸에게 시험 삼아 물었다. “무언가 뜻한 바 있지만 이루지 못한 것이 있느냐?”하고 물었다. 딸은 대답을 하지 못했다. 의원은 다시 “네가 있는 그대로를 말을 해도 살지 죽을지 모르는데, 있는 것조차 말하지 않는다면 내 어찌 너의 은곡지사(隱曲之事)까지 알 수 있겠느냐? 만약 살고 싶다면 네 마음속의 말을 털끝만큼도 숨기거나 꺼리지 말아야 할 것이다.”라고 했다. 은곡(隱曲)이란 단어는 대소변을 보는 일이나 남녀의 방사(房事)와 관련되어 남모르게 이루어지는 일을 말하는 은어다. 의원의 은곡지사라는 말에 딸의 얼굴은 더욱 붉어졌다. 의원은 곁에서 지켜보고 있던 주모에게 눈치를 주며 밖으로 나가게 했다. 딸아이는 “의원님은 어찌 과년한 처녀 앞에서 은곡지사라는 단어를 함부로 내뱉으십니까?”라고 따졌다. 마치 그런 일이 아니라는 듯이 말이다. 그러나 의원은 “내 너를 진맥해 보니 네가 마음속으로 그리워하나 뜻을 이루지 못한 사내가 있어 이처럼 죽을 듯한 병에 이른 것이니 어찌 나를 속일 수 있겠느냐?”라고 하자, 딸은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숙이더니 한참 있다가 말을 꺼냈다. “의원님은 제가 아무 말을 하지 않아도 이미 소녀의 속 깊은 곳까지 알고 계시니 어찌 즉시 처방을 내려 살려주지 않으십니까?” 의원은 자신도 모르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래, 지금 살 수 있는 방도를 찾고 있으니 걱정말고 그 내막을 말 해 보거라.” 딸은 자신이 흠모하는 남성이 있는데, 그 남자에게 넌지시 고백했음에도 불구하고 두달 전에 다른 여자와 혼례를 올렸다고 했다. 그러나 자신이 그 남자를 속으로 사모했던 바를 어머니를 포함해서 그 누구도 알고 있지 않기에 속앓이만 하고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런데 그 남자가 혼례를 했다는 소식을 들었던 날로부터 ‘차라리 죽은 것이 낫겠다’고 할 정도로 고통스러워졌다고 했다. 딸은 소위 말하는 상사병으로 간울(肝鬱)에 의한 우울증을 앓고 있었던 것이다. 의원은 딸에게 “그런 일이 있었구나. 세상을 살다 보면 뜻하면서도 이루지 못할 일이 많이 있단다. 지금은 괴롭고 참담하겠지만 인간사 새옹지마와 같아 훗날 더 좋은 일이 생기기도 한다. 내가 보니 너에게 그 남자보다 더 훌륭하고 멋진 사내를 남편으로 짝지어 주시려는 하늘의 뜻인 것 같다.”라고 위로를 했다. 그리고 나서는 “그래 지금 어떤 증상이 가장 고달프냐?”라고 물었다. 딸은 “얼굴이 화끈거리면 뜨겁고 가슴이 찢어지는 듯 아픕니다. 소리를 지르고 싶지만 그러지 못해 억울하고 머리는 깨질 듯이 아픕니다. 그리고 숨이 잘 쉬어지지 않고 답답한 것이 마치 솜뭉치가 숨길을 막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한숨을 쉬고 싶어도 숨쉬기조차 힘이 듭니다. 밤에는 오매불망 잠을 이루지 못하고 불현듯 광녀처럼 밖으로 뛰쳐나가고 싶기도 합니다. 밥 생각이 전혀 없고 억지로 먹어보고자 한입 삼키면 명치가 달리며 체하기 일쑵니다. 그리고 두 달째 월경도 끊겼습니다.”라고 했다. 의원은 먼저 침을 꺼내어 손목에 있는 신문혈과 발가락 사이의 행간혈을 사(瀉)한 뒤에 발목의 조해혈를 보(補)했다. 이 혈자리들은 긴장도를 낮추고 진정작용이 있으면 화병에도 사용된다. 다음으로 폐와 대장의 낙맥인 열결혈에 자침했다. 열결혈은 기를 소통시키면서 두통과 자율신경실조 증상에 다용하는 혈자리다. 침 치료 후 소요산(逍遙散)에 생지황, 황금, 황련, 산치자를 더하여 이어서 보름 정도 복용하도록 처방했다. 소요산은 간울(肝鬱)을 풀어주고 심화(心火)를 진정시켜주기에 불안신경증이나 우울증, 불면증에 효과적인 처방이다. 소요(逍遙)라는 이름은 이 처방을 복용하면 마치 뒤뜰을 거닐 듯 마음이 편안해진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딸은 의원에게 물었다. “이 처방은 어떤 효능이 있는지요?” 의원은 “네가 이 처방을 이해하고자 한다면 이 책의 가장 맨 앞의 소요유(逍遙遊) 편을 읽어 보도록 하거라. 이 처방의 의도뿐만 아니라 너의 번잡한 마음을 다스리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하면서 가지고 있던 장자(莊子)를 건네주었다. 장자의 소요유 편은 작고 사소한 것에 집착함을 버리고 얽매임 없이 인생을 살아가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내용들이 담겨 있었다. 의원은 딸 아이에게 “침은 이번만으로도 족하고 내일부터 탕제를 복용하도록 해라. 약제는 이곳 마을의 약방에 들려 조제를 해서 전달해 주도록 하겠다. 내가 먼저 네 어미에게 진찰을 요청한 것이니 비용은 걱정하지 말거라. 한 보름정도 탕제를 잘 복용하면 네 증상은 씻은 듯이 나을 것이다.”라고 당부를 하고 객점을 떠나 발걸음을 옮겼다. 딸은 진찰 도중 의원에게 몇 마디 조언을 들었을 뿐이고 단 한번의 침치료만 했지만, 가슴이 뻥 뚫리는 듯 시원함이 느껴졌다. 마치 눈앞에 자욱했던 안개가 서서히 걷히는 듯했다. 딸은 의원이 처방해 준 탕제까지 잘 복용하면 자신의 병도 나을 거라 믿었다. 의원은 친척 집을 방문해서 수일간 머물렀다. 그런데 한 7일만에 벌써 일정이 마무리되어 되돌아 오늘 길에 다시 객점을 찾았다. 마을 어귀 멀리서 보니 방안에만 틀어박혀 있는 딸이 객점 대문 밖을 출입하는 것이 보였다. 의원은 흐뭇했다. 그런데 딸 또한 의원이 객점에 다가오는 것을 보더니 달려와 기뻐서 절을 하며 맞아주었다. 그 고마움은 서로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아도 가히 상상할 수 있었다. 의원 입장에서는 잘 나아줘서 고맙고, 환자 입장에서는 치료해 줘서 고마웠던 것이다. 의원은 ‘내가 떠났다가 돌아온 것이 불과 일주일 남짓인데, 보름 동안의 방제를 모두 복용하기도 전에 쾌차하니 참으로 고마운 인연이구나.’라고 생각했다. 의원에게는 환자를 보면 고쳐주고 싶다는 측은지심과 사명감이 필요하고, 환자에게는 낫고 싶다는 희망과 나을 수 있겠다는 믿음이 중요한 것이다. 게다가 병을 치료함에 있어서 가장 우선은 의사와 환자 간의 서로 간의 신뢰만 한 것이 없다. ■오늘이 본초여담 이야기 출처 < 우잠잡저> 醫案. 那女肝鬱病. (중략) 侍女引燭, 主母告飯. 下箸未及, 忽聞呻吟之聲, 隱隱如失襄䑓之春夢者, 余問, “有甚病人乎?” 主母蹙眉而對曰, “行年四十, 只有一箇女息, 年當及笄, 而卒得身病, 百治兩朔, 去去益甚, 是悶是悶” 余曰, “凡病有祟而作, 未知何祟云乎?” 曰, “不知何祟, 而如滴紙之油, 漸漸沈重耳.” (중략) 遂診其脈, 則兩尺皆浮動, 而左關獨帶弦數, 必是思男不得, 遂傷心脾, 因致肝鬱脾虛下陷, 所謂陰虛火動, 是誠十分難治者. (중략) 遂瀉神門行間, 次補照海, 而次取肺大膓絡脈列缺. 因劑龍膽瀉肝湯, 加靑皮七分, 五貼, 先踈肝膽之氣, 次劑逍遙散, 加芩連 山梔, 以凉血, 養血扶陰之意也. 臨發誡之曰, “吾之回還, 似在一望, 其間連次繼服, 則爾病得蘇矣.” 遂轉向松廣寺. 越明日離程, 至府南族人家. 六七日, 了事后, 至廣淸店, 則那女業爲出入, 而欣然拜迎, 其所慇懃, 不言可想. 吾之往還不過十數日, 而二劑服藥, 亦不過十五貼快差, 誠非偶然, 奇會也.(의안. 처녀의 간울병. 중략. 계집종이 촛불을 밝히고 주모가 저녁밥상을 들였다. 식사를 채 끝마치기도 전에, 갑자기 양대의 봄 꿈을 잃은 듯한 신음소리가 은은히 들렸다. 내가 “심한 병을 앓는 사람이 있는가?” 물으니, 주모가 이마를 찡긋하며 대답하였다. “제 나이 40에 겨우 딸자식 하나 두었는데, 시집갈 나이가 되어 갑자기 병이 들었습니다. 2달 동안 온갖 방도로 치료를 해도 낫지는 않고 날이 갈수록 병세가 심해지고 있으니, 걱정이 말이 아닙니다.”라고 하였다. 중략. 드디어 진맥을 해보니, 양쪽 척맥이 모두 부동하고 좌관맥이 유독 현삭하였으니, 이는 바로 남자를 그리워하나 뜻을 이루지 못하여 급기야 심과 비가 손상되고 그로 인해 간울로 비가 허하게 되어 내려앉은 것이니 이는 이른바 음허화동으로 무척이나 고치기 어려운 증상이다. 중략. 마침내 신문과 행간을 사한 뒤 조해를 보하고, 다음으로 폐와 대장의 낙맥인 열결을 취혈하였다. 그리고 용담사간탕에 청피 7푼을 더한 것 5첩을 지어 우선 간담의 기운을 소통시키고 다음으로 소요산에 황금, 황련, 산치자를 더하여 혈을 식혔으니, 이는 혈을 길러 음을 북돋게 하려는 의미였다. 떠날 때에 “내가 돌아올 때까지 보름 정도 걸릴 터이니, 그 사이 계속해서 복용을 하면 네 병은 나을 것이다.”라고 당부하고는 마침내 송광사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 다음날 길을 떠나 부남에 있는 친척 집에 이르렀다. 6~7일 지나 일을 마친 후에 광청리 객점에 들르니 그 여자가 이미 출입을 하고 있었다. 그 여자가 기뻐서 절하며 맞아주었는데, 그 은근함은 말하지 않아도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떠났다가 돌아온 것이 불과 열흘 남짓인데, 2제를 복약함에 또한 15첩을 넘지 않아 쾌차하였으니 참으로 우연이 아니라 기이한 만남이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2022-09-16 09:31:10[파이낸셜뉴스] 미국 US오픈 테니스 대회에서 우승한 올해 19세의 카를로스 알카라스가 새로운 테니스 황제로 등극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알카라스는 US오픈 우승으로 라파엘 나달이 2005년 프랑스 오픈에서 우승하면서 쓴 최연소 그랜드슬램 우승 기록을 갈아치웠다. 스페인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는 나달과 알카라스는 두 선수 모두 진흙 코트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는 또 다른 공통점이 있다. CNN은 12일(이하 현지시간) 알카라스의 US오픈이 경이롭게 보이지만 알카라스는 이제 첫 걸음을 떼었을 뿐이라는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고 전했다. 알카라스는 뉴욕에서 열린 US오픈에서 결승에 이르기까지 5세트 풀접전을 3경기 내리 치르고서도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는 괴력을 보여줬다. CNN에 따르면 알카라스는 테니스를 시작한 뒤 나달을 동경하기는 했지만 '차세대 나달' '미니 나달'이라는 평가는 좋아하지 않았다. 대신 자신만의 새로운 기록을 만들기를 원했고, 11일 US오픈 우승으로 마침내 그 첫 발을 내딛었다. 그는 인터뷰에서 "지난 2년간 정말 엄청나게 훈련했다"면서 "이 트로피에 이르기 위해 엄청난 고통을 겪었다"고 말한 바 있다. 알카라스는 US오픈 우승으로 숱한 기록들을 갈아치웠다. 테니스전문가협회(ATP) 사상 최연소로 세계 랭킹 1위에 올랐다. 그는 지난해 처녀 출전으로 ATP 투어에서 우승했고, 올해에는 두 차례 마스터스1000 대회 우승을 포함해 모두 4대 타이틀을 확보했다. 그리고 US오픈 우승으로 올해 초 32위이던 세계 랭킹이 1위로 올랐다. 한편 나달은 알카라스의 우승을 진심으로 축복해줬다. 자신의 뒤를 이어 스페인 테니스를 세계 정상 자리에 올려 놓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나달은 트위터에서 알카라스의 첫번째 그랜드슬램 우승과 세계 랭킹 1위 달성을 축하하고 이를 출발점으로 삼아 앞으로 수많은 우승을 거머쥘 것이라고 기대했다. 나달은 지금까지 그랜드슬램에서 22회 우승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2-09-13 05:05:43[파이낸셜뉴스] 부산관광공사는 무더운 여름을 날려버릴 공포체험 이벤트로 부산시티투어 야경투어‘ 썸머호러 나이트’ 프로그램을 진행한다고 2일 밝혔다. 이 프로그램은 시티투어 레드라인과 그린라인에서 오는 12일부터 9월 2일까지 매주 금요일 총 4차례에 걸처 진행된다. 부산역을 출발해 송도구름산책로, 흰여울문화마을, 태종대, 부산항대교, 광안리해수욕장 등의 화려한 야경을 감상하고, 태종대 등 주요관광지에서 공포체험을 제공하는 코스로 약 2시간 30분이 소요된다. 탑승객 전원에게 여름용 부채도 증정한다. 부산을 대표하는 호러 인물 영도할매, 창귀, 장산범, 처녀귀신이 출연하는 썸머 호러 나이트투어는 안내역활을 맡은 영도할매가 부산역에서부터 탑승해 지역의 귀신이야기를 들려준다. 태종대 유원지에 도착하면 창귀, 장산범, 처녀귀신이 관광객을 맞이하는 퍼포먼스도 진행된다. 이와 함께 공사는 특화콘텐츠로 오는 9월에는 전국 최초로 시티투어 버스 2층에 반려견과 함께 탑승하는 프로그램도 진행할 예정이라다. 사회공헌활동의 하나로 반려견 20마리와 반려인 20명을 선별해 주요 관광지를 함께 체험하고, 반려견 관리법 강의까지 들을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다. 참가비는 무료다. bsk730@fnnews.com 권병석 기자
2022-08-02 09:17:35[파이낸셜뉴스] 전세계 300여명의 천문학자가 참여한 사건지평선망원경(EHT·Event Horizon Telescope) 연구진이 우리은하 중심부 궁수자리에 있는 블랙홀을 최초로 발견했다고 12일 밝혔다. 이 블랙홀은 지구에서 약 2만7000광년 떨어져 있다. 이번의 획기적인 발견은 2019년 EHT 연구진이 'M87' 은하 중심에 위치한 초대질량 블랙홀의 영상을 최초로 관측한 이후 두 번째 성과다. 궁수자리 A 블랙홀의 영상화 과정에 참여한 조일제 박사(스페인 안달루시아 천체물리연구소)는 "이번 영상은 빠르게 변화하는 블랙홀의 그림자를 포착해, 천체가 정적이라고 가정하고 촬영하는 기존 전파간섭계 영상화 과정의 한계를 극복했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조 박사는 "이를 바탕으로 머지않아 블랙홀로 물질이 빨려 들어가는 과정도 직접 관측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HT 연구진에는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 경북대, 서울대, 세종대, 연세대, 한국천문연구원 등 9명의 한국 과학자들도 참여했다. 천문연구원에 따르면, 궁수자리 A 블랙홀은 질량이 태양보다 약 400만배 크다. 태양계로부터의 거리가 M87 블랙홀과 비교해 2000분의 1 정도로 가까워 블랙홀 연구의 유력한 대상이다. 그러나 M87에 비해 1500배 이상 질량이 작다. 이번 관측에서 블랙홀 주변의 가스 흐름이 급격히 변하고, 영상이 심한 산란 효과를 겪어 M87에 비해 관측이 어려웠다. EHT 과학이사회의 공동 위원장인 세라 마르코프는 이날 "궁수자리 A 블랙홀과 M87 블랙홀은 매우 유사한 모양을 보이는데, 이는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 이론에 의한 것"이라고 말했다. 즉, 이는 우주진화와 상대성이론을 설명하는데 있어서 일치한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또한 기존 M87과 이번 궁수자리 A 블랙홀 연구에 참여한 김재영 경북대 교수는 "이전 M87 블랙홀과 비교해 궁수자리 A 블랙홀은 제트와 같은 강력한 물질 분출 현상이 없는 블랙홀"이라며, "이 두 블랙홀의 EHT 영상을 함께 연구함으로써 현대 천체물리학의 가장 큰 난제들 중 하나인 블랙홀 제트의 물리적인 기원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2019년 당시 처녀자리 은하단 중심부에 존재하는 거대은하 'M87'의 중앙 블랙홀을 관측했다. 이 블랙홀은 지구로부터 5500만광년 떨어져 있다. 이 블랙홀의 질량은 태양의 65억배, 지름은 160억㎞에 달한다. 또한 M87 중앙 블랙홀의 그림자가 약 400억㎞이고, 블랙홀의 지름은 그림자에 비해 40%가량인 것으로 측정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2-05-12 22:45: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