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목줄이 풀린 대형견이 초등학생 남매에게 달려든 사건과 관련해 견주가 피해자에게 위자료 300만원을 지급하게 됐다. 14일 법조계와 세계일보 등에 따르면 춘천지법 유성희 부장판사는 피해 초등학생 부모인 A씨가 견주 B씨를 상대로 낸 위자료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고 밝혔다. A씨는 위자료 700만원을 청구했고, 법원은 B씨에게 300만원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달려드는 대형견에 놀라 도망가다 넘어진 초등생 A씨는 지난해 7월31일 초등학생 저학년 자녀 2명과 함께 춘천 근화동 소양강변에서 산책하던 중 대형견인 도베르만이 아이들에게 달려드는 모습을 목격했다. 도베르만이 달려들자 깜짝 놀란 아이들은 10m가량 도망가다가 넘어졌다. 다행히 A씨의 제지로 자녀들은 개에 물리지 않았으나 이 사고로 자녀들은 불안장애를 진단받고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 사건 당시 B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우리 개는 물지 않는다", "줄이 엉켜 풀던 중 도베르만의 목줄이 풀려 아이들에게 달려든 것뿐"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견주는 "달려든 것뿐 물지 않는다".. 위자료 300만원 나오자 '항소' 재판부는 "목줄 풀린 도베르만이 A씨의 자녀들에게 차례로 달려들었고, 이 사건으로 매우 놀라 불안장애 진단을 받고 치료받은 사실을 인정받을 수 있다"고 지적하며 "B씨는 개를 기르는 사람으로서 목줄을 착용시켜 다른 사람을 공격하지 못하게 해야 할 주의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게을리해 피해자들에게 위해를 가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도베르만은 공격성이 있는 견종으로 특히 고도의 주의의무가 요구되는데도 방치한 점, 나이 어린 A씨 자녀들이 큰 두려움을 느꼈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해 위자료 액수를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B씨는 이에 불복해 항소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3-09-15 07:10:59[파이낸셜뉴스] 차도로 가던 유모차를 초등학생 남매가 잡아 큰 사고를 막았다. 사건은 지난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18일 오전 10시 40분께 부산 금정구 서동의 한 주차장 앞에서 초등학교 1학년 A군은 태권도 학원 차량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유모차 한 대가 서서히 속도를 내며 차도로 달려오고 있었다. A군은 유모차가 도로로 빠져나가기 전 잽싸게 몸을 날렸고, 누나인 초등 3학년 B양과 어머니는 유모차 뒤쪽을 붙잡았다. 당시 유모차에는 2세 남자아기가 타고 있었다. 유모차가 돌진할 뻔한 3차선 도로는 차들이 달리고 있어서 자칫 아찔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었다. 부산 금정경찰서는 위험을 무릅쓰고 유모차를 붙잡아 아기를 구한 초등생 남매에게 교통사고 예방에 대한 선행으로 표창장을 줄 예정이라고 밝혔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2021-08-24 07:30:36경기 의정부 초등생 남매 살해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어머니 이모씨(33)가 지목됐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 의정부경찰서는 5일 이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달 28일 저녁 9시 10분께 의정부시 가능동 자신의 집에서 아들(11)과 딸(9)을 전기선으로 목 졸라 숨지게 한 혐의다. 경찰은 병원 간호조무사인 이씨가 병원에서 수면유도제를 몰래 갖고 나와 범행 당일 아들과 딸에게 투약한 뒤 전기선으로 목졸라 살해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이씨 집에서 외부 침입이 없는 점, 숨진 아들 등이 반항했던 흔적이 없는 점, 부검 결과 수면유도제가 검출된 점 등을 토대로 이씨를 추궁해 자백을 받아냈다. /pio@fnnews.com 박인옥기자
2009-03-05 09:05:21[파이낸셜뉴스] 멕시코에서 방과 후 튀김 요리를 팔며 생계를 유지해오던 9살, 6살 남매가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해 현지 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멕시코 일간지 엘우니베르살과 콰드라틴오악사카 등에 따르면 전날인 19일 오후 남부 오악사카주 후치탄 엘에스피날 마을에서 페를라 다니엘(9)과 윌베르 다니엘(6) 남매의 장례식이 열렸다. 이 초등학생 남매는 지난 18일 후치탄 지역의 한 국도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발견될 당시 남매의 시신에는 누군가에 의해 공격당한 듯한 흔적이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매체는 이 남매를 두고 어머니 없이 아버지와 함께 살며 방과 후 저녁 늦게까지 튀김 요리를 팔며 생계를 도왔다고 설명했다. 남매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지역 사회는 큰 슬픔에 빠졌다. 장례식에는 유족을 비롯해 마을 주민, 교복을 입은 친구들, 학교 교사 등이 대거 참석했다. 이들은 멕시코 전통문화유산인 마리아치 연주 속에서 남매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일부 주민은 수사당국에 가해자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멕시코 수사당국은 살해 용의자 1명을 체포해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구체적인 혐의나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살로몬 하라 크루즈 오악사카 주지사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전력을 다해 사실관계를 밝히고, 그 책임자를 법이 허용하는 한도 안에서 반드시 처벌할 것"이라며 미성년자를 상대로 한 살인 범죄를 규탄했다. 오악사카주 정부는 "생명, 특히 어린아이를 보호하는 게 최고 사명인 만큼 이를 위해 노력하겠다"라는 뜻을 밝혔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2023-02-21 08:17:17[파이낸셜뉴스] 한 남성이 편의점에서 마주친 아이들에게 온정을 베푼 사연이 공개돼 누리꾼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지난 1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편의점을 다녀왔는데 눈물이 납니다.’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업로드됐다. 글 작성자는 전날인 11일 밤 11시께 편의점에 맥주를 사러 갔다고 한다. 작성자는 계산을 하려는데 과자코너에서 5~6살쯤으로 보이는 남자아이가 뛰어오더니 계산대에 과자를 올려놓았다고 한다. 그는 “제 앞에는 여자아이가 서 있었고 초등학생 같아 보였습니다. 남자아이가 가지고온 과자 바코드를 찍고 금액을 말하자 누나였는지... ‘이건 비싸서 안돼’ 하는겁니다.”라며 “그 말을 듣고는 또 쪼르르 뛰어가서는 고민도 없이 부피가 작아보이는 과자를 또 집어서 올려 놓더라고요 역시.. 한도초과”라고 했다. 이어 “무얼사나 힐끔 보니 컵라면 두 개와 소시지 삼각김밥 하나.. 대충 느낌이 오더군요”라며 “제가 이전에도 이사 오기 전 동네에서 한 어린 자매가 비슷한 상황에 있어 약간 정을 베푼답시고 살짝 도와줬던게 또 더올라 ‘저기 아저씨 빨리 계산하게 해주면 너희 먹고 싶은 것 다 사줄게’”라고 말했다. 그는 “누나로 보이는 아이가 잠시 주춤하더니 쓱 뒤로 물러서네요”라면서 “제 것 계산하고 나서 내려다보니 두 아이가 저를 빤히 보고 있더라고요”라 밝혔다. 그러면서 “진짜 울컥하더라고요. 아이들 옷차림을 가지고 판단하면 안되지만 이 추운날 두꺼운 패딩점퍼도 아니고 늦가을에나 입을만한 외투에... 음 무튼 그랬습니다”라 언급했다. 글 작성자는 아이들에게 “너희가 양보해줘서 아저씨가 선물하는 것이니 돈도 아저씨가 다 내줄거야 먹고 싶은 것 다 골라서 여기 담아볼래? 엄청 많이 골라도 돼”라고 말했다. 아이들이 아무말도 하지 않자 그는 직접 카운터에 아이들이 고른 물건과 컵라면을 담아줬다고 한다. 그제서야 고른 아이들의 물건은 과자 2개와 주방세제였다고 한다. 글 작성자는 바구니 하나를 더 들어 과자, 라면, 소시지, 빵 등 골라담아 계산했다고 한다. 그는 아이들에게 “너희가 양보해주는게 너무 예뻐서 아저씨가 사주는거야? 걱정말고 그냥 가져가서 맛있게 먹어라”라고 얘기하자 “감사합니다”라고 누나가 답했다. 그는 돌아오는 길에 아이들이 봉지를 휘저으면서 뭐가 있는지 확인하고 씩 웃었던 것이 기억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글 작성자는 “집에 걸어오는데 눈물이 났다. 아이들에게 더 깊게 이것저것 묻는 게 상처가 될까 참았는데 지금은 사정을 알고 싶다”고 덧붙였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
2022-01-13 07:44:22부산의 한 초등학생 남매가 용돈을 모아 마스크를 기부해 훈훈한 미담이 되고 있다.부산 남구 용호1동에 거주하는 김태영(초4), 김하은(초3) 남매는 지난달 31일 용호1동 행정복지센터를 찾아 100만원 상당의 마스크 2000장을 기부했다.이날 부모와 함께 센터를 찾은 이들 남매는 "코로나19 때문에 학교도 못 가고 친구들도 볼 수 없어 답답해요"라고 말했다.이어 동행한 남매의 아버지는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노력이 더 절실한 시점에 어려운 이웃분들에게 전달되어 작게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이들 가족은 평소 기부를 해왔으며 올해도 4번째 기부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demiana@fnnews.com 정용부 기자
2020-09-01 18:21:47대구 동화천 대구 동화천에서 실종됐던 초등생이 14시간여 만에 숨진채 발견됐다. 22일 경찰에 따르면 119구조대와 함께 수색작업을 벌여 전날 동화천에 빠져 실종됐던 초등학교 2학년 이모(9)양을 22일 오전 4시께 동화천과 금호강 합류지점에서 발견, 인양했다. 이양은 지난 21일 오후 1시30분께 오빠(10)와 다른 초등생 2명과 함께 동화천변 계단에 있다 미끄러지면서 2m 깊이의 물에 빠져 실종됐다. 이양의 오빠는 이양을 구하기 위해 물에 뛰어들었다 실종된 뒤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조대원에게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onnews@fnnews.com 온라인뉴스팀
2014-08-22 10:42:51지난달 경기 의정부에서 발생한 초등학생 남매 살해사건 용의자로 이들의 어머니가 검거됐다. 사건을 수사중인 의정부경찰서는 5일 유력한 용의자로 이모씨(33)를 붙잡아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달 28일 오후 9시10분께 의정부시 가능동 자신의 집에서 아들 김모군(11)과 딸(9)을 전기선으로 목 졸라 숨지게 한 혐의다. /pio@fnnews.com 박인옥기자
2009-03-05 10:14:44【 진주(경남)=유선준 기자】 "선생님 안녕하세요, 배고파요." 지난 21일 오전 8시, 경남 진주 봉원초등학교 '아침머꼬' 복지실. 시계바늘이 정각을 가리키자마자 한 아이가 배고프다고 칭얼대며 복지실 문을 열었다. 그러나 선생님에 대한 인사 예절은 잊지 않았다. 장인숙 교육복지사(60)는 아이를 반갑게 맞이하면서도 음식을 차리는데 여념이 없었다. 이날 아침 식단은 유부초밥, 토마토, 계란국, 푸드머스 비타민으로 이뤄졌다. 장 복지사는 유부에 들어갈 밥을 아이들의 입에 들어갈 수 있게 알맞게 뭉쳤다. 간혹 식단이 마음에 들지 않는 아이들을 위해 씨리얼과 토스트도 준비해뒀다. 음식이 차려지자 아이들이 삼삼오오 모이기 시작했다. 다들 장 복지사에게 인사하며 복지실로 들어왔다. 장 복지사는 "제가 교육 전문가는 아니기 때문에 저와 함께 하는 동안 아이들에게 인사하는 것 하나는 꼭 가르쳐주자는 마음이었다"며 "교실 문 밖에 보면 '인사하고 들어오기' 표지도 있다"고 말했다. 국제구호개발기구 월드비전의 '아침머꼬' 사업은 아침식사를 거르고 등교하는 학생들에게 조식을 지원해 아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하고 즐거운 학교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월드비전은 전국 초·중·고교 250여곳에 '아침머꼬'를 지원하고 있으며, 경남·울산 지역은 초·중·고교를 포함해 모두 21곳이 지원을 받고 있는 중이다. 초등생 한 명당 아침 한끼 3500원, 중·고등학생은 4000원의 예산이 책정됐다. 진주 봉원초의 경우 총 20명의 학생이 '아침머꼬'를 지원받고 있으며, 월드비전과 학교 측에서 각각 10명씩 지원하고 있다. 봉원초는 간편식 식재료, 밀키트 등을 오전에 배송받아 조리한다. 이날 아이들은 장 복지사의 지도 하에 다툼 없이 이야기하며 즐거운 식사를 하고 있었다. 엄마와 아이가 정겹게 식사하는 화목한 가정에서 나올 법한 분위기였다. '아침머꼬'를 하지 않는 학생들도 복지실에 들어와 좋아하는 연예인 소식과 인기 유튜브 채널에 대해 친구들과 공유하며 식사를 즐겼다. 김영진 군(가명)은 "든든한 상태에서 공부할 수 있어서 너무 좋다"며 "장 선생님이 너무 착하신데, 잘 대해주시고 맛있는 음식도 매일 챙겨주셔서 감사하다"고 존경을 표했다. 이영아 양(가명)도 "떡볶이와 김치볶음밥을 좋아하는데, 장 선생님이 너무 잘 만들어주신다"며 "복지실에 오면 맛있고 든든히 먹을 수 있어 좋다"고 했다. 이날 '아침머꼬'가 끝날 무렵인 오전 8시48분쯤 아이들이 장 복지사에게 공손히 인사하며 각자의 교실로 향했다. 그러나 일부 아이들은 교실로 가기 전, 장 복지사에게 "종종 만나서 맛난 음식 해달라", "그동안 맛있는 음식 해주셔서 고맙다", "선생님 가시면 많이 생각날 것 같다" 등 여운이 묻은 말을 남기기도 했다. 정년 퇴직을 앞둔 장 복지사가 이달 30일자로 정든 아이들을 떠나기 때문이다. 월드비전 측은 7년간 쉬지 않고 아이들의 아침 식사에 헌신한 장 복지사에게 이날 감사장을 전달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전광석 월드비전 경남울산사업본부장은 "배고픔이 채워져야 아이들이 꿈을 꿀 수 있는데, 장 복지사가 아침마다 건강한 식사를 준비해주신 덕분에 아이들이 더 큰 꿈을 꿀 수 있게 됐다"며 "학교를 옮기면서도 한결 같은 마음으로 식사를 준비해주시는 것이 쉽지 않았을 텐데 아이들도 그런 선생님의 마음을 기억하며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성장하리라 생각한다. 그간 월드비전의 좋은 파트너가 돼 주시고, 힘이 돼 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장 복지사는 "이제 정말 아이들을 못 만나는 게 실감이 난다"며 "어디 가서도 인사 잘하고 건강하게 잘 자랐으면 좋겠고, 월드비전 프로그램을 통해 계속 아침밥도 먹고 건강하게 잘 자라서 우리 아이들도 다른 이들에게 많이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고 울먹였다. 앞으로 장 복지사가 떠난 봉원초의 빈자리는 후임인 김미선 교육복지사(52)가 채우게 된다. 이날 복지실 현장을 참관한 김 복지사는 "삼남매의 엄마로서 내 아이들 밥 챙겨 먹이듯이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밥을 잘 먹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그간 고생하신 장 복지사님께 많이 배웠다"고 소회를 밝혔다. rsunjun@fnnews.com
2023-06-29 18:15:28강력범죄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피의자의 신원 공개 여부가 뜨거운 논쟁거리가 되고 있다. 비슷한 범죄를 저질러도 상황에 따라 공개 기준이 제각각이라 더욱 혼란스럽다. 또한, 피의자가 신원 공개를 요청해도 거부당하고, 여론에 밀려 억지로 공개하는 경우도 종종 일어난다. 전 세계에서 피의자에게 모자나 마스크를 씌우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다. 심지어 피의자 얼굴은 모자이크까지 하며 가려주면서 경찰이나 수사 관계자 등 얼굴이 공개되는 아이러니한 상황도 발생한다. 강력범죄 피의자 신상 공개, 어떻게 해야 할까? ■ 같은 듯 다른 강남역 화장실 살인 사건과 강서구 PC방 살인 사건 2016년 5월 강남역 부근 공용 화장실에서 모르는 여성을 살해한 김모씨는 신원이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올해 10월 강서구 PC방에서 알바생을 살해한 김성수는 얼굴이 공개됐다. 두 사건은 비슷하지만 강남역 살인사건 김모씨의 신원이 비공개된 이유는 조현병에 의한 심신미약이 인정됐기 때문이다. 계획적인 ‘성혐오 범죄’가 아닌 우발적인 ‘묻지마 범죄’에 가깝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그러나 김성수는 우울증 치료 전력이 있지만 분노 충동조절 실패로 보고 경찰이 신원 공개 조건을 충족했다고 판단해서 공개했다. 비슷한 사건에 신원 공개 여부가 달라지자 국민들의 공분을 샀고, 파장이 만만치 않았다. 이외에도 강력범죄에 대한 피의자의 신상 공개는 계속 엇갈리고 있다. 서울대공원 토막 살인사건 피의자 변경석은 실명과 얼굴 공개됐으나 폐지를 줍던 50대 여성을 살해한 거제도 살인사건 피의자는 살인죄가 아닌 상해치사가 적용돼 얼굴이 비공개되며 논란을 가중시켰다. ■ 2010년 특정강력범죄 처벌 특례법 개정.. 신원 공개 기준은? 강력범죄가 발생하면 피의자 신상 공개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진다. 신상 공개 기준은 어떻게 결정되는 것일까? 지난 2010년 4월 ‘연쇄 살인마’ 강호순 사건을 계기로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이 개정되면서 강력범죄 피의자의 신상 공개가 선별적으로 허용됐다.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 제8조 2항에 따르면 ▲범행 수단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특정강력범죄 사건 ▲피의자가 그 죄를 범한 충분한 증거가 있는 경우 ▲국민 알 권리 보장, 피의자 재범방지 등 공공의 이익을 위할 것 ▲피의자가 청소년(만 19세 미만)이 아닌 경우, 피의자의 신상을 공개할 수 있다. 경찰은 지난 2016년 6월부터 40개의 세부 기준을 따져 신원 공개를 결정하고 있다. 신상 공개 심의위원회는 경찰 위원 3명, 변호사, 의사, 교수 등 외부 전문가 4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공개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상황에 따라 혹은 여론에 밀려 공개·비공개 여부가 결정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피의자의 신원 공개 여부는 수사당국의 재량에 달려 있는 셈이다. 피의자의 인권과 국민의 알 권리를 비교하고 고민해 검찰·경찰이 스스로 판단하는 것이다. ■ 잔인해도 미성년자는 제외·피의자가 원해도 신원 공개 불가능 지난해 인천에서 초등생을 잔인하게 살해하고 신체를 훼손한 뒤 유기한 범인들은 사회적인 충격이 컸지만 신상이 공개되지 않았다. 경찰 수사 당시 피의자의 나이가 각각 만 17세, 18세로 미성년자였기 때문이다. 현행법상 ‘청소년(만 19세 미만)’은 얼굴, 성명, 나이 등 신상정보를 공개할 수 없다. 지난 2016년 어버이날 친부를 무참히 살해한 40대 남매는 신상 공개를 원했지만 경찰이 마스크와 모자를 제공해 얼굴을 가렸다. 이동하던 남매가 마스크를 벗고 "얼굴 가리지 않겠다", "신상을 공개해도 괜찮다"고 완강하게 나와 얼굴이 그대로 노출됐지만 경찰이 취재진에게 얼굴 모자이크 처리를 부탁하기도 했다. 해외 사례를 살펴보면, 미국, 일본, 유럽은 범죄자의 인권보다 범죄 재발 방지와 국민의 알 권리를 더욱 중요하게 판단해 신상을 공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피해자 인권보호” vs “범죄 예방 효과 없어”.. 당신의 선택은? 강력범죄 피의자의 신상 공개를 찬성하는 사람들은 범죄자의 인권보호보다 피해자의 인권보호가 더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강간, 살인, 사체 훼손·유기 등 범행 수법이 갈수록 잔혹해지는 상황에서 신원 공개는 꼭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또한, 신원을 공개하면 목격자와 제보 확보 등 수사에 도움을 줄 수도 있고, 엉뚱한 사람이 범죄자로 오해를 받는 피해를 막을 수 있다. 끝으로 국민의 알 권리 보장 및 강력범죄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 고취라는 공익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반면 반대 측은 판결 전에 신상 공개를 하면 무죄 추정의 원칙에 위배되고, 공정한 재판을 받을 수 없다고 주장한다. 또한, 국민의 관심이 최고조에 달한 시점에서 피의자 신상이 공개되면 피의자 가족이나 친구 등 주변인들의 신상정보까지 노출되기 때문에 2차 피해의 우려가 크다고 봤다. 덧붙여 신상 공개로 얻는 범죄 예방의 효과 등 실익이 없다고 판단했다. 강력범죄 피의자의 신상 공개에 대한 설문조사는 찬성 쪽이 압도적으로 우세했다. 2016년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87.4%가 ‘강력범죄 피의자 신상 공개에 찬성한다’라고 응답했다. 시간이 지나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리얼미터는 지난달 CBS 의뢰로 출소가 2년 남은 조두순의 얼굴 공개 여부를 조사했다. 조사 결과, ‘또 다른 추가 범죄 가능성을 막기 위해 공개해야 한다’는 의견이 91.6%로 집계됐다. 피의자에 대한 신상 공개가 오락가락하고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신상 공개를 자의적인 판단에 맡기지 말고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별개의 외부 기구를 만들 필요성도 언급했다. 한편, 조경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 2016년 7월에 ‘특정강력범죄 처벌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현재 "공개할 수 있다"로 돼 있는 문구를 "공개하여야 한다"로 바꾸는 내용이다. 하지만 이 법안은 국회서 논의되지 못하고 여전히 표류 중이다. hyuk7179@fnnews.com 이혁 기자
2018-12-14 10:33: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