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초저출산 후폭풍이 겨우 시작에 불과하다는 무서운 경고가 나왔다. 지금까지보다 더 큰 변화, 다시 말해 '진짜' 위기가 몰아친다는 것이다. 세계 꼴찌인 합계출산율은 올해 0.6명대를 찍고, 앞으로는 0.5명 선까지도 예상되는 상황이다. 나라 존립까지 위협하는 시급한 상황이지만 저출산을 해결할 만한 '특단의' 대책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출산율 바닥 아니다…0.5명대 예상 14일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2022~2072년)'에 따르면 한국의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 수)은 올해 0.68명(전망치)으로 처음 0.6명대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출산율과 기대수명, 국제이동 등을 중간 수준으로 가정한 중위 시나리오다. 연간 출생아 수는 50년 후인 2072년 16만명으로 내려갈 전망이다. 2022년 연간 출생아 수(24만6000명) 대비 65%가량이다. 저명한 인구학자인 최슬기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연구원 교수는 "지금 경험하고 있는 인구구조 변화가 초저출산 시작 시점의 영향에 불과하다"며 "출생아 수는 2000년생 63만명에서 2005년생 43만5000여명으로 급감한 것도 큰 변화이지만, 2017년생부터는 30만명대로 내려앉았고 2022년에는 24만9000명으로까지 줄었다"고 말했다. 더 안 좋은 상황을 가정한 통계청의 저위 시나리오에서는 출산율이 0.6명 선도 깨진다. 2026년에 0.59명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상됐다. 최 교수는 "급격한 인구변화가 예상되며, 저출산이 완화되지 않는 한 이런 위기상황은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며 "예를 들어 50만 규모인 군 병력구조와 40만명대 대학교 입학정원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병력 수준을 유지하려면 연간 50만명이 입대해야 하지만 지난해 태어난 신생아는 25만명에 불과하다. 올해 초등학교 1학년생은 사상 처음으로 40만명대가 무너질 것으로 분석된다. 학생 수가 줄면서 지난해 전국 공립초등교사 신규 임용 모집공고는 전년 대비 11.3% 급감했다. 앞으로 불어닥칠 일은 그야말로 '치명타'다. 노동시장과 국가재정에 커다란 구멍을 낸다. 한국경제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저출산으로 인해 생산가능인구가 2022년보다 34.75% 줄면서 한국의 2050년 국내총생산(GDP)은 28.38%나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국민연금 등 각종 사회보험은 수급자는 늘어나는데, 보험료를 낼 인구는 급격히 감소하면서 지속가능성을 보장하기 어렵게 됐다. ■후폭풍 시작…해답 없는 저출산 문제는 출산율을 반등시킬 만한 뾰족한 대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연초 발표한 2024년 경제정책방향에서도 인구 문제와 관련, '결혼·출산·육아친화적 사회분위기 조성' 정도의 방향성만 담겨 정부의 인식과 대책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부 관계자는 "육아친화적, 출산친화적인 것은 정부 지원만으로 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분위기 조성'이라는 표현이 들어간 것"이라며 "올해 또 전반적인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올해 1·4분기 '제4차 저출산 고령사회 기본계획(2021~2025년)' 수정판을 통해 새로운 저출산 대책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통계청은 합계출산율이 내년 0.65명을 찍고 2026년부터 다시 반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정작 출산 당사자인 2030세대들의 결혼·출산에 대한 인식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최 교수는 "많은 선진국에서 결혼과 출산은 선택사항이 됐고, 과거처럼 높은 출산율 사회로는 돌아갈 수 없다"면서도 "그럼에도 우리나라처럼 출산율이 낮은 나라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구변화에 어떻게 적응하느냐에 따라 발전경로는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며 "급한 대로 소극적으로만 대응할 것이 아니라 전략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2024-01-14 18:21:31[파이낸셜뉴스] 우리나라 초저출산 후폭풍이 겨우 시작에 불과하다는 무서운 경고가 나왔다. 지금까지 보다 더 큰 변화, 다시말해 '진짜' 위기가 몰아친다는 것이다. 세계 꼴찌인 합계출산율은 올해 0.6명대를 찍고, 앞으로는 0.5명선까지도 예상되는 상황이다. 나라 존립까지 위협하는 시급한 상황이지만, 저출산을 해결할만한 '특단의' 대책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출산율 바닥 아니다…0.5명대도 예상 14일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2022~2072년)'에 따르면 한국의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 수)은 올해 0.68명(전망치)으로 처음 0.6명대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출산율과 기대수명, 국제 이동 등을 중간 수준으로 가정한 중위 시나리오다. 연간 출생아 수는 50년 후인 2072년 16만명으로 내려갈 전망이다. 2022년 연간 출생아 수(24만6000명) 대비 65% 수준이다. 저명한 인구학자인 최슬기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연구원 교수는 "지금 경험하고 있는 인구구조 변화가 초저출산 시작 시점의 영향에 불과하다"며 "출생아 수는 2000년생 63만명에서 2005년생 43만5000여명으로 급감한 것도 큰 변화이지만, 2017년생부터는 30만명대로 내려앉았고 2022년에는 24만9000명으로까지 줄었다"고 말했다. 더 안 좋은 상황을 가정한 통계청의 저위 시나리오에서는 출산율이 0.6명선도 깨진다. 2026년에 0.59명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상됐다. 최 교수는 "급격한 인구변화가 예상되며, 저출산이 완화되지 않는 한 이런 위기상황은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며 "예를들어 50만 규모인 군 병력구조와 40만명대 대학교 입학정원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병력 수준을 유지하려면 연간 50만명이 입대해야 하지만 지난해 태어난 신생아는 25만명에 불과하다. 올해 초등학교 1학년생은 사상 처음으로 40만명대가 무너질 것으로 분석된다. 학생 수가 줄면서 지난해 전국 공립 초등교사 신규 임용 모집공고는 전년 대비 11.3% 급감했다. 앞으로 불어닥칠 일은 그야말로 '치명타'다. 노동 시장과 국가 재정에 커다란 구멍을 낸다. 한국경제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저출산으로 인해 생산가능인구가 2022년보다 34.75% 줄면서 한국의 2050년 국내총생산(GDP)은 28.38%나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국민연금 등 각종 사회보험은 수급자는 느는데, 보험료를 낼 인구는 급격히 감소하면서 지속가능성을 보장하기 어렵게 됐다. 후폭풍 시작…해답없는 저출산 문제는 출산율을 반등시킬 만한 뾰족한 대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연초 발표한 2024년 경제정책방향에서도 인구 문제와 관련해 '결혼·출산·육아친화적 사회 분위기 조성' 정도의 방향성만 담겨, 정부의 인식과 대책이 부족하단 지적도 나왔다. 정부 관계자는 "육아 친화적인, 출산 친화적인 부분은 정부 지원만으로 될 수 있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이 '분위기 조성'이라는 표현이 들어간 것"이라며 "올해 또 전반적인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올해 1·4분기 '제4차 저출산 고령사회 기본계획(2021~2025년)' 수정판을 통해 새로운 저출산 대책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통계청은 합계출산율이 내년 0.65명을 찍고 2026년부터 다시 반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정작 출산 당사자인 2030세대들의 결혼·출산에 대한 인식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최 교수는 "많은 선진국들에서 결혼과 출산은 선택사항이 됐고 과거처럼 높은 출산율 사회로는 돌아갈 수 없다"면서도 "그럼에도 우리나라처럼 출산율이 낮은 나라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구변화에 어떻게 적응하느냐에 따라 발전 경로는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며 "급한대로 소극적으로만 대응할 것이 아니라, 전략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2024-01-13 10:52:37[파이낸셜뉴스]현재와 같은 초저출산·초고령화가 이어지면 2050년대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0% 이하에 그칠 확률이 68%에 달한다는 전망이 나왔다. 효과적인 정책대응이 없을시 저성장 뿐 아니라 불평등 역시 악화될 수 있다는 경고다. 초저출산+초고령화 속도 이례적..2050년대 마이너스 성장 3일 한국은행 경제전망보고서 '초저출산 및 초고령화사회 극단적 인구구조의 원인·영향·대책' 심층연구에 따르면 저출산과 고령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할 경우 성장과 분배 양면에서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 현재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인구 1000만명 이상 국가 중 최저 수준이다. 한국 합계출산율은 2021년 0.81명에서 2022년 0.78명으로 하락했다. 국별 비교가 가능한 2021년 기준으로 보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 최저다. 월드뱅크(World Bank)가 통계를 집계하고 있는 전세계 217개 국가·지역을 통틀어 봐도 홍콩(2021년 0.77명) 다음으로 가장 낮다. 저출산 진행속도와 지속기간도 다른 나라와 비교해 이례적으로 가파르고 지속기간이 길다.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1960년 5.95명에서 2021년 0.81명으로 약 86.4% 감소했다. 전세계(217곳)에서 가장 큰 폭 하락이다. 지난해까지 21년간 1.3명 미만의 초저출산을 기록해 인구 1000만명 이상 국가 중 유일하게 20년 이상 초저출산을 겪었다. 인구 1000만명 이하 국가 중에는 홍콩과 마카오가 20년 이상 초저출산을 경험했다. 저출산으로 인구구조가 급속도로 고령화되고 있다. 우리나라 65세 이상 고령인구비중은 2022년 기준 전체 인구 17.5%다. 2025년에는 20.3%로 초고령사회(고령인구비중 20% 이상)에 진입할 걸로 보인다. 2018년 고령사회에 진입한 지 7년 만이다. OECD 국가 중 가장 빠른 속도다. 일본이 10년, 이탈리아가 18년 걸린 것과 비교해서도 속도가 가빠른 것이다. 2046년에는 일본을 넘어서 OECD 회원국 중 고령인구 비중이 가장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2070년에는 전체 인구 46.5%가 65세 이상 고령인구일 것으로 추정된다. 노인빈곤율이 높다는 것도 우리나라 고령화 특징 중 하나다. 가처분소득 기준 노인빈곤율(전체 중위소득 50% 미만)은 40.4%로 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이다. OECD 국가 평균 노인빈곤율은 14.5%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은 고령화에 대해 "저출산이 약 70%, 기대수명 연장이 약 30%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고령화로 인해 생산가능인구 비중 하락 및 노년부양비 증가, 소비성향 하락이 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2070년엔 생산가능인구 1명이 노인 1명 부담.. 고령층 불평등 심화도 문제 생산가능인구 100명당 고령인구 비율인 노년부양비가 2022년 24.6명에서 2070년에는 100.6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생산가능인구 1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하게 되는 셈이다. '초저출산' '초고령화'로 저성장 리스크가 확대되고 불평등은 심화될 수 있다는 게 문제다. 거시경제연구실이 출산율 경로를 분석한 결과 효과적인 정책대응이 없을 경우 2070년에는 90% 확률로 연 1% 이상 인구 감소가 나타나고 4000만 이하로 총인구가 감소한다. 특히 우리나라 추세성장률이 2050년대에는 마이너스(-)를 보일 확률이 68%에 달하는 것으로 예측됐다. 2060년에는 역성장 확률이 80%까지 오르는 것으로 예상됐다. 고령층 인구비중이 커지면서 가계 소득불평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은이 가계동향조사 미시자료를 통해 분석한 결과 가계 연령집단별 소득 타일지수(0이면 완전 평등, 클수록 불평등도가 높음)는 60세 이상 고령층에서 불평등도가 급격히 심화됐다. 고령층 인구비중 확대가 1996년부터 2021년까지 우리나라 전체 가계 소득불평등 30%를 설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30년까지 이같은 연령효과에 따른 불평등지수는 과거 20년 누적된 연령효과의 3분의 2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이에 한은에서는 "고령층의 은퇴 후 재취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재교육 프로그램 및 일자리 연계 인프라 확충 등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고령층의 노동공급 확대를 뒷받침하기 위한 임금 및 근로시간 유연화 등 노동시장 구조 개편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2023-12-03 13:10:34[파이낸셜뉴스] "결혼은 하고 싶지만, 아이 낳기는 고민이 돼요." 다수의 청년들은 결혼 하고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안정적인 삶을 즐기고 싶지만 출산은 고민된다는 의견이 많다. 청년들이 출산을 미루거나 기피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남녀 공통적인 출산 기피 원인은 '금전적 비용 부담'이 크다는 것이다. 고공행진하는 물가와 집값, 주택대출에 대한 이자부담으로 나가는 돈이 많다는 것이다. 세계적인 석학 데이비드 콜먼 옥스퍼드대(인구학) 명예교수는 남녀의 임금격차, 과도한 노동, 교육열 등을 꼽으며 이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초저출산 현상 발생시 개선 쉽지않아 인구학에서 합계출산율이 인구대체수준인 2.1명 아래로 내려가면 '저출산(low fertility)', 1.3명 이하로 3년 이상 지속되면 '초저출산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2002년 합계출산율 1.18명을 기록한 후 20년간 초저출산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2022년 합계출산율 0.78명으로 역대 최저치였다. 10년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꼴찌다. OECD 평균 1.59명(2020년 기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OECD 회원국 중 합계출산율 1명이 안되는 유일한 국가다. 오창석 무궁화금융그룹 회장은 "초저출산을 저출산과 구분하는 이유는 초저출산 현상이 발생하면 출산율이 다시 올라가기 어렵기 때문"이라며 "인구증가 정책의 전제는 생산인구를 유지하는 인구구조가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을 뒷받침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출생아 수는 2020년부터 30만명대가 무너져 2022년에는 24만9000명을 기록했다.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70년에는 100만명대에 달했지만 2001년 50만명대, 2002년 40만명대로 줄었다. 2016년까지 40만명대를 유지했지만 2017년 30만명대로 떨어진 후 3년만인 2020년부터 20만명대로 내려앉으면서 감소세가 가팔라졌다. 2020년에는 사망자 수가 출생자 수를 상회해 인구가 줄어드는 '데드크로스' 현상이 발생했다. 최근 방한한 인구학자 데이비드 콜먼 옥스퍼드대 명예교수는 2006년 유엔 인구포럼에서 한국이 '1호 인구소멸국가'가 될 것으로 전망하며 저출산은 결혼, 과한 노동, 교육열 등을 꼽으며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스웨덴 등 북유럽, 영어권 국가는 점진적 경제 성장, 직업·노동의 유연성, 대규모 이민자 수용, 비혼·동거 출산 일반화, 일과 삶의 균형 등이 특징인데, 이와 다른 동아시아는 사회·문화적 환경이 출산을 저해한다고 했다. 한국 여성의 가사노동 부담, 가부장제의 가족 중심주의, 임금격차가 크고, 과도한 업무시간과 입시 과열 등이 출산율이 낮은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저출산 대책 정책효과 미미 저출산에 따른 생산인구 감소와 고령화는 경제성장과 발전에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통계청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2020년 72.1%인 생산연령인구(15~64세) 비중이 2050년 51.1%로 줄어드는 반면, 고령인구(65세 이상)는 이 기간 15.7%에서 40.1%로 크게 늘어 노동공급이 줄어 성장률이 떨어진다는 전망이다. 우리 사회에 '저출산'이 회자되기 시작한 것은 합계출산율이 1.18명을 기록하며 초저출산 현상이 발생한 2002년 무렵부터다. 저출산·고령화가 공론화되면서 2003년 10월 노무현 정부는 저출산·고령화 대책 추진을 위해 대통령 직속 사회통합기획단 내 '인구고령사회대책팀'을 설치했다. 2004년 2월 '고령화 및 미래사회위원회'를 민간위원장 체제로 출범했다. 이후 2005년 5월 저출산·고령화기본법이 제정돼 같은해 9월 대통령이 위원장이 되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출범했다. 2006년부터 실시된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은 2021년부터 2025년까지 4차 기본계획이 실시 중이며, 그간 약 280조원에 이르는 대규모 재정이 투입됐지만, 정책효과는 미미했다는 평가다. 비싼 양육비도 걸림돌 다수의 청년들은 결혼은 하고 싶지만 출산은 고민된다는 의견이 많다. 청년들이 출산을 미루거나 기피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우선 남녀 공통적인 출산 기피 원인은 '금전적 비용 부담'이 크다는 것이다. 고공행진하는 물가와 집값, 주택대출에 대한 이자부담으로 나가는 돈이 많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은 전 세계에서 양육비가 가장 비싼 국가다. 독일 매체 도이체벨레(DW)는 최근 한국은 만 18세까지 자녀 양육비에 1인당 국내총생산(GDP)의 7.79배에 달하는 비용을 들여 1위라고 밝혔다. 한국의 저출산 원인은 높은 양육비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사교육비 비중이 가장 큰데 부모는 자녀 1인당 매달 사교육비 52만원를 지출하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국 부모의 양육비는 중국(GDP의 6.9배), 일본(4.26배), 미국(4.11배)에 비해 크게 높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
2023-05-25 11:16:14[파이낸셜뉴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1일 초저출산·고령화 시대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인구정책기본법 제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인수위 기획위원회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인수위 브리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대한민국은 세계 최저 수준의 합계출산율과 OECD 최고 수준으로 진행되고 있는 고령화로 인한 인구 위기에 처해있다"며 "이를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인구 전략을 수립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인수위 산하 '인구와미래전략TF'는 과거 인구정책은 저출산과 고령화 속도를 완화하는데 초점을 맞춰왔으나, 향후에는 예견되는 미래 상황에 잘 적응하고, 미래를 기획하는 방향으로 정책의 초점을 수정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조영태 인구와미래전략TF 공동자문위원장은 "인구를 기반으로 해서 미래 변화를 예측하고 국민 삶의 질을 악화할 가능성이 있는 제도를 선제 조정하자는 것"이라며 "변화된 인구구조에서 지속 가능한 경제와 사회 정책을 기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위원장은 인구와 미래전략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인구변동으로 촉발된 격차 완화 및 해소 △세대 간 공존이 가능한 노동시장 시스템 구축 △초고령 사회를 위기가 아닌 새로운 성장의 기회로 삼아 지속 성장 여건 조성 △수축사회 전환에 맞는 새로운 생활 정주 여건 조성 및 재편 △기존 완화 정책도 최근 인구, 가구 변동에 맞춰 강화 등 5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선 '인구정책기본법'을 제정해 핵심 인구정책을 기획, 조정 평가할 수 있어야 하고, 자유로운 융합연구가 가능하도록 연구기반을 조성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조 위원장은 "인구정책은 초정부적, 초당적, 초부처적 '3초 정책' 속성을 갖는다"며 "윤석열 정부는 미래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인구전략을 종합적인 관점에서 수립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희룡 인수위 기획위원장은 "현재 당면한 과제와 가까운 미래, 먼 미래까지 내다보면서 치밀한 국가전략을 세우고 이것을 국가정책과 사업에 반영시킬 것"라며 "인구TF의 연구결과에 대해선 이미 윤석열 당선인께 보고 드렸고 앞으로 출범할 정부에서 어떤 방식으로 진행할지에 대한 여러가지 의견도 제안해놓은 상태"라고 전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2022-05-01 15:24:59부산의 한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회사원 김모씨(34)에게 일과 삶의 균형을 의미하는 '워라밸(Work & Life Balance)'이라는 단어는 좀처럼 와닿지 않는다.직원이 20명 남짓한 회사라서 주52시간 근무제는 2020년부터 적용되는데다 주말에도 일이 있으면 휴일을 반납하는 일이 다반사다. 김씨가 쉬면 마땅히 대체할 인력도 없어 입사 후 5년이 지나도록 장기 휴가 한 번 맘편히 가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가져도 될까 솔직히 의문이 든다는게 김씨의 심정이다.이처럼 열악한 근무 환경을 벗어나는데 도움이 되고자 올해 부산시의회는 5월 전국에서 처음으로 워라밸 지원 조례를 만들었다.이 조례는 기존 '가족친화 사회환경 조성 지원 조례'의 지원 대상을 직장과 가정으로 확대해 '일·생활 균형 지원 조례'로 명칭을 바꾸고 시 정책의 초점을 워라밸에 맞춘다는 취지로 제정됐다.통계청과 고용노동부 조사에 따르면 부산지역 상용근로자는 지난해 한 달 평균 174.7시간을 일해 전국 평균(173.2시간)보다 한 시간 반을 더 근무한다. 가족보다 일을 우선으로 여기는 응답자도 63.0%로 전국 평균인 53.7%보다 높게 나타났다.특히 가사노동과 육아부담이 여성에게 집중되면서 여성에게 워라밸은 더 힘든 것으로 분석됐다. 부산지역 직장 여성들의 가사노동시간은 하루 평균 183분으로 남성의 43분과 비교해 4배 이상으로 많다. 여기에 육아부담도 여성에게 집중된다.지역 사업장 중 남성의 육아휴직 사용 사업장 비율은 0.100%로 전국 평균(0.125%)에 미치지 못했다. 전국 7대 도시 중에서도 울산, 서울, 대전, 인천에 이어 5위에 머물렀다. 2016년 기준 지역 육아휴직 수급자는 8513명이며, 이 중 여성 비율은 95.7%에 달했다. 이처럼 일과 생활이 불균형을 이루면서 부산은 합계 출산율이 지난해 기준으로 0.98명으로 1명에도 못 미치는 초저출산 도시로 전락했다. 부산시가 조례로 정하면서까지 워라밸을 지원하고 나선 이유다.조례는 일·생활의 균형을 위해 부산시 차원의 종합적인 지원정책을 수립하고 매년 지원계획을 정해 시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일·생활의 균형을 위한 사회환경과 직장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과 전문인력 양성, 컨설팅 및 교육 등에 예산을 투입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했다. 부산시는 조례에 따라 올해말까지 북구 금곡동 부산여성가족개발원 내 일·생활 균형지원센터를 설치해 관련 정책을 만들고, 워라밸 우수 기업을 발굴해 컨설팅 등을 지원한다.여성 경제활동 참여율을 높여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사업도 확대한다. 육아휴직으로 공백이 발생하는 산업체에 대체인력을 훈련시켜 투입하는 사업의 인력을 지난해 100명에서 올해 110명으로 늘렸다.부산시 관계자는 "저출산 문제와 워라밸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면서 "워라밸 조례 개정을 계기로 부산의 저출산 문제를 극복하고 여성 경제활동을 확대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지원을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bsk730@fnnews.com 권병석 기자
2018-10-11 16:52:00우리나라는 2001년부터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낮은 수준의 출산률을 보이고 있다. 현재 인구현상 유지에 필요한 인구 대체는 평균 2.1명 수준이지만 지난 1983년 인구대체 2.1명을 기록한 후 점점 떨어져 2015년에는 1.24명을 기록하며 초저출산 국가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 특히 심각한 것은 대도시 인구 집중 현상이 심해지면서 지방소멸의 위기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앞으로 30년 내 현재 228개 시군구 중 84개, 3482개 읍·면·동 중 1368개(39.7%)가 사라질 것으로 전망됐다. ■인구급감, 30년 내 시군구 84개 소멸 이처럼 저출산 속도가 가속화하는 것은 그동안 정부 대책이 지나치게 중앙부처 중심으로 획일적인 정책을 추진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출산에 중요한 고용, 주거, 교육 등 근본적인인 대책은 외면하고 출산장려금 등 모자보건 위주의 일회적이고 단편적인 정책을 추진한 것이 근본원인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이제 저출산 대책이 중앙부처의 획일적인 대책 중심에서 현장접점에 있는 자치단체의 저출산 대책을 적극 지원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난해 7월 국회 저출산고령화 대책 특위에서 이런 지자체 저출산에 대한 적극 대응을 위해 행정자치부 역할에 무게가 실렸다.이후 (8월 16일 )행자부 내 저출산 대책 태스크포스(TF)를 설치해 지자체 저출산 대책을 지원하고 있다. 행자부는 우선 지자체의 저출산 극복을 지원하는 체계를 정비해 지역주민 체감 및 출산율 제고로 이어지도록 실질적인 과제를 발굴, 추진하기로 했다. 우선 결혼·출산·육아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는데 정책의 주안점을 뒀다. 현행 다자녀 가정·보육시설에 대한 지방세 감면 연장 및 확대 검토, 고용 확대 기업에 대한 지방세 지원 강화를 검토힐 방침이다. '가족친화인증기업'에 세무조사 유예 등 지역차원의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배우자 출산휴가, 5일에서 10일로 확대 특히 2020년까지 신혼부부 임대주택 1만호(7000호 신혼부부 전용)를 공급, 입주시킬 방침이다. 기간제 근로자, 시간선택제 등 다자녀 가정 우대 정책과 건강관리사 등 저출산 관련된 분야 신규 일자리 마련도 추진한다. 공동체 연계 지역육아네트워크도 확산시킨다는 방침이다. 육아방 등 지역의 공동체 네트워크를 활용, 육아를 지원하고 단양의 온마을사업과 같은 마을 부녀회에서 8세 이하 아동을 이웃자매와 함께 돌보는 방안도 마련키로 했다. 아동친화적 복지시설 운영을 접근성이 좋은 공공시설을 활용, 지역수요에 부합하게 특화 운영하고 돌봄 사각지대를 발굴 지원하기로 했다. 다문화·탈북민·한부모 가정 등도 지원대상에 포함시키고 돌봄공백이 있는 초등학교 저학년을 대상으로 틈새시책도 집중 추진키로 했다. 지자체의 저출산 대책이 원활이 추진될수 있도록 지자체 밍 지방공기업 직원의 육아휴직 활성화, 유연근무제 확대, 배우자 출산관련 휴가 확대도 검토하기로 했다. 배우자 출산휴가 기간을 현행 5일에서 10일로 확대하고 배우자의 유산·사산 휴가도 신설(3일)하기로 했다.이를 제대로 시행하기 위해 육아휴직·시간선택제 활성화 지표를 지방공기업 경영평가 지표로 추가한다. 신혼부부 주거지원, 해외훈련 우대 등 결혼·출산장려 인사제도를 검토해 지방공무원 후생복지 제도개선도 꾀하기로 했다. 한편 지자체 민간위탁시설이 분산 제공하고 있는 주거, 결혼, 임신, 출산, 보육 등 관련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전달하는 '지역복합센터(complex)'구축·확산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ktitk@fnnews.com 김태경 기자
2017-04-14 13:58:33초저출산에 따른 문제 극복을 위해 업계와 기관이 손을 맞잡아 관심이 모아진다. 결혼정보회사 가연은 19일 역삼동 가연타워에서 관세청과 결혼정보서비스 제공과 관련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20일 밝혔다. 이 자리에서 양 기관은 미혼남녀의 결혼을 지원하고 장려하는 것이야 말로 초저출산 문제 해결의 핵심 과제임에 동의했고, 이를 위한 여건 마련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갖고 이번 협약식을 체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협약식에는 가연결혼정보 최승환 이사와 관세청 운영지원과 최능하 과장 등이 참석해 협약내용을 바탕으로 미혼남녀들의 결혼을 장려할 수 있는 방법을 심도 있게 논의 했다. 앞으로 관세청 임직원에게는 모바일 결혼정보서비스 천만모여 1년 무료 이용권을 비롯한 가연의 결혼정보서비스 할인 혜택부터 가연웨딩을 통한 웨딩 컨설팅 혜택까지 주어진다. 즉 만남부터 결혼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서비스를 결혼정보회사 가연에서 누릴 수 있으며, 전담 커플, 매칭 매니저가 한 명의 회원을 2:1로 관리해 더욱 세심하고 체계적인 관리를 받을 수 있다. true@fnnews.com 김아름 기자
2017-01-20 08:13:02초저출산 현상이 길어지면서 올해 2월 신생아 수가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집값 상승에 따른 '탈서울' 현상도 이어져 서울 인구수는 28년 만에 1000만명 밑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26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2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지난 2월 태어난 신생아는 전년 동월 대비 800명(2.2%) 감소한 3만49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00년 이래 2월 기준 가장 낮은 수준이다. 시도별로 1~2월을 합친 누적 출생아 수는 전년 동기 대비 서울(-4.1%), 대전(-15.4%), 경북(-7.5%), 인천(-6.5%) 등 8개 시도에서 떨어졌고 부산(2.2%)을 포함한 나머지 6개 시도는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2월 혼인 건수는 윤달로 전년 동월보다 하루가 늘어나면서 7.7% 증가한 2만2500건을 기록했다. 다만 1∼2월 누적 혼인 건수는 46만4000건으로 나타나 전년 동기 대비 5.9% 감소했다. 이혼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 늘어난 8100건, 사망자 수는 6.0% 증가한 2만4600명으로 조사됐다. 서울 인구 수는 치솟는 주택가격에 '탈서울' 현상이 심화되면서 지난 1998년 이후 28년 만에 처음으로 인구 수가 1000만명 이하가 현실화될 전망이다. 이날 함께 발표된 '3월 국내인구이동'에 따르면 전국에서 순유출(전출-전입)이 가장 많은 곳은 서울(8820명)로 조사됐다. 재외국민(1만472명)을 제외한 서울 내국인 인구는 999만9116명으로 1000만명이 이미 붕괴됐다. 서울 인구는 2009년 2월(2300명) 이후 7년 넘게 매달 인구 순유출을 지속하고 있다. 또 부산(1298명), 대전(1146명) 등을 포함한 10개 시도도 인구가 순유출됐다. 반면 경기(9264명), 세종(3155명), 제주(1589명) 등 7개 시도로는 순유입 됐다. 지난달 국내 인구 이동자 수는 68만6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77만1천명) 11.0% 줄었다. 3월 이동자 수가 60만명대로 떨어진 것은 2013년(66만2000명) 이후 3년만이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2016-04-26 17:24:383월 출생아수가 전년동월대비 10.2% 줄어들면서 16개월만에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다. 혼인 적령기 인구감소 등으로 혼인건수가 급감한 탓이다. 통계청이 27일 발표한 '3월 인구동향 및 4월 국내인구이동 통계'에 따르면 3월 출생아는 3만8800명으로 전년 동월대비 4400명(-10.2%) 줄었다. 2011년 10월(5300명 감소·-12.1%)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월별 신생아는 지난해 5월부터 증가세를 이어가다 올들어 감소로 돌아서면서 3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올해 1월(-0.4%), 2월(-9.1%), 3월(-10.2%) 등으로 감소폭은 확대됐다. 통계청 이재원 인구동향과장은 "지난해 5월부터 혼인건수가 감소했고 주된 출산연령(29~33세) 인구도 계속 빠졌다"며 "이렇게 가다보면 합계출산율 1.3명 이하의 초저출산국가가 될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출생의 선행지표가 되는 혼인건수는 3월 2만3600건으로 전년동월보다 4500건(-16.0%) 급감했다. 여기에는 혼인 적령기의 남성(30~34세), 여성(27~31세)이 감소한 인구효과가 작용했다. 베트남신부 사망을 계기로 정부가 '국제결혼 건전화 조치'를 시행하며 다문화 결혼 건수(2177건)가 전년동월보다 20.8% 급감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흑룡해에 일시적으로 혼인이 몰렸던 기저효과도 있다. 3월 이혼건수는 8500건으로 1년 전보다 1000건(-10.5%) 줄었고, 사망자 수는 2만4200명으로 100명(0.4%) 증가했다. 한편 4월 국내 이동자 수는 62만9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000명(-0.2%) 줄었다. 시도별로 순이동(전입-전출)은 경기 5492명, 인천 2197명, 충남 1482명 등 8개 시도가 순유입을 기록했다. 서울(-1만5명)과 부산(-945명), 대구(-323명) 등 9개 시도는 순유출됐다. 이 과장은 "4·1 부동산대책 이후 4월 주택매매거래는 전년보다 17.5% 늘었고 전월세거래도 5.4% 증가해 인구이동을 확대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다만, 20대 후반의 취업이 부진한 점이 인구이동을 감소시켰다"고 설명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2013-05-27 12:2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