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 전상일 기자] 한국이 2023 아시아선수권에서 대만에게 완패했다. 한국은 대만의 타이페이돔에서 열린 대만과의 개막전에서 0-4로 패했다. 일단 투수력에서 격차가 너무 심해서 어쩔 수가 없었다. 한국은 선발 쉬레이에게 5회까지 단 1개의 안타밖에 때려내지 못했다. 그리고 쉬레이가 마운드에 내려가기 전까지 무려 10개의 삼진을 헌납했다. 그의 빠른 공에 타이밍을 전혀 잡지 못했고, 특히 떨어지는 체인지업에 속수무책이었다. 이미 1군 경험이 있는 정준영이나 김범석 등도 타이밍을 전혀 맞추지 못했다. 하지만 그 와중에 빛나는 선수가 한 명 있었다. 바로 김성우였다. 김성우는 이날 첫 타석에서 쉬레이의 직구를 받아쳐서 깨끗한 중전 안타를 때려냈다. 한국의 첫 안타였다. 두 번째 안타도 김성우에게서 나왔다. 초구와 2구 변화구를 잘 골라낸 김성우는 3구째 몸쪽에 들어가는 직구를 결대로 잡아당겨 유격수 키를 넘어가는 안타를 뽑아냈다. 김성우의 야구를 읽는 영리함이 드러난 대목이었다. 비록 세 번째 타석에서 아쉬운 2루수쪽 병살타를 때려내기는 했지만, 이날 김성우가 보여준 활약은 눈부셨다. 그것뿐만 아니었다. 수비에서는 좋은 송구도 나왔다. 김성우는 4회 1루에서 2루로 가는 주자를 총알 송구로 잡아내 강렬한 인상을 심었다. 김성우는 올 시즌 퓨처스에서 6할이 넘는 도루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강견의 포수다. 김성우는 LG 트윈스 내부에서도 상당히 평가가 좋은 선수다. 공격에서는 다소 아쉽지만, 수비에서는 완성도가 있다는 평가다. LG 퓨처스 관계자는 “최근 포수 중 김성우가 수비에서 가장 좋은 선수인 것은 맞다”라고 말했다. 김성우는 배재고를 나온 선수다. 배재고 재학 당시 배재고를 4강으로 이끈 경력이 있다. 그리고 당시 역대 최강멤버라고 하는 2021 청소년대표팀에도 선발 되었다. 당시 대표팀은 심준석, 문동주, 박영현, 김도영, 이재현, 허인서, 박준영, 조원태, 조세진 등이 모두 선발되어서 가히 '청소년 드림팀'이라고 불렸었다. 하지만 작년 체격 때문에 라운드가 많이 밀렸고, LG 백성진 팀장은 “이주헌은 뽑은 상태에서 우리는 포수는 더 이상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데 김성우가 남아있길래뽑았다”라고 말했다. 김성우는 퓨처스에서도 성실하기로 소문난 선수다. 집에 경기권이라 굳이 이천에서 합숙생활을 하지 않아도 되는데도, 훈련을 위해 합숙생활을 하며 기량을 갈고닦아서 현재에 이르렀다. 시즌 중간에는 염경엽 감독의 부름으로 1군 투어에도 다녀왔다. 김성우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솔직히 이재원 선배님이랑 김범석이 치는 모습을 보면 기가 죽는다. 너무 잘치더라. 그래서 나는 더욱 더 수비를 보완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이 앙물고 했다. 내가 살길 은 그것 뿐”이라고 말했다. 올해 아쉽게 상무에 탈락했지만, 향후 이주헌이 팀에 복귀하게 되면 교차로 군대를 다녀와서 LG의 안방의 미래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이제 포수도 5년 후를 바라보며 서서히 세대교체를 준비해야할 시점이다. 그리고 현재까지는 공격형의 김범석, 그리고 수비쪽에서 이주헌과 김성우가 경쟁하는 모양세다. 이들은 각기 다른 특색과 장점이 있다. LG는 2차드래프트에서 김기연을 보냈다. 그리고 신인드래프트에서도 더 이상 포수를 뽑는 것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김범석이나 이주헌도 있지만, 공수에서 크게 성장한 김성우의 존재도 크게 한 몫 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3-12-03 22:10:20[파이낸셜뉴스] 전쟁이 시작된 직후 총알에 맞아 한쪽 눈을 잃은 우크라이나 여성이 잡지 플레이보이 표지를 장식했다. 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플레이보이 우크라이나는 최근 외과의사이자 모델, TV 진행자 등으로 활동하는 이리나 빌로체르코베츠가 커버 모델로 등장하는 온라인 최신호를 공개했다. 빌로체르코베츠는 ‘여성은 강인하다’를 주제로 하는 이번 특별판 시리즈에서 시력을 잃은 왼쪽 눈을 하트 모양의 은색 안대로 가리고, 금속 재질의 비키니를 입은 채 포즈를 취했다. 빌로체르코베츠의 남편은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의 보좌관이다. 그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사흘째인 지난해 2월 26일 세 아이를 차에 태우고 집에 가다가 총격을 받았다. 이로 인해 좌측 안구를 잃고 턱뼈가 골절되는 중상을 입었고, 수차례에 걸친 재건 수술에 이어 몇 달간 병상 신세를 져야만 했다. 매체는 이 공격을 두고 친러시아 세력의 소행이라는 의심이 제기됐으며, 빌로체르코베츠는 이후 우크라이나인들 사이에서 ‘저항의 상징’ 중 하나가 됐다고 보도했다. 빌로체르코베츠는 “내 얼굴은 더는 예쁘지 않지만, 나머지 신체는 아름답다”고 말했다. 플레이보이 우크라이나는 성명을 통해 “전쟁 중 상처를 입고도 삶에 대한 갈망을 잃지 않고 힘과 동기부여의 모범이 되어줌으로써 여성의 회복력을 보여주는 ‘여성은 강인하다’ 특별판에 빌로체르코베츠를 섭외했다”고 설명했다. 잡지 측은 이번 시리즈 수익을 우크라이나군 응급의료장비 마련을 위해 기부할 방침이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3-08-04 22:33:32[파이낸셜뉴스] "우리는 이 사랑을 한 장의 사진에 담아요. 당신은 찢어진 청바지 주머니에 나를 보관하죠. (우리가 사랑했던) 시간이 완전히 얼어버린 그곳에." 영국의 싱어송라이터 에드 시런의 노래 '포토그래프'의 가사 중 일부다. 에드 시런은 이 곡을 전 여자친구를 위해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로맨스의 아름다움이 연인들과 평생 함께 남을 수 있게 그들의 사랑을 사진에 담아 보관하려고 하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개인적으로 사진을 찍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아름다운 풍광을 앞에 두고 사진을 찍기 위해 스마트폰 혹은 카메라를 드는 것은 일종의 낭비라고 생각한다. '두 눈'이라는 최고의 렌즈가 있는데 굳이 두 눈보다 성능이 떨어지는, 혹은 진짜가 아닌 기계의 렌즈를 통해 그 순간에 느낄 수 있는 최고의 감흥을 미래의 나를 위해 조금이라도 양보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설령 시간이 지나 기억의 풍화 속에 그 장면이 잊혀질지라도, 그건 그것대로 괜찮지 않을까. 어차피 평생 남을 한 장면이었다면 굳이 사진을 남기지 않았더라도 남았을 것이다. 문을 여는 순간, 새로운 세상 속으로 지난 28일 저녁, 서울 명동, 르메르디앙 지하 1층에 있는 와인바 '모와'를 찾았다. 문을 열고 가게에 들어선 순간 문 안과 밖의 세상이 전혀 다른 것처럼 느껴졌다. 해리 포터가 런던 킹스크로스 역에 있는 비밀의 9와 3/4 승강장을 통해 호그와트로 가는 것처럼. 모와의 상징 아이콘은 자음 'ㅁ'과 'ㅇ'을 위에서 아래로 배치한 모양이다. 얼핏 보면 새로운 문으로 들어가는 '열쇠 구멍'을 상징하는 것처럼도 보인다. 모와 관계자는 "MOWa는 ‘Memories of Wine and..?’ 의 약자로 MOWa의 소문자 ‘a’는 aroma(향기), atmosphere(분위기), affection(애정) 등 자신만의 해석으로 여백을 채우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고 말했다. 매장 내부를 들어서자 초록색의 은은한 조명을 뿜어내는 와인 선반과 와인들이 일렬로 길을 만들고 있었다. 인스타그램 계정이 있는 사람이라면 사진을 찍지 않고는 절대로 넘어 갈 수 없는 그런 인테리어였다. 평일 저녁이라 자리에 여유가 있어 매장을 조용히 한 바퀴 둘러보며 몇 장의 사진을 더 찍었다. 와인과 파인 다이닝의 조화 지난해 12월 문을 연 모와는 서울 신사동의 '사브서울'과 반포동의 '무드서울'을 성공시킨 김태성 셰프의 세 번째 작품이다. 김 셰프의 컨설팅을 바탕으로 제철 식재료와 아영이 엄선한 와인 큐레이션이 조화를 이룬다. 웰컴 샴페인을 시작으로 처음엔 달콤함이 진한 '빌라 골드' 화이트 와인을 열었다. 이어 다양한 안주와 함께 화이트 와인, 레드 와인을 순차적으로 열었다. 대화의 주제는 와인을 걸쳐 여행, 미술 등 다양한 영역을 넘나들었다. 황금의 화가로 잘 알려진 구스타프 클림트가 대화의 주제에 올랐는데 바로 클림트의 명화가 라벨링된 화이트 와인을 추천 받아 맛 볼 수 있었다. 안주로는 초밥의 재료로 많이 쓰이는 녹진한 단새우가 올라간 '단새우 타르트', 아기 손바닥 만한 사이즈의 '총알 오징어 구이', '한우 채끝 등심 스테이크', '감자 튀김' 등을 시켰다. 파인 다이닝에 버금갈 정도로 감미로운 안주들 하나하나가 "한잔 더"를 외치게 했다. 유일한 단점은 안주의 양이 매우 적어 배를 채우기엔 부족했다는 점이다. 이 날의 와인 회동은 비록 업무로 얽힌 사람들과 함께한 자리였지만 좋은 술과 음식이 곁들여지자, 누군가 말한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은 것'처럼 '직장 사람이라도 와인은 마시고 싶어'가 성립할 정도로 괜찮은 자리였다. 다음번에 이곳을 다시 찾는다면 꼭 특별한 사람과 함께 이길 마음속으로 바랐다. 한 가지 팁이라면 '모와'에서 특별한 시간을 원한다면 반드시 '3주 전'에는 예약을 하길 추천한다. 와인을 소재로 한국에서도 크게 인기를 끈 '신의 물방울'이란 만화의 스토리 작가는 아래와 같이 말했다. "적포도주의 병 바닥에는 타닌과 폴리페놀 덩어리인 '침전물'이 서서히 쌓여간다. 침전물은 와인의 쓰고 떫은맛이 모인 것이므로 침전물이 쌓임에 따라 윗부분의 맑은 와인은 달고 부드러워 진다. 세상과 함게 투명해지는 와인, 인간도 그러했으면, 하고 생각해본다." 시간과 더불어 숙성하는 와인과 성숙하는 인(人). 잘 익은 좋은 와인이 그렇듯 좋은 사람도 다른 이를 대할 때는 자신의 고뇌와 앙금 따위는 잠시 묻어두기에 자상하고 부드럽게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닐까, 하고 생각하는 하루였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2023-04-28 17:57:15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수렁'에서 허우적거리는 인상이다. 최근 블룸버그에 따르면 러시아는 5조루블(약 119조원) 규모의 내년 국방비를 편성했다. 경제는 이미 파탄 지경인데 당초 예산안보다 43%나 증액한 것이다. 만만하게 본 우크라이나가 의외로 완강히 저항하자 장기전이 불가피해졌다고 본다는 뜻이다. 푸틴도 당황한듯 지난 21일 부분적 '군 동원령'을 발동했다. 그가 우크라이나전에 투입할 대상으로 적시한 규모는 '예비군 등 군 경험자 30만명' 선이었다. 러시아가 예비군 동원령을 발표한 건 2차 세계대전 종전 후 처음이다. 후폭풍은 거셌다. 동원령에 반대하는 시민의 해외탈출 행렬이 줄을 잇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 주요 도시에서 며칠째 격렬한 시위가 벌어졌다. 수도 모스크바에선 "우리는 (푸틴의) '총알받이'가 아니다"라는 시위대의 외침이 외신을 탔다. 수천명을 구금했음에도 시위가 멎지 않자 푸틴은 자국 병력이 자발적으로 항복 또는 전투거부 시 최대 10년까지 구금할 수 있게 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전황이 나아질 기미가 없자 러시아군이 비장의 카드를 빼든 모양이다. 최근 서방의 무기와 병참 지원으로 우크라이나군이 기세를 올리자 동부지역 전선에서 병사들의 후퇴나 탈영을 막기 위해 '독전대'를 배치한 것이다. 2차 대전 때 옛 소련의 스탈린도 독전대를 활용했었다. 1942년 스탈린그라드 전투를 다룬 영화 '에너미 앳 더 게이트'에서 독일군에 쫓겨 도망치는 병사를 독전대가 가차 없이 사살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번 독전대도 러시아 병사들에겐 공포스럽겠지만, 그 효과는 비관적으로 비친다. 막강한 나치의 침략에 맞서 조국을 지키려 했던 스탈린그라드 전투 때와는 달리 우크라이나전은 명분 없는 침략전쟁인 탓이다. 전력은 우세한데도 전의를 잃은 러시아군을 보면 과거 고구려의 저항에 밀려 지리멸렬했던 '당나라 군대'가 생각날 정도다. kby777@fnnews.com 구본영 논설위원
2022-09-26 18:31:45[파이낸셜뉴스] 박정하 국민의힘 원주갑 국회의원 후보는 26일 박지현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의 사과·쇄신 요구로 내홍을 겪는 것을 언급,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강원지사 후보, 원창묵 민주당 국회의원 후보가 침묵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박정하 후보는 이날 유세를 통해 "민주당이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을 총알받이로 쓰고 버리려 하는 모양이"라면서 "애초 얼굴마담으로만 활용하려했는데, 도리어 민주당을 향해 쇄신의 칼날을 겨누니 당황한 것 같다"고 일갈했다. 박 후보는 "원주의 젊은 인재인데 한 편으로 안타깝다"라면서 "민주당 주류와 강성 지지층이 박지현 위원장을 난도질 할 동안 이광재 원창묵 후보는 말 한 마디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 후보는 이광재, 원창묵 후보를 겨냥, "그러면서 무슨 청년, 인재육성 타령인가. 비겁한 사람들"이라고 비판했다. 박지현 민주당 비대위원장은 강원도 원주 출신으로, 지난 25일 고향 원주를 찾아 지원유세를 펼친 바 있다. 박 위원장이 연일 민주당의 사과와 쇄신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윤호중 공동비대위원장과 박홍근 원내대표를 비롯 기존 민주당 주류와 강성 지지층은 강력한 반발을 이어갔다. 한편 박정하 후보는 20대·30대·40대 젊은 유권자가 많이 상주하고 있는 원주 기업도시와 원주시 시각장애인 협회, 장애인 사업체 등을 돌며 현장 경청 행보를 이어갔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2022-05-26 20:34:18[파이낸셜뉴스] 동아제약은 한정판 숙취해소음료 모닝케어 스페셜 굿즈 세트를 출시했다고 10일 밝혔다. 홈술(집에서 마시는 술), 혼술(혼자 마시는 술), 캠핑을 즐기는 소비자 등을 위한 제품이다. 이 세트는 모닝케어H, 모닝케어D, 모닝케어S 3병과 모닝케어 뚜껑 모양을 본떠 만든 술잔 2개로 구성됐다. 술잔은 깨지기 쉬운 유리가 아닌 내구성이 좋은 스테인리스 소재로 만들어져 캠핑 등 야외에서 사용할 수 있다. 모닝케어 스페셜 굿즈 세트는 1000개 한정 판매한다. 동아제약 공식 브랜드몰 디몰과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 등에서 구매 가능하다. 모닝케어는 2005년 동아제약이 선보인 숙취해소음료 브랜드이다. 지난해 브랜드 리뉴얼을 진행해 깨질듯한 숙취 모닝케어H, 더부룩한 숙취 모닝케어D, 푸석푸석한 숙취 모닝케어S 3가지 차별화된 콘셉트로 제품을 새롭게 선보였다. 또한 모닝케어 포장 용기를 소비자의 숙취가 해소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총알 모양으로 변경했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소비자에게 특별한 감성을 더해주기 위해 모닝케어 굿즈 세트를 기획했다"며 "앞으로도 색다른 재미를 선사 할 수 있는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지속 전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2021-02-10 09:49:38우리 민족에게 아픈 상처를 남긴 6·25 한국전쟁이 발발한지 70년이다. 한국전쟁은 우리의 유물과 미술에도 상흔을 남겼다. 하지만 전쟁은 비극이었어도 일대의 전환점이었고, 상처였지만 반성과 성찰의 시발점이었으며 수많은 교훈과 작품들을 남겼다. ■포화 속에서도 문화유산을 지켜낸 흔적들 70년 전 박물관 역시 전쟁 속에서도 고군분투했다. 불타고 부서진 많은 문화재들을 조금이나마 지켜내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문화유산을 지키기 위해 유물을 의도적으로 미국으로 반출해 첫 해외 순회전을 치르기도 했다. 전쟁 후엔 찢기고 깨진 문화유산들을 조금이나마 회생시키고 복원하기 위해 혼신을 다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의 6·25전쟁 70주년 기념 테마전 '6·25 전쟁과 국립박물관-지키고 이어가다'전에서는 이러한 선대의 노력의 흔적을 볼 수 있다. 이 전시는 70년 전 일어난 전쟁으로 인해 사라질 위기에 빠진 문화재를 지키고 문화의 맥을 잇고자 했던 국립박물관을 조명하며 국난 극복과 평화의 교훈을 공유하고자 마련됐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박물관이 휴관하는 바람에 25일 홈페이지와 유튜브를 통해 온라인 전시로 개막됐다. 전시는 총 2부로 진행된다.1부 '위기에 빠진 우리 문화재'에서는 6·25로 인해 수난을 당했던 문화재들이 소개됐다. 강원도 오대산 월정사에 보관되다 1951년 1월 전쟁 중 월정사가 불타면서 함께 녹고 비틀려 깨어진 '선림원지범종편'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조선시대 숙종 32년인 1706년 백두산 부근을 그린 '요계관방지도'엔 군화 자국이 어지럽게 찍혀 있는 등 유물을 통해 전쟁의 참상을 돌아볼 수 있다. 2부 '문화를 지키고 세계에 알리다'에서는 1950년 12월 부산으로 옮긴 국립박물관이 피란지에서도 한국 문화를 지키고 이어가기 위해 벌였던 노력을 조명한다. 국립박물관의 이전을 승인한 당시 문교부 장관의 허가서, 부산 박물관 임시청사의 내부 평면도, 1953년 전쟁 중에도 국립박물관이 발굴했던 경주 금척리 고분, 노서리 138호분 출토 토기들이 전시됐다.또 국립박물관이 주최했던 1953년 제1회 현대미술작가초대전, 이조회화전 관련 자료들도 선보인다. 현대미술작가초대전에 김환기가 출품했던 작품 '돌'과 그가 자필로 쓴 설명카드가 함께 전시됐다. 전시에 문화재 보호를 위해 미국으로 반출됐던 보물 제339호 서봉총 금관과 고려말기의 관세음보살상은 1957년, 최초의 한국 문화재 해외순회전 '마스터피스 오브 코리안 아트'에 전시품으로 세계에 소개됐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 유물들과 당시의 도록이 함께 공개됐다. 한편 테마 전시장 바깥 상설전시실의 전시품 중에서도 전쟁의 상흔을 입은 유물들을 만날 수 있다. 국보 제3호인 '북한산 신라 진흥왕순수비'의 오른편엔 총알 자국이 선명하고, 전쟁 당시 개성 박물관에서 남한으로 피난 내려온 국보 제60호인 '청자 사자 모양 향로'도 만날 수 있다. 전시는 9월 13일까지. ■전쟁·재난을 통해 평화를 모색하는 미술 국립중앙박물관이 전쟁 당시의 흔적과 과거의 역사를 재조명했다면, 국립현대미술관은 '낯선 전쟁'전을 통해 전쟁으로 인해 영감을 받은 작품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25일 개막한 이번 전시에는 한국전쟁 참전 종군 화가부터 동시대 국내·외 작가 50여명의 작품 250여점을 비롯해 군 의문사를 주제로 한 퍼포먼스 등 신작 10점이 공개됐다. 전시는 총 4부로 구성됐다. 1부 '낯선 전쟁의 기억'에서는 전쟁세대의 기억 속 한국전쟁을 소환한다. 김환기·우신출 등 종군화가단의 작품과 김성환·윤중식의 전쟁 시기 드로잉, 김우조·양달석·임호 등의 작품 등이 공개됐다. 한국전쟁 참전 군인이었던 호주의 이보르 헬레와 프랭크 노튼, 캐나다의 에드워드 주버는 전쟁 당시 상황을 그린 작품들을 디지털 이미지로 공개했다. 당초 실물 작품이 전시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작품 반입이 어려워지면서 국내에 들어오지 못했다. 2부 '전쟁과 함께 살다'에서는 남북분단으로 인해 야기된 사회문제들에 주목한 작품들이 전시됐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예술학도에서 군인, 포로, 실향민으로 살게 된 경험을 그린 이동표의 작품을 비롯해 전후세대 작가들의 작품이 함께 배치됐다. 세계적인 무기박람회장이 가족 나들이 장소가 된 역설을 담은 노순택의 2008년작 '좋은, 살인'과 평생 북한의 고향을 그리워하는 할아버지의 삶의 궤적을 관찰한 한석경의 2019년작 '시언, 시대의 언어', 컴퓨터게임처럼 가상화된 공간에서 전쟁의 폭력성을 탐구한 김세진의 신작 '녹색 섬광' 등이 전시됐다. 3부 '인간답게 살기 위하여'에서는 전쟁으로 우리가 잃어버린 것과 훼손된 가치를 짚어본다. 2011년 중국 정부에 의해 구금 생활을 하는 동안 난민이 처한 상황을 다양한 매체로 알려온 아이 웨이웨이의 신작 '폭탄'과 2017년작 '여행의 법칙', 2016년작 '난민과 새로운 오디세이'는 이번 전시의 백미다. 이 밖에 분쟁지역 내 여성이 겪어야 하는 고통과 삶을 다룬 터키 작가 에르칸 오즈겐의 '보랏빛 머슬린' 등도 공개됐다. 4부 '무엇을 할 것인가'는 새로운 세대와 함께 평화를 위한 실천을 모색하는 활동을 소개한다. 안은미는 군 의문사 유가족과 함께 진행했던 전작 '쓰리쓰리랑'에서 출발한 신작 '타타타타'를 선보인다. 디자이너와 예술가들로 구성된 그룹 도큐먼츠는 한국전쟁 당시 배포된 '삐라' 중 '안전 보장 증명서'를 2020년 버전으로 제작해 선보인다. 전시는 9월 20일까지.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2020-06-25 10:32:25130년 전통의 만년필 명가 파카(PARKER)가 시대의 디자인 아이콘 조터(JOTTER) 볼펜을 재해석한 조터 만년필을 선보였다. 1954년 출시된 파카 최초의 볼펜 조터는 지난 60여년간 7억 5000만개에 달하는 판매량을 자랑하며 필기구계의 한 획을 그은 제품으로, 출시 때부터 고수한 유선형의 총알 모양 디자인으로 큰 사랑을 받으며 명실상부 시대의 디자인 아이콘으로 자리잡았다. 2018년 새롭게 출시된 조터 만년필은 조터의 헤리티지를 계승한 만년필로, 조터만의 특징인 유선형 바디와 영국 국기에서 착안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총 5가지의 조터 만년필은 영국 감성의 켄싱턴 레드, 로얄 블루 만년필과 기본 컬러인 본드 스트리트 블랙, 메탈 소재를 살린 스텐레스 스틸 GT, CT 2가지 만년필로 구성된다. 3만원 후반대의 합리적인 가격과 견고한 내구성은 조터 만년필의 또 다른 장점으로, 만년필 입문자들은 물론 마니아들에게도 각광받고 있다. 파카의 한국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항소 관계자는 합리적인 가격, 세련된 디자인, 파카만의 기술력이 담긴 조터 만년필로 가성비를 넘어 가심비의 대표적 만년필로서 소비자들을 사로 잡을 것 이라고 밝혔다. 각계 수많은 명사들로부터 사랑 받아온 파카는 130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파카는 헤리티지, 장인정신, 탁월한 필기 성능으로 대표되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더욱 공고히 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기자
2018-12-19 16:09:07프리미엄 필기구 브랜드 파카(PARKER)의 조터 만년필이 19회째를 맞는 'fn 광고대상' 베스트마케팅상을 수상하게 되어 매우 영광입니다. 특히 올해는 파카 브랜드 창립 130주년을 맞이한 특별한 해로 감회가 더욱 새롭습니다.디지털 시대 속에서 다시금 파카 브랜드가 주목 받는 기회가 되어 기쁘고 100년 넘게 외길을 걷고 있는 저희 브랜드에 큰 힘이 되었습니다. 파카는 1888년 처음 시작된 이후 현재까지 전세계인의 손끝에서 역사의 순간을 함께해오고 있습니다. 더 나은 펜을 만들겠다는 창립자 '조지 새포드 파카'의 가치를 지켜오며, 장인정신을 바탕으로 펜 그 이상의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파카의 조터(JOTTER)는 1954년 파카 최초의 볼펜으로 첫 선을 보인 이후 현재까지 약 60여년 간 7억 5000만 개에 달하는 판매량을 자랑하며 명실상부 필기구계의 한 획을 그은 제품입니다. 또한 초기의 디자인인 유선형의 총알 모양의 시그니처 디자인을 현재까지 유지하며 단순한 볼펜을 넘어 시대의 디자인 아이콘으로 평가 받고 있습니다. 이번 수상의 영예를 안겨준 '조터 만년필'은 2018년 새롭게 선보인 만년필로, 조터 볼펜의 디자인을 재해석하여 탄생된 파카의 헤리티지가 담긴 제품입니다. 영국의 국기에서 착안한 디자인과 내구성이 우수한 스텐레스 스틸 바디를 적용하여 프리미엄 제품 못지 않은 품질을 선사하며 대중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파카는 많은 이들의 마음을 전하고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며, 단순한 필기구를 넘어 하나의 문화 아이콘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오성주 상무
2018-11-21 18:25:37-자카르타에서 1박하고 발리로 넘어가는데요. 뭐 보면 되나요? -볼거 없습니다. 한나라의 수도니까 상징성 정도 있을 거예요. 인도네시아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이런 질문과 대답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3박5일의 짧은 출장에서 만난 자카르타 현지 취재원들도 비슷한 얘길 했다. "그냥, '여기'서 마사지랑 손 관리 받으세요. 그게 제일 나을 겁니다." 업무를 마치고 남은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할지 고민하는 표정이 그대로 전달된 모양이다. 그런데 결국 추천하는 곳이 "그냥, 여기 쇼핑몰이라고?" 취재를 위해 찾은 곳은 쇼핑몰 코타카사블랑카와 연결되는 주상복합건물 공사 현장이었다. 자카르타 중심 상업지구인 '골든 트라이앵글'의 아래부분에 위치한 코타카사블랑카는 현지에서 규모나 시설 모두 손꼽히는 명소라고 했다. '한국에서도 쇼핑을 즐기지 않는데 해외까지 나와서 고작 쇼핑몰이라니. 출장의 본목적은 취재겠지만 견문 넓히기도 중요한 과제 아니겠는가.' 몰에서 시간을 보낼 수는 없다고 생각하며 검색했지만 정말로 자카르타엔 이렇다할 관광명소가 없었다. 그리고 마침 환전도 해야한다는 게 생각났다. 물론 돈을 쓰라고 만든 시설이니 환전소가 있었다. 동남아 주요 도시와 한국이 결정적으로 다른 것 중엔 환전소 접근성도 있다. 쿠알라룸푸르와 싱가포르, 자카르타 등에서는 서울보다 훨씬 쉽게 환전소를 만날 수 있다. 명동 인근에만 빼곡히 환전소가 몰려있는 우리와 차이나는 점이다. 사설 환전소였지만 대형 쇼핑몰 안에 있으니 안전성도 담보되는 기분이다. 총알을 마련했으니 쏘러가야 하는 걸까. 쇼핑에 취미가 없는 관계로 생활에 정말 필요한 뭔가를 사보기로 했다. 핸드폰에 갈아 끼울 현지 유심(USIM)을 구입해 보자. 사실 자카르타에 도착한 이틀째까지도 유심 구입을 하지 않은 건 공항, 호텔, 쇼핑몰 등 자카르타 대형 건물에서는 대부분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대형쇼핑몰 코타카사블랑카엔 물론 휴대폰 가게도 있다. 그 층에는 현지 통신사들의 점포가 밀집해 있어서 낯설지 않은 풍경이었다. 유심 하나 구입해서 끼우는데 40여분이 걸렸다는 것만 빼곤 한국과 거의 같았다. 한국만큼 '빨리 빨리' 업무를 처리해 주는 나라는 역시 지구상에 없는 것인가. 4G인터넷 망을 보유하고 나서 다음 행선지를 찾기 위해 더 바쁘게 검색엔진을 뒤졌지만 결론은 역시 현지인의 조언을 따르는 쪽으로 흘렀다. '그래, 마사지를 받자.' 쇼핑몰 체감 규모는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보다 크다. 마사지숍이 당연히 영어로 써 있을 줄 알고 몰을 지하부터 살폈지만 눈에 띄지 않아 안내데스크의 도움을 받았다. 겨우 찾아가보니 간판이 현지어로만 돼 있다. 아주 심플하게 시간과 마사지 타입만 고르니 대기 시간 없이 바로 안내됐다. 1시간에 16만루피아. 한국돈으로 1만4000원이 채 안되는 금액이다. 현지인의 추천에 매우 감사하며 만족스런 마사지를 받은 후엔 네일숍을 찾았다. 쇼핑몰은 컸고, 역시 길을 잃었고, 결국 인포데스크로 다시 문의해 찾아갔지만 시간이 부족해 서비스를 받진 못했다. 쇼핑몰에서의 시간은 정말 순식간에 삭제됐다. 슬쩍 가격표를 보니 발 관리(패디큐어) 금액이 17만 루피아, 대략 1만5000원 선. 한국 4분의 1 수준의 가격에 다시 한번 놀란다. 대형쇼핑몰에서 식사를 하고 물건을 사고, 영화를 보고, 문화체험까지 동시에 하는 것을 '몰링(malling)'이라고 한다. 국내 유통업계도 몰링족들을 겨냥한 대형 복합쇼핑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신세계 그룹의 '스타필드'가 대표적이다. 자카르타에서 몰링의 재미를 단번에 알아버렸는지 귀국 직전 남은 시간에도 시내의 대표적인 쇼핑몰을 찾았다. 그랜드 인도네시아라는 이름 만큼이나 거대해서 역시 길을 잃고 헤맨 시간이 절반쯤 된다. 자카르타 물가가 한국에 비해 싼 만큼 호텔도 훨씬 적은 부담으로 즐길 수 있다. 이것 역시 동남아 여느 도시들과 비슷한 점인데 자카르타는 특히 5성급 호텔도 10만원대에서 숙박 가능하다는 점에서 가성비는 말할 것도 없다. 호텔에서 즐기는 바캉스를 호캉스(hotel+vacance)라고 부르는 요즘. 몰링 후 호캉스가 가능한 트렌디한 도시 자카르타는 휴양 여행계의 틈새시장으로 볼 수도 있다. '별로 볼게 없다'는 도시의 단점이 더운 야외가 아닌 실내에서도 즐길거리가 많다는 장점으로 전환하는 순간이다. 꼭 가봐야 할 필수 관광지가 없어서 절로 생긴 여유시간은 몰링과 호캉스로 보내면 충분하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2018-03-09 18:0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