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하로 카드사의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에도 업계는 좌불안석이다. 금융당국이 연내 가맹점 수수료를 추가 인하할 것으로 예상되는 탓이다. 업계에서는 카드 사용이 늘어도 수익이 감소하는 구조적 문제가 고착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2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올해 연말 카드 수수료 '적격비용' 재산정할 예정이다. 적격비용은 카드사의 자금조달 비용, 마케팅 비용, 위험관리 비용 등을 포함한 일종의 결제원가다.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라 금융위원회는 지난 2012년 이후 3년마다 적격비용을 산정해 수수료율을 조정하고 있다. 최근 네 차례 연속 인하되면서 2012년 1.5~2.12% 수준이던 가맹점 수수료율이 0.5~1.5%까지 내려온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에도 가맹점 수수료의 인하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한다. 업계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가맹점 수수료 등 신용판매에서 수익을 낼 수 없는 상황이라 카드론 등 대출로 대신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가맹점 수수료가 추가로 내릴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신용에서 발생한 손해를 대출에서 벌충하는 구조가 계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올 들어 금리인하 기대감이 채권시장에 선반영되면서 카드사가 자금조달에 이용하는 여신전문금융채권(여전채) 금리는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여왔다. 여기에 카드사들은 이른바 '알짜카드'를 중심으로 신용카드를 단종하면서 비용을 줄였다. 국내 8개 카드사가 올해 상반기(1~6월) 단종한 신용카드는 모두 282개다. 지난해 전체 단종 건수(405개)의 70%에 육박하는 수치다. 금융당국이 자금조달 비용 감소와 판관비 축소 등을 들어 가맹점 수수료를 추가로 내릴 여지가 있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연매출 3억원 이하 영세 가맹점은 수수료율이 0.5%로 고정돼 있다. 판관비를 제외하면 적자다. 이런 영세가맹점이 전체의 90%를 넘는다. 가맹점 수수료율을 더 이상 내릴 여력이 없다"고 토로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최근 한 세미나에서 "적격비용제도 도입 이후 가맹점 수수료율 감소에 따른 카드사의 수익성 악화는 세전이익의 최대 55%(2019년) 수준"이라며 "2012년 수수료율 인하에 따른 가맹점 수수료 수익은 연간 3300억원, 2015년 인하 이후에는 연간 6700억원, 2018년 이후에는 연간 1조4000억원이 각각 축소됐다"고 짚었다. 서 교수는 "카드사의 정상적 경영을 위해서는 본업인 신용판매 수익성 제고가 선행돼야 한다"며 "적격비용제도 개편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가 불가피한 경우 재산정 주기를 연장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적격비용 재산정 기간이 연장되면 바뀐 가맹점 수수료 등 영업환경에 적응하고, 대안을 찾을 시간이라도 생긴다"며 "3년의 시간에서는 알짜카드 단종 등 비용을 줄이는 방법 이외에 대안이 없다. 알짜카드가 없어지면 결국 소비자에게 손해"라고 강조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2024-10-22 18:08:49[파이낸셜뉴스] 고금리·고물가가 이어지면서 서민들이 급전을 마련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금서비스, 카드론 등으로 대표되는 카드사 연체율이 9년 만에 최고치 수준으로 오른 데다가 저축은행 연체율도 9~10%에 달해 대출을 더 까다롭게 내주고 있다. 돈을 빌릴 데가 없어진 저소득·저신용 차주들이 저축은행 대신 카드사나 보험사를 두드리는 경우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9년여 만에 최고치' 카드사 연체율 연일 고공행진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표적인 서민 급전 창구로 불리는 현금서비스, 카드론 등의 연체율이 올 들어 큰 폭 뛰었다. 카드사 연체율은 카드 대금, 할부금, 리볼빙, 카드론, 신용대출 등의 1개월 이상 연체율을 뜻한다. 신한카드의 1·4분기 연체율은 1.56%로 전년 동기(1.37%) 대비 0.19%p 높아졌다. 지난 2015년 9월(1.68%) 이후 9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나카드는 같은 기간 연체율이 0.80%p 높아져 1.94%가, 우리카드는 0.21%p 높아져 1.46%가 됐다. KB국민카드는 1.31%로 전년 동기 대비 0.12%p 높아졌다. 모두 지난해 2019년 1·4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NH농협카드의 1·4분기 말 연체율은 1.53%로 전년 동기 대비 0.19%p 상승했고 삼성카드는 1.1%로 전 분기(1.2%)와 유사한 수준을 보였다. 이는 고금리, 고물가 등으로 체감 경기가 악화한 반면 가계 및 기업의 상환 부담은 높아진 영향으로 해석된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카드사 연체율은 1.63%로 전년 말(1.21%) 대비 0.42%p 증가하며 지난 2014년(1.69%) 이후 9년 만에 최고치로 높아진 바 있다. 지난해 말에 이어 올해에도 카드사 연체율이 가파르게 증가하는 상황이다. 'PF 몸살'에 대출 빗장 거는 저축은행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저축은행의 1·4분기 연체율도 7~8%까지 치솟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1년 6월 저축은행 사태 당시 연체율(24.7%)과 비교했을 땐 낮지만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저축은행의 지난해 말 연체율은 6.55%로 전년 대비 3.14%p나 올랐다. 지난 2011년 저축은행 사태(5.8%p)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뛴 것이다. 특히 영세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한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이 10%를 넘어서는 저축은행도 있어 건전성 저하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송기종 나이스 신용평가 금융평가실장은 "부동산 PF 대출과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 상승이 저축은행 전체 연체율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며 "신용평가 대상 저축은행 중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이 10%를 넘는 곳도 있고, 아닌 곳도 있다"고 밝혔다. 실제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말 저축은행 연체율이 5.33%였을 당시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은 6.35%로 전체 연체율에 비해 1%p 이상 높았다. 이 때문에 저축은행이 대출 문턱을 올리면서 저신용·저소득 차주들은 급전 마련을 위해 카드사나 보험사 등으로 발걸음을 돌리는 모습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2월 말 저축은행 여신 잔액은 102조원으로 1년 전(114조원) 이후 12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반면 9개 카드사(롯데·BC·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NH농협카드)의 3월 말 카드론 잔액은 39조4743억원으로 '역대 최다' 기록을 새로 썼다. 지난해 말 기준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의 보험계약대출 잔액도 71조원으로 전년 말(68조원) 대비 각각 3조원, 5조 2000억원 늘며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2024-04-28 14:20:31고금리가 장기화되면서 자금조달 비용이 상승하고, 가맹점 수수료가 14차례 인하되면서 카드업계 업황이 지속적으로 악화하고 있다. 하반기 금리 인하 가능성도 예단하기 어려워진 상황이지만 카드사들은 비교적 조달금리가 낮고 수요가 높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채권 발행을 늘리며 상생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23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8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우리·하나·BC)의 이자비용은 3조8820억원으로 지난 2020년 코로나 팬데믹 이후부터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전년(2조7590억원) 대비 40.7% 증가했다. 이 중 은행 등 외부 기관으로부터 차입한 자금에 대한 차입금이자 비중은 2020년(4180억원), 2021년(4334억원), 2022년(9068억원), 2023년(1조2950억원)으로 4년째 늘어나고 있다. 여전채 이자비용에 해당하는 사채이자 또한 같은 기간 1조4886억원, 1조5001억원, 1조8521억원, 2조5870억원으로 집계되며 상승곡선을 그렸다. 여전채 금리도 상승 추이가 이어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여전채 금리(AA+, 3년물, 나이스피앤아이 기준)는 3.822%로 2020년 같은 기간(1.729%) 대비 2% 넘게 올랐다. 여전채 금리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기준금리나 한국은행 기준금리의 영향을 받아 채권시장 내에서 형성되는 금리인 점을 감안한다면,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카드사들의 조달비용 부담 또한 완화되지 않을 확률이 높다. 이처럼 자금 조달에 비상이 걸린 카드사들은 비교적 조달금리가 낮은 ESG채권을 통해 사회적 이미지 개선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ESG채권은 녹색채권·사회적채권·지속가능채권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 1·4분기 카드사들이 발행한 전체 ESG채권 규모는 9100억원이며 우리카드(3900억원), 현대카드(3500억원), 하나카드(1700억원) 등이 채권 발행을 주도했다. 지난해 1조1700억원의 ESG 채권을 발행했던 우리카드는 올해도 영세·중소 소상공인의 결제 대금을 앞당겨 지원하는 목적으로 채권을 발행해 1분기 만에 전년 발행 금액의 33.3%를 채웠다. 현대카드도 2022년 지속가능채권 800억원, 2023년 녹색채권 2500억원을 발행한 데 이어 지난 3월 녹색채권 3500억원을 발행하는 등 채권 발행 규모를 점차 늘려가고 있다. 하나카드는 지난해 2·4분기 1000억원, 3·4분기 1700억원 규모의 채권을 발행한 이후 올해 1·4분기에도 1700억원 규모의 ESG 채권을 발행해 지속적인 상생을 기반으로 한 사회적 책임 이행 의지를 다졌다. 이 외에 신한카드도 지난 3월 저신용·저소득층을 위한 카드론 및 현금서비스 자금으로 사용한다는 취지 하에 6억달러 규모의 해외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한 바 있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6월에도 ESG와 관련된 해외 ABS 2조3000억 유로를 발행했다. 카드사들이 발행하는 ESG채권에는 △낮은 조달금리 △높은 채권수요 △사회적 이미지 확립 등의 순기능이 있다. 이에 ESG채권 발행에 대한 카드사들의 의욕도 높아지고 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K-택소노미 개정 가이드라인에 금융서비스가 포함되며 친환경 차 보급 확대를 위한 자금조달이 수월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현대카드는 현대차그룹의 지속가능발전 목표 달성에 기여하고, 친환경차량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를 위해 더 나은 혜택과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2024-04-23 18:57:01#OBJECT0# #OBJECT1# [파이낸셜뉴스] 고금리가 장기화되면서 자금조달 비용이 상승하고, 가맹점 수수료가 14차례 인하되면서 카드업계 업황이 지속적으로 악화하고 있다. 하반기 금리 인하 가능성도 예단하기 어려워진 상황이지만 카드사들은 비교적 조달금리가 낮고 수요가 높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채권 발행을 늘리며 상생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23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8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우리·하나·BC)의 이자비용은 3조8820억원으로 지난 2020년 코로나 팬데믹 이후부터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전년(2조7590억원) 대비 40.7% 증가했다. 이 중 은행 등 외부 기관으로부터 차입한 자금에 대한 차입금이자 비중은 2020년(4180억원), 2021년(4334억원), 2022년(9068억원), 2023년(1조2950억원)으로 4년째 늘어나고 있다. 여전채 이자비용에 해당하는 사채이자 또한 같은 기간 1조4886억원, 1조5001억원, 1조8521억원, 2조5870억원으로 집계되며 상승곡선을 그렸다. 여전채 금리도 상승 추이가 이어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여전채 금리(AA+, 3년물, 나이스피앤아이 기준)는 3.822%로 2020년 같은 기간(1.729%) 대비 2% 넘게 올랐다. 여전채 금리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기준금리나 한국은행 기준금리의 영향을 받아 채권시장 내에서 형성되는 금리인 점을 감안한다면,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카드사들의 조달비용 부담 또한 완화되지 않을 확률이 높다. 이처럼 자금 조달에 비상이 걸린 카드사들은 비교적 조달금리가 낮은 ESG채권을 통해 사회적 이미지 개선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ESG채권은 녹색채권·사회적채권·지속가능채권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 1·4분기 카드사들이 발행한 전체 ESG채권 규모는 9100억원이며 우리카드(3900억원), 현대카드(3500억원), 하나카드(1700억원) 등이 채권 발행을 주도했다. 지난해 1조1700억원의 ESG 채권을 발행했던 우리카드는 올해도 영세·중소 소상공인의 결제 대금을 앞당겨 지원하는 목적으로 채권을 발행해 1분기 만에 전년 발행 금액의 33.3%를 채웠다. 현대카드도 2022년 지속가능채권 800억원, 2023년 녹색채권 2500억원을 발행한 데 이어 지난 3월 녹색채권 3500억원을 발행하는 등 채권 발행 규모를 점차 늘려가고 있다. 하나카드는 지난해 2·4분기 1000억원, 3·4분기 1700억원 규모의 채권을 발행한 이후 올해 1·4분기에도 1700억원 규모의 ESG 채권을 발행해 지속적인 상생을 기반으로 한 사회적 책임 이행 의지를 다졌다. 이 외에 신한카드도 지난 3월 저신용·저소득층을 위한 카드론 및 현금서비스 자금으로 사용한다는 취지 하에 6억달러 규모의 해외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한 바 있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6월에도 ESG와 관련된 해외 ABS 2조3000억 유로를 발행했다. 카드사들이 발행하는 ESG채권에는 △낮은 조달금리 △높은 채권수요 △사회적 이미지 확립 등의 순기능이 있다. 이에 ESG채권 발행에 대한 카드사들의 의욕도 높아지고 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K-택소노미 개정 가이드라인에 금융서비스가 포함되며 친환경 차 보급 확대를 위한 자금조달이 수월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현대카드는 현대차그룹의 지속가능발전 목표 달성에 기여하고, 친환경차량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를 위해 더 나은 혜택과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2024-04-21 12:51:56고금리 지속과 경기악화로 신용카드 리볼빙 잔액 및 카드론 대환대출 잔액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서민경제에 연일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24일 여신금융협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달 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하나·우리·BC 등 8개 카드사의 리볼빙 이월 잔액은 7조5115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419억원이 불어났다. 리볼빙은 신용카드 대금 일부만 결제하면 나머지는 다음 달로 이월되고 이월된 금액에 이자가 붙는 대출상품이다. 신용카드 대금을 한번에 결제하는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지만 연평균 16.7%에 달하는 고금리 수수료가 쌓이면 빚이 크게 불어날 위험성도 존재한다. 기존에 빌린 카드론을 연체한 차주가 다시 대출을 받아 카드론을 상환하는 상품인 카드론 대환대출 잔액 증가폭도 연중 최고를 기록했다. 지난달 카드론 대환대출 잔액은 1조5960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664억원)보다 5296억원 증가했으며, 지난달(1조4903억원)과 비교하면 1057억원 늘어났다. 이렇듯 리볼빙과 카드론 대환대출 잔액이 동반 상승하는 현상은 당장 카드빚을 갚기 어려운 서민이 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빚 돌려막기'는 추후 더 큰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는 만큼 금융당국도 관련 대출 증가세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무분별한 리볼빙 사용이 결국 급격한 채무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으며 금융위원회는 내년도 예산 집행 시 서민·취약계층 금융지원에 집중할 계획이다. 한편 카드론 대환대출 증가를 마냥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는 시각도 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카드사 입장에서는 연체차주를 방치할 경우 재무건전성이 안 좋아지는 부분이 있고, 차주 입장에서도 연체를 예방하기 위해 카드론 대환대출을 많이 활용하는 것"이라며 "내년에 카드론 금리가 떨어진다면 카드론 대환대출 금리도 함께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관련업계 관계자 역시 "자격요건이 될 경우 해당 카드사에서 취급하는 햇살론 등 정책금융상품으로 갈아타는 것도 가능하고, 실제 이런 사례들이 포함된 실적"이라며 "오히려 낮은 금리의 상품으로 갈아타는 것도 가능하다"고 전했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2023-12-24 18:49:05[파이낸셜뉴스] 8개 전업카드사(신한·현대·롯데·우리·국민·하나·비씨·삼성카드)의 실적 발표가 마무리된 가운데 현대카드와 롯데카드를 제외한 각 카드사의 3·4분기 누적 순이익이 모두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영업이익과 영업수익은 전반적으로 양호했으나 대내외 불확실성 및 조달비용·대손비용이 증가한 영향이다. 카드사들은 향후 내실 경영에 초점을 맞춰 위기를 타개해 나가는 한편, 본업인 신용판매업과 금융업을 넘어 신사업 영역을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15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신용판매 취급액 증가 등의 영향으로 3·4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225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2078억원) 대비 8% 증가한 수치다. 자회사 매각 효과를 본 롯데카드의 누적 당기순이익도 전년 동기(2695억원) 대비 35.7% 증가한 3657억원이었다. 반면 신한카드의 올해 3·4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4691억원으로 전년 동기(5876억원) 대비 20.2% 감소했다. 같은 기간 우리카드의 누적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1790억원)보다 34.1% 줄어든 1180억원을, KB국민카드는 전년 동기(3523억원) 대비 22.7% 감소한 2724억원을 기록했다. 또 하나카드의 3·4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27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1% 감소했으며, 비씨카드 역시 696억원의 누적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전년 동기(1344억원) 대비 48.2%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삼성카드는 전년 동기 대비 5.8% 감소한 4301억원의 누적 당기순이익을 냈다. 그러나 영업이익 및 영업수익은 전체적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신한카드의 올해 3·4분기 누적 영업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0.8% 증가한 4조1201억원으로, 할부금융·리스, 빅데이터 컨설팅 사업, 쇼핑·보험 등 중개수수료, 신상품금융 확대 등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주효했다. 하나카드의 영업이익과 영업수익도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3.4%, 36% 증가한 711억원과 4846억원이었으며 롯데카드도 신용판매와 금융사업 성장세의 영향으로 영업수익이 전년 동기 대비 7.7% 증가했다. 현대카드의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2919억원) 대비 15% 증가한 2532억원으로 나타났다. 결국 영업이익과 영업수익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고 건전성이 떨어지며 당기순이익이 감소했다는 분석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2% 금리로 빌렸던 자금을 5~6% 선에서 빌리다 보니 조달비용이 많이 발생했고, 연체율이 올라가다 보니 충당금을 많이 쌓는 것에 비용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향후 카드업계 경영의 키워드는 '내실 경영'이 될 전망이다. 롯데카드는 "리스크 매니지먼트 역량 강화를 통해 불안정한 외부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지속적인 비용효율화 등을 통해 내실 성장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전한 바 있으며, 신한카드도 "고금리라는 구조적 문제 속에서 생존을 위한 내실 경영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강조했다. 현대카드도 "연체율 관리에 만전을 기하는 한편, 신용판매나 금융 등 본업에 충실하겠다"고 언급했으며 KB국민카드와 삼성카드, 하나카드도 리스크 관리 및 비용 효율화를 기반으로 한 내실 경영 의지를 피력했다. 각 카드사들의 상황에 특화된 실적 개선 노력도 제시됐다. 사업 다각화와 데이터 사업 등이 대표적으로, 신한카드와 비씨카드는 향후 수익구조 다변화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비씨카드는 여기에 더해 자체카드 발급·데이터 사업·국가 간 결제 제휴 강화 등의 대안을 내놓았다. 현대카드는 '슈퍼 커스터마이제이션' 등 인공지능 추천 기반 마케팅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했으며 삼성카드는 마이데이터 사업과 데이터전문기관 등을 통해 데이터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외에 KB국민카드는 '쿠팡 와우 카드' 등 제휴카드를 기반으로 모집 포트폴리오를 비대면 중심으로 전환해 회원기반 성장을 가속화하는 방안을, 하나카드는 우량매출(기업카드·해외 체크카드)을 증대하는 방안을 소개했다. 우리카드도 올해 신규 출범한 독자카드 고객 기반 확대를 통해 본업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수익 면에서는 신사업 개발이 필요하다"면서도 "고금리에 대비한 위험 관리를 철저히 하며 조달 비용을 낮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2023-11-15 16:17:02[파이낸셜뉴스] 주요 카드사의 올해 상반기 실적이 지난해와 비교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카드사의 2·4분기 실적은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 등 내실경영과 신사업 확대 속에 '선방'한 것으로 분석된다. 카드사들은 올해 하반기에도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내실 경영은 올해 하반기 카드사의 핵심 경영 전략이 될 것으로 보인다. 2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3169억원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2% 감소했다. 같은 기간 삼성카드는 당기순이익으로 290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 줄었다. KB국민카드의 당기순이익은 1929억원으로 같은 기간 21.5% 줄어들었다. 우리카드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81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7%, 하나카드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도 726억원으로 같은 기간 약 23.7%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이 카드사들의 당기순이익이 공통적으로 줄어든 것은 시장 금리가 상승한 영향이다. 은행과 같은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사는 대부분 채권을 통해 사업 자금을 조달하는데 지난해 말부터 채권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카드사들의 조달비용이 증가했다. 여기에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경기 여건이 악화되고 고객들의 상환능력은 약화되면서 대손충당금 비용도 늘었다. #OBJECT0# 다만 카드사는 대내외적인 경영 불확실성 속에서도 금융자산 증가와 카드할부 수익성 강화 등 포트폴리오 재편으로 상반기 매출이 늘거나 효율적인 내실경영에 초점을 맞추면서 2·4분기 실적선방하기도 했다. 신한카드는 상반기 매출은 2조647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1% 늘었다. 할부금융·리스 매출이 같은 기간 37.8%나 증가한 4422억원을 기록하면서 비카드부문 수익을 견인했다. 상반기 총 취급액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증가한 107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카드의 올해 2·4분기 당기순이익은 145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5% 감소했다. KB국민카드도 올해 2·4분기 순이익은 1109억원으로 같은 기간 12.5% 감소에 그쳤다. 삼성카드의 지난달 말 30일 이상 연체율은 1.1%로, 지난 3월 말 기준(1.1%)과 동일한 수준에서 관리되고 있다. KB국민카드 역시 6월 말 기준 연체율이 1.16%를 기록했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고금리 상황은 지속되지만 안정적인 차입금 만기관리를 통해 금융상승 비용을 억제하고 있다"면서 "또 고객권을 분석해서 위험 고객은 선제적으로 회수를 실행하는 등 회수효율 개선을 통해 연체율을 안정적으로 관리 중"이라고 설명했다. 하나카드의 2·4분기 당기순이익은 52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 줄었지만 직전 분기(202억원) 와 비교하면 15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올해 하반기도 대내외적인 경영 환경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만큼 카드사들은 자산 건전성 관리 등 내실 경영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신한카드는 온오프라인 균형 성장 전략을 지속하고 삼성카드는 내실 기반의 효율경영을 강화하는 동시에 데이터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KB국민카드는 효율적인 회원 성장, 카드이용금액 등 내실 성장을 강화하고 비용 효율화를 추진하는 한편 KB페이 성장동력 확보 등 신사업 역량 강화로 이익창출 기반을 다진다는 각오다. 우리카드도 리스크 관리와 비용 효율화로 시장환경에 대응하는 동시에 독자카드 사업을 안착해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했고, 하나카드는 △자산 포트폴리오의 질적 개선 △리스크 관리 강화를 토대로 한 건전성 위주의 자산 관리 계획을 제시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김예지 기자
2023-07-28 08:15:56지난 1년간 카드사 리볼빙과 대출 서비스 이용이 크게 늘어난 가운데 금융당국과 업계가 금리 공시를 세분화한다. 현재 여신금융협회에 공시 중인 단기대출(현금 서비스), 장기대출(카드론)과 결제성 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리볼빙) 금리 공시를 신용점수별로 나눠서 볼 수 있도록 하고 과거 시계열까지 추가해 금리 흐름을 비교 가능토록 하는 게 핵심이다. 현금 서비스와 리볼빙 금리 상단이 법정 최고금리(20%) 수준에 달하는 만큼 회사별 비교를 통해 금리 인하 경쟁도 촉진한다는 방침이다. ■카드론·리볼빙, 손쉽게 금리 비교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업 카드사와 관련 협회, 금융감독원이 참여하는 카드사 금리 공시 태스크포스(TF)에서는 이같은 공시 세분화 방안을 잠정 확정했다. 소비자들이 금리 비교를 쉽게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여신금융협회는 홈페이지를 통해 현금서비스, 카드론, 리볼빙, 연체 이자율 등 상품별 금리를 공시한다. 문제는 상하단 금리차가 10%p 이상이라 신용점수별 금리를 한눈에 알기 어려운 데다, 현재 금리만 나와 있어서 과거 금리와 비교가 어렵단 점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공시 항목이 흩어져 있다보니 일목요연하지가 않다"라며 "중요한 항목은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하고 추가로 필요한 정보는 타고 들어갈 수 있게 사용자 친화적으로 정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최신 금리만 나와 있어 과거 금리와 비교가 어려운 만큼 과거 시계열까지 추가해 금리 흐름을 볼 수 있도록 개편할 예정이다. 현재 분기별로 한 번에 업데이트되는 현금 서비스 금리는 공시 주기를 한 달에 한 번으로 바꾼다. 월별로 공시하는 리볼빙, 카드론과 통계적 일관성을 맞추기 위한 차원이다. 현재 등급별, 신용점수별로 각각 공시하고 있는 현금 서비스와 카드론 공시를 신용점수별 공시로 바꾸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카드사 간 금리인하 경쟁을 유도하는 방안도 논의 테이블에 올라가 있다. 지난 3월말 기준 8개 전업 카드사의 리볼빙 평균 금리는 12.85~18.45%, 신용점수별 금리 상단은 19.74%로 법정 최고금리에 육박하는 수준이었다. 복수의 TF 관계자에 따르면 저신용자 평균 대출금리를 별도로 공시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일정 신용점수 이하 저신용자 차주에 대한 회사별 평균 금리를 산정한 후, 카드사 간 금리를 비교토록 하면 금리인하 경쟁을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지용 한국신용카드학회장은 "소비자 입장에서는 정보가 많아지고 금리를 판단할 수 있는 근거자료가 확대돼서 편익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건전성 관리' 손실흡수능력 제고 리볼빙과 카드론이 지난 1년간 급격하게 늘면서 당국에서도 건전성 관리에 고삐를 죌 예정이다. 7개 카드사(신한·삼성·KB·롯데·우리·하나·현대)의 올 4월 리볼빙 잔액은 7조 1729억원으로 전년동월(6조 2740억원)대비 1조원 가까이 늘었다. 리볼빙은 할부 없이 물건을 산 뒤에 카드 대금의 일부만 내고, 나머지는 나중에 갚는 서비스로 결제대금 중 일부를 연체 없이 상환 연장할 수 있는 서비스다. 장기대출 상품인 카드론은 3월말 기준 잔액이 34조 1210억원으로 전년말(33조 6450억원)대비 4760억원 늘었다. 당국에서는 현재의 연체율 수준이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보지만, 손실흡수능력을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예컨대 리볼빙의 경우 현재 이월잔액비율이 80% 이상일 경우 '요주의'로 보고 충당금을 쌓게 하고 있는데 하반기에는 70% 정도로 낮추는 방향이다. 요주의 비율을 낮출 경우 이월잔액비율이 70%만 넘어가도 충당금을 더 쌓아야 해서 손실흡수능력을 키울 수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과거 시계열과 비교해보면 현재 카드사 연체율이 크게 높다고 보긴 어렵다. 현금 서비스, 카드론은 이미 건전성 기준이 상당히 높게 설정돼 있다"라며 "리볼빙 또한 큰 문제는 없지만 하반기 당국간 협의를 통해 카드사 이월잔액비율 요주의 기준을 낮출 수 있다"고 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김예지 기자
2023-05-23 18:11:10[파이낸셜뉴스] 각 금융회사의 대출상품을 비교한 뒤 더 낮은 금리의 대출로 갈아탈 수 있는 ‘대환대출 인프라’가 오는 5월 출시되는 가운데 중금리 대출을 제공하는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P2P)계는 찬밥신세다. 저축은행·카드 등 2금융권보다 금리가 최대 6% 넘게 저렴함에도 업계의 크기가 작다는 이유로 외면받고 있다. #OBJECT0#13일 온라인투자연계금융협회에 따르면 정식 등록된 51개 P2P 업체가 취급하는 개인 신용대출의 평균 금리는 지난 2월 말 대출 잔액 기준 연 11.39%다. 같은 기간 79개 저축은행의 평균 신용대출 금리(16.25%)보다 4.86%, 전업카드사 7곳의 지난해 4·4분기 단기카드대출(현금서비스)의 평균 금리(18.02%)보다 6.63%나 낮은 수치다. 이에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이 구축 중인 대환대출 인프라에 저축은행, 카드 등 제2금융권보다 평균 신용 대출금리가 낮은 P2P 업체가 포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금리 대출 공급자가 많을수록 경쟁이 활성화돼 대환 시 차주의 실익이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금리인상기를 거치는 동안 2금융권보다 금리가 낮은 P2P업체로 이동하는 대환대출 성격의 이용자는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중앙기록관리기관에 따르면 P2P 업계의 전체 신용대출 잔액은 전년(1115억원)보다 56% 급증한 1744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개인 신용대출 비중도 13%로 전년 대비 3%p 증가했다. 최근 2금융권의 연체율이 급증하는 것과 달리 개인 신용대출 연체율도 양호한 편이다. P2P 업체의 지난해 말 기준 신용대출 연체율은 1.58%로 저축은행(5.2%), 여신전문업(4.23%), 대부업(10%)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올해 2월의 경우 1.96%로 소폭 상승했으나 타 업권에 비해 여전히 크게 높지 않은 수준이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P2P 업체를 대환대출 인프라에 포함해도 업권의 규모가 워낙 작아 소비자의 편익이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현재 개인 신용대출 관련 대환대출 인프라에 포함되지 않은 업권 중에서 P2P는 신용대출 잔액이 2000억원 미만일 만큼 매우 규모가 작은 편”이라며 “7~8조원 규모인 보험사도 포함되지 않았는데 P2P업체가 포함된다고 해서 얼마나 많은 소비자가 실제 대환에 성공할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금융위원회는 오는 5월 출시 예정인 대환대출 인프라에 은행 19곳, 저축은행·카드·캐피털 등 2금융권 34곳, 대출 비교 플랫폼 23곳을 포함했다. P2P 업체들은 연내에 금융당국이 대환대출 인프라 관련 추가 참여 업권 선정에 나설 경우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P2P 업계 관계자는 "대환대출 인프라 선정 과정에서 참여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금융당국과 접촉했으나 이미 금융결제원의 전산 과정이 이뤄진 상태라 참여할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면서 "금융당국이 올해 진행 상황을 보고 참여 업권의 추가 확장 가능성도 염두 중인 만큼 지속해 대환대출 인프라 참여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2023-04-12 15:32:51[파이낸셜뉴스]은행이나 보험사와 달리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사들이 나날이 높아지는 조달 금리로 위기감에 휩싸였다. 예금 유치가 아닌 채권발행으로 대부분의 자금을 조달하는 카드사들은 2~3년 전 2%대 금리로 채권을 발행했지만 최근에는 채권 발행조차 어려워 6%가 넘는 단기 채권으로 자금을 운용 중이다. 문제는 내년 20조원이 넘는 채권 만기가 돌아온다는 것에 더해 잔존 만기 6개월 이하 단기물도 30조~40조원에 달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카드사들의 내년 경영 목표는 '무조건 살아남기'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목소리다. 카드사들이 유동성 부족과 건전성 악화로 금융불안정의 또 다른 트리거(방아쇠)가 될 것이란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 1년 사이에 2.5배 뛴 조달금리, 연 6% 넘어 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올해 말까지 카드사들이 발행한 여전채의 만기는 11조원 규모다. 자금 조달을 위해서는 이 정도 규모의 채권을 다시 발행해야 한다. 금융당국 등이 파악한 내년 만기 물량은 20조원이다. 그러나 올해 들어 3년물 발행 등이 어려워 단기로 조달하고 있는 물량들이 대거 있어 내년 카드사가 채권을 발행해 조달하는 자금 규모는 최소 60조~80조원이 넘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최근 카드사들이 분기별로 30조~40조원의 단기물을 발행하고 있다“면서 ”이를 감안하면 내년에는 기존 예정된 만기 물량 20조원에 단기물까지 합쳐져 그 규모가 더 커질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잔존 만기가 6개월 이하인 여전채 등 기타금융채의 거래량은 35조352억이었으나 올해 상반기에 40조431억원으로 5조원 넘게 늘었다. #OBJECT0#문제는 조달 금리다. 기준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채권 발행 금리가 크게 상승했다. 불과 1년 전에 2%대에 조달했던 자금을 지금은 6%에 차입해야 한다. 실제 지난해 8월 연 1.802% 수준이던 여전채 금리는 지난 3월에 7년 8개월 만에 3%대를 기록했다. 이어 10년 2개월 만에 6월에는 4%를 돌파했고 9월에 5%대에 진입한 후 지난달에는 2010년 통계를 집계한 이후 처음으로 6%를 넘어서기도 했다. 현재 신용등급이 낮은 업계에서는 6% 중반이 넘는 여전채도 발행 중이다. 3일 기준 카드채 'AA-' 6개월물 금리의 경우 5.262%를 기록했고 카드채 'A-' 6개월물 금리는 6.592%로 올해 1월 대비 3%p 넘게 상승했다. 아울러 카드사들은 여전채 시장이 얼어붙자 새로운 자금조달 수단 확보를 위해 기업어음(CP) 발행을 확대하고 있다. 만기가 짧고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CP는 수요 예측을 거치지 않아 발행 과정이 간편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신용카드사의 발행 규모는 3조5520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2050억원)보다 3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KB국민카드가 지난달 28일 발행한 700억 규모의 장기 CP의 경우 3년물 할인율은 5.135%, 5년물은 4.914%다. 1900억원을 발행한 신한카드는 1년 5개월물이 4.890%, 1년 11개월물이 5.048%, 3년 3개월물이 5.006%, 5년물이 4.799%에 결정됐다. ■ 수익성 악화에 카드사 ‘경영 비상’ 무너진 채권시장에 카드사들은 비상이 걸렸다. 한국신용평가가 지난 10월 '금리상승이 촉발한 변동성 확대'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내년 1·4분기까지 기준금리가 1%p 추가 인상된다는 조건으로 스트레스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2023년 카드사가 짊어질 이자 비용은 최근 3개년 평균 손익의 29.7%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전망되는 누적 이자 비용 증가 규모만 약 8100억원에 달한다. 조달비용이 오르면서 카드론 금리도 상승해 수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9월 7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의 대출상품, 카드론의 금리는 12.02~14.42%로 연내 15%대에 도달한다는 전망이다. 그러나 법정 최고금리가 연 20%로 정해진 상황에서 조달비용을 카드론 금리에 계속해서 반영할 수 없는 노릇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마케팅 등의 비용을 합하면 현재 취급하는 금리도 거의 마진 없이 주는 수준이고 최고금리 때문에 무한정 금리를 높일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연체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이미 고신용자를 대상으로 영업하는 곳이 많아 카드론 대상 축소는 당연한 수순"이라고 덧붙였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2022-11-04 16:51: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