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카페에서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해달라는 요청을 받은 뒤 행패를 부리고 카페 주인을 조롱한 충남 당진시 간부공무원이 중징계 처분을 받게 된다. 6일 행정안전부의 '2020년 하반기 생활속불공정 및 소극행정 감찰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이 공무원은 작년 11월 20일 오후 5시20분경 한 카페에 들렀다가 마스크를 똑바로 착용해달라는 카페 주인의 요구를 받았다. 하지만 그는 "내가 비염이 있는데 마스크를 착용했다가 죽으면 어쩔거냐?" "비염이 있는 사람도 마스크를 코까지 올려 쓰도록 한 공문을 제시하라"며 오히려 카페 주인의 마스크를 벗기려는 듯 수차례 손을 뻗는 행동을 하는 등 행패를 부렸다. 카페 주인 앞에서 마스크를 내렸다 올리기를 반복하면서 조롱하는 등 방역지침 위반하고 공무원으로서의 품위훼손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카페주인은 이 공무원이 "너 대학은 나왔느냐?" "내가 지침을 알아보고 다시 오겠다"는 발언을 하였다고 진술했다. 사건 관련자가 시청 공무원이라 향후 영업활동에 불이익이 있지는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반면 이 공무원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런 말을 한 사실이 없다"고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 작년 이 사건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자 같은해 11월 27일 직위해제를 당했다. 중징계는 파면, 해임, 강등, 정직에 해당한다. 행안부의 중징계 요청을 받은 충남 당진시는 징계 결과를 행안부에 통보해야 한다. eco@fnnews.com 안태호 기자
2021-02-05 14:44:06[파이낸셜뉴스] 이른바 ‘턱스크(마스크를 턱에 걸치는 것)’를 한 채 카페에서 대화를 나누는 방송인 김어준씨의 모습이 포착되면서 방역수칙 위반 논란이 일고 있다. 20일 트위터 등 SNS 상에서 “김어준 이거 뭐하는 거냐”는 제목의 글과 함께 김씨 등 일행 5명이 카페에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 올라왔다. 해당 사진에는 김씨 등 3명이 테이블에 앉아있었고, 나머지 2명은 서서 이야기를 듣는 장면이었다. 하진이 확산되자 누리꾼들은 방역수칙 위반이라는 지적과 함께 신고 요구가 빗발쳤다. 일부 누리꾼은 다시 게시글을 통해 “사진과 일치하는 지점을 찾았다”며 김 씨 포함 5명을 집합금지 조치 위반으로 신고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TBS에 따르면 김씨 등 일행은 ‘김어준의 뉴스공장’ 제작진이었다. 이들이 있었던 곳은 서울 마포구 상암동 TBS 사옥 인근 카페로 전해졌다. 전날(19일) 오전 김씨가 라디오 프로그램 생방송 직후 모임이 이뤄졌다. 앞서 정부는 지난 18일부터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와 5인 이상 사적 모임을 금지 조치를 오는 31일까지 연장했다. 음식을 먹지 않을 때에는 마스크를 착용해 입과 코를 가려야 한다. 이를 어기면 1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TBS FM ‘김어준의 뉴스공장’(이하 ‘뉴스공장’) 관계자는 “지난 19일 오전 김어준과 ‘뉴스공장’ 제작진이 방송이 끝난 뒤 카페에 모인게 맞다”면서 5인 이상 집합금지 조치 위반 논란에 대해 인정했다. jihwan@fnnews.com 김지환 인턴기자
2021-01-20 06:42:16[파이낸셜뉴스] 스타벅스와 할리스커피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발생하며 카페가 코로나19 안전지대가 아니란 사실이 확인됐다. 불특정 다수 이용자가 마스크를 벗고 대화를 나누는데다 환기가 잘 되지 않는 공간에서 에어컨을 가동해 확진자가 속출했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 감염에 취약한 ‘3밀(밀접·밀집·밀폐)’ 공간인 카페에서 확진자가 속출하자 시민들은 불안감을 드러낸다. 일부 국가와 같이 홀영업을 중단하고 테이크아웃 위주로 영업하도록 강제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마스크 '안 쓰는' 손님 대다수 21일 찾은 서울 카페 10여 곳 중 다수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고 있는 시민이 쓴 시민들보다 많이 보였다. 마스크를 벗은 시민들은 음료를 마시거나 앞에 앉은 사람과 대화를 나눴고 이를 제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마스크를 쓴 이들 중에서도 턱까지 마스크를 내린 ‘턱스크’ 사례가 적잖이 발견됐다. 카페 직원들은 전원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지만 어느 곳도 마스크를 쓰라고 손님들을 통제하지 않았다. 한 점주는 “아무래도 음료와 디저트를 팔다보니 마스크를 벗고 먹을 수밖에 없다”며 “음료를 다 드신 분들한테 마스크를 써달라고 하면 ‘왜 저기는 벗고 있냐’는 말이 바로 나오게 되는데 방법이 없다”고 고충을 전했다. 환기가 제대로 되는 곳도 많지 않았다. 이날 방문한 모든 카페가 에어컨을 가동하고 있었으나 환기를 시키는 곳은 소수에 불과했다. 그마저도 열 수 있는 창이 마땅치 않아 보여주기 식으로 문만 잠시 열어두는 곳이 대부분이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카페는 정부가 지정한 고위험시설 12종에서 빠져 있다. 19일 자정부터 영업이 중단된 △유흥주점 △콜라텍 △단란주점 △감성주점 △헌팅포차 △노래연습장 △실내 스탠딩공연장 △실내집단운동 △직접판매홍보관 △대형학원(300인 이상) △뷔페 △PC방과 달리 정상적인 영업이 가능하다. 문제는 카페에서 감염자가 속출하고 있다는 점에 있다. 특히 스타벅스와 할리스 등 유력 브랜드 업소에서 대규모 감염자가 나와 카페 역시 홀영업을 중단시켜야 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여론이 뜨겁다. 실제로 미국과 유럽 등에선 코로나19 지역감염 사례가 속출하자 카페 영업을 한시적으로 중단하기도 했다. 업주 피해를 고려해 테이크아웃만 가능하도록 하기도 했다. 반면 한국에선 카페에 대한 홀영업 정지 등의 조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일회용 컵을 쓰도록 하는 게 조치의 전부다. ■카페, 코로나19 확산 '뇌관'으로 떠올라 스타벅스 등이 테이블 간 거리를 띄워 감염을 예방한다고 홍보하기도 했으나 최근 빚어진 집단감염 사태는 이 같은 조치가 큰 의미가 없다는 사실을 드러냈다. 확인된 것만 27명의 확진자(직접 방문자 기준)를 발생시킨 스타벅스 야당역점은 30대 여성 A씨가 전파원으로 지목된다. 8일 야당역점을 방문한 A씨가 천장형 에어컨 바로 아래 자리에서 3시간여 동안 머무는 동안 A씨의 비말이 같은 층 곳곳으로 퍼져나간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A씨와 멀리 앉아있던 시민과 A씨와 같은 층 화장실을 잠시 들린 초등학생, 10여분만 이 공간에 있었던 고객도 양성판정을 받아 사실상 같은 층 전체에 바이러스가 넓게 퍼져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A씨가 증상이 나타나기 이전에 카페를 방문했다는 점은 카페가 감염에 취약한 공간이라는 사실을 여실히 드러낸다. A씨는 9일에야 고열과 기침 증상이 나타났고 11일 검사를 받은 뒤 12일 확진판정을 받았다. 지역사회 감염이 시작된 현재, 자신이 감염된 줄 모르는 이들이 카페에 방문해 다른 이를 감염시킬 수 있는 것이다. 앞서 2일엔 할리스커피 선릉역점에서도 확진자 4명이 나왔다. 18일엔 할리스커피 신촌점에 확진자가 다녀가기도 했다. pen@fnnews.com 김성호 기자
2020-08-21 10:25:55최근 카페와 음식점 등에서 코로나19 확진 사례가 늘어나면서 서울 도심의 카페 풍경이 바뀌고 있다. 테이블이 줄어 매장 내부는 한산하고, 더운 날씨에도 음료를 들고 나가는 고객이 많아졌다. 다만, 매장 내부에선 여전히 마스크를 벗고 있는 고객들이 적지 않았다. 18일 점심시간 전후로 서울 광화문 일대 카페에서는 커피 등 음료를 구매한 후 매장 밖으로 나가는 고객들이 많았다. 인근 회사에 다니는 최모씨는 동료와 함께 커피를 사서 곧장 밖으로 나왔다. 최씨는 "최근 카페에서 확진자가 많이 나와 사무실에 들어가서 마시려 한다"고 말했다. 보험회사 영업사원 이모씨는 "종전에는 점심시간에 시내 카페에서 상담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제는 덜 붐비는 시간으로 약속을 잡거나 미뤄지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매장 내 방역작업은 더욱 빈번하게 이뤄졌다. 카페 직원들은 수시로 빈 테이블을 소독제로 닦고, 테이블 간격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위치를 조정했다. 주요 업체들은 방역활동을 강화하며 카페발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스타벅스는 서울과 경기, 부산의 매장 좌석을 30% 이상 축소했다. 아울러 테이블 간격이 1~2m 유지되도록 재배치했다. 여럿이 쓰는 커뮤니티 테이블과 스탠드업 테이블은 좌석 수를 줄였다. 스타벅스는 매장 위생수칙을 더욱 강화해 출입문과 매대 등에 안내 스티커를 부착하고, 직원들이 테이블 착석 고객에게 지속적으로 위생 안내를 실시할 방침이다. 확진자가 나온 경기 파주 야당점의 경우 직원들이 음성 판정을 받는 등 정상영업이 가능하다는 방역당국의 승인을 받았으나 오는 21일까지 영업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이디야커피는 '코로나19 카페 생활방역지침 강화' 지침을 전 가맹점에 발송했다. 방역당국의 생활 속 거리두기 지침 개정안과 마스크 착용 및 거리두기 안내, 환기·청소·소독 등 방역 수칙 점검 체크리스트 등이 포함됐다. 이디야커피 측은 고객들에게 지그재그로 앉거나 한 방향으로 앉기를 권고하고 있다. 할리스커피도 매장 내 방역 강화는 물론 코로나19를 예방하기 위해 '고객 건강 지킴이 수칙'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이처럼 카페 이용 문화가 바뀌고 있지만 매장 내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고객들은 여전히 적지 않았다. 주문 시 마스크를 착용했더라도 자리에 앉은 후 마스크를 벗은 채 대화를 나누거나 휴대폰과 노트북 등을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실내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음료와 음식을 섭취할 때만 벗어달라고 안내하고 있으나 강제할 수는 없어 최대한 협조를 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gmin@fnnews.com 조지민 기자
2020-08-18 17:31:07[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 초창기 때인 2020년 2월. 당시 마스크 대란이 일어나자, 보건당국은 대량으로 마스크를 판매하는 경우 신고·승인받아야 하는 긴급 조치를 발동했다. 가격이 급등하거나 공급 부족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 하지만 한 판매업자는 이를 지키지 않고 10억원 상당의 마스크를 판매했다가 결국 상고심 법정에까지 서게 됐다. 검찰이 날짜를 잘못 계산했고 폭리를 취하지도 않았다고 항변했는데, 대법원은 어떤 최종 판단을 내렸을까.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물가 안정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마스크 판매업체 대표 A씨에 대해 벌금 500만원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고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2020년 2월 12일부터 같은 해 5월 29일까지 식약처장 승인·신고 없이 보건용 마스크(KF94) 43만6000여개를 9억2000만원 받고 판매한 혐의(물가안정법상 긴급수급조정조치 위반)가 적용됐다. 또 2020년 4월 24~27일 KF94 마스크 3만2000개를 매입한 뒤 1만2000장을 반환·판매하지 않고 77일간 보관한 혐의(물가안정법상 매점매석행위금지 위반)도 받고 있다. 당시는 코로나19 위기경보 수준이 ‘주의’에서 ‘심각’으로 격상되던 시기였다. 불안감이 증폭되며 시중 유통 마스크도 동이 났고, 식약처는 동일한 판매처에 같은 날 일정 수준 이상을 판매하는 경우 신고·승인받아야 하는 긴급수급조정조치를 2020년 2월 12일부터 시행했다. 또 2020년 1월 1일 이후 신규 마스크 판매 영업을 한 사업자는 매입한 날부터 10일 이내에 모두 판매하거나 반환해야 한다는 조치(매점매석행위금지)도 단행했다. 물가안정법은 제6조에서는 재정·경제상 위기, 수급조절 기능이 마비돼 수급조정이 불가피한 경우 공급·출고 등에 대한 긴급조치가 가능한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1심은 긴급수급조정조치 및 매점매석행위금지 위반 혐의를 일부 유죄로 보면서도 마스크 판매 행위 자체가 위법한 것이 아닌 점, 판매처가 지자체 등이었기 때문에 신고·승인 대상이 아니라고 잘못 생각한 점, 판매 가격이 시장가격을 넘지 않은 점 등을 감안해 벌금 8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항소했으나 2심은 “과도한 이익을 취득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며 벌금 500만원으로 형을 낮추는데 그쳤다. 그러나 대법원은 매점매석행위금지 위반 혐의에 대한 ‘유죄’를 파기하면서 경합 관계에 있는 나머지 부분도 함께 원심으로 환송했다. 대법원은 △피고인이 매점매석행위금지 대상으로 규정한 ‘2020년 1월 1일 이후 신규 영업자’ 보다 앞선 ‘2019년 1월 1일 이후 신규 영업 사업자’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있는 점 △2010년 1월부터 적어도 45만 6000장 마스크 전부를 공공기관 또는 관공서에 공급·판매한 점 △마스크 단가가 시장가격과 차이가 없어 취득한 이득 규모도 미미한 수준인 점 등을 근거로 “원심 판단에는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2024-01-28 22:26:52[파이낸셜뉴스] '얌전한' 혹은 '조용한'을 뜻한 드뮤어(Demure) 트렌드가 뷰티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진짜 내 피부처럼 자연스러우면서 은은한 아름다움을 뽐낼 수 있는 스타일이 올 가을 유행할 전망이다. 13일 패션 플랫폼 W컨셉은 지난달 27일부터 9월 2일까지 일주일 간 드뮤어룩 관련 상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 늘었다고 밝혔다. 드뮤어룩은 화려한 스타일링보다는 과하지 않게 전체적인 톤을 맞춰 차분하고 절제된 고급스러운 디자인이 특징이다. 이 같은 트렌드에 따라 뷰티 업계에서도 절제된 고급스러운 메이크업 트렌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과한 베이스 메이크업보다는 가볍게 촉촉하게 피부 결을 채우면서 내 피부처럼 은은하게 광채 피부를 연출할 수 있는 제품들이 주목 받고 있다. 최근 출시한 에스쁘아 비글로우 볼륨 쿠션은 빛의 명암 차이를 극대화하는 신소재 볼륨 글로우 기술을 적용해 빛을 받은 듯 차오르는 광채 피부를 연출할 수 있다. 특히 피부 속부터 빛나는 듯 맑은 광채를 살리고 피부 결을 매끈하게 채워 내 피부 톤처럼 자연스럽게 화사해지는 것이 특징이다. 에스쁘아는 하나의 팔레트로 브로우부터 언더 음영까지 가능한 활용도가 높은 아이 코어 팔레트도 선보였다. '빈티지 뮤트'는 뮤트한 컬러를 중심으로 빈티지한 베이지와 소프트 핑크를 담아 고급스러운 12개의 색상으로 구성돼 자연스러운 음영으로 우아한 메이크업 연출 가능하다. 바른 듯 안 바른 듯 건강한 립 컬러도 차분하고 절제된 메이크업으로 드뮤어 스타일을 완성시켜준다. 메이블린 뉴욕에서 선보인 '리프터 샤인'은 메이블린 뉴욕에서 처음 출시하는 '글로스(GLOSS)' 제품이다. 광택과 컬러, 발림성은 물론 립 케어 기능까지 갖춰 반짝이면서도 생기 넘치는 글로우 립을 완성해 준다. 우아한 드뮤어 메이크업의 한 끗 차이를 만들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피부 관리도 중요하다. 피부에 탱탱한 생기와 탄력을 주는 라네즈의 '바운시 앤 펌' 라인은 눈가와 입술 피부 관리를 도와주는 스킨케어 제품이다. '라네즈 바운시 앤 펌 아이 슬리핑 마스크'는 피오니&콜라겐 콤플렉스와 펩타이드, 카페인 성분을 함유해 탄력 있는 눈가 피부를 만들어준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절제된 고급스러운 드뮤어 메이크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전체적인 톤을 차분하게 표현하고 뮤트한 컬러로 포인트를 주는 것이 특징인 만큼 관련 메이크업 제품에 대한 수요도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2024-09-13 14:32:46[파이낸셜뉴스] 트로트 가수 김수찬(29)의 아버지 A씨가 자신이 아들의 앞길을 막고 착취했다는 전부인의 폭로에 대해 억울함을 호소했다. 5일 더팩트에 따르면 A씨는 “왜 갑자기 방송에서 그런 얘기를 한 것인지 이해가 안 간다”며 “저를 마치 악마 같은 나쁜 인간으로 만들어 놨는데 세 아이 아빠로서 어찌 그런 짓을 했겠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물론 일부 내용은 맞지만, 실제보다 내용이 부풀려지고 표현도 과하게 처리됐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A씨는 김수찬 측이 경찰에 어머니의 신변 보호 요청을 했다고 한 것에 대해 “수찬이 엄마가 사는 곳은 물론 전화번호도 모른다. 수찬이와도 연락이 끊긴 지 오래됐다”며 “신변 보호는 지나친 오버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주변에서는 사실과 다른 내용들을 바로잡으라고 하는데 고민 중이다. 아이들을 생각하면 생판 남도 아닌데 어느 한쪽이 참고 넘어가야 조용해지지 않겠나”라며 “아들 이름으로 대출했지만 아이들 학자금 때문이었고 그 돈을 개인적으로 쓴 일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좋든 싫든 한때는 부부였고 세 아이 아빠였는데, (수찬이 엄마가) 난데없이 방송에 출연해 ‘악마 남편’ ‘불한당 아빠’로 만들어놨다”면서 “수찬이 가수 데뷔 후 제가 매니저 일을 했기 때문에 방송가 안팎에 저를 아시는 분들이 많다. 그분들 모두 오히려 이 상황을 의아해한다”고 말했다. 앞서 김수친의 어머니는 지난 2일 방송된 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에 마스크를 쓰고 출연해 ‘가수 아들의 앞길을 14년 전 이혼한 전남편이 막는 것 같아서 힘들어요’라는 주제로 MC 서장훈과 이수근에게 상담했다. 그는 아들 이름은 밝히지 않은 채 전남편이 가수로 활동하는 아들을 협박한다고 주장했다. “방송국에 아들이 아버지를 배신한 ‘패륜아’라고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아들 이름으로 대출도 받고 팬·친척에게도 돈을 빌렸다”라며 “좋은 회사와 계약하자 (반대하는) 시위를 하거나 ‘빚 투’ 기사 등으로 협박했다”고 토로했다. 방송 다음 날인 3일 김수찬은 팬카페를 통해 방송에서 언급된 가수가 자신임을 밝혔다. 이어 김수찬의 소속사 현재엔터테인먼트 측은 지난 4일 “경찰에 김수찬 어머니의 신변 보호를 요청했다”라며 "김수찬과 어머니의 의사를 최우선으로 존중해 이번 일을 적극 대처하기로 결정했다. 김수찬의 어머니께서 방송에서 하신 내용의 팩트 체크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방송에서 다뤄지지 않은 김수찬과 어머니에 관한 허위 사실 및 명예훼손에 관한 다량의 증거들을 확보해 놓았으며 방송 이후 경찰에 어머니의 신변 보호 요청 또한 진행해둔 상태”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현 상황에 대해 김수찬 부친의 반론 제기 및 악의적인 행위가 추가로 이루어진다면 소속사는 아티스트 보호차원에서 선처 없는 강경한 법적 처벌로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9-05 17:41:40[파이낸셜뉴스] 10살 연상연하 배우 한지민(42)과 밴드 잔나비 최정훈(32)이 열애 중이다. 8일 한지민 소속사 BH엔터테인먼트는 "최근 좋은 만남을 갖게 됐다"며 "따뜻한 시선으로 지켜봐 달라"고 밝혔다. 잔나비 소속사 페포니뮤직도 “최정훈과 한지민이 KBS2 ‘더 시즌즈-최정훈의 밤의 공원’(이하 ‘밤의 공원’) 출연 이후 만남을 이어오다 최근 연인 사이로 발전했다”고 전했다. 두 사람의 만남은 지난해 8월 한지민이 ‘밤의 공원’에 게스트로 출연하며 시작됐다. 당시 두사람은 잔나비의 ‘가을 밤에 든 생각’과 10CM가 부른 한지민 주연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 OST ‘봄 to 러브’를 듀엣 입맞춤 했다. 한지민은 잔나비 콘서트에 다녀왔다며 최정훈을 향한 팬심을 드러냈고, 최정훈도 자신의 음악을 좋아해 주는 게스트가 나와줬으면 했다고 섭외 이유를 밝혔다. 이후 두 사람이 함께 있는 모습을 봤다는 목격담도 쏟아졌다. 전날 한 유튜브 채널에는 한지민과 최정훈이 서울 서초구의 한 카페에서 데이트하는 사진이 올라왔다. 최정훈은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렸고, 한지민은 선글라스만 끼고 있다. 두 사람은 나란히 앉아 어깨를 맞닿은 채 한 곳을 응시하고 있다. 더 시즌즈 한지민 편 영상에는 지난 3일 "곧 기사 뜰 것 같아요"라는 댓글이 달렸다. "파리에서 감출 수 없는 스킨십 데이트"라며 목격담을 덧붙였다. 한지민은 지난 1998년 CF로 연예계에 데뷔 후 ‘올인’ ‘대장금’ ‘이산’ ‘눈이 부시게’ ‘봄밤’ ‘우리들의 블루스’ ‘힙하게’ ‘밀정’ ‘미쓰백’ 등 여러 드라마와 영화에서 활약했다. 내년 초 SBS 드라마 ‘인사하는 사이’에 헤드헌터 회사 CEO(최고경영자) 역으로 출연을 앞두고 있다. 최정훈은 밴드 잔나비의 보컬 겸 리더로, 지난 2014년 싱글 앨범 ‘로켓트’로 데뷔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8-08 16:53:17[파이낸셜뉴스] 최근 지하 주차장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로 큰 피해를 본 인천 아파트 입주민들을 향한 온정의 손길이 잇따르고 있다. 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행정복지센터, 학교 체육관 등지에 마련된 대피소 7곳에서 피해 입주민 총 421명(138세대)이 피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일 화재가 발생한 이 아파트에는 전기와 수도가 닷새째 제대로 공급되지 않고 있다. 연일 기온이 30도를 넘나드는 폭염 속에서 하루아침에 이재민 신세가 된 이들을 위해 지역 소상공인들은 저마다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 무료세차에 뜨끈한 순댓국..카페 개방까지 인천시 서구 청라국제도시에서 기계식 세차장을 운영하는 A씨는 피해 입주민들을 위해 이날부터 이틀 동안 무료 세차를 자청했다. 이날 오전 11시부터 2시간 동안 벌써 50대가 넘는 차량이 김씨의 세차장을 이용했다. 그는 "손님에게 '다음 주에 세차를 무료로 해 줄 테니 아파트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달라'고 부탁했다"며 "그 글을 본 입주민들이 오늘 아침부터 많이 오셨다"고 말했다. 피해 아파트 단지 인근에서 24시간 무인카페를 운영하는 B씨는 가게 입구에 '피해 입주민을 비롯해 소방관, 경찰관 모두 편히 쉬다 가시라'는 쪽지를 붙였다. B씨는 "화재 당일 카페 내부로 대피해 발을 동동 구르시는 입주민들을 보고 정말 안타까웠다"면서 "상주 직원이 없다 보니 시원한 장소밖에 제공할 수 없지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날 청라지역 한 음식점에서는 피해 주민들에게 순댓국 300그릇을 대접했다. 통닭 100마리를 전달한 치킨집도 있다. 한 미용실에서는 샤워가 힘든 입주민들의 머리를 무상으로 감겨주고 있다. 이밖에 자발적으로 개인 집을 개방해 이재민들의 샤워와 세탁을 돕거나, 직접 대피소를 찾아 간식과 물품을 수시로 전달하는 주민들도 있다. 6~7일께 전기·수도 공급 가능할 듯 서구는 지역 내 임시주거시설을 운영하면서 대피 인원들에게 식사와 생수, 마스크, 구급약 등을 무료 제공하고 있다. 서구 관계자는 "화재 발생 즉시 재난안전대책본부를 소집해 인력과 자원을 투입하는 등 응급 복구와 추가 피해 방지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화재로 약해진 배관이 재차 터지는 등의 현장 어려움으로 단전·단수 복구가 지연되고 있다"며 "6~7일께 전기와 수도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한편 이번 화재는 지난 1일 오전 인천시 서구 청라국제도시 아파트 지하 1층 주차장에 있던 벤츠 전기차에서 발생했다. 화재 당시 주차장에서 발생한 검은 연기가 아파트 단지 전체를 뒤덮으면서 주민 103명이 옥상 등으로 대피했고, 135명이 소방대원에 구조됐다. 입주민 23명이 연기를 흡입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차량 70여대가 불에 타고 100여대는 그을리는 등 피해를 입었다. [따뜻했슈] 보고싶지 않는 뉴스가 넘쳐나는 세상, 마음 따뜻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토닥토닥, 그래도 살만해" 작은 희망을 만나보세요.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8-05 20:03:12시로와 탄은 동갑내기 부부다. 시로는 주로 꿈을 꾸는 Dreamer이고 탄은 함께 꿈을 꾸고 꿈을 이루어주는 Executor로 참 좋은 팀이다. 일반적으로 배우자에게 "세계여행 가자!" 이런 소리를 한다면 "미쳤어?" 이런 반응이겠지만 탄은 "오! 그거 좋겠는데?" 맞장구를 친다. 그렇게 그들은 캠핑카를 만들어 '두번째 세계여행'을 부릉 떠났다. 사마르칸트는 타슈켄트에서 남서쪽으로 5시간가량을 가야한다. 우즈벡에 목화가 유명하다고 들었는데 가는 길 양옆에 끝도 없이 펼쳐진 목화밭을 많이 볼 수 있었다. 한창 목화가 피어있으면 장관이었을텐데 철이 지나서 갈색 줄기들만 있는 것이 좀 아쉽다. 우즈벡 길가의 가로수 중에는 처음 보는 나무들이 있다. 밑둥은 굵고 짧은데 잔가지들이 공작새 깃털처럼 사방으로 뻗어있는 모양이 특이하다. 넓은 강과 마을도 자주 보이고 확실히 카자흐스탄이나 키르기스스탄보다 땅이 비옥하고 살기 좋아보인다. 겨울이 다 되어가는데 길가 과일가판대에는 수박같은 것을 잔뜩 쌓아놓고 팔고 있다. 설마 수박일까 궁금해서 사먹어보고도 싶었는데 괜히 돈만 버리는거 아닌가싶어 호박일꺼야 하며 그냥 지나갔다. 안개가 뿌옇게 내려 시야가 안좋은 구간도 지나고 안개가 서리가 되어 길가 식물들에 앉았는지 눈꽃이 핀 풍경도 지나간다. 사마르칸트에 가까워 오자 여러가지 색색의 깃발들이 우릴 반겨준다. 도시 곳곳에 빨강, 초록, 파랑, 노랑 등 원색 깃발들이 계속 눈에 띄는데 무슨 의미인지는 모르나 환영받는 느낌이라 좋다. 도시 외곽에 낮은 토담같은 것이 이어져있다. 군데군데 동굴처럼 판 곳도 있다. 서울의 몽촌토성 같다고 하자 탄이가 "몽쉘통통이라고?"하며 익살을 떤다. 아.. 먹고싶어졌다. 사마르칸트는 사막의 모래색이 온통 도시를 덮고 있는 듯한 인상이었다. 이곳에 사는 몰리라는 20대 청년에게 카우치 요청을 보냈었다. 우리는 시내의 한 커다란 카페에서 만났는데 몰리 덕분에 예상 못한 다른 서퍼들을 한가득 만날 수 있게 되었다. 러시아에서 온 마리나, 이란에서 사업차 온 메디, 자전거로 여행중인 중국의 이치까지 완전히 다국적인 모임이다. 국적과 나이와 모든 것이 다르고 처음 만난 사이지만 여행자라는 공통점이 만난지 몇분만에 즐겁게 이야기 나누게 하였다. 저녁때가 되자 의기투합한 모두 다 함께 몰리네 집에 갔다. 계획에도 없었을텐데 이렇게 갑자기 다 같이 가도 되나 싶었는데 몰리는 방도 많고 음식도 많아 괜찮단다. 몰리는 부모님과 두 동생과 함께 시 외곽의 큰 집에서 살고 있었다. 여럿이 우르르 몰려왔는데도 부모님은 함박웃음으로 반갑게 환영해주셨다. 손님 접대에 열심인 이슬람가정답게 여러가지 음식들이 테이블을 가득 채웠고 산더미같은 플롭(볶음밥)이 나오는데 고기와 레몬과 메추리알로 장식된 것이 무지무지 먹음직스럽다. 플롭은 손님 환대에 가장 중요한 음식이라고 한다. 기름진 볶음밥을 별로 안좋아하던 우리도 이곳에서는 정말 맛있게 잘 먹었다. 식사 중 갑자기 정전이 되었지만 흔히 있는 일인 듯 당황하지 않고 양초를 켜고 계속해서 먹는다. 다행히 곧 불이 다시 들어왔다. 몰리가 우리들을 아버지께 소개하는데 아버님이 러시아어를 하신다고 해서 마리나가 신이났다. 영어, 우즈벡어, 러시아어 등등 여러나라 말이 마구 섞여서 헷갈리고 난리다. 모든 사람들이 알아듣는 언어가 없어 통역에 난항이 있었지만 다들 유쾌하게 웃으며 어찌어찌 서로를 소개했다. 메디가 "이치는 made in China(중국산)"이라고 소개하자 다들 웃음이 터진다. 몰리의 남동생의 이름을 차홍길이라고 들어서 "어? 한국사람같은 이름이네?"했더니 다시 잘 들어보자 "차흐니르"와 비슷한 발음이었다. 그래도 우리는 계속 차홍길이라고 불렀고 그 친구도 좋아했다. 한국말을 배우고 있으며 한국을 매우 좋아한다고 한다. 우즈벡에서는 한국말을 꽤 잘하시는 분들을 종종 만날 수 있었다. 남자, 여자 나뉘어 큰 방에 자리를 잡고 부모님이 제공해주신 이부자리를 덮고 푹 잘 잤다. 다음날 몰리네 가족앨범을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외국사람의 옛날 앨범을 보는 것은 처음이어서 무척 흥미진진했다. 사진 한장한장이 역사의 증거이며 가족이야기가 들어있어 무척 소중하게 느껴졌다. 아침저녁으로 식사를 정성스레 주시고 편히 묵게 해주신 가족분들께 몇가지 선물을 했다. 아버님은 특히 핫팩을 신기해 했는데 사용법을 알려드리자 일할 때 사용하면 좋겠다고 마음에 들어하셨다. 약과와 마스크팩 등 별거는 아니지만 한국에서부터 가져온 정성으로 드렸다. 몰리네 집 마당은 매우 넓은데 한쪽에는 새로 짓고 있는 2층 건물도 있다. 지금 있는 집도 방도 많고 꽤 큰데 취미삼아 천천히 돈생기고 시간날 때마다 짓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층고도 높고 만듦새가 매우 좋다. 혹 다음에 오게되면 이 곳에서 머물 수 있게 되지 않을까? 몰리네 가족이 모였을때 가족사진을 몇장 찍어드렸다. 산에 가보고 싶다는 마리나의 이야기에 다들 동조하며 갑자기 여행계획을 하게 되었다. 다음날 까브리에 탄이, 시로, 마리나, 몰리, 몰리 남동생, 메디, 이치까지 총 7명이 타고 30분거리의 산으로 향했다. 나도 타봐서 아는데 주행중 캐빈에 있는 것이 승차감도 안좋고 이리저리 흔들려 결코 편하지 않을텐데 다들 젊어서 그런지 다행히 끄떡 없다. 장거리가 아니니 괜찮겠지 싶었다. 매일 둘만 타던 차가 바글바글 시끌벅적 완전 새롭다. 산 입구에 차를 주차하고 등산로를 따라 가볍게 산행을 시작했다. 사실 우리는 산을 별로 안좋아한다. 그저 이 친구들과 함께 하고싶은 마음에 왔는데 막상 와보니 걷기가 그리 나쁘지 않았다. 친구들과 함께 걸으니 기분이 좋았다. 하지만 얼마 안가 20대들의 체력을 못따라가고 기온이 뚝뚝 떨어져 너무 추워서 잘 다녀오라고 하고 차로 돌아가서 기다렸다. 이치와 차홍길은 정상까지 다녀왔다고 한다. 산에 다녀와서 우리는 메디가 살고있는 집으로 갔다. 차에서 내리는데 다들 머리도 헝클어지고 몰골이 초췌해 보여 걱정이되어 괜찮냐고 물어보니 좋은 경험이었다고 웃는다. 메디는 사업차 사마르칸트에 와있다고 하는데 경제적 여유가 있는지 집하나를 통채로 렌트해서 살고있었다. 중정 마당이 있고 방이 여러개 있는 좋은 집이었는데 이미 이치는 방하나를 차지해 손님으로 있었다. 첫날 만났을 때부터 메디는 자기 집으로 오라고 계속해서 졸라댔다. 원하는 만큼 있으라고 인심이 좋다. 메디의 집에 묵은 첫날 마당에 소복이 눈이 쌓였다. 까브리를 안에 주차할 수 있을만큼 마당이 넓다. 그런데 메디의 손님 유치 욕구에 비해 방이며 시설이 따라주질 않았다. 방문의 유리창은 유리 없이 뚫려있고 라디에어터가 고장나 물이 샌 것 같았는데 돈이 있어도 사람이 부족한지 고치는데 여러날이 걸린다고 한다. 우리가 추울까봐 메디는 새 전기히터를 사서 방에 넣어주었는데 우리는 이렇게까지 하며 손님을 데리고 있고싶나 의아했지만 그의 친절을 감사히 받았다. 또 길쪽으로 난 창문은 커튼이 없어 사생활보호가 전혀 안되어 우리차에 있던 흰 천을 가져와 가려야했다. 세탁기는 고장나 있어 쓸 수가 없었고 그래도 부엌에서 가스로 음식을 해먹을 수 있는 것은 좋았다. 접이식 작은 자전거 하나로 세계여행한다니.. 존중감이 절로 생겼다 접이식 작은 자전거로 세계여행을 하다니 게으른 우리로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사실 평소 중국사람에 대해 썩 좋은 인상이 없었지만 이치와 만나 이야기를 하다보니 그에 대해 깊은 존중감이 생겼다. 10여년간 호주에서 일을 해서 영어도 꽤 잘하고 자기 삶에 분명한 방향을 갖고 있는듯 했다. 이치는 우리에게 중국식 토마토계란볶음과 가지요리를 해주었는데 매우 맛있었다. 우리도 소고기뭇국과 밥을 해서 함께 즐거운 식사를 했다. 정전이 되어 차에서 전기를 끌어다 조명을 켰다. 아랍풍의 노래를 틀어놓고 탄이와 메디가 이상한 춤을 춘다. 술을 잘 못마시는 탄과 종교때문에 안마시는 메디. 술도 안 마시고 저러고 노는 것이 마냥 신기하다. 히터를 사온 날 전기를 너무 많이 사용해서였을까 정전이 되었고 밤늦도록 전기가 들어오지 않았다. 추위에 떨 것을 각오하고 둘이 꼭 안고 자면 죽지는 않을거야 라며 잘 준비를 하고있을때 메디가 간단히 짐을 싸서 나오라고 한다. 전기가 들어오는 호텔을 찾아 우리를 재워주는 것이었다. 이치도 다른 호텔을 잡아주었다고 한다. 아니 돈내고 묵는 손님도 아닌 우리에게 이렇게까지 하다니. 참 이슬람의 손님접대는 대단한 것 같다. 아니 메디만 대단한 것일까. 메디와 꽤 친해진 것 같아 평소 이슬람에 대해 궁금한 것을 물어보았다. "너희는 아내를 여러명 가질 수 있다며?" 가벼운 마음으로 물어봤는데 메디의 대답은 의외로 심각하고 진지했다. 그는 코란을 여러번 읽고 많은 고민과 깊은 생각을 해왔다고 한다. 코란에 의하면 오직 두가지 이유만으로 아내를 두명 이상 둘 수 있는데 하나는 과부가 생존을 위해 재혼하는 경우, 또 하나는 두명 이상의 여자에게 완전히 똑같이 대할 때라고 한다. 하지만 완전히 똑같이 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두번째 조항은 하지말라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의 대답이 의외였고 참 놀라웠다. 메디는 우리가 만난 첫 이란친구인데 앞으로 다른 이란인을 만나게 되더라도 그와 같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호텔에서 자고 온 다음날도 계속해서 정전과 누수가 발생하자 우리는 미안해하는 메디의 집을 떠나는 것이 낫겠다 싶었다. 우리때문에 괜한 돈을 자꾸 쓰는 것이 부담되었다. 메디는 집이 부실한 것을 속상해하며 아쉬움 가득한 얼굴로 우리를 떠나보내주었다. 메디네 집에서 나와 우리는 시내의 Aishia라는 작은 호텔에서 몇일 더 묵었는데 폭설에 강추위가 와서 실내기온이 16도도 안되었고 이곳도 정전이 되기 일수였지만 그래도 저렴한 가격에 맘편히 있을 수 있었다. 한국말을 조금 하시는 친절한 사장님이 계시고 맛있는 조식도 포함되어 있어서 꽤 만족하며 머물 수 있었다. 하루는 관광가이드를 꿈꾸는 몰리의 안내로 유명한 "레기스탄"에 갔다. 레기는 모래, 스탄은 장소라고 한다. 즉 모래땅이라는 의미이다. 이슬람 특유의 정교한 타일로 장식된 탑과 건물들이 무척 이국적이고 멋있었다. 광장 한구석에 무덤이 있는데 이곳을 지을때 큰 역할을 한 일꾼의 무덤이라고 한다. 왕이 그의 공로를 치하해 소원을 묻자 여기 묻어달라고 했다는 이야기였는데 살아서 부와 명예를 마다하고 광장에 묻히기를 선택한 것이 과연 무슨 의미일까 생각이 많아졌다. 몰리는 좌우의 비슷하게 생긴 건물중 어느쪽이 더 오래되었을까 퀴즈를 냈다. 열심히 관찰하고는 찍었는데 틀렸다. 잘 보면 양식이 다르다고 한다. 몰리 덕분에 좋은 관광을 할 수 있어 감사했다. 아침에 차를 몰고 나와보니 이럴수가! 앞유리에 금이 가있다. 최근 큰 충격을 받거나 위험한 곳에 둔 적이 없는데 왜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 때문일까. 전에 키르기스에서 하도 금간유리로 다니는 차가 많아 유리를 갈지 않고 때우는 방법이 있다는 얘기를 들은적이 있어서 분명 이곳에서도 해주는 데가 있지 않을까 싶어 찾아보기로 했다. 사마르칸트의 현대자동차매장을 우선 찾아갔다. 영업소 대표님이 친절하게 이야기를 들어주시더니 이곳저곳에 전화하며 알아봐주셨다. 돈내는 손님도 아닌데 이렇게 친절하시다니 참 감사했다. 사마르칸트에 있는 동안 밥먹으러 오라고도 하셨다. 소개받은 곳을 찾아가니 말은 안통해도 손짓과 깨진 유리창을 보고 의사소통이 된다. 젊은 청년이 유리창 크랙 진행방향 앞쪽에 송곳으로 구멍을 내고 주사기로 무언가를 넣어 메우는 것 같다. 완전히 굳을때까지 한동안 히터를 쓰지 말것을 당부했다. 앞유리 금이 점점 커지는 것이 불안했는데 이제 안심이다. 사마르칸트에서 만난 여러나라의 친구들과의 좋은 기억을 뒤로하고 부하라로 출발했다. ※ [시로와 탄의 '내차타고 세계여행' 365일]는 유튜브 채널 '까브리랑'에 업로드된 영상을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내 차 타고 세계여행' 더 구체적인 이야기는 영상을 참고해 주세요. < https://youtu.be/G85qdMHDuHM?si=iKCbW47_29vK5aVG>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7-25 13:04:10